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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조작·가짜거래 ‘철퇴’ 맞나?…부동산 감독 조직 신설 검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감독 조직 신설과 의심 거래 전수 조사 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할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디지털 토크 라이브' 행사에서 한 참가자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을 묻자 “여러 대책이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감독 조직을 새로 만드는 방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에 공급 대책을 포함해 강력한 부동산 안정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부동산 시장에 있어서 신고가 거래를 하고 빠지고, 이런 식으로 소위 시장을 교란하는 사람들에 대해 철저한 처벌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기 돈으로 산 주택이라고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 교란과 관련해 의심되는 거래에 대해서는 국세청이나 (새로 생기는) 감독조직에서 전수 조사를 할 것"이라며 “지금도 정부의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주식시장의 경우에도 이 대통령 지시로 특별한 감시기구를 만들어 큰 성과를 내지 않았나"라며 “부동산 시장에서도 비슷한 결기와 의지를 갖고서 교란 요인을 차단하는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9·7 부동산 대책'에서 의심 거래에 대한 전수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김 실장의 이날 발언은 조만간 발표될 부동산 안정 대책에 감독 조직 신설과 강력한 조사·처벌 방안이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자영업자 빚 죽을 때까지 쫓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채 문제를 두고 “우리는 한 번 빚지면 죽을 때까지 쫓아다녀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4일 오후 민생·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디지털 토크 라이브' 행사에서 “선진국들처럼 못 갚을 빚은 신속하게 탕감하고 정리해야 묵은 밭도 검불을 걷어내면 새싹이 돋는 것처럼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금융 문제에 있어선 지금보다 개혁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며 “사실 숫자에 불과한데, 실물과는 다르잖나. 정책적으로 조정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 탕감의 필요성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다른 나라는 국가부채를 늘리며 극복했는데, 우리는 힘 없는 개인에게 전가했다"며 “빚진 게 다 자영업자 잘못이 아니다. 집합금지명령 등 온갖 규제로 영업이 안 되고 빚이 늘었는데, 이건 재정이 감당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도덕적 해이 우려에 대해서는 “그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 평생 고생시키면 좋아지느냐"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성장률이 점점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이어 “저는 하고 싶지만 여론 부담이 상당히 크다"며 “위기 극복 비용을 국가가 감당했어야 한다는 점을 국민이 용인해주시면 부채 청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경제 현실 진단과 관련해선 “평균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압도적 다수는 매우 힘들어한다. 불평등 때문"이라며 “지표는 많이 개선됐는데 현장에서는 여전히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는 게 힘든 분들을 보면 답답하고, 책임감에 어깨도 많이 무거워진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수도권 집값 때문에 시끄러운데, 제일 근본적 문제는 수도권 집중"이라며 “근본적으로 한쪽으로 너무 몰리니 생긴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또 “또 하나의 문제가 양극화다. 격차가 너무 심하다. 누구는 없어서 못 쓰고 누구는 남아서 안 쓴다"며 “양극화 격차를 최소한으로 완화하는 게 정치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5 국감]與 “尹 책임” vs 野 “李 무능”…이틀째 고성 공방전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 이틀째인 14일, 여야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범죄 사태 책임 공방에서부터 대통령 예능 출연 논란, 국정자원 화재 대응, 방송·언론 정책까지 전방위로 맞붙으며 국감장은 종일 파열음을 냈다. 여당은 윤석열 정권의 책임을 부각했고, 야당은 현 정부의 무능을 거론하며 맞섰다. 여야는 이날 국감 개시 전부터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사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며 “범정부 긴급 대응 TF 구성, 특사 파견, 정상 간 통화 등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코리안 데스크 설치, 영사 확대 배치 등은 매우 안이한 대응"이라며 “경각에 처한 국민의 생명을 방치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태 해결 권한은 캄보디아 정부에 있는 만큼 정부는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데도 캄보디아 대사가 공석"이라며 “대통령의 책임 있는 행동과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집중 제기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권이 ODA 예산은 늘렸지만 국민의 생명은 뒷전이었다"며 “국제범죄 대응 인력을 줄인 사이 2023년 21건이던 감금 신고가 2024년 221건으로 10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김영배 의원은 “캄보디아 범죄의 배후에는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부패가 있다"며 “김건희 청탁 '떡 잔치'에만 관심을 둔 민낯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여전히 국민의힘은 정부 탓만 하며 국익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감은 정쟁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책임의 시간"이라며 반도체 특별법 등 주요 법안 처리에서의 여야 협력을 강조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자원 화재 직후 대통령이 예능에 출연해 국민 원성이 높다"며 “JTBC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그렇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출연했던 '유퀴즈' 제작진도 불러야 하느냐"며 맞섰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국가재난 직후의 출연은 과거 사례와 다르다"고 반박하며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았다. 국정자원 화재 대응을 두고도 여야가 맞붙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이 사고 다음 날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비상대책회의는 28일 오전에야 열렸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예능 촬영 후 회의에 참석했지만 '대통령이 기초적인 질문만 했다'는 전언이 있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오전 초진이 된 뒤 진화에 총력을 다했다"며 “대통령도 밤새 전화와 텔레그램 등으로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이 대통령의 세월호·전산망 장애 발언을 거론했지만, 윤 장관은 “이번 사태는 세월호와 비교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함병도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지침에 따라 대응했는지로 평가해야지, 예능 출연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정치공세"라며 “지금은 정쟁이 아니라 복구가 우선"이라고 맞섰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에 따른 방통위 폐지를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방통위가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도구로 쓰였기에 해체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정부 구조를 바꿔놓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YTN 민영화 과정에 김건희 여사의 사적 복수심이 작동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2021년 김 여사의 허위 이력 보도 당시 기자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그 이후 김 여사가 복수심을 불태워 결국 YTN을 팔아넘겼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병헌의 체인지] 국정감사와 권력분립의 충돌··· 헌정의 선을 그을 때

정치는 언제나 권력의 경계 위를 걷는다. 국정감사도 그중 하나다. 감사라는 이름 아래 감시와 견제는 민주주의의 필수 장치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것은 '개입'과 '간섭'의 경계로 흐려진다. 13일 시작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대법원장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을 놓고 충돌 논란을 빚는게 그 예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로서 사법부를 감시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하고, 법원은 사법의 독립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반발한다. 어느 쪽도 완전히 틀리지 않지만, 헌법이 말하는 삼권분립의 정신은 어느 한쪽의 '승리'로 완결되지 않는다. 국정감사는 헌법 제61조가 규정한 국회의 권한이다. 국정 전반에 대한 감사와 조사, 국민을 대신한 통제의 기능을 수행한다. 여당은 이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권력을 감시한다"고 말하고, 야당은 “행정부뿐 아니라 사법부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기에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법원 내 인사 문제나 특정 판결의 배경이 정치적 이해와 얽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질 때, 국회의 '확인권'은 더욱 강하게 작동한다. “사법부라고 해서 성역이 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헌법이 규정한 권력분립은 단순히 권한의 분배가 아니라, 상호 간섭을 금지하는 질서의 합의다. 법원은 법률의 해석과 판결을 통해 최종적 판단을 내리는 기관이다. 입법부가 그 내부 판단 구조를 증인석에서 따지기 시작하면, 그 순간 사법부의 독립은 흔들린다. 비슷한 논쟁은 해외에서도 있었다. 1950년대 미국 의회는 연방대법관 몇 명을 증인으로 소환하려 했다. 특정 판결이 의회의 입장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법무부와 법학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는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다"고 반대했다. 결국 대법관들은 의회 출석을 거부했고, 이후 미국에서는 사법부 수장을 청문회나 감사 자리에 세운 전례가 사라졌다. 대신, 연방대법원은 '윤리 보고서'와 '행정 투명성 문건'을 매년 의회에 제출하면서, 제도적으로 설명 책임을 다하는 방식을 택했다. 직접 심문 대신 제도적 투명성으로 신뢰를 회복한 것이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연방헌법재판소의 소장이나 판사들은 국회 청문회에 나오지 않는다. 대신, 사법평의회와 헌법위원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법원 행정이 통제된다. 프랑스에서는 아예 사법부에 대한 국정감사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 국가는 모두 '견제는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통해 권력분립을 살아 있는 시스템으로 만든다. 우리의 경우, 국회가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부르려는 시도는 헌법상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헌정의 역사에서 “할 수 있다"가 곧 “해야 한다"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민주주의는 절제가 있어야 지속된다. 여당은 “사법부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국민 여론을 배경으로, 사법권을 '책임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반면 야당은 “정권이 사법부를 길들이려 한다"고 반발하며, 대법원장의 출석은 '정치적 압박'으로 본다. 결국 한쪽은 투명성을, 다른 한쪽은 독립성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문제는 이 논쟁의 밑바닥에 '사법 불신'이라는 공통된 뿌리가 있다는 대목이다. 정치가 법원을 신뢰하지 못하고, 국민이 판결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견제와 개입의 경계는 더욱 희미해진다. 국회가 대법원장을 불러 세워 질문을 던진다고 해서 신뢰가 복원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법부가 정치의 무대에 서는 순간, 재판의 권위는 정치적 해석에 잠식된다. 한국 현대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1988년, 제5공화국 청문회 당시 사법부의 일부 인사들이 정치적 책임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당시 국회는 대법원장 출석 요구를 끝내 철회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사법부를 국회의 증인석에 세우는 순간, 권력분립의 마지막 선이 무너진다."그 선을 넘지 않음으로써, 한국 민주주의는 최소한의 헌정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재판의 투명성, 법원행정처의 권한 남용, 판사 인사제도의 폐쇄성 등은 꾸준히 비판받아왔다. 하지만 그것을 고치기 위한 방식이 '정치적 청문회'가 되어선 안 된다. 미국처럼, 사법부가 스스로 국민 앞에 행정 보고를 제출하고, 윤리 감시 제도를 강화하는 방식이 보다 지속 가능하다. 국정감사와 권력분립의 충돌은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국회가 사법부를 감시할 권리가 있는 것처럼, 사법부도 정치로부터 독립할 권리가 있다. 양쪽 모두 헌법의 일부를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법이 요구하는 것은 '모두의 권리'보다 '각자의 절제'다. 견제는 필요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개입은 유혹적이지만, 헌정의 질서는 그것을 금한다. 민주주의의 품격은 힘을 어떻게 쓰느냐보다, 어디서 멈추느냐로 판가름난다. 국정감사는 감시의 눈이지만, 그 눈이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헌정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사법부가 독립을 잃는 순간,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도 함께 흔들린다. 오늘의 논란은 단지 대법원장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도 헌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느냐의 시험대다. 견제의 힘과 절제의 미학, 그 중용의 지점이 지금은 어딘지 정확히 알 수없지만 모두의 노력과 연구,시행착오를 통하면 적절한 지점은 반드시 나올것이다. 여기서부터 진짜 민주주의는 자란다.

李대통령 “韓 부동산 ‘폭탄 돌리기’…일본처럼 될 가능성 높아”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부동산 시장 과열과 관련해 “너무 과대평가 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처럼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 국민소득 대비 부동산 가격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아마 1등일 것"이라며 “국민의 투자수단이 부동산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으나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투자 수단도 많아지고 있고, 자본시장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등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는 만큼 붕괴 가능성을 지적하는 동시에,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 등 생산적 금융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라는 것을 통해 재산을 늘려보겠다는 건 이제 과거의 생각"이라며 “언젠가는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향해 “이게 폭탄 돌리기 하는 것 아니냐. 언젠가는 반드시 터질 일"이라며 “생산적 금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투자도 합리적으로 길게 보고 하도록 사회 전체의 분위기, 판단을 바꿔야 한다. 준비 잘하고 있느냐"고 독려했다. 특히 김 장관을 향해 “정보 왜곡을 통해 시장 교란이 일어나거나 비정상 가격이 형성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나라가 망할 일이다. 그런 각오를 갖고 계시느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악용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허위·과장광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범람한다고 한다. 심지어 부동산 시세조작도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고 한다"며 “이런 행태는 국민경제에 큰 피해를 야기하는 시장교란 행위로, 마땅히 엄격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계부처가 이런 시장 질서 일탈 행위를 바로잡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지시했다.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무역 갈등 심화로 민생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비상한 대응을 통해 민생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려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부처는 경제 외풍이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고, 특히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물가 안정에 정책적 역량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체질 강화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내수 활성화, 시장 다변화를 통해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민생 경제의 불씨를 지키는 것은 정부 혼자 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경제를 살리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정치가 한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슈&인사이트] 한미 관세협약은 트럼프 치적 과시용, 경제 을사늑약으로 귀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와 관련해 '선불'이라고 발언함으로써 양국 간 관세 협상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특히, 미국측이 한국측 요구조건인 통화스와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사실상 타결하기가 어려워졌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타결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 경제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측 요구에 대해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선을 그었다. 3500억달러는 한국의 최근 5년 치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 금액보다 클 뿐만 아니라 한국 외화보유고의 84%가 넘는 금액이다. 이 정도로 막대한 금액을 보증, 대출 등을 거의 동원하지 않으면서 단기에 현금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트럼프는 한국은 부자 나라라고 하면서 일본처럼 빨리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5,500억 달러 투자에 합의한 일본은 기축통화국이고 외환보유고가 한국 보다 훨씬 많을 뿐더러 해외에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어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트럼프는 당초 중국에 대한 관세전쟁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강력 대응하자 관세부과 유예 조치를 취하면서 원래 공언했던 싸움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대신 EU, 일본, 한국 등 동맹국을 상대로 팔을 비틀고 소위 '삥땅'을 뜯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사실 트럼프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관세부과로 소비자물가는 오르고 있어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러자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활용해서 이른바 '배당금(Dividend)' 형태로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사상 최대로서 37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이민자 단속을 강행하면서 시위대와의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급기야 국경순찰대가 시위대 여성에게 총격을 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에 주방위군 병력 배치를 승인했다. 트럼프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엉망진창 속으로 빠뜨리고 미국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폭탄 정책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국제사회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만 하고 미국의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트럼프가 압박을 가한다 해도 트럼프의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환율이 1400원을 넘고 있는데, 만약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양보하면 막대한 현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가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실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게 된다. IMF 위기 같은 외환위기가 올 것이 뻔하고, 한국 경제는 고꾸라진다. 한미 관세협정에 사인하는 것은 경제적인 을사늑약에 사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은 계속 압박할 것이나,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관세전쟁으로 미국내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불법이라고 판결하였다. 물론 연방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마구잡이식 관세폭탄 투하 모우멘텀은 상실했다. 중간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트럼프는 궁지에 몰릴 것이다. APEC 계기에 한미관세를 타결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나 여기에 연연하면 안 된다. 정부는 치열하게 협상하되 사인하는 것은 가능한 미루고, 사인안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는 트럼프 요구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강하게 제기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가장 성공적인 협상이었다.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잘 되었다"고 자화자찬하였는데, 이것은 잘못되었지만, 그 후 태세 전환하여 다행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협상 합의문에 사인했으면, 탄핵 당했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가지고 야당에서 반미선동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여야가릴 것이 없다. 오로지 국익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해야 한다. 이강국

[2025 국정감사] 국토위 국감 출석한 CEO들…공항 지연·산재 등 질타 이어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3일 국정감사에서 주요 건설사 대표들을 증인으로 불러 가덕도신공항 사업 지연과 잇따른 현장 사고 책임 등을 추궁했다. 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이한우 현대건설 사장에게 지연 책임을 묻는 질타가 이어졌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과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 등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사 경영진도 안전관리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지주택 알박기 의혹'이 제기된 김원철 서희건설 대표도 해명을 요구받았다. 13일 국정감사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를 상대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1년 이상 지연된 것에 대해 책임이 없느냐"고 질의했다. 기본 수의계약 진행 당시 58곳의 지반 시추조사를 하기로 했지만, 한 곳도 진행하지 않은 채 6개월을 보낸 뒤 108개월 소요를 주장하며 빠져버려 국책사업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훼손했다는 비판이다. 김 의원은 현대건설이 지난 5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에 불참을 선언한 이유를 추가로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올해 4월 기본설계를 제출할 때 공사 기간을 108개월로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도 이한우 대표에게 “도대체 어떻게 책임을 질 건지 답변하라"고 질책했다. 이 대표는 질의에 “상황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답하며 “기존에 기본설계 하면서 들어간 비용을 이미 다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김희정 의원의 질의에 이 대표는 “진심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법제처의 해석을 받으면 국가계약법상 (현대건설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올 거 같다"며 “계약법상 신뢰이익이 형성됐는데 이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가 건설 현장 산업재해 발생 근절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이날 국감에 출석한 주요 건설사 경영진은 사고 예방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가 건설 현장 산업재해 발생 건설사에 대해 강력한 제재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주요 건설사 경영진이 국회에서 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중대재해를 일으킨 데 대해 송구한 마음이며 대표이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희 직원들은 중대재해로 미래에 회사가 어떻게 나아갈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제가 부임한 이후 안전 경영을 통해 회사가 앞으로 반듯하게 나아갈 수 있다는 공감대를 직원들과 지속해 형성하며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현장에서 연이은 산재 사고로 노동자들이 사망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표현을 쓰며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송 사장은 중대재해 발생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정희민 전 사장 후임으로 지난 8월 취임했다. 그는 “제가 취임한 이후 또 한 번의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회사 업을 접을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 현장을 스톱(중단)시켰다"며 “이후 제3자의 안전 전문 진단을 받아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공사를 한 달여 만에 재개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이에 따른 경영 손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통해 손실된 금액을 만회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도 중대재해 발생에 대해 “책임을 면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안전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관점은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사고 발생에 따른 공사 중단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 구체적 액수로는 판단해보지 않았다"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기 때문에 안전 최우선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날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근무하고 있고 이는 현장이나 본사 다 마찬가지"라며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할 때 정말 건설사가 모든 책임을 다했느냐, 사용자 또는 관리자가 책임을 다했는가에 대한 것은 좀 더 면밀히 따져 주시면 좋겠다"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광주에서 두 차례 건설 현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조태제 HDC현대산업개발 최고안전책임자(CSO)는 “회사가 이러한 사고들로 얼마나 경영에 위협을 받을지 가장 잘 알고 있다"며 “근로자의 사소한 실수나 부주의에도 사고나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들을 취하고자 지속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안성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어려움을 겪은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도 “사고 발생 이전과 지금까지도 깊고 무겁게 책임 의식을 갖고 있다"며 “안전과 품질이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 수단과 목적, 최고 가치임을 인지하고 안전·품질의 문화가 더 높은 수준으로 안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출석한 김원철 서희건설 대표는 지주택 알박기 의혹에 대해 질타 받았다. 서희건설은 경기 화성시 남양읍 일대 화성남양 지주택 사업지 내 약 1만1570㎡(3500평)의 토지를 매입해 사업 진행을 막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합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해당 토지 양도를 요구하고 있으나, 서희건설이 거부해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희건설이 사업지구 내 토지 지분 6.58%를 확보해 조합이 시공사를 변경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며 “건설업체가 토지를 확보해 시공권을 강요하는 건 정당한 사업 방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자금난에 빠진 조합의 요청으로 회사가 원가로 매입한 토지"라며 “원가로 되팔기로 계약돼 있어 부당이득은 없다"며 알박기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제도에 대해 “폐지 수준으로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며 “국회에서 이미 여러 법안이 발의돼 있는 만큼 엄격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한미 관세협상 ‘줄다리기’…대통령실 “수정안 제시, 美 반응 있었다”

대통령실은 13일 한미 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 측이 지난달 금융 패키지 관련 수정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일정 부분 미국 측의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공지에서 “협상 중인 사안이어서 현 단계에서 구체적 내용을 알리기는 어렵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를) 전부 직접 투자로 할 경우 당장 외환 문제가 발생하고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문제점을 미국 측에 설명했고, 미국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아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의 발언 직후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대통령실이 직접 나서 배경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전액 직접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을 담아 수정안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미국도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제시한 수정안에는 직접투자 비중 조정 외에도 △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 '상업적 합리성'에 따른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의 요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이처럼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접점을 언제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조 장관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그때까지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6일 ‘휴일 본회의’ 연다…“與野 민생법안 70건 신속 처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70여건의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했다. 애초 민주당은 15일 본회의 개최를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민주당 주도의 단독 본회의에는 응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 '휴일 본회의'로 절충점을 찾았다. 다만, 민주당이 단독 표결로 의결한 5건은 추가 논의를 거쳐 상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여야는 국정조사와 특검 등 쟁점 현안에서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양평군 공무원 사망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반인권적 불법 수사 행위가 없었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당론 발의한 '민중기 특검의 폭력 수사에 대한 특검법' 처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특검을 특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며 “가혹한 수사가 있었다는 실마리가 없는데 논의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또 민주당 주도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에 대해 우원식 의장이 제동을 걸어줄 것을 요청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했다가 이석한 법사위 국감을 두고 “(민주당의) 날치기 편법 의사진행",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감금 사태"라고 규정하며 “의장님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강력하게 경고 조치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이끌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 첫 국감은 내란 종식과 민생 경제 회복이라는 국민적 시대적 과제를 실현하는 자리"라며 “국감이 발목 잡기 정쟁 무대로 변질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회동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따른 국가 전산망 장애 사태와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 각각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추가 논의를 통해 입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의장은 회동을 마무리하며 “양당이 표방한 민생 국감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함께 힘을 모으자. 민생은 속도와 결과가 전부"라고 당부했다. 이어 “여야가 경쟁하되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국회가 바뀌면 국민의 하루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여야 모두 무겁게 새겨달라"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5 국정감사] LH, 최근 3년간 정보시스템 취약점 ‘최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정보시스템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의 최근 3년간(2023~2025년) 정보시스템 취약점은 총 104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 산하 19개 기관 중 유일하게 1000건을 넘긴 수치다. 뒤를 이어 한국철도공사(966건), 한국교통안전공단(668건), 한국국토정보공사(609건) 순으로 많았다. LH는 지난달 기준 3664만6000명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정보 보유자는 3321만3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전담 인력은 3명에 불과하다. LH의 전체 임직원은 약 9000명, IT운영처 인원만 50명 수준이지만 개인정보보호 전담 비율은 0.06%에 그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향후 기관별로 개인정보보호최고책임자(CPO) 외 최소 1명의 전담 인력을 두고, IT 인력의 10% 이상이 관련 업무를 병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LH가 운영하는 청약 플랫폼 '청약플러스'에서는 직원의 실수로 1167명의 성명·휴대전화번호·청약배점이 포함된 파일이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전에도 LH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국가정보원 정보보안 평가에서 '미흡'(공기업 하위 20%) 등급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올해 '우수' 등급으로 상향됐다고 자체 홍보한 바 있어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은 “올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낸 기관이 스스로를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SKT, KT, 롯데카드 등 민간 기업도 한 번의 보안 사고로 신뢰를 잃은 사례가 있는 만큼 공공기관으로서 더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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