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엔씨)가 게임 역량 강화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올해 다양한 신작 라인업으로 무장해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내년까지 출시가 예정된 신작 10종 모두 개발 단계부터 글로벌을 겨냥해 제작한 게임들로, 이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엔씨는 수 년 동안 글로벌 진출에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기존에 익숙했던 개발 문법을 벗어나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면서 시선을 모았다. 올해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먹거리 발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그 첫 행보가 바로 창사 이래 최초의 공동대표 체제 전환이다. 엔씨는 지난 3월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각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린 '원팀' 체제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개발자 출신인 김 대표는 게임 개발과 경쟁력 강화에, '재무통'으로 꼽히는 박 대표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내부 역량 결집에 집중할 방침이다. 각 대표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린 '원팀' 체제로 현재 엔씨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해외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폭넓게 구축하는 등 글로벌 경영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구글, 소니, 텐센트를 비롯한 세계적인 빅테크 및 게임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작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방문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및 생산성에 대한 중장기 협업 모델을 수립했다. 양사는 이날 클라우드와 AI 분야에서 글로벌 협업을 점차 확대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게임 개발 과정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게임 개발 및 운영을 위한 데이터 분석, 라이브 서비스 운영 최적화에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한다. 또 게이밍 생태계 구축을 위한 플랫폼 개발, 전사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미나이 포 구글 워크스페이스' 도입 등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김 대표는 AI 기술 도입과 새로운 리더 양성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게임 개발 노하우를 개척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엔씨는 최근 AI 기술력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체 언어모델을 활용한 생성형 AI 창작지원 도구 '바르코 스튜디오(VARCO Studio)'를 통해 영상, 음성, 이미지 등 게임 기획 전 분야에서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버텍스 AI(Vertex AI)'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이번 구글 클라우드 협업은 게임 특화 언어모델인 바르코의 서비스 고도화를 이끌어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내년까지 글로벌 게임사와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첫 타석에는 '쓰론 앤 리버티(TL)'가 오를 전망이다. 엔씨는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콘솔 플랫폼까지 확장, 연내 북미·유럽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TL은 지난달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정식 출시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 & 소울 2'도 텐센트게임즈와 함께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지난해 12월 중국 판호를 발급받았으며, 지난 9일부터 현지 첫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 게임의 경우 △던전 플레이 중심의 플레이어 대 환경 전투(PvE) 캐릭터 성장 △PC 모바일 지원을 통한 전투 액션 강화 △그래픽 최적화 △캐릭터 꾸밈 요소 추가 △투기장·비무 등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전투(PvP), 모험 콘텐츠 확장과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리니지2M' 역시 동남아 론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엔씨는 지난 10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현지 유수 기업들과 조인트 벤처 설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동남아는 중국(30.1%), 일본(14.4%)에 이어 국내 게임이 세 번째(14.1%)로 많이 수출되는 국가일 만큼 국내 게임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 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SI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엔씨는 향후 모바일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위해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엔씨 관계자는 “SIE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리더로서 지닌 경쟁력과 엔씨의 기술력이 만나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