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음료사업 수익 하락에 '제로(0) 탄산' 중심으로 제품군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소비 감소 폭이 큰 주스 제품 설비를 매각하는 대신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제로탄산 제품군 확대로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31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음료부문 매출은 537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4억원으로 26.0% 줄었다. 에너지·스포츠음료 호조에도 탄산·생수·커피·주스 등 주요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7%대 줄어든 여파다. 상반기로 시야를 넓혀보면 1~2분기 매출은 96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68억원에서 593억원으로 31.6% 떨어졌다. 롯데칠성음료가 올해 음료사업 연매출만 2조200억원을 내건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슬아슬한 성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영업이익도 당초 연간 목표치인 18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업계 분석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사업부문 손질에 속도를 높이며 실적 향상을 꾀하는 모습이다. 소비가 부진한 제품군 생산 설비를 정리하거나, 시장 빅(Big) 트렌드에 발맞춰 신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이다. 최근 롯데칠성음료는 주스 약 1000톤(t) 규모 탱크 6개의 공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 평택 소재 안성공장 인근에 마련된 설비로 식품용 과일농축액 등을 저장하는 탱크다. 매각 마감일은 8월 13일로 아직 매입 의사를 드러낸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 매각에 따른 제품 단종 역시 현재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건강 우려로 저당·무(無)당 제품 선호도가 올라가는 대신 주스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원료 탱크를 매각하게 됐다"면서 “이상기후로 오렌지 등 재료 수급이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체 매출에서 주스사업 비중은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성장세에도 해당 카테고리 매출의 약 76%를 차지하는 내수 매출이 하향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1840억원을 낸 롯데칠성음료의 주스사업 매출은 이듬해 1760억원, 지난해 181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사 매출에서 사업 비중은 7.8%에서 6.7%, 6.6%로 3년 새 1.2%포인트 줄었다. 주스 설비 정리를 통한 경영 효율화와 함께 음료 최대 성수기인 여름철 3분기를 맞아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탄산 라인 확대에도 공들이고 있다. 2021년 음료사업 매출에서 12% 비중을 차지한 제로 탄산은 지난해 30%로 급증할 만큼 롯데칠성음료가 집중 육성하는 카테고리다.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제로탄산 음료 시장 점유율 50% 달성은 물론 연매출도 지난해(2730억원) 대비 10% 오른 3000억 원까지 불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는 밀키스제로 딸기&바나나, 펩시 제로 카페인 2종, 칠성사이다 제로 그린, 펩시 제로 파인애플 등 제로탄산 신제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이어 하반기에도 롯데월드와 협업한 탐스제로 한정판 출시에 맞춰 마케팅 활동을 병행하는 등 소비 접점을 강화할 예정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