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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연기’ 피어 올랐다…콘클라베 이틀만에 새 교황 선출

제267대 교황이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둘째 날인 8일(현지시간) 선출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0분께 콘클라베가 진행 중인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색 연기가 피어 올랐다. 투표 횟수로는 4번째 만에 결정됐고 지난달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지 17일 만이다. 2005년(베네딕토 16세)과 2013년(프란치스코) 콘클라베도 둘째날 결과가 나왔다. 투표 횟수는 각각 4차례, 5차례씩 진행됐다. 새로 선출된 교황은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으로 나타났다. 선임 부제 추기경은 이날 오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강복의 발코니'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공식 선언했다. 이어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선출됐으며, 그가 앞으로 사용할 교황 즉위명은 '레오 14세'라고 발표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명이 발표된 이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손을 흔들며 군중 환호에 화답했다. 이어 이탈리아어로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La pace sia con tutti voi)라고 첫 발언을 했다. 1955년생으로 시카고 태생인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일원인 레오 14세 교황은 1982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페루에서 오랫동안 사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추기경으로 임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출신 첫 교황 선출에 “우리나라에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5개 대륙 70개국에서 80세 미만의 추기경 133명이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역대 최대’ 콘클라베 오늘부터 시작…새 교황 누가 될까

제267대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가 7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시작된다. 이번 콘클라베에는 5개 대륙 70개국에서 80세 미만의 추기경 133명이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이들은 이틀 전까지 모두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고, 전날 바티칸 내 숙소에 입소했다. 당초 투표권자는 135명이었으나 케냐의 존 은주에 추기경과 스페인의 안토니오 카니자레스 로베라 추기경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투표는 추기경 선거인단의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무기한 계속된다. 첫날에는 오후 4시30분에 한 번 투표가 진행된다. 이후엔 매일 오전과 오후에 두 번씩, 최대 네 번 투표가 이뤄진다. 콘클라베는 철통 보안 속에 이뤄진다. 추기경들은 콘클라베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영구적으로 비밀에 부친다는 서약을 해야 한다. 개인 휴대전화를 모두 밖에 두고 콘클라베에 들어가야 하며, 전화와 인터넷, 신문 열람 등 외부와의 소통이 절대적으로 금지된다. 콘클라베 사상 최장 기록은 13세기 클레멘스 4세의 후임 선출이었다. 당시 콘클라베는 1268년에 시작해 2년9개월 하고도 이틀이 지난 1271년에야 끝이 났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새 교황을 선출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사흘이다. 가장 길었던 회의는 1922년 비오 11세 교황을 선출할 때로 닷새가 걸렸다. 2005년(베네딕토 16세)과 2013년(프란치스코) 콘클라베는 모두 이틀이 걸렸고, 투표 횟수는 각각 4번과 5번이었다. 다만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133명은 역대 최대 규모이며, 추기경 국적 또한 기존 48개국에서 70개국에서 확대된 만큼 과거보다 순조롭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투표 결과는 시스티나 성당 지붕에 설치된 굴뚝의 연기 색깔을 통해 알 수 있다. 검은 연기가 나오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없어서 교황 선출이 불발됐다는 뜻이고, 흰 연기가 올라오면 새 교황이 탄생했다는 뜻이다. 새 교황이 뽑히면 추기경단 단장은 선출된 추기경에게 수락 여부와 앞으로 교황으로서 어떤 명칭을 사용할지 묻는다. 이어 선거인단 수석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가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우리에게 교황이 있다)을 외쳐 새 교황의 탄생을 선언한다. 이후 새 교황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전 세계인에게 첫 사도적 축복인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를 내린다. 유력 후보로는 교황청 2인자인 이탈리아 출신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가나 출신인 피터 턱슨 추기경, 필리핀의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 등이 꼽힌다.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도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뉴욕 출신인 티모시 돌란 추기경을 교황 후보로 지목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추기경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서이 크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역사적 선례에 근거했을 때 차기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은 예측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베팅사이트에선 파롤린 추기경이 차기 교황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18만달러(약 268억원)의 판돈이 몰린 폴리마켓에선 파롤린 추기경의 당선 확률이 28%로 가장 높고 타글레 추기경(23%), 마테오 주피 추기경(11%)이 뒤를 이었다. 영국 베팅사이트 윌리엄힐에선 파롤린 추기경의 배당률이 9/4로 가장 높고 타글레 추기경(3/1), 턱슨 추기경(6/1)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핵보유국’ 인도·파키스탄 군사충돌…트럼프 “빨리 끝내라”

'사실상 핵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공격을 주고받으며 6년만에 다시 무력충돌하자 양국간 전면전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이날 새벽 '작전명 신두르'를 실시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9곳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인도 정부는 이후 성명을 내고 “갈등이 고조되지 않기 위해 정밀하고 절제된 대응에 나섰다"며 무장 테러 세력들이 사용하는 시설을 공격해 파키스탄 민간인, 경제적 및 군사적 시설은 공격 표적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인도의 군사작전에 대해 보복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카자와 무하마드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인도 전투기 5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그는 보복 공격에 대해 “우리는 단지 영토를 방어하고 있을 뿐, 적대적 행위가 아니다"라며 “우린 지난 2주 동안 인도에 대한 적대적인 행동을 결코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인도가 공격하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며 “인도가 물러선다면 우리도 반드시 끝낼 것"이라고 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안보 내각 긴급 회의를 소집했으며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교활한 적군이 비겁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파키스탄은 인도가 자행한 이 전쟁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모든 권리가 있으며, 현재 강력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이유 없는 노골적인 전쟁 행위"라며 “장거리 무기로 민간 지역을 표적으로 삼는 등 파키스탄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군사충돌을 두고 “갈등이 더욱 격화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로 인한 사상자가 13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키스탄군은 인도의 공격으로 민간인 26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인도 경찰은 파키스탄 포격으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10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48명이라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집계된 양국 사망자 수는 36명, 부상자는 94명이다. 양측이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사례는 2019년 2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인도가 1971년 이후 처음으로 파키스탄을 공습했다. 두 나라는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렀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반감도 큰 곳으로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자주 일어난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달 22일 분쟁지인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휴양지 파할감 인근에서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총기 테러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친 뒤 일촉즉발 긴장을 이어왔다. 인도는 파키스탄을 테러 배후로 지목하고 인도 내 파키스탄인 비자를 취소하고 파키스탄과 상품 수입·선박 입항·우편 교환을 금지하는 등 제재에 나섰다. 이에 파키스탄은 연관성을 부인하며 인도 항공기의 영공 진입 금지, 무역 중단과 인도인 비자 취소 등으로 맞섰다. 특히 인도는 전날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 강물을 차단했고, 파키스탄은 전쟁 행위로 간주하겠다며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국제사회 등은 사실상 핵보유국인 양국 간의 확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사회 승인 없이 핵무기를 보유한 인도와 파키스탄은 이스라엘 등과 함께 '비공인 핵보유국' 또는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불린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성명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번 사태에 매우 우려하고 있고 최대한의 군사적 자제를 촉구했다며 “세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군사적 대립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이 공격을 주고받는 것과 관련해 “유감"이라며 “이들은 오랫동안 싸워왔다. 그냥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미국은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인도, 파키스탄과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미동맹 안정”…美, 이주호 대행 체제와 협력 의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국무총리 권한대행을 맡게 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 권한대행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의 관련 질의에 “우리는 우리 동맹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그리고 한국과 협력하는데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부는 한덕수,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 때도 한국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5초 만에 15GW 중단”…스페인·포르투갈 대규모 정전, 재생에너지가 원인?

28일(현지시간) 대낮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로 전역이 순식간에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천명의 관광객과 주민들은 멈춰 선 기차와 지하철에 갇혔고 일상생활에 흔히 사용하는 전화, 인터넷 등의 통신은 먹통이 되자 스페인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하며 복구 작업에 나섰다. 대부분의 지역에선 전기가 다시 공급됐지만 정전 원인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정전은 28일 낮 12시쯤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발생했다. 스페인과 국경을 맞댄 프랑스 남부 일부도 피해를 봤다. 스페인 내무부는 정전 사태로 인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력이 중단되자 기업들과 공장들은 업무가 중단됐고 지하철과 열차 등 다른 교통수단들도 멈춰서면서 관광객과 통행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차량 안에 갇히는 일이 속출했다. 구조대원들은 이날 약 3만5000명의 승객을 구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중교통이 끊겨 발이 묶인 사람들은 지나가는 자동차를 얻어 타기 위해 도로 위로 몰려 나오는 모습도 보였다. 정전 피해를 본 지역에선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도시 곳곳에선 기록적인 교통체증이 일어났고 마드리드에서는 일부 중요 건물 주변에 경찰이 대거 배치돼 수신호로 교통을 통제해야 했다. 시민들은 또 연료와 비상식량 등을 사기 위해 슈퍼마켓과 주유소 등으로 몰렸지만 대부분 가게에서 카드 결제기가 작동하지 않아 현금이 없는 시민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은행 지점들 앞에는 현금을 뽑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마드리드 오픈 테니스 대회도 갑작스러운 정전에 경기 도중 중단됐다. 스페인 정유사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 병원을 비롯한 긴급 서비스는 자체 발전 동력으로 가동했고 스페인 증시 또한 거래가 중단되지 않았다. 포르투갈도 리스본과 그 주변 지역, 북부와 남부 지역이 정전 피해를 보았다. 일부 사람들은 야외로 나와 함께 음료를 나눠마시는 등 아날로그 기술이 안겨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력은 다음날인 29일 새벽께 거의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 오전 5시 기준 스페인 전력 공급의 92%가 복구됐다. 이번 정전은 단 5초만에 15기가와트(GW)의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일어났지만 스페인 당국은 그 배경을 아직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성명에서 “아직 정전의 원인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현 단계에서는 어떤 가설도 배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전 피해국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스페인 전력회사 레드 일렉트리카는 프랑스와의 전력망 연결이 중단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포르투갈 전력망 운영사 REN의 이사회 멤버인 조아오 콘체이카오는 “스페인 시스템에서 대규모 전압 진동이 첫 발생했고 포르투갈 시스템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전력 공급업체 E-Redes는 정전이 '유럽 전력 시스템의 문제'로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에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스페인·포르투갈 당국 및 유럽 송전 시스템 운영자 네트워크와 연락해 정전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엑스에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의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재생에너지에 대한 스페인의 의존도가 높아 정전이 발생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페인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인 국가 중 하나로,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태양광과 풍력이 차지하는 발전 비중은 43%로 집계됐다.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3%, 20%에 불과한데 스페인 정부는 가동 중인 마지막 선탄발전소 1기를 올해 폐쇄해 재생에너지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유럽에서 이 규모의 발전 시스템 붕괴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사태를 통해 재생에너지에 더 의존하는 전력망의 취약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정부는 향후 10년에 걸쳐 원전의 점진적 폐쇄를 추진 중인데 이번 정전 사태로 원전 폐지 결정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러, 내달 8일부터 72시간 휴전 선언…“전승절 80주년 기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연휴인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휴전한다고 선언했다. 28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 따르면 휴전은 8일부터 시작해 10일 자정에 끝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분쟁을 끝내기 위해 평화 협정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5월 9일은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승전 80주년을 맞는 올해 러시아는 목요일인 5월 8일부터 연휴에 들어간다. 크림렌궁은 이어 우크라이나도 모범을 따라 군사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부활절 기간인 지난 19일에도 30시간 동안 일시 휴전한다고 일방 선언했었다. 그러나 이 기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상대가 휴전을 위반하고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이번 푸틴 대통령의 휴전 선언은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30일 휴전'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일시적 휴전을 두 번 선언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아마도 그(푸틴 대통령)는 전쟁을 중단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러시아에 2차 제재를 도입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의 중재와 관련해 “이번 주는 우리가 이 노력을 계속할지 아니면 다른 문제에 집중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면 든 프란치스코 교황…장례미사서 주목받은 트럼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렸다. 미사는 십자가 문양이 새겨진 목관을 성 베드로 성전에서 야외 제단으로 운구하며 시작됐다. 입당송(入堂頌) '주여, 영원한 안식을 내리소서'와 기도, 성경 강독, 성찬 전례, 관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하는 고별 의식 순서로 약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다. 미사를 주례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장은 강론에서 “교황은 최근 몇 년간 잔혹한 전쟁과 비인간적 공포, 수많은 죽음과 파괴에 대해 쉼 없이 평화를 간청하고 이성적이고 진실된 협상으로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멕시코와 미국 접경지역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그리스 레스보스섬에서 난민 12명을 바티칸으로 데려온 일화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고 소외되고 작은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며 “모든 이에게 마음을 연 민중의 교황이었다"고 추모했다. 2시간여 동안 장례미사가 끝난 뒤 교황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로마 시내를 가로질러 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모 대성전)으로 출발했다. 운구차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필리핀 방문 때 탔던 전용차량을 개조했다. 관 속에는 고위 성직자의 책임과 권한을 상징하는 팔리움(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 재위 기간 주조된 동전과 메달, 그의 재위 기간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 형태의 문서가 철제 원통에 봉인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즐겨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을 장지로 택했다. 대부분의 전임 교황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 묻혔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묻히는 건 1903년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 안치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가는 길가에는 수많은 인파가 운집, 박수를 치며 교황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이번 장례미사에 참석한 인원은 25만명을 넘었다고 교황청은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국가원수 약 50명과 군주 약 10명을 포함한 130여개국 대표단도 바티칸을 찾아 애도했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사절단원으로 동행했다.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정순택 대주교, 임민균 신부, 최광희 신부 등이 한국 천주교 조문단으로 참석했다. 이번 장례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지난 2월말 미 백악관에서 충돌했던 이후 이번 장례식을 계기로 처음 회동하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장례미사는 단순 장례식이 아닌 그 이상이었다"며 “장례미사 전에 진행됐던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비공식적인 회동이 주목을 받았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성베드로 대성당 내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마주 앉아 독대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대통령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대화를 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의 전후 안전보장을 위한 비공식 협의체인 '의지의 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좋은 만남이었다. 논의된 모든 것에 대한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 당국자도 회동 사실을 확인하면서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미사 참석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간 지역, 도시와 마을에 미사일을 발사할 이유가 없다"며 “그(푸틴)가 전쟁을 중단하고 싶지 않아 '은행' 혹은 '2차 제재'를 통해 다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례미사를 계기로 젤렌스키 대통령 이외 누굴 만나고 만나지 않을지도 주목을 받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관세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번 회동은 향후 관세 협상의 발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많은 정상들과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할 때 회의를 하는 것은 약간 무례하다"며 “그러나 난 많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만나지 않았고 최근 백악관을 방문했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눈에 띄지 않게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짧은 회동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CNN 기자인 케빈 본은 자신의 엑스를 통해 “EU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 장례식에서 짧게 만났고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EU 대변인이 말했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장례 미사를 시작으로 5월 4일까지 '노벤디알리'로 불리는 9일의 애도 기간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매일 추모 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 교황의 무덤은 오는 27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Conclave·추기경단 비밀회의)는 5월 5일부터 10일 사이에 시작된다.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은 콘클라베 첫날 오후 한 번, 이튿날부터는 매일 두 차례 투표한다. 전체 선거인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나오면 투표 장소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워 당선자가 나왔다고 알린다. '빈자(貧者)의 성자'로 불렸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오전 7시35분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선종했다.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하는 등 역대 가장 진보적인 교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26일 오전 10시 거행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 일정이 공개됐다. 22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프린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이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 단장 주재로 열린다고 발표했다. 교황의 관은 현재 바티칸 내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 안치됐다. 23일 오전 9시에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이날부터 일반 대중도 교황을 조문할 수 있게 된다.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뒤 회복 중이던 교황은 전날 뇌졸중과 이에 따른 심부전증으로 88세에 선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장식 없이 묻어달라”…가난한 자의 성자, 유언장도 검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이 21일(현지시간) 공개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교황의 유서를 공개했다. 2022년 6월 29일 작성된 유서엔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간소한 무덤에 묻어달라는 요청이 적혔다. 교황은 유언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영원한 삶의 생동감 있는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또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도표까지 첨부해 무덤의 정확한 위치를 지정했다. 또 장례식 비용은 미리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덤이 반드시 지하에 있고 단순해야 하며 특별한 장식 없이 오직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Franciscus)이 적힌 비문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언을 마무리하며 교황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계속 기도할 사람들에게 마땅한 보상을 주시기를" 주께 요청했다. 통상 교황은 사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 안식처로 선택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그가 사랑했던 성당으로 자주 찾던 장소다. 2013년 즉위한 지 만 하루가 되기 전에 이곳을 방문해 성모 마리아 성화 앞에서 기도했고 생전 인터뷰에서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교황은 사후 바티칸 외부에 안장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되는 교황으로는 1669년 이후 처음이다. 또한 교황청은 지난해 개정한 교황 장례 전례서에서 교황의 시신을 안치하는 관을 삼중관에서 목관 1개로 줄이는 등 교황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교황청은 이날 저녁 바티칸 내 교황의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이 이뤄지고, 이르면 23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 조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청 대변인은 장례식이 오는 25~27일 사이 거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해 회복하던 중 이날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뇌졸중과 그에 따른 회복 불가능한 심부전을 사인으로 발표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립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종한 교황을 애도하기 위해 이날 미국의 공공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인에 대해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며 “그는 열심히 일했고, 세계를 사랑했다"고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가난한자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약자 보듬고 떠났다

역사상 첫 남미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형제자매 여러분, 깊은 슬픔 속에서 프란시스 성하의 죽음을 알린다"며 “오늘 오전 7시 35분, 로마의 주교 프란치스코가 하느님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기관지염 증상으로 지난 2월 14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이후 양쪽 폐에 폐렴 진단을 받은 그는 입원 중 상태가 악화했지만 38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지난 3월 28일 퇴원했다. 이후 휠체어에 앉아 공개 일정을 수행하는 등 활동을 늘려가고 있었다. 전날 부활절 미사에 깜짝 등장해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교황은 안젤로 코마스트리 추기경이 대독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가자지구의 상황이 개탄스럽다"면서 “전쟁 당사자들에게 휴전을 촉구하고 인질을 석방해 평화의 미래를 열망하는 굶주린 이를 도와줄 것을 호소한다"는 사실상의 메시지를 남겼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난 교황은 비유럽권 출신이자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2013년 즉위 이후 가톨릭교회가 소수자, 사회적 약자에 더 포용적으로 바뀌고 평신도의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며 진보적 개혁을 밀어붙여 가톨릭 내 보수진영과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는다. 적대적 관계에 있던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 기여를 했고,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이라크 땅을 밟아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한 이래 교황은 끊임없이 평화의 목소리를 냈고, 2023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도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즉위 다음 해인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특히 방한 중 세월호 참사 유족을 위로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꽃동네 장애인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과 마주하며 한국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당시 교황은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다. 교황의 선종 소식에 국제사회는 일제히 애도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이 각각 교황과 만나는 사진을 올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로운 안식을 빈다"고 한마디를 적었다. 교황이 선종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정치인인 밴스 부통령은 “그를 사랑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 교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위대한 목자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교황은 겸손함과 가난한 이들을 향한 순수한 사랑으로 가톨릭교회를 넘어 수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독실한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도 엑스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애도한다"며 “평화, 사회적 정의, 그리고 가장 취약한 이들을 위한 그의 헌신은 깊은 유산을 남겼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겸손한 마음으로 가장 취약하고 약한자들의 편을 들어줬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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