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를 찾아 영남권을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달 호남권과 충청권 산업 전략에 이어 세 번째 권역별 발표로, 전국 단위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에서 시작돼 충청권으로 이어진 대규모 투자의 대장정이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 온 영남에서 오늘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는 세제와 재정, 금융과 규제, 인프라를 한데 묶은 과감한 패키지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규모 투자를 결단한 기업의 통 큰 행보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화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보고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의 후속 성격으로 진행됐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우주 발사체·무인수상정)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자동화 공장)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휴머노이드 로봇·배터리) △정재헌 SK텔레콤 사장(AI 데이터센터) 등 주요 그룹 인사들이 참석해 차세대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미래차, 우주항공·방산 분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영남권 총투자 규모는 잠정 270조원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에 146조원이 투입되며, 피지컬 AI에 13조원, 자동차·조선·우주항공·에너지 등 기타 산업 분야에 111조원 규모다. 대규모 재정·세제 지원을 전제로 한 정책 발표가 잇따르면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지원 방침을 거듭 밝혔지만, 구체적인 재정 조달 방식은 설명하지 않았다. 앞선 국민보고회에서 밝힌 호남 800조와 충청 392조도 합치면 총 1462조원이다. 국가채무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재정건전성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국가 전략산업을 정치적 불쏘시개로 삼고, 눈 가리고 아웅식 투자 공수표를 남발한다고 해서 이미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다"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철회하시라"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영남권 보고회가 산업 정책과 함께 정치적 함의도 지닌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 '돈 풀기'를 통한 외연 확장 시도라는 분석이다. 재정 여력과 사업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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