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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감] 수송 부문, 온실가스감축 예산 16.4조 쏟고도 감축율 꼴찌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을 위한 공론화에 나서고 있지만, 그보다 먼저 지난 2030년 목표에 대한 재정집행 평가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석열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분야별 재정투입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수송부문에만 약 16조4000억원이 투입되었음에도, 실제 감축 성과는 전 부문 중 최하위로 드러났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이 정부의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서'(2023~2026년)를 분석한 결과, 4년간 전체 감축예산은 43.1조원이었고, 그 중 수송부문이 38%에 해당하는 16.4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산업, 전환, 건물 부문 순이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자료(2024년 잠정배출량 기준)에 따르면, 수송부문은 2018년 대비 불과 1.3% 감축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감축률(11.8%)은 물론, 감축이 어렵다고 지적되어온 산업부문(4.5%)보다도 낮은 수치다. 정혜경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 예산보다 화석연료 사용을 위한 예산이 더 많이 편성되었지만, 이른바 '배출예산'은 확인되지 않아 실질 감축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수송부문 화석연료 보조금은 7조7000억원으로, 같은 해 수송부문 온실가스감축인지 감축예산 3조800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정 의원은 이어 “4년째 시행 중인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도는 이제 감축예산뿐 아니라 배출을 유발하는 예산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진짜 '기후재정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닥터브라이언, 네이버 ‘헬시페스타’ 참여… 가을맞이 건기식 최대 74% 할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닥터브라이언이 가을 환절기를 맞아 오는 19일까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헬시페스타 기획전'에 참여해 최대 74%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일교차가 커지고 피로감이 누적되기 쉬운 가을철,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닥터브라이언에 따르면, 풍부한 에너지를 위한 고함량 비오틴 젤리(1일 영양성분기준치 대비 16,667% 충족)와 혈행 건강을 위한 대용량 rTG 오메가-3 1200, 체내 흡수율이 높은 리포좀 비타민D3 등을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멀티비타민 젤리, 빌베리 루테인 등 다양한 인기 제품을 무료배송으로 선보인다. 닥터브라이언 관계자는 “환절기는 컨디션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헬시페스타 기획전을 통해 일상 속 건강관리를 보다 쉽고 즐겁게 실천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행사 기간 동안 닥터브라이언 네이버 스토어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은 포토리뷰 작성 시 네이버페이 포인트 1,000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이벤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닥터브라이언은 앞으로도 시즌별 건강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기획전과 혜택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에스바이오메딕스, 배아줄기세포 기반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 입증

에스바이오메딕스는 배아줄기세포 기반 도파민 세포치료제의 임상시험에서 파킨슨병 환자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이 결과가 14일 국제학술지 '셀'(Cell)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저용량 및 고용량 그룹 각각 6명씩 총 12명을 대상으로 1년간 추적 관찰된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 진단 이후 5년 이상 경과하였고, 기존 치료제에도 불구하고 약효 감소나 보행 장애 등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겪는 환자들을 임상 대상으로 삼았다. 세브란스병원과 에스바이오메딕스가 함께 구성한 공동 연구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2a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치료제 투여를 완료했다. 세포를 이식 받은 환자들 가운데는 파킨슨병 때문에 오케스트라 지휘를 중단했던 환자가 다시 지휘봉을 잡게 된 사례도 있었고, 잦은 낙상과 불안정한 자세로 거동이 어려웠던 환자가 이제는 친구들과 동네 축제를 즐길 만큼 회복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걷기조차 힘들었던 환자가 현재는 탁구와 배드민턴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졌다. 안전성과 관련해, 모든 환자에서 세포 이식과 관련된 특이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이식한 12명 중 1명이 이식 부위와 관련 없는 주변 부위에 경미한 출혈이 관찰됐으나 특이한 신경학적 이상소견이나 부작용도 없었다. 전체 대상자 중 저용량(315만개 세포) 및 고용량(630만개) 투여 대상자 각 6명의 유효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파킨슨병의 증상을 심각도에 따라 단계를 나누어 구분한 호엔야 척도(Hoehn & Yahr scale)에서 저용량 투여군은 이식 1년 후 평균(Mean) 27.8% 호전(평균 3.7단계에서 2.7단계로 감소), 고용량 투여군은 평균 43.1% 호전(평균 3.8단계에서 2.2단계로 감소)을 보였다. 33개 항목으로 운동성 증상을 평가하는 MDS-UPDRS part III 평가에서도 저용량 투여군은 이식 전에 비해 평균 21.8% 호전(12.7점 감소), 고용량 투여군은 평균 26.9% 호전(15.5점 감소)을 보였다. 약효 소진현상의 경우 모든 환자에서 호전을 보였다. 또한, 보행시나 방향을 바꿀 때 주로 발생하는 보행 동결의 경우 저용량 투여군은 5명 중 4명이 보행 동결이 사라지거나 호전됐고(80% 호전, 2명은 보행동결 사라짐), 고용량 투여군은 6명 중 6명 모두 보행 동결이 사라지거나 호전됐다(100% 호전, 4명은 보행 동결 사라짐). 특히, 고용량에서 보행 동결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식 1년 후 시행한 도파민 뇌영상 (FP-CIT-PET)에서 이식된 도파민 신경세포 생착을 시사하는 신호 증가 소견이 관찰됐으며 이는 저용량군보다 고용량군에서 두드러졌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필휴 교수는 “본 도파민 뇌영상의 신호 증가는 세포치료의 작용기전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환자들의 임상적 증상 호전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이 매우 의미있다"고 말했다. 제1저자이자 이식 책임자인 고려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는 “이식된 세포가 잘 생착하여 기존의 도파민 회로와 기능적으로 잘 연결된 것 같다"고 했다. 'TED-A9'의 개발자이자 논문의 총괄 책임자(교신저자)인 연세대 의대 생리학 교실 김동욱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로를 분화시켜 세계 최고 순도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확보하였고, 동물실험에서 이식한 도파민 세포의 생존율도 국제 경쟁팀보다 우수했다"며 “이러한 우수한 세포 분화 및 전임상 시험 결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 결과로 잘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단독] 대한항공, ‘AI 로봇 군단’ 기술 특허 확보…미래 MRO 시장 선점 나선다

대한항공이 인공 지능(AI)을 기반으로 여러 대의 드론과 로봇을 지휘해 항공기 동체를 자율 검사하는 혁신 기술의 핵심 특허를 따냈다. 이 기술은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의 핵심 성과물로 노동 집약적이던 항공 정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이 기술의 법적 권리가 확정됨에 따라 대한항공은 미래 고부가가치 정비·수리·분해 후 조립(MRO, Maintenance·Repair·Overhaul) 시장 선점을 향한 독보적인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 13일 본지 취재 결과 대한항공은 지난 8월 4일 특허청으로부터 항공기 검사 방법과 이를 이용한 장치에 관한 특허 권리를 최종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특허의 핵심은 단순히 비행하는 드론이나 움직이는 로봇 자체가 아니라, 이들을 하나의 유기적인 '검사 군단'으로 통합 관제하는 '지상 통제 장치(GCS, Ground Control System)'에 있다. 드론과 로봇이 검사의 '눈과 손'이라면 특허 기술은 이들의 모든 행동을 계획하고 지시하는 '두뇌'에 해당한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지상 통제 장치는 3단계의 정교한 과정을 통해 임무를 생성하고 할당한다. 우선 항공기의 △3D 모델 △크기 △동체 △주익 △미익 등 검사가 필요한 각 영역의 상세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받아들인다. 다음으로 시스템은 이 정보를 분석해 각 영역의 표면 곡률과 필요한 촬영 횟수, 최적의 카메라 각도 등을 계산한다. 항공기 표면에 수직으로 카메라를 위치시켜 왜곡 없는 가장 정확한 이미지를 얻기 위한 좌표 변환까지 이 단계에서 수행된다. 마지막으로 전처리된 결과를 바탕으로 각 드론과 로봇에게 최적화된 비행 및 이동 경로와 촬영 지점 등이 담긴 '임무 파일'을 생성해 전송한다. 이 특허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종(異種) 로봇 군단 협업 관제와 데이터 기반 지능적 임무 설정, 충돌 방지 및 동선 최적화 알고리즘, 실시간 임무 재할당 기능 등 핵심적인 기술적 진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 청구항에는 항공기 상부를 검사하는 '적어도 하나의 비행체(드론)'와 하부를 검사하는 '적어도 하나의 지상체(로봇)'를 동시에 운용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는 단순히 드론 몇 대를 띄우는 수준을 넘어 공중과 지상 로봇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자동화 검사 솔루션임을 보여준다. 최근 대한항공이 지상 자율 주행 로봇을 함께 시연한 것도 이 특허 기술의 범위를 뒷받침한다. 과거의 결함 위치와 발생 빈도, 종류 등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요 검사 영역'을 별도로 설정하고 해당 영역의 촬영 횟수를 늘리도록 임무를 할당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이는 모든 영역을 동일하게 검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도가 높은 부분을 더욱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리스크 기반의 지능형 검사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여러 대의 검사체가 동시에 움직일 때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알고리즘도 핵심이다. 시스템은 항공기 좌측과 우측, 높이 등을 변수로 '전처리값'을 계산한 뒤 하나의 드론이 좌측 검사를 마친 후 위험하게 동체를 가로질러 우측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임무를 배정한다. 이를 통해 검사체 간의 동선 겹침을 최소화하고 항공기 동체 손상 가능성까지 제거한다. 특정 드론의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시스템은 남은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계산한다. 만약 임무 완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주변의 다른 드론 중 가장 효율적으로 임무를 이어받을 수 있는 '협업 우선 순위 검사체'를 선정해 임무를 자동으로 재할당한다. 이는 실제 정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시스템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당 특허의 가치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이들을 지휘하는 정교한 '방법론'과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경쟁사가 유사한 드론을 만들 수는 있어도 이들을 하나의 목표를 위해 유기적으로 협업시키고 최적화하는 지능형 관제 시스템의 독점적 권리를 대한항공이 확보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특허는 대한항공의 단독 개발 성과를 넘어 정부 주도의 미래 산업 육성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특허 문서에는 '이 발명을 지원한 국가 R&D 사업' 항목이 언급돼 있고, 이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이 관리하며 수행 기관은 대한항공으로 지정된 사업의 결과물임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연구 사업명은 'AI 진단 기반 항공기 로봇 검사 및 정비기술 개발'(과제번호 RS-2023-00240992)로, 총 연구 기간은 2023년 4월 1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이 프로젝트는 정부의 항공 MRO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의 핵심축을 담당한다. 전통적인 인력 중심의 MRO 산업을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MRO로 전환해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국가적 목표가 담겨있다. 이는 정부와 민간 기업의 이상적인 협력 모델을 보여준다. 국토부가 정책 방향과 예산을 지원하고, KAIA가 전문적인 사업 관리를 맡으며, 대한항공은 수십 년간 축적한 항공기 정비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을 구현하는 구조다. 특히 프로젝트 종료 시점과 대한항공이 밝힌 인스펙션 드론 상용화 목표 시점인 2027년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R&D 초기부터 상용화를 염두에 둔 체계적인 로드맵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등록특허공보(B1)'로, 이는 대한항공의 기술이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국가로부터 독점적 권리를 공식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특허 출원 후 심사 전에 공개되는 '공개특허공보(A)'와는 법적 효력과 위상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공개특허공보(Published Patent Gazette, A)는 특허를 출원한 날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나면 심사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출원된 기술 내용을 사회에 공개하는 문서다. 이는 중복 연구를 방지하고 기술 정보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로 여기에 기재된 청구범위는 출원인이 '희망하는' 권리 범위일 뿐, 아직 특허청의 심사를 통과하지 않아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등록특허공보 (Registered Patent Gazette, B1)는 특허청 심사관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기술의 신규성·진보성 등을 모두 인정받아 최종적으로 '등록'이 결정된 후에 발행되는 공보다. 이 문서에 기재된 청구 범위가 바로 법적으로 보호받는 실제 권리의 범위이고, 특허권자는 이 권리를 바탕으로 타인의 무단 사용에 대해 침해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강력한 독점 배타권을 갖게 된다. 따라서 대한항공이 '등록특허'를 확보했다는 사실은 이 기술을 단순한 내부 역량이나 영업 비밀을 넘어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견고한 '기술적 해자(垓子)'이자 수익 창출이 가능한 유형 자산으로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는 동시에 다른 항공사나 MRO 기업에 기술을 라이선싱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이번 특허 등록은 수년 간에 걸친 체계적인 기술 개발 로드맵의 정점이다. 대한항공의 '인스펙션 드론' 기술은 여러 단계를 거쳐 진화해왔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12월, 세계 최초로 최대 4대의 드론을 동시에 운영하는 '군집 드론 활용 기체 검사 솔루션'을 공개 시연하며 기술의 존재를 처음 알렸다. 당시 기술은 작업자 2명이 10시간가량 소요되던 동체 검사 시간을 4시간으로 60% 단축하고, 1mm 크기의 미세 손상까지 탐지하는 능력을 선보이며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에 성공했다. 2023년 4월엔 국토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면서 기술 개발은 본궤도에 올랐다. 이 단계에서 기술은 단순한 드론 활용을 넘어 촬영된 영상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해 결함을 판독하고, 항공기 하부 검사를 위한 지상 로봇까지 통합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됐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가 '비행체'와 '지상체'를 모두 포함하는 것은 바로 이 시기의 기술적 성숙을 반영한 결과다. 고도화된 통합 시스템에 대한 기술적 확신을 바탕으로 작년 9월에는 특허를 출원했고, 마침내 올해 8월 최종 등록을 통해 핵심 기술에 대한 법적 권리를 완성했다. 이는 다년 간의 R&D 투자와 혁신의 결과물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전략적 이정표다. 대한항공이 확보한 이 특허 기술은 항공기 정비 효율성·정확성·안전성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기존 10시간이 걸리던 육안 검사를 4시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은 항공기가 지상에 머무는 시간(AOG, Aircraft on Ground)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과 직결된다. 향후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검사와 분석을 1시간 내에 마치는 것도 가능해져 이는 항공사 입장에서 항공기 가동률을 극대화해 곧바로 수익성 증대로 이어진다. 또한 1mm 크기의 미세 결함까지 식별 가능한 고성능 카메라는 높은 곳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의 균열이나 낙뢰 흔적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이는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 항공 안전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강화한다. 이 외에도 정비사들이 최대 20m 높이의 비계나 리프트 위에서 수행하던 위험한 고소(高所) 작업을 완전히 대체함으로써 현장 작업자의 안전 사고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한다. 대한항공은 관련 기술 보완과 제도 정비를 마무리하고 해당 국가 사업이 종료되는 2027년부터 이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항공 당국과 협력해 정비 규정을 개정하고 새로운 검사 방식을 공인받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궁극적으로 이 특허 기술은 항공기 MRO의 패러다임을 '사후 대응'에서 '예측 기반의 사전 예방'으로 전환시키는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 기술을 통해 국내 MRO 산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것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기술 공급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이 시스템의 핵심 원리는 향후 선박·교량·대형 건축물 등 다른 산업의 대규모 구조물 안전 진단 분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AI MRO를 활용해 단순한 정비 효율화를 넘어 향후 유·무인 복합 체계(MUM-T)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핵심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끝나지 않는 가을비…15일 밤부터 전국 확대

오는 15일 추석 연휴부터 내리는 가을비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겠다. 14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비가 오전에는 전남권, 오후에는 충청권과 그 밖의 남부지방, 밤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로 확대될 것으로 예보됐다. 비는 16일 오전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15~16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전북·경북 10~40㎜ △강원 영동·경상권·전남·경남 20~60㎜ △제주도 10~60㎜이다. 15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2~20도, 낮 최고기온은 21~26도로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으로 전망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슈] 탈원전 분위기 속 ‘원전주 랠리’…AI 시대, 다시 빛나는 원전

국내 정치권과 산업계에서 '탈원전' 기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국내 원전 관련주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체코 원전 계약 논란 등 원전 산업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도, 글로벌 시장에선 원전이 AI·데이터센터 시대의 '기저 전력원'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량과 자금도 최근 시장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못지 않다.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20%를 웃돌며, 국내 원전 생태계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한전기술·한전KPS·오르비텍 등 주요 원전 관련주 역시 강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탈원전 정책 피로감'보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수요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정책 논란보다 전력 수요 현실이 주가를 움직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전기차 밸류체인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전 회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은 AI 인프라 확충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원전 신·증설 계획을 검토 중이며, 일본 역시 2030년대 중반까지 노후 원전 재가동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원전을 'AI 시대의 베이스로드 전원'으로 지목한다. 탄소배출이 없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전이야말로 RE100·탄소중립 목표와 산업 경쟁력 모두를 충족할 유일한 현실적 해법이라는 이유다. 반면 한국 내부에선 정책적 신호가 엇갈린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원전 계약을 둘러싼 '불공정 합의' 논란에 대해 “정상적인 계약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 일부에선 “전임 정부의 무리한 수주"라며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원전 정책의 축소 혹은 재조정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원전 산업이 다시 불확실성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정 과정에서 신규 원전 건설 재검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같은 국내 정책적 탈원전 기류와는 별개로, AI 시대의 산업 생태계는 원전을 다시 '산업의 심장'으로 부르고 있다. 결국 시장은 정치나 정책보다 실질 전력을 택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원전 관련주 랠리 역시 단기 테마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 사우디, 체코 등 복수의 SMR·해외 원전 프로젝트 협력선을 확보하며 '글로벌 원전 파운드리'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원전주 강세의 핵심을 '정책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산업 전력 수요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기저부하 전원 확대는 불가피한 추세"라며 “단기 정책 변화보다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한국 원전 기업의 기술력과 수주 모멘텀이 투자 심리를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한미 관세협약은 트럼프 치적 과시용, 경제 을사늑약으로 귀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 달러와 관련해 '선불'이라고 발언함으로써 양국 간 관세 협상 전망은 한층 어두워졌다. 특히, 미국측이 한국측 요구조건인 통화스와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사실상 타결하기가 어려워졌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타결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 경제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측 요구에 대해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선을 그었다. 3500억달러는 한국의 최근 5년 치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FDI) 금액보다 클 뿐만 아니라 한국 외화보유고의 84%가 넘는 금액이다. 이 정도로 막대한 금액을 보증, 대출 등을 거의 동원하지 않으면서 단기에 현금 투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트럼프는 한국은 부자 나라라고 하면서 일본처럼 빨리 합의서에 서명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5,500억 달러 투자에 합의한 일본은 기축통화국이고 외환보유고가 한국 보다 훨씬 많을 뿐더러 해외에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어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트럼프는 당초 중국에 대한 관세전쟁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강력 대응하자 관세부과 유예 조치를 취하면서 원래 공언했던 싸움을 벌이지 못하고 있다. 대신 EU, 일본, 한국 등 동맹국을 상대로 팔을 비틀고 소위 '삥땅'을 뜯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사실 트럼프는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관세부과로 소비자물가는 오르고 있어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러자 관세 수입을 재원으로 활용해서 이른바 '배당금(Dividend)' 형태로 국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사상 최대로서 37조 달러를 넘어선 상황이다.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이민자 단속을 강행하면서 시위대와의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급기야 국경순찰대가 시위대 여성에게 총격을 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에 주방위군 병력 배치를 승인했다. 트럼프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을 엉망진창 속으로 빠뜨리고 미국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폭탄 정책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국제사회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만 하고 미국의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트럼프가 압박을 가한다 해도 트럼프의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환율이 1400원을 넘고 있는데, 만약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양보하면 막대한 현금이 단기간에 빠져나가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실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게 된다. IMF 위기 같은 외환위기가 올 것이 뻔하고, 한국 경제는 고꾸라진다. 한미 관세협정에 사인하는 것은 경제적인 을사늑약에 사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 합의하지 않으면 미국은 계속 압박할 것이나,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관세전쟁으로 미국내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방순회항소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불법이라고 판결하였다. 물론 연방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지만 마구잡이식 관세폭탄 투하 모우멘텀은 상실했다. 중간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트럼프는 궁지에 몰릴 것이다. APEC 계기에 한미관세를 타결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나 여기에 연연하면 안 된다. 정부는 치열하게 협상하되 사인하는 것은 가능한 미루고, 사인안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과 시민단체, 그리고 국회는 트럼프 요구의 문제점과 부당성을 강하게 제기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가장 성공적인 협상이었다.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잘 되었다"고 자화자찬하였는데, 이것은 잘못되었지만, 그 후 태세 전환하여 다행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협상 합의문에 사인했으면, 탄핵 당했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가지고 야당에서 반미선동 운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여야가릴 것이 없다. 오로지 국익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행동해야 한다. 이강국

“한국 경제는 기적, 문제는?…노벨경제학상 받은 교수들의 진단보니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엘 모키어(79)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와 피터 하윗(79)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출산율 회복'과 '반(反)독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모키어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경제의 성장 둔화 해법에 관한 질문에 “한국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하다"며 “지금까지 해온 일을 계속하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1950년대 매우 낮은 1인당 국민소득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기적적으로 성장했다"며 한국 대신 “형편없는 제도"를 가진 북한, 미얀마 등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청중 가운데 일부는 한국산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을 텐데 그들은 한국산 차를 나쁜 기술의 대표적 사례로 여기지 않을 것"이라며 “진짜 형편 없는 자동차를 보고싶다면 '트라반트'를 몰아보라"고 말했다. 냉전시기 동독에서 생산된 차량인 트라반트는 형편없는 품질과 내구성으로 악명이 높았던 차량이다. 모키어 교수는 다만 국경 개방과 저출산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지구상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라며 저출산 문제가 성장을 정체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은 인구통계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그것(성장)이 지속될 수 없는 특별한 이유를 보지 못한다"며 “지금처럼 국경을 개방하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정치 체제와 관련해 “성공적인 민주주의를 이뤘다"고 평가하며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와 자유로운 선거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기술 진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제 조건을 파악한 공로를 인정해 모키어 교수를 노벨 경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왕립과학원은 선정 이유에 대해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혁신이 어떻게 더 큰 진보를 위한 원동력을 제공하는지 설명한다"고 밝혔다. 필리프 아기옹(69)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와 공동 연구로 노벨경제상을 수상받은 하윗 교수도 한국이 혁신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창조적 파괴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이론'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창조적 파괴란 새롭고 더 나은 제품이 등장하면 기존 것을 대체하면서 경제가 혁신적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윗 교수는 이날 노벨경제학상 수상 발표 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가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확고한 반독점 정책을 가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선도기업들이 혁신을 계속할 유인을 가질 수 있도록 경쟁적 시장 환경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지프 슘페터가 (창조적) 파괴에 대해 처음 썼을 때 그의 주장은 강력한 독점 허용을 지지하는 논거가 됐다"며 “독점적 지위에서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 전망이 혁신을 창출하는 유인을 제공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윗 교수는 또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는 한국에 대해 “혁신은 젊은 층에서 더 쉽게 일어난다"며 “고령화는 일반적으로 혁신에 유리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고령화 추세 속에 혁신을 지속하려면 지식과 아이디어의 교류·개방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의 흐름이 개별국가의 (고령화) 인구통계 변수에 의해 제한되지 않도록 다른 곳에서 오는 아이디어에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벨경제상 수상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했다. 아기옹 교수는 수상자 발표후 통화로 기자들에게 “미국의 보호주의 물결을 환영하지 않는다"며 “이것은 성장과 혁신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고율 관세가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목하며 “개방성이 성장의 원동력이다. 개방성을 방해하는 그 어떤 것이라도 성장의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윗 교수도 경쟁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개방적인 자유무역정책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일어나고 관세가 올라가 무역이 제한될수록 시장 크기가 줄어들기 때문에 혁신할 인센티브가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E칼럼] 태양광은 ESS로 빛이 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 하에서 미국은 세계의 지정학적 안정을 주도했고, 석유는 에너지 시장을 장악했다. 이 시기에 세계 각국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며 경제성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제무역이 큰 위협에 처해 있는 가운데,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의 에너지안보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은 에너지 자립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①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②전기차와 히트펌프를 통해 전기를 사용하며, ③배터리와 디지털화를 통해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전기화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전기 기술의 급속한 성장은 이미 세계 에너지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태양광 발전 용량은 3년마다 두 배씩 증가했고, 배터리 저장 용량도 2020년 이후 매년 거의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사상 가장 저렴한 전기'라고 묘사한 태양광 발전은 10년 만에 가장 작은 발전원에서 가장 큰 발전원으로 성장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지정학적 혼란, 경제적 불확실성, 기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발전이 전체 전력 수요 증가분의 83%를 충당하며, 점유율이 2021년 3.8%에서 2025년 상반기에 8.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태양광과 함께 풍력의 급격한 증가로 2025년 상반기에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사상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추월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63TWh 증가한 5,072TWh를 기록한 반면, 석탄 발전량은 31TWh 감소한 4,896TWh를 기록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전력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32.7%에서 34.3%로 증가한 반면, 석탄은 34.2%에서 33.1%로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병목 현상 중 하나는 전력망이다.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전환에서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로 남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3,000GW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전력망 부족으로 대기 중인 상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수단으로 배터리 ESS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망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같은 대형 수요처를 짓기가 어렵다. 인근에 가스발전소를 지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 기간이 길어지고 있고, 건설 비용도 미국의 경우 2022년 이후 세 배로 증가하여 kW당 2,400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성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같은 나라에 또 다른 위험 요인이다. 반면, 태양광과 배터리 ESS를 결합하면 현지에서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의 소노란 태양광 발전소(260MW)는 구글의 메사 데이터센터의 사용량에 맞춰 1GWh의 ESS 용량을 갖출 예정이다. 호주 리치몬드밸리 태양광 발전소(500MW)는 2.2GWh의 ESS로 아연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ESS 없이 태양광을 설치하면 낮 시간대에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야간에는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배터리가 결합된 시스템은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비용 하락으로 이러한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업계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LFP 배터리는 2023년 전력망에 연결한 신규 배터리의 80%를 차지했다. 비용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배터리 가격이 40% 하락하여 전체 ESS 시스템(엔지니어링, 조달, 건설 및 전력망 연결 비용은 제외) 기준으로 kWh당 165달러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의 두 차례 경매에서는 72달러까지 떨어졌다. 생산 규모와 효율이 향상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연계 ESS 구축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2024년에 169GWh가 설치되어, 2020년보다 17배 증가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2024년에 설치된 599GW의 태양광 발전에 비하면 매우 적은 규모이다. 우리나라도 2023년말 기준으로 태양광이 28GW 설치되어 있다. 전력수요가 적은 비수도권에 몰려있어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야 하는데, 송전망이 부족해 출력제어(curtailment)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크게 확대할 계획인데, 태양광 발전소 인근에 ESS를 설치하면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태양광과 ESS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미래 에너지안보의 전략적 해법이다.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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