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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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정치 칼럼]이재명의 우클릭, 모험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는,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면서 이른바 '이재명식 실용주의'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재명식 실용주의'란, '기본 사회'를 주장함과 동시에 종부세 폐지와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재명 전 대표는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여 먼저 주 4.5일제를 자리 잡게 하고, 최소한 2035년까지는 주 4일제로 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에만 몰두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보다는 분명 나은 모습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논란의 소지도 있다. 종부세 폐지와 금투세 유예 주장 때문이다. 이런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당내 친문과 친노들 모두가 반발하고 있고, 조국혁신당 역시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반발 때문에, 앞으로 야권이 분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우려는 앞뒤가 바뀐 주장이다. 즉, 해당 이슈 때문에 야권이 분열하기보다는, 이미 분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해당 이슈가 나오니 이를 빌미로 반발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재명 전 대표와 조국 대표가 '같은 노선'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동지적 관계'라고 평가하는 것은 그리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조국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반면, 이재명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 당시 부분적으로 피해를 받았던 인물이어서, 두 사람이 '동지'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사법 리스크 상당수가 문재인 정권 당시부터 시작된 문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재명 전 대표가 문재인 정권을 호의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그리 많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반대로 조국 대표의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안한 마음'을 표할 만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아주 '가까운' 인물이다. 민주당 내부의 친노, 친문과 친명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재명 전 대표가 종부세 폐지 혹은 금투세 유예에 대해 다른 야당이나 친노, 친문이 반발한다고 해서,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오히려 이 전 대표는 대권을 위해, 중도층에 어필하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이런 생각은 나름 합리적이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 8~9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조사를 했는데(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 결과를 보면,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44.9%, 김 후보 지지율은 37.8%였다. 두 후보의 격차가 7.1%포인트에 불과하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층으로 한정해서 놓고 보면,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87.7%, 김 전 의원에 대한 지지는 9.9%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의 생각과 일반 여론 사이의 괴리가 상당함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재명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은 험난할 수 있다. 즉, 이재명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지지층과 일반 민심 사이의 괴리를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중도층으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우클릭'으로 인해 민주당 지지층 중 일부가 떠나갈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현재의 민주당을 볼 때 그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현재의 민주당은 거의 완전한 '이재명의 민주당'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전 대표는 자신감을 가지고 중도층에게 어필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 '합리적 선택'인 것이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당대명(당연히 대통령은 이재명)'으로 진화할지 지켜볼 일이다. 신율

[이슈&인사이트] 인공지능과 임오군란

인공지능의 혁신적 성과가 화려하게 부각될수록 기존 일자리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문득 1882년 여름은 임오군란으로 발발한 혼란의 시기였음을 떠올린다. 인공지능(AI)과 기술혁신으로 시작된 끊임없는 사회구조 변화의 전환점에서 과거 임오군란이 일어났던 시기와 유사한 방식으로 사회적 긴장과 구조적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 임오군란은 신식 군대의 도입이 구식 군대를 대체하면서 발생한 사회적 갈등과 반란의 사례로, 기술적 변화가 기존의 질서와 인력을 어떻게 도전하고 재편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오늘날, 인공지능의 등장과 그에 따른 일자리의 자동화는 이와 유사한 과정을 현대 사회에서 재현하고 있다. 기술적 혁신이 가져오는 이점과 동시에, 그로 인한 사회적 저항과 적응의 필요성 사이에서 우리는 새로운 균형을 모색해야 할 입장에 처해있다. 두 사건을 깊게 들여다보면, 변화에 대한 인간의 반응 패턴이 놀랍도록 유사함을 발견할 수 있다. 임오군란에서는 신식 군대의 도입이 구식 군대를 갑작스럽게 대체하면서, 구식 군대의 병사들 사이에 심각한 불만과 저항이 촉발되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계와 정체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꼈으며, 이는 결국 폭력적인 반란으로 이어졌다. 현재,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비슷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기존 직업이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직의 위협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점은, 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식이다. 변화를 관리하고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이 원칙은 변함없이 적용된다. 기술의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회에 통합하고, 모든 구성원이 변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변화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교육과 재교육이 핵심 역할을 한다. 임오군란의 시기에는 구식 군대 병사들을 새로운 체제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지원과 교육이 제공되지 않았다. 이는 결국 군란으로 이어진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 현대에도 이러한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가져오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력이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직업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노동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교육 기관은 함께 협력하여 광범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재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점을 둬야 할 것은 단순히 기술적 능력의 습득뿐만 아니라, 비판적사고, 창의성, 그리고 인간중심의 기술과 같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욱 중요해질 기초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여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고, 모든 구성원이 변화의 이점을 공유할 수 있는 포용적인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임오군란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교훈은, 기술적 변화가 사회적 구조와 권력관계에 깊숙이 뿌리내린 도전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마찬가지로, 기술의 발전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한다. 일부는 이 변화로부터 크게 이익을 보겠지만, 다른 이들은 자신의 직업과 생계를 잃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적 해결책을 넘어서 사회적 연대와 포용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하며, 기업은 책임감 있는 혁신을 추구하고, 근로자의 권리와 복지를 존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대화와 협력을 통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그 방향과 결과는 우리의 선택과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 임오군란의 역사적 사례를 반추하며, 우리는 기술적 진보가 인류의 보편적 복지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우리에게 많은 도전을 제시하지만, 우리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를 지향하며,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진보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수현

[이슈&인사이트] 세종의 마방진 정치가 난국 수습의 지름길이다

한국갤럽이 2024년 6월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26%로 4월 총선 후 석 달째 20%대 초중반을 답보 중이다. 더욱이 4월 총선 결과 범야권은 패스트트랙 지정 요건인 의석수 5분의 3(180석) 이상을 가져가게 된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겨우 대통령 탄핵·개헌 저지선을 지키는 데 급급한 108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국면은 원초적이기보다는 윤 대통령 자신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윤 대통령은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이라고 할 이준석 대표를 축출하고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나경원, 안철수를 비토하고 억지로 당선시킨 김기현마저 물 먹이는 과정, 그리고 측근 중의 측근이라고 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 등 윤 대통령과 친윤들이 보인 옹졸함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측면이 강하다. 이러한 국민 지지율과 국회와의 갈등 구조로는 윤 대통령은 식물 대통령을 면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할 실마리로 세종의 마방진 정치를 제안한다. 마방진은 영어의 'magic square'를 번역한 것인데 가로, 세로, 대각선의 숫자 합이 일정한 방진을 말한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의 우왕이 낙수의 치수공사를 할 때 나타난 거북의 등 껍데기에 그림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수치를 이용하여 치수를 한 결과 난제가 해결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식으로 중국에서 마방진을 설명한 책은 1275년 송나라의 양휘산법이 최초이다. 한국에서는 조선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수학자 최석정이 저술한 구수략에서 기술하고 있는 마방진이 최초다. 서양의 마방진은 1514년 독일의 기하학자인 A. 뒤러의 동판화 멜랑콜리아에 그려진 4차원 마방진이 유명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 권력자는 권력에 도전할 것 같은 2 인자를 숙청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태종 이방원이었다. 이숙번 등 일등 공신뿐 아니라 민무구 등 처남 4명과 세종의 장인 심온 마저 숙청한다. 태종의 마방진 정치는 중앙에 오로지 '일(一)'이라는 숫자만을 놓고 나머지는 0으로 한다. 그러면 가로, 세로, 대각선 숫자의 합이 모두 1인 마방진이 된다. 왕 이외에 누구의 권력도 모두 무력화시키는 태종의 국가관을 피력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당대표와 갈등을 빚는 윤 대통령의 정치관과 유사성을 발견한다. 대통령만이 유일한 1이며 나머지는 모두 제로로 간주하는 사고의 유사성이다. 여기서 세종은 왕만이 1이고 나머지는 제로여야 하는 태종의 마방진과 다른 마방진을 찾게 된다. 33 방진을 풀어내는 해법을 깨닫게 된 세종은 태종과는 달라야 할 자신의 조선, 마방진 정치를 통해서 왕권과 신권이 상생하는 권력구조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세종의 마방진 정치는 어디에도 치우침이 없다. 종교나, 사상적으로나 지역적으로 균등하게 배분된다. 조선의 정치는 유교를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황희, 윤회, 정인지, 최만리 등 유생이 정치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불교의 변계량, 도교의 맹사성, 법가의 허조가 이를 견제한다. 세종은 재임 32년간 2,276회(71.1회/년)의 경연을 통해서 사상적 일체성을 추구하였다. 지역적으로 보면 변계량, 정인지, 허조는 영남 출신이다. 반면, 호남의 윤회와 맹사성이 견제한다. 또한 이북 출신으로 최만리가 있다. 이 모두의 중심에 경기 출신 황희가 있다. 황희는 엄격한 의미에서 세종의 정적이다. 태종이 양녕대군을 폐할 때 극구 반대하다가 귀양을 간 사람이다. 그런데 세종 치세 32년 중 18년간 영의정으로 재임하였다. 세종의 마방진 정치는 신권을 사상, 학연, 지연, 등으로 균등하게 배분하여 균형을 통해서 상호 견제케 한다. 여기서 세종의 위대함은 마방진 정치로 신권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과학적인 문자 체계인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여유를 가졌다는 것이다. 또한 그 여유는 과학 기술, 예술, 문화, 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1인 독주의 태종의 마방진 정치는 전제 군주제 아래서나 가능하다. 현대의 자유민주 체제에서는 세종의 마방진 정치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법이다. 윤 대통령의 정치 패러다임 시프트가 기대된다. 윤덕균

[박원주 칼럼] 기술진보와 우리의 선택

역사에 '만약'은 없다(There are no ifs in history.)지만 사실 '만약(ifs)'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살아남은 이들만의 특권이다. 그리고 그 '만약(ifs)'은 대체로 선택의 순간을 뜻한다. 현재는 과거 무수한 선택의 결과이고 우리 선택의 씨줄과 날줄이 모여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든다. 좋은 선택을 하는 방법은 결과를 충분히 예측하고 결론을 내는 것. 가장 흔한 선택중 하나가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인데 유감스럽게 이 때도 그 후과는 피할 수 없다. 케이지속의 기니아피그는 위협을 받으면 작은 구멍에 코를 박고 눈을 질끈 감는다. 그걸로 자기 덩치가 감춰질 거라 믿는다. 선택을 하지 않겠다는, 우리가 가장 흔하게 하는 선택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선택의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드문 일이다. 대부분의 모멘텀은 변화나 도전의 형태로 바깥에서 찾아 온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가장 많이 겪는 도전은 기술진보이다. 기술진보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양면적이다. 새로운 기술이 혁신을 불러오고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킨다는 점에서는 이를 환영한다. 국가 또는 기업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환영한다. 하지만 기술 진보가 그간의 거래 행태나 사회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불러온다면, 그래서 예상치 못했던 피해자가 나오고 승자독식의 구도가 만들어지면 사회적, 정치적 반발이 생겨난다. 기존 기술로 충분히 재미를 보던 시장점유자들도 혁신을 미루려다 실기하고 만다. 그렇게 해서 좌초되거나 폭망한 혁신이 우리 주변에 적지 않다. 한국판 우버를 표방했던 TADA의 차량공유 서비스, 출혈경쟁에 빠진 대리운전, 당일배송 플랫폼, 10여년전 약진하다가 사회적 반발과 규제로 급브레이크가 걸렸던 대형마트의 물류유통 혁신 등. 외국에서도 이런 사례는 많다. 필름시장의 초강자로 사진, 영상시장의 디지털화를 온몸으로 막으려 했던 KODAK의 파산, 휴대전화 시장 세계1위 기업이었음에도 안드로이드 OS로의 전환에 때를 놓쳐 강퇴당한 핀란드 노키아 등. 실패는 단순히 기업의 소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버가 동남아에서 그랩, 볼트 등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이동 선택지가 늘어나고, 유통시장에서도 편리하고 위생적이며 저렴한 쇼핑이 제공되는 동안 한때 세계 IT의 메카라 자부했던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글로벌 혁신의 흐름에서 소외되어 왔다. 새로운 기술, 산업, 경제활동이 만들어 냈을 고급의 새로운 일자리와 소득기회도 우리를 비껴갔다. 확실히 '만약(ifs)'이란 단어가 아프긴 하다. 기술진보에 대한 또다른 반발은, 나중에 생각해 보면 명백하게 무가치한, 구시대적 가치관이나 도그마로부터도 온다. IMF 금융위기 당시 우리나라는 국제사회로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요구받았다. 우리 가치관이나 사회적 가치는 하찮은(irrelevant) 것으로 취급받았다. 강요된 혁신이 고통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전화위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구조조정 이전 우리나라는 외국인들이 국내에 토지나 자산, 기업을 사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우리 정부는 매년 외국인투자 유치 실적을 주요 성과로 발표했다. 우리 상식이 얼마나 덧없는지 보여주는 일례다. 그럼에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고루한 도그마나 정치구호는 여전히 미래를 암담하게 한다. 재생에너지, 온실가스 저감, 원자력, 자원 개발 등 응당 해야 할 일들에 정치색이 입혀지면서 분쟁과 파당이 만들어지고 있다. 상복 입는 기간을 두고 드잡이질하던 이조시대 예송 논쟁조차 이보단 어른스러워 보인다. 기술진보 앞에서 우리 선택지는 많지 않다. 하거나 또는 말거나 그뿐이다. 하지 않는다고 현상유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변화를 거부해도 경쟁자들이 이를 택하면 우리 입지는 약해진다. 그래서 이해충돌을 중재하고 올바른 선택을 찾는 역할이 중요하다. 피해자에 희생을 강요하라는 뜻이 아니다. 오래된 경제이론에 코즈정리(Coase Theorem)라는 것이 있다. 이익 보는 자와 피해자가 있을 때 서로 거래를 통해 모두 만족하는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이론. 21세기의 정부는 그런 일을 하라는 조직이다. 그래서 남보다 앞장서서 책임지고 창의적으로 선택하는 공무원이 잘 되는 세상을 보고 싶다. 박원주

[이슈&인사이트]인구소멸 대응과 수도권 상생발전

수도권 규제를 해야 비수도권이 발전한다는 논리는 인구와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대에 적합하다. 인구와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수도권 집중이 명확하게 나타나던 시기인 1982년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재배치해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루고자 마련된 법이다. 그러나, 40년이 넘은 현 시점에서 바라본 수도권 규제는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 해야한다. 규제에 의한 부작용으로 수도권 역차별을 낳으면서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상생발전의 틀을 해치는 틀에 박힌 제도이기도 하다. 특히, 과밀억제권역에 집중된 각종 규제로 인해 새로운 국가발전 낙수효과를 누리는 기회도 박탈되기도 한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적정하게 배치하여 질서있게 정비하고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수도권정비계획'에 따라 수도권은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전권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규제가 집중된 과밀억제권역은 인구집중유발시설 규제, 공장 총량제행위 등 제한과 기업 설립 시 취득세 중과를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규제 실효성이 없고 불균형이 오히려 심화되어 규제의 역효과가 생겼다. 수도권 인구집중이 심화되고 수도권-비수도권간 균형발전 불평등이 확대되며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또 영세산업구조의 전환이 어려워지고 성장관리권역보다 실업률이 상회하며, 높은 실업률과 주거 불안정은 저출생과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인구소멸을 완화시키는 도시정책을 동시에 진행하는 상생발전 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 청년의 일자리 교류정책을 마련하고 지역과 수도권이 연계된 “일자리 상생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수도권의 규제보다는 합리적인 조정 정책으로 상호 연계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차원에서 일자리를 증대시키는 정책이 절실히 요구되어진다.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은 80년대부터 수도권 규제 완화와 성장관리 정책으로 전환하고 국가경쟁력 강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수도권정책은 대도시 국제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지방발전정책은 분권시스템으로 전환시켜 GDP 개선, 출산율 증가, 국가경쟁력 강화와 연계하여 상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권 경쟁력 강화가 지역의 상생발전에 연계되어 국가 차원의 발전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력산업의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산업의 생산, 수출,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ICT 산업 발전은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고 기존 전통 제조업 방식 변화가 이루어 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산업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우리 산업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시급하고 광범위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수도권과 지역의 상생된 산업발전은 인구소멸 속도를 완화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정책과제이다. 도시 및 지역정책은 전반적으로 지방정부의 권한이 강화되는 지방분권 및 지방시대로 접어 들고 있다. 수도권과 지역 모두 지방정부의 권한으로 도시산업을 육성하고 첨단화된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택의 자유가 필요한 시기이다. 저출산과 인구소멸의 문제는 지역의 대도시뿐만 아니라 수도권 지역에도 위협으로 다가오는 심각한 과제이다. 도심의 재구조화, 산업 생태계의 재구조화를 도모하고자 할 때 수도권 규제에 의해서 재편이 어려우면 국가 지속가능발전은 어려워 진다. 이제는 규제완화를 통해 상생전략과 글로벌 시각에서 지역개발정책을 고려하고, 지방정부별 규제완화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취등록세(도세) 중과세 완화, 공장총량 완화, 행위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한 가칭 “수도권 상생발전특별법"의 입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범현

[이슈&인사이트]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 축소를 위한 대책

최근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의 자영업 대출 연체율은 1.52%로 지난 2년 전에 비해 3배 증가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 대출 중 다중채무자 비중도 2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상과 같이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증가와 취약 차주의 대출 상환능력 감소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에 이미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이해된다. 우선, 자영업자 대출 연체가 늘어난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일 듯싶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 상승은 고물가와 물가 상승 억제에 소극적인 통화정책에 기인한다.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우리의 국민경제 특성상 지속되는 고물가는 영세한 자영업자의 판매가격 인상을 초래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훨씬 뛰어넘는 외식 물가 상승률은 오랫동안 국내 소비자의 주머니 부담을 가져왔다. 이는 가계 소비지출을 억제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물가 상승 억제를 최우선 경제 현안으로 고려하여, 긴축 통화정책의 기조를 늦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어 미국과 대조적이다. 결국, 2% 포인트나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차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 그리고 이로 인한 수입 원자재 단가 상승을 가져왔다. 각종 식자재 등 원재료 가격 상승에 취약한 영세 자영업자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되는 소비자가격으로 이전시켜, 물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민간 소비 부진을 심화시켰다고 해석된다. 더욱이, 비대면 환경에서 급증한 배달앱 수요는 최근 중개수수료율 상승을 불러왔다. 하지만, 자영업자의 사업 영위에 큰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배달앱의 중개수수료율 규제는 아직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높아진 중개수수료율은 자영업자의 추가적 소비자가격 이전을 초래할 잠재 요인이다. 현재 민간 소비 부진에 따른 자영업 매출 감소란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매출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감소는 사업장 임차료 등 고정비 충당에 필요한 자영업자 대출 상환능력의 현저한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의 사업실적 악화로 인한 대출 상환능력 부족은 시중은행 및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하여, 정책금융 지원 대상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늘리게 하는 계기도 되었다. 다음으로 자영업 대출 연체를 줄이고, 금융지원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차례이다. 첫째,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 제공이 시급하다. 고금리 기조로 인한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능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차주에 대해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기회 제공이 효과적이다. 대표적으로 대출이자 부담을 줄여주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검증된 대환대출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미 가계 신용 및 주택금융 대출의 경우 대환대출 프로그램 시행으로 소기의 정책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사업자 전용 기업 대출이 여태까지 시행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둘째, 자영업 대출의 연체 예방 및 축소를 위한 규제책 마련도 필요하다. 현재 가계대출 증가 억제를 위한 차주별 DSR(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 debt service ratio)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를 위한 대출의 규제지표는 존재하지 않아, 효과적인 대출수요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DSR은 금리 수준에 상관없이 안정적 대출한도를 부여받아 자영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데 적합한 규제지표가 아니다. 고금리 시점에 DSR은 이자 비용 증가로 인해 상승함으로써,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이는 금리 수준에 따라 대출한도가 변화하는 규제지표로서 자영업자의 대출한도를 규제하는 비율로 부합하지 않는다. 이로써, 자영업 대출 규제지표로서 LTI(소득 대비 총대출 비율: loan to income) 비율 도입이 필요하다. 최근 국책 경제연구기관인 KDI는 코로나 시기에 정책금융을 지원받았지만, 오히려 신용등급이 하락해 폐업으로 이어진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정책금융 재원이 자영업자의 갱생 및 사업 활성화 대신 폐업지원에 이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로써, 자영업자 대상 정책금융지원도 사업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영업자에 대한 선별지원으로 확대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LTI가 효과적 선별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고물가에 따른 매출 감소에 기인한 자영업자의 대출 상환능력 감소는 최근 자영업 대출의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고물가를 억제하지 못한 느슨한 통화정책이 이에 한몫하고 있으며, 폭리 수준의 배달앱 중개수수료율도 향후 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될 개연성이 있다. 이는 향후 민간 소비의 부진 심화로 자영업의 대출 연체를 더욱 빠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전환, 배달앱 중개수수료율 규제, 개인사업자 대출 대상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 시행, LTI 규제 비율 도입과 정부의 자영업 대출에 대한 선별지원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서지용

[이슈&인사이트] 국가간의 관계를 ‘강대강’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양해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19일 방북하여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사실상 자동 군사개입 조항 복원 및 동맹관계 회복으로 간주될 수 있는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하고 군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그러자 대통령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한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정부성명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경고하였다. 정부는 지금까지 살상무기 지원은 하지 않아왔는데, 북한과 러시아간 군사협력에 대한 대응으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북한·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하는 하노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한다면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상응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고 그것은 아마 한국의 현 지도부가 달가워하지 않는 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맞서 러시아도 제3국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며, “북한과의 합의와 관련해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푸틴 대통령의 방북 계기 북러 조약 체결 및 군사협력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자 러시아 안드레이 루덴코 외무차관이 이도훈 주러시아대사와 만나 대결적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의 방북과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과 관련, 양자 협력 발전에 대한 한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반러시아적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과 러시아가 강수로 맞서면서 한러 관계가 격랑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그런데, 아무리 상황이 급박해도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며, 두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말을 동원해 강대강으로 대응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시 대만관련 발언으로 인해 한중 양국은 외교부 대변인(대변인실)을 통해 말싸움을 하고 상대국 대사를 초치하여 항의하였는데, 이번에 한국은 러시아와 치고받는 양태를 보였다. 현재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은 양측의 지도자가 서명을 하였으나 비준(Ratification) 전 단계로서, 국제법상 조약 절차로 보면 아직 성립되지 않은 미완성의 조약이다. 북한은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떠나자마자 조약 내용을 대외발표를 하였는데, 북러간 합의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김정은의 책략이다. 러시아에 대해 몰아치듯이 하는 것은 김정은의 책략에 말려드는 것이다. 러시아측에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입장을 확실히 전달하고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의 효용성을 약화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관계는 국내정치 하듯이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사회주의 관행이 작용하고 있는 러시아는 맞대응에 익숙하다. 이러한 나라들과 대응과 맞대응이란 악순환의 수렁으로 들어가면, 한국만 어렵게 된다. 둘째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살상무기를 지원하면 러시아와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우크라이나에 할 수 있는 지원을 해 주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여 우리의 안보에 위해가 초래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는데, 그로 인해 문제가 초래될 때 미국이 한국을 도와준다는 보장이 없다. 사드 배치를 추진하자 중국은 한국에 대해 보복조치를 취했는데, 그때 미국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실 최근 북러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미중 및 미러 관계,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심화된 진영간 대립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북러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에 대해 한국은 러시아에 강한 입장을 취하였으나, 책임이 큰 미국은 거의 오불관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한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용 무기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실리만 챙기겠다는 것이다. 강대국 정치놀음에 이용되지 않도록 전략적이고 주도면밀한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이강국

[이슈&인사이트] AI와 ESG 융합, 지속가능 성장의 열쇠다

지금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시대이고, 기후테크(Climate Technology: C Tech, CT)의 시대이다. 기후테크는 기후와 기술의 합성어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혁신 기술을 말한다. 기후테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술이고, 지구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기후위기시대는 ESG(환경·사회적책임·투명경영)시대라고도 한다. AI와 ESG는 전혀 별개 같지만 매우 밀접한 관련 있다. AI시대와 ESG시대에 AI와 ESG 융합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AI대전환시대, AI전환시대, 초격차AI시대, AI초격차시대, AI퍼스트시대, AI우선시대 등이 AI시대와 같거나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AI시대란 AI기술(AT)이 발전하여 인간의 삶과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쳐서 변혁이 일어나는 대전환 시대를 의미한다. AI는 '제2의 인터넷'이라고 할 정도로 빠르게 우리 생활과 직업 활동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AI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의료분야에서는 AI기술을 활용하여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치료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제조분야에서는 AI기술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AI시대에는 인간의 역할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AI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부 직업은 사라질 수도 있지만, 새로운 직업이 생겨날 수도 있다. AI기술이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지만, AI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이로 인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 윤리적 문제 등으로 우리 인간의 삶이 더욱 어려워질 우려도 있다. AI시대에는 인간과 AI가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AI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존중하고, 윤리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금은 기후위기시대라고 정의될만큼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는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생존에 위협을 주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여 저지대 지역이 침수될 위험이 있으며, 열대 지역에서는 가뭄과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식량 생산과 자원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 그래서 기후위기시대에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적인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AI와 ESG는 각각 메가 트렌드, 게임 체인저, 신성장동력으로 명명된다. 이 시대의 두 가지 핵심 키워드인 AI와 ESG가 융합하면, 매우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최근들어 AI기술과 ESG를 융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컨대, AI기술을 이용하여 환경오염을 모니터링하고 예방하거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을 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AI기술을 활용하여 ESG 보고서 작성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으며, 더 나은 비즈니스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AI와 ESG 융합은 현대 경영 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며, 기업과 기관 등 모든 조직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문형남

[이슈&인사이트] e스포츠의 발전과 한국의 역할

김봉철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Jean Monnet EU센터 공동소장 e스포츠는 가상의 공간에서 정신적, 신체적인 능력을 활용하여 승부를 겨루는 활동을 의미하는데, 넓은 의미에서는 이에 더하여 대회의 현장에 참여하거나 중계를 관전하거나 이와 관련된 활동 등을 포함한다. 따라서 e스포츠를 구성하는 요소는 게임, 스포츠, 소비자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e스포츠가 인터넷 네트워크를 매개로 다른 문화 분야와 쉽게 연결되는 확장성도 가지고 있어서, 세계적 규모로 소비되는 문화와 기술 그리고 지식이 결합한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스포츠 분야는 과거 한국이 주도하여 국제기준을 확립하기 시작하였지만, 게임 개발업체와 스폰서 그리고 소비자의 변화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주며 진화하고 있다. e스포츠는 지역과 사회를 반영하여 변화할 여지를 만들고, 끊임없이 각 지역과 사회가 다른 지역과 사회의 협력을 통하여 여전히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진다. 최근에는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제사회에서 국가 위상을 홍보하고 국민에게 자부심을 부여하는 새로운 기능도 발견하게 되었다. 산업의 측면에서 보면, e스포츠는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시장에서 큰 이익을 생산하면서,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사랑을 받고 소비되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소비되는 한국의 대중문화와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유럽과 EU는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에 비하여 디지털 분야와 관련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극복하기 위하여, 기존 문화산업과 e스포츠를 융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EU의 디지털 강화 정책은 유럽을 보다 디지털 친화적인 사회로 변화시키려고 적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유럽의 노력은 e스포츠 산업의 확장으로도 연결된다. 동남아시아 역시 놀라운 속도로 e스포츠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태국 정부와 기업들은 e스포츠 전문 아레나 건설과 국제 대회 개최와 같은 관련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e스포츠의 발전은 각국의 게임 개발사 육성과 로컬 콘텐츠 생산에도 영향을 주어, 지역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게임의 개발로 연결되기도 한다. e스포츠 분야는 이른바 '글로컬'이 되는 산업이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처음 e스포츠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였고, 이것이 유럽을 포함한 e스포츠 국내법 제정의 모델이 되었다. 프랑스와 같은 유럽 국가는 한국의 입법 사례를 조사하여 국내법을 마련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유럽 국가의 노력은 상대적으로 중국과 미국에 관련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이기도 하고, 프로게이머 등 관련 종사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태국과 같은 동남아시아도 e스포츠 산업이 빠르게 확장되는 과정에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한편 e스포츠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서 여러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게임 중독의 문제와 해로운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인 걱정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를 관리 또는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스포츠를 위한 온라인 상태에서 개인 정보, 불법 데이터 등이 유출되거나 공유될 위험성도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e스포츠 산업진흥법을 제정하여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였는데, 최근까지 국내 사회에서 예상할 수 있는 여러 부작용을 예측하거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여러 법제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 다른 국가들과 e스포츠 산업에 관한 여러 법제적 기준을 조화시켜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형성하는 과정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e스포츠 산업에서 많은 이익을 도모하는 한국의 기업이 많기도 하거니와,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가지는 위상을 고려해도 그렇게 해야 할 과제가 있는 것이다. e스포츠가 가지는 문화적 확장성과 보편성, 그리고 기술과 지역의 특색을 반영할 수 있는 포용성을 고려하면, 한국은 e스포츠 분야에서 여전히 여러 가지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김봉철

[이슈&인사이트] 땡큐! 홍준표 시장님

국민의힘의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경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등 4명의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경쟁이 아니라 사생결단의 결투의 장으로 변해 오히려 국민의힘이라면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전당대회는 컨벤션 효과를 가져와 일시적으로라도 국민의 관심과 정당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 보통인데, 이번엔 아예 정반대다. 도대체 국민의힘 DNA에 무엇이 있길래 이토록 국민을 실망시키면서도 아랑곳하지 않는지 보수적 유권자들은 한숨만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는 제22대 총선의 대패를 딛고 당의 새로운 출발을 위한 지도부 선택이 목적이다. 후보들은 어떻게 당을 혁신해 잃어버린 국민의 지지를 회복할 것인가라는 근본 질문에 국민과 당원이 동의할 수 있는 명확하고 실현가능한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전당대회를 불과 20여 일 앞둔 현시점에도 후보들은 서로 물어뜯고 할퀴면서 비난만 할 뿐, 어떻게 당을 혁신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전략과 비전이 없다. 그저 다른 후보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그 반사적 이익만 보려는 얄팍한 욕심만 보일 뿐이다.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는 일부 인사들의 유치한 행태는 그들이 정치적 지능지수를 의심케 한다.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후보로 나섰다고 해서 그 후보를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조차 모른다. 처음에 홍준표 시장이 만나지 않겠다고 했을 때는 저 사람은 본래 좀 독특한 사람이니 그런가보다 했다. 그런데 이철우 경북지사가 그 뒤를 따르고, 이어서 김태흠 충남지사, 이장우 대전시장까지 대구경북, 대전충청의 단체장들이 한동훈의 총선패배 책임론을 내세우며 자숙해야 할 사람이 대표 경선에 나섰다면서 만남을 거부했다. 이것이 만일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누군가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면 그의 정치적 판단력은 결코 믿어서는 안된다. 한동훈의 경선 출마에 반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또 그의 행보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경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도 당의 중진으로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광역단체장으로서 다른 후보들은 모두 반갑게 맞으면서 특정 후보만 만남을 거부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유치한 행위는 스스로 바른 정치를 할 그릇이 아니라는 것을 만천하에 고백하는 것이다. 나아가 대구경북과 대전충청의 당원들이 그들의 의사에 동조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한동훈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그 지역 당원들의 한동훈 지지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즉 홍준표 시장을 비롯한 4명의 광역단체장들이 한동훈과의 만남을 거부한 행위는 사실상 한동훈을 위한 선거운동을 해준 꼴이 될 것이란 말이다. 보수정당의 역사에서 이런 일은 허다했다. 이회창 감사원장은 김영삼 대통령과 각을 세운 후 일약 대권 후보로 발돋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추미애, 박범계, 이성윤 등 문재인 정부에서 그를 핍박한 사람들 덕분에 하루아침에 생각지도 못했던 국민의힘 대권후보가 되어 지금 대통령이 됐다. 한동훈은 어떤가. 법무장관에 발탁됐을때만 해도 그가 정치인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긴가민가 했었다. 그가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에서 비롯됐다.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대패했지만 한동훈은 그 과정에서 차기 대권후보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당 대표 경선에서의 유치찬란한 행위가 그의 정치적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국가를 경영할 지도자는 우선 그 자신이 그만한 능력과 자질, 성품과 태도를 갖춘 그릇이 되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잠재적 지도자로 성장할 계기다. 그 계기는 노력한다고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무리 능력 있고 다른 사람보다 잘할 수 있다고 외쳐도 국민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미래를 통찰해 바른 방향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은 반드시 주변의 시기와 질투로 핍박을 받게 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그릇의 크기가 그를 국가경영자로 성장시킨다. 그래서 한동훈은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을지 모른다. 땡큐! 홍준표, 이장우 시장님, 땡큐! 이철우, 김태흠 지사님. 홍성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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