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이재명-삼성 ‘메가 프로젝트’ 훈풍…반도체 당면 과제 평택 전력공급도 ‘청신호’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기조가 강화되면서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1기가와트(GW)급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호남·충청·영남권을 아우르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10년 이상을 내다본 국가 프로젝트라면, 평택캠퍼스 전력 공급은 현재 진행 중인 AI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좌우할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AI와 반도체 산업을 국가 핵심 성장동력으로 재차 강조하면서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캠퍼스 LNG 열병합 발전 사업 역시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의 발전사업 지원 요청에 공개적으로 화답하면서 업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평택캠퍼스는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뿐 아니라, 향후 평택캠퍼스4공장(P4)과 5공장(P5) 등 추가 투자와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AI 메모리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적기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생산 일정은 물론 향후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8년 1GW급 발전소에서 전력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은 최근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확대 및 PPA(전력구매계약)를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정부에 공개 요청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확인사살 하셨다"며 “정치쇼가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반도체 공장의 자체 발전 설비 필요성에 대해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평택 LNG 열병합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평택 LNG 열병합 사업은 그동안 순탄치 않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기조와 전력수급기본계획상 LNG 발전 물량 관리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일정에 맞춰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인허가 지연이 가장 큰 변수로 꼽혀왔다. 이번 국민보고회를 계기로 재계에서는 정부의 인허가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산업 지원 의지를 밝힌 데 이어, 최근 내각 구성 과정에서도 AI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기류가 감지되면서 평택 LNG 열병합 사업 역시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평택 LNG 열병합이 단순한 발전사업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라인에 필요한 전력과 공정용 스팀을 동시에 공급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한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재생에너지는 출력 변동성과 계통 제약으로 반도체 공장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현재 시점에서는 LNG 열병합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사업은 삼성전자 한 기업의 발전소 건설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AI 산업 육성 정책과 탄소중립 정책이 처음으로 충돌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LNG 열병합 발전을 적극 허용할 경우 향후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자가발전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호남·충청·영남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장기 전략이라면 평택 전력 공급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정부의 반도체 지원 의지가 실제 정책이라면 가장 시급한 평택 LNG 열병합 사업부터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평택 LNG 열병합 발전은 1GW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당초 민간 발전사업자를 선정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검토됐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직접 사용하는 자가발전 형태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가발전 방식은 전력 판매사업이 아닌 자체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사업 구조가 단순해지고 일부 인허가 절차와 사업 추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시기에 맞춰 전력을 적기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업 추진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AI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평택 LNG 열병합 발전이 자가발전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향후 첨단 제조업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모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美 500조에 국내 4755조까지…재계 투자 약속 현실성은

삼성과 SK가 국내 AI·반도체 분야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재계의 투자 여력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미 간 3500억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구상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향후 투자 약속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와 재계가 밝힌 투자 규모는 상당하다. 삼성과 SK는 향후 10년간 반도체와 AI, 로봇 등 차세대 첨단산업에 총 475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400조원, 합계 800조원을 투자해 총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대미 투자도 변수다. 한미 양국이 체결한 3500억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는 원화로 490조원(환율 1400원 기준) 수준이다. 다만 구조를 뜯어보면 성격이 다르다. 현금 투자 2000억 달러는 사업 진척도에 따라 연간 최대 200억 달러(28조원) 한도 내에서 납입되며,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아닌 외환 자산 운용 수익 등으로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1500억 달러는 기업의 대미 직접투자(FDI)와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조선협력투자로 구성된다. 대미 투자 전액이 기업의 설비투자 부담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선협력투자 등 기업이 감당해야 할 몫은 국내 투자와 별도로 얹어지는 셈이다. 국내 4755조원 투자 계획은 10년 분산 기준 연평균 475조5000억원이다. 투자 기간을 5년으로 압축한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부담은 951조원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기업들의 현금창출력이다. 2025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도 2025년 연간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기록했고, 4분기에만 20조7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을 단순 합산해도 90조원 안팎이다. 투자 주체가 삼성SDI, 삼성물산, SK텔레콤 등 그룹 계열사 전반이지만, 그룹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두 회사가 차지하는 만큼 그룹 단위로 넓혀 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투자 계획만 연평균 475조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과 같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더라도 영업이익만으로 투자 계획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산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배당, 연구개발, 인건비, 차입금 상환, 운전자본에 쓰지 않고 모두 설비투자에 투입할 수는 없다"며 “수천조원대 투자 계획은 내부 현금흐름만으로 이행하기 어렵고 금융조달과 정부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그룹의 상황도 부담이 없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성장을 이어갔지만 미국 관세와 인센티브 부담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황 둔화 여파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철강 시황 부진과 중국 공급과잉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투자 발표와 실제 집행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초대형 투자 계획은 국가 산업전략과 기업의 미래 성장 방향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업황과 자금시장, 환율, 인프라 여건에 따라 속도와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초기 설비투자 부담이 크고 회수 기간이 길다.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투자 재원 마련에 유리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꺾이거나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가 둔화될 경우 기업들의 투자 부담은 커질 수 있다. 환율도 주요 변수다.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는 달러 기준으로 집행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 부담은 확대된다. 환율이 1400원일 경우 3500억 달러는 490조원이지만, 1500원으로 오르면 525조원으로 늘어난다. 정부 지원 방식도 쟁점이다.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실제 집행하려면 세액공제와 보조금, 정책금융, 산업단지 인허가, 전력·용수 공급, 송전망 확충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지원 규모가 커질 경우 정책금융 확대나 국채 발행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AI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에너지 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호남 지역은 송전선만 연결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수천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려면 전력 수급 대책부터 현실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기업들이 수천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 투자가 이뤄지려면 전력 수급 대책부터 현실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투자 계획은 장기 비전 성격이 강한 만큼 단기간에 전액 집행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반도체 호황 지속 여부와 정부 지원,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SK·삼성, 2·3차 협력사까지 상생 확대…“AI시대 공급망 경쟁력 강화”

SK와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협력사와의 상생경영을 공급망 경쟁력 강화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AI 시대 재계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공급망 상생'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SK그룹은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정거래 협약 및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으며,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과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협력사 지원 범위를 기존 1차 협력사 중심에서 2·3차 협력사까지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SK는 기존에도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지만 앞으로는 공급망 전반으로 상생경영을 더욱 확산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최창원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은 "오늘 협약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상생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상생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대금 지급 조건 개선과 연구개발(R&D), 기술개발 지원 등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 경쟁력은 협력사의 성장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도 협력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동반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글로벌 경쟁의 패러다임은 개별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기업과 협력사의 상생 협력은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생은 더 이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공정위도 상생 문화가 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최근 삼성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상생 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1·2·3차 협력사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12개 계열사가 참여했으며 약 670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융과 기술, 교육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3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및 ESG 펀드를 활용해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지원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SK가 잇따라 상생협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산업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미래차, 로봇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ESG 경영 요구가 강화되면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상생경영이 공정거래 문화 조성과 사회적 책임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며 “AI 시대에는 대기업 혼자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가 함께 경쟁하는 구조인 만큼 상생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대기업과 협력사의 자율적인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고 기술개발과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SK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LG, 포스코, HD현대 등 주요 그룹들도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사 지원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AI 시대 제조업 경쟁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룹 전반에서 협력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 이재명 정부 ‘재계 규제개혁’ 신호탄 될까

정부가 호남권을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재계의 관심은 투자 규모보다 그 이후 정부가 내놓을 후속 정책에 쏠리고 있다. 대규모 민간 투자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 인허가 단축, 산업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인 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이재명 정부의 친기업 정책과 규제개혁 기조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수나 전력, 인력 등 여러 우려에도 정부와 함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배경에는 전기요금 인하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AI 반도체 산업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제조업 전반에서도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 요구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AI를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 축으로 제시한 만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환경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AI 시대에는 투자 규모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 스마트팩토리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 산업용지를 필요로 한다. 최근 호남 AI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의에서도 핵심 쟁점은 단순한 입지가 아니라 전력과 송전망, 용수 등 산업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느냐였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제 지원이 기업 투자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전력과 용수, 인허가 속도가 기업 입지를 결정하는 시대"라며 “AI 경쟁은 결국 산업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투자환경 개선에 나설 경우 다른 산업계에서도 규제개혁 요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실증 확대와 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 미래차 관련 인허가 절차 개선 등이 향후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는 AI 조선소 구축과 친환경 선박, 미래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인증 절차와 해상풍력 관련 인허가, 해외 기자재 인증 등 각종 규제 개선이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한다. 포스코그룹은 AI 기반 철강 생산체계 구축과 수소환원제철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전력 사용이 불가피한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와 송전망 확충,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 등이 주요 경영 변수로 꼽힌다. 특히 수년째 추진하고 있는 원전을 활용한 수소생산과 직접전력거래(PPA)허가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전망이다. LS그룹 역시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변압기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 사업 확대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이 늘어날수록 전력 인프라 투자가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방산과 우주산업, 태양광 등 미래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인허가와 투자환경 개선 여부가 사업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중국발 공급과잉과 친환경 전환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재편 규제 완화와 친환경 설비 투자 지원 등이 뒤따라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메가프로젝트가 단순한 투자 발표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AI 산업은 개별 기업의 투자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으며, 정부의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와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AI 기술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할 산업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전력망과 용수, 산업단지 조성, 환경·입지 인허가, 세제 지원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호남 AI 반도체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을 넘어 이재명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정부가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만큼 후속 규제개혁과 투자환경 개선이 얼마나 속도감 있게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 시대에는 세제 혜택은 물론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인허가 속도가 더 중요한 투자 결정 요인이 되고 있다"며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을 별도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자도 못내는 한계기업 급증…반도체 호황의 역설

영업활동을 통해 거둔 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상장사의 27.6%가 이와 같은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쪽에서는 반도체 호황으로 일부 대기업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어 기업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주요국 상장사의 한계기업 추이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2017년 이후 상승 속도가 주요 5개국 중 가장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한계기업은 '영업활동 및 영업외손익을 포함한 이익'(EBIT)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연속 지속된 곳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배율(EBIT/이자비용)이 3년 연속 1 미만인 경우다. 한국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7년 11.8%에서 2025년 27.6%로 15.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1.2%에서 30.7%로, 프랑스는 20.9%에서 26.4%로 올랐다. 영국은 19.6%에서 22.4%, 독일은 10.6%에서 12.9%, 일본은 1.7%에서 3.6%로 해당 수치가 높아졌다.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60.0%)에서 한계기업 비중이 높았다.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36.8%), '도매 및 소매업'(36.4%), '정보통신업'(32.5%)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일시적 한계기업' 비중은 43.9%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44.0%)보다는 낮으나 프랑스(40.1%), 영국(36.7%), 독일(27.0%), 일본(9.8%)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일시적 한계기업은 당해 연도 이자보상배율(EBIT/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을 뜻한다. 시장에서는 한계기업을 정리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계기업을 제때 퇴출해야 경제 전반의 생산성과 부가가치가 높아진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한계기업 비중이 1%p 높아질수록 같은 산업 내 정상기업의 투자·고용 성장률은 약 0.14∼0.18%p 낮아지고, 이런 효과가 2∼3년 지속된다는 게 해당 보고서의 요지다. 한은은 한계기업을 25% 퇴출할 경우 경제 부가가치가 0.35% 상승한다는 전망치도 내놨다. 문제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고 기업을 무조건 청산시키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기업 가치를 당장의 영업지표로만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산업 특성상 사이클을 타는 업종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소위 '대박'을 터트릴 여지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 자리까지 넘보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SK하이닉스 역시 한때는 한계기업이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우리나라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교역 환경 악화, 환율·원자재·인건비 등 비용 상승, 내수 부진 등 요인들이 겹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업종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업 활력 제고와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 3세 신유열, 싱가포르 거점 亞식품사업 이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이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들의 해외사업을 직접 챙긴다. 롯데그룹은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가 오는 7월 초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출범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사회 의결과 관계국 기업결합심사 승인은 마친 상태다. 싱가포르 합작사는 한·일 양국 롯데 식품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한다. 사업별로 나뉘어 있던 경영관리와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한 것이다. 신 실장은 합작법인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한·일 식품 계열사의 시너지 창출과 해외 사업 전략을 지휘한다. 이번 식품사 합작법인 설립은 그룹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원롯데' 전략 차원에서 이뤄졌다. 롯데는 일본 내 호텔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롯데호텔앤리조트와 일본 롯데홀딩스의 합작법인 '롯데호텔스 재팬(LOTTE HOTELS JAPAN)'을 설립했다. 또 롯데바이오로직스 투자 유치, 롯데벤처스 엘켐프 재팬 운영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한·일 롯데 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일 롯데 식품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하나로 모으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집해 메가 브랜드를 함께 육성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신 실장의 한·일 식품사 합작법인 총괄 수행과 관련, 롯데그룹의 본업인 식품사업의 핵심축을 맡음으로써 본격적인 경영승계 및 신유열 체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2020년 일본 롯데홀딩스에 입사해 롯데 3세 경영 수업에 들어간 신유열 실장은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보를 맡아 한국 롯데 경영에 발을 들여놓았다. 2023년 현재의 롯데지주(그룹) 미래성장실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에 올랐다. 현재 롯데지주 지분 0.03%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재벌승계지도] 밑그림 완성한 CJ그룹, 이재현 회장 ‘결단’ 남았다

CJ그룹은 4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을 거의 다 그려놓은 상태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며 차세대 리더가 되기 위한 막바지 담금질 작업에 돌입했다. 지분 승계 측면에서는 대규모 증여세 재원 마련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재현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CJ그룹 승계 작업은 별다른 변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이목은 이선호 실장이 누나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과 어떤 식으로 경영권 구도를 정리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 승계 준비 작업 가속도…2029년 우선주도 전환 CJ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CJ㈜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CJ㈜ 아래 식품·문화·물류 등 주요 사업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 회사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 최대 주주는 이재현 회장(42.07%)이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은 각각 3.20%, 1.47%의 지분을 들고 있다. CJ나눔재단, CJ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47.76%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도 13.40%에 이른다. 외부 자본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흔들기는 힘든 상황이다. CJ㈜는 계열사 지분도 충분히 보유한 편이다. CJ제일제당(40.94%), CJ푸드빌(84.22%), CJ올리브네트웍스(100%), CJ인베스트먼트(100%), CJ올리브영(51.15%), CJ ENM(40.07%), CJ CGV(50.90%), CJ프레시웨이(47.11%) 등이다. CJ제일제당 아래로는 CJ대한통운(40.16%), CJ씨푸드(46.26%), CJ바이오사이언스(61.95%) 등 다수의 식품 관련 자회사들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CJ ENM 산하에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주사 외에 CJ제일제당(0.43%), CJ푸드빌(2.25%), CJ프레시웨이(0.59%), CJ ENM(1.82%) 등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CJ그룹은 일찍부터 CJ㈜ 지분을 4세 경영인에게 넘기는 작업을 준비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환우선주 발행이다. 10년 뒤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CJ4우(전환)' 주식을 지난 2019년 3월 발행했다. 2029년이면 현재 CJ㈜ 주식을 보유한 이들의 지분율이 희석된다는 의미다. 총수 일가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을 활용해 후계자들의 지분 확보 비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한 푼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CJ㈜ 지분을 확보하도록 '전환우선주 카드'를 썼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4우(전환) 지분을 가장 많이 지닌 사람은 이선호 실장(29.13%)이다. 이경후 실장도 26.90%를 확보했다. 주식 수로 보면 이선호 실장은 보통주 93만2503주, 전환우선주 123만1390주를 소유했다. 이경후 실장은 각각 42만8088주, 113만6958주를 가졌다. 2029년 이후 전환이 모두 이뤄진다면 이선호 실장이 6.5%, 이경후 실장이 4.7% 안팎의 CJ㈜ 주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회장은 전환우선주를 매집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갈 경우 CJ㈜ 지분율은 36~37%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재계에서는 4세 경영인들이 지주사 주식을 일정 수준 확보한 이후 이재현 회장이 자신의 몫을 증여할 계획을 짤 것으로 본다. 24일 종가 기준 CJ㈜의 시가총액은 4조6800억원가량이다. 현재 이재현 회장 소유 지분 가치는 2조원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하면 증여세가 1조원 정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 '실탄 마련' 핵심은 올리브영…IPO 또는 지주사와 합병 유력 CJ그룹은 4세 경영인들의 증여세 마련을 위한 '비밀병기'도 미리 준비했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 지분율이 높은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꾸준히 높여온 것이다. 올리브영은 국내 화장품 시장 및 유통망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지닌 브랜드다.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은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 주식 11.04%를 확보한 상태다. 이경후 실장은 4.21%를 지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5조8538억6878만원으로 전년(4조7934억7598만원) 대비 21.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93억0869만원에서 7328억2321만원으로 22.3% 뛰었다. 시장 지배력이 확고한데 성장성까지 겸비했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7조~10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이선호 실장의 경우 이 회사를 상장시킨 뒤 보유 자산을 모두 처분한다면 조 단위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CJ㈜나 CJ제일제당 등 사업보고서를 보면 임원 보수 지급 명단에서 이선호 실장 이름이 빠져 있다. 급여를 연간 5억원 이하로 받고 있다는 의미다. CJ㈜는 보통주 주당 3000원 안팎의 배당을 집행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의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보유 주식은 216만3893주다. 세전 기준 연간 65억원 가량 배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CJ올리브영 주식을 처분하는 게 가장 확실하게 '실탄'을 마련할 방법인 것으로 분석된다. 변수는 정부가 중복 상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대기업 계열사 IPO가 급격히 위축될 조짐이 보여 CJ그룹도 다른 대책을 함께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지주사인 CJ㈜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합병 비율을 적절히 산정할 경우 가장 손쉽게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총수 일가가 그동안 각종 사법리스크가 논란에 휩싸인 전례가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교통 정리'를 어떻게 할지다. 현재 그룹 주력 사업은 이선호 실장이, 문화·콘텐츠 관련 분야는 이경후 실장이 책임지고 있다. CJ그룹 소유 및 경영 모든 측면에서 남매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CJ그룹 승계 구도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선명한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회장이 절대적인 지주사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후계자인 이선호 실장이 전환우선주와 올리브영 지분을 통해 차근차근 영향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증여세 재원 마련과 남매 간 역할 분담 정도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CJ그룹은 향후 4세 경영 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 폭력 피해 아동·청소년 일상 회복 돕는다

LG가 26일 경찰청, 대한적십자사와 '폭력 피해 아동·청소년 긴급 지원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각자 전문 역량을 모아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과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서다. LG는 6억원의 성금을 기탁해 체계적인 지원기반 마련에 나선다. 이후 경찰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을 찾아내면 대한적십자사가 피해자의 상황에 맞는 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LG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억원을 기부하며 폭력 피해 가정의 경제적 자립 지원과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폭력 예방 교육을 전개해 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페이 결제 확대부터 주민증 제도 도입까지…韓日 ‘관광협력’ 의견 쏟아져

대한상공회의소 문화관광산업위원회가 2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한일 관광협력 토론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우기홍 대한상의 문화관광산업위원회 위원장(대한항공 부회장), 정호석 호텔롯데 대표, 유재형 아주컨티뉴엄 대표,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 이진석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박종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상근부회장, 한혜리 한국방문의해위원회 사무국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우 위원장은 “한일 관광협력은 비단 특정산업의 먹거리 발굴을 넘어 한일 국민 상호 이해와 신뢰도를 높여 경제 전반, 산업 전방위로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양국 관계 부처와 민간, 국회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 실행방안을 서둘러 논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한일 주민증 왕래', '자국 페이 결제인프라 확대', '한일판 유레일패스', '한일판 솅겐조약'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카키시마 아카네 일본교통공사 수석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왕래가 많이 늘었지만 관광객들은 여전히 출입국 절차, 결제인프라, 대중교통 등에서 단절감을 느낀다"며 “처음부터 완전한 제도통합을 목표하기 보다는 여행자가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서부터 호환성을 차츰 확보해 가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 특정노선이나 도시에 한해 여권 없이 주민등록증만으로 왕래를 허용하거나 결제시스템을 통합해 보는 시범사업부터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김형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여권이 아닌 자국 주민증을 상호 인정해 주는 것은 통합 단계에서 상당히 높은 단계의 층위"라며 “주민증 왕래가 방일 여행객의 출입국 편의와 여권보유율 20% 미만인 일본의 방한 가능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제3국에 대한 비자 상호 인정 제도를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솅겐조약으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무비자 통행이 가능한 것처럼 이에 빗댄 '한일판 솅겐조약'을 맺으면 두 나라를 함께 방문하려는 제3국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일 방문 공동 마케팅, 지역 간 연계 상품 개발, 세계유산·역사문화 관광패키지 출시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편결제 활용을 촉진시킬 결제 인프라 확대에 대한 건의도 있었다. 박범석 한국관광공사 국제마케팅실장은 “최근 일본 20~30대 여성의 한국 재방문율과 같은 연령대 남성층의 방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어 이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간편결제 방식이 확산되면 결제 편의성은 물론, 맞춤형 할인과 이벤트 제공이 가능해져 방일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호석 호텔롯데 대표는 “한일 관광협력의 핵심은 결국 양국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어 이동편의성을 높이고 체류기간을 늘리는 것"이라며 “유레일패스만 있으면 유럽 곳곳을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것처럼, 해외관광객들이 한국의 KTX와 한일 여객선, 일본의 신칸센을 원스톱으로 예약하고 이용하게끔 통합적 교통관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성환 이오컨벡스 대표는 “수천 명이 한꺼번에 입국하는 국제회의·전시(MICE)에서는 출입국 효율이 곧 행사의 경쟁력"이라며 “현재 주요 인사 중심으로 일부 시행 중인 전용 출입국 심사대를 한일 상호 국제회의·전시회 참가자 전반으로 넓히고, 단체 전자입국·생체인증 기반 출입국 서비스까지 결합한 양국 공동의 '한일 MICE 출입국 패스트트랙'으로 확대하자"고 건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포스코, 사랑의 헌혈 6만5천명 돌파 ‘28년간 생명 나눔’

사랑의 헌혈 행사를 통한 포스코의 생명 나눔 활동이 28년간 이어지면서 헌혈 누적 참여자 6만 5000명을 넘어섰다. 25일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북 포항 포스코 사랑의 헌혈 행사를 가졌다. 이날 임직원들은 헌혈버스에서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수혈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나눔 정신을 실천했다. 지난 1998년부터 포항을 비롯해 광양·서울에서 정기적으로 헌혈버스를 운영해 온 포스코의 사랑의 헌혈 행사에는 임직원뿐만 아니라 협력사와 입주사 임직원까지 적극 동참하고 있다. 28년 간 이어진 사랑의 헌혈 행사로 포스코 임직원들이 나눈 누적 헌혈량은 전혈 기준 총 2600만㎖에 이른다. 이는 1.5ℓ 페트병 약 1만 7300개를 채울 수 있는 혈액량이며, 환자 약 20만명의 생명을 살리는 데 기여한 규모이다. 포스코는 헌혈에 동참한 임직원의 자발적인 헌혈증 기부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은 포스코의 기부 헌혈증은 총 1만 3500장으로,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수혈이 시급한 소외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아울러 임직원 중 200회 이상 헌혈을 실천한 '헌혈영웅'을 다수 배출하는 등 사랑의 헌혈 행사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이어가는 대표적인 사내 나눔문화로 만들어가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