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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 철회…두산 지배구조 개편 무산

오는 12일 예정됐던 두산에너빌리티의 임시 주주총회가 취소됐다. 비상계엄 선포 등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가와 주식매수청구가격 간의 괴리가 크게 확대됐다"며 “대량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거래종결 가능성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임시주총 소집을 철회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번 주총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이관하는 분할합병 등 두산그룹의 사업·지배구조 개편이 목적이었다. 두산그룹은 앞서 핵심사업을 △두산에너빌리티 중심의 '클린에너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등의 '스마트 머신' △㈜두산을 비롯한 기업이 맡고 있는 '반도체 및 첨단소재' 3대 부문으로 선정하고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9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종가 기준)는 1만7380원으로, 엿새 만에 17.8% 하락하면서 분할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품 개발과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실탄'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두산이 금융당국과 견해차를 드러내면서까지 추진했던 합병을 접은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4차 주주서한을 통해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전력기기 3사 “올해 보다 내년, 내년 보다 내후년 더 기대”

고성능 제품 수요·마진 확대에 힘입어 전력기기 기업들의 실적 향상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슈퍼사이클이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관련 총 영업이익은 1조2000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4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처음 시현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높아지고, 2026년에도 이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발달로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려는 행보가 가속화되고, 전기차 보급도 확대되면서 전력 수요가 불어나면서 인프라 투자가 촉진되는 덕분이다. 국내 기업들이 송·배전용 수출 확대로 실적을 끌어올린 것도 이같은 흐름을 활용한 셈이다. 업계는 북미·유럽·중동향 수주가 이어지고 2022년말을 전후로 확보한 물량이 매출로 반영되면서 당초 제시한 매출 및 수주 가이던스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선별수주를 지속할 수 있는 것도 수익성 향상에 일조하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7조2000억원, 효성중공업 중공업 부문도 7조3000억원 규모다. LS일렉트릭 전력부문도 3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충분한 일감을 토대로 높은 가동률을 보이는 점도 언급된다. 미국·중국 등 HD현대일렉트릭의 국내외 공장들의 가동률은 전분기에 이어 95%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와 인도 등에 위치한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 공장 가동률도 같은 기간 94.99%에서 96.17%로 높아졌다. 청주와 부산 소재 LS일렉트릭의 전력 부문 공장도 80%대 중반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생산력 확대로 인한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2026년~2027년)까지 일감을 과도하게 쌓아놓을 이유가 없다는 반론이 맞서는 모양새다. 초고압변압기를 비롯한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는 만큼 향후에 체결할 계약의 수익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배전용 중저압 변압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반면, 송전용 초고압변압기는 기술 장벽 등으로 인해 리드 타임이 통상 기간(약 2년) 보다 2배 가까이 길어졌다고 분석했다. 2022년 3억8407만달러였던 초고압변압기 수출액이 지난해 6억8341만달러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9억3000만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스웨덴 전력회사와 662억원 규모의 415킬로볼트(kV)급 초고압변압기 5대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지 시장에 첫 진출했다. 효성중공업도 세계 최대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에 영국에서 진행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400kV급 초고압변압기 등을 공급한다. 이를 포함해 북부 유럽을 중심으로 400kV 변압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것도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의 인프라 수준이 낮다고 비판했고, 1기 시절에도 전력망 안정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또한 △강력한 리쇼어링 정책 등에 따른 자국 내 설비 투자 확대 △낮은 현지 자급률 △초고관세 등 중국기업에 대한 견제 강화 강화를 비롯한 요소도 수출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럽 내에서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고조되고 있으나, 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향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HD현대일렉트릭, 국내 전력기기 업계 최초 ‘10억불 수출의 탑’ 수상

HD현대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이 국내 전력기기 업계 최초로 '1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5일 HD현대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올 6월30일까지 12억451만달러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6% 증가한 수치다. 올 3분기까지 북미 및 중동 시장에서 지난해 연간 시장 매출 대비 각각 113.2%, 98.1%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7월 미국 앨라바마 생산법인 증설을 마치고 노후 전력망 교체 및 데이터센터 시설 투자 증가로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는 현지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전력회사 내셔널그리드와 821억원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유럽 최대 전력 수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 시장에 진출하는 등 유럽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조석 HD현대일렉트릭 부회장은 “주력 시장 내 매출 확대와 더불어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힘써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해외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해 국가대표 전력 기자재 기업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중국, 미국향 흑연 수출 통제 강화…국내 배터리사 원료 수급 우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 과정에서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간접피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원료인 흑연이 최종적으로 미국에 수출되는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사안에 따라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중 반도체 추가 제재에 반발해 첨단 산업에 활용되는 자국의 광물 자원 수출 제한 카드를 내놨다. 먼저 중국은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광학장비 등 제조에 쓰이는 희소금속의 대미 수출을 금지했다. 아울러 흑연은 수출 제한은 아니지만 수출 허가를 할 때 더 엄격하게 최종 사용자와 용도를 검증하겠다는 입자이다. 수출 허가 신청이 들어올 때 사안을 더 면밀히 들여다보고 더 적극적으로 수출 금지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흑연은 이차전지 음극재 핵심 재료다. 중국이 천연·인조 흑연에 걸쳐 세계 음극재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향후 실제로 특정 수출을 불허하는 사례가 나오게 되면 대체 도입선을 찾기 쉽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대부분 중국 기업들에서 음극재를 조달하고, 부분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에서 구매한다. 또한 '탈중국'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구축을 주도하는 포스코퓨처엠도 인조흑연과 달리 천연흑연 제품 원료는 아직 거의 전량 중국 협력사에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그룹의 탈중국 음극재 공급망은 아프리카산 흑연 도입·가공 체계가 완결되는 2027년경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어서 그전까지 국내 이차전지 산업은 중국산 흑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2022년 기준 한국은 2억4100만달러 상당의 이차전지 음극재용 인조흑연과 천연흑연을 수입했다. 이 중 93.7%를 중국에서 들여올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세계 이차전지 산업 전반에서 중국 흑연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중국이 선택적으로 군사 전용 우려를 명분 삼아 미국 기업이 최종 목적지인 일부 흑연 제품 수출을 금지할 경우 공급망 불안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이 특정 미국 기업을 찍어 흑연 수출은 금지할 경우 이 기업을 최종 고객사로 둔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 제조한 이차전지를 수출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정부는 한국 산업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대미 흑연 수출 통제 강화가 트럼프 신정부 이후 미중 관계의 향배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업계와 긴밀한 소통 속에서 동향을 주시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배터리산업협회 등 업계 관계자들과 비공개로 간담회를 갖고 중국의 이번 수출 통제 강화 조치 내용을 진단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는 갈륨, 게르마늄 등 희소금속의 수출 통제가 국내에 끼치는 영향은 흑연과 비교해서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등에 사용되는 게르마늄의 경우 업계는 대체 가스를 사용하고 있고, 수입처 다변화도 캐나다 등으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갈륨의 경우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용 등으로 사용되는 만큼 직접 영향은 크지 않은 상황으로 평가됐다. 또 국내 비축분도 그간 꾸준히 늘려 현재 정부는 기존의 40일치 대비 크게 늘어난 100일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중국이 향후 실제 제도를 어떻게 운용할지 예의주시하면서 업계와 소통해 면밀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부사장 승진 △세아항공방산소재 성창모 ◇상무 승진 △세아제강 최영준 △세아베스틸 김동혁 △세아특수강 서태복 △세아특수강 이종탁 ◇이사 승진 △세아제강 박춘섭 △세아베스틸지주 신완철 △세아베스틸지주 전남철 △세아베스틸 김영환 △세아창원특수강 이영생 △세아창원특수강 김대연 △세아씨엠 허성화 ◇선임 △세아씨엠 대표이사 조진호 △동아스틸 대표이사 최영준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내달 23일 임시 주총 확정…경영권 분쟁 승패 가린다

고려아연이 내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경영권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 측과 표 대결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서임시 이사회를 열고 영풍·MBK 연합이 청구했던 임시주총을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날 이사회에서는 '임시주총 소집의 건'과 '임시주총 권리행사 주주확정 기준일 설정의 건' 등 2가지 안건이 논의됐다. 이번 임시주총 표 대결을 통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 가운데 경영권 분쟁의 승자가 드러나게 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이 영업일 기준 열흘 남짓 남은 만큼, 장내 지분 매집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해 최윤범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5%포인트 넘게 벌린 것으로 관측된다. 영풍·MBK·영풍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 우호 세력 지분을 더한 최윤범 회장 측은 약 34%로 추산된다. 고려아연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해외 기관 등의 제3 주주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전구체 제조 기술이 정부로부터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받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경영진은 임시주총에서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고려아연의 역할과 가치를 강조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발전과 수익률 증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 등도 설명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 미래 성장 전략 등을 주주들에게 소상히 알려 주주와 경영진, 임직원이 고려아연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고려아연 임시주총 일정 확정… ‘집행임원제·MoM’ 도입 충돌 예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하고 경영권 제도를 놓고 격돌한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집행임원제를 도입해 이사회 장악과 함께 현장 업무까지 함께 관리·감독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소수주주 다수결제도(MoM)을 제시해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상대방이 경영권을 쥐게 되더라도 2대주주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은 3일 이사회를 개최해 임시 주주총회를 다음달에 개최하는 것으로 확정했다. MBK·영풍 측이 임시 주주총회 개최 관련 법정 소송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이사회에서는 영풍·MBK가 요청한 신규 이사 선임 안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정관 개정 안건 등에 대해서도 검토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MBK·영풍 측은 완전히 새로운 이사진 선임과 함께 집행임원제 도입을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시했다. 집행임원제는 이사회와 업무 집행 임원을 별도로 두는 제도다. 최고경영자(CEO), 재무집행임원(CFO), 기술집행임원(CTO) 등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거시적인 안건들을 현장에 적용하는 역할에 가까워진다. 이 경우 이사회에서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 집행임원 선임까지 아우르기 때문에 이사회의 힘이 강해진다. 이사회만 장악하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현장 업무까지 어느정도 운영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만 고려아연 내부에서는 집행임원제도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집행임원제를 적용하면 경영 효율성이 낮아지고 집행임원의 책임과 역할이 모호해진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환경에서는 아직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극소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주요국 중에서도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기업이 많지 않다. 해외에서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대표적 기업으로는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등을 꼽을 수 있는데, 도입 이후 이들의 실적이 우하향했다. 아울러 임시 주총이 열린다면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경영제도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 측은 현재 이사회를 유지하돼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이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 선출해 맡기기로 했다. 아울러 MoM 도입도 승부수로 던졌다. MoM은 비지배주주의 이익에 반할 수 있는 안건에 대해, 지배주주가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의결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 과반수를 획득해야 하는 방식의 제도를 의미한다. 즉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 소수주주에게 일종의 반대권(veto)을 부여하는 것이다. 국내 상장기업에서는 아직 MoM이 도입된 사례가 없다. 이스라엘은 지난 2011년부터 상법에 MoM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은 제도화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사익 편취 논란이 예상되는 안건에 한해 의결과정에서 지배주주가 참석하지 않는 방향의 관행이 정착돼 있다. 이에 대해 MBK·영풍 측은 최 회장이 2대주주의 입장에서 지배주주에 대한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MBK·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본인 또는 최씨 일가로 대변되는 2대주주가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해 최 회장 본인의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이 내놓은 MoM 등은 반대편인 MBK·영풍 측의 동의가 없다면 통과하기 사실상 어렵다. 해당 경영제도는 정관변경이 선행돼야 하기에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66.66%)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즉 4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MBK·영풍이 반대한다면 MoM 등이 도입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임시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경영제도를 놓고 서로 견제와 수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임시 주총 일정이 확정되면 각자 기관투자자들에게 자신의 경영제도가 훨씬 합당하다며 선거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LG엔솔, 미국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의 GM 지분 인수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투자해 미국 미시간주에 건립 중이던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GM은 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LG엔솔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M 측은 “랜싱에 거의 완공돼 가는 '얼티엄셀즈'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조인트벤처(JV) 파트너사인 LG엔솔에 매각하기로 구속력 없는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GM은 LG엔솔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랜싱에 제3공장을 건설해왔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두고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총 26억달러(약 3조6500억원)가 투입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로, 2022년 착공해 올해 하반기 준공하고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얼티엄셀즈 3공장도 가동 계획이 지연된 상태다. 이에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이 배터리 생산 설비 확대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처럼 GM도 다소 투자를 줄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위치한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매각이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불길 잡고 기강 확립하던 포스코, 이번엔 파업리스크

포스코가 잇따른 사고에 이어 노사관계에서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불길이 꺼지기 무섭게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내몰렸다. 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따르면 포스코노동조합이 조합원 7934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7356명 중 5733명(72.25%)이 찬성 의견을 냈다. 반대와 기권은 각각 1623명(20.46%)·578명(7.29%)에 머물렀다. 사측과 노조는 10차례 이상 만났으나, 임단협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는 등 합의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5일제 전환과 함께 기본급 인상을 비롯한 이슈에서 근로자들과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는 것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는 오랜 진통 끝에 합의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가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근로자들의 고용 불안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 1월 하순 철강업계 최초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했으나, 6월 임원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팀장급도 격주 주 4일제 대신 주5일제 근무로 전환했다. 이는 현장을 비롯한 경영환경이 안정화되는 시기까지로, 평직원 등은 현행 격주 주4일제를 유지한다. 자율과 책임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키고 직원들이 행복을 느끼는 일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으나,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안전관리 역량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임직원들의 기강을 다잡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최고경영자(CEO) 메세지를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달 10·24일 화재를 포함해 최근 2년간 통신선과 석탄 운반시설 등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장 회장은 '설비강건화 태스크포스팀(TFT)' 발족도 지시했다. 이는 사내·외 안전, 설비, 정비 전문가로 구성되는 것으로, 국내·외 제철소 현장점검을 통해 사업장을 안정화시키고 설비강건화 플랜을 수립 및 실행할 방침이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6시 경북 포항 본사 인근에서 파업 출정식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교섭 경과를 보고하고 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목소리를 모을 방침이다. 오는 3일 오후 6시 광양제철소 앞에서도 파업 출정식이 이뤄진다. 노조는 당장 파업에 돌입하기 보다 사측과의 협상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쟁의행위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산업용 전기 요금 인상 △중국 철강 수요 부진 △국내 건설 경기 침체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이 더해지면 악순환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철강재와 국산의 가격차가 심해지면 저가 제품의 국내 유입이 가속화, 판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공장 가동률도 하락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포스코는 올해 포항제철소 1제강·1선재공장을 셧다운했다. 포항제철소 파이넥스3공장 화재로 인한 생산차질이 없는 것도 다른 공장의 가동률이 낮아서 여유가 있었다는 웃지 못할 이유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상향과 대미 수출 쿼터(할당량) 감소 등이 더해지면 실적 악화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포스코는 심각한 경영여건에도 전향적인 안을 제시했음에도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으나, 평화적 교섭 타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고려아연 “임직원 73%, 적대적 M&A 피로 호소”

고려아연 임직원들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부담감 등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10월28일부터 11월1일까지 본사 임직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무기명 방식의 설문조사(18개 문항)를 진행했고, 1175명이 응답했다고 2일 밝혔다.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 및 우려가 증가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은 72.8%로 집계됐다. 고용 불안을 느끼거나 이직을 생각해 본 적 있다는 비율도 59.6%로 나타났다. 업무 몰입이 저하된다고 답한 응답은 56.3%였다. 이번 분쟁이 회사의 사업과 운영 경재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96%,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은 88%에 달했다. 고려아연은 경영 안정성과 인적자원 관리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비철금속 세계 1위를 뒷받침하는 핵심인력 이탈도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수의 구성원이 사모펀드 MBK의 인수시 단기 시세 차익 실현을 위해 인위적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및 분할 매각 등을 추진하면서 기업 경쟁력과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응답자들은 동기부여와 사기 진작 등 현 상황 타개를 위해 △보상·복리후생 강화 △M&A 관련 정보 제공 확대 △소통 강화를 비롯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회사의 미래 비전과 미션 및 핵심가치 등을 지속적으로 전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스트레스 완화 차원에서 사내 행복프로그램(이벤트) 실시·심리상담을 비롯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 핵심인력 이탈과 해외 유출 문제가 대두된 가운데 2차전지와 제련분야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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