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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롤] 무안군-영광군-함평군

무안=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이 고구마 재배 과정의 노동력 절감과 기계화 확대를 위한 현장 실증에 나섰다. 무안군은 지난 15일 운남면 연리 일원에서 고구마 재배 농업인과 관계기관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채소이식기 활용 고구마 수확 현장 시연회'를 열고 기계 정식에 따른 생육 상태와 수확 결과를 점검했다. 이번 시연회는 채소이식기로 심은 고구마의 수확 과정을 공개하고, 인력을 활용한 기존 재배 방식과 수확량 및 덩이뿌리 형태 등을 비교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수확 현장을 둘러보며 고구마의 생육 상태를 확인하고, 수확물 시식과 의견 교환을 통해 기계 정식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살폈다. 사업 수행자인 창대농장 강행원 대표는 지난 5월 진행한 고구마 기계 정식 실증 과정과 추진 경과를 설명하며 참석자들과 재배 과정에서 확인된 사항을 공유했다. 이번 사업은 '고구마 생력화를 위한 플러그묘 생산 및 기계정식 시스템 개발' 연구를 토대로 추진 중이다. 무안군농업기술센터는 지난 3년간 삽목묘 생산 방법을 비롯해 기존 재배 방식과의 수확량 차이, 경제성 등을 연구하며 기계 정식 기술의 현장 활용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특히 고구마는 품종과 재배 환경에 따라 크기와 형태, 생육 특성이 달라지는 만큼 기계 정식의 효과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조건에서의 실증과 재배기술 정립이 필요하다. 무안군은 이번 시연회에서 확인한 수확 결과와 농업인들의 의견을 향후 실증 및 기술 개선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품종별 생육 특성과 수확 결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노동력 절감 효과와 경제성을 검토해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계화 재배모델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향금 무안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촌의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고구마 재배의 기계화·생력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시연 결과와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기계 정식의 효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품종별 특성을 고려한 안정적인 재배기술 정립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영광=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광군이 지역 대표 농산물인 보리의 생산과 가공을 연계한 산업 육성에 나선다. 영광군은 농촌진흥청이 추진하는 '기술보급 블렌딩 협력모델'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총사업비 10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영광산 보리 생산·가공 상생 프로젝트'로, 2027년부터 2028년까지 2년간 추진된다. 사업비는 국비 5억 원과 군비 5억 원으로 구성되며, 생산농가와 가공산업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군은 지역 보리 생산 기반과 가공산업을 연계해 농업과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공모를 준비해 왔다. 이번 선정으로 국비를 확보하면서 지역 보리산업의 생산·가공 연계체계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원료 공급과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반도 마련하게 됐다. 영광군은 사업을 통해 지역 보리의 활용도를 높이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확대하는 한편, 생산농가의 소득 증대와 지역 보리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정재욱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이번 공모 선정은 영광 보리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농가와 산업체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보리산업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평=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수년째 주민 수용성 갈등과 이주민 보상 문제를 둘러싸고 접점을 찾지 못했던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천안 종축장)의 전남 함평 이전 사업이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함평군과 충청남도가 이전 절차의 신속한 마무리를 위해 행정 역량을 결집하기로 합의하면서,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이주민과의 갈등 해소에 청신호가 켜졌다. 16일 함평군에 따르면 이남오 함평군수와 박수현 충청남도지사는 전날 충남도청 접견실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고 '천안 종축장 이전을 위한 상생 협력 협약'을 전격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천안 성환읍 일대의 종축장 부지를 미래 첨단 국가산업단지로 탈바꿈하려는 충남도와, 종축장 유치를 계기로 지역 경제의 체질 개선을 노리는 함평군의 이해관계가 합치하면서 이뤄졌다. 총사업비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임에도 그간 이전 대상지인 함평 현지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 요구와 구체적인 이주 대책 부재로 인해 사업 진척은 지연을 거듭해왔다. 이날 간담회에서 함평군은 사업 추진의 전제 조건으로 이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정주 여건 개선과 생계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주민 수용성을 끌어올리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영농형 태양광 재생에너지 지구 지정 ▲RE100 산업단지 조성 등을 제안하며 충남도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함평군이 추진하는 RE100 산단과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청정 에너지 수급과 신산업 유치를 결합해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려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이전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국책사업에 대한 범군민적 찬성 여론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충청남도는 함평군의 정책 제안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함평군이 안고 있는 고민과 제안 사항에 적극 공감한다"며 “종축장 이전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충남도 차원의 행·재정적 공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자체 간 상생 물꼬가 터지면서 실질적인 이주민 구제 대책 수립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함평군은 향후 주무 부처인 농촌진흥청 및 충남도와 함께 3자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주민 지원을 위한 세부 후속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남오 함평군수는 “이주민들에 대한 이주 및 생계 대책은 현재 큰 틀에서 협의가 이루어진 상태"라며 “주민들의 실질적인 생존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국가적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지자체 간 상생 협력의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신안군 공유재산 교환 논란…감사·수사로 사실관계 확인

신안=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이 민선 7·8기 당시 추진한 공유재산 교환 사업을 둘러싸고 토지 매입 과정에서의 사전 정보 이용 여부와 이해충돌, 행정 절차의 적정성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신안군은 해당 사업을 포함해 민선 7·8기 당시 추진된 일부 사업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전남경찰청도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에 나선 상태다. 신안군은 지난 7월 공유재산 교환을 비롯한 3개 사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논란이 된 사업은 국비 지원을 받아 추진한 '지도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신안군은 2023년 11월 공유재산 교환 대상자 모집 공고를 낸 뒤 2024년 1월 1명의 단독 신청을 받았다. 이후 군의회 의결을 거쳐 올해 6월 지도읍 소재 사유지 107필지, 12만3100㎡와 신의면 군유지 1필지, 21만8415㎡를 교환했다. 감정평가액은 신안군이 넘긴 군유지가 약 42억2600만원, 넘겨받은 사유지가 약 39억2600만원으로 평가돼 차액은 현금으로 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제기되는 지점은 교환 대상 토지를 확보한 과정이다. 당시 공고에 교환 대상 토지의 구체적인 위치와 면적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당시 신안군의회 의원이었던 박 모 전 의원의 배우자가 단독 신청한 이후 지도읍 일대 토지를 집중적으로 매입했고, 이 가운데 일부가 최종 교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당 토지 매입 과정에서 행정 내부 정보가 사전에 전달됐는지 여부가 감사와 수사의 주요 확인 대상이 됐다. 공유재산 교환 자체가 법적 요건에 부합했는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행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은 일반재산의 교환을 일정한 요건 아래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어, 이번 교환이 법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했는지와 다른 처분 방법을 검토했는지 등이 확인 대상이다. 신안군 역시 관련 절차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환된 토지의 활용 가치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다. 신안군이 넘긴 신의면 군유지는 21만8415㎡ 규모의 단일 필지인 반면, 군이 넘겨받은 토지는 107필지로 나뉘어 있다. 감정평가액만 놓고 보면 두 토지의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토지의 형태와 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할 경우 교환의 경제성과 행정적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안군이 해당 군유지를 태양광 사업 등에 활용할 경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당시 행정 책임자의 관여 경위도 확인 대상이다. 박우량 전 신안군수가 2023년 10월 말부터 11월 사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토지 교환과 관련한 지시를 여러 차례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해당 지시가 통상적인 행정 지휘였는지 특정 토지 교환을 전제로 한 것이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현재까지 직권남용이 확인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지시 내용과 행정 판단 과정은 감사와 수사를 통해 확인될 사안이다. 이해충돌 여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교환 대상 토지 소유자의 배우자인 박 전 의원이 관련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표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피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군 내부 법률자문에서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 전 의원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토지 교환이 법원의 조정을 거쳐 정상적으로 이뤄진 절차라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감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신안군은 현재 공유재산 교환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위법 사항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수사기관에 추가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역시 관련 자료를 확보해 수사 중인 만큼, 향후 감사와 수사를 통해 토지 매입 과정에서의 정보 이용 여부와 행정 절차의 적정성, 당시 의사결정 과정 등에 대한 사실관계가 가려질 전망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이슈&인사이트] 경찰 개혁 - 후버 FBI 국장을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의 뼈를 깎는 내부 자정과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총리실 산하 경찰 개혁 기구와 더불어민주당 경찰 개혁추진단을 통해 조직 쇄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고심은 취임 후 경찰청장을 600일 넘게 공석으로 하는 데서 엿볼 수 있다. 검찰 공화국은 해체되는 반면 경찰 공화국이 탄생할 것 같은 국민의 우려가 있다. 2,300여 명에 불과한 검사들의 검찰 공화국의 권력 남용도 문제였는데, 만일 13만여 명의 경찰이 직권을 남용하는 경찰 공화국이 탄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최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에서 보여준 증조가 국민적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서 타산지석의 하나로 존 에드거 후버 FBI 국장을 생각한다. 후버는 미국 FBI 초대 국장으로, 1924년부터 1972년까지 총 48년에 걸쳐 재임했으며, 재임 중 8명의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거쳐 갔다. 이는 미국 내 유명인과 정치인에 대한 약점을 죄다 조사하고 다녔고 정치적 파워가 극에 달해서 그 막강한 권력의 미국 대통령조차도 그를 해임할 수가 없었다. 혹여 정치권에서 퇴진 요구가 있으면 조용히 정계 인물들 관련 비밀 파일을 빌미로 협박을 일삼았다. 후버는 새로운 대통령들이 자신의 FBI 국장 지위와 권력을 인정하는 조건으로 대통령의 정적들 비리와 불륜 증거를 주기적으로 넘겨주었다. 인권 운동가들의 대다수는 후버를 사탄 취급할 정도로 반(反) 인권의 상징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쏘 냉전 시기에 FBI의 위상을 현재의 위치로 만든 사람으로 평가된다. 그가 죽은 후 FBI 국장의 재임 기간 상한이 10년으로 제한되었다. 미국의 경찰 공화국 예방을 위한 노력은 우리 정부의 경찰 개혁의 지침이 될 것이다. 미국에는 경찰로 분류되는 공무원의 수가 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권력 집중을 방지하기 위한 핵심은 상급 기관이 하급 경찰을 일률적으로 지휘하는 피라미드식 조직이 아니다. 권력은 집중에서 나오기 때문에, 수직적 조직이 아니라 수평적 조직으로 분산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FBI가 뉴욕시 경찰을 지휘하지 않는다. 연방 정부 경찰은 법무부 소속이다. 각각 법적으로 부여된 관할권과 권한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활동한다. 연방법 위반, 테러, 방첩, 조직범죄, 주요 사이버범죄 등을 다루는 FBI, 불법 마약 관련 범죄를 다루는 DEA, 총기·폭발물·방화·밀수 등을 다루는 ATF, 연방법원 관련 업무, 연방 도피범 추적, 증인 보호 등을 다루는 U.S. Marshals Service, 대통령 등 주요 인사 경호와 위조지폐·금융 범죄 수사를 다루는 Secret Service, 국경·출입국 및 이민 관련 법 집행을 다루는 CBP / ICE로 나눈다. 각 주(state)에는 자체적인 주 소속 경찰이 있다. 명칭도 주마다 다르고 조직과 권한도 다르다. 주 소속 경찰은 고속도로 순찰, 교통법 집행, 광역 수사, 지방경찰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예로서 버클리 대학은 앨러미다 카운티, 버클리시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이다. 주립대학이기 때문에 버클리시 경찰(150명 내외) 과 별도로 60명 정도의 캘리포니아주 소속 경찰이 관장한다. 주 밑에 있는 카운티에는 보안관(Sheriff)이 있다. 보안관은 한국 경찰과 달리 주민 선거로 선출된다. 카운티 밑에 있는 시티에는 시티 경찰이 있다. 정리하면, 미국의 경찰 체계는 연방 정부에 법무부 소관의 연방경찰, 주 소속의 주 경찰, 카운티 소속의 보안관, 시티 소속의 시티 경찰과 각종 특수업무의 특수 경찰이 있지만 서로의 지배구조는 없다. 미국 경찰의 핵심은 “하나의 경찰"의 아니고 철저한 분권의 수평적 분권 체계다. 한국도 “견제와 균형", “수평적 분권"이 없으면 13만 경찰의 폭주를 막을 길이 없다.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로 경찰의 수사 권한과 책임이 커졌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일 수 없다. 경찰 개혁을 논의하면서 후버 FBI 국장을 상기하는 이유다. bienns@ekn.kr

[기획] 반도체 공장보다 어려운 ‘전력·물·사람’…서남권 2030년 양산의 조건③

최종 전력 6.3GW·하루 용수 65만t·필요인력 2만3000명 확보 과제 2028년 말 초기 전력 3.1GW·용수 기반 구축…2029년 팹 준공 목표 송전망·용수관로·인재양성 '같은 시간표'가 관건…하나 늦으면 전체 일정 영향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서남권 반도체 산업의 윤곽이 구체화하면서 이제 관심은 '반도체 공장을 어디에 짓느냐'를 넘어 '공장을 실제로 움직일 조건을 갖출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입지로 결정했다. 약 250만평 규모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기존 공항 부지가 평탄화돼 있어 부지 조성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광주 도심과 KTX역 등에 가까워 인력 확보와 정주 여건에서도 장점이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부지가 확보됐다고 반도체 생산라인이 곧바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는 생산시설을 짓는 것과 동시에 전력·용수·인력이라는 세 가지 기반을 갖춰야 하는 산업이다. 특히 생산시설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전력과 물의 양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기반시설 구축 시점이 팹 건설 일정과 맞물려야 한다. 현재 공개된 계획을 보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최종 6.3GW 안팎의 전력과 하루 65만t 규모의 용수, 약 2만3천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되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대규모 프로젝트라는 사실이 분명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숫자들이 실제 산업현장에 언제 공급되느냐는 점이다. 전력 6.3GW, '얼마나'보다 '언제'가 관건 반도체 생산라인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전력은 일반적인 산업단지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에서 발생할 전력 수요를 6GW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초기 팹 가동에 맞춰 약 3GW 규모의 공급설비를 먼저 갖춘 뒤 이후 누적 6GW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345㎸ 전력망에서 산단으로 이어지는 신규 공급선로를 구축하고, 산단 내부에도 변전시설을 단계적으로 마련하는 방식이다. 최근 공개된 로드맵에는 신장성·신광주 계통에서 산업단지까지 공급망을 연결하고, 1단계로 3.1GW를 확보한 뒤 최종적으로 6.3GW까지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2028년 말까지 1단계 전력공급 기반을 갖추고 초기 팹 건설 및 가동 일정에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지자체, 한국전력, 기업이 지난 8월 전력공급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점에 맞춰 1단계 전력공급설비를 먼저 구축하고 이후 추가 설비를 확충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결국 전력 분야에서 중요한 것은 6.3GW라는 최종 숫자 자체가 아니다. 팹 건설과 전력망 구축이 서로 다른 시간표로 움직일 경우 생산시설이 완성돼도 가동을 시작하기 어려운 만큼 송전선로와 변전시설이 실제 공사 일정에 맞춰 들어설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특히 송전망을 새로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노선 선정과 인허가뿐 아니라 통과지역 주민들의 수용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전남광주시의회 반도체특위 역시 전력 공급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과 송전망 구축계획을 주요 현안으로 점검하고 있다. 하루 65만t 물 확보…수원부터 관로까지 풀어야 전력과 함께 반도체 산업단지의 가동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기반이 용수다. 정부가 마련 중인 호남권 반도체 산단의 산업용수 공급 규모는 하루 65만t이다. 현재 계획에는 동복댐 30만t, 주암·장흥댐 15만t, 보성강댐 10만t, 나주댐 10만t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광주 제1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처리수 하루 30만t을 일반 공정용수로 재이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여러 수원을 연결하는 방식은 대규모 산업단지의 물 수요를 한 곳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용수 역시 단순히 수원지를 확보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댐이나 하수처리시설에서 확보한 물을 산업단지까지 보내기 위한 관로와 정수·처리시설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하고, 기존 생활·농업용수와의 관계도 조정해야 한다. 실제 공급계획에는 나주호 농업용수 일부를 산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전남광주시의회 반도체특위에서도 용수 확보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과 대체 수원 확보 필요성이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정부가 용수 인프라 구축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결정한 것도 사업에 필요한 절차를 앞당기기 위한 조치다. 전력과 마찬가지로 용수 역시 필요한 물의 양보다 필요한 시기에 공급망을 완성할 수 있느냐가 실제 사업의 관건으로 남는다. 2만3천명 인력…지역에 사람이 남을 수 있어야 전력과 물을 확보해도 마지막으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현재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필요한 인력은 1·2단계를 합쳐 약 2만3천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술인력이 1만7천20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생산관리 2천990명, 시설 2천530명, 지원인력 460명 등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 2만3천개'가 아니다. 반도체 생산현장을 실제로 움직일 공정·장비·시설·품질·생산관리 분야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뜻에 가깝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대학과 직업계고를 활용해 인력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전남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에너지공대 등 지역 대학의 교육과 실습시설을 연계한 반도체 인재 양성체계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내 22개 대학과 26개 직업계고 등 48개 교육기관을 활용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관련 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다만 교육기관에서 배출하는 인력과 기업이 실제로 원하는 인력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순간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연구개발과 장비, 소재, 품질관리 분야의 인력 수요가 계속 발생하는 구조여서다. 또 하나는 정착 문제다.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력이 실제 기업에 취업하고, 다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주거와 교통, 교육 등 생활환경을 함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도 호남권 반도체 프로젝트와 관련해 기업들이 전력·용수뿐 아니라 우수인력 확보와 주거·교통·교육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 가지 조건이 하나의 시간표로 움직여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계획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전력과 물, 인력 문제가 서로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팹 건설 일정이 정해지면 전력이 필요하고,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용수가 필요하다. 동시에 공정을 운영할 전문인력도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 셋 중 하나라도 늦어질 경우 전체 일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제시된 일정은 2028년 말까지 초기 전력 3.1GW와 용수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2029년 팹 준공을 거쳐 2030년 6월 첫 양산에 들어가는 그림이다. 이 일정대로라면 앞으로 몇 년 동안 부지 조성과 팹 건설뿐 아니라 송전망과 변전시설, 용수 관로와 처리시설, 인력 양성까지 여러 사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정부는 이미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대상으로 부지와 전력, 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을 기업 투자 일정에 맞춰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반도체 산업의 출발점은 공장이 아니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의가 커질수록 투자 규모나 생산시설의 숫자에 관심이 쏠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 산업현장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조건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장을 지을 땅이 있어야 하고, 그 공장까지 안정적인 전력이 들어와야 한다. 생산에 필요한 물을 확보하고 공급관로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생산라인을 운영할 전문인력과 이들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생활환경까지 마련돼야 한다. 서남권 반도체 프로젝트가 제시한 6.3GW 전력, 하루 65만t 용수, 2만3천명 인력이라는 숫자는 그래서 단순한 사업 규모를 나타내는 수치가 아니다. 이 숫자들을 실제 현장에서 언제까지 확보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일종의 실행 과제에 가깝다. 결국 반도체 산업의 첫 번째 승부처는 화려한 투자계획이 아니라 전력과 물, 사람을 같은 시간표 안에서 준비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광주 군공항 부지에서 시작된 서남권 반도체 구상이 실제 생산라인의 불빛으로 이어지기까지, 앞으로 몇 년간 전력망과 용수 공급망, 인력 양성체계가 어떻게 구축되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추석 국립공원 150만명 몰리는데…탐방로 5곳 중 1곳 ‘경계·위험’

추석 연휴를 맞아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탐방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5곳 중 1곳은 낙석·실족·추락 등에 취약한 '경계·위험' 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립공원공단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명절 기간 전국 국립공원 방문객은 152만2716명으로 집계됐다. 2018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탐방객은 일부 국립공원에 집중됐다. 경주국립공원이 20만9326명으로 가장 많았고 북한산 20만4317명, 한려해상 14만8594명, 지리산 11만8252명, 팔공산 9만4458명 순이었다. 상위 5개 국립공원에만 전체의 50.9%인 77만4947명이 몰렸다. 전국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 자체도 증가세다. 연간 탐방객은 2021년 3590만1970명에서 2022년 3879만3952명, 2023년 3945만5363명, 2024년 4065만5814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4331만477명까지 증가했다. 4년 사이 약 20.6% 늘어난 규모다. 문제는 탐방객 증가에 비해 상당수 탐방로의 안전성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공원공단에서 제출받은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안전성 평가 등급 현황'을 보면 평가 대상 탐방로 730곳 가운데 4등급은 126곳, 5등급은 26곳으로 나타났다. 취약구간에 해당하는 4·5등급 탐방로는 모두 152곳으로 전체의 20.8%에 달한다. 탐방로 5곳 가운데 1곳꼴이다. 탐방로 안전등급은 '일반·관심·주의·경계·위험' 등 5단계로 나뉜다. 4등급 '경계'는 탐방로 유실이나 낙석·실족 등 위험 징후가 나타난 상태다. 5등급 '위험'은 재해 위험성이 매우 높아 긴급한 정비가 필요한 구간을 의미한다. 취약 탐방로는 북한산과 설악산에 집중됐다. 북한산은 143개 탐방로 가운데 58곳(40.6%)이 4·5등급이었다. 설악산은 111곳 가운데 38곳(34.2%), 오대산은 21곳 가운데 7곳(33.3%)이었다. 북한산과 설악산 두 곳의 경계·위험 탐방로만 96곳으로 전국 4·5등급 탐방로의 63.2%를 차지했다. 긴급 정비가 필요한 5등급 탐방로도 전국 26곳 가운데 20곳(76.9%)이 두 공원에 몰렸다. 탐방객이 많이 찾는 국립공원과 위험구간이 많은 곳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북한산에는 753만3114명, 설악산에는 187만405명이 방문했다. 두 공원을 합치면 940만명이 넘는다. 전국 국립공원 방문객의 21.7%에 해당한다. 국립공원 안전사고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총 667건이다. 이 기간 61명이 숨지고 606명이 다쳤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25건, 2022년 131건, 2023년 119건, 2024년 118건, 지난해 123건으로 매년 100건 이상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6월까지 51건의 사고로 5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김주영 의원은 “국립공원은 연간 40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찾는 대표적인 여가·휴식 공간인 만큼 탐방로 안전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위험등급이 높은 구간은 정비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해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사고 위험을 사전에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을 넘어 전체 산악사고로 범위를 넓혀도 추석을 전후한 가을철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소방청이 최근 5년간 산악사고 구조활동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산악사고는 봄철부터 늘기 시작해 단풍 산행이 본격화하는 9~10월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으로는 실족이 가장 많았고 길 잃음과 탈진·탈수 등이 뒤를 이었다. 2024년 한 해 전국 119구조대의 산악사고 구조건수도 1만134건에 달했다. 2020년 1만593건, 2021년 1만2040건, 2022년 1만389건, 2023년 1만807건 등 최근 수년간 매년 1만건 안팎의 산악사고 구조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추석 당일 귀성·귀경 차량 몰려…서울→부산 8시간40분

추석 당일인 25일 오전부터 귀성·귀경 차량이 몰리면서 전국 주요 고속도로 곳곳에서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승용차로 8시간4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귀성 방향 정체는 오후 1~2시께 가장 심할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승용차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예상 시간은 부산 8시간40분, 울산 8시간20분, 대구 7시간40분, 목포 6시간40분, 광주 6시간10분, 강릉 4시간10분, 대전 3시간50분이다. 서울로 향하는 귀경길도 정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각 지역 요금소에서 서울까지 예상 소요 시간은 부산 7시간50분, 울산 7시간30분, 목포 7시간, 대구·광주 6시간50분, 강릉 3시간30분, 대전 3시간이다. 주요 고속도로에서는 이미 차량 흐름이 느려지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동탄분기점~남사 부근 10㎞와 망향휴게소~천안호두휴게소 부근 22㎞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향은 강일~서종 부근 19㎞에서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방향도 비봉 부근~화성휴게소 부근 8㎞, 서평택분기점~서평택 6㎞, 서평택~서해대교 6㎞ 구간에서 차량 흐름이 더디다. 광주원주고속도로 원주 방향에서는 동양평~서원주 10㎞, 흥천이포~대신터널 12㎞ 구간에서 서행이 이어지고 있다. 도로공사는 전날부터 이어진 귀성 방향 정체가 이날 오후 1~2시께 정점에 이른 뒤 오후 7~8시께 풀릴 것으로 예상했다. 귀경 방향은 오후 3~5시 가장 혼잡하고 정체 해소 시점은 26일 새벽 2~3시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추석 당일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약 684만대로 전망된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7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6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로 비교적 짧아 이동 수요가 특정 날짜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경찰청은 이번 연휴 고속도로 하루 평균 교통량을 약 605만대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하루 평균 약 541만대보다 11.8% 늘어난 수준이다. 대전·세종·충남 지역 역시 이날 교통량이 연휴 기간 중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는 올해 추석 연휴 지역 고속도로의 하루 평균 교통량을 42만9000대로 전망했다. 지난해 추석보다 18.3% 증가한 규모다. 특히 추석 당일인 이날에는 대전·세종·충남 지역에서만 50만1000대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다. 귀성 기간이 평일인 지난 23일과 연휴 첫날인 24일 이틀로 지난해보다 짧아지면서 차량이 집중될 것으로 도로공사는 분석했다. 지역 주요 혼잡 예상 구간은 귀성 방향의 경우 경부고속도로 남이분기점~대전나들목,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분기점~서산나들목, 당진대전고속도로 유구나들목~공주분기점과 남세종나들목~유성분기점 등이다. 귀경 방향에서는 경부고속도로 대전나들목~회덕분기점과 천안분기점~천안나들목, 서해안고속도로 당진분기점~포승분기점, 당진대전고속도로 서세종나들목~마곡사나들목 등의 혼잡이 예상된다. 경찰도 교통량 증가에 대응해 연휴 기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한다. 주요 정체 구간인 27개 노선 138개 구간에서 교통 흐름을 관리하고 음주운전 단속 장소를 수시로 변경해 단속을 이어갈 계획이다. 암행순찰차와 헬기를 활용해 사고 위험이 높은 구간도 살핀다. 갓길 주행과 화물차의 상위 차로 주행 등 사고 위험을 높이는 법규 위반 행위도 집중 단속한다. 지난해 추석 당일과 비교해도 올해 도로에 더 많은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추석 당일 전국 고속도로 예상 교통량은 667만대였다. 올해 전망치 684만대는 이보다 17만대, 약 2.5%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추석 당일 오후까지 귀경길 정체가 길게 이어졌다. 당시 오후 6시 기준 부산에서 서울까지 5시간30분, 목포에서 서울까지 5시간50분, 광주에서 서울까지 5시간4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귀경 방향 정체는 다음날 오전 1~2시께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황제 귀환? 대회 2연패?…서울올림픽 38주년 대상경륜 출발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서울올림픽 개최 38주년을 기념하는 대상경륜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 광명스피돔에서 펼쳐진다. 올해 네 번째 대상 경륜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하반기 경륜 강자를 가리는 무대인 만큼 어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특선급에서 경륜계를 양분하고 있는 정종진(20기, SS, 김포)과 임채빈(25기, SS, 수성)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수급과 선발급은 뚜렷한 절대강자가 보이지 않아 예선부터 결승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 정종진-임채빈 또 한 번 맞대결= 특선급 최대 관심사는 단연 정종진과 임채빈 맞대결이다. 정종진은 올해 스피드온배를 시작으로 부산 특별경륜, KCYCLE 스타전, KCYCLE 경륜 왕중왕전까지 정상에 오르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부산 특별경륜에선 임채빈, 류재열(19기, SS), 김옥철(27기, S1)로 구성된 수성팀을 젖히기로 제압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지난달 창원 특별경륜에서 임채빈에게 우승을 내주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정종진에게 이번 대회는 설욕과 함께 '경륜 황제' 위상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채빈과 통산 맞대결에서 31차례 중 9승으로 열세이나, 올해 맞대결에서 5차례 중 4승을 거두며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김포팀 동료인 공태민(24기, SS), 김우겸(27기, SS)을 비롯해 친 김포파로 분류되는 황인혁(21기, S1, 대전 개인) 등이 결승에 합류한다면 정종진이 다시 한번 임채빈과 정면승부를 선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면 작년 그랑프리 챔피언이자 서울올림픽 개최 38주년 기념 대상경륜이 대회 우승자 임채빈은 정상 탈환에 나선다. 상반기 정종진에게 연거푸 패하며 경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슬럼프를 겪었던 임채빈은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창원 특별경륜에서 류재열-석혜윤(28기, S1)과 호흡을 맞춰 정종진과 공태민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이번에도 류재열과 석혜윤을 비롯해 정해민(22기, S1), 김옥철 등이 결승에 올라 협공에 나선다면 대회 2연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성낙송(21기, S1, 창원 상남)과 차세대 스타 박제원(30기, S1, 충남 개인) 활약도 변수다. 성낙송은 올해 3월1일 광명에서 임채빈을 맞젖히기로, 6월13일에는 정종진을 추입으로 제압한 경험이 있다. 결승까지 진출한다면 양강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는 복병이다. 박제원 역시 최근 창원 특별경륜 결승에 진출하며 차세대 특선급 강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 우수급, 절대강자 없다!= 우수급은 그야말로 안개 속이다. 매 회차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대상 역시 확실한 우승 후보를 꼽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선부터 선수들 기량 차이가 크지 않아 전개 하나에 입상권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왕지현(24기, A1, 김포)은 지난 6일 특별승급 도전이 좌절된 만큼 이번 대회에서 반전을 노린다. 창원 특별경륜 우수급 3위에 오른 박병하(13기, A1, 창원 상남), 5월2일 광명에서 낙차 이후 복귀한 장우준(24기, A1, 부산)도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7월26일 부산 우수결승 우승에 이어 창원 특별경륜 결승까지 진출한 김준일(23기, A1, 경남 진해)도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한다. 최순영(13기, A1, 충남 계룡)과 정현수(26기, A1, 신사)도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도 박성현(16기, A1, 세종), 양희천(16기, A1, 인천), 이성용(16기, A1, 신사), 김광오(27기, A1, 창원 상남)까지 가세해 우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선발급, 강급자들 반격 시작= 선발급에선 하반기 강급자들 반격이 관심사다. 지난 6일 특별승급 도전이 좌절된 박훈재(11기, B1, 광주)를 비롯해 현재 선발급 다승 2위 성용환(28기, B1, 금정), 선발급 연대율 91%를 기록하고 있는 김도완(23기, B1, 경기 개인)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가 30기 신인들 활약이 두드러졌던 시기였다면, 하반기에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승급하면서 기존 강급자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양상이다. 누구에게나 생애 첫 대상 입상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선발급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예상지 '경륜위너스' 박정우 부장은 18일 “등급별 강자들이 총출동하는 이번 대상은 특선급에서 정종진의 김포팀과 임채빈의 수성팀이 펼치는 자존심 대결이 가장 큰 관심사다. 우수와 선발급은 뚜렷한 우승 후보를 꼽기 어려운 만큼 이변이 자주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김희수 전 진도군수, 학력 표기 고발

진도=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베트남 여성 수입'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희수 전 전남 진도군수가 이번에는 출처와 정규 학력 인정 여부가 불분명한 해외 신학대학 학력을 프로필 등에 표기했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고발인 A씨는 김 전 군수의 '베델 칼리지 & 세미너리 필라델피아 교육학 학사' 학력 표기와 관련해 최근 전남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으며, 이후 진도경찰서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전 군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행사에서 '베트남 여성 수입'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불거졌으며, 민주당은 해당 발언을 문제 삼아 김 전 군수를 제명했다. 이후 학력 표기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고발의 핵심은 김 전 군수의 프로필 등에 기재된 '베델 칼리지 & 세미너리 필라델피아 교육학 학사' 학력이다. 고발장에 따르면 김 전 군수의 최종 학력은 현재 폐교된 강진 성화대학 건축과 졸업으로,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홈페이지와 네이버 인물정보 프로필에는 '베델 칼리지 & 세미너리 필라델피아 교육학 학사'로 학력이 표기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학력은 김 전 군수가 '베트남 여성 수입' 발언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이후에도 한동안 전남도당 홈페이지 등에 그대로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인 측은 이 같은 학력 표기가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공식 학력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수사해달라는 취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논란이 된 베델 칼리지 & 세미너리 필라델피아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신학교로, 선교사와 목회자 양성을 중심으로 오프캠퍼스나 원격 수업 등을 운영해 온 기관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와 관련한 학력 표기는 정규 교육기관의 학력 등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만큼 해당 학력이 실제 어떤 성격의 학위인지가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고발인 측은 “후보자의 학력은 유권자의 자질과 경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수사 결과 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학력을 게재했거나 허위사실을 공표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달라"고 밝혔다. 반면 김희수 전 군수는 해당 기관에서 학사 과정을 공부하고 학위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공식적인 학력으로 사용하거나 명함 등에 기재해 활용한 사실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전 군수는 “해당 기관의 학사 과정을 공부하고 학위는 받았으나, 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거나 명함 등에 기재해 활용한 사실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 김 전 군수의 학위 취득 과정과 학력 표기의 경위, 해당 학력이 공직선거법상 인정되는 학력에 해당하는지, 실제 선거와 관련해 공표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외국인노동자 임금체불 1,548억원…1년 새 44% 급증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외국인노동자의 임금체불 피해가 지난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금체불 증가율이 3%에 그친 가운데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43.6% 급증하면서 정부의 선제적인 근로감독과 피해구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나주화순)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노동자 임금체불 피해자는 3만684명으로 전년 2만2,648명보다 8,036명, 35.5% 증가했다. 체불액은 더 큰 폭으로 늘었다. 2024년 1,078억원에서 2025년 1,548억원으로 470억원 증가하며 43.6% 급증했다. 2024년에는 전년보다 9.9% 감소했지만 불과 1년 만에 감소분을 넘어서는 반등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내국인을 포함한 전체 임금체불액은 1조9,425억원에서 2조6억원으로 약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체불액에서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5.5%에서 2025년 7.7%로 2.2%포인트 높아졌다. 올해도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외국인노동자 임금체불 피해자는 1만3,936명, 체불액은 754억원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에 피해가 집중됐다. 2025년 건설업 피해 노동자가 1만1,326명으로 가장 많았고, 체불액은 제조업이 719억원으로 가장 컸다. 두 업종의 체불액은 모두 1,145억원으로 전체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의 73.9%를 차지했다. 피해 노동자 역시 2만2,080명으로 전체의 72%에 달했다. 2026년 상반기에도 제조업 체불액은 366억원으로 전체의 48.6%를 차지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영세사업장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2025년 5인 미만 사업장의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716억원, 피해 노동자는 1만6,998명이었다. 5~29인 사업장을 포함한 30인 미만 사업장의 체불액은 1,386억원으로 전체의 89.5%, 피해 노동자는 2만8,029명으로 91.3%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의 피해가 가장 컸다. 지난해 경기도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525억원으로 전국의 33.9%를 차지했고 피해 노동자도 1만68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경기도 체불액은 262억원, 피해 노동자는 4,739명으로 각각 전국의 34.8%, 34%를 차지했다. 서울 199억원, 경남 132억원, 충남 126억원, 경북 10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정훈 의원은 체불이 집중되는 지역과 업종, 반복·대규모 체불 사업장에 지방노동청 전담팀을 즉시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울남부지청이 전담반을 구성해 신고창구를 일원화하고 홈플러스의 임금·상여금 등 체불액 1,546억원 청산을 이끈 사례처럼 다국어 신고·상담부터 피해 규모 확인, 사업주 청산 지도까지 맡는 현장 대응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국인력 통합지원 대책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부는 외국인력 제도 전반을 아우르는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로드맵이나 공개 가능한 초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TF 논의 결과를 토대로 로드맵 초안을 마련 중이며 일부 쟁점은 노사 및 관계부처 간 이견에 따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정훈 의원은 “전체 임금체불액이 3% 늘어나는 동안 외국인노동자 체불액은 43.6% 폭증했다"며 “외국인노동자에게 한국이 일한 만큼 받는 나라가 아니라 임금을 떼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는 특정 업종과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데 정부는 외국인력 통합지원 로드맵조차 내놓지 못한 채 협의만 반복하고 있다"며 “체불 다발 지역·업종과 반복 체불사업장에 전담팀을 즉시 투입하는 현장 중심의 원스톱 구제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서울 한복판 달군 ‘K-매운맛’…영양고추, 60억 매출 넘어 세계시장 노린다

-15만 명 몰린 '2026 영양고추 H.O.T Festival'…도농 상생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현장·홈쇼핑·예약주문 합쳐 60억 원 성과…18년간 쌓아온 소비자 신뢰가 경쟁력- -'건고추→고춧가루' 소비 변화 선제 대응…가공 경쟁력 강화로 새로운 도약 준비- 영양=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서울 한복판이 사흘간 경북 영양의 매운맛으로 물들었다. 농촌에서 생산한 고추를 도시로 가져와 판매하는 단순한 농산물 직거래 행사를 넘어, 생산자가 소비자를 직접 만나 품질을 알리고 지역 농산물의 가치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워온 영양군의 도전이 올해도 통했다. 경북 영양군이 지난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광장에서 개최한 '2026 영양고추 H.O.T Festival'에는 약 15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발길은 실제 구매로 이어졌고, TV 홈쇼핑과 예약주문까지 더해지면서 60억 원에 이르는 매출 성과를 거뒀다. 올해 축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방문객과 판매액이 늘어난 데 있지 않다.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에 맞춰 영양고추의 판매 전략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 산지에서 기다리지 않고 서울로…18년 이어진 '역발상' 영양고추 H.O.T Festival은 2007년 시작됐다. 지방자치단체가 고추라는 단일 농산물을 전면에 내세워 대도시에서 대규모 축제를 개최한 것은 당시로서는 과감한 시도였다. 생산지에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기존 농특산물 축제의 틀에서 벗어나 주요 소비시장인 수도권으로 직접 찾아간다는 전략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축제가 올해로 18회를 맞았다. 영양군은 해마다 서울에서 소비자와 얼굴을 맞대며 영양고추의 품질을 알려왔고, 축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대표적인 도농 상생의 장으로 성장했다. 올해 역시 'K-매운맛의 원조, 영양고추 살아있네'를 주제로 서울광장을 찾았다. 첫날에는 'KBS 6시 내고향' 영양군 특집 생방송이 진행됐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행사장에는 영양고추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건고추와 고춧가루를 중심으로 사과와 장류, 막걸리, 축산물 등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농특산물이 한자리에 모였다. 80여 개 홍보·판매 부스를 통해 영양의 농업과 먹거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면서 '고추축제'를 지역 전체의 농특산물 판촉 무대로 확장했다. ▲ 15만 명 방문보다 눈길 끈 '60억 원'의 의미 올해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60억 원'이다. 축제 기간 현장 판매와 TV 홈쇼핑을 통해 50억 원의 판매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약 10억 원 규모의 예약주문을 추가로 확보했다. 지역 농산물 축제가 단순한 홍보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농가소득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서울광장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난다는 점은 영양고추가 가진 강점을 알리는 데 효과적이다. 소비자는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생산자는 현장에서 소비자의 반응과 요구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산물 직거래 행사가 장기간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영양군이 올해도 품질 관리에 공을 들인 이유다. (사)한국농업경영인 영양군연합회가 행사장에서 판매되는 건고추의 품질관리를 맡아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친 제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였다. 여기에 정찰제와 가격표시제를 운영해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택배 서비스까지 지원하면서 대량 구매에 따른 소비자의 불편을 낮췄다. 3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사은품을 제공하는 행사도 마련하는 등 단순히 '좋은 고추를 판매하는 축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의 구매 경험까지 세심하게 관리했다. ▲ 이제는 '말린 고추'보다 '고춧가루'…달라진 소비시장 올해 축제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변화는 고춧가루의 약진이다. 과거에는 가정에서 건고추를 구입한 뒤 직접 빻아 김장이나 각종 음식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생활 방식이 달라지고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구매 형태도 변화하고 있다. 보관과 사용이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별도의 가공 과정 없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고춧가루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영양군은 이러한 변화를 일찍 포착했다. 기존 건고추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고 위생과 품질을 확보한 고춧가루 공급량을 충분히 준비해 수도권 소비자를 공략했다. 실제 올해 행사장에서도 고춧가루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변화된 시장 수요를 확인했다. 이는 앞으로 영양고추 산업이 풀어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좋은 원물을 생산하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세척과 건조, 분쇄, 포장 등 가공 전 과정의 위생과 품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영양고추'에서 'K-매운맛'으로…다음 목표는 세계시장 영양군의 시선은 이제 국내 소비시장을 넘어선다. K-푸드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 음식 특유의 '매운맛' 역시 하나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고추와 고춧가루는 김치와 고추장, 각종 양념류 등 한국 음식의 맛을 만드는 핵심 식재료다. 영양군이 올해 축제의 전면에 'K-매운맛'을 내건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영양이라는 산지 브랜드가 가진 신뢰에 가공·유통 경쟁력을 더하고, 국내 소비자에게 익숙한 '영양고추'를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식품 브랜드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의 제품 개발은 물론 위생적인 가공시설, 균일한 품질관리, 안정적인 공급체계와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18년 전 영양군은 소비자가 산지를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고추를 싣고 서울로 향했다. 그 선택은 이제 매년 수십만 명의 소비자가 만나는 대형 농특산물 축제로 성장했다. 올해 15만 명의 방문객과 60억 원의 매출은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소비시장의 변화를 읽고 다음 10년을 준비하는 일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무더위 속에서도 영양고추를 믿고 찾아주신 서울시민과 전국 소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건고추에서 고춧가루 중심으로 이동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고품질 가공 인프라를 한층 강화하고, 영양고추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명품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광장에서 18년 동안 이어온 영양고추의 도전은 이제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산지의 우수한 고추를 수도권에 알리는 단계를 넘어 변화하는 식품 소비시장에 대응하고, '영양고추'라는 지역 브랜드를 세계인이 찾는 'K-매운맛'으로 키워내는 것. 서울 한복판에서 확인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영양고추의 다음 도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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