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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빈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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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A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 814조원… 한·미 협력 강화할 필요성 커져”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 내 인력 부족 해소를 위해서라도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의 다자간 협력 체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SIA는 한-미간 기술·경제 안보 정책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입장이다. 19일 SI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6110억달러(한화 약 813조8520억원)로 전년 5269억달러 대비 15.9%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SIA는 미국 기업들이 올해 글로벌 시장 매출의 50.2%를 차지하며,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0.2%p 상승해 1위를 수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2023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약 14%로 2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반도체 시장은 1조달러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성장세에는 '반도체 칩과 과학법(이하 칩스법, CHIPS and Science Act of 2022)'이 시행되자 올해 8월 기준 90개 이상의 신규 제조 프로젝트가 발표돼며 총 4500억 달러 투자 계획이 시행되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이로써 2032년까지 미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은 203% 가량 증가하고 10나노 이하 첨단 로직 칩 생산 능력은 28%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SIA는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하는 것과 달리 인력 수급에는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0년까지 엔지니어 2만7300명·컴퓨터 과학자 1만3400명·기술자 2만6400명 등 6만7000명에 달하는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인력 양성을 위한 포괄적 전략 수립 필요성이 강조된다. SIA는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STEM, Science·Technology·Engineering·Mathematics) 교육 강화 △고숙련 글로벌 인재 유치 △표준화된 기술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을 제안했다. 2023년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593억달러(한화 약 78조9995억원)로 매출의 19.5%인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한국 기업들의 R&D 지출은 매출 대비 10.3%로, 미국(19.3%)과 대만(14.0%)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와 같은 각 기관들은 칩스법에 따른 R&D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SIA는 세계 주요국들의 반도체 정책을 소개하며 협력 수준 제고를 주문했다. 특히 한국·일본·유럽연합(EU)과 각각의 반도체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세계반도체협의회(WSC) 등 다자 간 협력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과 규모에 대한 부분도 거론했다. 올해 5월 우리 정부는 국내 반도체 설계·제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약 190억달러(한화 약 25조3004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1월에는 향후 20년 간 4720억달러(한화 약 628조5152억원)를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와 같은 정부 지원에 대응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표했고, 새로운 전·후 공정 제조 능력과 R&D·설계 센터, 인력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우리나라는 미국과 기술·경제 안보 정책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공급망·상업 대화(SCCD)를 통해 반도체 특화 워킹 그룹을 설립해 산업 공급망 강화·공동 R&D 노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전자-리코, 121조원 디지털 업무 환경 시장 잡는다

LG전자가 글로벌 오피스 솔루션 기업 '리코(Ricoh)'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글로벌 B2B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최근 리코와 '기업 내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서비스 발굴 및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B2B사업 확대를 위한 공동 영업과 신규 사업 기회 발굴 등 기업용 토털 솔루션 공급 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리코는 세계 1위 디지털 복합기 제조사로 △기업용 IT 제품 생산 워크 플로 자동화 솔루션 △IT 서비스·컨설팅 △화상 회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글로벌 오피스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를 대상으로 B2B 사업을 하고 있다. 창립 이래 80여 년간 오피스 솔루션 관련 사업을 운영해 온 리코의 노하우에 LG전자의 차별화된 기업용 디스플레이 제품 라인업과 B2B 솔루션 등을 접목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8월 미래비전 실현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 전략의 일환으로 B2B 가속화를 언급하며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B2B 비중을 45%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B2B를 기존 단품 공급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더하는 고부가 사업으로 확장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시장 조사 업체 마켓 리서치 퓨처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업무 환경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37억 달러(한화 약 45조 원)에서 오는 2030년 약 905억 달러(한화 약 121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 평균 성장률(CAGR)은 약 15%에 달한다. 타카시로 이리사 리코 디지털서비스사업 총괄부문장은 “이번 글로벌 전략 파트너십 체결로 LG전자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리코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에게 발전된 업무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백기문 LG전자 ID사업부장은 “글로벌 B2B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전선, 美 실리콘밸리에 900억원 규모 HVDC 케이블 공급

대한전선이 미국에서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사업 기회를 확보하며 차세대 분야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한전선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320kV 전압형 HVDC·500kV HVAC 프로젝트의 케이블 공급자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미국 전력 회사인 'LS파워 그리드 캘리포니아'가 발주한 프로젝트로, 총 수주 규모는 9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은 북부 캘리포니아, 특히 실리콘밸리·산호세 지역 등의 전력망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지역은 최근 인공 지능(AI) 관련 비즈니스·첨단 IT 기업들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현지 HVDC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다. HVDC는 교류 전력을 직류로 변환시켜 송전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대규모 송전의 핵심 기술이다. 특히 대한전선이 수주한 전압형 HVDC는 전류형에 비해 양방향 송전과 변환소 설치가 용이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풍력·태양광과 같은 신 재생 에너지 발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미국·유럽 등의 송전망 운영 기업(TSOs)들은 최근 추진하는 다수의 신 재생 에너지 계통 연계 프로젝트나 국가 간 전력망 연계(슈퍼 그리드) 사업에 전압형을 채택하고 있다. HVDC 케이블 시스템 개발에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세계적으로 소수의 기업만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한전선은 HVDC 분야의 기술력 강화에 집중해 국내 최초로 3000SQ(㎟) 단면적에 90℃ 허용 온도를 적용한 525kV 전압형 HVDC 케이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대한전선은 HVDC 수주의 포문을 연 만큼, 향후 국내외에서 추진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500kV HVAC 케이블 시스템은 현재 상용화된 교류 지중 케이블 중 가장 높은 전압이다. 현재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돼 있고, 국내 최초로 대한전선이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대한전선은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미국에서 진행된 모든 500kV 프로젝트를 수주·수행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결과는 미국 내에서 진행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과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 주효했다. 대한전선은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확대를 전망하고 2017년부터 영업력을 집중해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올해에는 이번 프로젝트를 포함해 총 6100억 원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세금 포함 편도 7만4300원”…제주항공, 인천-마카오 항공권 할인 판매

제주항공은 오는 20일 오전 10시부터 10월 10일 오후 5시까지 3주 간 마카오 항공권을 할인 판매한다고 19일 밝혔다. 해당 항공권으로는 오는 12월 10일까지 탑승 가능하고, 가격은 유류 할증료·공항 시설 사용료 등을 모두 포함한 편도 총액 기준 7만4300원부터다. 제주항공은 주 7회 일정으로 인천발 마카오행 운항편을 띄운다. 비행 소요 시간은 약 4시간이다. 또한 마카오와 홍콩은 직선 거리로 약 64km 떨어져 있어 버스나 페리로 약 1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현재 주 14회 일정으로 운항 중인 인천-홍콩 노선을 활용하면 '인천-마카오-홍콩-인천'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여행 구성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첨단 무인기 개발 선도

과거 운용 인력이 필수 였던 병기의 무인화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무인기 개발사업을 통해 미래 핵심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인공 지능(AI)과 빅 데이터, 사물 인터넷(IoT) 등 더욱 진보한 과학 기술들이 무기 체계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입증되듯 전쟁 수행 개념은 대규모 자본과 첨단 기술이 승패를 좌우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무인기는 급조 폭발물(EOD) 제거·근접 항공 지원(CAS)·적 방공망 제압(SEAD)·부상자 수송·암살과 같이 부대원 사망·부상이 예상되는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 민간 항공사 중 유일하게 연구·개발(R&D) 조직인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두고 있어 방위산업체라는 이중 지위를 지녔다. 김해 테크 센터를 중심으로는 △항공기 완제기·부품 개발 △위성체·발사체·무인 항공기 개발 △항공기 개조·성능 개량 등 개발·제조 사업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 중 무인기 사업은 미래 항공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2000년대 초 해당 분야에 진출했다. 2010년에는 사단 정찰용 무인기 'KUS-FT' 체계 개발에 착수해 2016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국내 최초 무인기 감항성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2020년 12월에는 초도 양산·군 전략화를 마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품 국산화율 95%를 달성해 외산 부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며 “국내 산악 지형에 적합하도록 발사대 이륙·급강하 자동 착륙 기술 등을 적용해 자주 국방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기존 사단급 무인기 개발·양산 등 개선 소요에 입각래 '리프트 앤 크루즈' 방식의 수직 이착륙 무인기 'KUS-V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차기 사단급 무인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군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는 '틸트 로터' 기술이 적용된 무인기 'KUS-VT'를 공동 개발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용화 모델로 개발해냈다. 틸트 로터는 이착륙 시 프로펠러가 수직 방향으로 유지되다가 비행할 때는 수평 방향으로 자동 전환되는 기술이다. 또한 육군이 운용하고 있던 MD500을 무인화 해 다목적 무인 헬리콥터 'KUS-VH'을 개발해 2019년 호버링 비행 시험에 성공하고 후속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상용 드론은 비행 시간이 20~30분에 불과해 장시간 임무 수행의 한계가 분명했다. 대한항공은 내연 기관·배터리를 결합한 5kW급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해 최대 2시간 동안 날 수 있는 소형 드론 'KUS-HD'을 자체 개발했다. 제주소방본부는 KUS-HD를 사고·화재 현장 실시간 모니터링과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실종자 수색 등 소방 전술 차원에서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 사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영역으로 분류해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해 저피탐 무인 편대기를 설계 중이다. 작년 6월에는 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비행 시범기 개발 과제도 따내 국내 스텔스 무인기 개발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수백 대가 자율 군집 비행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최신 기술 R&D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 종합 기업인 당사는 국내 무인기 개발을 이끄는 '퍼스트 무버'"라며 “미래 무인기 산업의 무한한 성장과 발전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인텔의 몰락, 삼성전자는 안녕하십니까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콜드 플레이'의 명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의 가사는 몰락한 왕이 화려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비참한 최후를 맞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이는 과거 '외계인을 고문해서 신제품을 만들어냈다'는 찬사를 받았던 미국 종합 반도체 기업(IDC) 인텔의 모습과 판박이다. 인텔은 개인용 컴퓨터(PC)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코어 시리즈를 출시하며 AMD를 압도하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당시 인텔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설계 기술력을 자랑했다. 인텔은 PC 시장에서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훨씬 많은 칩을 꾸준히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이는 최신 제조 공정 경쟁에서 경쟁 우위를 다져나갈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이 등장했고, '내 손 안의 PC'인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는 동안 PC 시장은 정체기를 맞았고, 이와 동시에 인텔의 아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텔에는 과거의 찬란했던 유산들이 있어 타사 칩을 위탁 생산할 기회가 있었다. ARM 명령어 셋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칩을 설계해 판매했더라면 여전히 시장 내 인텔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인텔은 자체 설계한 x86 아키텍처 칩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드는 최악의 수를 뒀고, ARM 아키텍처 대비 성능과 전성비 면에서 모두 처참히 깨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인텔 제국을 확실히 나락으로 보내버린 6대 최고 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6년의 재임 기간 중 원가 절감을 통한 단기 성과에 집착하며 2016년에는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해고했다. 해고 인력 대부분은 연구·개발(R&D) 부서원이었고, 이들은 경쟁사로 이직해 인텔은 기술력 격차·규모의 경제 2개의 해자를 모두 상실했다. TSMC와 AMD는 엄청난 반사 이익을 보며 인텔을 제쳤다. 앞으로도 인텔의 미래는 밝지 않다. ARM 아키텍처가 PC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했고, 퀄컴도 이를 기반으로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또 서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고, 고부가가치가 기대되는 AI 서버 영역에서도 인텔이 잘 만드는 중앙 처리 장치(CPU)가 아니라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집중돼있다는 점도 악재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타사 칩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규모의 경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TSMC도 채택한 전략이어서 이제는 오히려 인텔이 넘어야 할 벽이 돼버렸고, 야심차게 추진했던 1.8나노(18A) 공정은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에서 실패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인텔의 몰락이 삼성전자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첨단 기술 패권 다툼으로 번졌고, 삼성전자는 '칩4 동맹'의 질서 속에서도 줄타기를 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인공 지능(AI)·그래픽 처리·데이터 센터 등의 필수 요소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졌고, D램과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는 거센 도전을 받고 있어 과거의 삼성전자가 아니라는 비평도 쏟아진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해체한 HBM 전담 부서는 전영현 부회장이 부랴부랴 부활시키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격차'에서 '추격자'가 됐다는 말이 뼈 아프게 들리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생존을 위해 혁신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에 있고, 무엇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화 속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추진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로 반도체 사업 5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 업계 최초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도입했고, 3나노 공정에서 시장을 선도할 경쟁 우위를 확보해 TSMC에 열세인 상황 역전극을 모색하고 있다. 파운드리가 걸음마 단계라서 TSMC에 밀리는 건 사실이지만 이를 당연시 해서는 안 된다. '칩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는 “관료제에 가까운 인텔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하려는 노력 조차 기울이지 않아 혁신과 멀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인텔로부터 무슨 교훈을 얻었는가.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56조2000억원’…산업 스파이에 피멍 드는 K-산업, 처벌은 ‘솜방망이’

첨단 산업 경쟁이 더욱 격화됨에 따라 기술 유출 사고 규모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피해에 대한 사후 처벌 수위가 타국 대비 낮다는 점이 끊임 없이 지적돼 법제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지난 10일 중국 반도체 제조사 청두가오전(CHJS)의 대표이사 최모 씨와 공정설계실장 오모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원 출신인 최 대표는 2020년 8월 중국 지방 정부와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으로 있던 오 씨 등 반도체 전문 인력을 상당수 영입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탈취해 부정 사용해 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사고 있다. 이들에 의해 유출된 기술은 18나노·20나노급 공정 개발에 관한 것으로, 경제적 가치는 4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서울청은 추가 기술 유출이 이뤄졌는지를 살펴보며 이 사건에 대하 국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해 경제 안보의 근간을 뒤흔들었다고 규정했다. 이처럼 반도체·2차 전지·자율 주행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해외로의 기술 유출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외국으로 산업 기술이 유출된 사례는 총 96건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14건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 23건으로 계속 늘어가는 추세다. 산업 스파이의 손에 넘어가 기업들이 피해를 보는 금액은 연 평균 약 56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2022년 한국경제인협회 조사 결과도 있다. 첨단 기술력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세계 각국은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한 첨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상대 국가의 산업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핵심 기술 해외 유출 시 3년 이상 징역과 15억원 이하 벌금을 병과하고, 그 외의 경우 15년 이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는 정작 실제 처벌이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1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처리된 1심 형사 공판 사건은 총 33건이다. 이 중 무죄(60.6%), 집행 유예(27.2%)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재산형·실형 선고는 각각 2건(6.1%)에 불과했다. 재판부는 '지식 재산권 범죄 양형 기준'을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판단 근거로 삼는데 재계는 양형 기준이 낮아 상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양형 기준이 존재하지만 '형사 처벌 전력 없음'과 '진지한 반성' 등이 사실상 작량 감경의 요소로 작용한다는 게 최대 불만 사항이다. 2022년 대만은 국가안전법을 개정해 경제·산업 분야 국가 핵심 기술 유출을 간첩 행위로 간주해 처리한다. 이 경우 5년 이상 12년 이하의 유기 징역과 최대 1억 대만 달러(한화 약 42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미국은 기술 유출을 6등급 범죄로 보고 0∼18개월까지의 형량을 정해뒀다. 이 외에도 피해액에 따라 최고 36등급까지 상향해 최소 15년 8개월에서 최대 33년 9개월까지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양형 기준을 마련해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해 11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해 법사위원회에 이관했다. 개정안은 기술 유출 행위자에 대한 벌금형 상한을 15억원 이하에서 65억원 이하로 상향하고, '산업 기술' 유출 행위에 대해서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서 3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한을 높여 처벌을 강화함을 골자로 한다. 또 고의적인 산업 기술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 배상 한도를 기존 3배에서 5배로 높였다. 법무법인 세종 관계자는 “산업 기술 유출·침해 행위의 범위가 확대되고 처벌이 강화됨으로써 이와 관련한 법적 문제나 대응의 필요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총체적 난국’ 인텔, 파운드리 분사 결정…전체 직원 15% 해고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미국 종합 반도체 기업(IDM) 인텔이 반도체 위탁 생산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또 유럽·아시아에서의 신규 공장 건설 작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텔은 위기 탈출 차원에서 파운드리와 설계를 분리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부터 파운드리 사업부에 대해서는 별도 재무 실적을 발표해왔는데, 이를 완전 분리시켜 독립 자회사로 둔다는 것이다. 파운드리 자회사가 되면 독자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설계를 담당하는 회사의 주주 가치도 제고할 수 있게 된다. 실제 팻 겔싱어 인텔 최고 경영자(CEO)는 “두 사업부를 분리할 경우 제조 부문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독립성에 대한 고객 우려 완화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앞서 인텔은 겔싱어 CEO가 사령탑에 오른 이후 파운드리 사업 본격 재진출을 선언하며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년 간 투입한 자금은 250억달러(한화 약 33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공장 건설에 거액이 들어감에 따라 시장에서는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됐다. 아울러 독일·폴란드 공장 건립 프로젝트를 2년 간 멈추고 말레이시아 내 제조 프로젝트도 보류하기로 했고, 다수의 사무 공간도 축소하기로 했다. 또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 회로 반도체인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생산 기업인 알테라 지분도 일부 매각한다. 인텔이 2015년 인수한 이곳은 반도체 칩을 다용도로 맞춤 제작한다. 이와 동시에 인텔은 100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 조정 계획안 발표해 전체 직원의 15%를 해고하기로 했다. 또 2024 회계연도 4분기에는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간 자본 지출도 20% 이상 감축하기로 했다. 인텔은 또 아마존 웹서비스(AWS)와의 파트너십을 연장하고,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인공 지능(AI)용 맞춤형 칩 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공표했다. 이어 '시큐어 엔클레이브(Secure Enclave)' 기밀 계획에 따라 국방부에 공급할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위해 최대 30억 달러를 수주했다고 부연했다. 이는 지난 3월 반도체법에 의거해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로 한 85억 달러와는 별개다. 겔싱어 CEO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력을 다해 싸워야 하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잘 실행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비판자들을 잠재우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올해 2분기 인텔 실적은 월스트리트의 전망치를 하회했다. 3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꼬박 1년 전 37.99달러로 마감했던 주가는 이날 20.91달러로 폭락한 상태다. 시장은 인텔이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고 보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보조 배터리, 갖고 타세요”…비행기 반입 금지품 확인 필수

추석 연휴 기간을 맞아 100만명 이상이 항공 교통편을 이용해 전국 공항이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항공보안법상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을 공항에 소지한 채로 오는 경우도 허다해 사전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한국공항공사(KAC)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18일까지 6일 간 전국 14개 공항을 이용하는 이용객이 147만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선은 112만명, 국제선 35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추석 대비 4.8% 가량 늘어 23만6000여명이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반입 금지 물품 적발 건수도 상당하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한국공항공사가 공시한 공공 데이터 포털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김포국제공항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적발 건수는 총 30만1173건에 달한다. 또한 코로나19 시국 종료 이후 항공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세에 여행객의 기내 반입 금지 물품 소지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가 수백명이 타는 교통 수단이라는 점을 들어 기내 보안 사고 발생 시 항공보안법과 항공안전법, 관련 고시를 통해 처벌토록 규정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속서(Annex) 18과 항공안전법은 폭발성·독성·부식성·인화성 가스 또는 증기를 방출할 가능성이 있어 사람이나 항공기에 해를 입힐 수 있는 물질 또는 물품을 '항공 위험물(dangerous goods)'로 정의한다. 또한 관계 법령이 정한대로 위험물임을 신고하고 포장·표기·관련 절차에 따라 운송돼야 하고, 위반시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대상과 기준은 승객이 직접 휴대해 기내로 들고 타는 짐과 탑승 수속 단계에서 항공사에 운송을 위탁하고 부치는 짐으로 구분된다. 객실 내 반입 금지 목록에 포함된 △총기류·구성 부품 △전자 충격기·퇴치 스프레이 △뾰족하거나 날카로운 물체 △공구류 △둔기·스포츠 용품 △인화성 물질 △액체‧분무‧겔류는 체크인 카운터에서 담당 직원에게 부쳐달라고 요청하면 처리가 가능하다. 한편 △뇌관 △기폭 장치류 △군사 폭발 용품 △폭죽 △조명탄 △연막탄류 △화약·플라스틱 폭발물 △토치 △토치 라이터 △인화성 가스·액체 △위험·독성 물질 등 항공기 내외부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장치는 들고 타거나 위탁 수화물 처리도 금지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진에어, 10월 1일부 기내 라면 안 판다…난기류 증가세 의식

진에어는 오는 10월 1일부터 전 노선에서 기내 라면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13일 밝혔다. 판매를 중지하는 품목은 △신라면 △짜장범벅 △오징어짬뽕 △튀김우동 △누룽지 등 총 5종이며 10월 1일부터 진에어 항공편을 이용하는 모든 승객은 기내에서 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번 판매 중단은 난기류 시 발생할 수 있는 화상 등 기내 안전사고 예방과 국토교통부의 난기류 안전 대책 강화 권고에 따른 조치이다. 진에어는 라면 서비스 중단 이후 대체 간편식을 도입하고 사전 주문 기내식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진에어에 따르면 기존에도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전용 비닐 지퍼백에 담아 제공해 왔으나 기내라는 협소한 공간에서 서비스가 이뤄짐에 따라 화상 등의 위험성은 상존해왔다. 진에어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부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측면은 있으나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 확보와 환경 보호를 위해 비닐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점을 우선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진에어는 난기류 안전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객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세분화해 비행 시간 3시간 이상 시 착륙 40분 전, 3시간 미만 시 착륙 30분 전으로 조정한 바 있다. 또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난기류 인식 플랫폼(ITA)을 도입해 난기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분석하며 안전 운항에 힘쓰고 있다. 이 외에도 사내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해 난기류 사고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 절차 개선과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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