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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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전지성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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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한얼문예박물관 특별대전 시상·전시 개최

'제16회 한얼문예박물관 특별대전' 시상식이 오는 7월 7일 오후2시 원주시 치악예술관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수상작에 대한 전시는 7.3~7.14일까지 열린다. 한얼문예박물관(관장 및 협회장 이양형)은 최근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실내체육관에서 '제16회 한얼문예박물관 특별대전' 출품작을 심사,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결과 종합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는 서각부문에 출품한 노태상 선생이 수상했다. 특별대전은 문화체육관광부, 강원특별자치도와 (사)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한국미술협회가 후원하는 행사다. 심사는 지난 5월20일~27일 모집 기간내 출품된 작품 1000여점에 대해서 이양형 협회장, 윤신행 대회장, 정영모 운영위원장등 50여명의 심사위원들에 의해 진행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분석] ‘자본잠식’ 석유공사, 포항유전 단독 탐사 가능할까

동해석유 시추를 두고 이를 담당하고 있는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의 자본잠식 상태, 예산 부족 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자원개발 전문가들은 석유공사의 재무상태를 고려해 해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11일 신현돈 인하대 자원공학과 교수는 “시추 성공 확률이 크면 컨소시엄보다 단독으로 하는게 맞다. 컨소시엄을 하면 리스크도 공유하지만 당연히 성공했을 때의 이익도 나누게 된다"며 “자금조달 가능성과 리스크를 따져서 판단해야 한다. 시추선도 미리 계약을 해야하는 등 시추 전 준비 단계에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 또한 외국 업체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광구 재조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석유공사가 단독으로 진행하려면 국회에서 내년도 산업부의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정치 이슈화가 될 수록 석유공사의 자금조달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어 우려된다"며 “1조~2조원에 달하는 석유기금을 활용하려해도 에너지 특별회계로 묶여있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석유공사는 물리탐사 용역을 맡긴 액트지오(ACT-GEO)로부터 실제 석유 매장 여부 확인을 위해서는 시추를 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결론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탐사 시추비용이 한 번에 1000억원인데 석유공사는 정작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또한 정부의 올해 석유공사에 배정된 시추관련 예산은 700억원 정도이며 정부가 융자를 해줄 수 있는 금액도 최대 4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한 번 시추할 예산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외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확보돼야 한다. 리스크가 큰 만큼 광구 재조정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석유공사의 단독 탐사 가능성이 낮은 이유는 자본잠식에 빠진 재무 상태 때문이다. 실제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보면 지난해 석유공사의 자산총계는 18조2294억원, 부채총계는 19조5781억원으로 1조3486억원 자본잠식 상태이다. 매년 내야 하는 이자(5000억원)와 법인세(4000억원)를 합치면 연간 금융 부담이 9000억원에 이른다. 자구 노력만으로는 빚을 갚을 길이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석유공사를 재무위험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했고, 석유공사는 공기업 평가에서도 늘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투자 부적격'에 해당할 만큼 재무구조가 나빠 내려진 성적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까지 동해 심해에 총 다섯 개의 시추공을 뚫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순 계산해도 총 5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하다. 최근 2년 동안은 석유공사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임을 고려하면 막대한 비용이다. 해외 메이저 회사들의 투자를 받거나 공동 개발(컨소시엄) 형태도 거론되지만 호주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것과 석유공사의 재무상태로 인해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가 자본잠식 상태이니 사실상 컨소시엄을 맺은 해외 기업이 당장은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성공률도 불확실하고 향후 개발에 따른 이익 분배 문제도 있어 참여할 기업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최근 4년간 탐사·시추 성공률이 '0%'인데다 신규 탐사가 10년째 없었으며 해외 광구는 잇따라 매각 수순을 밟거나 시추를 중단해왔다. 석유공사법 1조에 명시된 석유공사 설립 취지는 '석유 자원 개발'로 '에너지 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부채를 줄인다며 신규 투자를 줄여왔고 해외 자산도 매각했다. 대신 '탄소중립' 추세에 발맞춰 국내외 기업들과 손잡고 수소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또한 정부는 수십년째 적자 상태였던 석유공사에 매년 예산 투입을 줄여왔다. 2010년 1조2556억원에 달했던 정부 출자액은 이후 매년 줄어 한 해 수백억원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2013년 이후 신규 탐사 사업은 지지부진하고, 유전 개발 성공사례도 전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그동안 자원개발을 안 한 게 아니라 예산이 없어 못했다"며 “경영 악화가 자산 매각과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생산량이 줄고 다시 경영 악화로 돌아가는 악순환이 굳어져 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회와 협의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거대 야당의 협조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먼저 발표하는 바람에 정치이슈가 돼버렸다"며 “여전히 특검, 거부권, 국회 원구성 등으로 여야가 극한대치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협조해줄리가 없다. 올해는 추가예산 편성은 물론 내년도 예산 반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공대 수소연구팀, 유럽연합 ‘메라넷’ 과제 선정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박진호 총장직무대행, 이하 켄텍) 수소에너지연구소 구근호 교수 연구팀이 유럽연합(EU)이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제협력 사업 메라넷에 선정됐다. 메라넷은 유로피언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의 목표인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 첨단 기술 제품, 특히 재생 가능 에너지의 사회 융합, 효율적인 재료 사용 및 재활용과 신소재 개발을 위해 설립됐다. 독일, 프랑스 등 EU 회원국 25개국을 포함한 세계 35개국이 참여해 운영 중이다. UN에서 결정된 2030년 지속 가능 개발 어젠다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EU에서 기후 변화 관련 연구 주제를 메라넷 사업의 주요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컨소시엄을 공모하고 연구를 지원해 오고 있다. 총괄 연구책임자인 구근호 교수는 이번 메라넷 과제를 통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으로부터 3년간 100만 유로(한화 14억7천만원)을 지원받는다. 국내 참여기업인 원일티엔아이와 독일 프라운호퍼 IFAM, 폴란드 AGH 대학교와 함께 수소 저장용 금속수소화물 설계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장보고함에도 사용되었고 미래 수소에너지 사회의 수소 저장기법으로 사용될 금속수소화물 소재의 가격을 낮추고자 AI를 통해서 새로운 소재를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 이번 과제의 목표이다. 구 교수는 “이번 메라넷 과제를 통해서 유럽의 명문 연구소 및 대학과 함께 혁신적인 수소저장 소재를 개발하여 국내 수소저장합금 판매업체인 원일티엔아이에게 초격차 기술을 제공하고 켄텍을 세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본 콘소시움에 참여하는 독일 프라운호퍼는 유럽 최대 규모의 연구기관으로 세계 최초로 켄텍에 수소에너지 FIP (Fraunhofer Innovation Platform·프라운호퍼 혁신 플랫폼) 연구소가 건립되어 프라운호퍼에서 연구원이 켄텍에 파견하여 공동연구를 한다. AGH대학교는 폴란드의 최고 공과대학교로 정밀과학에 전문성을 두고 있는 학교이다. 2022년 2월에 임용된 구 교수는 AI와 멀티스케일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하여 환경 기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 광, 및 열 촉매, 그리고 고체 전해질 등 다양한 소재를 빠르게 개발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동서발전, ‘역대급 폭염’ 대비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마련

한국동서발전(사장 김영문)이 2024년 여름철 전력수요 폭증에 대비한 안정적 전력공급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전사 발전설비 안전운영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동서발전은 자연재해, 공급망 불안 등 외부 위협 요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사업소별로 주요 현안에 대한 추진대책을 공유했다. 여름철 무고장·무재해 달성을 목표로 주요 정비 사례와 전사적인 기술지원 강화방안에 대한 담당자 대상 교육도 진행했다. 동서발전은 이달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계 전력수급 대책기간 동안 최대 전력공급능력 확보를 위한 안정적인 설비운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올초부터 계속된 동남아 폭염의 영향으로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여름 최대전력 수요는 2022년 12월의 역대 최대전력(94.5GW)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동서발전은 여름철 취약설비에 대한 현장점검과 원격감시를 강화하고 전력수급 비상상황실을 운영하여 전력수요 폭증 등 돌발상황에 대비한다. 신속한 고장복구 및 예방보수 체계를 가동하기 위해 발전사간 정비예비품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제작사·정비협력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창열 동서발전 안전기술부사장은 “올 여름은 전례없는 폭염이 예상되므로 모든 직원이 긴장감을 가지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할 것"이라며 “동시에 여름철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근로자들의 건강상태를 관리하여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기안전공사 박지현 사장, 바이바이플라스틱 챌린지 동참

한국전기안전공사 박지현 사장이 환경의 날을 맞아, 범국민 환경보호 캠페인인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에 동참했다. 작년 6월부터 환경부 주관으로 시작된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는 플라스틱 오염 저감을 위해 일상에서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범국민 환경보호 릴레이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플라스틱과 작별한다'는 의미를 담은 게시물을 SNS 등에 올려 실천의지를 전하고, 다음 참가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박지현 사장은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뜻깊은 캠페인에 공사도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며 "2050 탄소중립 등 정부 친환경 정책 적극 실천과 함께, 공사에 친환경 생활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앞선 노력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앞서 2021년부터 친환경 생활문화 확산을 위해 전직원에게 텀블러를 나눠주고, 본사 1층 카페에서는 플라스틱컵 대신 텀블러 등 다회용기 사용 시 할인 혜택을 주는 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적극 실천해 왔다. 박지현 사장은 이달 3일 한국전력거래소 정동희 이사장의 지목으로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으며, 다음 참여 주자로 김준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을 추천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故박호정 교수, 현실·이상 동시에 추구한 에너지·환경·자원경제학자”

“아직도 박호정 교수님의 이름 앞에 고인이라는 말을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지금도 들어와 촌철살인 같은 비평을 해주실 것 같고 그러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조성봉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은 10일 서울 크레센도 호텔에서 열린 '박호정 메모리얼 세미나(Memorial Seminar)'에서 “우리 장례문화가 고인을 추억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는 게 아쉬웠다. 전력산업연구회차원에서 그동안 에너지분야에서의 박호정 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작고한 박호정 전 고려대학교 교수는 20여년 간 우리나라의 대표적 에너지·환경·자원경제학자로 활동해왔다. 서울대학교에서 농업·자원경제학 학사와 석사과정을 거쳐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에너지경제연구원을 거쳐 고려대학교에서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박 교수는 △기획재정부 한국판 뉴딜 실무지원단 자문위원 △과기부 국가연구개발 사업평가 민간위원 △온실가스 할당위원회 민간부문 위원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신재생분과위원회 위원장 △기획재정부 그린뉴딜 자문위원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설비소위원회 위원장 △전력거래소 전력수급기본계획 자문 △환경부 배출권거래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국가 에너지정책 수립에 깊게 관여해왔다. 또한 △한국자원경제학회 학회장 △한국보건경제학회 정책이사 △한국원자력정책포럼 이사 △환경경제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에너지, 자원, 환경분야 학술 활동도 활발하게 펼쳤다. 저서로는 '실물옵션과 투자분석', '탄소전쟁' 등이 있다. 조 회장은 이날 “박 교수는 경제학자로써 현실주의자였다. 근거없는 추정, 현실성 개연성 없는 희망적 사고, 정치적 고려에 따른 논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성급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탄소중립, 비현실적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차 없이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박 교수는 순수한 이상주의자였다. 조그만 성취에도 기뻐했고 자신의 분야에 천착하고 내공을 쌓는 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에 뿌리박은 경제학자였다"며 “이상주의는 자칫 현실적이지 못한 무책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에너지정책이 그랬다. 박 교수는 개혁과 시장원리를 동시에 추구하는 현실적 이상주의자였다. 한국의 에너지정책 방향을 보면 그가 더욱 그러워진다"고 덧붙였다. 또 “박 교수는 인간적으로 매우 친근하지만 학문에는 엄격해 후배이지만 존경했다. 저에게도 바른말과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박호정 교수의 제자인 장희선 전북대학교 교수는 “박호정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자원·에너지정책이 이념적으로 흘러가는 걸 우려하셨다"며 “특히 탄소중립 정책이 경제성장과 대립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데에 깊은 우려를 가지고 여러 발표와 논문으로도 지적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학자는 이론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일부 경제학자들이 에너지정책에 이론적 근거 없이 논거를 펼치는 데에도 경계를 하셨다"며 “박 교수님의 뜻을 마음에 새기고 후속 세대의 경제학자로써 우리나라 자원에너지정책이 경제성장과 조화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작게나마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박 교수님은 인간적으로, 경제학자로 존경했던 분이다. 에너지정책에 대해 늘상 토론하고 이야기해왔다"며 “박 교수님은 에너지는 거시경제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환경문제가 경제성장을 저해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해오셨다. 탄소중립 과정은 자본축적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현재의 정책은 그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생전 NDC 목표수치는 근거가 희박하며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없다고 지적해왔다. 조 교수는 “거시경제학적 관점에서 에너지와 환경을 동시에 고민하고 연구한 큰 별의 깊은 뜻과 정신을 온전히 간직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양훈 교수는 “우리 에너지분야에는 환경만을 강조하던가 발주자의 바람에 맞추는 결과를 내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박호정 교수는 그런 것을 경계해왔다"며 “10년 차이가 나기도 하고 많은 교류를 하지 못했다. 시간이 나서 만나면 항상 올바른 에너지정책에 대해 고민했던 분이다. 너무 일찍 가서 섭섭하고 안타깝다. 이런 자리에서 생각들을 공유하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박호정 교수님은 실물옵션 방법론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소개한 선구자였다"며 “특히, 이를 활용해 에너지 부문 투자를 분석한 다수의 논문을 남겼다. 이 분야 개척자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관련분야 후학으로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동구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동네형 같은 느낌, 진솔함, 격의가 별로 없으셨지만 항상 예리함이 있었다. 에너지정책이 감성적이고 비이성적으로 가는 것을 비판하신 영향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삶의 길고 짧음보다 어떤 삶을 살았느냐가 중요함을 여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여러 공식석상에서 용기를 내 에너지정책을 비판할 수 잇었던 것은 박호정 교수님 같은 분이 계셨기 때문이었다. 교수님의 지적대로 여러 정책들이 번복되고 잇지만 아직도 길이 멀었다"며 “중요한 시기에 너무 빨리 떠나셔서 남은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인간적이셨고 애정이 넘치는 분이셨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임재규 숭실대학교 교수는 “박 교수는 무엇보다 연구를 열심히 한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 학자가 필요했다. 본인의 뜻에 맞지 않으면 하지 않았다"며 “그런 모습에 후배지만 존경하는 학자였고 박 교수가 에너지업계에서 중요한 리더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정말 인간다운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라가지 일을 기억하고 기린다는 것. 학자적 삶 이상으로 인간다운 삶이었다. 사람들과의 소통 대화, 주고받는 마음이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그와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많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박 교수가 선배에게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갔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여러 동료 교수들의 추억대로 박호정 교수는 현실적이고 경제성장을 담보하는 에너지, 환경 정책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학자다. 정치적이거나 비현실적 정책에 대한 반감이 컸다. 박호정 교수는 본지에도 △전력·배출권 거래, 규제 풀고 시장기능에 맡겨라 △기후악당이라는 '자해 프레임'에서 벗어나자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기술 국산화에 달렸다 △해외자원개발, 우리만 손놓고 있을건가 △희망고문 아닌 비전을 주는 전기요금 정책이 필요하다 등 정치논리를 배제한 확고한 에너지안보 원칙을 강조해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엑트지오 고문 “동해 석유 시추 프로젝트 유망성 상당히 높다”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고문이 7일 “동해 심해 석유·가스 시추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액트지오 설립자이자 소유자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세종청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 “모든 유정에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주는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영일만 일대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해저자원) 존재 가능성을 언급한 후 각종 논란이 커지자, 이틀만인 5일 방한했다. 그는 당시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한국 국민에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 위해 직접 찾았다"고 했다. 그는 이날 “해당 유정에 트랩이 존재할 잠재력이 있고,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을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이런 유망성을 보고 이미 세계적인 석유 관련 회사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탄화수소는 석유·가스 등 해저에너지자원 탐사시 자원의 부존 여부와 부존양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 역할을 한다. 근원암의 열 성숙도를 측정해 435~465도 사이이면 성숙, 465도 이상이면 과성숙으로 판단하는데 성숙단계에서 '석유'가, 과성숙에서 '가스'가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석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근원암에서 원유가 생성된다. 다만 이곳은 압력이 높아 빈 공간(공극)이 적다. 이 때문에 원유는 위층으로 옮겨가고 저류암에 모인다. 원유가 저류암의 공극에 들어가 채워지면 덮개암이 더 이상 원유가 이동하지 못하게 하고 이러한 트랩구조를 유전이라고 한다. 액트지오 측은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해저자원의 존재를 암시할 수 있는 △근원암 △저류암 △덮개암 △트랩 등 4가지 요소를 모두 평가했다. 그 결과 해저자원이 잠재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유망구조'를 판별하고 7개의 구조 내에 35억~140억 배럴의 매장량이 있다고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매장 예상 자원은 가스(75%), 석유(25%)로 추정되며 가스는 3억2000만~12억9000만톤(t), 석유는 7억8000만~42억2000만 배럴 규모다. 그는 “석유가 실제로 매장돼 있는지 전망하기 위해서는 기반암, 저류층, 덮개암, 트랩 등 4가지 요소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해 심해에서 이 같은 요소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브레우 고문은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이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이것은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탄화수소는 석유가 만들어지는 근원암에서 나온다. 액트지오 측은 4가지 요소를 모두 확인하고도 탄화수소를 발견하지 못했고 이 리스크를 해결할 마지막 방법이 '시추공 작업'이라고 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우리가 도출한 유망구조의 석유와 가스의 잠재적인 존재를 판별해냈지만 실제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시추를 하지 않으면 리스크를 전부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연말부터 동해에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8광구와 6-1광구 일대(영일만에서 38~100km 거리·심해 1km 이상) 탐사 시추에 나선다. 해저 땅속 깊이 구멍을 뚫는 '시추공'을 최소 5개 이상 뚫어야 하는데 개당 1000억원의 비용과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된다. 성공확률은 20%다. 아브레우 고문은 성공률과 관련해 “20%라는 추정 성공률은 굉장히 양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치다. 동일한 구조를 시추한다고 가정할 경우 5개를 시추하면 1개의 성공 확률로 보면된다"며 “가이아나 시추 전 탐사 성공률 15~16%에 비해 오히려 높아 유망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가이아나 유전은 1916년부터 약 100년에 거쳐 탐사가 진행됐지만 성과가 없다가 2015년 엑손모빌이 스타브룩 광구 '리자-1' 시추공에서 처음 석유를 발견했다. 매장량은 석유 110억 배럴이다. 아브레우 고문은 엑손모빌 재직 시 가이아나 유전 탐사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리자-1 시추 때 스타브룩 광구 일대 지질 분석 및 매장 가능성 평가를 종합적으로 지휘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다만 실패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해하면 안 되는 부분이 20%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80%의 실패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며 “리스크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석유와 가스 존재 가능성이 있는 요인을 확인, 입증했으며 이에 기반해 7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했다"며 “이에 따라 시추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우드사이드가 2007년부터 영일만 일대에서 한국과 공동 탐사를 벌이다가 '장래성이 없다'는 이유로 철수한 것과 관련해 일축했다. 그는 “우드사이드는 조기철수로 탐사자료를 심층 분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탐사 자료해석은 지구물리학과 지질학적 접근을 병행해야 한다"며 “액트지오는 양자를 균형있게 수행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탄소중립 어디로②] 대선 앞둔 미국, 트럼프 당선 시 탄소중립・ESG 후퇴 가능성↑

유럽연합(EU)의회 선거가 6일(현지시간)시작된 가운데 하반기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현재의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한 각국의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 정치매체 더 힐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두 전ㆍ현직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오차 범위(±2.2%)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IRA를 비롯한 기존 바이든의 탄소중립 정책은 크게 후퇴되거나 폐지되고, 석유・셰일가스 등 화석 연료에 대한 지원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는 지난 5월 발간한 '탄소중립 정치화 동향과 EU-미국 선거 이후 기후 에너지 정책 변동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에선 트럼프 재선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ESG는 수익성이 떨어진 재생에너지 중심의 투자보다는 화석연료를 포함한 인프라 분야 투자로 이동하고 있으며, 안보 이슈로 방산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내연기관차 산업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전기차 전환 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 United Auto Worker)는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전환으로 자신들의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지지 철회를 선언한 바 있다. 또한 바이든 정부에서도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설사 바이든이 연임하더라도 화석연료 산업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액손모빌(ExxonMobil), 옥시덴탈(Occidental) 등 빅오일 기업과 만나 기후・에너지 정책 전반을 논의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화석연료 산업 구애에 나서고 있다. 특히 ExxonMobil의 CEO인 대런 우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바이든을 만나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조언을 했고, 바이든이 이를 수용해 CCS, DAC기술이 '친환경'으로 인정받아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 Inflation Reduction Act)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대표는 “친환경을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와 환경단체의 '브랜드 밥줄 끊기 공격'(Branding Cancellation Attack) 위협에 눈치 보느라 그간 위축됐던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더욱 자유롭게 경영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업 본연의 목적인 수익성 창출을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 친환경 비즈니스를 정리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기업의 탄소중립・ESG 관련 공약이나 선언도 상당 부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가 승리하더라도 각 주(州)별로 여전히 탄소중립・ESG 의제에 대한 입장차가 있고 민주당도 친환경 정책을 지지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미국 내에서 소송 등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ESG 의제에 찬성하는 미국 주는 동부와 서부 해안 지역에 일부 존재하며, 중부 내륙 및 남부를 중심으로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최소 1개 이상의 ESG 금지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발의한 상태다. 공화당 계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이 트럼프 재집권을 위해 작성한 보고서인 'Project 2025'는 '비효율적인 재생에너지와 그린뉴딜에 대한 집착이 에너지와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며, 트럼프 집권 후 IRA법은 물론 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부처 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정부 당시 고위관료들로 구성된 또 다른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 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인 'America First Approach to US National Security'에서도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며, 기후 의제에 치우친 바이든의 에너지 정책으로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만 높아졌다. 셰일 등 미국이 가진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트럼프가 당선돼도 IRA 등 이전 정부 정책을 완전히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IRA 세금 공제규칙 재지정 등 세부 시행령을 고치는 것만으로 이미 수익성 악화로 침체기에 빠져있는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섹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여기에 더해 트럼프 재집권 시 파리협정 재탈퇴도 예고되어 있으며, 이번에는 아예 탈퇴 후 재가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어 트럼프가 당선되면 글로벌 기후 의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도 화석연료 발전원 조기 폐지,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 등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거나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존 기후에너지 공약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탄소중립 어디로①] 유럽의회 선거 시작…‘탄소중립 후퇴’ 우파 세력 우세

2024년은 '글로벌 선거의 해'다. 전 세계 76개국의 나라에서 치러지는 각종 선거에 지구촌 인구의 절반이 넘는 약 42억 명의 인구가 투표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유럽연합(EU)의회 선거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가 집권하고 유럽의회도 최근 득세하고 있는 극우세력이 장악할 경우 현재의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한 각국의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유럽의회 선거는 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에서 치러진다. 유럽 대륙 27개 회원국 3억7300만명의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해 5년 임기의 유럽의회 의원 720명을 선출한다. 투표는 이날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7일 아일랜드와 체코(∼8일까지), 8일에는 라트비아, 몰타, 슬로바키아, 이탈리아(∼9일), 마지막 9일에는 나머지 20개 회원국에서 이뤄진다. 선거를 앞둔 글로벌 민심은 탄소중립에 우호적이지 않다. 유럽연합(EU)은 기업들의 탄소 중립 실현을 강제하기 위해 2022년 제안한 법안의 규제 대상에서 금융 기업을 제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덴마크과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폴란드, 스페인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을 늘리기 위해 1998년 체결된 에너지헌장조약(Energy Charter Treaty) 탈퇴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2021년부터 에너지 위기와 함께 가속화된 제조업 기반 붕괴, 살인적 물가 상승을 혹독하게 경험한 유럽 산업계와 국민은 탄소중립 정책 후퇴를 약속하는 우파・극우 정치 세력에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 향후 EU 의회 구성과 정책 방향성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에너지업계에서는 만약 트럼프 당선으로 EU와 미국에서 모두 우파 정권이 들어선다면 IRA, Green Deal, CBAM 등 친환경 정책 및 규제가 폐지 또는 후퇴할 뿐 아니라 이미 중국, 인도 등 탄소 多배출국가의 비토와 개발도상국의 불만으로 동력을 상실한 파리협정 체제도 결국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제기된 다. 미국에선 트럼프 재선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ESG는 수익성이 떨어진 재생에너지 중심의 투자보다는 화석연료를 포함한 인프라 분야 투자로 이동하고 있으며, 안보 이슈로 방산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전망이다.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는 최근 '에너지 위기 이후 EU, 미국 탄소중립 동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우리 기업들도 변화하는 글로벌 ESG 트렌드에 발맞추어 청정 화석연료 인프라, 방산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거나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존 ESG 공약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에너지 위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에너지 정책은 경제성과 안정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며, 잘못된 에너지 정책은 산업・민생・안보・정치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유럽 사례는 제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깨끗하고 불안정한 전력'이 아니라 여전히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는 잘못된 에너지 정책에 의한 '탈산업화를 통한 탈탄소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중립・ESG 의제에 대한 백래쉬(Backlash)는 정책에 따라 실제 비용을 부담하는 당사자인 기업과 국민의 지불 의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에도 기인하므로 향후 정책 추진 시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며 “유동성과 녹색의 시대는 저물고, 앞으로는 고금리・고물가가 상수화된 수익성과 안보를 강조하는 시대가 'New Normal'이 되고 있으므로, 우리 기업과 정책 당국은 이에 발맞춰 새롭게 전략적 방향성을 설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자의 눈] ‘탄소감축’ 11차 전기본·‘산유국’ 대통령실…오락가락 에너지정책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주 정부는 '탄소감축'을 위해 원전 등 무탄소전원 확대 의지를 담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공개했다. 그런데 직후 대통령실은 뜬금없이 '대규모 유전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며 '산유국'의 꿈을 부풀리는 소식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11차 전기본은 지난 정부와 국회에서 제정된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2050탄소중립,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탄소감축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2038년까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을 70% 이상으로 잡았다. 반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비중은 대폭 줄였다. 이르면 2040년, 늦어도 2050년까지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원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며칠이 지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동해 심해 석유·가스 추정 매장량이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고 공언했다. 다만 에너지업계에서는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도 개발 성공률을 20% 정도라고 밝혔다. 아직 탐사 시추를 통한 석유·가스 부존 여부를 확인, 사업성 검증이 완료되지 않은데다 탐사와 시추, 상업화까지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또한 만약에 시추에 성공한다면 다시 석탄화력과 가스발전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인지,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에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11차 전기본에 따르면 정부는 2035년 이후부터 부족한 발전설비는 모두 무탄소 전원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이에 기존 석탄화력, 가스 발전사업자들도 양수발전, 해상풍력, 수소, 소형모듈원전(SMR)등 새로운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던 상황이다. 정부는 시추에 성공할 경우 국내 사용을 넘어 수출도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국제 사회에서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자력발전, 청정수소, CCS(탄소포집·저장)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 활용을 확대하는 무탄소전원이니셔티브(CFE)를 선도하겠다던 정부의 방향과 상충된다. 심해 해저에 1개의 시추 구멍을 뚫는 데는 약 1000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여전히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적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리, 송전망 확충 등 에너지업계 당면 현안들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 에너지정책의 우선순위와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가 커진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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