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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영업익…김정균 단독대표 체제 안착

보령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레거시 브랜드 인수(LBA)' 전략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너 3세인 김정균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LBA 전략을 토대로 내실을 탄탄히 다지며 보령의 체질개선 목표가 성공 궤도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올 3분기 연결기준 2800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자 전년동기대비 3.3% 성장한 수치다. 기존 주력제품군인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패밀리가 3분기 425억원 매출로 전년동기대비 19.7% 신장하며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상급종합병원 수요가 높았던 △진해거담제 '뮤코미스트' △항생제 '맥스핌' △항구토제 '나제론' 등 전문질환 분야도 윤석열 정부의 의정갈등 여파에서 회복되면서 같은 기간 각각 13.0%·27.0%·41.5% 매출이 증가해 보령의 외형 확장에 힘을 보탰다. 최근 보령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수익성 개선이다. 최근 4개 분기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보령은 지난해 4분기 14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5% 하락해 수익성이 주춤했다. 이어 올 1분기엔 영업이익 109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25.3%, 전년동기대비 33.2%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54억원으로 직전분기대비 133.0%, 전년동기대비 26.1% 성장하며 김 대표의 단독대표 체제 전환 4개월여만에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3% 증가하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보령의 핵심적인 체질개선 전략에는 특허가 만료된 글로벌 빅파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방식인 LBA가 자리하고 있다. 보령이 LBA 전략을 통해 판매에 나서고 있는 의약품은 일라이 릴리로부터 인수한 항암제 '젬자'(2020년)와 '알림타'(2022년), 조현병치료제 '자이프렉사'(2021년) 등 3종이다. 이들 제품군은 보령이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품질 동등성 확보 절차를 거쳐 자체생산 전환이 완료됐다. 특히 젬자와 알림타는 분말 형태의 오리지널 제품 제형을 액상으로 개선하며 복용 편의성을 높여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젬자는 올 2분기와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0%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매출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알림타는 올 3분기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62.7% 감소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자체생산 전환을 위해 상품 재고를 일시 출하한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알림타 매출은 2분기 42억원에서 3분기 73억원으로 73.8% 증가하며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김정균 대표단독 체제로 들어선 뒤 진행한 연구조직 개편·포트폴리오 합리화 등 체질개선 노력과 LBA 전략이 맞물리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극대화했다는 분석이다. 보령은 지난 2월 김정균·장두현 각자대표 체제에서 장두현 전 대표가 사임하며 김정균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보령 관계자는 “제약사업에서 지난 분기에 이어 올 3분기에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연속 갱신했다"며 “수익성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선정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보령은 LBA를 통한 '인수-제형 확대' 전략을 지속하는 한편,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하고 필수의약품 제조 인프라를 확보하는 등 수익기반 다각화로 체질개선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보령은 지난 9월 사노피의 유방암치료제 탁소텔을 최대 2880억원 규모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LBA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탁소텔의 연매출이 1150억원 규모에 이르는만큼 시장성 대비 과도한 금액으로 인수한 것아니냐는 우려가 일지만, 보령은 제형개선·병용요법 등 내재화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보령은 의약품 생산시설인 충남 예산캠퍼스를 증축해 캐파(생산능력)를 확대하고 항암제 해외 직판과 글로벌 CDMO 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한화, 방산·조선·미래기술에 ‘인재 파워’ 쏟아붓다

한화그룹이 지난 5일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그룹의 핵심 역량을 방산과 해양으로 완벽히 재편하려는 전략적 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핵심 방산·해양 계열사에 승진이 집중된 것은 대규모 수주에 대한 안정적 이행과 글로벌 멀티 야드 구축, 미국 시장 선점을 위한 장기적 포석이라는 김동관 부회장 체제의 3대 핵심 과제를 가속화하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한화는 13개 계열사의 총 76명 신규 임원들을 선임한 가운데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한화오션이 12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며 그룹 내 최다 인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명, 한화시스템 4명을 각각 발탁하며 글로벌 방산·조선·해양 사업에도 힘을 실었다. 반면에 ㈜한화(건설부문)가 4명의 승진자를 내는 데에 그쳐 그룹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 지를 명확하게 나타냈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김동관 부회장 체제 하의 '뉴 한화'가 방산과 조선업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그룹의 성장 동력원으로 더욱 공고히 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6명의 임원 승진을 단행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배경에는 폭발적인 실적과 기록적인 수주 잔고가 자리한다. 올해 3분기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 로켓 등 지상 방산 부문의 수출 호조와 자회사 한화오션의 액화 천연 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등 호실적 편입에 힘입어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 덕분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47%, 영업이익은 79% 증가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수주 잔고다. 3분기 말 기준 총 수주 잔고는 31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중동향 유도 무기 공급 계약과 노르웨이향 K-9 추가 공급 계약 등이 포함된 수치로, 한화에어로 IR 담당 전무의 발언처럼 4년치 매출이 확보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신규 임원 인사는 단순 '수주 성공'에 대한 보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31조원 어치 수주 잔고는 거대한 자산인 동시에 반드시 이행해야 할 '계약 부채'라서다. K-9과 천무 등은 폴란드·중동·노르웨이 등 다수의 글로벌 고객에게 전례 없는 규모로 동시 납품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 인사의 무게 중심은 '영업'에서 '생산·관리'에 방점이 찍혔음을 시사한다. 신규 임원들의 직책은 사측이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거대한 생산·납품 프로세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품질 문제를 방지하며, 원가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실행·리스크 관리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 방산을 넘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공동 개발하는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GE-STOL)는 기존 1km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했던 동급 무인기와 달리 약 100m만 확보돼도 이·착륙이 가능하고, 헬파이어 미사일 16발 탑재와 대잠수함전·전자전 수행이 가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랜딩 기어 등 핵심 부품 공급뿐 아니라 기체 조립·생산을 위한 국내 생산 시설 구축을 담당할 계획이다. 신규 임원들은 이처럼 GE-STOL 국내 생산 기지 구축 등 차세대 사업 기반을 닦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이는 미래 전장의 핵심인 '무인기' 분야에서 글로벌 가치 사슬(GVC)의 핵심 생산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시장 선도 제품 확보를 가속화해 주요 핵심 지역에서의 경쟁 우위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룹 내 최다인 12명(연구·설계·생산(제조) 분야 7명, 사업 관리·지원 5명)의 신규 임원을 승진시킨 한화오션의 인사 키워드는 △친환경 기술 기반 기술 경쟁력 강화 △멀티 야드(Multi-yard) 제조 안정화 △미래 기술·사업 수행 역량 고도화 등 3가지다. 한화오션의 재무 상태는 한화그룹 편입 전과 대비해 안정화 궤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분기 실적은 특정 프로젝트의 종료로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연간 흑자 기조 유지 전망을 밝히며 인수 후 통합(PMI) 과정의 혼란기가 마무리됐음을 나타냈다. 이번 인사의 핵심 전략인 '글로벌 멀티 야드' 경남 거제 옥포 조선소만으로는 생산 능력·인건비·지정학적 리스크 관리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한 만큼 글로벌 거점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한화오션은 '엔지니어링 허브' 인도에서는 고숙련·저비용 설계 인력을 활용한 연구·개발(R&D)·설계 기지 역할을, 브라질에서는 '해양 프로젝트' 거점으로서 남미 시장 수주·현지 조립·MRO 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중심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전했다. 한화그룹 방산 부문의 다른 한 축인 한화시스템은 올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80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5억원으로 60%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인수한 미국 필리 조선소 정상화를 위한 초기 투자·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388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이 발생해서다. 하지만 필리 조선소의 적자를 제외한 한화시스템의 본업 경쟁력은 오히려 더 견고해졌다. 방산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난 498억원으로 집계됐고, 특히 수익성이 높은 수출 비중이 18%로 확대됐다. 여기에는 UAE 천궁-II 다기능 레이다(MFR)와 폴란드 K-2 전차 부가 체계 등이 포함되며, 여의도 증권가는 수출 사업의 영업이익률이 25%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이번 한화시스템의 신임 임원 4명 선발은 '단기적 잡음'에 흔들리지 않고, '미국 시장 개척'과 '고수익 수출 확대'라는 두 가지 글로벌 전략을 동시에 완수하기 위해 검증된 리더십을 전진 배치한 '전략적 포석'으로 점쳐볼 수 있다. 또한 이들은 한화오션의 'AI 함정'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STOL 무인기' 에 탑재될 전투 체계·레이더·항공전자 장비 등 핵심 부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 그룹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 핵심 임무도 함께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수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조직 역량을 한층 공고히 하고, 향후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와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은 방산 시설이나 조선소 같은 보안·고위험 현장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 비즈니스'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영상 보안 기업을 넘어 'AI·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만큼 한화비전 신임 임원 2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의 'AI 기반 스마트 현장'을 구축하는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한화모멘텀은 그룹 내 폭발적인 방산·조선 물량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고효율 자동화·물류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지원할 목적으로 존재해 신임 임원은 해당 계열사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내부 파트너'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GST, 美에 CO2 칠러 공급…글로벌 친환경 설비 시장 선점 본격화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가 친환경 CO₂ 칠러 신제품의 첫 출하를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납품은 지난 8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수주한 물량의 첫 번째 공급 건이다. GST가 공급하는 이 CO₂ 칠러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1에 불과한 CO₂를 냉매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냉동기식 칠러 대비 탄소 배출량을 99% 이상 획기적으로 절감시켜, 날로 강화되는 미국 및 유럽연합(EU)의 환경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첫 발주를 진행한 미국 기업은 이미 추가 물량 발주를 진행했으며,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CO₂ 칠러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RE100 추진과 Scope3(공급망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 등 친환경 공정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에는 사용 장비의 탄소배출량 감축까지도 포함된다. GST 관계자는 “친환경 전환이라는 산업 트랜드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했기 때문에 적시에 CO2칠러 기술 내재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이번 출하를 레퍼런스로 활용하여 향후 국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게획이다"고 말했다. GST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부식성 가스를 정화하는 스크러버와, 공정 장비의 챔버 온도를 최적의 조건으로 조절하는 칠러를 주요 사업으로 전개해 왔다. 이번 CO₂ 칠러 출하를 계기로 GST는 타 경쟁사보다 앞서 CO₂ 칠러 시장을 선점하며, 뚜렷한 우위를 확보한 모양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친환경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KT, 작년 해킹 알고도 ‘조용히 조치’…은폐 정황 드러나

KT가 지난해 자사 서버가 악성코드 'BPF도어(BPFDoor)'에 대거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채 자체 조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조사 결과, KT는 감염 사실을 은폐해온 정황이 포착됐으며, 불법 펨토셀을 통한 소액결제 피해 가능성도 추가로 확인됐다. KT 해킹 사고를 조사 중인 민관 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KT가 지난해 3월부터 7월 사이 BPF도어와 웹셸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서버 43대를 발견하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BPF도어 흔적이 삭제된 상태였지만, 백신 구동 기록 등을 통해 해킹 정황을 확인했다"며 “KT가 밝힌 피해 서버 규모는 자체 보고에 따른 것으로, 포렌식 분석을 통해 추가 피해 범위를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BPF도어는 올해 초 SK텔레콤 해킹 사건에서도 피해를 일으킨 은닉성 강한 악성코드다. KT는 SKT 사태 이후 당국이 통신사 전반을 상대로 실시한 악성코드 전수조사에서도 감염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조사단은 KT가 미국 보안 전문 매체 '프랙(Frack)'의 경고 이후 서버를 폐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KT는 조사단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감염 서버에 가입자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단말기 식별번호(IMEI) 등 개인정보가 저장돼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SK텔레콤 사례처럼 핵심 가입자 정보를 관리하는 HSS 서버가 피해를 입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KT의 펨토셀(초소형 기지국) 관리 체계에도 중대한 보안 취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펨토셀이 동일한 인증서를 사용하고, 인증서 유효기간이 10년으로 설정돼 있어 한 번 접속한 기기가 지속적으로 KT 망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펨토셀 제조 외주사에 셀 ID·인증서·서버 IP 등 중요 정보를 보안 절차 없이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허점을 이용해 불법 펨토셀을 장악한 공격자는 종단 암호화를 해제해 ARS·SMS 등 결제 인증정보를 평문으로 탈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문자나 음성통화 정보 탈취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기지국 접속 이력이 남지 않은 소액결제 피해 사례도 일부 확인됐다"며 “KT의 피해자 분석 방식과 누락된 피해자 존재 여부를 재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률 검토를 거쳐 KT가 '위약금 면제 사유'나 영업정지 조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특히 유심 교체 과정에서 피해가 확산될 경우, SK텔레콤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영업정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중간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악성코드 침해 사실 인지 후 즉시 신고하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 실행을 차단하는 보안 기능을 추가하고, 전사 통합 관제체계를 구축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李 대통령, 김현지 실장에 “여야 합의시 국감 출석…경내 대기 지시”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김현지 대통령제1부속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출석을 위해 '경내 대기'를 지시했다. 김 실장의 출석 문제를 놓고 한 달 넘게 공방을 벌여 온 여야가 오후 늦게라도 합의할 경우 국감에 나가서 증언하라는 취지다. 대통령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실은 국회 결정에 따라 국회 상임위에 출석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이 대통령은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1부속실장의 국회 운영위 출석이 가능하도록 경내 대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1부속실장은 대통령의 경외 일정 수행 업무를 해야 함에도 대통령실에서 대기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각종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출석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전날 여야 합의가 불발되면서 김 실장의 증인 채택은 무산됐다. 이날 오전 열린 운영위 국감에서도 여야는 김 실장의 출석 문제를 두고 충돌을 거듭했고, 급기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건강 이상으로 공식 일정이 취소된 점을 거론하며 “대통령 일정이 취소됐다면, 김현지 실장의 불출석 명분도 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과 대통령실은 그동안 김 부속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불출석 사유로 '대통령 일정 수행'을 제시해 왔지만, 강훈식 비서실장이 SNS를 통해 대통령이 몸살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며 “대통령의 일정이 취소된 순간, 부속실장은 국회 출석을 회피할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소방 공무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열었으며, 당초 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몸살 여파로 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목이 쉰 채로 “내가 지금 몸살감기에 걸려서 목소리가 이상하니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통령의 건강 이상은 최근 이어진 해외 순방과 연이은 외교 일정으로 인한 과로 탓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6∼27일 말레이시아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하자마자 경주로 이동해 한미 정상회담과 APEC 관련 일정을 소화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PEC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서류 검토에 몰두한 이 대통령의 사진이 회자되기도 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오찬 이후 자신의 SNS에 “이 대통령이 '건강과 체력은 타고났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늘 말씀하시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어떻게 그런 강행군을 버티겠느냐"며 “지난 6월 취임 이후 5개월 동안 쉬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쩌면 12·3 계엄 이후 지금까지도 제대로 쉬지 못한 셈"이라고 적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포낙 ‘비르토 인피니오 R’, ‘2025 청각 기술 혁신 어워드’ 맞춤형 보청기 부문 수상

글로벌 청각 솔루션 기업 포낙(Phonak)은 자사의 맞춤형 귓속형 보청기 '비르토 인피니오 R(Virto Infinio R)'이 '2025 청각 기술 혁신 어워드(Hearing Health & Technology Matters, HHTM)'에서 맞춤형 보청기(Custom Hearing Aid)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비르토 인피니오 R'은 AI 보청기 '인피니오 스피어'와 동일한 플랫폼으로, 2025년 3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받았으며 국내 출시도 예정돼 있다. 이번 수상은 '비르토 인피니오 R'이 개인의 귀 구조와 청취 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세밀하게 반영한 맞춤형 설계 기술 RightFit을 적용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킨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2025 청각 기술 혁신 어워드'는 국제 청각 전문 미디어 플랫폼인 HHTM이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청각 산업 전반에서 혁신성과 사용자 중심 기술 발전에 기여한 제품과 솔루션을 선정한다. 본 어워드는 청각 산업의 혁신·접근성·환자 중심 기술 확산을 목표로 하며, 수상 기업들은 ADA(미국 청각학박사협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조명된다. 글로벌 청각 전문가, 연구자, 산업 분석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보청기, 인공와우, 청각 재활 등 8개 부문 제품을 평가한다. 올해는 전 세계 다양한 기업이 참여했으며, 이 중 맞춤형 보청기 부문에서 포낙의 '비르토 인피니오 R'이 기술력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수상했다. '비르토 인피니오 R'은 포낙 최초의 맞춤형 충전식 귓속형 보청기로, 개인 맞춤 설계 방식인 'Right Fit'과 1600개 이상의 고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는 '바이오 캘리브레이션(Biometric calibration)' 기술을 통해 착용감을 높였다. 또한 세련된 디자인과 충전식 배터리 채택으로 편의성을 강화했다. 더불어 머신러닝 기반 사운드 기술 '오토센스 OS 7.0'이 주변 환경을 자동으로 인식해 음향 설정을 최적화한다. 이를 통해 조용한 공간부터 복잡한 소음 환경까지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청취 경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블루투스 연결성을 지원해 스마트 기기와 간편하게 페어링할 수 있으며, 음악·통화·스트리밍을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또한 마이포낙(myPhonak) 앱을 통해 개인 맞춤 조정과 원격 지원 기능도 제공한다. 소노바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청각 케어에 있어 개인에게 딱 맞는 맞춤형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AI 기반 음향 기술과 정밀 맞춤 설계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가 일상 속에서 자신 있게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대한항공, 美 유력지 선정 ‘10 베스트 항공사’ 3관왕…기내식·승무원 ‘톱3’

대한항공이 미국 유력 종합 일간지 USA 투데이 주관 '2025 10베스트 리더스 초이스 어워즈(10BEST Readers' Choice Awards)'에서 3개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글로벌 서비스 경쟁력을 입증했다. 6일 대한항공은 이번 어워즈에서 △비즈니스·일등석 부문 2위 △객실 승무원 부문 3위 △기내식 부문 3위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USA 투데이의 '10 베스트 어워즈'는 매년 항공·공항·숙박·여행 등 각 부문에서 독자들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상위 10개 기업을 선정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부문별로 보면 비즈니스·일등석은 180도로 눕혀 침대처럼 활용 가능한 '프레스티지 스위트 2.0' 좌석과 업그레이드된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호평을 받았다. 럭셔리 브랜드 협업 어메니티 키트와 고급 코스 요리 형태의 기내식 등 차별화된 서비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객실 승무원 부문은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전 클래스에서 안정적이고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기내식 부문은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특히 한국 전통 요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메뉴가 승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번 수상 외에도 영국 스카이트랙스(SKYTRAX) 5성 항공사 5년 연속 선정, 호주 에어라인 레이팅스(Airline Ratings) '올해의 항공사(2025)',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 '올해의 아시아 항공사(2025)'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이슈+] 트럼프 親화석연료 정책, 미국만 수혜?…“2050년까지 유일하게 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화석연료 정책과 반(反)친환경 기조가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 성장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과는 더욱 멀어지는 선택으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이어가더라도 기후 재앙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화석연료 수출을 확대하고 친환경 규제 이행에 필요한 비용을 들이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미 국내총생산(GDP)가 기본 시나리오 대비 약 1% 더 높게 성장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본 시나리오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화석연료 중심 정책이 미국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속할 경우 전 세계 GDP는 기본 시나리오 대비 0.2%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경우 2050년까지 GDP가 0.4%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반영한 결과다. BE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같은 경제적 효과는 향후 25년간만 제한적으로 나타날 뿐"이라며 “2050년 이후에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물리적 피해가 본격화해 폭염·홍수 등 극단적 기상 현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가속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세계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동시에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미국은 자국 내외로 화석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등과 무역협상을 통해 미국산 에너지 수출 판로를 확대한 데 이어, 각국에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강한 국경과 전통적 에너지원이 있어야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며 “녹색 사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기조는 친환경 기조는 오는 10일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도 다시 확인될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번 COP30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 각국 지도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다른 국가들이 미국처럼 화석연료 중심 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다. 실제로 국제해사기구(IMO)는 미국의 강한 반대 속에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감축 규제와 탄소배출 가격 책정 제도 도입 결정을 1년 연기하는 결정을 지난달 내렸다. 이는 다자간 환경 규제 노력의 후퇴로 평가된다. BE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녹색 후퇴가 다른 나라들의 유사한 정책 전환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세계 각국의 경제적 손실은 더욱 클 전망이다. BE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이 모두 청정에너지 전환을 포기할 경우, 2050년까지 미국과 세계 GDP는 각각 1%가량 위축되고, 글로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75%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의 GDP는 약 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엘레오노라 마브로이디와 마에바 쿠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만 홀로 에너지 전환에서 발을 빼면 미국이 승자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다른 나라들도 이에 동참하면 미국을 포함해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이러한 현상이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경제적 이론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개인의 이익 극대화가 공동체 전체의 파국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BE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 반론도 제기됐다. 게르노트 바그너 컬럼비아대 기후경제학자는 “화석연료 산업의 이익은 결국 국민 건강과 미래 산업 경쟁력을 희생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비영리 연구기관 에너지 이노베이션의 로비 오비스 연구원은 “BE의 경제 모델은 현실의 정책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특히 청정에너지 확대의 핵심인 세엑공제와 같은 인센티브가 빠졌다. 보다 더 포괄적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1월 9일 소방의 날을 앞두고 '의사를 구하지 못해 국립소방병원 개원이 연기될 상황'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6일 “소방공무원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공공의료기관이 의료인력 미확보로 개원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해당 사태의 심각성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국립소방병원의 정상 개원과 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의 진료 과목 설치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의협에 따르면 현재 국립소방병원에는 한의 진료과 설치 계획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재난 현장에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와 부상 위험에 상시 노출된 소방공무원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근골격계 질환·화상 후유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다각적인 치료를 위해 한의진료의 도입은 필수적이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전국 23개 시도의 소방공무원 8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소방공무원 84%가 국립소방병원 내 한의과 설치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6%는 한의과가 설치될 경우 치료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국립소방병원에 한의과 설치를 희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기존 한의치료 경험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에'가 가장 많았으며, '양방 진료와 병행할 경우 치료 효과가 높을 것 같아서', '기존 치료만으로는 아쉬움이 있어 다양한 치료를 받고 싶어서', ' 소방공무원의 업무 특성을 고려한 진료가 가능해서'가 그 뒤를 이었다. 얼마 전 있었던 소방청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박정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소방관들이 재난 현장에서 신체적·정신적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만큼 이에 따른 부상과 질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국립소방병원에 한의진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를 적극 검토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다양한 공공의료기관에서 통합치유모델로 자리 잡고있는 한의약은 이처럼 소방공무원들의 건강증진과 치료에 있어서도 탁월한 효과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국립소방병원 내에 한의 진료과를 설치하여 인력난으로 인한 개원 지연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 소방공무원들에게 보다 폭넓은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이 한의협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한의협은 한의 진료과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전문성을 적극 지원하고, 일선 소방관들의 신체·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공동 연구 및 재활·예방 프로그램 개발에도 협력하며, 지역 소방서 및 관련 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소방공무원 맞춤형 한의건강관리사업을 적극 추진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호재엔 무뎌지고 악재엔 즉각 반응…더 얇아진 換市

지난달 초부터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원화 가치를 짓누르던 한미 관세협상이라는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그러나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와 국내외 증시 하락 등 겹악재 탓에 원·달러 환율은 더 올라갔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이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 외환시장이 외부 변수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더 '얇아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9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1402.9원으로 올라선 뒤 1400원 밑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5일에는 전날보다 11.5원 오른 14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쳐 주간 종가 기준으로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꺾인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나오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5일 장중 1450원까지 오른 환율은 인공지능 거품론으로 촉발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잦아들면서 하락했지만, 시장은 아직 불안정한 상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보유액이 작년 말 대비 많이 늘어난 점도 환율에 잠재적 리스크로 남아 있다. 외국인 보유액은 지난해 말 666조원에서 지난 5일 기준 1208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5월부터 국내 증시를 대거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사상 최대치 수준의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경우 원화가 약세 압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되는 국면에서는 환율 상승 폭도 확대됐다"며 “향후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포지션 조정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원화의 회복 탄력이 제한되며 환율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환율 상승의 근본적인 이유로는 달러 강세가 지목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후 연준 위원 다수가 노동시장이 뚜렷이 약화하지 않는 한 12월 추가 인하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율에 호재라고 봤던 관세 협상이 실제로는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한국은행은 “굉장히 잘 된 협상"이라고 평가했지만, 외환시장은 연간 200억 달러씩 10년간 미국에 달러로 투자하는 점을 부담으로 느끼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원화 가치를 짓누르던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됐지만, 환율은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협상으로 한국은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중 직접 투자가 2000억 달러이며 연간 200억 달러 한도로 10년에 걸쳐 나눠 낼 예정이다. 정부는 직접투자 금액을 한국투자공사(KIC), 한국은행 등이 보유한 외화 자산 운용 수익으로 충당하고, 부족할 경우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할 것으로 밝히면서 외환시장에서 직접적인 달러 조달을 피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연 200억 달러씩 10년 현금 투자는 여전히 심리적 압박을 주는 데다 최근 아시아 증시 단기 급등에 대한 경계감도 있어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환율 결정 요인이 금리보다 주식 자금의 영향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환율은 전통적인 금리 변수보다 자본 이동, 특히 주식 투자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한미 금리차 확대가 달러 강세로, 축소가 약세로 이어졌지만, 이제는 금리와 달러 간의 상관관계가 약화하고 대신 금융계정을 통한 자금 이동이 환율을 좌우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미국 자산 중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고, 내국인 투자자 역시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면서 달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로 인한 달러 유입보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로 인한 달러 유출이 크다"며 “이 같은 자본 흐름이 원화 약세의 구조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도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와 기업 직접투자가 늘면서 한국의 순대외자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5일 냈다.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중은 55%로, 지난해 말(58.8%) 이후 최대치다. 국가 전체에서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이 넘는 대규모 자금이 해외에 나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 등 해외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인은 국내 대신 해외 주식으로 관심을 돌렸고, 순대외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68억1000만 달러 순매수했는데, 이는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선을 위협하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CRAISEE(크레이시)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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