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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 직격탄 맞은 대한항공…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그래도 흑자 자신”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이 지금 격랑 한복판에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상황이 쉽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으로 돌파해 여전히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일 조 회장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환태평양 노선과 유럽 노선의 여객 수요가 전년 대비 약 5% 감소했다"며 “눈에 띄진 않지만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요 감소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연간 5000만~1억달러 수준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처지이고 양쪽 모두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가 올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적인 판단인데, 그 판단이 틀렸기를 바란다"며 “무역 전쟁이 곧 끝날 것이고 대한항공은 꾸준히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유럽·태평양 운항편 감소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여행 회복으로 인한 경쟁 심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감편 중인 반면, 대한항공은 미국 노선을 오히려 확대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올 여름 서울(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에 A380, 애틀랜타 노선에는 보잉 747을 재투입한다"며 “6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예약률이 매우 높고, 수요가 줄었다고 바로 노선을 없앨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시기 '효자' 노릇을 했던 화물 사업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1분기에는 화물 수요가 상당히 높았고 실적도 좋았다"면서도 “그러나 미·중 무역 불확실성 탓에 2분기부터는 우려가 있어 상황을 주시하며 유럽·캐나다 등 대체 시장으로 재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한항공 사업의 약 40%가 화물에서 발생한다며 “관세가 한국·중국에 본격 적용되면 화물사업본부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CNN·CNBC 두 매체 인터뷰에서 최근 보잉과 체결한 초대형 항공기 구매 계약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계약은 △777-9 20대 △787-10 20대 △787 드림라이너 10대 옵션 포함 총 50대 규모이며, 엔진은 GE에어로스페이스 제품을 탑재한다. 계약 규모는 약 320억달러(한화 약 43조원)로, 미국 백악관도 적극 환영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이 계약은 트럼프 2기 임기 전인 작년에 결정된 사안"이라며 “우리는 55년간 보잉 항공기를 사용해왔고,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잉이 최근 품질 문제로 비판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단기적인 문제일 뿐,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CNBC와의 대화에서는 항공기 부족과 공급망 이슈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우리는 현재 항공기 5~6대가 부족한 상태이고, 심지어 엔진이 없어 지상에 묶여 있는 항공기도 있다"며 “중국 항공사들이 반납한 보잉 여객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미 다른 항공사들이 줄 서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영 항공기 제조사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조 회장은 “항공기는 고객 신뢰를 얻기 전에는 운항에 투입할 수 없어 COMAC은 잠재력이 크지만 아직 고려하진 않았다“며 "이미 150대의 항공기를 발주한 상태로, 향후 10~15년간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국제 인증이 확보되고 저가 항공에 적합하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유가 하락에 대해서는 “당장은 비용 측면에서 반갑지만, 경기 침체의 신호일 수도 있어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고 경계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에 대해 조 회장은 “5년 전 통합 결정을 내렸고, 드디어 마무리됐는데 현재는 본격 통합 작업 단계에 있다"며 “과밀한 아시아 항공 시장에서 두 회사를 하나로 묶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했다. 이서 “향후 대한항공은 싱가포르항공이나 카타르항공처럼 글로벌 고급 서비스 항공사로 진화할 것“이라며 "JFK·인천·LAX 라운지 개선, 기내식 업그레이드, 와이파이 도입, 좌석 리뉴얼 등 모든 프리미엄 전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설파했다. 조 회장은 CNN에 전 세계적으로 항공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기에 과감히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통합 후 3~4년 내 보유기 150대에 대해 좌석과 기내 인테리어 전면 개편을 마칠 계획"이라며 “공급망 문제로 쉽진 않지만, 지금이 변화할 때"라고 했다. 아울러 “장기적인 안목으로 고객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객이 신뢰하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 조선산업 호조에 1분기 최대 영업익 1조2864억 달성…“로보틱스 IPO 계획 없다”

HD현대가 주력 사업인 조선 부문 선전으로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HD현대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28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2.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이는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이다. 매출은 17조86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774억원으로 52.9% 확대됐다. 주력 사업인 조선 부문의 수익성 개선 효과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조선을 제외한 그룹의 삼각 축인 건설기계와 에너지 부문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다소 부진했다. 주요 사업별로 살펴보면 조선·해양 부문의 HD한국조선해양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에도 건조 물량 증가와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올해 1분기 매출 6조7717억원과 영업이익 859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9년 중간 지주사 설립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많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도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추세에 힘입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6.7% 늘어난 1조1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9.4% 증가한 2182억원으로 집계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신규 선박 인도 증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친환경 개조, 디지털솔루션 수요가 성장하면서 매출 4856억원과 영업이익 83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동기보다 각각 26.8%, 61.2% 증가한 수치다. 건설기계 부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글로벌 수요 부진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7%, 26.3% 줄어든 1조9668억원과 1201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유가 및 제품가 하락과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따른 경질유 시황 약세로 매출은 9.6% 감소한 7조12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9.9% 줄어든 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이날 HD현대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그룹의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해서 소통했다. 이날 계열사인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질문에 HD현대 고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IPO에 대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HD현대 그룹은 상대적으로 관세로부터 자유로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상선이나 방산은 중국의 견제를 받는 형국이어서 한국 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렉트릭 등에서 관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 대해서 수요 감소는 어느 정도 우려 하고 있으나 관세 관련 협상을 통해 개선될 것"이라며 “그 전에라도 가격 조정 등을 고려하고 검토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조선 ETF, 나홀로 수익률 30%대 돌파

4월 한 달간 국내 ETF 시장에서 조선업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해운 기업을 견제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한국 조선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조선TOP10'은 최근 한 달간 32.75% 올라 전체 ETF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어 'SOL 조선TOP3플러스' 30.33%, 'PLUS 한화그룹주' 30.18%,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 25.85%, 'HANARO Fn조선해운' 25.33%로 조선 관련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2.73%)을 훨씬 웃돈다. ETF에 담긴 종목 비중을 살펴보면, '한화오션' 비중이 가장 크다. 앞서 언급한 5개 ETF 중 4개는 한화오션이 시가총액 기준 구성 비중이 가장 크다. 그다음으로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들어 조선업은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꼽힌다. 이달 국내 증시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발표된 후 코스피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오락가락 장세에서도 조선 ETF가 상승세를 보인 건 해외 매출 확대가 기대된 덕분이다. 올해 1분기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 견줘 영업이익이 300% 이상 늘어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위주로 수주하면서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조선업의 미래 전망도 밝다. 최근 국내 조선업은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과 해운 탄소세 도입에 따른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 등 수혜가 예상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의 해양·물류·조선업 지배력을 줄이기 위해 중국 선사와 중국산 선박이 미국에 입항할 때마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방침에 따르면, 중국 선사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최대 100만 달러 비용을 내야 한다. 이에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를 매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기관투자자는 HD현대중공업을 2912억원, 한화오션을 2216억원, HD현대미포를 211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조선주에 관심을 보인다. 외국인은 HD한국조선해양을 598억원, HD현대마린엔진을 160억원 어치 사들였다. 조선업 호황 기대감이 조선 관련 ETF 수익률로 직결되면서 향후 조선주 중심 투자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박정석 해운협회장 “해운은 국가 필수산업…미국처럼 전략안보선대 도입해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대응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해운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해운산업이 친환경·디지털 전환·우수한 해기사 확보 등 3대 과제를 해결해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올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는 사실상 섬나라로 수출입 화물의 99.7%를 해상 운송에 의존한다"며 전략안보선대 유지법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미국이 최근 해운을 국가 필수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정부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통해 전략안보선대를 250척까지 확대하고 자국 해기사를 5000명 확보하는 등 해상 공급망 확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자국 해양·조선업 부흥을 위해 중국에 대한 고강도 제재도 병행하고 있다. 실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입항하는 중국 선사와 중국 소유 선박에 순톤수 당 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해운협회는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주목해 우리도 전략안보선대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략안보선대는 지난 2016년 한진해운 파산 후 물류대란 위기가 닥치자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가 도입을 추진했던 제도다. 평소 정부가 투자해 약 200척 규모의 상선대를 확보해 국적선사에 빌려준 이후 물류대란이나 전시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 빌려준 상선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회장은 “한국에게 있어 해운산업은 반도체 같이 국가 전략산업이자 필수산업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도 미국처럼 전략안보선대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운협회는 친환경·디지털 전환·우수해기사 확보를 3대 과제로 설정했다. 먼저 친환경을 위해서는 정책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최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친환경 선박 투자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에 대한 친환경 선박 건조 보조금 및 세제 지원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역시 해운산업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일부 해운사들이 각자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협회가 해운사 공동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운업체들은 각자 보유한 선박의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모으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활용하면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해기사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해기사는 선원으로 선박에서 일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을 갖춘 인력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해운업체들은 해기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해운사에서 근무하는 해기사는 1만1300명 수준이다. 내국인이 7300명, 외국인은 약 4000명인데 배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10년 후에는 약 4000명의 해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외국인 해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양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외국인 해기사가 국내에 장기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기술이민제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쌍용양회 그룹조정실, 쌍용증권 런던사무소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1992년 KCTC에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운업에 발을 들였다. 2007년에는 고려해운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소형 항공사들의 귀환…‘틈새 시장’ 울릉도·중단거리 노선 노린다

전국 도서(島嶼) 지역에 공항이 지어짐에 따라 이에 대비해 소형 항공사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회사들은 시장 재진입을, 마친 회사는 올 하반기 재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고 신생 회사는 확고한 사업 의지를 밝히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섬 주민 교통권 보장과 응급 상황 대응 △관광·지역 경제 활성화 △국가 안보·영토 관리 강화 △주민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이유로 전국 도서 지역 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도서 지역을 접근하는 데에 여전히 많은 불편이 따르고 있고, 양호한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 소득이 늘어나 삶의 질이 향상됐고, 도서 접근 시 선박보다 편의성이 좋은 항공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경량 항공기 등을 이용한 관광·레저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정부는 울릉도와 백령도 등에 소형 신공항을 건설해 각각 2028년, 2030년 개항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 19가 걷힌 이후 국제선 항공 수요는 올해 9153만명으로 2019년의 101% 수준에 이르러 완전 회복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 등 주요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단거리 국제선에 집중하고 있어 이들보다 규모가 더 작은 항공사들에게는 틈새 시장 공략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세워진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 '하이에어'는 경영진의 채무 불이행으로 2023년 9월 1일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상상인증권 컨소시엄이 인수한 이후 기업 회생 절차와 169억원 규모의 채무 변제를 거치며 재운항 작업을 지속해왔고, 국토부의 항공 운항 증명(AOC)을 재취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이에어 관계자는 “재운항 준비를 하는 중에는 인력 채용에 따른 교육과 기재 도입, 정비·도장 작업 등 제반 분야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 중 비행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대 주주인 상상인증권 측은 체리항공·체리에어·Cherry Air·Cherry Airlines 등의 상표를 출원해 사명도 이 중에서 택일해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언으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울러 하이에어는 구형 터보 프롭기 ATR 72-500을 처분하고 신형 ATR 72-600을 들여와 사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ATR72-600 기종은 1200m 수준의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울릉·백령 등 소형 공항 운항에 최적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동급 대비 연료 소모와 탄소 배출량이 45% 적고, 최대 35노트의 강풍에도 이착륙이 가능해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같은 기종을 도입하는 신생 소형 항공사 '섬에어(SUM Air)'는 사명에 걸맞게 섬과 도시를 연결하는 지역 항공 네트워크 구축을 사업 목표로 하며 내년 3월 본격 운항에 나선다. 2022년 11월 설립된 이 회사는 본사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두고 김포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다. 올해 2월 국토부로부터 소형 항공 운송 사업 면허를 취득했고, 올해 11월 72석을 탑재한 터보 프롭기 ATR72-600을 처음 들여온다. 이후 2026년부터는 ATR사와의 신조기 8대 구매 계약에 따라 항공기를 순차적으로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섬에어는 최근 경상남도·사천시·진주시·한국공항공사 등과 사천공항 활성화·항공 교통 서비스 향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각 지자체는 재정·행정 지원과 공항 홍보·수요 창출에 협력하고, 섬에어는 신규 노선 운항과 지역민 항공 교통 편의 증진에 나선다. 이에 따라 김포-포항경주-제주, 김포-사천-제주 등 내륙과 제주·남해안·동해안을 연결하는 노선을 우선 취항한다. 이후 울산-울릉도·백령도 등 섬과 내륙을 잇는 노선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울릉공항과 백령공항 개장에 맞춰 섬 노선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에서 사명을 바꾼 파라타항공은 항공 운항 증명(AOC) 회복차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중 경력직을 중심으로 숙련된 전문 인력 300명을 채용하고, 여객기도 에어버스 A330 2대와 A320 2대 등 총 4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완료했다. 앞서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대주회계법인은 플라이강원이던 시절 계속 기업 불확실성과 증빙 자료 미제시, 기초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범위 제한을 이유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결 감사 보고서와 감사 보고서에 대해 3년 연속 의견 거절 의견을 표명했다. 2023년 874억원이던 미처리 결손금은 작년 2355억원으로 169.33% 증가했고, 당기 순손실은 2022년 285억원에서 2024년 1460억원으로 412.39% 폭증하는 등 파산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았던 상태에서 최대 주주인 아윰이 재무 구조 개선·신규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한 회생 절차가 2023년 6월 19일 받아들여졌고, 2024년 10월 18일 종결 결정에 따라 급물살을 타게 됐다. 플라이강원 인수에 성공한 공기 청정기 제조사 위닉스는 주주 배정 증자 방식으로 주당 5000원에 50만 보통주를 사들여 파라타항공 운영 자금 250억원을 투입했다. 이 외에도 위닉스는 보유 건물도 매각하고 ALC 바니 에어크래프트·중국 톈진 위칭춘장 항공기술 유한회사·테크 530에 파라타항공이 운용할 항공기 장기 리스료 1147억원에 대한 채무 이행 보증을 서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올 8월에는 김포·제주·양양 등 국내선 취항을 목표로 하고, 양양국제공항 의무 거점 유지 기간 3년이 지난 만큼 10월에는 인천발 일본·베트남 운항을 계획 중"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는 북미 노선에 취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최초 소형 항공 운송 사업자인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도 재기를 꿈꾸고 있다.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확실한 투자자를 설득하는 과정에 있고, 성실히 기업 회생 절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치킨 게임'이 벌어지는 항공 시장은 영업이익률 자체가 낮고, 변동비도 건지지 못할 경우 파산을 면치 못한다. 대형 항공사 대비 소형 항공사들은 재정 상황이 열악할 수 밖에 없어 재무 건전성 확보와 지역 기반 수요 창출이 최대 과제라는 지적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글로벌·지역 사회 공헌 확대…델타·아시아나와 ‘따뜻한 동행’

대한항공이 글로벌 파트너·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공헌 활동을 펼치며 환경·사회·지배 구조(ESG) 경영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조인트 벤처(JV) 파트너인 델타항공과는 미국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과는 국내에서 소외계층 지원 활동을 각각 전개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델타항공과 공동으로 환경 정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양사 임직원 45명은 현지 비영리 환경 단체인 '힐더베이'의 강의를 통해 해양 오염의 심각성과 해변 보존의 중요성을 공유한 뒤, 소그룹으로 나눠 해변 청소 활동을 펼쳤다. 수거한 쓰레기의 무게를 팀별로 측정하며 팀워크를 다지는 미션도 함께 진행해 봉사와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2018년 5월 조인트벤처 협약 체결 이후 전 세계 각지에서 공동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미국에서는 해비타트 집짓기 봉사에 참여했으며, 몽골에서는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 심기, 국내에서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 줍기 활동 등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양사는 앞으로도 ESG 경영 실천과 글로벌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다양한 공동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는 통합을 앞두고 국내에서 의미 있는 합동 봉사 활동을 펼쳤다. 대한항공은 23일 '제45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대공원에서 장애인과 복지 시설 관계자들을 위한 봄나들이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대한항공 연합신우회 소속 임직원 32명과 아시아나항공 연합신우회 소속 임직원 13명이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디어 아트와 한국 현대 도자 공예 작품을 관람하고, 서울대공원 테마가든을 산책하며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외부 활동 기회가 적은 장애인들에게 다양한 문화·자연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따뜻한 교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21일에는 양사 유기견 봉사단 소속 임직원 28명이 경기도 고양시 유기견 보호소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참가자들은 △견사 청소 △사료 급식 △소형견 목욕 △산책 봉사를 통해 유기견들이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활발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회사 이미지를 고취하고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IPA, 창립 20주년 기념 ‘인천항 현황과 미래발전전략’ 세미나 개최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항만공사(IPA)는 27일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지난 25일 '인천항 현황과 미래발전전략 세미나'를 개최하고 AI시대의 인천항 물류체계 과제와 발전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항만물류전략원과 사단법인 한국국제상학회가 공동 주최·주관한 자리로 급변하는 물류 환경 속에서 인천항의 미래비전과 전략을 공유하고, 에이아이(AI) 기술을 활용한 항만발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는 세 개의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이어졌으며 국내 항만·물류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섰다. 첫 번째 발표에서 송상화 인천대 교수는 '인천항 2035: 항만물류전략 현황과 도전과제'를 주제로 인천항의 환경 변화와 도전 요소들을 진단했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 개발과 에이아이(AI)·스마트 항만 기술을 활용한 협력 생태계 구축을 강조했다. 이어 정태원 성결대 교수는 '인천항 수출입 전자상거래 물동량 분석을 통한 활성화 방안' 발표를 통해 전자상거래 참여기업의 98%가 중소·중견 기업인만큼 인천항에 전자상거래 클러스터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한 해상운송 방안도 제안했다. 마지막 순서인 배혜림 부산대 교수는 'AI에 기반한 스마트 항만 물류체계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배 교수는 항만 간 연결성 증대와 안전·환경을 고려한 항만 최적화가 스마트 항만의 핵심이라고 설명했으며 해운과 내륙물류 간 유기적 연계를 강화하고 데이터와 에이아이(AI) 기반의 친환경·안전 중심 항만운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종합토론에서는 김승철 영남대 교수(한국국제상학회 수석부회장)가 좌장을 맡았으며, 한재필 숭실대 교수, 노진호 순천향대 교수 등이 인천항 정책 방향성에 대한 심층 토론을 진행했다. 이경규 IPA 사장은 “20년간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혁신 기반의 미래형 항만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세미나가 인천항이 지속가능한 복합가치항만으로 거듭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ih31@ekn.kr

조중석號 이스타항공, ‘매출·선수금’ 개선했지만 ‘완전자본잠식’

지난해 이스타항공이 재무 구조 개선에 일정 부분 성공했다. 특히 전년 대비 선수금이 급증한 점은 정상 운항이 지속될 경우 매출로 전환될 수 있어 재무상 긍정적 신호로 풀이된다. 다만 자본 잠식이 관찰되는 등 다소 불안정한 재무 상태를 보이고 있어 꾸준한 노력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매출 4612억원·영업손실 374억원·당기순손실 254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4.37% 증가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5.18%, 52.73% 감소했다. 앞서 조중석 대표이사(사장)는 2024년 중 적자에서 탈출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영업 효율성과 수익성이 다소 회복되며 적자 규모를 대폭 줄이는 데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매출은 코로나19가 본격 창궐하기 전인 2019년의 83.58%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급격히 늘어난 것은 여객 운송 정상화와 영업 재개 효과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하듯 선수금은 365억원에서 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배(123.12%) 급증했다. 이와 관련, 부채는 293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까지 포함해 1년 새 73.19% 늘어난 2144억원으로 집계됐지만 항공업 특성상 선결제 항공권으로 발생한 선수금 때문인 점이 더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상 선수금은 기업이 계약 당사자와의 의무를 이행하기 전까지는 부채 계정으로 잡힌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운항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전제로 선수금은 매출을 선취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영업 성과가 좋았다는 의미로도 통한다. 이는 곧 실질적인 현금 유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그 규모가 크면 클수록 재무 안정성에 긍정적이다. 아울러 2023년과 비교하면 자산 총계는 1994억원으로, 리스 개량 자산·꾸준한 기재 도입에 따라 49.30% 늘었다. 단순 금융 자산이 아닌 보잉 737-8과 737-800 여객기와 같이 운항을 위한 실물 자산을 확충한 결과라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VIG 파트너스가 경영에 참여한 이 이스타항공의 보유 기재는 도합 15대로 늘었다. 한편 누적 결손금은 전년보다 4.31% 늘어 6139억원에 이르렀고, 97억원이던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149억원으로 자본 잠식 상태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조 대표 체제가 선수금을 포함한 매상은 챙겼지만 자본 측면에서의 부실을 막지 못한 것이다. 결국 전체 성적은 올랐지만 '과락'을 피하지는 못한 모양이 됐다. 아울러 실물 자산 규모가 커진다는 점은 필연적으로 리스 부채도 불어남을 의미해 '양날의 검'과 같은 속성을 지닌다. 현재 여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항공업계는 대세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만큼 이스타항공 역시 전성기로의 회복 기조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누적된 결손금과 자본 잠식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탓에 외형 성장과 함께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중장기적 재무 관리 전략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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