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식품업계의 2024년 새해 공통 목표는 ‘글로벌 확장’이다. 큰 변화 없이 지난해에 이어 정체된 상태인 내수시장의 돌파구로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실적 증대 및 K-푸드 수출영토 확대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포부다. 특히, 지난해 K-푸드 수출의 역대최대 호조 기류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 생산 인프라를 재정비를 서둘러 해외수요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주차 기준 농식품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 오른 약 11조 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라면과 함께 김치·과자류·음료 등 주요 수출품목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현지 생산 제품까지 포함하면 K-푸드 매출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주요 식품업체들은 공급량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오른 라면의 제조사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올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삼양식품은 1분기 내 5개 생산라인을 갖춘 밀양2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까지 1643억 원을 들여 완공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5월부터 가동한 밀양 1공장 생산능력을 포함해 연간 12억개의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셈이다. 농심도 미국시장 점유율 1위 달성에 해외사업 방점을 일찌감치 찍어놓았다. 올해 하반기 내 기존 미국 제2공장 설비를 증설하고, 오는 2025년까지 현지 제3공장도 구축함으로써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장기적 관점에서 오는 2030년 북미지역 매출만 15억 달러를 올린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삼양식품(67%)·농심(37%)과 비교해 해외 매출 비중이 10%대로 비교적 낮은 오뚜기 역시 미국에 라면 등 주력제품 생산공장 신축 부지를 검토하는 등 수출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제과업계도 판매량 증가에 따른 생산기지 재정비에 주력한다. 오리온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에서 젤리 생산라인을 증설해 공급량을 늘렸으며, 1000억원을 투입해 베트남 제3공장 건립을 추진한다. 부지 물색을 포함한 구체적인 설립 계획을 구상하는 단계로 향후 베트남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생산동 신축과 기존 공장 증축으로 기존 하노이 옌퐁 공장에 쌀과자 등 5개 생산라인을, 기존 하노이 옌퐁 공장에 비스킷·파이 등 9개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까지 완료할 예정으로, 제3공장을 제외해도 연 85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지난 2004년 국내 식품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인도 진출에 나선 롯데웰푸드는 2017년 인수한 현지 기업 하브모어에 약 700억원을 투입해 새 빙과 생산시설을 세우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현지 3호 공장으로 향후 4년 내 마하라슈트라주에 6만㎡(약 1만8150평) 규모 생산기지를 설립한다는 계획으로, 자동화 설비 등 최신 제조 기술을 도입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김치·냉동만두 등 서부권 위주로 큰 인기를 끈 식품 제조사들도 현지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생산시설 강화에 돌입했다. 김치 브랜드 ‘종가’를 운영하는 대상은 폴란드 크라쿠프에 6613㎡(약 2000평) 규모의 김치공장을 세운다. 총 150억원을 투입해 올 하반기 준공한다는 목표로, 오는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를 현지생산한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도 글로벌 전략제품의 하나로 낙점한 냉동만두 생산량 확대에 힘쏟고 있다. 지난 2021년 북미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선 후 지난해 3분기 기준 52.5%로 절반 이상까지 점유율을 키우면서 급증한 수요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 중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56만㎡(약 17만 평) 규모 생산 부지를 확정하고, 오는 2025년 가동 목표로 만두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한류 효과로 단발성 구매에 그쳤던 판매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현지 소비자들의 재구매율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인프라 확충으로 영업이익 측면에서 영향을 받지만 수요가 뒷받침해주고 있어 부담이 덜 하다"고 말했다. inahohc@ekn.kr라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