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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지옥 막겠다”…吳, 한강 벨트 수성으로 ‘새벽 대역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의 패배 예측을 뒤집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으며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부동산 지옥을 막겠다"는 오 후보의 메시지가 막판 역전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8.45% 기준 오 후보는 252만5682표(49.02%)를 얻어 248만6144표(48.26%)를 받은 정 후보를 0.76%포인트(3만9538표) 차이로 앞섰다. 투표 종료 직후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 51.4%, 오 후보 46%로 격차가 5.4%포인트에 달해 오 후보의 패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개표 초반에도 오 후보가 큰 차이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기며 오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정 후보가 개표 내내 앞서던 판세는 이날 오전 7시17분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며 뒤집혔다. 역전의 발판은 '강남 벨트'였다. 서초구에서 오 후보는 15만7표(64.68%)를 얻어 정 후보(33.19%)를 31.49%포인트(p) 차이로 압도했다. 강남구에서도 오 후보가 19만2934표(65.98%)로 정 후보(31.92%)를 34.06%p 차이로 크게 앞섰다. 정 후보가 나머지 노원·도봉·강북·은평·중랑·성북구 등 동북·서북권 15개 구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강남4구에서 오 후보가 확보한 수십만 표 차이가 이를 상쇄하며 승부를 갈랐다. 주목할 대목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꼽히던 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눌렀다는 점이다. 양천(오 49.22% 대 정 48.48%)·영등포(오 50.50% 대 정 46.68%)·동작(오 50.36% 대 정 46.44%)·강동(오 50.65% 대 정 46.95%) 등은 모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양천·영등포·강동은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곳으로, 부동산 민심이 오 후보 쪽으로 쏠린 결과"라며 “마포·성동까지 오 후보가 선전하면서 한강 벨트 수성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빙 승부의 최후 분수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송파구(43만9125명)였다. 투표용지 부족 논란 등으로 개표가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송파구에서 오 후보가 52.85%로 과반을 넘기며 막판 역전의 쐐기를 박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든다. 제가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그동안 주식시장 폭등에 가려졌던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 오세훈 후보에게 실린 것"이라며 “정원오가 25개 선거구 가운데 내준 곳은 7개뿐인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다. 부동산 민심의 폭발로밖에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과의 전쟁을 얘기했는데, 한강벨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풀어야 할 엄청난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강남4구 표심은 부동산 여론과 직결됐다. 서울시 전체 인구(약 929만 명)의 22.7%가 밀집한 이 지역은 종합부동산세·공시가격 등 부동산 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집중돼 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22개 자치구에서 앞서고도 강남3구 표차(12만6000여 표)에 막혀 석패한 전례와 판박이 구도였다. 정원오 캠프는 '강남4구 특위'까지 발족하며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으나, 결국 오 후보의 견제론이 더 힘을 받았다. 박 교수는 “정원오의 부동산 전략이 차별점 없이 오세훈의 모방이라는 느낌을 줬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약을 내놨다는 인식이 안 생기고, 리스크 관리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부동산에서는 쫓아가기 급급한 입장이었다"고 짚었다. 오 후보의 당과의 거리두기 전략도 중도 보수 결집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과 헤어지지 못한 국민의힘과 절연하겠다, 차라리 독립군이나 무소속처럼 활동하겠다는 전략이 유효했던 선거"라며 “오세훈 후보가 장동혁 대표와 선거 운동을 같이 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출구조사의 주된 원인으로는 보수층의 응답 회피가 꼽힌다. 서요한 에브리폴 대표는 “방송 3사에 대한 보수층 지지자의 신뢰도가 낮아 응답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오세훈을 찍었다고 대놓고 말하면 내란 동조 세력으로 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샤이 보수가 출구조사의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점도 정확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 대표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당연히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수락 연설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최대 현안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많은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임기 첫주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서울 진 ‘정청래’, 부산 뺏긴 ‘장동혁’…위기의 여야 대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나란히 정치적 숙제를 떠안게 됐다. 민주당은 압승에도 서울을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지켜냈지만 부산을 내주며 양당 대표 모두 향후 리더십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야 대표 모두에게 '차기 당권 및 지도부 입지 흔들기'라는 공통의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 선거 결과에 따른 당내 비주류의 반발과 책임론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두 대표의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대 4'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부산 등을 포함한 12곳에서 승리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비롯해 대구·경북·경남 등 4곳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선거 전 제기됐던 '보수 몰락론'과 달리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서울과 부산이었다. 서울은 전국 정치의 중심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고, 부산은 보수 진영의 핵심 기반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여야 지도부 역시 선거 기간 두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며 사실상 상징 전쟁을 벌였다. 정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서울 승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정권교체 흐름과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서울 탈환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극적으로 꺾었다.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도적 성적을 거뒀음에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 안팎에서는 당초 유력하게 점쳐지던 정 대표의 '당 대표 연임' 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을 놓친 만큼,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연임 불가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 패배는 정청래 대표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국 승리라는 성과가 있지만, 서울이라는 상징적 지역을 놓친 만큼 향후 당 대표 연임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서울시장 승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정치적 악재를 마주했다. 이번 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장 대표의 당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를 거두며 독자적인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의 당선이 단순한 지역구 승리를 넘어 보수 진영 내 차기 주자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둔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은 현 지도체제에 대한 당원과 보수 지지층의 불만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여기에 부산시장 선거 패배까지 겹치면서 장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도 부산 수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결국 전재수 민주당 후보에게 시장 자리를 내줬다. 특히 장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서울과 부산을 핵심 승부처로 강조해 온 만큼 부산 패배는 향후 당내 평가에서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서울시장 승리만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완전히 잠재우기 어려운 이유다. 이 평론가는 “장동혁 대표가 승리 기준으로 제시했던 서울과 부산 가운데 서울만 지켜냈고, 여기에 한동훈 후보의 무소속 당선까지 겹치면서 당내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 대형 엔터사 취업 잇따라…실무 교육 성과 주목

한국예술사관실용전문학교(이하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가 현장 중심 교육을 기반으로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취업 성과를 이어가며 실무형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학교 측에 따르면 연예매니지먼트과 졸업생들은 최근 SM, HYBE, JYP, 안테나, 스타쉽 등 국내 주요 기획사에 잇따라 진출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는 현업에서 활동 중인 엔터테인먼트사, 방송국, 제작사 관계자들이 직접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업 과정에서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는 물론 홍보 마케팅, 팬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기획 등 기획사 실무 전반을 다루며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5월에는 하이브·CJ_ENM 인사담당으로 근무했고 현재 엔터취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환 강사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며 “'엔터취업의 모든 것'을 주제로 채용 절차와 취업 준비 방법, 업계가 요구하는 역량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JYP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한 졸업생은 “재학 당시 엔터테인먼트계열 윤지원 교수가 지도한 A&R 프로젝트 동아리 'LINK' 활동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은 것이 주효했다"며, “음반 유통과 콘텐츠 제작, 공연 기획 등 실제 엔터테인먼트 산업 현장과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직무 이해도를 높였다"고 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경험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단순 이론 교육을 넘어 실무 환경을 경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는 현재 전임교수의 지도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형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학생들이 졸업 전부터 직무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시흥 톺아보기] 국제안전도시 고도화로 재공인 박차

시흥=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모든 인류는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동등할 권리를 가진다.' 국제안전도시는 1989년 스웨덴 스톡홀름 선언에 기초해 안전 증진 기반과 역량을 갖춘 도시에 부여하는 국제 인증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안전을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안전을 위해 협력하는 과정이 국제안전도시 핵심 가치로 꼽힌다. 2022년 국제안전도시 1기 공인을 받은 시흥시는 올해 국제안전도시 2기 공인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국제안전도시 사업 이행 진단 및 성과평가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교통안전, 낙상예방, 자살예방, 산업안전, 재난안전, 폭력예방 등 6개 분야 안전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재공인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다. 국제안전도시 공인은 스웨덴에 있는 국제안전도시 공인센터(ISCCC)에서 주관하며, 시흥시는 내달 서면 평가와 11월 해외 심사위원 대면 평가 등을 거쳐 연내 2기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시흥시는 다양한 안전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2024년 지역 안전 수준은 국제안전도시 1기 공인 시점인 2022년과 비교해 크게 향상됐다. 가해 사망률은 0.2명에서 0명(인구 10만 명당)으로 줄고, 보행자 교통사고 부상률은 6.3명에서 5.1명(인구 만 명당)으로 감소했다. 아동 학대 피해 발생률도 7.1건에서 5.5건(아동 천 명당)으로 감소했다. 이런 성과 바탕에는 촘촘한 협력체계가 있다. 시흥시는 1기 공인 때 조직된 실무협의회를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이 수시로 작동하는 체계로 바꿨다. 실무협의회를 중심으로 문제 발굴, 사업 기획, 실행 순환이 구조화되도록 운영하고 민-관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최근 배달 서비스 산업이 급증하면서 이륜차가 개인형 이동장치, 보행자, 이륜차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2024년 이륜차 교통사고 부상률은 인구 만 명당 7.9명으로, 다른 유형별 교통사고와 비교해 1.5배~2배 높은 수준이다. 이를 해소하기 시흥시는 배달라이더를 대상으로 안전지킴이를 구성해 안전 문화 캠페인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고 위험군인 배달 종사자가 안전 실천 주체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작년 선발된 8명 배달라이더 안전지킴이는 각종 안전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 신고, 구조활동 등에 참여하고 도로 파손, 불법주차 등 일상 속 안전 위협 요소 제거를 병행하는 등 지역사회 안전망을 강화해 왔다. 시흥시는 안전지킴이 활동을 독려하고자 활동비 지원 등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 사고 위험 예방도 주요 과제다. 독거노인 및 취약계층 고령자의 안전한 주거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나 기존 재가 중심 돌봄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시흥시는 주거환경 개선, 건강관리, 사회적 관계 형성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고령자복지주택'을 조성했다. 고령자복지주택은 낙상 예방을 위한 각종 시설을 설치하는 등 물리-정서적 위험 요인에 대한 예방을 강화했다. 오는 12월에는 하중지구 내 고령자복지주택 신규 착공이 예정돼 고령자 맞춤형 주거-복지 통합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흥시는 전체 손상 사망 원인 중 노인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어 개인-집단 상담과 심리 검사도 진행한다. 시니어 상담사와 말벗봉사단이 상담을 추진하며, 노인 관련 기관 간 네트워크가 자살 예방에 협력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개인과 가족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손상 요인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신고나 지원 요청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이 누적될 수 있다. 시흥시는 이에 따라 '가정폭력-성폭력 통합상담소'를 통해 전문적인 전화-방문 상담을 추진하며, 피해자 법률 상담과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통합상담소를 통해 4054건 상담이 진행됐고, 3350건 지원을 신속하게 연계했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은 피해자와 동반 아동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위한 상담, 치료를 병행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시흥시는 작년 재난관리 평가(340개 재난관리 책임기관 대상)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사상 초유’ 투표지 부족 사태…“선관위 근본적 개혁해야”

6·3 지방선거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선거 공정성까지 도마에 오르자, 여야 간 공방전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지적하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질책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선관위가 3일 밤 9시 본투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개표 종료 투표용지 부족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입장을 밝혔지만, 좀처럼 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중앙선관위 설명대로라면, 본투표 당일 오후 6시 20분 기준 서울 소재 투표소 14곳(강남구 1곳, 송파구 12곳, 광진구 1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추가 사례 발생 여부에 대해선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당초 '투표용지 부족'을 초래한 선관위의 미흡한 준비 체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고가 터진 직후 내놓은 '수요 예측 실패' 등 설득력 없는 해명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선관위 측에선 “직전 지선 대비 투표율이 높아져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는데, 송파구의 경우 투표용지 물량이 전체 유권자의 50%만 인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닌데 그러한 선관위의 주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 역시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유권자 수만큼 투표용지를 100% 확보했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일부 투표소에서 실시한 긴급 조치 과정 중 잡음마저 발생해 질타를 받는 분위기다. 대기표를 발부한 유권자에 한해 밤 10시까지 마감 시간을 늘려 투표권을 보장하도록 조치했으나, 대기표가 부족해 임시 용지까지 투입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경우, “개표 중단", “부정 선거"를 외치며 투표함 반출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선거관리원 간 밤샘 대치까지 벌어지면서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 해당 투표소 투표함은 4일 오전 11시까지 여전히 이송이 지연됐다. 공직선거법 제115조 제1항에 의거, 투표소는 오전 6시에 개소해 오후 6시에 닫는다. 투표를 위해 마감 시각에 대기 중인 선거인에게는 번호표를 발급해 투표하게 한 뒤 닫게끔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평론가는 “고육지책이긴 하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대선 당시에도 마감 전까지 도착한 유권자들에 한해 그 이후로 투표할 수 있게끔 조치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근본적 문제점은 투표용지 부족"이라며 선관위의 준비 부족이 사태의 발단이 된 점을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 관료들의 행태가 말도 안 된다"고 일갈하며 관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정의당·진보당 등 범진보 정당에서는 3~4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문을 각각 발표했다. 이 평론가는 “문제가 된 선거구의 판단 착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선관위가 전적으로 잘못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최 평론가는 “해당 선거구 관리자 차원을 넘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고강도 쇄신을 촉구했다. 중앙선관위는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3시간 반 만인 4일 0시 긴급 회의를 열어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재선거·선거 연기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결정에 대해 선거 무효 소송과 헌법 소원을 착수하는 등 향후 법적 분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새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면담을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면 당연히 선거 무효 사유"라며 선거 불복 의지를 드러냈다. 전날 송언석 원내대표도 “중대한 투표권·참정권 침해"라며 관련 공직선거법 조항을 거론하며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입장문을 내고 “선관위 관리 부실에 유감"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물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국민의힘의 개표 중단·재선거 요구 등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선관위가 공직선거법을 근거로 원칙적 입장을 밝혔지만, 선거권 침해·선거 정당성 문제 등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다시 키운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청와대도 언론 공지를 통해 “중앙선관위가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지만, 재차 입장문을 통해 “엄정 주시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일부 극우층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되던 상황에서 선관위가 이번 사태를 통해 추가적인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한다. 과거 선거철에도 선관위는 관리 소홀 문제로 국민적 신뢰를 잃은 전적이 있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2022년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때 선관위는 소쿠리에 코로나19 격리자의 투표용지를 담아 투표함에 옮기는 안일함을 보여 전 국민적인 질타를 받았다. 이후 선관위는 자체 감사를 거쳐 책임자에 정직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지만, 재차 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져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국민적 관심이 큰 선거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휴직자가 늘어난 점도 선관위의 내부 관리 역량에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선관위 휴직자는 17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새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해 중앙선관위가 시·도 선관위별로 '불필요한 휴직 자제' 공문까지 보냈으나, 실질적인 효과로 연결되지 않은 점에서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부정선거론의 연관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 평론가는 “당연히 선거 이후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한동안 시끄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나가는 것은 다소 과한 추측"이라며 '과대 해석'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반면 최 평론가는 “투표소가 위치한 송파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이 우세하다가 12·3 내란 사태 이후 민주당에게 넘어가는 미묘한 지역이었다"면서 “이곳에서 그런 사태가 벌어지니 부정선거론자들 입장에선 기회를 잡은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 단위로 전수 조사를 해달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며 “심하게는 선거 무효 등 불복종 선거 운동까지 번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투표용지가 모자란 민주주의

2010년 영국 총선 때 투표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일부 유권자는 마감시간까지 기다리고도 투표하지 못했다. 영국 선거위원회는 즉각 조사에 들어갔고, 원인을 부실한 계획, 부족한 인력, 허술한 비상대응에서 찾았다. 이후 “마감시간 전에 줄 선 유권자는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도 개선이 즉시 추진됐다. 민주주의 선진국의 대응은 이렇다. 사고가 나면 사과에서 끝내지 않는다. 제도를 고친다. 매뉴얼을 법으로 바꾼다. 2026년 대한민국 서울의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모자랐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지연됐다. 중앙선관위는 긴급 이송과 투표시간 연장으로 수습에 나섰고, 허철훈 사무총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개표 중단과 재투표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재선거 요구에 선을 그었다. 정치권의 공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문제의 본체는 여야가 아니다. 선관위다. 투표용지가 모자란다는 것은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부품이 빠진 것이다. 병원에서 산소가 떨어진 것과 비슷하다. 국민에게 “당신의 주권 행사는 잠시 멈추라"고 말한 것이다.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을 선관위의 안이함이 붙잡아 세운 사건이다. 더 심각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는 대목이다. 2022년 대선 사전투표 때는 이른바 '소쿠리 투표'가 있었다. 확진자 투표용지가 바구니, 종이상자, 쇼핑백에 담겼다. 비밀투표와 직접투표 원칙이 흔들렸다. 사과하고 사무총장이 물러났다.이후 바뀐 것은 별로 없었다. 왜 반복되는가. 답은 선관위의 조직 문화에 있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방패로 삼아 왔다. 독립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우라는 뜻이지, 국민 감시로부터 벗어나라는 의미가 아니다. 선관위는 독립을 무감시로, 중립을 무책임으로, 헌법기관의 권위를 불가침 특권으로 착각해 왔다. 자녀 특혜채용 논란 때도 그랬다. 감사원 감사 문제를 둘러싼 헌법적 논쟁은 별개로, 국민 눈에는 '그들만의 성'처럼 보였다. 헌재도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은 독립기관 권한 침해라고 판단했지만, 그렇다고 선관위 내부의 폐쇄성과 부실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사례는 또 다른 교훈을 준다. 2022년 미국 애리조나 매리코파 카운티에서는 프린터 설정 문제로 일부 투표지가 개표기에 제대로 읽히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공화당 측은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당국은 해당 투표지를 보안함에 넣어 중앙 개표소에서 집계하도록 안내했고, “유권자가 돌려보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핵심은 투명한 설명, 대체 절차, 사후 검증이었다. 한국 선관위에 없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현장에는 위기 대응력이 없었고, 중앙에는 국민을 납득시킬 언어가 없었다. “용지를 이송했다", “기다린 사람은 투표하게 했다"는 책임회피 변명에 불과하다. 어느 투표소에서 몇 장이 부족했는지, 왜 예측하지 못했는지, 사전투표율과 본투표 예상치를 어떻게 계산했는지, 예비 투표용지 비축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책임자는 누구인지 부터 즉시 공개해야 한다. 대책은 분명하다. 첫째, 전국 투표소별 투표용지 수급 시뮬레이션을 의무화해야 한다. 사전투표율, 과거 투표율, 인구 이동, 접전 지역 변수까지 반영한 위험등급제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예비 투표용지 비축 기준을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 셋째, 투표용지 재고 현황을 중앙 상황실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부족 사태 발생 시 인근 투표소·구선관위·시선관위 간 긴급 이송 매뉴얼을 분 단위로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투표 종료 전 줄 선 유권자의 권리 보장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한다. 여섯째, 사고 지역은 독립 조사단이 원인과 책임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선관위의 혁명수준의 개혁이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자 선거 관련 준사법적 판단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여느 기관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외부감사와 내부통제의 헌법적 조화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 정치권력의 감찰은 막되, 국민이 추천한 독립감사위원회, 국회 보고 의무, 정보공개 확대, 고위직 이해충돌 심사, 친인척 채용 전수공개, 현장 선거관리관 자격인증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 선관위가 스스로 감시하지 못하면 국민이 감시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기본적 감수성 부족이다. 헌법 감수성, 주권 감수성, 현장 감수성이 모두 엄청 모자랐다. 국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민의식으로 줄을 서서 투표했다. 선관위는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제 선관위는 선택해야 한다. 또 사과만 하고 넘어갈 것인가. 선진 선관위로 환골탈태할 것인가.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 주권 앞에 겸손한 선관위다. 민주주의를 관리하는 기관답게, 민주주의 앞에서 가장 먼저 책임지는 기관이 돼야 한다.

[이슈&인사이트] 미국-이란 종전 협상 전망과 국제질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에 이란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부 사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하면서 이란 전쟁 종전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정 체결 이전 60일간의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합의안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 억제 논의 지속, 이란의 석유 판매 허용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60일간의 휴전과 이후 종전 협상 마무리되면 지난 3개월 동안 국제사회에 고통을 주었던 전쟁이 끝나게 된다. 이런 긍정적인 조짐에 국제 유가가 7%가량 하락하는 등 경제 지표가 안정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미국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더군다나 과거 미국과 유럽에서 유대인 시설을 겨냥한 연쇄 테러를 지휘한 혐의로 기소된 친이란 이라크 민병대 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를 암살하려 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이란 재공격 가능성이 확대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누구보다 사랑하는 장녀인 이방카를 살해하려 했다는 소식에 격분했을 것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이란 공습의 핵심 전력인 공중급유기를 52대까지 증파하면서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기대와 달리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주요 협상 내용은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이란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및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권리 수호,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종전, 미국의 이란 봉쇄 및 자산 동결 해제, 재건을 위한 미국의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 이란 주변 지역의 미군 철수 등을 주장한다. 미국이 이번 전쟁을 결심한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란 핵 개발의 영구적 중단이다. 미국은 이란 보유 순도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으로 전량 반출하여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원천 봉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란이 제시한 협상안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이 이번 전쟁을 감행한 가장 큰 명분을 훼손하는 것이다. 이란이 미국에 전쟁 피해에 대해 경제적 보상과 주변 지역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전쟁의 승리자나 할 수 있는 요구이다. 전쟁 수행 능력과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입지를 상실한 이란이 오히려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호르무즈를 통제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당한 갈취를 시도하고, 자국민을 박해하며, 주변국을 공격하는 나쁜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요구 조건들을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만약 미국의 종전안이 채택되면 상징적인 조치로 이란의 동결 자산을 풀어주고 석유 수출 재개를 허용하는 등 일부 양보는 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이란 핵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미국이 이대로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다. 이는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이번 전쟁을 감행한 미국의 신뢰가 더 손상되고 전쟁의 명분까지 상실하는 최악의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으로 국제사회가 정치적, 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다. 더군다나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라는 상상하기 힘든 국제법 위반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이미 무법적인 국제사회 질서의 혼란이 가중된다. 만약 이번에 이란의 불법행위와 국제질서 파괴 행동을 억제 못 한다면, 향후 힘을 기른 이란이 다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테러와 핵 없는 중동 지역 평화 정착을 도모했지만, 오히려 국제사회와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과의 마찰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세계 안보 지형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미국은 독일에서 5천 명의 병력을 전격적으로 철수하는 등 탈 유럽, 탈 나토 행보를 본격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위기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이런 미국의 결심은 최악의 경우 기존 미국 중심의 서방 주도 세계질서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 지형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최근에 핵 보유나 핵추진잠수함 확보, 일본과의 획기적 관계 개선 및 안보 협력 논의 등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한 담론이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도 급변하는 미국의 정책과 행동을 주시하면서 과거보다는 상대적으로 미국에 덜 의존적인 안보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큰 도전에 직면했다. bienns@ekn.kr

[고양 톺아보기] 출생아 수 증가세…출산 친화정책 ‘약발’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고양특례시가 출생 증가 흐름에 맞춰 임신부터 청소년기까지 이어지는 건강안전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신 전 건강관리부터 출생 초기 의료비 지원, 청소년 예방접종까지 정책 범위를 확장하며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로 전환을 본격화한다. 최근 3년간 고양시는 출생아 수 증가세에 맞춰 임신-출산-영유아기 건강관리 중요성을 정책 전면에 반영했다. 임신 전 건강검진과 난임 지원, 고위험 임신 관리, 미숙아-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 청소년 예방접종 확대까지 끊기지 않는 지원체계를 구축해 생애 초기 건강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원 대상 확대와 비용 부담 완화에 집중한 결과 2024년 대비 2025년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자는 200%, 난임 시술 지원은 25% 증가했다. 출생아 수 역시 약 5% 늘어났다. 고양시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출산 장려를 넘어 임산부 건강관리, 출생 초기 집중 지원, 예방 중심 공중보건까지 정책 축을 확대하며 실질적 체감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고양시는 임신 준비 단계부터 산후 회복기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맞춤형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임신 전에는 무료 산전 검사와 함께 '임신 사전 건강관리 지원'을 통해 고위험 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한 임신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난임 부부의 경우 체외수정은 출산당 최대 20회, 인공수정은 최대 5회까지 시술비를 지원한다. 시술 종류별로 회당 최대 30만원에서 110만원까지 지원돼 경제적 부담을 크게 낮추고 있다. 아울러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난자 동결 시술비도 지원돼 임신-출산에 대한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출산 이후에는 산모의 신체적 회복과 정서 안정에 초점을 맞춘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가 제공되며, 산후우울증 예방을 위한 상담도 병행된다. 이와 함께 산후 조리비 50만원이 고양페이로 지급돼 산후조리원이나 육아용품 구매에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고령 출산 증가에 대응해 조기양막파열 등 19대 고위험 임신질환 의료비를 지원해 치료비 부담을 줄인다. 0~24개월 영아를 둔 저소득층 가정에는 기저귀와 조제분유를 지원해 초기 양육비 부담을 덜고 있으며, 올해 7월부터는 다자녀 및 장애인 가구의 소득 기준을 기존 중위소득 80%에서 100%로 완화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 출생 직후 건강관리도 한층 강화됐다. 고양시는 미숙아 및 선천성이상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확대해 초기 치료 부담을 줄이고 적기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숙아의 경우 출생체중에 따라 의료비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최대 10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의료비를 차등 지원한다. 선천성이상아는 기존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지원 한도를 상향해 초기 치료 접근성을 높였다. 신생아 난청 초기 발견과 치료 지원도 강화돼 청각장애로 인한 발달지연을 예방하고 있다. 기존 5세 이하였던 보청기 지원 연령을 12세 미만으로 확대해 조기 발견뿐 아니라 늦게 발견된 경우도 놓치지 않도록 했다. 이를 통해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아이의 언어 발달과 학습, 사회성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영유아 건강검진을 독려하고 영유아 검진 이후 심화평가 권고 판정 시 영유아 발달장애 정밀 검사비를 지원한다. 특히 선천성 대사 이상 검사비와 확진 시 필요한 특수 식이까지 연계 지원해 조기 발견 이후 치료와 관리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했다. 고양시는 이를 통해 출생 초기 건강 격차를 최소화하고 모든 아동이 공평한 출발선을 갖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방 중심 건강 정책을 통해 고양시는 아동-청소년기 감염병 대응에도 힘쓰고 있다. 어린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지원 대상 연령을 13세 이하에서 14세 이하로 확대해 더 많은 아동이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 대상도 확대됐다. 기존12~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 중심에서 12세 남성 청소년까지 추가해 예방 체계를 넓혔다. HPV백신은 성인기 질환 예방과 직결되는 만큼 조기 접종 확대는 단기적 질병 대응을 넘어 미래세대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기반이 된다. 고양시는 앞으로도 시민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지속 발굴하고, 지역 의료-복지 자원과 연계를 강화해 촘촘한 건강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정원오, 서울시장 선거 승복 선언…“시민 선택 겸허히 받들겠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전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개표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히 받들겠다"며 “제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선되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께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며 “함께 경쟁해주신 후보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3분 기준 서울시장 선거 개표율은 97.7%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48.94%를 득표해 정원오 후보 48.34%를 0.6%포인트(p) 차로 앞서고 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3만359표다. 개표 초반에는 정 후보가 오 후보를 최대 30%p 차로 앞섰지만, 자정 이후 두 후보 간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새벽 2시쯤 격차는 5%p 안쪽으로 좁혀졌고, 오전 7시 17분쯤에는 오 후보가 정 후보를 앞서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서울시장 선거가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민주당도 일정을 조정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오전 7시로 예정했던 지방선거 결과 브리핑을 연기했고, 정 후보도 오전 7시 30분 예정됐던 입장 발표를 취소했다. 이후 정 후보는 오전 9시 30분 기자회견을 통해 승복 입장을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강성휘 목포시장 당선…‘달성동 공부방 청년’ 38년 만에 목포 이끈다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성휘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75.01%(7만2571표)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목포시장에 당선되며 민선 9기 목포시정을 이끌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권 재창출을 넘어 38년 동안 지역사회와 함께해 온 정치인의 삶이 시민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당선인은 1987년 목포에 정착한 뒤 달성동에서 공부방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목포시의원 3선, 전남도의원 2선,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 현안과 복지, 교육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특히 20대 후반의 나이에 목포시의원에 당선된 이후 줄곧 지역 정치 현장을 지켜오며 시민들과 접점을 넓혀 왔다는 점이 이번 선거에서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선거 과정에서 강 당선인은 '일하는 시장'을 강조하며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과 인구 감소 대응, 미래산업 육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해상풍력과 친환경 에너지 산업, 해양산업 고도화,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목포의 성장 기반을 다시 구축하겠다는 비전도 내놓았다. 목포는 최근 수년간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 원도심 공동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반면 해상풍력 산업과 해양관광, 수산식품 산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어 민선 9기 시정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통해 “이번 선거는 특정 후보의 승리가 아니라 목포를 다시 뛰게 하라는 시민의 명령"이라며 “시민의 시장으로서 목포의 변화를 이끌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8년 동안 시민들과 함께 목포의 희망과 어려움을 지켜봐 왔다"며 “이제는 시장으로서 시민의 삶을 바꾸고 목포의 미래를 여는 데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는 강 당선인이 오랜 의정 경험과 폭넓은 지역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과 청년층 유출 문제 해결, 미래산업 기반 구축 등이 민선 9기 목포시정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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