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HD현대, 협력사들에 5800억 보따리 푼다…“상생 경영 실천”

HD현대가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800억 원 규모의 자재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 HD현대는 설 연휴 전 협력회사들에 자재 대금을 미리 지급하여 명절 기간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기 지급에는 조선·건설 기계·전력 기기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동참한다. 부문별로는 조선(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이 약 3440억 원으로 가장 큰 규모를 집행하며고 건설 기계(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건설기계)가 약 1080억 원을 지급한다. 이어 △HD현대일렉트릭 약 830억 원 △HD현대마린솔루션 약 200억 원 △HD현대마린엔진 약 190억 원 △HD현대로보틱스 약 50억 원 등 전 계열사에 걸쳐 대금 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협력사들은 기존 지급일보다 최대 3주 가량 빨리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HD현대 측은 명절 귀향비와 상여금 지급 등으로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사들의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동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이번 대금 조기 지급이 협력사들의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과 자금 운용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블로항공, ‘군집 AI·방산 플랫폼’ 도약 승부수…예비역 육·공군 소장 2인 영입

군집 AI 기반 항공·방산 플랫폼 기업 파블로항공이 방위산업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군 장성 출신 인사 2명을 동시에 영입했다. 파블로항공은 공군 소장 출신의 류영관 부사장과 육군 준장 출신의 전재필 부사장을 각각 대외협력부사장과 디펜스 부문(DF) 영업부사장으로 선임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인사는 파블로항공이 표방하는 '군집 AI 기반 항공·방산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육·해·공 아우른 국방 전문가 포진…글로벌 방산 네트워크 강화 새로 합류한 류영관 대외협력부사장은 공군사관학교 35기로 임관해 작전사령부 작전계획처장·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정책차장·한미연합군사령부 정보참모부장 등을 거친 전략·정보통이다. 특히 2020년 전역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대관을 담당하는 CR실 부사장을 역임하며 민간 방산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최일선에서 활약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전재필 DF영업부사장은 육군사관학교 42기 출신으로 국방부 군수관리실 장비관리과장·제1군사령부 군수처장·한미연합사령부 군수참모부장 등을 역임한 군수 분야 전문가다. 전역 후에는 군인공제회 산하 공우이엔씨㈜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KAIST 방산 수출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는 등 국방 경영과 기술 협력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파블로항공은 육군과 공군을 아우르는 이번 고위급 인사 영입을 통해 미래 무인기 전투 체계의 핵심인 '군집 AI' 기술을 군 전반에 확산하고 체계 장비 국산화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볼크' 인수로 양산 능력 확보…자폭·요격 드론으로 전장 패러다임 변화 주도 파블로항공은 이번 영입을 기점으로 방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소개서에 따르면 파블로항공은 핵심 기술인 군집조율(Swarm Coordination) 기술을 바탕으로 국방 전용 브랜드 'PabloM'을 구축하고 △정찰(R시리즈) △공격(S시리즈) △요격(C시리즈) 등 임무별 드론 라인업을 완성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량 생산 체계의 확립이다. 파블로항공은 지난해 8월 방산 첨단장비 제조 전문기업 '볼크(VOLK)'를 인수하며 방산 부품 및 체계 장비의 양산 능력을 내재화했다. 볼크는 해군 함정용 콘솔 및 시스템 캐비닛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약 78%를 차지하는 강소기업으로, 파블로항공은 이 인프라를 활용해 소형 군집 드론을 연간 20만 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파블로항공은 군집 자폭 드론·대드론 요격 체계 등 비대칭 전력 무기 체계 뿐만 아니라 함정 전투 체계의 핵심 하드웨어까지 아우르는 종합 방산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코스닥 상장(IPO) 청신호…기술력과 사업성 동시 입증 파블로항공은 기술적 성과와 사업적 확장을 바탕으로 연내 기술 특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110억 원 규모의 프리 IPO(Pre-IPO) 브릿지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 약 895억 원을 달성했으며, 신용보증기금의 '혁신 아이콘' 선정으로 180억 원의 보증을 유치하는 등 탄탄한 재무적 기반도 마련했다. 또한 AI 기반 군집 드론 항공기 외관 검사 시스템 '인스펙스(InspecX)'로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 겸 창업자는 “미래 무인기 전투 체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군집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 최고의 국방 전문가들을 영입하게 돼 기쁘다"며 “지난해 볼크 인수를 통해 무인기 대량 생산 체계를 확보하며 플랫폼 기업의 기틀을 다진 만큼 이번 영입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확대와 사업 실행력을 극대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영업익 1조 클럽’ 가입…전년비 366%↑

한화오션이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과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2025년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4일 한화오션은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연간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2조6884억원, 영업이익 1조10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무려 366%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1조17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어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상선 부문이 실적 효자…영업이익 1조 돌파 이번 호실적의 주역은 상선 부문이었다. 상선 사업부는 작년 매출 10조5250억원, 영업이익 1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영업이익 1256억원 대비 792% 폭증한 수치다. 한화오션 측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조업일수 증가로 매출이 늘었으며, 2023년 이후 수주한 고수익 프로젝트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손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특수선 부문은 매출 1조18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12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이는 해외 사업 규모 확장을 위한 판매·관리비 증가와 가공비 중심의 예정 원가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 부문은 매출 7098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에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프로젝트의 설계 변경 등에 따른 계약 금액 증액이 반영되면서 388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4분기 실적·재무 건전성 작년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매출은 3조227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89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 감소했다. 이는 상선 부문에서 경영 성과급 지급과 기타 인건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재무 구조는 더욱 탄탄해졌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228%로 2024년 말 267% 대비 39%p 감소했다. 단기금융상품 포함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8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하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글로벌 해양 솔루션 기업' 도약 가속화 한화오션은 선박 건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해양 솔루션 기업(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친환경 연료 시스템 △스마트십 △해양 설비 △스마트 야드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텍사스 LNG 수출 프로젝트인 '리오 그란데 LNG(Rio Grande LNG)' 개발사인 넥스트디케이드(NextDecade)에 투자해 LNG 운송 물량을 확보하고 해운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를 인수해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위한 거점을 확보했다. 싱가포르의 해양 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 기업인 한화 오프쇼어 싱가포르(구 다이나맥 홀딩스) 인수 또한 생산 능력 이원화와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한화오션은 올해에도 고선가 기조가 유지되고 전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선 부문의 고수익 프로젝트 비중이 늘어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수선 부문 역시 '장보고-III 배치-II(Batch-II)' 2번함 및 울산급 배치-III 5·6번함의 본격적인 생산으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가 안보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며 미래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한화·LIG넥스원 무인기, 적군에 피탈 시 ‘셀프 기밀 삭제’…정보·작전 보안 ‘만전’

#1. 전장 한복판, 정찰 임무를 수행하던 아군의 다목적 무인 차량(UGV)이 적군에게 나포됐다. 적군 기술병이 제어 패널에 접속해 암호를 뚫자 익숙한 윈도우 화면이 열린다. 적군은 기밀 폴더를 뒤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이 보고 있는 화면은 아군이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가짜 조종석(Fake Site)'이었고, 그 사이 로봇은 적군의 위치를 본부로 전송하고 있었다. #2. 같은 시각, 인근 상공에서는 아군의 무인 정찰기가 적의 대공 포화에 맞아 추락했다. 기체는 파손됐지만 내부의 암호 장비는 멀쩡해 적군이 다가와 탈취를 시도한다. 그러나 그 순간 무인기는 스스로 비행 상태와 고도의 모순을 감지, '비정상 추락'으로 판단하고 내부의 피아 식별 코드를 스스로 삭제해 '고철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3. 해안을 정찰하던 아군의 무인 잠수정(UUV)이 그물에 걸려 적군 함정에 인양됐다. 적군은 내부 기술을 확인하기 위해 강제로 선체를 뜯어내려 한다. 그 순간 잠수정 내부의 감지 센서가 '강제 분해' 신호를 감지한다. 잠수정은 즉시 배터리 제어 시스템을 가동해 고의적인 단락(Short)을 일으키고, 순식간에 발생한 고열로 내부의 핵심 반도체와 메모리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미래 전쟁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상상이 현실화된다. 국내 대표 방위산업체들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이 적에게 피탈된 무인 차량과 항공기가 해커를 속여 정보를 역으로 캐내거나 추락 등 비정상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데이터를 파기하는 '능동형 보안 기술'을 나란히 확보했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6일 '무인 시스템에 침입한 침입자를 모니터링 하는 장치 및 방법(등록번호 10-2919802)', 한화시스템은 '항공기 및 정보 보호 방법(등록번호 10-2921845)'에 대한 특허 등록 공고를 마쳐 이에 관한 최종 권리를 지식재산처로부터 각각 획득했다. 앞서 LIG넥스원도 '탈취 방지 방법 및 이를 수행하는 밀폐 구조 시스템(등록번호 10-2898475)' 특허를 등록해 권리를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의 군사 보안 시스템이 적의 접속을 원천 차단하는 '방패' 역할에 그쳤다면 이번에 3사가 입증한 기술은 침입자를 덫에 가두거나(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체가 포획된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자결(한화시스템)하는 고차원적인 '킬 스위치(Kill Switch)'다. ◇1단계: “환영합니다, 해커님"…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보안 뚫린 척 문 열어준다 '유인용 꿀단지'를 정보 보안업계에서는 '허니팟(Honeypot)'이라고 부르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개념을 UGV에 도입했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시스템의 작동은 적군의 침입 시도에서 시작된다. 적군이 노획한 무인 차량의 조작 패널(비밀번호 입력기)에 틀린 암호를 반복 입력하거나, 등록되지 않은 MAC 주소나 IP 등 인가되지 않은 장비를 연결하려 할 경우 시스템은 이를 '적군'으로 간주한다. 이때 시스템은 경보를 울리거나 접속을 끊지 않고 오히려 '가짜 침입 루트'를 활짝 열어준다. 적군에게 '보안을 뚫고 루트(Root) 권한을 획득했다'는 거짓 성공 경험을 심어줘 안심시키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접속에 성공한 적군의 눈앞에는 윈도우나 리눅스 운영 체제(OS)와 똑같이 생긴 '페이크 사이트(Fake Site)'가 나타난다. 특허 도면에는 실제 컴퓨터 바탕화면처럼 아이콘과 폴더가 배치된 가짜 화면이 상세히 묘사돼 있다. 심지어 침입자가 의심하지 않도록 화면 한쪽에는 가짜 주행 영상이나 임무 진행 상황을 띄워 로봇이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완벽하게 속이는 기법도 적용됐다. ◇2단계: 적의 동선을 지도에 그린다…'이중 간첩' 로봇 적군이 가짜 사이트에서 승리감에 도취해 아군의 정보를 훔쳐보려 할 때 백 그라운드에서는 치열한 첩보전이 펼쳐진다. 특허의 핵심인 '역추적 모듈'은 침입자가 어떤 IP와 포트를 통해 접속했는지, 시스템 내에서 어떤 폴더를 열어보고 어떤 데이터를 복사하려 하는지 초 단위로 감시한다. 더 나아가 침입자의 물리적 위치와 네트워크 경로를 지도상에 시각화한다. 도면에 따르면 운용 통제 장치의 화면에는 침입자가 경유한 해킹 경로가 지도 위에 점선으로 그려진다. 특히 체류 기간이 긴 위치일수록 더 큰 크기의 표시자로 표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아군 지휘부는 적이 '지도 데이터'에 관심이 있는지, '무기 제어 코드'에 관심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적군의 은신처 좌표까지 역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로봇은 잃어버렸지만 적의 위치와 의도라는 더 큰 정보를 얻는 셈이다. ◇3단계: 최후의 수단 '킬 스위치'…“껍데기만 가져가라" 적의 정보를 충분히 파악했거나 해커가 가짜 시스템의 벽을 넘어 진짜 핵심 데이터에 접근하려는 징후가 포착되면 시스템은 최후의 수단인 '고립화 모듈'을 가동한다. 이는 물리적인 폭파가 아닌 소프트웨어적 소각(Self-Destruction)이다. '비상 차단 기능'은 비상 삭제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무인 차량과 통제 장치 내의 모든 데이터를 지운다. 이에 따라 시스템은 운영 체제 부팅에 필요한 최소한의 파일만 남기고 △작전 지도 △암호화 키 △피아 식별 코드 △주행 기록 등 민감한 정보는 영구적으로 삭제해 초기화 된다. 만약 적군이 데이터 삭제를 막기 위해 전원을 강제로 끄더라도 소용없다. 시스템은 재부팅 시 삭제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됐고, 필요 시 침입자가 만든 계정까지 모조리 지워버린다. 결국 적군의 손에 남는 것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수 톤(t)짜리 고철 덩어리뿐이다. ◇“날고 있는데 땅에 있다?"…한화시스템, 모순 감지해 '자동 삭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상 무인 차량에서 '기만 전술'을 쓴다면 항공전자 분야를 담당하는 한화시스템은 기체의 물리적 센서 정보를 활용한 '자동 초기화(Zeroize)' 기술을 확보하며 하늘길 보안을 책임진다. 이 기술은 유인 또는 무인 항공기가 비정상적으로 추락하거나 나포됐을 때 조종사의 조작 없이도 기체가 스스로 판단해 암호를 삭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판단의 근거는 '조종 의도(1차 판단)'와 '물리적 현실(2차 판단)'의 모순이다. 해당 시스템은 스로틀(가속 레버)이 회전해 있거나 소음 감소 장치가 작동 중이면 이를 '비행 중(공중)'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동시에 랜딩 기어에 하중(Weight On Wheel)이 감지되거나 고도계가 '0'을 가리킨다면 '지상'으로 인식한다. 반면 “비행 출력을 내고 있는데(1차), 바퀴는 땅에 닿아 있는(2차)" 모순 상황을 감지하면 이를 정상 착륙이 아닌 '추락' 또는 '강제 나포'로 확정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는 즉시 '암호 초기화부'가 가동돼 피아 식별 장치(IFF)와 메모리에 저장된 암호키와 아군 위치 정보 등을 자동 삭제한다. ◇“억지로 뜯으면 태워버린다"…LIG넥스원, 배터리 열폭주 이용한 물리적 파괴 무인 수상정(USV)과 UUV 등 해양 무인 체계에 강점을 가진 LIG넥스원은 '밀폐 구조 시스템'에 특화된 물리적 자기 파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무인체 임무 장입 시 '탈취 방지 모드'가 활성화되고 외부 연동 포트를 통한 강제 연결 시도나 선체 분해, 혹은 누수가 감지될 경우 즉시 작동한다. 특히 수중 무인체의 특성상 미세 누수와 다량 누수를 구분해 기체가 파손돼 물이 들어오는 상황을 '유실'로 판단하고 보안 절차에 돌입한다. 가장 큰 특징은 폭약 없이도 장비를 물리적으로 파괴한다는 점이다. LIG넥스원은 무인체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리튬 배터리'의 특성을 역이용했다. 탈취가 감지되면 시스템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통해 고의적으로 회로를 차단시킨다. 이때 발생하는 강력한 열폭주를 이용해 배터리 주변에 배치된 가연체와 메모리·프로세서 등 핵심 보안 장치를 물리적으로 태워버리는 방식이다. LIG넥스원 측은 “별도의 폭발물을 탑재하면 공간과 중량의 제약이 크지만 이 기술은 기존 배터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라며 “하드웨어 역설계가 불가능하도록 주요 부위를 선택적으로 완전 파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안 역량, K-방산 수출 '게임 체인저'로 부상 가능성 업계에서는 3사의 이와 같은 특허 기술 확보가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서 드론이나 무인 차량이 전자전(EW) 공격을 받아 적에게 온전한 상태로 넘어가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로 인해 아군의 위치 정보가 노출되거나 핵심 기술이 유출되는 것이 전 세계 군 당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2022년 미 육군은 자율 주행 차량 플랫폼에서 제3의 개발자가 설치한 원격 제어 인터페이스가 비인가 상태로 외부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취약점을 발견하고 긴급 패치를 수행했다. 이러한 문제는 공급망 보안·시스템 분리 설계(Zero Trust Architecture)가 되지 않은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때문에 무인 체계 도입을 원하는 국가들은 하드웨어 성능뿐만 아니라, 장비가 적에게 넘어갔을 때의 보안 대책(Anti-Tamper)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무인 체계의 통신은 '작전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 무인 차량 '아리온 스멧(Arion-SMET)' 등을 필두로 미국을 위시한 글로벌 지상 방산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한화시스템·LIG넥스원은 각기 공중과 해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때문에 해당 특허가 적을 기만하고 역공을 가한다는 점에서 자폭보다 훨씬 고차원적인 세일즈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이번 특허 기술을 향후 개발되는 차세대 무인 전투 체계와 무인기 등에 순차적으로 탑재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사이버 전장에서도 생존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 기술은 각종 전기·전자 시스템을 활용해 기술 보호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고, 다양한 기술보호 데이터 베이스 구축으로 빅 데이터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다(LIDAR)나 레이더 같은 추가 지형 인식 장치와 연계해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소프트웨어 비상 삭제 프로세스를 통해 기술 유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협력사에 ‘300억 R&D 자금’ 쏜다…방산업계 최대 규모 상생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협력사들의 국방 첨단 기술 연구개발(R&D)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개발 성공 시 성과와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파격적인 상생 협력 모델을 가동한다.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경남 창원특례시 3사업장 R&D센터에서 '방산·항공우주산업 혁신을 위한 상생 협력 선포식'을 개최하고 총 3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혁신 성과공유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협력사 56곳 관계자를 비롯해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김종양·허성무 국회의원, 김명주 경상남도 경제부지사 등 정부 및 지자체 주요 인사 80여 명이 참석해 방산 생태계의 동반 성장을 다짐했다. ◇실패 부담 없는 R&D 환경 조성…성과 나면 100% 협력사에 환원 올해부터 시행되는 '혁신 성과 공유제'는 협력사가 기술 개발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협력사가 첨단 R&D나 핵심 부품 국산화에 나설 경우, 연구활동비와 시설 투자비 등 개발에 필요한 자금 전액을 지원한다. 정부 주관의 민관 공동 기술 사업화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때 발생하는 협력사 부담금까지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부담하기로 했다. 개발 성공에 따른 인센티브도 파격적이다. 계약 첫해 발생한 경쟁력 향상 효과 등 성과는 전액 협력사에 환원하며, 이후에도 50% 이상을 지속적으로 귀속시키는 연계형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검증된 기술에 대해서는 물량 수주까지 보장해 협력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돕는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지식 재산권을 협력사와 공유해 중소기업이 기술 혁신의 주체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기존 협력사뿐만 아니라 AI·로봇 등 국방 첨단 전략 분야의 강소기업과 스타트업까지 폭넓게 열려있다. ◇금융 지원 '대폭 강화'…펀드 1500억으로 증액 협력사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지원책도 대폭 강화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500억 원 규모였던 동반 성장 펀드를 3배 늘려 1500억 원 규모로 확대 운영한다. 이를 통해 늘어나는 방산 수요와 수출 기회에 협력사들이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한다. 아울러 방산업계 최초로 방위산업공제조합과 협업해 '선급금 이행 보증료 감면 제도'를 신설, 수출 계약 과정에서 협력사가 짊어지는 금융 비용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협력사는 전략적 파트너"…민·관·정 한 목소리 응원 이날 선포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상생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역 협력사들과 꾸준히 경쟁력을 키워온 것이 지금의 성과로 이어졌다"며 “정부도 이러한 상생 협력이 글로벌 경쟁력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협력사 대표로 참석한 조정현 SG솔루션 회장은 “든든한 파트너를 믿고 더욱 과감한 기술 도전에 나서 기술 독립과 글로벌 성장을 이루겠다"고 화답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방산의 경쟁력은 협력사의 부품 경쟁력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하며 “협력사를 단순한 거래 상대가 아닌, 기술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한화그룹의 '함께 멀리' 상생 경영 철학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2부 행사에서는 지상 무기·유도 무기·우주 발사체 등 30여 개 첨단 분야에 대한 '오픈 이노베이션 및 기술 구매 상담회'가 열려 100여 개 협력사가 혁신 기술을 제안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방산 미래, 허리가 튼튼해야”…방사청, 올해 중소·벤처 육성에 3911억 승부수

“저희 부서 명칭이 작년까지 '방위산업고도화지원과'였는데, 올해 '방산중소기업지원과'로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중소기업들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2일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는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광개토관 컨벤션홀 지하 2층에서 '2026 방위력 개선·방산 육성 지원 사업 통합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진아 방사청 방산중소기업지원과장은 개회사에서 부서 명칭 변경 사실을 언급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해 준비한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명회에서 방사청은 2026년도 국방 중소·벤처기업 지원 예산을 전년 2542억 원 대비 무려 53.8% 증액한 총 3911억 원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방위산업의 뿌리인 중소기업을 '글로벌 핵심 파트너(Core-Partner)'로 키우기 위한 전방위적 체질 개선을 예고한 것이다. ◇성장과 상생에 '방점'…예산 그래프 'J커브' 그렸다 이날 공개된 2026년 예산안은 '선택과 집중'이 명확했다. 전체적인 파이가 커진 가운데 특히 글로벌 공급망 진입(GVC)과 지역 클러스터 조성 분야의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엄윤식 방사청 사무관은 “올해 정책 목표는 방산 중소기업의 공정한 경쟁과 성장을 위한 산업 구조 확립"이라며, 이를 위해 '진입-성장-상생'이라는 3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방산판 유니콘 키운다"…스타트업 육성 신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진입 장벽 완화다. 드론·AI·로봇 등 민간의 혁신 기술을 방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K-방산 스타트업 육성 사업'이 신설된다. K-방산 스타트업 육성(54억 원) 사업과 관련, 방사청은 창업 7년 이내(신산업 분야 10년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발굴→국방 전환 R&D→자립·확장'의 전주기를 지원한다. 엄 사무관은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업해 K-방산 스타트업 허브를 마련하고 투자 유치와 해외 진출까지 연계하겠다"고 설명했다. '방산 혁신 기업 100'은 659억 원 규모의 사업으로 2026년까지 100개 기업 선정을 완료함을 골자로 한다. 이후에는 매년 졸업하는 기업 수만큼 신규 기업을 선정해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AI 기업에는 GPU 등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원하고, 선정 기업에는 '방산 혁신 전문 기업' 지위를 부여해 R&D 우선 참여권을 제공한다. ◇부품 국산화에 1366억…“GVC 뚫는다" 기업들이 방산 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는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를 대폭 보강했다. 부품 국산화 예산은 1366억 원이다. 특히 정부와 체계 기업(대기업)이 공동으로 재원을 출연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상생 협력 부품 국산화' 트랙이 신설된다. 엄 사무관은 “100대 무기체계를 정밀 분석해 소요 결정 이전이라도 파급효과가 큰 첨단 부품은 선제적으로 국산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301억 원 수준인 GVC 30 사업 예산은 4배 가까이 폭증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록히드 마틴·보잉 등 글로벌 톱티어 기업에 납품할 수 있도록 기술 매칭부터 해외 실증까지 패키지로 지원한다. GVC 30 품목 수출 시 절충 교역 가치 승수를 5배 적용하는 파격 혜택도 부여된다. 소요 연구·실증 시험은 중소기업 개발품을 군에서 직접 써보고 '시험·실험 결과서'를 발급해주는 사업으로 79억원이 배당된다. 이는 수출 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운용 실적(Track Record)' 부재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떨어져도 돈 드립니다"…실패 용인하는 파격 보상제 기업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 장치를 마련한 점도 주목된다. 이날 박재희 방산정책과 사무관은 '구매 시험 평가 비용 보상 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박 사무관은 “그동안 중소기업은 입찰에서 탈락하면 시제품 제작비와 시험 평가 비용이 고스란히 매몰비용이 되어 경영난을 겪었다"며 “앞으로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탈락한 기업에게 투자 비용 일부를 보상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에 맞춰 '소프트웨어(SW) 중심 획득 절차'가 신설된다. 전지윤 방위사업정책과 사무관은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경직된 절차에서 벗어나 개발과 수정을 반복하며 성능을 개량하는 애자일(Agile)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칭)국방첨단전략사업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첨단 무기체계 도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용어부터 바꾼다"…'절충 교역'→'산업 협력' 수출 지원 정책도 정교해졌다. 홍승현 방산수출협력지원담당관실 대위는 “수출 시장 조사부터 개조·개발, 해외 인증, 전시회 참가까지 전주기를 지원하는 6대 카테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2027년에는 무기 체계 개조개발 예산을 대폭 증액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절충 교역 제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김성원 방위산업협력과 사무관은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일방적 반대급부 성격인 '절충 교역'이라는 용어를 상호 호혜적인 '산업 협력'으로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외 업체가 국내 중소기업과 수출 계약을 맺을 경우 이를 가치로 축적해 향후 의무 이행에 활용하게 하는 '가치 축적 제도' 활성화와 맞물려 있다. 금융 지원으로는 '이차 보전 사업' 예산을 229억 원으로 늘려 약 1500억 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하며, 중소기업은 시중 금리 대비 최대 3.0%p의 금리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K-방산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을 핵심 파트너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라며 “현장에서 나온 의견들을 수렴해 세부 실행 계획을 보완하겠다"고 언급했다. 설명회 말미에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업들의 현실적인 애로사항과 건의가 쏟아졌다. Q1. 군 전역 후 창업하면 나이가 39세를 넘겨 청년 지원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K-방산 스타트업 지원 시 제대 군인에 대한 가산점이나 혜택을 줄 수 있나? A1. 현재는 스타트업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어 별도 나이 제한이나 가점은 없으나, 제기해주신 제대 군인에 대한 가점 부분은 설문지 등을 통해 의견을 주시면 면밀히 검토해 반영하겠다. Q2. “국방 과제 참여 시 부채 비율 제한 등이 진입 장벽이 된다. 투자 유치로 인한 일시적 부채인 경우 예외 적용이 가능한가?" A2. “평가위원회에서 기업 가치를 판단해 투자 유치 등 건전한 부채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하는 조항이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공하면 제도 개선에 적극 참고하겠다." Q3. “세수 부족으로 예산 삭감 우려가 있는데 주요 사업은 지장 없나?" A4. “재정담당관실에서 대응 중이며, 진행 중인 사업이나 신규 착수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 찾은 加 국방조달 장관…“60조 잠수함 사업 핵심, 경제적 이익”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조달 업무를 총괄하는 스티븐 퓨어(Steven Fuhr) 캐나다 국방 조달 특임장관이 2일 오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한국의 잠수함 건조 역량을 직접 점검했다. 퓨어 장관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무기 획득을 넘어선 국가 간 대항전(G2G) 성격임을 강조하며 캐나다 경제에 최선의 기회를 제공하는 국가를 최종 파트너로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기술력 대단해"…장영실함 직접 승함해 건조 역량 확인 2일 퓨어 장관은 캐나다 정부 관계자와 온타리오 조선소와 어빙 조선소 등 현지 주요 대형 조선소 경영진을 포함한 30여 명의 경제 사절단과 함께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찾았다. 이들은 조립 공장과 용접 로봇을 활용한 생산 자동화 설비를 면밀히 살펴본 뒤 시운전 중인 3600톤급 잠수함 '장영실함(장보고-III 배치-II)'에 직접 승함했다. 잠수함 내부 시설과 첨단 기술력을 확인한 퓨어 장관은 “대단한 경험이었고 내부 기술력이 대단하다"고 호평했다. 그는 이어 건조 중인 후속 잠수함 건조 현장까지 둘러보며 한국의 안정적인 납기 관리 능력과 첨단 제조 기술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와 이두희 국방부 차관 등 정부 및 경영진은 직접 장관 일행을 안내하며 한국 잠수함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퓨어 장관과 동행한 테드 커크패트릭 온타리오 조선소 부사장은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에서 본 인상적인 역량과 실적을 바탕으로 우리의 시설과 인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모색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 프랑수아 세갱 어빙조선소 부사장은 “이번 한화오션 방문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성공을 극대화하는데 있어 기업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아주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퓨어 독트린'의 핵심…성능은 기본, '경제적 가치'가 승부처 퓨어 장관은 이번 방한 중 가진 발언에서 CPSP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 양국의 잠수함이 캐나다 해군의 필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며 “성능 차이보다는 '비용', '일정', 그리고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 이번 사업의 결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현재 캐나다는 경제 구조를 새롭게 재편해야 하는 상황에 있어 결국 누가 가장 최선의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일자리와 경제적 기회 창출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전격 시행한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현지 기업 참여와 투자 유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방산 넘어 자동차·에너지로 확장되는 경제 협력 퓨어 장관은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가 방산을 넘어 자동차 등 더 큰 경제 협력으로 확장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 모두 자동차 제조국"이라는 점을 환기하며 “이러한 분야의 협력은 잠수함 사업보다 훨씬 더 큰 사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과 캐나다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기차 생산 기반 확대와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이에 대응해 한국의 '원팀 코리아'는 파격적인 산업 협력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사 알고마 스틸(Algoma Steel)에 약 3억650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자해 현지 강재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지 공급망 구축안을 제안했다. HD현대 역시 수조 원 규모의 에너지 협력과 잠수함 기술 이전, 현지 조선소 역량 강화 지원책을 제시하며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4일 HD현대 방문…최종 결정은 연내 예정 퓨어 장관 일행은 한화오션 방문에 이어 진해 해군 잠수함사령부를 찾아 교육 훈련 체계와 유지·보수·정비(MRO) 시설을 확인했고 창원 현대로템 공장의 K-2 전차 생산 시설도 둘러봤다. 또한 오는 4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동 소재 HD현대 글로벌 R&D 센터(GRC)를 방문해 미래형 선박과 무인 수상정 등 첨단 해양 솔루션을 최종 점검할 예정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방한 결과를 토대로 입찰 제안서를 검토해 오는 2026년경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이번 방문은 한화오션이 제안한 CPSP 사업에 대한 현장 확인이자 점검"이라며 “캐나다 해군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함과 동시에 캐나다 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임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르웨이서 1.3조 ‘천무 잭팟’…美 록히드 마틴 꺾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K-239)'를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나토) 일원인 노르웨이에 1조3000억 원어치를 수출한다. 수주전에 뛰어든 미국과 유럽 등 나토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북유럽에 K-방산 깃발을 꽂은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다연장 로켓(MLRS)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종합 군수지원 등을 포함한 총 9억22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천무 풀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그로 야레 노르웨이 국방물자청장을 비롯해 수주전에서 정부의 지원 외교력을 보여준 '방산 원코리아팀'의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대통령 특사)·김현종 안보1차장·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K-방산' 북유럽 신화, K-9 자주포 이어 천무로 완성 이번 계약은 K-방산의 북유럽 시장 지배력을 한층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무기 체계의 북유럽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17년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K-9 자주포를 도입하며 물문을 열었고, 에스토니아 역시 K-9을 주력 화력으로 운용 중이다. 이번 천무 수출은 K9으로 쌓은 신뢰 자산 위에 '정밀 유도무기'라는 고부가가치 체계를 얹으며 북유럽 수출의 정점을 찍은 셈이다. ◇'강철 비' 뿌리는 천무, 중동·유럽 휩쓸며 '글로벌 스탠더드' 우뚝 천무(K-239)는 '하늘을 뒤덮는다'는 이름처럼 적의 장사정포 및 주요 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최첨단 다연장 로켓 시스템이다. 80km 사거리의 239mm 유도탄은 물론, 사거리 290km에 달하는 전술 지대지 유도 무기(KTSSM-II)까지 발사할 수 있어 전략적 활용도가 높다. 특히 경쟁 기종인 미제 하이마스(HIMARS)보다 2배 많은 화력(12발)을 동시에 투사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노르웨이 군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정적 요인이었다. 천무의 수출 영토는 이미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지난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 수출됐으며, 2022년에는 폴란드와 대규모 기본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번 노르웨이 수출은 폴란드에 이은 유럽 지역 두 번째 대규모 수주이자, 나토 핵심 회원국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기술적 완성도를 공인받게 됐다. ◇美·유럽 경쟁사 제쳤다…'방산 외교'의 승리 이번 수주는 전통적인 나토 무기체계와 경쟁을 벌여 승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초 노르웨이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장거리 정밀화력체계 사업에는 미국 록히드 마틴의 '하이마스(HIMARS)'와 유럽 KNDS의 '유로-풀스(EURO-PULS)'가 유력한 경쟁자로 거론될 정도로 우리측의 수주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반전의 계기는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외교'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노르웨이를 방문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천무의 우수성을 설파했다. 이어 11월에는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는 등 고위급 소통을 이어갔다. 여기에 주 노르웨이 대사관이 현지 기업 초청 행사를 지원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장기 군수 지원·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하며 현지 정부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6·25 전쟁 당시 의료 지원으로 시작된 양국의 연대가 방산 협력이라는 최고 수준의 신뢰로 발전했다"며 “이번 계약은 북유럽 시장 전체로 진출하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극저온' 맞춤형 기술로 북유럽 공략 가속 기술적으로는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전략'이 주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의 혹독한 추위와 설원 환경에서도 장비가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를 개량해 공급한다. 빠른 납기 능력과 가격 경쟁력에 더해 현지 운용 환경까지 고려한 기술력이 K-방산의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계약을 발판 삼아 에스토니아·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을 잇는 '천무 운용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강 비서실장 역시 “노르웨이의 선택이 인근 스웨덴, 덴마크 등에도 영향을 미쳐 수출 영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9 자주포로 쌓은 신뢰와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 결합해 계약이 성사됐다"며 “정부와의 '원팀' 체계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안보 기여는 물론 글로벌 방산 협력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블로항공 50억 투자’ 대한항공, AI드론 양산 퍼즐 완성

대한항공이 국내 드론 솔루션 유망 기업인 파블로항공에 약 50억 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SI)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 역량을 넘어 미래 전장의 핵심인 '군집 제어' 소프트웨어와 '정밀 양산'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해 명실상부한 'AI 무인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파블로항공 'AI 두뇌'와 볼크 '제조 엔진' 동시에 품다 31일 대한항공은 파블로항공의 지분 일부를 약 50억 원에 확보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이는 대한항공이 기술 스타트업에 단행한 이례적인 전략적 투자로,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차세대 무인기 전략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을 맞춘 셈이다. 파블로항공은 서로 다른 기종의 다수 드론을 충돌 없이 제어하는 '군집 조율(Swarm Coordination)' 기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투자를 통해 자사의 중대형 무인기 체계 기술에 파블로항공의 유연한 군집 비행 솔루션을 결합, 유·무인 복합체계(MUM-T) 등 미래 항공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파블로항공이 지난해 8월 인수한 방산 정밀가공 기업 '볼크(VOLK)'의 존재다. 1983년 설립된 볼크는 40년 넘게 해군 전투체계 콘솔, 캐비닛 등 핵심 방산 부품을 공급하며 '밀스펙(Mil-spec, 국방 규격)' 제조 역량을 입증해온 강소기업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파블로항공과의 협력을 통해 'R&D(파블로항공)-체계종합(대한항공)-양산(볼크)'로 이어지는 무인기 제조의 밸류 체인을 완성해 동적 역할 전환과 재편성이 가능한 군집 자율성을 지닌 '레벨 4' 수준의 군집 조율 기술이 탑재된 하드웨어의 신속한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이로써 소프트웨어(군집 AI)와 하드웨어(양산)가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대한항공이 목표로 하는 'AI 드론 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의장은 “대한항공의 투자는 기술 스타트업에 단행한 최초의 전략적 투자"라며 “당사의 군집 AI 기술이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실제 항공·방산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항공 산업을 선도해온 대한항공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차세대 무인기·항공 드론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뚜렷한 저피탐 무인기 협력 방향성 업계의 관심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개발 중인 '저피탐(스텔스) 편대기(KUS-LW)'를 비롯한 중대형 무인기에 파블로항공의 군집 비행 기술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쏠려 있다. 저피탐 무인 편대기는 유인기 1대가 무인기 3~4대와 편대를 이뤄 작전하는 MUM-T의 핵심으로, 적진 깊숙이 침투해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가 많아 통신 두절 상황에서도 기체끼리 위치를 파악하고 대형을 유지하는 고도의 '분산 자율 비행' 능력이 필수적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자사 중대형 무인기에 파블로항공의 △군집 AI 자율 비행 알고리즘 △통합 관제 플랫폼 △중소형 무인기 개발 역량 등을 접목해 방산 분야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파블로항공과 군집 비행 공동 연구·개발(R&D)과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무인기 기술·사업 노하우를 교류하는 등 미래 신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대한항공이 파블로항공의 분산 자율 비행 알고리즘을 상당 부분 이식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파블로항공 측은 다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파블로항공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방·민수 분야를 아울러 무인기 운용에서 군집 기술의 고도화에 협력하는 방향성은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언급했다. ◇“항공기 외관 검사 60% 효율 향상"…핵심 특허는 대한항공이 보유 가시적인 성과는 항공 정비(MRO) 분야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과 파블로항공은 군집 드론을 활용한 항공기 외관 검사 시스템 '인스펙X(InspecX)'를 협력 개발해 최근 'CES 2026' 혁신상을 수상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관련 핵심 기술의 권리 관계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해당 기술의 기반이 되는 '항공기 검사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장치(등록 번호 10-2843924)'와 '군집 드론을 이용한 원격 인스펙션 시스템(공개 번호 10-2023-0030149)' 등의 특허는 모두 주식회사 대한항공'이 출원인·권리자로 등록돼 있다. 이는 대한항공이 파블로항공과 협업하되 시스템의 설계와 핵심 알고리즘에 대한 원천 기술 주권은 확고히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지상통제부가 다수의 비행체(드론)와 지상체(로봇)에 최적의 임무를 할당하고 드론의 배터리 잔량과 임무 진행률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특정 드론의 배터리가 부족하면 다른 드론에 임무를 재할당하는 고도화된 협업 기능을 포함한다. 파블로항공 관계자는 “드론 군집 AI 관련 협업 중 가장 큰 부분은 항공기 외관 검사 분야"라며 “항공기 MRO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라 군집 드론을 통한 사업 확대가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이 밖에도 '버티포트 교통 관리 방법(10-2025-0096092)' 및 '버티포트 착륙 관리 방법(10-2025-0106024)' 특허를 출원하며 풍향에 따른 동적 경로 변경 및 비상 시 공중 대기(Holding Pattern) 등 미래 항공 모빌리티 관제 기술까지 선점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누적 매출 471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투자는 이러한 하드웨어 성장세에 '소프트웨어'라는 날개를 단 격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자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앞으로 역량 있는 중소·벤처 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해 기술 혁신과 동반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동맹국서 군함 만들자’ 美 해군 준비태세보장법…K-조선, ‘마스가 효과’ 기대감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상 패권 경쟁이 임계점에 도달함에 따라 미국 내에서는 자국 조선산업의 쇠퇴를 인정하고 한국·일본 등 동맹국의 산업 역량을 빌려 함대를 재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실천 조치로 미상원 군사위원회에 미국이 아닌 역외지역인 동맹국 조선소에서 미군함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해군 준비태세보장법(S.406, Ensuring Naval Readiness Act)'이 발의돼 지난 60여 년간 유지돼 오던 '자국내 건조 원칙'이 깨질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동시에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할 경우 동맹국 가운데 조선산업 글로벌 역량이 앞선 우리나라와 일본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미국 전쟁부의 '2024 중국 군사력 보고서'와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은 2030년까지 최소 435척의 함정을 보유하며 세계 최대의 함대로 등극할 전망이다. 반면에 미 해군은 건조 지연·예산 초과·숙련 인력 부족 등 소위 '파멸적 루프(Doom Loop)'에 빠져 2030년 보유 함정 수가 291척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건조 중인 미 해군 함정의 82%가 예정보다 지연되고 있고 이는 미 해군 수뇌부가 자국의 조선 상황을 “엉망진창"이라고 자조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 이러한 수적 열세는 질적 우위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조선 능력을 바탕으로 함정 건조에 필요한 무기 체계와 전자 시스템을 100% 자급자족하는 수직 계열화를 달성했다. 이와 달리, 미국은 냉전 이후 추진한 줌월트급 구축함(척당 70억 달러 소요)과 연안전투함(LCS) 등의 잇따른 실패로 산업적 기반이 와해된 상태다. 미 해군의 발목을 잡는 '법적 족쇄'와 미 해군의 발을 묶고 있는 핵심 장벽은 1920년에 제정된 '존스법(Jones Act)'과 미 군함 및 주요 선체 구성을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 수정안(10 U.S.C. 8679)'이다. 이 법안들은 미국 내 항구 간 이동 선박과 군함의 국내 건조를 강제해 왔으나 결과적으로 미국 조선소들을 비효율적인 고비용 구조로 변질시켰다. 이에 대응해 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 의원(유타주) 등이 지난해 2월 5일 발의한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은 10 U.S.C. 8679 규정에 중대한 예외를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은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회원국 또는 한국·일본과 같은 인도-태평양 동맹국의 조선소가 미 군함 건조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 본국 야드에서의 건조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 해당 조선소가 중국 기업에 의해 소유되거나 운영되지 않음을 해군성 장관이 의회에 증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미 이러한 변화를 선점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의 '필리 조선소'를 1억 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이곳에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군함 건조 시설로 현대화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 또한 미국의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와 협력해 2028년부터 13척의 군수 지원함을 인도하기로 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 한국 정부가 합의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이니셔티브는 양국 동맹을 '산업 동맹'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조선 산업 재건을 위해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규모의 조선 협력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 대가로 한국이 필리 조선소와 한국 내 야드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승인했다. 이는 한국이 핵 잠수함을 보유하는 최초의 비핵 국가가 되는 길을 열어준 역사적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상원에서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안이 통과될 경우 미 해군은 단기적으로 한국·일본 본국에서의 군수 지원함 건조를 시작하고, 장기적으로는 프리깃과 코르벳 등 특정 함급의 전량을 동맹국 야드에서 대량 생산해 직납받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 내부에서도 2054년 함대 381척 목표 달성을 위한 유일한 탈출구로 이를 지목하고 있다. 다만 미국 내 5대 주요 노동조합은 해외 건조가 자국 조선 산업의 영구적 쇠퇴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사반대하고 있어 입법 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년 인도-태평양의 평화는 미국의 결단과 한국과 일본의 조선 능력이 얼마나 긴밀하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어 동맹국의 조선소에서 건조된 미 군함이 대양을 누비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