최근 각종 항공 안전 사고가 빈발하는 가운데 '항공 안전 확립을 위한 안전 문화 조성'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렸다. 대한항공은 한국항공대학교가 인천 중구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2024 항공 안전 문화 포럼'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산·학·관 교류 활성화로 항공 안전 문화를 개선하고 공정 문화의 기반을 마련하자는 게 행사의 취지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국내 항공업계를 대표하는 산·학·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안전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유일 항공우주 종합 대학인 한국항공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1부 발표자로 나선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은 “그간 숱한 사고와 희생을 통해 발전해온 항공 안전은 피로 쓰여진 역사"라고 운을 뗐다. 황 대학원장은 “휴먼 에러가 항공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기존 단순 매뉴얼 습득을 중심으로 한 교육·훈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소통이 탑 다운 방식으로만 진행된다면 현장에서 생겨나는 중요한 힌트를 놓칠 가능성이 많다"며 “현장에서의 생생한 위험 정보를 자유로이 나누는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고 설파했다. 이어 '저스트 컬처' 원칙을 소개하며 '안전'과 '책임'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처벌보다는 안전 문화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대학원장은 “대한항공은 오래 전부터 '저스트 컬처 위원회'를 운영 중이나 이는 항공사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국토부를 비롯해 모두가 관심을 갖고 다뤄야 할 중차대한 주제"라며 “저스트 컬쳐의 현실적 구현 방안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제언했다. 이후 박소현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과 주무관이 '우리나라의 안전 문화와 보고 문화', 장여진 국토부 항공운항과 사무관이 '우리나라 안전 관리 시스템(SMS) 발전 방안', 이장룡 한국항공대 교수가 '항공 안전과 안전 문화 매커니즘', 샤프프리트 소니 미국 연방항공청(FAA) 수석 기술 고문이 '안전 리더십-항공 안전 문화 강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2부에서는 베넷 월시 대한항공 전무가 '항공 안전 문화 사례'를 주제로 연단에 섰다. 이어 제이슨 라고그나 델타항공 상무가 '델타항공 안전 리더십과 안전 문화', 김도근 대한항공 상무가 '대한항공 공정문화위원회 운영 현황', 최명순 티웨이항공 기장이 '오픈 커뮤니케이션', 마이클 반 도렌 하와이안항공 과장이 '세이프티 쿨레아나'와 공정 문화', 헬레나 커닝햄 델타항공 기장이 '안전 문화와 필수 노동 관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3부에서는 최연철 한서대학교 교수가 '항공 안전 문화 개선 방향'을 소개했다. 뒤이어 나인기 한국항공대 교수는 'SMS와 회복 탄력성(BCMS)-기회와 도전', 문봉섭 한서대 교수는 '항공사 안전 문화의 22년의 변화', 조미숙 대한항공 부장은 '규정 준수를 넘어선 안전 개선에 대한 의지', 마크 밀러 엠브리 리들대학교 교수는 '사전적 인적 요소 데이터 기반 SMS와 미래 항공 안전 문화', 안주연 대한항공 사무장은 '항공 안전을 위한 공정 문화의 구현'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인호 유인호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패널로 참여했고, 유종석 대한항공 최고 안전 책임자(CSO, 부사장)은 폐회사를 맡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는 항공 안전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안전한 항공 안전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전 문화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안전 관리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며 “공고한 안전 문화를 구축해 글로벌 항공업계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를 비롯한 국내 11개 항공사 대표들은 현장에서 '항공 안전 문화 리더십 헌장'에 서명했다. 헌장은 △항공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이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긍정적인 안전 문화 확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리더십의 안전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한다 △안전 문화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이를 위해 모든 항공 종사자들이 정당하고 공정한 대우를 받고 용인되는 행위와 용인되지 않는 행위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한다 △안전 관련 정보를 적극 공유할 수 있는 신뢰의 환경을 조성해 처벌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안전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성 있게 대처하고, 안전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등 총 5개 결의문으로 구성돼있다. 한편 이 포럼은 국토부·대한항공·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델타항공·에어버스·보잉이 후원했고, 현장에는 업계 주요 관계자 230여명이 자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