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포스코,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철강 기술 초격차 선도

최근 국내 철강업계는 저가 수입재의 범람, 미국 보호무역 장벽에서 기인한 글로벌 관세전쟁의 본격화, 환경규제 부담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삼중고를 돌파하고자 '철강경쟁력 재건'을 그룹의 7대 미래 혁신과제 중 하나로 삼고, 철강분야의 디지털전환(DX)를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DX의 일환으로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통해 철강 기술 초격차를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인텔리전트 팩토리는 기존 스마트 팩토리에서 단순히 프로세스가 자동화되는 차원을 넘어,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유통·서비스하고 그에 기반한 의사결정까지 자동으로 판단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코는 인텔리전트 팩토리 전환으로 주문·생산·판매·마케팅 등 제조 전 프로세스를 관통해 한 단계 높은 원가, 품질, 안전이 구현되는 지능형 자율제조를 구현하고자 한다. 포스코는 사람·AI·로봇의 협업을 통한 지능형 자율 제조 프로세스인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구현해, 포스코그룹의 핵심 부문인 철강 사업의 본원경쟁력을 강화해 나아갈 계획이다. 실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강공정에 적용된 기술들은 인텔리전트 팩토리로 나아가는 포스코의 모습을 보여준다. 제강공정은 제선에서 운반된 용선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깨끗한 용강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러한 전로 조업은 공정 단계마다 취련사의 세심한 조작이 필요하기에 작업 피로도가 높고 작업자별 품질 편차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취련이 완료된 용강의 온도는 1600℃ 이상이고, 그 무게 또한 300톤에 달해 취련사들은 늘 긴장감을 느끼며 업무에 임해야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광양 제강부와 기술연구원은 2018년도부터 전로 원터치 취련 자동화 조업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강공장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숙련된 취련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현장과 생산관리시스템(MES)를 연동해 방대한 조업 데이터를 축적해 왔기에 자동화 기술 개발에 확신이 있었다. 7년간의 기술 개발 끝에 기존 설비조작횟수 25번에서 모든 취련 작업을 100% 자동 원터치로 수행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 탄생했다. 이를 통해 취련사의 안전을 보장하고, 일관된 조업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기술은 현장에서 조업을 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공간 제약 없이 원격으로 자동 취련을 제어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전로 원터치 취련 자동화 조업 기술의 핵심은 'IoT 기반으로 계측된 영상을 AI로 학습해 설비가 자동 운전되는 기술'과 '포스코형 AI 열배합 모델이 적용된 취련 조업'이다. 다양한 IoT 기반의 영상 계측 시스템은 작업 현장의 사각지대와 고위험 지점을 모니터링하고, 영상을 학습한 AI는 최적의 전로 운전 방법을 제시하며, AI 열배합 모델은 용선의 온도, 성분, 전로의 상태 등 조업 환경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취련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IoT 기반의 영상 계측 시스템과 AI 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조업이 이뤄질 수 있다. 포스코는 전로 조업 전 공정을 100% 자동화한 이 기술 개발로 25번의 설비 조작 횟수를 1회로 단축시키고, 용강의 온도와 성분 적중률을 향상시켰으며, 제강 실수율 또한 개선해 일정한 제품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설비 장애가 발생하기 전 이를 감지하는 스마트 예지 정비체계도 구축됐다. 포스코는 제강공장의 핵심 설비인 '서브랜스(Sub Lance)'의 과열 방지를 위한 냉각수 설비 이상예지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서브랜스의 냉각수 공급 호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에 감지해 설비장애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서브랜스는 쇳물의 △온도 △탄소 △산소 함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길쭉한 봉 형태의 설비로 설비 운영자가 측정된 성분 함량에 따라 쇳물 성분을 정밀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서브랜스 설비에 원활하게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으면, 쇳물의 성분 측정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설비의 과열로 이어져 예기치 못한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냉각수 유출을 사전 감지해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각수 설비 이상예지' 모델은 첨단 데이터 분석 및 예측 알고리즘이 적용되었으며, 실시간으로 냉각수의 흐름과 온도를 모니터링해 비정상적인 패턴이 감지될 경우 즉각적인 경고 메시지를 발송한다. 설비 이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에서 나아가, 설비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요소를 분석하고 사전에 이상을 예측한다는 것이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약 14시간 후에 발생할 수 있는 설비 장애의 징후까지 감지하여 사전 정비를 실시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생산환경을 구축하게 되었다. 스마트 기술은 설비의 효율성·생산성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업장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 제강부 슬라브정정공장 통행로 내에 라이다(Lidar) 센서 기반 차단기와 AI기반 CCTV를 설치해 작업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스마트 풀 루프(Smart Fool Proof)' 시스템 적용을 확산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작업자 실수로 발생 가능한 설비 장애 및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광양제철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첨단 안전시스템으로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장치를 의미한다. 슬라브 정정공장 통행로에 적용된 시스템은 라이다 센서를 활용해 사람 감지 시 자동으로 차단기를 내려 작업자를 보호한다. 차량 혹은 크레인 이동이 감지되지 않을땐 차단기를 열어 통행을 허용한다. 정밀한 감지를 가능케 하는 라이다 센서를 적용하여 작업자와 크레인, 차량 등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또한 공장 내부의 통행로와 크레인이동구역이 혼재된 공간에 AI 기반 CCTV를 적용해 작업자를 감지하면 크레인 이동이 자동으로 정지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작업자와 크레인 및 설비 등을 CCTV가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수 천장의 이미지를 AI에 학습시키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더 정확하게 작업자와 설비를 구분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두산에너빌, 3400억원 규모 사우디 가스 복합 발전 주기기 공급 계약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가스 복합 발전소 2곳에 약 3400억원 규모의 주기기 공급 계약을 연이어 따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EPC 합작사인 스페인과 이집트의 최대 건설사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오라스콤과 가즐란 2 확장 발전소, 지난 4월에는 같은 발주처와 하자르 확장 발전소에 스팀터빈∙발전기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가즐란2∙하자르 가스 복합 발전소는 모두 수도인 리야드 북동쪽 약 400km에 위치하며 각 2900MW급 설비로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건설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두 발전소에 스팀터빈과 발전기를 650MW급과 540MW급 각각 2기씩 공급할 예정이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 서비스 BG장은 “중동 지역에서 지난 40년 이상 쌓아온 신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도 고품질 제품의 적기 납품으로 고객 신뢰를 더욱 높이고, 예정된 후속 사업 수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5년간 전세계에서 발주된 복합 발전용 초대형 스팀 터빈 누적 출력 기준 22.1GW 중 33.1%인 7.3GW(총 12기)를 수주해 최근 5년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지난 해부터 9기의 스팀 터빈 공급을 계약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트럼프, 日 US스틸 인수 승인…‘쇳물 합친’ 포스코·현대제철과 한·일 철강 격돌 예고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NSC)의 US스틸 인수 의향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놔 양사 간 합병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연산 세계 3위 회사가 탄생해 업계 순위 변동을 예고하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의 협력을 도모하는 포스코·현대제철은 일본 철강사들과 치열한 샅바 싸움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시도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에 “최소 7만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계획된 협력 관계'"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사실상 승인의 뜻을 내비쳤다. 이에 일본제철 측은 “US스틸과의 파트너십을 승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미국 철강 기업, 아울러 전미 제조업계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은 전미철강노조(USWA)의 반발을 의식한 조 바이든 전임 대통령이 퇴임 직전인 올해 1월 국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합병(M&A)을 금지했던 것에 비하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앞서 2023년 일본제철은 150억달러에 US스틸 주식 전량 취득을 목표로 한 M&A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일본제철은 지난 19일에는 40억달러(5조4720억원) 수준의 신규 제철소 건립을 포함한 19조5000억원 수준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종전까지는 기존 설비에 약 27억달러(약 3조6936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나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린 셈이다. 2023년 조강 생산량 기준 일본제철은 4366만톤으로 세계 4위이고 US스틸은 1575만톤으로 24위다. 이 두 회사의 연간 생산량을 단순 합산하면 5941톤으로 5589만톤인 중국 안스틸을 제치고 3위에 안착하게 된다. 이로써 일본제철은 일본·인도·동남아에 이어 미국에도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사실상 미국 철강 시장 재편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옴과 동시에 국내 철강업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세아제강 등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 3월 12일부터 미국 수출분에 대해 25% 수준의 관세를 물고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상황이다. 게다가 중국의 건설·부동산 경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조강 생산량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저가 철강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어 국내 철강 기업들은 다중고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철강사들은 연구·개발(R&D)은 물론, 전례가 없던 동맹 체제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기반 일관 제철소를 건립하려던 현대자동차그룹은 포스코그룹과 '코리아 원 팀'을 구성해 부진한 업황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59억달러(약 8조5000억원)이 소요된다. 현대제철은 투자금의 절반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하겠다고 밝힌 만큼 포스코는 전략적 투자자(SI) 자격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 경우 현대제철은 2029년부터 연간 270만톤을 생산해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 넘게 판매하는 현대자동차·기아에 무관세로 납품이 가능해진다. 포스코 역시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 모터스(GM)·포드 등에 관세 부담 없이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은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통상 압박과 패러다임 변화에 철강과 2차 전지 소재 등 그룹 사업 전반에 걸쳐 지속 성장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사업 회사 포스코로 하여금 미국과 멕시코 지역에 원활한 소재를 공급할 수 있어 유연한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자동차 강판 생산 법인인 포스코 멕시코를 비롯, 북미 지역에 철강 가공 센터를 운영하며 다양한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편 일본제철과 자회사가 될 US스틸, 고베제철은 미국 현지 공장에서 토요타·혼다·닛산은 물론, 포스코의 고객사인 GM·포드 등에도 강판을 제공하고 있어 한·일 철강업계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