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1Q] 중소형사도 실적 개선…추세적 반등까진 ‘조금만 기다려달라’

중소형 증권사의 1분기 실적이 개선세다. 그러나 지난해 겪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충격을 완전히 걷어내진 못하고 있다. 주수익원인 PF가 여전히 좋지 않고 리테일 기반이 워낙 약해 대형사와 같은 상반기 급격한 회복세를 기대하긴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발표한 중소형 증권사(자기자본 3조원 미만) 16곳 중 7곳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올랐다. 등락률로 보면 아이엠증권, 현대차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한양증권, 부국증권 순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현대차증권이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7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1억원)에 견줘 106.2% 올랐다. 현대차증권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1% 늘어난 690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S&T 본부를 신설해 운용 및 트레이딩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부터 자기자본을 활용한 수익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iM증권은 올해 1분기 332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0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던 것에 견줘 크게 개선했다. iM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며 재무 건전성을 강화했다"며 “올해 1분기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 비율은 54%로 작년 동기보다 19%포인트 줄었다"고 밝혔다. 한양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9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196억원)에 견줘 49.5% 증가했다.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6.3%로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한양증권의 1분기 실적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과 투자은행(IB) 등이 포함된 기업금융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기업금융 부문 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83.% 증가한 585억원, 영업이익은 81.95% 오른 138억원을 기록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IB는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와 신종자본증권 주관 및 인수를 통해 수익을 늘렸다"며 “부동산PF는 신규 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1분기 실적 개선이 본격적인 반등의 신호탄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증권사 핵심 사업이자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위탁매매(리테일) 기반이 약하다는 점은 중소형 증권사에 뼈아픈 대목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 9곳(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메리츠·신한투자·하나·키움)의 주식위탁매매 점유율은 2020년 69%에서 지난해 72%로 상승했다. 추세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부동산 금융 환경도 개선되어야 하는데, 중소형 증권사를 둘러싼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 사업성이 좋은 수도권, 선순위 사업장은 대형 증권사가 신규 영업을 하면서 중소형 증권사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고위험 부동산PF 환경도 위축되면서 소형사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소형사의 경우 부족한 자기자본과 운용마진 확보를 위해 대형사 및 중형사에 견줘 브릿지론, 중·후순위 본 PF 등 고위험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익스포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손비용 발생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증권사1Q] 키움, 20년간 위탁매매만 1등…엄주성 대표는 사업다각화 성공할까

키움증권은 몸집은 작지만, 영업이익은 높은 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분기 순이익은 다소 줄었다. 그러나 자기자본 규모가 더 큰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을 제치고 영업이익 규모 4위를 차지했다. 기존 강점인 위탁매매 수익은 유지하면서 투자은행(IB)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덕분이다. 올해 하반기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받아 '6번째 초대형 IB'에 오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2356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반 기업의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은 38.46% 늘어난 3조6600억원, 영업이익은 3.62% 줄어든 3255억원이다.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가 22.3% 늘어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진 탓이다. 다른 증권사가 해외 사업 부문, 자산운용 수익으로 실적을 방어한 것과 달리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 거래 중심의 사업 구조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2024년 말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5조6478억원으로 전체 증권사 중 9위이지만, NH투자증권(7.9조), 메리츠증권(7.3조), KB증권(6.7조), 하나증권(6.0조) 등을 제치고 영업이익 규모는 4위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45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5% 늘었고, 직전 분기에 견줘서 23% 늘었다. 키움증권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위탁매매 수수료>이자 손익>운용 손익>기업금융 수수료 순이다. 위탁매매 부문 수익이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키움증권이 새로운 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투자은행(IB) 부문도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 키움증권의 강점은 단연 위탁매매다. 국내 개인 투자 고객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20여 년간 리테일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1844억원이다. 주식 수수료 수익 1411억원, 파생상품 수수료 수익 433억원이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늘어 1분기 매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국내주식 수수료는 737억원, 해외주식 수수료는 674억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국내주식 수수료(895억원)는 줄었지만, 해외주식 수수료(372억원)는 81.8% 늘어나 1분기 매출을 견인했다. 기업금융 수수료 부문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신규 딜을 중심으로 실적을 늘렸다. 올해 1분기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5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4억원)에 견줘 4.8% 늘었다. 구조화·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 44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채자본시장(DCM) 수수료는 68억원, 인수금융 수수료는 55억원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024년 선임됐다. 하반기에 있을 '6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획득과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1월 키움증권은 기존 초대형 투자은행 태스크포스(TF)를 종합금융팀으로 승격해 초대형 IB 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엄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발행어음, 퇴직연금 등 향후 먹거리 준비"를 키움증권이 나아가야 할 네 가지 방향 중 하나로 꼽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에서 3분기 중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을 기업 대출, 채권,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 투자하면 새로운 수익원이 생기는 셈이다.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규모 4조원을 넘겨 신규 초대형IB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기본 요건은 갖췄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넥스트레이드를 포함한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이 25조원에 육박하고 있고, 무엇보다 발행어음 신규 인가가 기대되어 탄탄한 브로커리지를 기반으로 IB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라인업이 완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제도 개편에 맞춰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증권사1Q] ‘WM 강한 회사 업황에 아니 뮐새’…삼성증권, 하반기 발행어음 인가업 받을까

삼성증권은 지난 1년 급변한 증권업황에도 흔들림없는 영업이익으로 제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이익과 분기 순이익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비결은 삼성증권이 강점을 보이는 자산관리(WM) 부문의 성장세다. 올해 하반기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346억원, 순이익 24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이익은 0.91% 늘고, 순이익은 1.87% 줄었다. 삼성증권은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국내 증권사 60곳 가운데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규모에서 3위를 기록했다. 2위인 미래에셋증권과 115억원, 4위인 키움증권과 92억원 차이로 순위 간 격차는 크지 않았다. 삼성증권의 1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5451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관리 부문의 꾸준한 성장과 투자은행(IB) 부문 중심으로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다. 삼성증권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상품운용손익 및 금융수지>브로커리지>투자은행(IB)>금융상품 판매수익 순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1분기 운용 부문 손익은 3063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 중 56.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871억원)에 견줘 6.7% 개선되었고, 직전 분기(2107억원)에 견줘 68.7% 늘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채권 운용 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은 14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92억원)에 견줘 4% 낮아졌다. 국내 거래대금이 늘어나며 전 분기 대비 국내주식 수수료는 805억원으로 개선되었으나 전년 같은 기간(1065억원)에 견줘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해외 증시 부진 등 영향으로 해외주식 수수료가 62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8% 줄었다. 투자은행 수수료 수익은 6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71억원)에 견줘 12.5% 낮아졌다. 전통 투자은행 부문은 안정적이었으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구조화금융 관련 수수료가 5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6%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매크로 환경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좌우되는 증권업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 인상적"이라며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상향했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는 2024년부터 3년 임기를 시작했다. 박 대표는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금융 계열사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삼성생명에서 CPC(고객·상품·판매채널) 전략실장, 자산운용부문장을 역임하며 주로 경영지원과 자산운용 분야에서 근무했다. 특히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 소속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일하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주도했다. 2017년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에는 그 역할을 대신할 3개의 사업 부문별 TF 중 금융경쟁력제고TF를 맡아 이끌었다. 2023년 4분기 부동산 PF발 충격과 당국의 보수적 기조 등 요인으로 순손실을 낸 삼성증권에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삼성증권은 고소득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 영업에서 전통 강자로 불린다. 박종문 대표 체제에서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부문을 더 확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증권의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고객은 1년 전보다 500여 명 증가한 4003명에 달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자산관리 분야 고객 자산이 10조1000억원 순유입되면서 고객 총자산이 308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자산관리 부문에서 고객자산 순유입 및 금융상품 판매수익 등으로 자산관리 기반 비즈니스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밀리 오피스나 고액 자산가 관련 사업이 특화되어 있어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2017년 자기자본 4조원을 넘겨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됐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지 못했다. 2017년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의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지정된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은 모두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려면 자본 요건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에 관한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특히 형사소송이나 기관의 조사, 검사 등은 적격성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2017년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구속된 상태였다. 삼성증권의 최대 주주는 삼성생명이고,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는 이재용 회장으로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회장의 2심 무죄 판결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다소 해소된 만큼 올해 금융당국의 종합금융투자사 신규 지정 일정에 맞춰 발행어음업 인가 작업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고 스터디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회의체를 운영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면 중장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하면 운용자산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나 레버리지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발행어음 영위 4개사의 평균 한도소진율(62%)과 예상 스프레드 1.5%p를 적용하면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관련 예상 연수익은 1300억원"이라며 “현행 법적 여건으로도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허가 작업 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증권사1Q실적] 미래에셋, Bkge·WM ‘분기 최대 실적’…비결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선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이익과 분기 순이익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해외주식 위탁매매(brokerage)와 자산관리(WM) 등에서 분기 최대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462억원, 순이익 25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27.9%, 53.1%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국내 증권사 60곳 중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규모로 2위다. 1위인 한국투자증권과 1726억원 차이가 났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5393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1987억원), 해외법인 세전이익(1196억원),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784억원) 등이 분기 최대 기록을 세우며 탄탄한 실적을 이끌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운용>위탁매매>자산관리>투자은행 순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더한 금액이다. 운용(Trading) 부문 손익은 3257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 중 53%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3034억원에 견줘 7%, 직전 분기 1802억원에 견줘 81%로 올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부동산 감액손실이 완화되고 투자목적자산 평가이익이 늘어났다"며 “실제로 스페이스X, xAI, 네이버 파이낸셜 등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기업 평가이익이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1804억원)에 견줘 11.8% 개선되어 198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1분기 59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12억원으로 69% 가량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수익이 지난해 4분기에 견줘 9% 가량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라며 “해외주식 무료 수수료 이벤트 종료에도 불구하고, 고객 락인이 이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자산관리(WM) 수수료 수익이 역대 분기 최대인 784억원을 달성했다. 컨퍼런스 콜에서 자산관리 부문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PWM 부문 중심 거액자산 솔루션 퀄리티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초고액자산 고객의 자산관리와 WM 글로벌 자산배분 경쟁력을 높일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부문을 만들면서 WM 사업에 힘을 실었다. 다만 투자은행(IB)은 342억원 수수료 수익을 내면서 전 분기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인 445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PF·자문 실적이 전 분기 186억원에서 올해 1분기 59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와 기존 투자 건에 대해 적극적인 관리 수행과 함께 신규 투자 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10월 김미섭 대표, 같은해 12월 허선호 대표를 선임했다. 글로벌 사업부문 대표를 역임한 김 대표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해외 사업과 기업금융, WM사업을 이끌던 허 대표는 리테일을 담당하는 형태다. 두 대표는 지난해 높은 실적에 힘입어 첫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1년 연장됐다. 미래에셋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880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1조 클럽'에 다시 진입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김미섭 부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지난해 인도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하는 등 경영 역량을 검증 받았고, 허 부회장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주식 잔고와 연금자산을 각각 40조원을 돌파하는 등 경영역량을 검증 받았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전임 최현만·이만열 대표는 각각 2021년과 2022년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현만 전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의 첫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이다. 최 전 대표는 박현주 회장이 해외사업을 집중하면서 국내사업을 주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열 전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이 아시아 최고 투자금융 회사가 된다는 목표를 위해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섭·허선호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WM과 연금 중심으로 한 회사 수익 창출 역량 제고 ▲혁신적이고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 성장을 적극 추진 ▲고객을 위한 '수탁자의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 중요성"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김 대표와 허 대표는 “지난해 ROE 10% 이상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 원 이상을 창출하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며 “글로벌 WM과 연금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면서, IB·PI·Trading 수익을 강화해 회사의 전반적인 수익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신년사에서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증권사1Q] 영업이익 1위 한투…‘1호 IMA’에 한 뼘 남긴 비결은?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수익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운용 부문과 IB부문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4조9731억원, 영업이익 5188억원, 순이익 448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수익은 13.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2.41%, 순이익은 21.57% 각각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투자협회에 회원으로 등록된 60개 증권사 중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규모로 1위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3462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보다 영업이익이 66% 높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운용>IB>브로커리지>브로커리지 이자>자산관리 순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더한 금액이다. 올해 1분기 운용 부문 순영업수익은 4374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 중 51.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79억원에 견줘 121% 늘었다.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과 발행어음의 운용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7조61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한도가 별도 기준 자기자본 2배인 약 2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을 운용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르는데,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한도에 가깝게 발행해 자금을 조달,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해 운용 수익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마진은 180bp(1bp=0.01%) 수준이며 금리 인하에 따라 조달 비용 감소로 마진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마진 개선 10bp당 세전이익은 176억원 증가가 예상되며 잔고 증가에 따른 영향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운용 부문 실적은 2022년 1471억원을 기점으로 2023년 3977억원, 2024년 7237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 다음으로, IB부문에서 순영업수익 188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644억원에 견줘 14.4% 늘었다. IB부문에서는 PF와 M&A 관련 수익이 77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50.4%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ECM과 DCM 부문의 고른 실적과 PF부문 신규 딜도 늘었다"고 밝혔다. 그밖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913억원, 브로커리지 이자 818억원, 자산관리 408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 디지털 혁신, 리스크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사업 부문별로 포트폴리오를 잘 갖춰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1월 김성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성환 대표는 취임사에서 “전 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를 주창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김 대표는 올해 IB부문 선두 지위는 유지하고 운용 역량과 리테일 기반을 강화한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통상 2년 임기를 주는 다른 금융사와 달리 대표 임기가 1년이다. 1년 후 연임을 결정하는 일종의 재신임 방식이다. 김성환 대표이사도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뉴욕, 홍콩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기업설명회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칼라일, 골드만삭스, 스티펄 등 해외 굴지의 투자은행(IB)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전임 정일문 대표이사는 2019년 임기를 시작한 뒤 5연임에 성공해 2023년 말까지 재임했다. 정 전임 대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 전임 대표는 2023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수익을 위해 모든 사업 부문에서 해외 수익 창출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 등 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운용 그룹 내 운용전략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종합금융본부, 투자금융본부, FICC본부, Macro Trading 본부에 운용전략본부를 더해 5개 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용 역량을 끌어올린 배경에 '1호 IMA 지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지정할 계획이다. IMA 신청 요건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으로 현재 조건을 충족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호 IMA 지정에 더 적극적이라고 전해진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7조 610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7조7023억원)에 견줘 2배 이상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국내 첫 발행어음 사업자로 인가받아 다음 발행어음 사업자가 나오기 전까지 발행어음 시장을 독점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IMA에 지정되면,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IMA 합산 한도가 별도 기준 자기자본의 300%까지 늘어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신사업인 IMA 1호 사업자 유력 후보"라며 “발행어음잔고 17조6000억원(한도 19조9000억원)으로 추가 레버리지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제도가 갖춰져 있으니 IMA 지정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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