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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용걸 한국국제경제학회장 “美 트럼프 당선되면 현지 재생에너지 투자한 韓 기업 손실 우려”

“몇몇 한국 기업들이 미국 IRA(인플레이션)를 보고 (미국 현지에) 투자했는데 트럼프 정부로 바뀌고 정책도 바뀌면 상당히 위축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손실을 보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에너지 가격이 좀 하락하지 않겠나 하는 기대도 갖습니다." 원용걸 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서울시립대학교 총장)은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학교 총장실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원용걸 회장은 지난 1일 제47대 국제경제학회장에 취임, 1년 임기를 시작했다. 원 회장은 또 이달 말로 서울시립대 총장 취임 1년을 맞는다. 벌써 총장 임기 4년 중 1년을 훌쩍 보냈다. 원 회장은 최근 학회 회장과 대학총장을 겸임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국제경제학회는 1977년 창립됐으며 현재 경제학 각 분야 교수와 전문가 15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초대 회장을 역임한 이후 한승수 전 총리,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회장을 역임한 한국 경제학계의 대표적 학술단체다. 원 회장은 개방 거시경제학자로서 경기침체를 가장 큰 문제로 꼽고 개인은 소비지출을 기업은 투자 활성화를 정부는 재정지출을 통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국제경제학회가 한국경제의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원용걸 회장과의 일문일답. ◇ “역사와 전통 가지고 있는 학회…부담스럽고 막중한 책임감 느껴" - 한국국제경제학회장 취임 소감과 포부는? ▲ 한국국제경제학회는 한국 경제학계에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학회이다.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회장을 역임했다. 총장이 되기 전인 2년 전에 이미 회장을 맡기로 결정돼 있었는데 막상 임기가 시작된다고 하니 굉장히 부담스럽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걱정이 앞선다. 지난 47년간 학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신 명예회장님들과 회원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국제적으로 경제학 논의하는 학자들의 모임…경쟁 중시·효율성 제고" - 한국경제학회와의 관계 설정과 차별화 포인트는? ▲ 한국경제학회는 1952년 6·25 전란 중에 부산에서 만들어진 가장 오래된 경제학회다. 1977년에 창립된 한국국제경제학회는 국내 학자들 간의 교류뿐 아니라 해외 학자들과의 교류도 촉진해야 하겠다는 의미에서 학회명에 '국제'라는 수식어를 넣게 되었다. 국제경제학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고 국제적으로 경제학을 논의하는 학자들의 모임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미에서 한국국제경제학회가 된 것이다. 다양한 경제학 전반에 걸쳐서 그 주제를 가지고 한국 경제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다. 한국경제학회와 중복되는 부분은 상당히 있지만 경제학은 기본적으로 경쟁을 중시하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문이다. 각자 활동을 하면서 경쟁하고 협력하는 장점도 있다. 한국경제학회가 매년 주관하고 있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전체 세션이 2개가 있는데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국제경제학회가 1세션씩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 “단기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과도한 부채, 고금리와 결합되면 굉장히 위험 " -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단기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사실 더 큰 우려는 총선 때문에 미뤄져 있는 것들, 즉 윤석열 정부에서 3대 개혁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제로 지금 진행된 게 없다는 것이다. 개혁이라는 게 항상 고통스럽고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개혁은 기득권을 내려놔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반대도 심하고 선거와 또 맞물리면서 진행이 좀 더딘 부분들이 있다. 특히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는 부분들도 걱정이 된다. 각 부문별로 부채가 누적된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는 것이 걱정이다. 과도한 부채가 고금리와 결합되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된다. 올 초만 해도 시장은 낙관적으로 미국이 일찍 금리를 인하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안 할 거라고 예상했다. 금리 결정에서는 신중함이 아주 중요한데, 그래서 금리를 갑자기 내리는 것은 쉽지 않고 확신이 들 때만 내린다. 미국이 최근 발표한 3.1% CPI(소비자물가지수)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서 금리 인하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는 지금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잘 관리되고 연착륙을 잘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제로금리로 내렸다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모든 국가들이 지금 고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봉쇄를 늦게 풀면서 더 어려운 상황이고 유럽도 어렵고 일본도 사실은 잠깐 반짝했지만 어렵다. 계속 어려운 상황이고 주식시장만 사실은 조금 반짝하는 것이지 실물 경제 쪽은 아직도 어렵다. 한국은 작년에 어려웠고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 조금 나아진다고 하지만 워낙 작년에 나빴기 때문에 그렇게 좋아질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금리를 0~0.25%에서 5.25~5.5%까지 급격히 올렸어도 잘 관리되고 있는 이면에는 기본적으로 민간 소비에 기반한 경제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소비 비중이 GDP(국내총생산)의 약 70%대이다. 한국은 50% 미만이고 중국은 약 40% 수준인데 고민스러운 상황은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그나마 소비를 늘리기도 어렵다. 미국이 그런 면에서 조금은 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또한 기축통화국이니 충분히 돈도 찍어내도 큰 문제가 없다. 한국의 경우 가계, 기업 및 정부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고 수출도 어려운 상태에서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하면서 가장 안 좋은 상황이다. ◇ “美中 사이 외줄타기 韓…美 관계 중심축 두고 中과 관계도 잘 유지해야" - 美中 경제 갈등 상황 속 韓 역할은? ▲ 그동안 한국은 외줄타기 하는 것처럼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이렇게 지내왔는데 현실은 양국이 우리를 그냥 가만히 두지 않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 우리가 인도·태평양 동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지었는데 그렇게 결론을 지은 이유는 경제적인 고려 때문이다. 안보도 있지만 미국 시장만이 지금 거의 유일하게 활발한 수입 시장이다. 중국은 과거에 한국의 중요한 시장이었지만 지금 굉장히 어려워진 시장이 된 것은 미국이 전략적으로 견제를 해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중국산 부품이나 핵심 자원들을 사용하는 2차전지 또는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에서 제외하니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없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IRA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맞출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결국은 중국하고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 수출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면서 대중 반도체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에 반도체가 어려워진 상황도 있다. 물론 중국 경기가 어려워진 것도 겹쳤다. 미국 정부의 대중 스탠스는 단기간에 바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트럼프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가끔 유화적인 모습도 보이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항상 굉장히 강하다. 바이든 정부에 들어와서 갑자기 생긴 것도 아니고, 바이든 정부에서는 보조금으로 세액공제를 해주지만 트럼프 때는 아예 직접적으로 관세 부과했다. 지금 한국 수출의 약 20% 남짓이 중국으로 가고 있어 무시할 수 있는 시장도 아니고 선택하기가 참 애매한 부분이다. 중국과는 경제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가야 한다. 안보가 관련돼 있고 경제적인 이유가 포함된 미국과의 관계를 중심축으로 둬야 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美 정부 바뀌어도 일자리 확대 정책 똑같아…韓 이미 현지 투자 많이 해" -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아메리카 퍼스트' 대응방안은? ▲ 트럼프 정책이라는 게 처음에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당시 이렇게 할 건지에 대해서 다들 궁금해했지만 결국은 시행이 됐다. 과거를 보면서 이제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 예상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가 대응하는 방법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요구했던 것이나 지금의 바이든 정부에서 요구하는 건 기본적으로 똑같다. 미국 기업이 외국으로 자꾸 나가는데 일자리가 없어지니 다시 들어오도록 만들고 있다. 들어오면 관세를 안 매길 것이고 문제가 없을 테니 들어와서 공장을 짓고 생산하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도 주요 수출기업들이 미국에 공장들을 많이 갖고 있고 많이 지을 투자계획도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만큼 그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다만 통상 문제 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들이 또 있을 수 있다. 에너지 정책 같은 경우가 바뀔 것이다. IRA가 결국은 전체적인 국가 경제에서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더 걷어서 인플레이션 감축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더 걷은 세금은 결국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 청정에너지, 태양열, 전기자동차 쪽으로 가는 사업장에 보조금을 주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태양광 재생에너지에도 투자를 했고 몇몇 한국 기업들이 IRA를 보고 투자한 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트럼프 정부로 바뀌고 정책도 바뀌면 상당히 위축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손실을 보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도 있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에너지 가격이 좀 하락하지 않겠나 하는 기대도 있다. 학습효과에 따라 나름대로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여러 가지 요인들에 대해 알고 있다. ◇ “경제변수, 총선 영향력 크지 않을 것…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하기를" - 4.10 총선 때 경제변수가 미치는 영향력은? ▲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는 우리나라가 망할 정도로 경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정권교체와 같은 큰 영향이 있었지만 우리나라 선거에 경제변수로 인한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본다. 유권자가 그런 면에서는 조금 더 현명한 유권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현명하다는 게 꼭 경제 뿐만이 아니고 여러 분야에 대해서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또 공약은 실현 가능한 것들인지에 대해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서 투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 정부가 통화긴축기에 들어와 어려운 시기에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가계,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별로 부채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상황에서 금리 인상 통화 긴축 모드인 상황에서 들어왔다. 그러면 민간 투자도 못하고 소비도 못하는데 할 수 있는 건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서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재정지출을 늘리자니 정부 부채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는 좀 불운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찌할 수 없는 대외적인 환경과 물려받은 여건이 상당히 안 좋은 부분은 있지만 방향 자체는 상당히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어느 정권이 와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정부가 선거 이후에는 개혁 과제를 잘 진행했으면 한다. ◇ “현실성 없는 법안 예타 면제 편법이 문제…재원 조달 방안도 명확히 제시해야" - 4.10 총선을 앞둔 선심성 공약 관련 생각은? ▲ 정치인이 모인 정당이 선거를 통해서 집권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다. 선거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타당성 없는 것에 대해 전문성이 없는 국회에서 예비타당성 검토를 면제하는 것과 같은 편법은 문제라고 본다. 선거 앞두고 막 지르는 게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법 만능주의라는 생각도 드는데 국회의원 숫자 동원해서 다 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다. 공약을 얘기할 때 어떻게 재원 조달할 건지에 대해서도 좀 명확하게 제시를 했으면 좋겠다. 소요되는 재원이 얼마고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얘기는 안 하고 그냥 지르는 부분들은 유권자들이 디스카운트해서 들을 것이다. 현명한 유권자들이 그동안 많이 들어왔고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잘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 ◇ “세수 부족에 정부 지출은 더 어려운 상황 초래…재정 건전성·규제 완화 필요" - '재정 긴축' 기조 속 세수가 줄어드는데? ▲ 작년 1.4% 실질 경제성장률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세계적으로도 부진한 결과이고 경기 침체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반영하고 있다. 과도한 부채 문제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경제주체들이 지출을 할 수가 없다. 가계는 소비 지출을 못하고 기업은 투자 지출 못하는 것이다. 더구나 수출도 잘 안 됐다. 대중 반도체 수출도 어려웠고 그러면서 대외 부문이 어려웠다. 단기적으로 경제를 끌고 갈 수 있는 것은 정부 부문으로 결국 정부가 지출을 늘려서 경제를 그나마 좀 끌고 회복시켜야 되는데 문제는 정부 부채도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희생해 가면서까지 경기 진작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을 텐데 문제는 과도하게 재정지출을 늘리면 그게 결국 민간 투자를 또 위축하게 된다. 결국 세수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 지출 늘리는 것은 채권 발행하는 방법 밖에 없다. 채권 발행하면 채권시장에서 이자율이 높아질 것이고 그건 또 민간 투자를 구축할 것이다. 그러니까 더 어려운 상황이 된다. 그래서 지금 굉장히 미묘한 밸런스를 추구해야 되는 상황이다. 정부 입장에서 지출을 줄인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예산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대부분 정해진 것들이고 자의적으로 쓸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경제정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효율화하는 것은 생산요소가 가장 최적의 활용처로 용이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하고 있는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닌데 부채를 과도하고 급속하게 늘리면 남미같이 큰일 난다. 정부가 재정의 건전성을 추구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당연히 맞다. ◇ “단기적으로 개인 소비지출 진작 정책 추진해야…장기적으론 근본적인 구조개혁 필요" - 경제성장률을 높이려면? ▲ 단기적으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소비지출 진작정책을 추진해야 된다. 아울러 기업들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세제지원이나 금융지원 등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정부는 일정부분 재정지출을 통해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또 사각지대 취약계층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첫째는 생산 요소 투입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해서 경제활동인구를 늘리고 경제활동 참여율도 높여야 한다. 인구를 갑자기 늘릴 수 없지만 기존에 있는 인구들이 경제활동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양적인 공급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노동력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교육 부분에 있어 혁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생산 요소들이 최적의 장소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보장해주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둘째는 자본을 많이 늘릴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노력해야 한다. 국내적인 자본만으로 부족하다면 해외에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정책들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기술 혁신, 연구개발(R&D) 촉진, 규제 완화 등의 정책들이 필요할 것이다. ◇ “당장 올해가 관건이었던 상황…자구책 등 변화와 도전 위해 노력" - 서울시립대 총장 취임 1년 소감은? ▲ 2월 말이면 취임 1년이 되는데 취임했던 상황은 굉장히 엄혹했다. 서울시 지원예산이 갑자기 시의회 제출안 577억의 무려 17%인 100억 삭감된 상황에서 총장을 맡았다. 총장 취임 이전에 전임 총장님께 예산 삭감 사업 추진 계획을 모두 2학기로 미뤄 달라고 부탁했다. 1학기는 정상적으로 운영을 해야 되고 삭감된 예산 100억을 추경을 통해 확보하지 못하면 2학기 학사일정이 제대로 운영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장기적인 비전보다는 당장 올해를 어떻게 먹고 사느냐가 관건인 힘든 상황이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를 설득하기 위해 서울시민의 세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여러 나름의 자구책들에 대해서 고민했다. 등록금 인상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서 등록금 정상화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서 1년 가까이 활동했고 작년 말에 권고안도 냈다. 그 위원회 활동 등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아 시의회로부터 삭감됐던 예산 100억에 61억을 더해 추경 총 161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받았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에 무리 없이 학사 운영을 하게 됐고 큰 고비를 넘겼다. 그게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 장기 비전을 가지고 추진한 것 없는가? ▲ 우리 학교는 상대적으로 정적이고 좋은 의미에서는 안정적이고 또 안 좋은 의미에서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도전적이지 못하다는 이미지가 있어 이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학생들이 각종 자격시험, 고시, 공사, 공기업들을 많이 가고 싶어 하는데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했다. 사회와 시대가 요구하는 첨단 분야에 대해서 우리도 강하게 투자해서 교육과 연구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대학이 도시과학 쪽에는 오랜 전통 갖고 있고 특성화되어 있다는 인정을 받고 있는데 작년에 지능형 반도체, 융합 인공지능, 바이오헬스 등 세 가지 전공을 가진 첨단 융합학부를 만들어서 우리 대학의 첨단 분야를 향한 방향전환에 일종의 마중물 역할과 함께 기폭제 역할을 하도록 했다. 또 서울시립대가 그동안 구성원들의 노력에 의해서 국내 유수의 명문대학 중 하나가 되었지만 그간 우리 대학이 국제화 분야에 있어서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세계 유수 대학들과 같이 협력하고 경쟁하며 글로벌 대학으로서 서울시립대 위상을 확립해야 되겠다는 의미에서 비전도 “서울과 함께 세계로 도약하는 서울시립대학교"라고 지었다. ◇ “서울시립대만 의대 없어…자구책 등 변화와 도전 위해 노력" - 서울시립대가 의대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 의대 관련해서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추진을 하고 있는데 우리 대학이 나아가는 방향의 첫걸음이다. 서울시립병원이 12개가 있는데 병상이 4209개나 되는 아주 대규모 지자체 부속병원들이다. 여기에 사실은 의대가 없기 때문에 양질의 의사 공급이 어렵다. 서울시립대에 의과대학을 설립해서 서울시립병원들과 보건소 같은 공립 의료기관들에 양질의 의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 우리의 의료시스템에서 과거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지역 의료기관들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립병원이라든지 시립병원들이 있는데 의사 인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 인력 공급 시스템은 없다. 그동안 의사 인력 공급 시스템이 현실과 맞지 않고 공립병원 의사 공급에 대한 고려가 누락돼 왔지만 공립대학이 서울시립대 밖에 없었기 때문에 목소리가 작았다.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서 공립 병원들에 대한 의료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의과대학들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시립대 의과대학도 공립 의대들을 설립하는 그 일환으로 지역에 의대들을 신설하면서 동시에 같이 설치하면 바람직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반값 등록금제' 매우 불행한 과거…지속가능한 모델 되려면 전국 대학 참여해야" - 서울시립대 등록금이 국립대의 절반이다. '반값 등록금제' 개편과 재정 확대 방안은? ▲ 반값 등록금 문제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과거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모델이 되려면 전국에 있는 대학들이 참여했어야 했다. 지방거점 국립대라든지 아니면 서울대, 연대, 고대라든지 이런 데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어야 됐다. 서울시립대가 그 역할을 하게 됐다는 의미는 있겠지만 겪게 되는 입장에서는 매우 힘든 상황이 됐다. 고등교육법에 과거 3년간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이상 등록금을 못 올리게 돼 있기 때문에 반값 등록금을 올려봐야 큰 도움이 안 된다. 우리 대학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학이 아니고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고등교육법을 개정해서 “공립대학 등록금은 조례에 따른다"라는 식으로 등록금 관련 규정을 바꾸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학생, 학부모와 함께 긴밀하게 논의해야 하겠지만 학생들조차 지금은 너무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도 인상된 등록금을 재원으로 학생들에 대한 구체적인 혜택이 제시된다면 등록금 인상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 다만 학생들한테 어떤 혜택이 돌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 “계약학과 바람직한 모델인지 회의적…기업연계형 산학협력 형태로 추진" - 주요 대학들처럼 계약학과를 설치할 계획은 없는가? ▲ 작년에 진행했던 것 중 하나로 계약학과의 다른 형태인 기업연계형 산학협력 형태로 기업과 협력했다. 기업이 특정 전공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교수님들에게 연구비를 지급해 회사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연구를 하게 한 후에 학생들을 뽑아가는 형태의 산학협력이다. 그런 형태로 해서 몇 개 기업들하고 추진 중이다. 기업에서 계약학과에 대해서 그렇게 큰 기대를 안 한다. 왜냐하면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계약학과가 과연 바람직한 모델인가에 대해서도 매우 회의적이다. 그 학생들이 오지도 않을 뿐더러 그 계약을 파기해도 사실은 특별한 큰 페널티가 없다. 차라리 그냥 큰 풀로 해서 뽑는 게 더 낫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계약학과가 돼도 괜찮지만 그것보다는 오히려 학생들한테도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면에서 기업 연계형 산학협력 형태로 하는 게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런 방향으로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LG전자, LG유플러스, SK하이닉스 등과 MOU(양해각서) 형식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대담 = 구동본 정치경제부장/부국장 정리 = 김종환 기자, 사진 = 송기우 기자 ■ 원용걸 학회장 프로필 ◇약력 △1963년 경기도 수원 출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제경제학과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 블루밍턴 박사 △한국은행 자금부 및 수원지점 행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인천대학교 동북아통상학부 전임강사·조교수 △미국 콜로라도대학(볼더) 방문교수 △독일 뮌헨대학(LMU)/CESifo연구소 방문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정경대학 경제학부 조교수·부교수·교수 △서울시립대학교 정경대학장 겸 사회과학연구소장 △한국국제금융학회 회장 △한국수출입은행 경제협력개발기금(EDCF) 자문위원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위원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 △서울시립대학교 제10대 총장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인터뷰]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 “애널리스트 신뢰 찾으려면 평가 두려워 말아야”

“애널리스트들은 평가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의 성과를 한눈에 보고 제대로 평가받는 시기가 와야 그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리서치 보고서가 가치를 얻게 될 수 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대표이사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리서치알음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최 대표는 과거 유화증권 소속 스몰캡 전문 애널리스트로 근무, 담당하던 아프리카TV·다날 등 종목이 급성장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후 스몰캡에 관심이 많은 금융기관 측 수요에 주목, 지난 2016년 국내 최초 독립리서치 법인 리서치알음을 출범했다. 리서치알음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료화 리포트를 도입, 생소한 수익 모델에도 불구하고 증시 활황기 당시 가입자를 2600명까지 확보했다. 자체 발행하는 보고서도 업계에서 영향력을 인정, 현재 삼성증권에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현재 여의도 증권가에서 애널리스트의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주로 기관 대상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데서 가치를 만드는데,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과 공모펀드의 몰락, 금리 인상기 증권업황 악화 등을 거치며 그 수요가 크게 줄었다. 개인 투자자 대상으로는 리포트가 대부분 무료로 제공돼 수익성이 없는 데다, 이 보고서를 외면하는 투자자들도 많아졌다는 점이 문제다. 이 여러가지 원인 때문에 최근 국내 애널리스트 수는 2010년(1575명) 대비 약 500명 감소한 1091명 수준이다. 최 대표는 “애널리스트들은 각자의 섹터도 있고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바라는 적기에 보고서를 내는 게 어렵다"며 “이제 보고서를 쓰는 중에 이슈가 반영돼 주가가 다 올라버리고, 발간하면 다시 빠지는 경우가 많아 개인 투자자들이 리서치 보고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애널리스트 평가 기준을 마련해 성과를 판단해야만 신뢰와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도달률 등 통계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보고서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성과가 저조한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평가 기준이 마련돼 성과가 드러나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어떤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쓰면 주가가 오르고, 목표가에 도달하는 경우가 많아질 경우 자연스레 영향력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보고서 유료화 판매를 통해 시장을 선도한 바 있는 리서치알음은 새롭게 빅데이터 사업을 시작, 개인 투자자에게 도움이 되는 애널리스트 평가 기준을 마련할 전망이다. 이미 해외 자문을 받아 평가 모델을 만들었으며, 특허도 확보한 상황이다. 이는 가까운 시일 내 출시할 자체 앱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오랜 기간 축적한 국내외 데이터를 통해 애널리스트의 영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이러한 기준이 정착되면 성과가 있는 애널리스트를 선별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도 다시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애널리스트 평가가 시장에 정착된다면 유료 리포트의 정착 속도도 빨라지며 리서치센터가 자체적인 수익성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상황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지만, 평가를 통해 걸러진 '스타 애널리스트'가 생길 경우 기꺼이 보고서를 구입할 것이라는 논리다. 최 대표는 “현재는 법률상으로 우선 증권사 홈페이지에 리포트를 무료로 게시한 후에야 외부에 배포할 수 있어, 사실상 무료를 강제하는 수준"이라며 “그러나 법 신설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개인들의 정보력도 강해진 만큼, 현장에서 환경이 바뀐다면 법이 개정될 원동력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평가가 업계인에 대한 '줄 세우기'로 비춰져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역 애널리스트들이) 받아들여야 한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애널리스트의 결과물과 성과를 한눈에 알아보고 평가받는 시기가 와야 보고서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판매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우창 기자 suc@ekn.kr

[인터뷰] 박석순 교수 “탄소중립 소동, 지구 온도 대신 경제성장률 낮춰”

“이산화탄소(CO2)의 온실효과는 극히 미미하다. 온실효과의 95%는 수증기로 인해 발생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CO2는 지구 대기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0.04%에 불과한 초미량 가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0.04% 중 인간이 배출하는 양은 3.2%, 나머지 96.8%는 자연계 물질순환에 의한 것"이라며 “매년 대기에 1.5~2.0ppm의 CO2가 더해지고 있으나, 이로 인한 온실효과는 태양·구름·바다와 같은 자연 현상에 의해 함몰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한평생 과학자로 살아왔다. 과학자는 정립된 이론과 재현 가능한 실증 사례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럿거스대학원 환경과학 박사 출신으로 △제17대 국립환경과학원장 △제11대 한국환경교육학회장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세계 기후지성인 모임 '클린텔'에서 세계기후선언 한국대사로 활동 중이다. 클린텔은 60여개국 과학자와 경제학자 및 에너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2019년 설립됐다. 2022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박사 등이 회원으로 있는 미국 이산화탄소 연맹에도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참모들도 등록했다. 박 교수는 역서 '불편한 사실(그레고리 라이트스톤 저)'과 '종말론적 환경주의(패트릭 무어 저)'와 저서 '기후 종말론: 인류사 최대 사기극을 폭로한다'와 '기후 위기 허구론: 대한민국은 기후 악당국인가?'를 출간했다. 그는 지난 30여년간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연간 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대기 중 CO2 농도가 꾸준히 높아진 것을 근거로 탄소중립 정책의 실효성도 없다고 발언했다. 지난해 9월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탄소중립 시나리오 하에서 2021~2050년 연평균 0.6%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한 보고서도 언급했다. 정부가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기후 정책을 바로잡으면 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UN기후변화협약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국가 발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에너지 믹스를 원전 중심의 프랑스형으로 전환하자는 구상이다. 4대강 보에 설치된 수력발전 활용 및 지천 정비를 통한 소수력 발전 활성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의 기후 소동은 1980년대 후반 관측된 온난화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도 처음엔 그렇게 믿었다"며 “그러나 1997년 5월부터 온난화가 중단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전향'의 계기를 밝혔다. 박 교수는 “탄소중립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컴퓨터 예측 모델에 근거를 두고 있으나, 이는 태양 활동과 구름의 기온 자율 조절기능 등을 무시한 것"이라며 “기후역사를 왜곡한 것도 문제로, 클라우저 박사가 '과학의 위험한 부패'라고 비판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해 기록적인 더위는 7년 만에 찾아온 '슈퍼 엘니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1.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이다. 박 교수는 1800년대 뿐 아니라 1972~1973년 등 20세기 후반에도 몇 차례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점을 들어 인간 활동과 무관한 지구 열순환이라고 강조했다. 중세 온난기(970~1250년)의 경우 CO2 농도가 280ppm 미만이었으나, 러시아와 노르웨이에서 포도 농사를 지었다는 기록도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는 북대서양 진동이 주는 효과가 우연히 겹쳤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며 “12월 이후에는 유럽·북미·아시아 등 북반구 곳곳에서 혹한과 폭설도 다시 왔다"고 부연했다. 특히 “지금은 태양 활동이 저조해지면서 소빙하기로 접어드는 중으로, 과학자들은 '에디 극소기(가칭)'의 정점을 2042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CO2를 악마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기 중 CO2 농도가 150ppm 이하로 떨어지면 식물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약 2만년 전 CO2 농도가 182ppm 수준으로 떨어진 탓에 사막화 현상과 먼지가 자욱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고기후학의 연구 결과도 제시했다. 투발루 등에서 화두로 떠오른 해수면 상승도 열팽창에서 원인을 찾았다. 남극대륙에 연간 820억t 상당의 빙하가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빙하가 녹는 것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기후위기 탄소중립 소동은 1970년대 인구폭탄 산아제한 소동과 닮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1980년대가 되면 40억명이 굶어 죽을 것이라는 선동 때문에 우리도 관련 정책을 추진했으나, 30년 만에 정반대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래 역사가들이 '신의 축복을 오인한 인간의 아둔함이 만들어낸 소동'이라고 평가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에경 초대석] 임기철 GIST총장 “광주 AI집적단지 산업생태계 조성에 앞장”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 16년 연속 국내 대학 1위 게임개발·영화제작 '딴짓 활동'도 지원 “융합인재 양성" AI대학원·영재고 설립, 차세대 AI반도체 공정팹과 협업 “광주 AI집적단지, AI 공부·일하려는 청년들 찾아올 것"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한 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16조~17조원 중 R&D 장비 구입에 쓰인 금액만 2조~3조원이었습니다. 대부분이 해외 수입장비였죠. 이 중 10%만 국산화해도 국내 중소벤처기업계와 지역경제에 2000억~3000억원의 광(光)과학 등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시장이 열리는 셈입니다." 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은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서 국내 과학기술 중추연구기관 역할은 물론 호남지역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도 역할을 강조했다. 지스트는 광주과학기술원법에 의거해 설립된 이공계 특성화대학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함께 국내 4대 과학기술원 중 한 곳이다. 4대 과기원은 각각 특별법에 의해 설립·운영되고 있으며, 교육부가 아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할의 고등교육기관이라 교육부 관할 일반대학에 비해 수시·정시 등 입시·학사 정책에서 상당한 자율성을 갖고 있다. 덕분에 지스트를 포함한 4대 과기원은 다양한 실험적인 선진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도입·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설립돼 1971년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과기원이 된 지스트는 설립 당시부터 '국제화'와 '융합'을 두 축으로 삼아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학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가균형발전 취지에 따라 비수도권에 분산 설립된 다른 과기원들처럼, 지스트 역시 광주전남지역 첨단기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추역할을 맡고 있다. 임기철 총장은 지스트 설립 30주년인 지난해 취임해 향후 30년의 비전을 설계하고 제2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는데 매진한다는 포부다. 지난달 26일 광주광역시 오룡동 지스트 총장실에서 만난 임 총장은 “지스트는 국내 과학기술원 중 가장 적은 수인 한 해 약 200명의 학생을 모집하고 설립 이래 30년간 배출한 졸업생도 총 8000명 가량(박사 1780명, 석사 4820명, 학사 1130명)인 소수정예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학생 수 대비 높은 200여명의 교수진과 국내 최고수준의 연구역량, 첨단 인프라를 기반으로 세계 대학평가 10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며 지스트 비전을 피력했다. ◇“교수 1인당 SCI 논문 수 1위…모든 전공수업 영어로" 다음은 임기철 지스트 총장과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지스트가 일반대학은 물론 다른 과학기술원과 차별화된 점을 소개해 달라. ▲지스트는 설립 초기부터 '국제화'와 '융합'을 모토로 과감하게 글로벌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고 융합연구 분야에 도전했다. 모든 전공과목은 영어로 강의하고, 교수평가 기준으로 SCI(미국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저널 논문게재 수와 논문피인용 수를 도입했다. 이는 국내 대학 중 가장 선구적인 시도로, 교육과 연구의 질을 국제 수준으로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에 힘입어 지스트는 2001년 교수 1인당 SCI 등재논문 편수 국내 대학 1위, 대학원생 1인당 SCI 등재논문 편수 국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의 세계대학평가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 부분에서는 2008년 이후 16년 연속 국내 1위를 지키고 있고 세계 전체 대학 중에서는 2~6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GIST는 자연과학, 공학, 인문학의 소양을 두루 갖춘 '융합인재' 양성을 목표로 모든 신입생이 기초교육학부로 입학하도록 했다. 흔히 과학기술원은 이공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지스트는 이공계과목 뿐만 아니라 인문학, 사회과학, 어학, 예술 등 다양한 교양과목을 필수 및 선택으로 지정하고 있다. 특히 '무한도전 프로젝트'를 운영, 애플리케이션 제작, 게임 개발부터 영화 제작, 연극, 작곡 및 공연 등 인문, 사회, 문화, 과학, 학술 등 분야 상관없이 다양한 자기주도적 '딴짓' 활동을 장려하고 팀당 250만원까지 지원해 준다. 이 외에도 지스트는 다양한 실험적 교육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부 3~4학년생이 대학원 연구실에서 연구에 참여하는 등 대학원과 연계한 효율적 학사 운영을 하고 있고,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의 SURF를 벤치마킹한 'G-SURF' 프로그램은 본인이 희망하는 대학원과 대학 연구실에서 지도교수 멘토링을 받으며 실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연구역량 이미 세계 최상위권…세계대학 100위권 진입 목표" -광주에 있는 과학기술원인 만큼 광주·전남지역 첨단산업 발전에 중추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스트와 인접해 있는 광주 북구 첨단 3지구 산업단지가 AI반도체, 데이터센터 등을 갖춘 인공지능(AI) 집적단지로 조성된다. 오는 2029년까지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광주는 첨단 AI 거점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지스트는 AI에 강점을 가진 대학으로, 지난 2019년 AI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지스트 AI대학원'을 설립했고, 오는 9월 윤리·규제 등 AI 기술의 전략적 활용을 연구하는 '지스트 AI정책전략대학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에는 지스트 부설 AI영재고등학교도 설립해 고등학교부터 박사과정까지 전주기 AI인재 양성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광주지역 대선공약인 'AI반도체 특화단지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건립 중인 차세대 AI반도체 첨단공정 팹(반도체 제조공장)이 오는 2027년 GIST 교내에 문을 열면 광주 첨단 3지구에 조성되는 AI 산업융합 집적단지와 연계된 AI반도체 산업 인프라가 조성된다. 이를 계기로 AI를 공부하거나 AI 분야에서 일하기 위한 젊은이들이 더 많이 찾고 정주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밖에 올해 2024학년도부터 삼성전자와 협약을 통해 반도체학과를 신설, 학·석사통합과정(총 5년)을 운영한다. 선발된 학생은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되고 최대 5년까지 등록금과 기숙사비가 전액 지원되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 버클리), 보스턴대학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등 여름학기 수강과 교환학생 기회도 제공된다. -지스트 창립 30주년 되는 지난해에 취임하셨다. 총장님의 임기 내 목표와 향후 비전을 소개해 달라. ▲지난해 총장에 취임하면서 3대 전략을 밝혔다. 역량을 강화하는 '포텐셜 업', 화합을 이루는 '하모니 업', GIST의 가치를 제고하는 '밸류 업'이 그것이다. 이 전략을 통해 세계대학평가 100위권(국내 7위 이내) 도약, 아시아의 'AI 헤드쿼터(본부)' 구축 및 GIST 해외분원 설립, 창업지원 지주사 'GIST 홀딩스' 설립 및 연구·의료장비 산업기반 조성을 약속했다. 또한 GIST의 향후 30년의 목표를 담은 'GIST 비전 2053'도 밝혔다. 인류의 더 나은 미래가치를 창출하는 과학기술 중추 연구기관이라는 비전 하에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 3만명 양성 등 고급 과학기술 인재양성 로드맵을 구축하고 글로벌 석학 30명 배출 등 연구의 질을 높이며 유니콘급 기업 30개 배출 등 고부가가치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연구과제중심제도 개편해 연구성과 효율성 높여야" -총장님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내신 과학기술정책 전문가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인재양성을 위한 정책적 조언을 부탁 드린다. ▲올해 정부 R&D 예산이 전년대비 삭감됐지만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GDP 대비 가장 많은 R&D를 투자하는 나라에 속한다. 다만, 지난해 여름 쯤에 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경제 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R&D가 돼야 한다고 (학계에 R&D 예산 삭감의 불가피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연구성과 도출보다 인건비 채우기에 치중하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를 철폐해서 인건비를 채우는 연구가 아닌, 연구에 성공하려는 의지를 키워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박사후연구원,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의 인건비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쪽으로 정부 R&D 예산 운용정책이 가야할 것이다. ■ 임기철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프로필 △1955년생 △서울대학교 공학 학사·석사·박사, 서강대학교 경제학 석사 △2008~2010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부원장 △2010~2012년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실 과학기술비서관 △2017~2018년 제8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 △2023년 7월~ 제9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인터뷰] 박승환 자원열분해협회 회장 “분리수거 잘해도 선별 잘 안돼…‘도시유전’ 자원 부족”

“아파트에서 분리수거를 잘해도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과정에서 선별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품질이 좋은 폐기물이 시멘트업계로 흘러들어가 '도시 유전'으로 쓸 자원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박승환 한국순환자원열분해협회 회장(씨오콤 대표)은 지난달 31일 강원 홍천 씨오콤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도시유전' 사업의 현 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폐플라스틱 중 폐비닐을 열분해해 원유 중 하나인 나프타의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인 씨오콤 대표이기도 하다. 나프타는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원료로 사용된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사업은 환경부가 폐플라스틱 순환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환경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2021년 기준 0.1%에서 2030년까지 10%로 100배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 회장은 15년 전인 2009년부터 열분해업계의 가능성을 보고 사업을 준비했다. 그는 지난달 설비를 추가 증설했다. 이제부터 폐비닐에서 나프타 원료를 열심히 뽑아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는 최근 사업을 하다 보니 폐비닐이 선별업체로부터 제대로 오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폐비닐 물량이 충분히 오지 않을 뿐 아니라 폐비닐과 같이 오면 안 되는 음식물쓰레기와 심지어 철근 등이 딸려 오는 걸 인지했다. 박 회장은 물량 부족 문제에 대해선 폐비닐과 같은 양질의 폐기물이 선별업체로부터 시멘트 업체로 대량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에 들어온 폐비닐 물량이 336톤이다. 한 달 동안 폐비닐을 900톤 정도 사용했는데 당장 이달부터 가동률이 확 떨어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비성형 고형폐기물(SRF)이라는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 시멘트 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유연탄 대신 비성형 SRF를 연료로 사용한다"며 “선별장에서도 선별을 열심히 해봐야 비용만 더 들 뿐 수익성이 없으니 대충 선별해서 파쇄하고 비성형 SRF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SRF를 크게 성형과 비형으로 나눠서 설명했다. 비성형 SRF은 성형 SRF보다 제조 과정이 더 단순하다. 폐플라스틱이 플라스틱 원료가 아닌 비성형 SRF로 신분 세탁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그는 열분해업계를 대표해 물질재활용업계, 소각업계, 고형연료업계 등 원래 경쟁상대였던 업계와 환경자원순환업으로 뭉쳤다. 환경자원순환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로 흘러가는 폐기물량은 지난 2019년 기준 136만6000톤에서 2022년 252만1646톤으로 3년 만에 1.8배 늘었다. 환경자원순환업계는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을 중심으로 시멘트업계의 폐기물 처리과정이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시멘트업계에서 쓰레기를 연료로 많이 처리해주면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폐플라스틱을 플라스틱 원료로 만드는 게 연료로 태우는 것보다 친환경적인 재활용 방식이라 강조했다. 폐플라스틱이 제대로 선별되고 플라스틱 원료로 만들어져야 하는 게 순환경제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환경부가 열분해율을 0.1%에서 2030년까지 10%로 높이겠다고 계획을 세운 배경이다. 박 회장은 “5년 전만 해도 환경부는 열분해 사업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업체 수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환경부가 열분해율을 높이겠다는 정책을 세우면서 업체도 우후죽순 20개 넘게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폐플라스틱 처리 시장에서 패트병은 석유화학 관련 대기업들이, 폐비닐은 중소업체들이 처리하는 구조로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부 산하기관이 제대로 폐기물을 선별하도록 선별업체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폐비닐 큐브에 다른 쓰레기들이 딸려오면 나프타 원료 수율(품질)을 떨어뜨리고 설비 고장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선별업체에 대해서는 “한국환경공단에서 분기별로 선별업체를 무작위로 찾아가 선별을 잘하는지 조사하는데 조사방식에 큰 오류가 있다"며 “선별업체 조사는 선별업체에서 진행된다. 선별업체는 선별장에 선별이 잘된 폐기물을 전시해 잘하고 있는 척을 하면 그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선별업체로부터 재활용업체가 받은 폐기물을 대상으로 조사해야 선별이 정말 잘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현재는 조사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선별업체로부터 저등급 폐기물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어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EPR에서 전체 재활용의 30%를 열분해를 포함해 물리적 재활용(MR)으로 반드시 채우도록 했다. 만약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부가금를 부과한다"며 “다만 이 의무를 선별업체가 아닌 재활용업체에만 부과한다. 선별업체는 MR에 물량을 30%를 보내지 않아도 어떤 제재를 받지 않고, 재활용업체만 MR 30%를 달성하지 못한 죄로 부가금을 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재활용업체에 오는 폐기물을 기준으로 선별업체를 조사하고 선별업체도 MR 30%를 달성하는데 동참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사무실 유지도 불가능"…거래절벽에 부동산 줄폐업 행렬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현재 주택 시장은 거래절벽 상황으로 공인중개사 입장에선 초비상이다. 한 달에 1건도 성사시키지 못한 회원들의 휴·폐업이 계속 늘고 있다."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2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이같이 호소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빙하기’다. 서울만 해도 지난해 12월 아파트 거래량이 1790건으로 전달(2417건)에 비해 4분의1이나 줄었다. 2000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1161건)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공인중개업소들이 직격탄을 받고 있다고 이 회장은 토로했다. 그는 "고금리가 계속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거래가 없으니 현장 공인중개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폐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만4379곳, 휴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438곳이다. 모두 1만5817개 공인중개사무소가 문을 닫은 셈이다. 폐·휴업은 2019년(1만6749곳) 이래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이 회장은 "실제 일선 회원들이 영업 부진으로 사무실 유지 조차 어렵다고 호소한다"면서 "많은 회원들이 비용 감축을 위해 선별 광고, 직원 감축, 사무실 공간 축소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고, 권리금을 받기 어려우니 폐업도 못한 채 휴업을 택하고 월세를 내며 버텨보자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부동산 한파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 회장은 "부동산과 금리는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까지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좋지 못할 상황인 만큼 공인중개사들의 어려움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협회가 주거용 전문, 상업용 업무, 토지 및 공장 등 세분화해 회원들이 전문가적 소양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또 정부를 상대로 부동산 시장 매매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최근 몇년새 부쩍 늘어난 전세사기 문제와 관련해 일부 공인중개사들의 일탈 행위인 만큼 윤리 교육 강화 등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전세사기에 가담한 점은 국민들에게 대단히 송구한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들은 일부에 불과한데 전체 중개업계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협회는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전세사기 상담 센터를 운영하거나 전세계약서를 작성할 때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협회장은 또 "자자체들이 중개시장의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 정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의 세금체납 여부, 선순위 임대차 내역, 보증금과 월차임의 규모 등을 확인하고 조사할 수 없다"며 "시장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중개사들에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권한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zoo1004@ekn.kr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서울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터뷰] 신세돈 경제평론가협회 초대회장 "자본 흐름 재설계 필요…中企에 돈 많이 가도록 기업은행 제대로 키워야"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중소기업이 국가의 미래의 핵심입니다. 그건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자본력 취약이에요.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부동산·증권시장에 집중된 투기 자본을 산업 자본으로 돌릴 수 있는 자본흐름의 재설계가 필요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중소기업 지원 IBK기업은행을 제대로 키우는 겁니다. 자본금은 전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출자를 받고 세제 혜택을 주면 20조~30조원 이상 끌어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신세돈 한국경제평론가협회 초대회장(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은 지난 19일 에너지경제신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한국경제평론가협회는 오는 31일 국회에서 창립 세미나를 갖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협회엔 그간 방송·유튜브 등에 출연, 경제전문가로서 활발한 경제평론 활동을 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 최양오 인포스탁데일리 대표, 이진우 삼프로TV 공동대표,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부회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세돈 회장은 협회가 여야를 떠나 국가를 위한 경제평론을 하자는 취지로 설립됐다며 △정확하고 △올바르고 △자기가 판단하는 바를 말하는 경제 평론관을 제시했다. 협회는 앞으로 첫째 정확한 통계와 사실을 바탕으로, 둘째 이론에 대한 충분하고 해박한 이해를 갖추며, 셋째 추상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며, 넷째 정치적 프레임, 이념의 프레임, 선입견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오직 경제정론으로 국가와 국민의 복리후생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활동방향을 밝혔다.신세돈 회장은 당초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꿔 석·박사를 땄다. 귀국 후 한국은행에 입행, 조사1부 전문연구위원으로 재직한 뒤 삼성그룹이 1987년 삼성경제연구소를 만들 때 한국은행 출신 삼성경제연구소 초대 소장을 지낸 임동승 전 삼성증권 사장 등과 함께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장으로 스카우트됐다. 신세돈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싱크탱크로 알려진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영입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총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대표적인 보수 경제학자로 꼽히지만 줄곧 여야 또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소신 있는 경제평론을 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경제정책의 핵심이었던 ‘창조경제’를 강하게 비판했고 방송 등을 통해 재벌개혁, 공정거래, 중소기업 육성 등을 주장했다. 다음은 신세돈 회장과의 일문일답.◇ "경제 규모 크고 수요 많아 국민 알권리 충족 필요…정책 관련 공동입장도 낼 것"- 경제평론가협회장 창립 배경은?▲ 경제평론을 10여년 여러 방송에 출연하고 평론을 하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평론가협회를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우리 경제가 세계 10위로 규모도 클 뿐만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경제에 대한 관심들이 많다. 경제의 규모도 크고 수요도 많은데 거기에 대응해서 국민이 알고자 하는 그런 것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게 있어야 한다. 경제학회가 있는데 주로 학술적 논문을 쓴다. 일반 국민들 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있고 동떨어져 있는 조직이다. 여야의 정치권들이 정책을 내놓는데 이 정책들이 정말 국민들에게 보탬이 되나 이런 부분에 대한 판단을 못 하고 있다. 정치가 이분법적이다 보니 평론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한마디로 정리하면 수요가 엄청나게 큼에 비해서 경제평론가들의 평론이 중구난방이다. 그래서 우리 나름대로 뭔가 하나의 규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창립을 하게 됐다. - 협회 구성과 활동 방향은?▲ 초창기로 20명 안팎으로 방송에 많이 노출된 분들 중심으로 일단 발족한다. 협회 멤버들과 함께 다른 멤버가 아닌 분들도 장차 동참을 할 것이다. 협회의 멤버들은 방송을 위해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 10분에서 15분 분량을 방송하기 위해서 원고를 최소 10배 이상 준비한다. 협회 참여 멤버들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가 공동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정책 발표 관련 평론이 중구난방이라 국민들이 판단하기 매우 곤란하다. 이런 내용들에 대해 국가 발전에 보탬이 되는지 안 되는 지를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정확하게 정책 분석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한데 학회는 관심이 없고 언론은 역량부족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국민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협회가 역할해야 할 것이다. 협회원들의 개별적인 정치적 성향은 존중하되 협회의 입장으로 대변할 때는 정치적 중립의 입장을 엄격하게 표명 할 것이다. 정부 및 여당과 야당의 정책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정보 전달에 주안점을 두고 협회가 향후 활동을 할 것이다. ◇ "중소 중견기업이 국가 미래 핵심…반도체 아닌 다른 업종 지원해야"- 잠재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성장 엔진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인지 아닌지, 미래가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는 거는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이 아니고 중소·중견기업이다. 국가의 역량은 중소·중견기업이 하루빨리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끌어가는데 방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중소·중견기업의 생산 역량을 확충시켜주는 것이 국가의 미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이상론과 현실론이 다르다는 생각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경제 정책은 대기업 주도 성장이었다. 대기업이 주도해서 지난 30년 성장하면서 성장 수준이 계속 유지되고 지속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의문이 든다. 대기업도 사실은 지금 생산 기반이 지난 10년 동안 상당부분 다 해외로 나갔다. 상징적으로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우리 경제에 대한 5대 재벌의 기여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대기업의 문제가 아니고 대기업 이외의 중소 중견기업의 성장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삼성, 현대, LG 같은 대기업이 5개 정도가 더 있어줘야만 우리나라는 유지된다. 그런 관점에서 경제 정책의 포인트를 바꿔야 한다. 대기업은 그만 도와주고 중소· 중견기업에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자나 깨나 반도체를 이야기하는데 우리나라가 반도체만 있다고 해서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지금 반도체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은 수출로 따지면 5분의 1이다. 나머지 5분의 4에 해당하는 것은 다른 제조업이다. 중소기업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은 보나 마나 우리 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 우리나라에서 무슨 산업을 하든지 간에 이 업종으로 우리 아이들 먹여 살리고 한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기업 주도론 지속 성장 한계…정부, 대기업 그만 도와주고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인구 감소가 왜 문제인가…1인당 소득 줄지 않으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아"- "尹정부, 총선 70여일 앞 경제정책으로는 민심 못 돌려…외교 등 다른 부문서 득점을"- "부유층 등 특정계층 아닌 대다수에 혜택 가는 정책을…부가가치세 인하 검토해볼만"- 박근혜 경제 싱크탱크·與 21대 총선 공동선대위 참여했어도 진영 가리고 않고 쓴소리◇ "중소기업하는데 자본력이 제일 중요한 문제…자본흐름 전반 재설계해야"- 경제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구조 개선 방안은?▲ 우리 경제의 미래 핵심 주체는 중소기업이다. 그럼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 중에서 가장 큰 문제가 뭔지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결론은 중소기업의 자본력이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기획재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지금 우리가 가계부채가 1900조이고 가계 금융 예금이 2000조이다. 예금이 굉장히 많은데 그 예금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이 그 돈을 부동산에 투자한다. 재원이 엉뚱한 데로 가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이다. 또 최근 엉뚱한 것 중 하나가 주식시장이다. 주식을 해가지고 꾸준히 은행 예금만큼 수익을 올린 개인 투자가는 드물다. 대부분은 돈 날리고 빚져서 떠나지만 일부는 주식시장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이용해가지고 벌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한마디로 말하면 건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돈을 가진 사람들이 부동산을 살 만큼 돈이 있으면 부동산으로 가지만 부동산을 살 만큼 돈이 안 되는 사람들은 주식으로 가 한 탕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자본시장이 건전하지 못하게 발전해 왔다. 산업에 실질적으로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데 투자의 기회를 부동산이나 주식이 빼앗아 간 셈이다. 지금 가계 부채보다도 기업 부채가 더 많다. 기업 대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 문제는 은행들이 대기업에만 대출해 준다. 그래서 대안으로 IBK 기업은행을 하나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다. 이 특수은행은 전적으로 중소기업에 전문적으로 대출하는 걸로 하면 된다. 자본금이 얼마가 되었든 자본금은 전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출자를 받고 세제 혜택을 주면 20조~30조원 이상은 끌어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재 IBK나 시중은행은 손쉬운 장사만 하니 중소기업은 계속해서 투자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관치금융을 한다고 그러면 한국은행에 중소기업 대출이 있는데 그 규모가 너무 작다. 이렇게 중소기업으로 들어가는 자본의 흐름을 기재부, 금융위가 쥐고 있는데 이 자본이 중소기업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를 전반적으로 다시 해야 한다. ◇ "인구 감소가 왜 문제인가…1인당 소득 줄지 않으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경제 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꼽힌다.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할 묘안은?▲ 인구 감소가 왜 문제가 되는지 동의 할 수 없다. 우리나리 인구가 지금 5000만 넘는다. 그런 논리로 따지면 네덜란드도 2000만도 안되는 데 문제 없다고 본다. 인구 감소는 추세인 만큼 적응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지금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 중 하나는 초중고등학교가 문을 닫는 것이다. 교사들이 남아 돌게 되는데 정부가 빨리 대책을 내주면 된다. 그리고 교부금은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렇게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문제다. 또 하나는 정년을 60세나 65세로 묶어 고령화 시대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아이를 안 낳는 것만 걱정하고 있다. 왜 결혼을 안 하고 왜 아이를 낳지 않고 있는지 그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문화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문화문제를 가지고 자꾸 돈 주고 집 사주면 결혼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접근 방식이라고 본다. 멀리서 보지 말고 주변의 젊은층에 물어보면 답이 있다고 본다. 인구 문제가 경제 성장률을 반드시 높인다는 가설도 성립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1인당 소득이 줄어들지 않으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 ◇ "경제는 여당 심판론으로 갈 수 밖에 없어…외교 등 다른 부문서 득점해야"- 4.10 총선 때 미치는 경제 변수 영향은? ▲ 총선 70여일을 남겨두고 경제 문제에 대해서 여당이 뭔 조치를 내놓든 민심을 돌리기는 어렵다. 벌써 1년 전에 이미 판가름 난 이슈라고 본다.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심판론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당 입장에서는 경제가 아닌 다른 부문에서 득점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외교인데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아왔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안보분야에서 남북 관계가 지금 계속해서 긴장관계로 가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문재인 정부 때보다 못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많을 수 있다고 본다. ◇ "尹정부 표방 자유 시장 경제에 체감 부족…대다수 위한 경제 정책 필요"-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 시장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문재인 정부에서 우리가 너무 억눌리며 살다가 윤석열 정부로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에선 자유를 말하는데 그게 무엇을 이야기하는 잘 와 닿지 않는다. 굳이 이야기한다면 양도소득세 덜 내고 종합부동산세 덜 내는 것이 자유인지는 모르겠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처음부터 제1 슬로건으로 걸고 그 답에 대한 설명으로 시장 중심 경제라고 말했다. 취임사에서 말씀했는데 지난 1년 반 동안 그대로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 정책들은 대부분 박근혜 정권 때부터 나오던 것들이다. 국민이 한 번도 혜택을 받아보지 못했던 수백 가지 정책을 지금 물가대책이라며 대통령에 보고하고 있다. 그러니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이 그 혜택을 받는 줄 알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를 위한 경제 정책들이 필요하다. 부유층 등 특정 계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조세 공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예컨대 부가가치세를 현행 10%에서 8%로 낮춰 모든 국민들이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 부가가치세를 낮추면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그러면 소비가 늘어 경제도 활성화하는 것이다. ◇ "경제정책, 기재부가 주도하니 안 바뀐다…옛 기획예산처 정도로 축소해야"- 기재부 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 같은데?▲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기재부의 위상은 한 번도 내려간 적 없이 계속 올라왔다. 기재부가 가지고 있는 가장 병폐는 모든 정책을 지금 매니지하고 있는 것이다. 기재부 직원들이 산업통상자원부나 아니면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를 끌고 나가고 있다. 전문가가 보기에는 이런 정책이 있나 할 정도로 비판을 받는데 전문성도 없는 공무원들이 국가 경제 정책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통령이 지시하면 해당 사항이 다른 부처 소관인데도 기재부가 주관하다 보니 역할을 가지고 주도권 싸움을 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특히 다른 경제부처나 금융권 주요 인사 차원에서 보면 그 곳들이 그냥 기재부의 하부 조직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기재부 중심이 아니라 산업부와 중기부가 적극적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의 무게 추가 옮겨가야 된다. 경제 부총리는 기재부 장관이 맡을 게 아니다. 산업부와 중기부를 합쳐 산업 정책을 주도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산업에 방점을 두게 되고 제대로 된 중소기업 육성 전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에 관련된 것은 모두 과기부로 이관한다면 국민들은 경제 산업 정책의 방향이 바뀌었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다. 모든 부처에서 정책이 올라오면 그 걸 기재부가 조정한다고 했지만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기재부의 기능과 역할은 과거 기획예산처 정도로 축소돼야 된다. 대담 = 구동본 정치경제부장/부국장정리 = 김종환 기자, 사진 = 송기우 기자■ 신세돈 협회장 프로필◇약력△1953년 대구 출생 △경북고 졸업 △고려대학교 법학 중퇴 △UCLA 경제학 학사 △UCLA 대학원 경제학 석사 △UCLA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전문연구위원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연구실 실장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교수(현)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한국경제평론가협회 초대 회장(현)신세돈 한국경제평론가협회 초대 회장이 지난 19일 에너지경제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협회 창립배경·활동방향과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기우기자신세돈 한국경제평론가협회 초대 회장이 지난 19일 에너지경제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협회 창립배경·활동방향과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기우기자신세돈 한국경제평론가협회 초대 회장이 지난 19일 에너지경제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협회 창립배경·활동방향과 주요 경제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기우기자

[인터뷰] 김필수 대림대 교수 "올해 전기차 핵심은 중저가 모델 보급·확산"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급성장세를 보였던 전기차 시장이 최근 수요 둔화를 맞으면서 주춤하고 있지만 ‘전동화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를 ‘전기차 시장의 재도약을 위한 숨고르기 기간’이라고 정의하며 이 기간 동안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저가 전기차 시장의 보급과 확산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교수는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전망에 대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보완이 되지만 가격에 대한 점은 아직 한계가 있다"며 "신공법을 쓴다거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쓴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기차 화재 등 부정적인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차가 동력을 얻기 위해선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결국 2~3년 정도는 하이브리드 차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보합세를 보이는 데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기차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도와 공급망, 일자리 문제 등이 안정화를 이룰 수 있는 시기라는 것이다. 결국 김 교수는 올해를 ‘전기차 시장의 재도약을 위한 숨고르기 기간’이라고 평가했다.특히 국내 완성차 업계의 경우 템포조절을 이루면서 중저가 전기차 모델의 보급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테슬라를 필두로 중국산 전기차, 가성비 좋은 반값 전기차가 화두가 됐기 때문에 그 부분을 얼마만큼 잘 구현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며 "현대차도 중저가 모델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했지만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에는 밀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전기차가 아무리 저렴해진다고 하더라도 아직 ‘반값 전기차’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기존 전기차보다 10~20% 가격이 낮아진 수준인 데다 각국 정부가 보조금도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올해의 화두는 중저가형 전기차의 보급, 전기차의 대중 모델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소프트웨어 대한 발전이 전기차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그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알고리즘 등 소프트웨어 방면에 대한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 대해 얼마만큼 투자를 하느냐도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김 교수는 오는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선 결과가 국내 완성차 업계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축소되는 등 전기차 관련 정책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미국의 IRA를 폐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결국 자국 우선주의의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막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미국이 해외우려집단(FEOC) 등 조항을 까다롭게 만들면서 중국산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발목을 잡힐 수 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커진다"며 "프랑스판 IRA 등 자국 우선주의, 지역 우선주의가 확산되는 점도 자유무역협정(FTA)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경계를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kji01@ekn.kr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인터뷰] “G-글라스 전 세계 유일하게 개발… 글로벌 아이템 알리려 나스닥 상장”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나스닥 상장은 분명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미국 시장 진출은 우리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었습니다."최근 나스닥 상장을 고려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중소기업 최초로 ‘캡티비전(구 글람)’이 나스닥 글로벌마켓 입성에 성공했다. 건축용 디스플레이 글라스 설계·제조회사인 글람은 스팩 합병 방식으로 상장하면서 합병을 통해 사명을 ‘캡티비전’으로 변경하고 새롭게 출발했다. 아직은 미국 시장에 갓 진출한 새내기지만 미디어 파사드(건축물의 외관을 뜻하는 ‘파사드’와 ‘미디어’의 합성어) 시장의 1등 기업을 꿈꾸는 캡티비전의 이호준 공동 설립자 겸 대표를 만나 나스닥 상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나스닥에 상장하려면 글로벌하게 통할 만한 아이템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상장 필수 조건을 설명한 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 상장했다면 주식을 거래하고 투자하는 대부분이 미국인이어야 하는데 그들이 관심이 없으면 상장을 하더라도 무용지물"이라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국내에 국한된 사업 분야로는 상장하더라도 무관심 속에 아무도 거래하지 않는 주식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나스닥에 상장한 여러 중국 기업들이 거래량이 적고 애널리스트의 커버리지도 거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캡티비전의 사업 아이템은 투명 유리에 미디어를 재생하는 ‘G-글라스(G-Glass)’다. G-글라스를 통해 전 세계 미디어 파사드 시장에 진출한다는 게 이 대표의 포부다. 이 대표는 "전 세계에서 G-글라스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캡티비전이 유일하다"며 나스닥 상장 계기와 회사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했다.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나스닥에 상장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캡티비전의 G-글라스는 글로벌하다는 게 강점이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빌딩이 없는 곳이 없고 빌딩이 있는 곳에는 유리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빌딩에 미디어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G-글라스는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나스닥 상장이 모든 회사에 주어지는 여건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나스닥 진출 대신 코스닥 상장을 고려하기도 했다. 그 때 마침 우리 회사를 눈여겨본 미국의 사모펀드(PEF)를 만나게 돼 나스닥에 상장하게 됐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G-글라스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달라.▲G-글라스는 미디어 파사드의 일종이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외벽을 디스플레이로 사용해 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뜻하는데 국내에서는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빌딩의 미디어 파사드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크리스마스 미디어 파사드가 대표적이다.과거에는 외벽에 전광판을 붙이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전광판은 화려하긴 하지만 내구성이 약해서 10년마다 교체해야 하며 유지비용 또한 많이 든다. 뿐만 아니라 전광판으로 앞이 막힌 내부 공간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데다 안에서 밖을 볼 수 없어 부동산 임대 가치도 낮다. 그래서 기술적으로는 전광판 규모를 더 크게 키울 수 있음에도 건물 전체에 전광판을 붙이는 경우는 없다. 광고 및 미디어 가치가 높은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전광판도 크기에 한계가 있는 이유다.하지만 투명 유리인 G-글라스는 다르다. G-글라스는 99.7% 투명한 유리로 일반 건축물에 건자재로 사용되는 유리와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건물을 지을 때나 리모델링할 때 건물에 일체형으로 시공돼 건물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다. 부동산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광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기존 건물에는 외벽에 유리막을 씌우는 이중 유리(더블 스킨) 방식으로 시공 가능하다.-G-글라스를 적용한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은.▲카타르 도하의 ‘뷰 병원’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뷰 병원 건물에 G-글라스를 시공해서 건물 외벽 전체에 영상이 나올 수 있게 설계했다. 카타르 월드컵 당시 건물 전체에 태극기 영상을 띄우기도 했다.과거 전광판 중심의 옥외미디어는 해상도 경쟁이었지만 앞으로 미래에는 도하 뷰 병원처럼 건물 전체에 미디어 파사드를 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아가서는 건물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미디어화되는 스마트 시티가 조성될 가능성도 높다. 전광판은 크기에 한계가 있지만 G-글라스를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전체를 미디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도시 전체가 미디어화된다는 게 어떤 뜻인가.▲과거에는 TV나 휴대폰, 전광판 등으로 미디어라는 개념이 국한됐지만 이제는 건물 자체가 미디어가 되는 시대가 왔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기도 하며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기도 하는 셈이다. 건물에 적용하는 미디어 파사드의 경우 건축 미디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시장을 만든 것으로 보면 된다.미디어파사드 기술을 적용한 유리를 건물에 설치하고 방송 기술과 접목 시키면 건물 전체에서 실시간 방송을 띄울 수 있다. 아이패드와 연결해서 아이패드에 글씨를 쓰면 건물 전체에 나오고 게임을 만들어서 증강현실 구현 가능 건물도 만들 수도 있다.건물을 미디어 디바이스로 바꾼다고 이해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는 건물의 수익모델이 임대에 제한됐지만 미디어 디바이스로 바뀌게 되면 건물의 수익 모델을 다양화할 수 있다. 건물 외벽을 활용해서 게임,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재난 경보 서비스 등을 구현할 수 있어 건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도 이 잠재력을 보고 우리 회사에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어떻게 처음 G-글라스를 개발하게 됐나.▲원래부터 사업을 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아버지께서 다니시던 회사에서 리비아로 발령을 받으면서 7살 때 리비아로 갔고 3년 정도 살다가 영국으로 발령이 나면서 영국에서 20년 동안 거주했다.1999년 생화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마땅히 갈 만한 바이오 기업이 없었다. 다른 길을 찾다가 운 좋게도 홍콩 JP모건에 입사하게 돼 9년간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여러 회사의 임원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고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고 작성한 탐방 리포트만 해도 족히 700~800개는 될 것 같다.그러다보니 간접적으로 사업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유리 사이에 LED를 넣은 샘플을 만들어서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조금만 투자하면 되겠다 싶어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섰다.-나스닥 상장 과정에서 난관은 없었나.▲왜 없었겠나. 상장을 준비하면서 나스닥에 상장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거의 없는 이유를 알게 됐을 정도다.우선 나스닥에 상장하려면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최근 이 감사기준이 더 강화됐다. 웬만한 중소기업은 이 과정에서 감당하기 힘들겠구나 싶었다.또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합병은 나스닥에서 허용이 안 된다. 그래서 역합병 방식을 추진했다. 회계사나 변호사 비용이 더 많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한국과 미국의 법적인 차이가 크다는 점도 고비였다. 미국 회사가 미국에서 상장하면 문제가 없지만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상장을 하려면 미국 법도 맞춰야 되고 한국 법도 맞춰야 해서 복잡하다. 대기업들은 자본이 탄탄하니까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것 같은데 중소기업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마지막으로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도 난관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는 ‘빨리빨리’ 문화가 아직 남아있지만 미국은 조금 느려도 정석대로 가야 한다는 주의다. 안 돼도 할 수 없다는 마인드가 강했다. 그래서 한국 주주들과 미국 주주들이 부딪히는 상황이 빈번했고 경영진들끼리도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다만 나의 경우 영국에서 오래 거주했기 때문에 양쪽 문화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 상장에 도움이 됐다.-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국내 기업들에 조언을 한다면.▲미국 시장에 통하는 글로벌한 아이템을 확보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나라 회사가 나스닥에 상장해도 각광을 받지 못했다. 사업 분야가 우리나라나 아시아권에 국한돼있었기 때문이다.미국에서 통하는 아이템이 아니면 상장하더라도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거래하지 않는 주식이 될 수밖에 없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장사에 대한 규제만 받고 정작 주가 부양이나 증자 등 얻게 되는 혜택은 없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아이템 선정이라고 조언하고 싶다.-앞으로의 사업 계획은.▲G-글라스는 세계 최초 건축용 디스플레이 제품이다. 건자재 형태를 띠고 있지만 미디어 기능을 한다. 건자재와 미디어, 다시 말해 부동산과 IT 산업이 결합하는 산업으로 볼 수 있다. 거대한 두 산업이 합쳐졌을 때 그 교집합에서 나오는 산업군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그렇기 때문에 내년에는 건축 디자이너나 디벨로퍼들에게 G-글라스를 홍보하기 위해 미국과 중동 시장에서의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집중할 계획이다.장기적으로는 미디어 파사드 시장을 스마트폰 시장처럼 크게 키우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초기 단계에는 앱이 많지 않아 영향력이 크지 않았으나 불과 몇 년 사이에 시장 규모가 거대해졌다. 미디어 파사드에는 건물을 미디어 디바이스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스마트폰의 발전 과정을 따라가지 않을까 예상한다. 건물의 수익 모델 다변화를 통해 건물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호준 대표이사 프로필◇약력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생화학 학사·석사·박사 △1999~2007년 JP모건 애널리스트 △2007~2011년 M3 Capital 창업자 △2011~ 글람 창업자&대표이사 △2019~ BioX 창업자giryeong@ekn.kr지난해 11월 ‘캡티비전(구 글람)’이 중소기업 최초로 나스닥 글로벌마켓 입성에 성공한 가운데 이호준 캡티비전 대표는 "미국에서 통하는 아이템이 아니면 상장해도 아무도 관심 갖지 않고 거래되지 않는 주식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건 아이템 선정"이라고 조언했다. 이호준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캡티비전의 대표 제품인 ‘G-글라스’를 적용한 미디어 파사드 건물인 카타르 도하 뷰 병원 모습. 캡티비전이호준 캡티비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캡티비전 CI. 캡티비전

[신년 인터뷰] 김상훈 위원장 “재정 풀어 경기 살릴 수 없다면 기업에 과감히 주도권 줘야”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재정을 풀어서 경기를 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기업에 과감히 시장 경제를 이끌어 갈 주도권을 줘야 합니다."김상훈(3선·국민의힘 대구 서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정부가 예산에 있어서 긴축기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세입이 줄고 세출이 늘어나는 상황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경제가 어려우면 정부가 세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할 필요도 있지만 과도한 국가 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만큼 긴축 정책을 놓을 수 없으니 지금처럼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기업이 시장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맡기자는 말이다.김 위원장은 제33회 행정고시를 합격해 대구시청에서 관료 생활을 이어왔다. 특히 2006∼2010년에는 경제, 기업, 통상 부문의 국장 등을 맡으며 실물경제를 다뤄왔다.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대구 서구에 출마, 당선된 후 내리 3선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총괄선거대책본부장, 비상대책위원 등을 맡으면서 당이 어려운 상황일 때 힘을 보태왔다. 원내에서는 4개의 상임위원회를 거쳤다. 21대 후반기 국회에서는 타 상임위보다 전문성이 상당히 요구되는 기재위에서 활동하다 지난 9월 ‘경제통’이라 불리는 기재위원장을 맡고 있다.다음은 김상훈 기재위원장과 일문일답.◇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영안정자금 대출 거치기간 및 금리 조정해야"- 새해 덕담 부탁한다.▲ 올해는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이다. 국민들 모두 소망하는 바 순조롭게 성취하길 빌고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재임한 지 3개월째인데 소회가 어떤지.▲ 사실상 21대 국회는 종료가 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을 비롯해 모두 총선 현장과 총선 분위기에 매몰될 가능성이 크다. 또 우리나라 경제 수장이 교체되는 시기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임으로 부임했다. 한국의 경제 현실이 굉장히 엄중한 시기다. 지표상으로 호전 기미를 보이기는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경제 관료와 정책 당국들이 현장의 어려움과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정책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제팀이 됐으면 좋겠다.- 새해 경제가 어떨 것 같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자재·에너지가격 상승이 고물가·고금리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 역시 침체국면을 겪고 있다. 경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미국 고금리 지속, 중국의 성장 둔화, 일본과 유럽의 침체는 내년에도 대외 여건이 어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이코노미스트에서 선진국 클럽이라고 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35개국 대상으로 지난 2022년 10월부터 작년 9월까지 근원 인플레이션, 인플레이션 품목 변화율, 국내총생산(GDP), 고용 증가율, 주식 수익률 등 5가지를 기준으로 경제 성적을 채점했더니 그리스가 1위, 한국이 2위, 미국이 3위라고 보도했다. 세계가 다 어려운 가운데 그나마 경제 상황이 괜찮은 곳이 그리스, 한국, 미국이라는 의미다.다행히 작년 3분기부터는 반도체 수출이 호전되면서 조금 괜찮아진 상황이다. 최근 역대급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는 자동차 산업도 친환경 자동차를 앞세워 성장이 지속되는 추세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한국 경제가 세계 공급망 재편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경쟁력을 개선한다면 실물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민생회복이 현안이지 않은가.▲ 지금 중산층 등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많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걱정되는 게 저성장 구조가 너무 장기화되면 불안하다는 점이다. 또 지금 소상공인·자영업자들 상황도 굉장히 어렵다. 코로나 시기에 대부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금융기관을 통해 경영안정자금 대출을 받았다. 금액에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7000만원, 5000만원, 3000만원 등 저금리로 자금을 구했는데 그 때 대출조건이 대체로 3년 거치·7년 분할 혹은 3년 거치·5년 분할 상환이다.지난해 정부가 ‘코로나 엔데믹’을 선언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코로나 기간’이라 칭하는 기간이 3년 6개월 정도로 볼 수 있다. 즉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경영안정자금 대출에 대한 원금 거치기간이 다 종료됐다는 말이다. 지금부터는 원금 상환을 같이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경기가 코로나 때보다 낫다고 볼 수 있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이를 해결할 정부와 정치권의 묘수가 있는가.▲ 내가 정부쪽에 요구한 게 있다. 코로나 시기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영안정자금 대출의 원금 거치기간을 연장하고 금리도 낮춰야 한다는 점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영안정자금 대출은 현재 변동 금리로 바뀌었다. 금리가 높아진 상태에서 원금까지 갚아야 하는 원리금분할상환 기간이 도래한 셈이다. 얼마나 힘들겠느냐. 장사가 예전보다 잘되는 상황도 아니고 잘된다는 보장도 없다.정부와 금융당국이 즉각적으로 조치해야 할 게 원리금상환기간이 도래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영안정대출의 원금거치기간을 연장해줘야 한다. 희망자에 한해서 2∼3년이라도 말이다. 2∼3년 만 추가로 거치 기간을 연장하고 당분간 이자만 상환받겠다고 해야 한다.금리의 경우 저금리에서 변동금리로 바뀐 걸 다시 고정금리로 번복하기 어렵겠지만 정부에서 강하게 메시지를 줘서 현재 상환해야 할 금리보다 이율을 낮춰야 한다. 이게 시급하고 중요한 내용이다. 정부 차원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파악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 "韓 경제 성장엔진은 기업…여야, 법인세 완화 등 조세 정책에 머리 맞대야"- 한국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성장엔진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더 성장하려면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가 내놓은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2%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썩 낮지는 않은 성장률이다. IMF 총재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라고 말했다. 한국의 올해 경제 성적과 내년 경제 성장률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다만 현재 대한민국은 자원이 빈약하기 때문에 교역으로 먹고 살 수 밖에 없다. 전체 경제의 90%를 대외교역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출신장이 절대적인 과제다. 그래서 정권 차원에서 서운할 수 있지만 대(對)중국 교역관계 복원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기업 규제완화의 경우에도 기업 활동에 장벽이 되는 걸 걷어내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여러 가지 장애에 차단돼 있다. 이제는 규제완화에 과감하게 시동을 걸 때가 됐다고 본다.- 기업 규제완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가.▲ 국회에서도 여야가 기업에 부담되는 조세 정책 등 부분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지난 2022년 새로운 정부의 첫 조세 관련 정부 입법안이 법인세 인하였다. 당시 정부안은 법인세 최고세율 기준 25%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22%로 낮추자는 것이었다. 내용을 보면 사실 인하가 아닌 법인세 복원이다. 하지만 최고세율을 비롯해 각 과세구간별로 1%포인트 낮추는 것에 그쳤다. 최고세율 기준 24%로 낮아진 것이다.지난 2019년 문재인 전 정부에서 법인세를 최고 세율 기준으로 했을 때 3%포인트(22%→25%)를 올렸다. 그 세율은 OECD 국가로 볼 때 상당히 높은 세율이다. 법인세는 다른 나라에서도 인하하거나 경감하는 움직임이 있다. 그 흐름에 비춰보면 가능한 법인세 인하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59조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고 있지만 법인세를 인하한다고 세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경험도 했으니 기업들의 여러 가지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기업은 부자인데 왜 세금을 깎느냐’는 ‘부자감세’ 인식도 전환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기업은 부자라기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현재 자신이 가진 자본을 투자해서 고용을 창출하는 소중한 경제 주체다. 기업에 대해 여러 가지 경제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정치권의 시장 개입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다. 에너지·교통 등 공공요금은 물론 금융·통신·제조업 등에 대한 당국 개입 및 규제 입법 추진 등이 그 사례다. 일부 횡재세 도입도 논의되고 있다. 윤 대통령 역시 자유시작 경제를 표방했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 10여년 전 한국은 고성장을 했고 잠재성장률이 5∼6%대였기 때문에 시장 개입을 하지 않아도 경제활동이 원활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정부가 경제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가며 조정하고 있다. 시장에 힘이 없으니 정부가 도와줘야 할 곳들이 있다. 무작정 개입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곳에 정부가 개입하는 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인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여소야대 현 국회에서 여야 합의를 보기 어렵지 않은가. 그렇다고 집권당에서 내년 총선 때 법인세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어려울 것 같다.▲ 문재인 전 정부 시절 갑자기 올린 ‘법인세 3%포인트’는 지금도 기업 활동에 부담이 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차이나 엑소더스’ 현상도 있었다. 제조업 탈(脫)중국 현상이다. 중국에 투자했던 외국 법인들이 탈중국을 결심하면서 대만과 한국을 차기 투자 대상 국가로 꼽았다. 우리나라가 외국 법인들의 투자 대상 선택지로 될 수 있다는 말이다.이 시기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세금이다. 외국 법인 입장에서는 법인세를 경감해야 ‘투자유치 경쟁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으로 가야 좋은 게 아닌가’ 하고 판단한다. 반대로 외국에 나가있는 한국 법인이 유턴할 때에도 법인세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2024년 예산안 ‘고육지책’…美 IRA법 등 투자유치 변화 흐름 민감하게 봐야"- 우리 정부는 예산에 대해 긴축기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세수는 줄고 재정지출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세입을 늘리든 세출을 줄이든 해야 하지 않은가.▲ 2024년도 예산안 총 규모가 작년 본예산보다 2.8% 올랐다. 이같은 증가율로 보면 지난 2005년도 이래 가장 낮은 세출 편성이다. 이번 정부 예산안 편성은 고육지책(苦肉之策)인 것 같다. 경제가 어려우면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과도한 국가 부채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권 차원에서 긴축이라는 재정정책 방향을 세출예산 편성에 담은 것 같다. 가능하면 포퓰리즘(인기영합)적인 세출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전제로 마련됐다. 국가채무가 400조원 넘게 늘었으니 그 부분도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입장에서 편성한 것 같다.지금 재정지출 크게 늘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국정을 운영하기 매우 어려워보인다. 정부가 재정적으로 경제 운용을 하기 어렵다면 과감하게 기업에 주도권을 주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법인세 완화를 언급했다. 그런 면에서 새해 우리나라 기업인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정부 역시 돈으로 안 되더라도 제도적으로 규제를 더 완화할 게 없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민간 영역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민간기업이 주도권을 갖고 경제를 활성화 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 등 지원이 더디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렇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을 보고 놀랐다. 보통 우리나라는 전략 산업에 투자할 때 세액공제를 통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에 익숙한 나라다. 미국은 현금환급, 즉 투자를 실행해주는 그 단계에서 세액공제해 줄 금액을 미리 현금으로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상당히 파격적이다.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한 대기업이 미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고 치자. 여기에 동반하는 협력업체 등을 포함해서 말이다. 우리 기업들은 IRA법 등을 비롯해 현지에서 현금환급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다음 투자를 결정할 때에도 현금환급이 가능한 나라에 가서 공장을 짓겠다는 식으로 결정할 수 있다.우리가 너무 전통적인 투자유치 지원이나 세액공제 지원에만 머무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부득이하게 세수펑크 때문에 현금환급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우리와 중요한 교역 대상국인 미국이 IRA법을 먼저 선제적으로 운영한다는 부분을 잘 살펴봐야 한다. 우리 기획재정부나 정책당국에서도 투자유치 인센티브 제도의 국제적인 환경이 달라졌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재정준칙 도입 등이 미뤄지는 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재정준칙은 방만한 재정운용을 방지하기 위한 ‘룰 세팅’이다. 적어도 이 정권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재정준칙이 시급하지 않다고 본다. 이 정권은 방만하게 재정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새해 예산을 전년보다 2.8%만 올렸고 정권 내내 이 기조를 유지할 거라 걱정이 없다.다만 정권이 바뀔 경우 특히 포퓰리즘적인 예산 편성으로 표를 모으는 데 익숙한 정권이 다시 들어온다면 그 때는 재정준칙의 룰 세팅이 반드시 필요하다. 포퓰리즘적 예산 편성의 폐해는 당대 국민들은 느낄 수 없다. 왜냐하면 방만한 예산 편성을 위해 발행한 국채는 20년 이후 상환이기 때문이다. 즉 지금 국가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쓴다는 건 당대의 국민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20년 후 자식 세대들이 갚아야 하는 숨겨진 빚이란 뜻이다.올해 말에도 1인당 갚아야 할 나랏빚이 2200만원으로 늘었고 2060년이 되면 1억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아무래도 우리가 자식들한테 빚을 물려줄 순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포퓰리즘적인 재정운용을 방지하는 룰 세팅이 반드시 필요하다.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운동권 퍼주기법’이라 불리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을 처리하지 않으면 재정준칙 통과도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은 정부가 사회적 기업의 생산 재화를 의무적으로 구입해주는 것이다. 지금도 정부 예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단체와 조직들이 많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면 재정준칙 논의를 정치적 거래수단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공약은 국민세금…국회, 선심성 공약 남발 않도록 경각심 가져야"- 새해는 ‘총선의 해’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심성 공약이 홍수를 이룰 수 있다. 그러면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시장 질서를 더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쉽지 않지만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는 제도나 장치가 있어야 하지 않는가. 기재위와 기재부가 협력해 정치권에 관련 제안할 방안은 없는가.▲ 선거를 치루다 보면 선심성 공약이 남발될 수 밖에 없는 정치 환경에 놓여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럴수록 해당 부처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어떤 내용이든지 공약 자체가 사실상 결국 국민 세금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실행 단계에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등 시스템을 거쳐 검증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이뤄져야 방지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우리 국회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홍남기 경제 부총리 시절 수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재정지출을 늘리면서도 기재부가 당시 집권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거센 재정 지출 확대 압력을 받았다. 이 때 기재부나 경제 부총리의 ‘재정 파수꾼’ 기능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재정 정책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 정책 수단이고 그 효과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재정안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재정안정을 위한 정치권의 의지가 별로 강해 보이지 않고 노력도 뚜렷하게 엿보이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는데.▲ 지금 제도적으로 방만 재정운용의 마지막 보루는 기재부다. 예산 편성권은 정부에 있다. 예산 편성권이 정부의 고유 권한이다. 또 국회에서 감액하는 건 자유롭지만 증액할 때는 반드시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기재부가 이런 부분에 분명히 반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홍 전 부총리도 마지막에만 ‘이건 곤란하다’고 말한 게 전부다. 끝까지 반대한 것도 아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정권 여하를 불문하고 기재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상속세와 증여세 문제가 최근 논의되는 데 가업(家業) 상속만 언급되고 일반 상속에 대해서는 다뤄지지 않는 듯 하다.▲ 우리나라 상속공제금액은 10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한부모 가정에서는 일괄공제제도가 5억원이다. 지난 정부를 기점으로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대부분 가정에서 상속세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큰 부자가 아니라면 상속세가 전혀 없다. 부모 한 사람당 상속 금액이 1170만 달러, 약 153억원 그리고 부모 합산시 2340만달러, 약 306억원까지는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다른 국가 사례를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지만 참고할 필요는 있다.OECD는 상속에 관대하다. 일부 상속세 자체를 없애려는 국가들도 있다. 우리는 상속세 부담이 과중한 국가 중 하나다. 이 부분에 대해 세수 관리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많지만 가능하면 조세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보여진다. 다른 나라 하고 비교를 할 때 우리가 과도한 세부담이 이뤄지는 게 사실이라면 조세부담 경감을 과감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상속세와 증여세 개편 방향에 따라 조세 저항이 거세질 수도 있고 국세수입이 줄어드는 부담감도 있다. 개편 논의가 필요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의 상황과 해외 국가들의 사례를 충분히 고려해 정비해야 한다.◇ "앞으로 국내 경제 이끌 최상목 호(號) 기재부, 현장 어려움 담아 새로운 대안 제시 기대"- 기재위는 기재부와 한국은행을 소관으로 두고 있다. 두 기관은 불가원불가근(不可近不可遠) 관계다. 정부와 한은 관계가 합리적으로 작동한다고 보는지.▲ 비교적 합리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각자 서로 역할에 대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한은은 비교적 독립적인 지위를 가진 기관으로서 통화정책을 시의적절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두 기관이 상호·공조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사이클이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기재부의 정책 조정 능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약화된 것 같다. 대통령실의 정무적인 정책 조정 개입이 커서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최근 정책실까지 만들었으니 기재부 기능이 더 위축되는 게 아닌가.▲ 기재부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본다. 거시경제·경제 정책·금융·세제·예산을 아우르며 민간과 시장 중심의 경제 정책을 마련하고 지난 정부의 확장 재정에서 건전 재정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하고 있다. 정책실은 참여정부 때 신설돼 계속 이어져 오던 것이다. 오히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정부 출범과 함께 폐지됐다가 다시 생겼다. 정책실은 내각과 당의 정책 조율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기구일 뿐 기재부 기능을 위축하기 위한 곳이 아니다.- 앞으로 국내 경제를 이끌 최상목 경제 부총리 호(號)의 기재부에 대해 기대는 무엇인가.▲ 지금 현재 기재부에 맡겨진 중요한 소명 중 하나가 긴축예산 편성의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닥쳐있는 고용 창출, 금리 문제, 주식시장 활성화, 그리고 기업 측면에서 기업이 경영 활동에 정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되는 정책적 지원들이 시급하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단순히 ‘전임 정부와 우리는 이게 달라’ 하는 포인트는 이미 정권이 바뀐 지 1년이 넘었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실제 현장에서 애로를 겪는 상황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새로운 대안을 낼 수 있는 정부가 돼야 된다.◇ "조세 간소화, 어렵지만 맡겨진 과제…현장 맞춤형 대안 없이 총선 승리 어려워"- 세제는 일반 국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 중 하나다. 하지만 세제가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는 의견이 많다. 간소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는데.▲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세금의 종류에 따라 세법이 각각 다르게 규정돼 있는 게 많다. 이걸 하나씩 건드릴 때마다 조세조항이 있다 보니 생각 만큼 쉽게 법을 뜯어 고치기가 어렵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도 증여세와 법인세 등 개편에 대한 반대 의견이 있었다. 또 정부는 국민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국민들에게 민감한 부분이다. 세법 정비 자체가 굉장히 쉽지 않은 과제인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와 정부가 상의해서 과세 대상을 정해 과세하고 징수하는 그 과정이 단순 명료화할 필요는 있다. 이건 앞으로 맡겨진 과제라고 생각한다.- 세제를 복잡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조세특례제한법을 누더기로 만들었기 때문 아닌가. 조세 특례를 줄이는 일은 정부와 정치권이 누차 다짐했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당장 무분별하게 연장되는 각종 세제의 일몰 기간부터 종료해야 하는 게 아닌가.▲ 조세특례제한법은 조세 감면을 통해 기업과 산업을 육성하고 과세를 공평화하기 위한 특례를 규정하는 세제다. 무분별하게 연장되고 있는 조세 특례가 있다면 일몰 기간을 종료해야 한다. 하지만 분야나 시기, 업계의 상황에 따라 특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적절한 조세 특례로 취지에 맞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도 있다. 다만 조세 감면 효과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한 분석과 함께 다양한 논의를 나눌 필요가 있다.- 일자리 늘릴 방안이 있을까.▲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웃음). 아까 말한대로 기업들의 규제를 풀어주면 기업 활동이 왕성해지는 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고용이 창출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 등을 살펴봐도 그렇다. 주 52시간제 등에 따르면 기업의 일거리가 늘어날 경우 근로자를 더 채용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과정을 생각한다면 기업 활동을 촉진해주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규제 완화와 지원책이 가장 선결돼야 될 과제다.- 대구시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고위 관료를 지낸 뒤 대구 서구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내리 3선했다. 현지 새해 민심이 어떤가.▲ 동료 의원들과 걱정하는 게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중산층 서민들이 겪는 현재 여러 가지 애로상황이다. 경제적 활동이나 그 분들이 기대하는 소득 등이 미흡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불만이 쌓이는 그런 상황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그에 맞는 맞춤형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민심을 얻기 어렵다고 본다. 가능하면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적절한 대안을 내놓을 때 선거도 제대로 치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대담 = 구동본 정치경제부장/부국장정리 = 오세영 기자사진 = 유병욱 기자■ 김상훈 위원장 프로필◇약력△1963년 대구 서구 출생 △영남대 법학과 학사·오리건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 △1989년 제33회 행정고시 합격 △2006∼2010년 대구광역시 경제산업국장·기업지원본부장·경제통상국장 △제19·20·21대 국회의원(대구 서구) △국회 산업통상자원·보건복지·국토교통위원회 위원 △2014∼2015년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2016∼2020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2018년 자유한국당 대구광역시당 위원장 △2020년 자유한국당 총선 중앙 공약 개발단장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수석부의장 △2020년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 위원장 △2022년 제21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2022∼2023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2023년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 전원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2023년 제21대 국회 후반기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현)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병욱 기자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병욱 기자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병욱 기자김상훈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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