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급 전보 △고용식품의약정책관 이창길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국장급 전보 △고용식품의약정책관 이창길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국장급 전보 △근로기준정책관 최관병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이디야커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어요. 마케팅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결정적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죠." 최근 점심식사 자리에서 만난 커피 전문점 관계자가 전해준 이디야커피 평가였다. 창사 이래 첫 대대적인 리브랜딩(rebranding)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애매해 업계와 소비자에 각인될 '뚜렷한 혁신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문제는 이디야커피가 이르면 올해 연말께 구체화된 리브랜딩 계획을 공개한다고 예고했으나, 10월 말이 다 돼서도 아직 이렇다 할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디야커피의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0.8% 줄어든 2756억원으로 2012년 기업공개 이후 첫 마이너스를 거둔데다 리브랜딩에 따른 막대한 비용 투자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인 만큼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이디야커피는 리브랜딩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나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이디야커피가 최근 창립 이래 처음으로 유명배우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한 것을 리브랜딩 첫 단추로 보거나, 올해 산리오캐릭터즈·짱구·캐치!티니핑 같은 인지도 높은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회의적 반응이 따라붙었다. 즉, 브랜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본질인 상품과 가격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견해였다. 지난 2001년 출범한 이디야의 가맹점 폐점률은 2021년 2.9%에서 이듬해 6.5%로, 같은 기간 계약해지 매장 수도 88곳에서 196개로 악화됐다. 개별 매장의 평균 연매출도 2019년 2억1693만원에서 2022년 1억8986만원으로 내려앉았다. 아메리카노 기준 1000원대 초저가 대용량 커피마저 등장한 상황에서 이디야커피의 '3200원' 가격경쟁력은 더 이상 승산이 없다. 가맹점 수익 때문에 저가 조정이 어렵다면 현형 중저가 포지셔닝을 과감히 탈피하는 게 생존전략일 것이다. 이는 '디저트 특화' 브랜드로 고급화에 나선 투썸플레이스처럼 뼈를 깎는 리브랜딩 변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장에 새로운 '이디야스러움'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결정적 한방'을 놓고 좌고우면할 여유가 없고, 소비자들도 너그럽지 못하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인사]◇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이판례님 별세, 김유신(OCI 사장)씨 모친상 = 인천 가천대 길병원 장례식장 501호실, 발인 30일 05시30분, 장지 인천가족공원. 032-460-3444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 과장급 인사 ▲ 노동시장경제과장 장주성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지난 10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0.25%p 인하를 단행하였다. 우리보다 한달 앞서 빅컷(0.5%p 인하)를 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다시 1.75%p가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긴축 완화의 필요성이 커졌다"고 금리인하의 배경을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서울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가 자극을 받아 다시 들썩일 우려가 있지만 한국은행은 경기침체, 성장부진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판단한 것 같다. 사실 높은 금리와 물가에 억눌린 민간 소비, 투자 등 내수에 숨통을 틔워주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그동안 계속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되었음에도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주저한 이유는 미국의 고금리, 서울 집값 상승, 가계부채 증가 3가지 악재가 발목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기준금리 격차가 2%p나 벌어진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금유출가능성이 커지게 되는데 다행히 지난 9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0.5%p나 인하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에 숨통을 트였다. 지난 5월부터 가파르게 오르던 서울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추석 이후 꺾이면서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서울 아파트 상승세는 10월 들어 8월 대비 1/3로 줄어들었고, 7월 8000건을 넘겼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9월 3000건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서울집값 상승세 둔화에 힘입어 5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 역시 10월 4일 기준 9월 대비 1조1,307조원이나 감소했다. 기다리던 기준금리는 인하되었지만 당분간 대출금리 인하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오히려 시중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더 높아진 상태다.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 역시 이미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 반영이 되어 이번 금리인하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어 예금이자 수익으로 노후생활을 하는 분들은 향후 추가인하 여부에 따라 예금에서 채권이나 주식, 부동산으로 자금이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제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의 전환은 시작되었고 공은 다시 부동산시장으로 넘어왔다. 과거로 돌아가 2000년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전환했던 3번의 금리 인하기에 한국 증시와 집값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살펴보자. 2000년 12월부터 2003년 6월까지 IT 버블 붕괴 시절 미국의 기준금리가 6.5%에서 1.0%로 내려오는 동안 우리나라 코스피는 504에서 669로 올랐고 서울아파트 가격은 2022년 1월 매매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24에서 39.2로 올랐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 미국의 기준금리가 5.25%에서 0.25%로 인하하는 동안 우리나라 코스피는 1946에서 1124로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서울 아파트 가격은 56.9에서 59.2로 소폭 올랐다. 2020년 3월에서 2022년 3월까지 코로나 시절 미국의 기준금리가 1.25%에서 0.25%로 내려가는 동안 우리나라 코스피는 1754에서 2757로 크게 올랐고 서울아파트는 77.3에서 100.1로 역시 크게 상승했다. 2000년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기 3번 중 증시는 2번, 서울 아파트가격은 3번 모두 올랐다. 과거가 그렇다고 해서 지금도 똑같이 상승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아파트가격은 금리 외 공급물량, 부동산정책, 주택시장 분위기, 소득 대비 집값 저평가 유무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1번의 기준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기 때문에 추가 기준금리를 언제 얼마나 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한국은행은 대외적인 큰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올해 말까지는 3.25%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해야 하는 한국은행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이유는 없다. 서울 집값 상승을 최대한 눌러야 하는 정부도 시중은행 창구지도를 통해 대출규제의 고삐를 더 강하게 조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역시 11월 대선을 앞두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올해 말까지 추가 금리인하 없이 3.25% 현재의 기준금리가 유지된다면 시장의 수요자들이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단기급등에 대한 피로감까지 맞물려 올해 말까지는 서울 아파트 상승거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2025년 새해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영업실적이 급한 시중은행이 올해와 같은 강한 대출규제를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추가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며 서울 입주물량 부족, 전세가격 상승 등 부동산시장의 상승압력이 높아 버티는 집주인들보다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이 훨씬 더 불안할 것이기에 내년 설 이후 서울 수도권에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아파트의 거래는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국적으로 상승을 맛보기는 어렵고 선호지역 신축, 재건축 인기단지 위주로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부동산시장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한다.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려도 미국은 3% 중반, 한국은 2% 중반의 중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코로나 시절처럼 저금리로 가지는 않을 것이고 소득 대비 지나치게 올라간 높은 집값수준도 여전히 부담이기 때문이다. 김인만
최근 에너지 부문의 가장 큰 '이슈'는 국제에너지기구(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최근(10월 16일)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WEO:World Energy Outlook) 2024' 일 것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매년 WEO 출간을 기다리고 그 내용을 음미하면서 금년을 마무리하고 앞날을 기약한다. 올해 WEO 내용 중 가장 주목할 것은 '전기 에너지 시대'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이슈'이다. 오래된 에너지 원론에서 에너지의 진전 방향을 나무 땔감, 석탄 등 '고체' 에너지 시대에서 석유 등 '액체' 에너지 시대로 발전하고 가스, 수소 등 “기체' 에너지 시대로 나아간다고 한다. 이런 진전의 끝은 석탄, 석유 등 모든 천연자원 바탕 에너지원들이 도선(導線: Grid) 에너지인 전기로 전환되어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에 도달한다. 상술한 IEA의 WEO 2024에서도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 연료의 사용 정점이 가까워진 만큼 조만간 '전기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2020년대 하반기부터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과잉을 예상하였다. 이에 따라 화석 연료 가격의 하락 소지가 크다. 당연히 이 부문에 대한 투자 매력은 줄어든다. 이에 정부 등 공공부문은 미래 지구환경문제에 대비하여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투자를 강화할 것이다. 그리고 비효율적인 화석 연료 보조금을 폐지/축소할 것이다. 이 결과로 태양광 등 주요 청정에너지 생산 능력이 대폭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기관들이 원유 가격은 강세장이 오더라도 현재 수준보다 5~10달러 정도 상승에 머물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현안 관심사인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직접 공격 가능성은 미국, 유럽 등의 적극적 중재로 매우 낮다고 한다. 사실 이란은 지금 최대 200만 배럴/일(bpd) 수준 수출을 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공급량의 약 2% 정도이다. 지금 세계 원유시장은 공급은 풍부하고 수요 증가는 부진한 편이다. OPEC+로 총칭되는 러시아와 석유 수출국 기구(OPEC) 국가들은 500만 배럴/일 이상의 추가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 원유 공급중단에 대비에 충분한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만 해도 400만 배럴/일 이상의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 더구나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브라질, 멕시코, 가이아나 등지에서 원유 증산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 유럽의 예상보다 저조한 경제 성장과 휘발유차에서 전기 자동차로의 대체 움직임으로 인해 석유 수요 증가속도는 낮아지고 있다. 올해 석유 적정 가격을 70달러 수준이라는 의견도 많다. 여기서 우리는 에너지 유발 환경오염문제가 갈수록 부각 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WEO 내용에서도 저공해 에너지원에 더 많은 투자를 강조하였다. IEA는 현재 각국 여건을 종합할 때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저탄소(Low Carbon) 에너지원이 전 세계 전력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 사무국은 석탄 시대와 석유 시대를 거쳐, 이제는 저탄소- 신재생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 시대'가 오고 있다고 공언하였다. 특히 중국의 저탄소 에너지 개발 속도에 유의하였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는 조만간 원자력, 풍력, 수력, 가스, 그리고 마침내 석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발전원이 될 것으로 보았다. 이런 여건에서 석탄, 석유, 가스 등 핵심 화석 연료 수요는 2030년 즈음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석유 수요가 2030년경 하루 약 1억200만 배럴로 최고치에 달한 뒤 2035년엔 하루 9천900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여건에서 IEA/WEO 자료를 포함하여 여러 전문기관 자료를 종합하면 현재 세계 에너지/환경 여건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물론 이미 언급한 내용도 있지만 가용한 모든 전문의견을 취합한 것이다. 미묘한 전문기관 간의 다른 의견을 음미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는 2030년까지 2.7배 증가할 것이다. 이는 지난 9월 '두바이'개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결의한 신재생 용량 '3배 증가' 목표에는 못 미친다. 사실 IEA는 COP28에서 2030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세 배로 늘리고 화석 연료 사용량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건설허가 및 송전망 연결과 같은 많은 제약요인 극복이 문제인 것 같다.그래도 청정에너지는 "전례 없는 속도“로 성장하여, 석탄, 가스, 그리고 석유를 추월하여 "2030년대 중반“에 세계 최대 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재생 에너지와 원전을 포함한 저탄소 에너지는 2030년까지 44% 성장하여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주력이 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동안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5% 정도 증가할 것이다. 전기 자동차(EV)는 작년 전망에서 2030년까지 하루 400만 '배럴'의 원유 대체가 예상됐지만, 올해 여러 전망에서 2030년까지 600만 배럴/일의 원유 대체가 가능하단다. 세계는 2030년까지 CO2 배출량을 2023년 수준보다 4%쯤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래도 산업화 이전 기온보다 2.4도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이런 기온상승 전망은 아직도 강력한 경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변화에 즈음하여 우리나라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은 에너지 문제가 또다시 지정학적 변화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다. 시장변화 과정에서 경제 논리가 배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불길한 징조이다. 원자재가격, 환율, 인플레 상승이라는 우리 경제의 고질적 병폐(3高) 문제가 재연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우리 과제는 국가안보 차원의 에너지자원부문 위험관리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 97%, 중국, 일본 등 세계 2~3위 석유 수입국과 근접한 동북아 에너지시장의 구조적 불안정성, 그리고 남북분단에 기인한 고립된 우리 에너지시장 등 구조적인 한계 요인들 때문이다. 이 결과 오랫동안 추진해온 수입의존도 감축, 동북아 에너지공동체 형성, 남북 에너지협력이라는 3가지 우리 에너지 '비전'추진이 걱정이다. 이에 우리 에너지전략 변화를 재검토할 수 있다. 실용화가 다소 불확실한 수소 등 대체에너지 개발 대신에 '지속 가능한 화석에너지(Sustainable Fossil Fuel)'개발전략이 검토될 수 있다. 이 전략은 석유, 가스 등 비교적 청정한 에너지 단기확보와 석탄 등 저급연료의 청정화를 동시 추진하는 '단기' 전략이다. 물론 저탄소 에너지원개발은 '장기 중점'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런 전략추진은 2030년까지는 석유, 석탄 등 화석 연료가 세계 에너지 수요의 80% 이상 유지한다는 각종 전문분석과 전망에 기반한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구조를 바꾸는 것은 막대한 체제전환비용이 소요된다. 그리고 장기간의 준비 기간도 필요하다. 따라서 국가 에너지전략에는 반드시 시스템 안정성, 예측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선진국들도 '남몰래' 기존 에너지산업의 보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 문제를 '통제 불가능한 위험'에서 '통제 가능한' 영역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다. 이런 판국에 국내 전기요금 조정은 정부 실패를 지속하여 에너지 문제를 '통제 불가능한 위험'으로 악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정부가 24일 산업용 전기요금만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6.9원(9.7%) 인상하고, 가정용 등 여타 요금을 서민 생활 안정 등을 구실로 동결하였다. 당연히 정책 실패에 따른 비용을 기업에 떠넘긴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국민 여론에 부응하여 당장 반발이 가장 적을 산업용만 인상하는 것으로 시장원칙 무시하면서 요금체계 왜곡을 가중한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참고로 우리 주택용 전기요금은 OECD 평균의 54%, 산업용은 66% 수준이다.이제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지금 확실한 대안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 차원의 '조직된 무책임성'(Organized Irresponsibility)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최기련
◇ 일반직고위공무원 가급 ▲ 특허심판원장 서을수 권대경 기자 kwondk213@ekn.kr
삼성전자의 연말 인사가 예년보다 이른 오는 11월에 단행된다는 추측이 무성하다. 인사의 폭이나 구조조정 포함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잦아들지 않는 '삼성전자 위기설'에 대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의 기대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이는 실적,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의 반성문에 대한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답변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최근 10년간의 실적과 비교했을 때 처참한 수준은 아니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조1000억원 수준이며, DS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원에서 4조원 중반대로 예상된다. 문제는 지난 24일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공개되면서 삼성전자의 위기설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7조3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보여줬다. HBM 사업만 놓고 보더라도 두 기업의 희비가 갈렸지만,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은 HBM 성과를 배제하더라도 이미 삼성전자의 위기는 시작됐다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3년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DS 부문 전체의 겨우 4%에 머물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범용 메모리(DRAM, NAND) 부문이나 파운드리 부문에서 균열이 가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주가 역시 이를 반영하듯 신저가를 연일 경신 중이다. 지난 25일 삼성전자는 장중 5만5900원을 터치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한때 '10만 전자'의 꿈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외국인은 32거래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증권가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흔들리는 D램 제국'의 원인을 놓고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들의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M&A를 포함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한 실패와 함께 엔지니어들의 혁신을 담아내지 못할 정도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삼성전자의 체력을 조금씩 갉아먹었다는 증언들이 추가되는 상황이다. 최근 동아일보가 보도한 '20년 반도체맨이 말하는 삼성전자 위기론'에서 언급된 '실패를 없애기 위해 도전도 없앴다'는 증언은 뼈아픈 지적이다. '실패가 없는 것이 실패'인 아이러니가 된 것인데, 이 즈음에서 삼성은 이건희 선대 회장이 본인의 에세이에서 언급한 시사점을 떠올렸으면 한다. 이 선대 회장은 “실패는 많이 할수록 좋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 실패하지 않는 사람보다 무언가 해보려다 실패한 사람이 훨씬 유능하다"고 말했다. 이제 실패의 지적, 반성문, 주식시장의 평가도 모두 나왔다. 그렇다면 유능한 일을 할 일만 남은 것 아닌가. 삼성전자의 신저가는 역으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HBM 사업의 부진은 삼성전자라는 거함에 뚫린 작은 구멍이지만, 아직 유능하고 열정적인 임직원과 풍부한 유보금, 세계 1위라는 자부심이 있다. 국민적인 기대감도 충분하다. 에너지경제가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과반 이상은 '삼성의 컨트롤타워 부활'을 지지했다. 이는 삼성을 적대시하거나 시기하기 보다 삼성을 응원하는 마음의 발로일 것이다. 내내 침묵하는 이재용 회장의 첫 일갈이 이번 연말 인사를 통해 미래의 삼성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첫 호령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현우 기자 kimh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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