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1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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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ESG 리스크 대응의 우선순위

[이슈&인사이트] ESG 리스크 대응의 우선순위

지난달 국내 한 유명 식품기업에서 자사 제품이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다고 발표하여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주가가 폭등하는 일이 벌어졌다. 과학적 근거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뒤늦게 공식 사과하였지만, 기만행위에 분노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주무관청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혐의에 대한 조치, 경찰의 압수수색 등이 이어졌다. 현재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이 확정될 경우 2개월의 영업정지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한다. 결국 회장과 사장이 사임을 발표하였으나, 제재가 현실화되면 해당기업 뿐 만 아니라 많은 축산농민과 대리점 등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가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이번 사태가 터지기 며칠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추진위원회를 출범하여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ESG를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 많은 기업이 겪고 있는 혼란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달성, 2조 달러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등 ESG와 연관된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ESG가 주목을 받으면서 우리 정부도 이와 관련한 정책을 다양하게 내놓고 있어 ESG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한금융그룹,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오랫동안 꾸준히 추진하고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은 ESG가 유엔 등이 주도하여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ISO 26000 사회적 책임 지침과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의 보고항목 등이 기반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아직도 ESG의 범위와 서로 상이한 평가기준에 무엇이 중요하고 먼저 추진해야 하는지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외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기업의 추진사례와 정보는 투자자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해당기업 홈페이지 등에 보고서를 공개하니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그들이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는데 적용하는 중요성과 시급성의 기준을 참고하고 다음과 같은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대응과제를 추진하여야 한다. 첫번째 과제는 앞의 식품회사처럼 기업의 다양한 운영활동에서 벌어질 수 있는 법규나 사회규범 위반 기타 사회와의 갈등으로 인한 리스크를 재점검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다. 그동안 윤리경영, 준법경영 등에 허점이 없었는지 세밀히 점검하고, 지배구조·인권·노동·공정거래·소비자관계 등 다양한 사회적 책임의 영역에서 이해관계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곳을 우선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여야 한다. 특히 최근에 법이 개정되거나 제도가 강화된 부분을 집중 점검하여야 한다. 예컨대 올들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어 내년 1월말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이는 산재사고 뿐 만 아니라, 중대시민재해로 분류된 제품안전사고인 가습기살균제사고,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사고, 전기자동차 배터리 화재사고 등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의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포함되므로 제조기업은 제품안전성을 강화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두번째 과제는 앞으로 일어날 시장 및 정책과 제도의 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최근 유럽의 대형 에너지기업들은 기후변화와 코로나로 인한 에너지 제품 수요 감소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투자방향을 재생에너지·전기차 충전소·가스개발 등으로 전환하여 미래의 수요에 대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기업도 에너지전환·탄소중립 등 환경분야의 시장과 정책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사업영역과 제품구조 등 사업기반을 강화하는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늘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꾸준히 도약해 왔다. 기후변화와 기존의 에너지 집약적 제품의 수요 감소를 기회로 바꾸어 미래에 전략적으로 대비하는 선제적인 자세가 필요하다.이황주 사진 이황주 한국품질경영학회 부회장

[EE칼럼] 기후악당이라는

[EE칼럼] 기후악당이라는 '자해 프레임'에서 벗어나자

언제부터인가 기후악당(climate villain)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을 지칭하는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한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소극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로는 기후악당 보다 어감이 훨씬 강한 기후깡패라는 단어를 쓰는 이들도 있다. 구글에서 영어로 기후악당과 한국을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한국발인 것을 알 수 있다. 해외에서 한국을 기후악당으로 보도한 뉴스도 대부분은 국내 환경단체나 일부 연구자들이 기후악당이라고 발표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우리 스스로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임을 자처하는 셈이다. 과연 우리 대한민국이 기후악당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기후변화에 무관심하고 비협조적이었는가. 그래서 국제사회에서 다른 선진국을 제치고 한국이 유달리 그런 비난을 받을 만한 정책오류를 거듭해 왔는가. 팩트체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규모로 글로벌 20위 이내 국가 중에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를 국가 단위로 시행하는 유일한 국가다. 미국의 경우 일부 주에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가 시행될 뿐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여러 국가가 탄소배출권 시장으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한때 도입하였다가 폐지하였다. 그러나 한국은 온전한 선진국이 아직 아닌 신흥국으로 분류될 때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하여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는 유일한 국가로 분류된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여러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RPS, EERS, RE100, 녹색프리미엄 등 재생에너지 보급과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제도가 동시 다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막상 정책 정합성 달성을 위한 제도 설계자 관점에서 보면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최근 석탄발전상한제, 탄소국경조정제도, 탄소세 등이 논의되고 있다. 아직 경제수명이 남아있는 노후 석탄발전을 값비싼 LNG발전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규제에 대응해 LNG 추진선 건조와 비축기지를 조성하고 있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지금부터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는 거의 두 배로 증가할 만큼 가파른 보급 속도를 보일 전망이다. 대규모 해상풍력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동절기에 시행되는 미세먼지계절관리제는 미세먼지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해외 유연탄 발전 수출은 더 이상 지원하지 않기로 하였으며 탈탄소 정책을 선언하였다. 탄소중립을 선언한 일본도 유사하게 해외 석탄발전 사업은 중단하기로 하였지만 일본 내의 신규 유연탄 발전은 지속하는 것과는 우리나라는 대비된다. 이와 같은 노력과 비용 감내를 통한 구조조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일각에서는 스스로 우리나라를 기후악당이라고 국제사회를 향해 소리 높여 비난한다. 이는 분명 불합리하고 부당한 평가다. 향후 탄소국경조정제도는 통상협상 과정에서 쌍무적 협상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 기후악당이라고 자처하는 국가의 탄소비용 부담은 높아질 것이다. 기후악당이라고 자처하는 국가의 탄소비용을 EU가 왜 순순히 인정해주겠는가. 2015년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탄소가격 갭(Carbon pricing gap)이라는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이상적인 탄소비용과 각국에서 실제 실현되는 탄소비용 차이를 나타낸 것인데, 우리나라보다 갭이 작은 나라는 스위스, 룩셈부르크, 프랑스, 노르웨이, 영국, 아이슬란드, 슬로베니아 뿐이다. 규모가 작은 나라를 제외하면 영국과 프랑스가 우리보다 앞설 뿐이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미국,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탄소가격 갭이 컸었다. 그리고 2015년은 우리나라가 탄소배출권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전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기후악당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가. 1990년대 초부터 기후변화 정책을 연구해 온 기후변화 경제학자로서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정책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계속 긍정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기후악당이라는 스스로의 비난 대신에 ‘기후리더쉽 국가로 거듭나는 대한민국’ 이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할 때이다.박호정 고려대 교수 한국자원경제학회장 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기자의 눈] 면세한도, 올릴 때 됐다

[기자의 눈] 면세한도, 올릴 때 됐다

한국의 면세점 산업은 점유율 부문에서 세계 1위다. 그런 면세점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출입국자가 감소하면서 겨우 연명하고 있다. 세계 1위라고 자부하던 조선업도 지난달 중국에 수주 1위를 내준 판에 이제는 면세점에서도 1위 자리를 뺏기게 생겼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면세점이 주춤한 가운데 중국이 부상하는 이유로 600달러(약 66만원)에 불과하는 한국의 낮은 ‘면세한도’를 지목한다. 2019년 21조원 규모였던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지난해에는 10조 원대로 떨어지며 반 토막 났다. 이에 정부는 재고 면세품 판매와 무착륙비행과 같이 이전에 없던 제도들을 만들어 활로를 열어줬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먼저 재고 면세품 판매 허용의 경우 시장의 파이가 업체당 수십억원 규모로 크지 않다. 또한 무착륙비행은 근로자들의 고용 유지와 같은 업계 활성화에 기여하겠지만 비행편과 면세 한도가 적어 현금 흐름을 가져오기에는 한계가 있다. 업계는 현금 흐름을 가져올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반 토막 나는 동안 중국은 급부상했다. 중국 정부가 하이난 섬의 출섬면세한도를 기존 3만 위안(약 500만 원)에서 10만 위안(약 1700만 원)으로 늘리면서다. 출섬면세한도는 섬을 벗어나기만 하면 면세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1700만 원 규모의 면세 한도를 부여받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하이난 섬 출섬면세한도 상향 조정에 힘입어 2019년 세계 4위였던 중국의 CDFG(China Duty Free Group)는 기존 1위 업체인 듀프리의 자리를 차지하며 세계 1위로 도약했고, 하이난 섬의 지난해 면세 매출은 320억 위안(약 5조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 개선이 면세점 업계 활성화로 다가온 것이다.중국 업체의 부상을 한국 업체들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면세한도는 수년째 600달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면세 한도 증액이 어려운 이유로 국내 유통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특수한 상황이라 내국인들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것이지 면세점은 주로 외국인들을 상대하고 외국 업체들과 경쟁하는 산업이다. 지금까지 외국 업체들과 경쟁해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세계 1위 산업으로 성장시킨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생명력이 꺼지기 직전인 지금이 정부가 면세한도를 올려야 할 때이다.

[EE칼럼] 국가기후환경회의 2년의 성과와 남긴 과제

[EE칼럼] 국가기후환경회의 2년의 성과와 남긴 과제

지난달말로 ‘국가기후환경회의’ 활동이 종료됐다. 지난 2019년 4월 29일 활동을 시작한지 꼭 2년하고 하루가 지난 시점이다. 2017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미세먼지 환경기준 강화, 배출량 감축 등 다양한 대책을 발표하였다. 2019년 초 ‘미세먼지특별법’이 발효되고, 총리실에 미세먼지특별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미세먼지 고농도 사태가 국가재난 수준으로 계속 악화되었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9년 3월 초 환경기준의 2배, 3배가 넘는 초미세먼지가 일주일 내내 대한민국 전체를 뒤덮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출범시킨 것이 국가기후환경회의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최근 발행한 백서를 보니 지난 2년간 392회의 각종 활동이 있었다. 이런 활발한 활동에는 국민정책참여단 토론회, 지자체 및 산업계 간담회, 다양한 형태의 전문위원회 회의가 포함돼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수행한 지난 2년간의 활동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꼽는다면 미세먼지 고농도 시즌인 12월부터 3월사이에 계절관리제를 시행한 것을 들 수 있다.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석탄발전소가 겨울철에 최대 14기가 가동 중단되었다. 1차 계절관리제 기간에 미세먼지 농도가 27% 감소되고 비상저감조치 일수가 18일에서 2일로 크게 감소하였다. 올해 시행된 2차 계절관리제 기간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3년 평균보다 16% 감소하였다. 또 하나의 성과는 ‘국민정책참여단’ 운영과 정책 결정방식의 변화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던 톱다운(Top-down) 방식의 정책 결정방식이 500여 명의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정책참여단의 숙의와 토론을 통해 결정되는 버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 산업체 NGO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대기환경 관련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전문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 대통령이 유엔에 제안하여 확정된 ‘유엔 푸른 하늘의 날’ 지정도 국가기후환경회의의 큰 성과 중 하나이다. 현재 진행형인 대책도 적지 않다. 국가기후환경회의의 노력으로 환경교육이 강화되고 12년 만에 신규 환경교사 7명이 선발되었지만 국민 인식 전환과 생활 변화를 통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 중국발 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으니,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미세먼지 협력체계가 시급하다. 또 지난해 11월 제안한 제2차 국민제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여기에는 경유 가격 인상, 친환경차 도입 등 다양한 정책이 미확정인 채 국가기후환경회의가 막을 내린 것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 녹색성장위원회,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통합한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곧 출범한다고 한다. 그 안에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가 그대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름에서 보듯이 온실가스 대책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가 오염도가 근래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활동이 줄어든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환경교육도 학교 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하여 더 적극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중국발과 한국발을 모두 고려하면 고농도 시 중국의 영향을 받는 날이 80% 이상이므로, 미세먼지에 관한 한 중국과의 협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온실가스 배출이 최대 11%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온실가스뿐 아니라 미세먼지도 같은 정도로 반등할 것이다. 미세먼지 해결은 미완성이고 진행형이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제안한 미세먼지 대책이 차질없이 집행되고, 미세먼지 대책 기능이 ‘2050 탄소중립위원회’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깨끗한 공기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국민 환경권’ 아닌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은 환경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대한민국이 ‘푸른하늘’을 되찾게 하겠다며 지난 2년간 국가재난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쓴 국민정책참여단과 여러 전문가, 국가기후환경회의를 이끈 반기문 위원장과 사무처 직원들의 공로는 결코 잊혀지지 않으리라 믿는다.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교수 전의찬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교수

[이슈&인사이트] 스마트 사회 ‘뉴노멀’에 대비해야

[이슈&인사이트] 스마트 사회 ‘뉴노멀’에 대비해야

5G가 보급되고 인터넷 속도가 빠른 것만이 IT(정보기술)강국일까. 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는 사회는 진정한 인터넷강국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을 태운 배가 침몰하면서 그저 물 밖으로 나온 사람만, 그것도 어선이 구조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게 7년여전이다. 헬기에서 줄을 내려 사람을 구하는 방식은 50여년전 겪었던 대형 호텔 화재 당시 구조 수준과 비교할 때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별반 달라진게 없었다. 그사이에 컬러TV가 보급되고, PC가 보편화됐으며, 휴대폰이 발명되고, 인터넷과 모바일 스마트 시대가 열리는 등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시스템의 후진성은 세월이 흘렀어도 그대로 였다는 말이다,현재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또한 마찬가지다. 상황은 해가 바뀌어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바이러스들이 집단지성이라도 가진 양 하루가 다르게 변종이 생겨나면서 인간들의 백신에 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인류가 겪고 있는 지금의 사태는 자연의 질서를 거스린 것에 대한 혹독한 댓가로 보여진다. 물론 그렇다고 마냥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역사 속에서 인류는 숱한 고난을 겪으면서 항상 욕구 해결과 난관극복을 통해 문명을 발전시켰듯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오히려 더욱 새로운 질서를 향해 문이 활짝 열려지는 느낌이다. 지금은 모두가 비대면 사회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이 뉴노멀 시대에 적응하는 변화를 추구할 때이다. 이런 비대면사회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것이 로봇과 인공지능(AI)기술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계 전반에서 가속화되고 있는 디지털전환을 들여다보자. 먼저 제조업의 혁신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협동로봇이 자동차제조현장을 넘어 식료품, 화장품, 의약품 제조현장으로 확대 투입되면서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인간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차세대 협동로봇 글로벌 시장규모는 나날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물류유통업의 혁신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물류현장에서 로봇의 활약으로 더욱 물품처리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주문에서 배송까지 인공지능 기반으로 물류시스템이 최적화되는 등 이제 로봇과 AI 기술의 한계는 끝을 모를 정도로 그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로봇화된 시스템의 수술, 원격진단, 무인간호, 질병예측도 현실화를 넘어 디지털헬스라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결국 인간이 힘들고 위험하며 단순한 반복 작업에서 해방되고, 노령화사회를 맞아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스마트사회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화된 시스템은 인간작업을 대신하는 모든 분야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런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많은 기술적 난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예를 들면 다양한 물체를 잡는 기술, 도구를 사용하는 힘반영 기술, 물체나 환경에 반응하는 작업기술, 균형을 잡는 보행 이동기술 등에 대한 연구가 요즘 AI 기계학습기술과 만나며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사회는 하나의 솔루션이 아닌 시스템으로 초연결 되어 작동하는 인공지능 로봇 기반 통합사회로 발전할 것으로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급속하게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비하고 살아남기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은 이제 공학자들만의 몫이 아니라고 본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술확산을 가로막는 제도·법규·인프라 정비를 통해 문이 활짝 열려질 스마트사회를 향해 총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매우 시급한 시점이라고 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사회전반에 걸친 시스템적 대응 매뉴얼의 재정비와 끊임없는 시뮬레이션으로 시스템을 보강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능은 실수를 통해 학습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시스템’이란 정의를 되새겨 본다.고경철 KAIST 기계지능 다기관연구단 연구교수

[기자의 눈]2021년 가족의 의미는?

[기자의 눈]2021년 가족의 의미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이들이 일상 곳곳에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상당수 기성세대의 가족관은 여전히 후지다.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나주 혁신도시내 국제학교 필요성을 강조하며 자녀 유학으로 떨어져 사는 가족에 "남편이 혼자 술 먹다 돌아가시는 분도 있고 여자는 바람이 나 사회 문제가 된다"고 했다. 그는 이 발언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제주 국제도시 외국어학교 유치를 제안하면서 한 말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그때도 지금도 엄마, 아빠, 아이가 곰 세 마리처럼 한 집에 있어야 한다는 가정이다. 그와 달리 우리의 가족 형태와 인식은 그간 몰라보게 변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약 34만 4000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지난해 21만 4000여건으로 30% 이상 줄었다. 출생아 수도 약 49만 7000명에서 27만 2000명으로 40% 넘게 감소했다. 결혼한 남녀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구성된 ‘전통가족’의 재생산이 현격히 줄었다는 뜻이다. 이는 ‘신생가족’이 그만큼 많이 생겨났단 의미기도 하다. 지난해 6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가족 다양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7명(69.7%)은 혼인·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주거와 생계를 공유한다면 가족이라 여겼다. 그런데도 민법 제779조는 여전히 가족 범위를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정의 위험성은 ‘전통가족’이 아닌 가정을 가족이 아니라고 판단해 제도 보호 밖으로 떠미는 데 있다. 비혼 부모, 동거커플 등이 대표적이다. 2014년 진선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구성할 권리를 담은 생활동반자법 제정을 추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달 6일께야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 정도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개정안에는 혈연, 혼인, 입양으로 구성되는 가족의 법적 정의와 건강 가정에 대한 정의를 삭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족은 정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인간의 가장 낮은 곳까지 늘 함께하고자 하는 대상이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국가가 어떤 가족이 국민에게 ‘적절한’지 가정하고 권장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아직 이를 가정하려는 정치인이 있다면, 올해 5월 그 낡은 ‘가정’에 종말이 있길 바란다.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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