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시장에서 기름에 튀기지 않는 건면(乾麵) 제품으로 뚝심있게 건강식품 정공법을 이어가고 있는 풀무원이 다시 신제품 '서울라면'을 이달 말 선보이고 틈새공략에 나선다. 27일 풀무원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신제품 '서울라면'을 상시 판매 제품으로 전환한다. 판매처도 대형마트·각종 온라인 몰 등 일반 유통채널로 넓힌다. 지난 1~4일 팝업 매장 '서울굿즈샵'에서 단독 판매한 결과 초도 물량 5300봉이 전량 소진되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공동 개발한 '서울라면'은 건면 제품으로, 국물라면 '로스팅 서울라면', 비빔면 '로스팅 서울짜장' 2종으로 나뉜다.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한 만큼 열량을 360㎉로 낮추고, 분말수프는 수분을 더하지 않고 가열하는 로스팅 공법으로 재료 맛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서울라면'은 건강한 라면에 초점을 맞춘 풀무원의 라면 철학과 결을 같이 한다. 2011년 '자연은 맛있다'라는 브랜드로 라면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2017년 '생면식감', 2020년 '로스팅' 라인을 선보이는 등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만 약 20종으로, 모두 비유탕 건면을 사용한다. 특히, 로스팅 라인(정백홍면·로스팅짜장·로스팅짬뽕·돈코츠라멘) 제품의 성장률이 도드라진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로스팅 라인 제품군 성장률은 평균 39%다. 누적 판매량도 6000만 봉에 이른다. 이처럼 '서울라면'이 주목받는 이유는 올해로 라면 시장에 진출한 지 13년째 맞는 풀무원의 라면 제품이 경쟁사들의 유탕(기름에 튀기는) 라면 제품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매출 수 기준 지난해 국내 라면(봉지·용기) 제조사 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55.51%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어 오뚜기(21.38%), 삼양식품(11.72%), 팔도(9.01%) 순으로, 업계 추정대로라면 풀무원은 1%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소매점 기준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만 봐도 풀무원 제품은 찾아볼 수 없다. 농심(5개)·오뚜기(1개)·삼양식품(2개)·팔도(2개) 등 경쟁사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대도 단점으로 꼽힌다. 까다로운 공정 탓에 건면 제품은 일반 유탕면 대비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서울라면만 봐도 한 묶음(4개입)에 5450원으로, 통상 5개입 포장 상품이 4000원대인 점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건면 공정 특성상 원가가 높은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 다만, 건면만의 프리미엄 가치를 강조해 로스팅 짜장면과 같이 건면과 정합성이 높은 품목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건강관리 트렌드가 불면서 건면 마니아층도 형성되면서 비유탕면을 앞세워 입지를 확대하고 있지만, 업계는 여전히 유탕면 중심의 국내시장에서 건면만으로 승부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풀무원 관계자는 “올 하반기 비(非)국물 신제품을 내는 등 로스팅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라면 사업 전반에 걸쳐 건강적 이점을 강화하기 위해 나트륨 줄이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건면 사업의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