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도 덩달아 급등했다. 이를 두고 리튬 가격이 본격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9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전날 kg당 76.50위안에 거래를 마감, 지난 8월 2일(75.5위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튬값이 지난 25일 69.5위안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약 1달 만에 시세가 10% 가량 오른 셈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으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음에도 리튬 가격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추이를 이어가 더 주목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엔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상승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전월 대비 11.1% 급등한 142만9000대로 집계됐다.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량 또한 지난달 146만3000대를 기록하면서 9월 대비 11.9% 증가했다. 로이터통신도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동월대비 56.7% 급등, 월간 기준으로 올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이달초 보도한 바 있다. 또 CAPA에 따르면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7월 51.1%로 처음 50%를 돌파한 후 10월(52.9%)까지 4개월 연속 50%를 상회했다. 전기차 판매량 또한 지난 10월까지 3개월 연속 100만대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산하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시장은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경제 침체에도 중국 전기차 수요가 탄탄한 이유엔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기존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꿀 경우 소비자에게 최대 28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힘입은 비야디(BYD), 지리자동차 등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자사가 제시한 연간 판매량 목표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에 2022년 11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리튬 가격이 마침내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차이나 퓨처스의 장 웨이신 애널리스트는 “11월 탄산리튬 수요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치보다 강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리튬 과잉공급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호주 광산업체 미네랄 리소시스는 '볼드 힐' 리튬 광산을 폐쇄하겠다고 지난 주 발표했고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의 경우 이달초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직원 6~7% 감원, 2025회계연도 자본지출 50% 감축 등 비용 절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라이온타운 리소스는 세계 최대 리튬 광산 개발사업인 '캐슬린 밸리 프로젝트'를 올해 중순에 완성해 생산에 돌입했고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 포드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그러나 내년 1분기까지 300만톤을 생산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2027회계연도까지 280만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기에 필바라 메니랄도 내년 생산량 목표치를 기존 80만~84만톤을 70~74만톤으로 낮췄다고 지난달 밝혔다. 다만 원자재 정보 제공업체 패스트마켓의 윌 아담스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튬 시장에서 과잉 공급량은 올해 10만톤에 이어 내년 9만톤이 더 추가될 것이라며 업체들의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