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5월 1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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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남양의 자책골, 대리점주 멍든다

[기자의 눈] 남양의 자책골, 대리점주 멍든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축구에서 자책골은 쓰린 패배를 남긴다. 운이 좋아 승리를 거머쥔다고 해도 경기 내내 들리는 관중들의 분노와 야유, 허탈감에 팀 분위기는 얼어붙을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선 ‘팀킬(Team kill) 했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한 기업이 자책골을 넣었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건이다. 자사 제품 홍보를 한다는 이유로 발표한 내용이 논란이 됐는데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골자다. 내용이 나오자 한동안 남양유업 주가는 요동을 쳤고 관련 제품들이 품절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양유업이 쏘아 올린 공은 득점으로 기록되는 듯 했다. 그런데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안전처가 나서면서 ‘자책골’이 돼 버렸다. 질병관리청은 제품을 접촉시키는 방식의 연구 방법으로 코로나19 예방 및 사멸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고, 식약처에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남양유업을 고발한 것이다. 여기에 세종시가 남양유업 제품의 40%를 생산하는 세종공장에 영업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항간에선 ‘헛발질도 이런 헛발질이 없다’, ‘남양이 남양했다’는 조소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다. 문제는 남양유업의 헛발질이 소비자 분노에 불을 붙이면서 불매운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남양유업 불매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피해는 고스란히 남양유업에 원유를 납품하는 낙농가와 전국 1000여개 대리점으로 전가된다. 한 대리점주는 "2013년 갑질로 시작된 불매운동으로 가정에 위기가 올 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최근 다시 한번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라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그런데도 정작 사건의 도화선은 조용하다. 알려진 바로 대국민 사과 등 모든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아직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다시 한번 우리 생활 속, 누군가의 이웃이자, 가족, 친구인 대리점주와 낙농가가 피해를 떠안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지 염려스럽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 했다.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국민이 예민해 있는 상황에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했다면 그로 인한 결과도 제 손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젠 대리점주를 최전방에 세우고 임직원을 방패막이로 하기 보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오너 일가가 직접 나서야 할 때다.2020061301010005082

[이슈&인사이트] 기업 생존 망치는 개혁은 명분 없다

[이슈&인사이트] 기업 생존 망치는 개혁은 명분 없다

기업은 생리적으로 1%의 위험이 확인되면 그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99%의 노력을 가한다.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도 존재하지만, 많은 기업이 위험을 제거하고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생존 전략을 추구한다. 이처럼 기업이 위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제거하려 노력하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기존의 위험 외에도 기업 생존에 영향을 끼치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언제든 발생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그러하였고, 일본의 경제보복이나 코로나19에 의한 감염병 유행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 많은 논란속에서 입법화된 이른바 ‘공정경제 3법’처럼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법률적인 것이라면, 기업은 생존을 위해 내부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우선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은 눈에 띄게 축소될 것이다. 외부 투자, 확장, 연구개발(R&D) 등에 투자 대신, 만약에 사태를 대비한 현금 보유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려 노력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현명하고 효율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둘째, 상법 개정안으로 기업은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고민보다 투기 세력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할 것이다. 즉, 우호 주주 세력을 모으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고, 결국 이는 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기업은 이 환경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 등이 목적이라는 정부와 여당의 입장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한국 산업 역사를 뒤바꿀 뻔 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바로 현대차그룹과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경영권전쟁’이 그 것이다. 엘리엇은 2018년 4월 현대차 그룹의 핵심 기업 3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표하며, 다양한 요구를 현대차 그룹에 전달하였으나,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패하며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하고 현대차그룹과 완전히 결별하였다. 만약 이 때, 경영주도권이 엘리엇으로 넘어갔다면, 우리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 전략에 기대를 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단기적인 수익에 치중한 헤지펀드 기업의 특성상, 미래 먹거리에 투자보다는 현재의 재산 처분 혹은 수익에 더 높은 관심을 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보다 오늘의 수익을 위한 경영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고, 이는 기업이 가진 경쟁력과 기술을 한 순간에 사라지게 할 것이다. 기업은 생존해야 한다. 아니 장기적으로 생존해야 한다. 그리고 생존과 함께 미래지향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장기적인 기업 생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료를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1년간의 기록을 남기며 기업 생존과 경쟁력에 대한 사례를 설명하였다. 1970년 우주복용 섬유로 사용된 고어텍스(Gore-Tex)는 1957년에 개발되었으며, 1970년 손목시계, 계산기 등에 사용된 액정기술은 19세기 후반에 개발이 되었다. 미국 고어(Gore)사와 독일의 머크(Merck)사가 기술개발 후 파산하거나 부도가 났다면 이들의 기술도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해야 하는 중요성을 정부가 스스로 다시 확인시켜 준 것이다. 지금 우리는 유례 없는 팬더믹 사태 속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경제상황에 놓여 있다. 주주 가치, 투명성 제고 등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노력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해 기업이 사라지고 무너질 가능성이 있고, 장기적인 기업 생존에 위협을 가하는 노력이라면, 그 노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해야 마땅하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국민 기대에 부응하려 전방위로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노력의 성과를 기다리는 만큼 인내를 갖고 이들을 지켜볼 것을 정부와 여당에 주문하고 싶다.유기섭 한양대 겸임교수 유기섭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EE칼럼] 녹색보증, 에너지금융으로 제 역할 하려면

[EE칼럼] 녹색보증, 에너지금융으로 제 역할 하려면

탄소중립이 전세계적인 화두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120여개 나라가 2050 탄소중립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의 최고경영자 래리 핑크는 지난해 연차 서신에서 "블랙록은 화석연료를 통해 창출되는 수익이 25% 이상인 기업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필수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른 유수의 투자회사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기후변화 이행리스크 대응은 아직까지 미흡하다고 한다. 석탄발전, 1차 금속 등 고탄소산업에 대한 위험노출액 규모가 지난 2014년말 375조원 규모에서 지난해말에는 411조원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또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5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최고경영진의 관심은 비교적 높지만 모호한 개념, 추가비용에 대한 부담 등으로 대기업 조차 이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국내 중견·중소기업의 사정은 어떨까. 많은 기업들이 투자금 확보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고탄소 업종에서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업종으로 전환하거나, 친환경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싶지만 막상 금융권에서 대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ESG 경영을 지원할 금융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최초로 탄소가치 평가 기반으로 융자보증을 제공하는 녹색보증사업이 이달말 시작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공단,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등 관련기관이 1년 넘게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상품이다. 골자는 보증 심사에 탄소가치 평가를 추가하여 유리한 조건에서 대출이 가능토록 보증을 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탄소가치를 평가한다는 말은 신·재생에너지 제품 및 발전사업을 통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 감축량을 평가하는 것이다. 정부는 500억원의 국비를 통해 보증대출의 마중물을 만들고, 한국에너지공단에서는 녹색보증을 이용할 기업을 발굴·추천해주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동안 국내 보증기관은 기업의 신용도나 기술력을 기준으로 보증서를 발행해왔다. 그 결과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나 최근에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 보증을 받기란 무척이나 어려웠다. 녹색보증사업을 통해 낮은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도 생산제품이나 신재생 발전 프로젝트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인정되면 보증서 발급이 가능해졌다. 기존 85%인 보증비율을 최대 95%까지 확대하고, 보증료율은 1.2%에서 1.0%로의 인하를 통해 평균 0.9%p에서 최대 2.83%p의 대출금리 인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년도 녹색보증사업은 정부출연금의 7배인 3500억원 범위내에서 보증서를 발급할 예정이며, 2024년까지 총 1.4조억원 규모의 녹색보증 공급이 가능하다. 그럼 녹색보증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지원이 필요한 기업과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야 한다. 중소, 중견기업 중 녹색보증이 필요한 기업과 프로젝트를 찾아서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 풍력 등 관련 협회, 중소 및 중견기업 협회 등의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탄소가치평가가 국내 금융의 뉴노멀로 자리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탄소가치 평가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금융평가기법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기존에 해오던 관행과 많이 달라 시행초기에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녹색보증 운영기관들은 탄소가치평가가 하루빨리 정착되도록 금융현장을 살펴보고, 필요한 제도개선 사항을 신속히 발굴, 실행해 나가야 한다. 셋째, 우리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할 때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 세계 태양광 시장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다. 풍력분야도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분투하여 중대형인 8MW급 기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기술을 확보하였다. 향후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발전기술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임박한 미래시장은 투자를 통해 대비할 수 있다. 탄소가치평가를 도입한 녹색보증상품이 탄소중립으로 가는 밑거름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를 기대한다.김성훈 신재생 실장 김성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EE칼럼] 좌초비용 보상 없는 에너지전환은 불가능

[EE칼럼] 좌초비용 보상 없는 에너지전환은 불가능

1990년대와 2000년대 원전과 석탄발전소는 우리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다. 철강 및 자동차 그리고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로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이끌었던 선봉장은 전력의 차질 없는 공급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를 딛고 일어선 우리 경제가 2000년대 중반의 고유가 시대를 견딜 수 있었던 것도 원전과 석탄발전소에서 꾸준히 생산되었던 전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꾸준하게 늘린 것은 9·15 순환정전이 발생한 2011년과 그 후 몇 년의 전력부족을 극복하고 견디게 해 준 힘이었다. 그런데 지금 원전과 석탄발전소는 천덕꾸러기로, 위험하고 더러운 발전소로 낙인 찍히고 있다. 에너지전환 시대에 이들은 마치 변변히 한 일 없이 자녀들에게 빚과 짐을 남기고 구박받는 뒷방 늙은이 취급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한 시대를 이끌었던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조기 퇴장시키는 것이 적절한가. 1990년대초 미국의 전력산업에 경쟁이 도입되자 투자보수율 보상을 전제로 건설되고 운영 중이던 상당수의 발전소는 경쟁력을 잃게 되었다. 그런데 이는 이들 발전설비의 책임이 아니었다. 자유로운 경쟁의 시대가 올 줄 모르고 투자보수율 규제를 전제로 기획되고 건설되었기 때문이었다. 진입규제에서 자유로운 경쟁으로 정부 정책이 변화하게 되면서 회수할 수 없게 된 좌초비용(stranded cost)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보몰(William Baumol), 조스코우(Paul Joskow), 칸(Alfred Kahn) 등 미국 경제학계의 규제이론 대가들은 공익산업인 전력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의 변화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정당하게 보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 FERC)도 위원회 규정(Order 888)을 공표하여 "합법적이고, 신중하며, 입증가능한 방식으로 투입된 좌초비용의 회수는 허용되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게 되었다. 좌초비용에 대한 보상은 사유재산을 공공의 목적으로 수용할 때에 정당하게 보상한다는 미국 수정헌법 제5조의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1990년대 전력산업 경쟁도입기에 나타난 좌초비용 논의는 30년이 지난 에너지전환 시대에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경쟁도입처럼 에너지전환도 정부의 정책적 변화이므로 미국의 석탄발전소들도 좌초비용을 보상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되었다. 반면 유럽에서는 이러한 좌초비용에 대한 정책적 보상의 전통이 없어 대부분 법정에서 민사소송으로 귀결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올해 3월에 원전 사업자들과의 법정 소송 끝에 탈원전 정책에 대한 보상금으로 24억 유로를 배상하기로 합의했으며 지난 해에는 ‘탈석탄법’을 통해 석탄발전 사업자들에게 총 43억5천만 유로를 보상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유럽 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은 화석연료에 따른 회사채 규모가 1천1백1십억 유로를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이에 따른 재무적 위험이 어떤 형태로 유럽을 강타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공기업이 원전과 대부분의 석탄발전소를 운영하므로 사유재산 침해의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다. 한전은 상장된 주식회사이고 6개 발전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원전 및 석탄발전소의 좌초비용을 보상하지 않는 것은 한전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셈이 된다. 좌초비용을 보상하지 않고 에너지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배수구를 막고 수도꼭지를 틀면서 물이 잘 흐르도록 기대하는 것과 같다. 들어간 비용이 수익으로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원활하게 나타날 수 있는 법이다. 좌초비용을 보전하는 것은 ‘보상’이지 ‘지원’이나 ‘보조’가 아니라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여당에서 발의한 에너지전환지원법(안)은 제목부터 잘못된 것이다.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적폐라도 되듯이 바라보는 것은 묵묵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던 발전자산에 대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조성봉 숭실대 교수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이슈&인사이트] LG-SK 배터리 분쟁이 남긴 교훈

[이슈&인사이트] LG-SK 배터리 분쟁이 남긴 교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3년간 배터리 사업에서 이어온 분쟁에서 최근 합의를 이뤄낸 것은 새겨볼 대목이 많다. 지난 2019년 미국에서 시작된 영업기밀 침해 분쟁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적으로 LG의 손을 들어준후 60일간의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종료 시한을 하루 앞두고 합의를 이뤄낸 것은 매우 극적이면서도 다행스런 결말이 아닐 수 없다. 경위야 어찌됐든 우리의 입장에서는 국내의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에서 싸우는 모습부터 거북했는데 막대한 소송비용을 지불하면서 결국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에 어부지리를 안겨줄게 뻔해 어느 쪽도 득 될게 없는 싸움에 종지부를 찍었으니 반기는게 당연하다. 특히 미국은 세계 자동차의 선도국일뿐더러 막대한 시장 규모는 물론 기술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미국 자동차 제작사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SK가 미국내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에서 일자리와 더불어 미국의 핵심 이익과 결부되기 때문에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할 수 있다. ITC 결정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진퇴양난의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던 사안이었다. 그래서 이번 합의는 더욱 빛을 발했다. 불확실성이 가장 컸던 SK의 주가가 합의후 급등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만이 아니다. 국내 배터리 산업의 향방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어 이번 합의는 더욱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전기차의 주도권이 더욱 거세지고 미래 모빌리티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는 한·중·일 사이에서 미래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 싸움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뭉쳐도 미래가 불학실한 상황에서 뭉치지는 못할망정 해외 핵심 시장에서 같은 편이 돼야 할 국내 기업들이 뒤엉커 싸우는 모습은 더 이상 나오면 안 된다. 필자가 항상 언급한 바와 같이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강조하면서 미래 배터리 산업의 산·학·연·관 관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두번째는 국내의 여건을 더욱 선진형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국내도 아닌 미국 시장에서 두 기업이 분쟁을 일으킨 이유를 성찰해야 한다. 영업기밀 등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을 확인하고 정리할 수 있는 관련법이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 간 또는 기업과 개인 간에 보이지 않는 침해사실이 발생할 경우 보호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나 법적인 체계가 국내에는 갖춰져 있지 않다. 결국 선진화된 제도를 갖춘 미국 시장에서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 만큼 우리는 아직 관련 선진 제도적 구축이 미약하고 아직도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국내는 기업하기 힘든 구조로 바뀌고 있는 부분을 주시하여야 한다. 말로만 하는 기업 활성화가 아닌 실질적인 제도적 구축과 시스템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세번째는 기업 윤리적 측면이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사람 빼가기가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뺏기는 기업이나 뺏는 기업이나 모두가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 등 경쟁국이 해당 분야 전문가를 몇배씩 연봉을 높여주며 사람과 기술을 빼가는 관행은 오래됐지만 최소한 국내 기업끼리는 윤리적 부분이 작용했으면 한다. 물론 해외로 나가는 국내 전문가의 출국을 막기는 어렵지만 정부나 지자체, 기업의 전문가 대접에서 물적, 정신적 측면의 구조적 문제가 확실하게 개선되어야 한다. 지적 소유권에 대한 무분별한 베끼기 관행과 개인이나 중소기업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대기업의 관행도 심각하다. 이러한 기본적인 시스템 구축과 법적 제도적 보완은 중요한 시작점이다. 특히 이번 문제에 있어서 사과할 것은 분명하게 사과하고 통 크게 털어넘기는 관행이 자리 잡았으면 한다. 미래 모빌리티가 크게 변모하고 있는 시기다. 미래가 모호한 안개길인 만큼 장점을 가진 기업끼리 새로운 짝짓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번 합의를 통하여 더욱 뭉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동시에 기업 투자를 부추길 정부의 적극적인 분위기 조성과 역할을 거듭 강조하면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의 환원을 촉구한다.김필수 새사진 김필수 대림대 교수

[기자의 눈] 미국 상장 택하는 韓기업...모두에게 남겨진 과제

[기자의 눈] 미국 상장 택하는 韓기업...모두에게 남겨진 과제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혁신 기업들을 ‘혁신’으로 인정하는 사람이 누가 있었나요. 한국의 유망 기업들이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상장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 뿐만 아니라 산업 체질, 투자자 인식 등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등 유망 기업들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거래소는 물론 금융당국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유망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될 경우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 기업들의 해외 직상장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배경이다. 국내 혁신기업 입장에서는 지난 3월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으로도 풀이된다. 물론 뉴욕증시에 상장할 경우 국내에 상장하는 것보다 상장 유지 비용이 상당하고, 소송 리스크에도 노출될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그러나 미국 증시는 글로벌 자금이 몰려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용이하고, 사업 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하는데도 긍정적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을 계기로 최근 국회에서는 비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혁신 기업들을 한국 증시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1주당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그간 국내 기업들이 정부의 규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은 사실이다. 기업들의 요구사항을 지금이라도 듣고 이를 개선하려는 정치권의 노력은 분명 바람직한 행보다. 그러나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 제2의 쿠팡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실적은 안 좋지만 글로벌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게 타당한 가치를 부여하는 투자환경이 조성돼 있나. 최근 증권가 한 관계자는 혁신 기업의 한국 상장에 대해 "한국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인식, 산업 체질 등 모든 것을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해답은 아닐까. 쿠팡 같은 혁신 기업을 우리나라 증시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거래소, 당국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인식 개선, 더 나아가 미래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글로벌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쿠팡이 미국에서 100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우리나라 증시와 산업 전반에 큰 과제를 남긴 것과 같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혁신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앞다퉈 대한민국에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데스크칼럼] 문승욱 산업부 장관 내정 관전 포인트

[데스크칼럼] 문승욱 산업부 장관 내정 관전 포인트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국가 권력 구도와 정책 방향은 인사로 나타난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4.16 개각이 눈길을 끈다. 이번 개각은 사실상 민심수습 쇄신방안으로 나왔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선 참패 이후 9일만이다. 문 대통령이 임기를 1년 하고 13일 남겨 둔 시점이다.당연히 이번 국무총리와 5개 부처 내각 선수교체에 담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도 많을 것이다. 특히 실물 경제정책 사령탑을 바꾼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차관급)이 내정된 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문 후보자 발탁의 특징은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현 정부 실세들과 가까운 인사의 기용이다. 두 번째, 본부 차관을 지내지 않은 차관급을 장관 후보자 자리에 앉힌 점이다, 셋째, 차관과 함께 에너지정책의 경험이 적은 장관 후보자 인선이다. 이게 무슨 대수냐 할 수 있지만 여기에 담긴 의미는 작지 않다.문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때 문 대통령의 민정수석 시절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그게 계기가 돼 2018년 김경수 지사가 차관급 경남 도백으로 당선되자 문 후보자는 경남 경제부지사(1급)로 내려갔다. 문 후보자는 당시 중앙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1급) 현직을 그만두고 지방정부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관가 관행상 특별한 결단이 아니고선 하기 어려운 일로 받아졌다. 내년 대권 도전이 유력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도 인연이 있다. 산업부 장관 출신 정 전 총리가 총리직에 오른 뒤엔 경제사회분야 정책조정 실무를 총괄하는 국무조정실 2차장으로 영전했다. 문 후보자가 권력 실세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건 장점이자 단점이다. 정책 추진에 실세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자신의 소신을 관철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문 후보자는 또 방위사업청 한국형헬기개발사업단 민군협력부장에 이어 방사청 차장(1급)도 지냈다. 방위산업이 산업부 소관이지만 방사청이 국방부 소속기관이란 점에서 보면 다소 이례적인 경력이다. 다른 중앙부처 소속 기관과 지방정부에서 일했고 부처 간 이해 조정 업무를 담당하면서 능력까지 인정받아온 셈이다. 이해관계 조정 현안이 많은 산업부의 정책 추진을 원만하게 이끌 적임자란 얘기다. 이게 그에 대해 기대를 갖는 이유다. 문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차관급에서 곧바로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된 두 번째 케이스다. 현 성윤모 장관도 차관급 특허청장을 역임한 뒤 장관이 됐다. 산업부 장관이 차관 또는 차관급 출신이냐는 부처의 위상과도 관련 있다. 부처 위상은 개인 능력보다 조직이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산업부는 외교부에서 통상교섭 업무를 이관받았지만 현행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행정 각부 18개 중 11번째다. 우리나라가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뒷북 대응 논란을 빚은 것도 산업부의 이런 현주소와 무관치 않아보인다.문 후보자는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친정 기획재정부에서 한 우물만 판 게 아니라는 점에서 닮았다. 홍 부총리는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 등을 거쳐 부총리에 오른 뒤 총 7번의 사퇴설과 교체설에 휘말렸다. 그런데도 최장수 경제부총리 기록을 세웠고 이젠 국무총리 대행까지 맡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자가 홍 부총리의 복사판이 돼선 곤란하다. 집권당에 끌려 다니며 수시로 소신을 꺾었다는 평가에 ‘홍백기’, ‘홍두사미’ 등 불명예도 얻었다. 문 후보자는 이런 홍 부총리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임명권자나 거대여당의 눈치를 살피고 사사로이 실세와의 의리만 챙기는 자세라면 차라리 중도 포기하는 게 낫다.구동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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