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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준현 기자 입니다.
  • 건설부동산
  •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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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와 부동산시장]④ 개인은 ‘영끌족’ 피하고, 건설사들 ‘패러다임’ 바꿔야

지난해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기록됐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출산율이 1.58명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출산율은 재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인구감소가 필연이라면 개인와 기업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인구감소 신호가 이제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출산율과 혼인율이 저하되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해 당분간 주택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구수가 유지 또는 늘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최소한 2040년부터는 이마저 감소할 수 밖에 없어 시장의 구조적 변동이 불가피하다. 특히 실거주자 입장에선 주택을 매매해야 할지 장기임대로 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게 현실이다. 지금까지 서울 등 주요 도심의 1주택자는 빚을 내서라도 똘똘한 한채를 매입해 가격이 상승하면 팔아 더 큰 주택으로 옮기거나, 평생 보유하고 있다가 팔아서 노후 자금으로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택 가치의 장기적 하락이 불가피해 이런 전략은 쓸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영끌'을 피하라고 권하고 있다. 소득의 50% 이상을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이자 지급에 쓰지 말라는 것이다. 실거주를 위해 집을 사고 싶다면 청약시장을 지속 두드리거나, 저렴한 경매매물로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게 좋다. 또 노후 대비를 위한 주택 매수 후 향후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다. 주택이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실거주자는 주식이나 기타 대체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도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은 월세 등 임대로만 거주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남는 돈을 주식, 채권 등 다른 분야에 투자해 자산을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입장에선 선별 투자가 강조될 것으로 전망됐다. 거주 인구 규모에 따라 특정 지역은 초고층 밀집 개발이 진행되고 나머지 지역은 슬럼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등 재개발로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알짜배기' 땅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지역이나 실버주택 등 임차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곳이 주요 투자처로 떠오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가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인지하고 세제 혜택이나 대출관련 규제완화 대책을 내놓으며 상황 악화를 막고 있다"며 “다만 결국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만 가격 상승 요인을 부추길 수 있어 향후 쏠림 현상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구조가 변화하는 만큼 건설업 부문의 대내외적 환경도 확 달라진다. 신규 주택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국내 건설업체들의 주요 업무 영역이 임대 주택 공급, 주택 리모델링이나 인프라 건설, 해외 부문으로 변화될 수 있다. 또 현재 초기 단계인 프로젝트매니지(PM) 방식을 활성화해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효율성·비용 절약은 극대화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의 제도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주택공급 활성화 세미나에서 “하나의 공간에 주거와 업무, 상업활동 등 수요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가변성을 높인 리모델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선 또 인구 감소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민간 장기임대주택 보급 활성화를 위해선 일정한 수익성 보장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민간 사업자들이 임대 주택 사업에 뛰어들려면 그만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며, 그래야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택 공급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지방의 빈집 해소도 향후 과제다. 지방 관급공사를 주로 하는 C 대표는 “앞으로 지방 소도시나 농촌은 디트로이트처럼 빈집으로 가득찰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도시철도망을 좀 더 촘촘하게 구축해서 소멸되는 공간의 빈집을 문화 및 관광산업과 연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면 변화하는 인구감소를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건설업계의 변신도 요구된다. 신기술을 활용한 비용 절감·제로 탄소 시대 개막·시간 단축·인력 투입 최소화 등이 과제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설계 최적화 솔루션이나 3D설계인 BIM과 가상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사물인터넷(IoT), 모듈러건축, 3D프린터 등 신기술 개발과 활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시장 진출 확대도 필수다. 해외건설 관계자는 “해외진출에는 정부의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개발도상국 등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나 각국 인프라 건설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지 발주자 협업 및 금융지원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안 팔리는 전세사기 경매주택...HUG 대항력 포기가 관건

주택 경매시장에서 비(非)아파트인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등의 매각률이 10% 초반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UG가 인수한 주택도 경매시장에서 쉽게 팔리지 않는 실정이다. 1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평균 28.82%였던 낙찰률을 보였으나, 이후부터 지난 3월까지는 평균 11.54%의 낙찰률을 보이고 있다. 비아파트 경매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빌라 진행건수는 약 800여건 정도였으나 이후부턴 900건에서 1400건까지 지속 1000건대로 물건이 쌓이고 있다. 매매가격을 웃돌거나 그보다 비싸게 전세를 줬던 갭투자자의 깡통전세 물건이 지속 나오고 있고, 여기에 전세사기 여파로 나온 물건까지 겹치면서 물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의 빌라를 인수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물건마저 매각율이 10%대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개월(1~3월)을 보면 비아파트 매각율은 19.07%로 기록됐다. 이 중 경매 낙찰자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대항력 있는 물건은 12.39%,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인수한 물건은 10.54%의 매각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HUG의 인수조건변경 물건은 전세보증보험을 가입한 세입자가 HUG를 통해 보증금을 먼저 받고, HUG는 그 집을 경매에 신청하는 경우를 말한다.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9건까지 매각됐던 HUG 물건은 올해 1월 76건, 2월 72건까지 매각됐더니 3월에는 46건만이 매각됐다. 저조한 매각율이 반복되는 것은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시장의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아 경매로서도 매력을 잃어서다. 또한 대항력이 있는 선순위 보증금이 있는 깡통주택은 유찰이 10회는 우습게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HUG가 대항력(묶여있는 보증금)을 포기한 물건은 곧 팔릴 수 있다는 희망도 공존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빌라 시장이 녹록치 않다 보니 유찰이 반복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신통기획이나 모아타운에 지정된 물건들만 그나마 팔리는 실정이다"며 “그럼에도 자체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HUG가 인수한 물건들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한 자릿수였던 낙찰율이 10%대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지옥션은 HUG가 채권자로 있는 경매 진행물건을 대상으로 진행물건과 예정물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3월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채권자로 있는 경매 진행물건 약 2000여건, 경매 예정물건 약 3000여건의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편, 향후 제보를 통해 수집된 전세피해 소명 물건들을 추가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건설업계 ‘작업중지권’ 적극 활용… ‘산재공화국’ 오명 벗을까

#올해 2월 삼성물산의 부산 한 토목 공사현장. 성토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한 근로자가 경사면 끝부분 암석이 있어 이동시 굴러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작업중지를 요청했다. 예전같았으면 쉽지 않았겠지만 2021년 도입한 작업중지권에 따라 삼성물산 측은 곧바로 작업을 멈추게 한 뒤 암석을 제거한 후 작업을 재개해 만약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 가장 소중한 인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 조치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1월 평택의 한 건축 현장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크레인 자재 운반 작업 중이던 운전자가 미세먼지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자 작업 중지를 요청했 주요 건설업체들이 '산재 단골'이라는 건설업의 악명을 떨쳐내기 위해 동비한 작업중지권 제도가 실제 근로자들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된 근로자의 권리로 대부분의 건설현장에 모두 도입하고 있는 제도지만 그동안 사실상 사문화됐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활발히 활용되면서 중대 재해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 3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삼성물산이 대표적 사례다. 삼성물산은 이후 국내 113개 현장에서 총 30만1355건의 작업중지요구를 수용했다. 하루 평균 270건, 5분마다 한번씩 근로자가 작업중지를 행사한 것이다. 특히 3년차인 지난해 한 해 동안 총 24만8676건으로 작업중지권 행사가 크게 늘었다. 삼성물산은 이에 현장 위험 발굴 어플리케이션인 'S-TBM'을 전 현장에 적용해 더 쉽게 활용하도록 보장해줬다.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비슷하다. 이미 2020년 현대건설, GS건설, 롯데건설을 시작으로 지난 2021년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가 작업중지권 보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체 플랫폼 '안전신문고'를 구축해 스스로 작업중지 신고와 제안할 수 있도록 소통 창고를 열어뒀다. 지난해 10월 기준 1518건의 근로자 작업중지권이 발동됐다. 또 'H-안전지갑' 제도를 도입해 안전활동을 하면 포인트를 주는 인센티브를 활용하고 있다. 대우건설도 작업자에게 우수 사례에 대한 개인 포상을 확대하고 있다. 초반 도입 당시 대비 3년 만에 15배 넘게 작업중지권 행사 실적이 늘어났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근로자 안전보건플랫폼을 도입해 작업중지권 접수 기능을 구축하고 마일리지 제공 이벤트를 통해 근로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다만 작업중지권을 도입한다고 해서 사망사고가 아예 없을 순 없다. 현장에서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3분기까지 공개한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 명단을 보면, 2022년~2023년 본격 작업중지권을 도입한 때에도 예외없이 10대 건설사 모든 현장에서 사망사고 1명 이상이 꼭 발생했다. 사고를 최소화할 수는 있으나 만능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작업중지권 행사를 고려한 적정 공사기간 보장 등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건설현장은 공기와 비용이 가장 최우선적이기에 근로자들이 작업중지권을 써도 현장 작업반장이 그냥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아무리 원청 입장에서 관리를 한다고 해도 현장에선 쉽게 중지권 행사를 할 수 없으니, 근로자가 작업중지권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발주자가 적정공기(공사기간)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최근 건설현장에선 사고 예방을 위한 또 하나의 수단으로 바디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는 “이미 안전모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작업하는 행위를 현장 곳곳에서 시행했으나 사고 감소율이 크게 개선이 되지 않았다"며 “사고는 결국 '빨리빨리'라는 조급한 공기에 기인해 발생하는 만큼 적정한 공기를 줘야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건설진단]‘신사업 찾아 3만리’ …기후변화 적응 나선 10대 건설사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가 기후 변화·탄소 제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신사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기존 토목·주택·플랜트 등에만 주력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환경, 자원순환경제 등 신규사업 분야에서 새 성장 동력 창출에 애쓰고 있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최근 발표한 2024년 대형건설사 영업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주요건설사들이 신규사업 분야 조기 안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물산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친환경·무 탄소 관련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건설도 SMR과 수소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 노력 중이다. SMR은 기존 대형원전과 달리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형으로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어 미래 원전산업으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GS건설도 국내외 신재생 분산형 에너지 사업(태양광)을 진행하고 있고, 2차전지를 재활용한 사업에도 투자 중이다. 여기에 인프라 및 수처리 사업 운영 모델까지 구축하며 밸류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사업을 선도 중이다. 정유나 석유화학, 철강, 발전소 등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저장하거나 다른 산업재로 활용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이 분야는 DL이앤씨가 국내 최고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는 또 대우건설이 올해 환경규제 강화와 자원고갈 문제, 친환경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자원순환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건설이 올해는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시니어 산업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도 내놨다. 그룹 차원의 목표에 부합한 신사업을 구상하는 건설사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2차전지와 저탄소 철강·수소 등 그룹의 신사업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 청정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과 해상풍력발전 사업이 본격화되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도 모(母)그룹의 '친환경 그린 사업'에 주력에 발맞추고 있다. 배터리 후처리 재활용 기술인 'EV배터리 재활용'과 그린수소 암모니아 사업 등 '환경 업스트림' 등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롯데건설도 미래성장 사업 육성을 실현하기 위한 영업전략을 구상 중이나 구체적 사업화 실적은 아직 없는 상태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의 신사업 다각화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 건설경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이미 세계 주요 건설기업들이 모두 기후 변화·탄소 제로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친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적극 나서는 등 사업 다각화로 방향을 전환한 상태다. 실제로 미국의 건설·엔지니어링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 Record)이 선정한 세계 1위 건설사 프랑스의 '방시(VINCI)'는 신재생에너지사업에 3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M&A)도 건설보단 에너지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세계 2위인 스페인의 '그루포 ACS'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로 유치원과 병원, 요양시설 등 복지 쪽에 많은 투자를 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김화랑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우리 건설기업이 그간 유럽 선진업계처럼 건설산업 내의 밸류체인 확대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일본기업처럼 신기술 등에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추세"라며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똑같은 모델을 구상하지 않고 SMR, CCUS, 수처리, 폐기물 등 차별화 상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애 낳으라며 겨우 방 2개?”…외면 받는 매입임대주택

서울시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신혼 및 신생아를 낳은 부모들에게 매입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이를 키우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이 필요한데 대부분 방 2개 이하 소형 평형이 공급돼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SH서울주택도시공사에 따르면 SH가 지난달 모집한 '2024년 1차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1.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부분 방 2개 등 소형평형 주택이 공급되면서 무자녀 신혼부부가 대거 지원한 반면 신생아 가구는 전체 약 2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매입임대주택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주택을 매입해 주거 취약계층에 재임대하는 형태의 주택이다. SH의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매년 3월과 9월에 공고가 올라온다. 기본적으로 '매입임대I'은 월평균소득 50~70%이내에게 시중시세 30~50% 수준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다. '매입임대II'는 월평균 소득 80~120%이내에게 시중시세 60~70%로 제공하고 있다. SH의 신혼·신생아 매입임대는 올해 처음으로 공급됐다. 매입임대I과 II 각각 350가구씩 총 700가구다. 1순위는 2년 이내 출생한 자녀가 있는 신생아가구와 보호대상 한부모가족이다. 2순위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 (예비)신혼부부와 6세 이하 자녀 있는 한부모가족이 대상이다. 3순위는 무자녀 (예비)신혼부부, 4순위는 1~3순위에 해당하지 않는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혼인가구, 5순위는 월평균소득 120% 이내 가구다. 보통 매입임대주택은 3순위 선에서 마감되기에 4, 5순위까지 기회는 오지 않는다. SH에 따르면 이번 700가구 공급에 총 1224가구가 지원해 경쟁률 1.74대 1을 기록했다. 매입임대I은 687가구, 매입임대II는 537가구가 지원해 각각 1.96대 1, 1.53대 1이 나왔다. 그러나 1순위 자격이 있는 신생아 출산 가구는 매입임대I에 218가구, 매입임대II에 78가구만 각각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지원자 중 24.1%밖에 해당하지 않는 수치다. 반면 3순위인 무자녀 가구 자격으로 지원한 사람은 총 851가구에 달했다. 이유는 공급된 주택들이 아이들을 키우기 힘든 소형 평형들이었기 때문이다. 매입임대I은 226채 중 6채만이 쓰리룸이고 나머진 모두 투룸이다. 또 매입임대II는 119채 중 11채만이 쓰리룸이었다. 주택을 통해 저출산 저하를 방지하겠다는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입지도 특정 지역에 치우쳐 있었다. 전체 물량 중 68%(235가구)가 금천구, 도봉구, 종로구 등 3개구에 몰려 있었다.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마포구, 서대문구, 노원구, 관악구 등에선 공급이 되지 않았다. 서울 금천구 독산역 거주 신혼부부 A씨는 “소득이 낮기에 아파트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빌라에 당첨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이긴 한데, 아무리 신생아라고 해도 투룸에서 아이를 키우기엔 공간활용이 쉽지 않아 다른 선택지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H 관계자는 “매입임대는 국토부에서 결정하는 것이기에 투룸이나 쓰리룸 등 평형과 입지를 우리가 결정할 수 없다"며 “향후 매입임대주택이 얼마나 공급될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매입임대주택은 정부가 주거취약계층 입장에서 공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소비자의 주거수준을 만족하지 못 하고 있다"며 “좀 더 소비자 욕구 수준에 맞는 주택들이 공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정부 ‘규제 완화’ 동력 상실…野 부동산정책 입법 주목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다수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집 값의 경우 거래 절벽·가격 하락 등 현 시장 상황이 고금리 등 대외적 요인에서 기인한 만큼 이번 총선 결과와 직접 연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재건축 규제 완화·보유세 경감 등 정부 정책 기조는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부가 국회를 통해 추진하려 했던 부동산 각종 규제완화책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재건축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나 보유세 부담을 줄여주는 공시가격 현실화, 다주택자의 중과세 및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폐지 등의 정책이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먼저 보상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특별법 개정안은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총선 결과가 아파트 값, 거래량 등 시장 상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의 집 값 하락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공급된 과잉 유동성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거시 경제 요인에서 비롯됐다"면서 “총선 결과에 따른 정부의 정책 방향 변화가 집 값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 국회 다수를 차지하게 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제안한 공약 중 국회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들은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부동산공시법) △다주택자 세금 규제완화(지방세법) △임대차2법(주택임대차보호법)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완화(도시정비법) △분양형 실버타운 재도입(노인복지법) 등 야당이 반대하는 입법안은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윤석열 대통령이 스물 한 번째 민생토론회를 통해 폐기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법 개정 사항인데다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국회 통과가 불가능해져 폐지를 단언할 수 없게 됐다. 또 올해 1월 윤 대통령이 '징벌'이라고 언급한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도 마찬가지다. 대신 민주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임대차 보호 관련 법 개정, 보완 작업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임차인의 부담감을 낮추고자 월세 세액공제 확대 및 세액공제 소득제한 완화 등의 카드를 쓸 수 있게 됐다. 여당이 폐지하려고 한 '임대차 2법'인 계약갱신청구권(2년 의무 연장)과 전월세상한제(5% 상한선)는 현행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임차인등록제'를 도입해서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식으로 임대차 시장의 불균형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건축 안전 진단 규제완화도 불투명하게 됐다. 물론 안전진단이 최근 요식행위처럼 쉽게 통과하게 이미 개정안이 나오기도 했고, 정부가 각종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면서 정비사업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어 재건축 추진 속도에는 크게 영향은 주지 않을 수 있다. 노인을 위한 '분양형 실버주택' 재도입은 10년 만에 부활을 꿈꿨지만 법 개정이 필요해 추진이 불투명하다. 대신 민주당은 복지주택 10만 가구 공급 및 고령자에 공공 요양주택 이주 지원 등의 노인주택 공급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 실현될 지 주목된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당이 과반을 못 차지해 규제 완화 동력을 상실했다"면서 “당분간 정부에서도 국회법 통과가 필요한 대책을 가지고 마치 바로 될 것처럼 대책을 발표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이 추진하던 각종 부동산 관련 법안은 힘을 얻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전세사기와 관련한 '선 보상 후 회수' 특별법 개정안이 있다. 이 개정안이 국회 통과·시행되면 민주당의 뜻대로 선보상이 가능해질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금 반환채권 매입과 피해자 요건 확대 등 전세사기 피해자 중심 종합구제대책도 나올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내놓은 무주택자용 기본주택 100만 가구(수도권 50만 가구, 지방특화형 40만 가구, 어르신 복지주택 10만 가구) 공약이 실천될 수 있을 지 여부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신혼부부에게 결혼·출산지원금 1억원 대출 및 자녀출생에 따라 원금 및 이자감면 등도 약속했다. 반값아파트 25만가구 공급, 2자녀 출산시 24평형·3자녀 이상 출산시 33평형 분양전환 공공임대 제공, 신규 공공주택 50% 우선 배정 등의 공약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교통공약으로 철도, GTX 도시철도 도심구간 지하화 및 상부 통합개발, 경의선(서울-수색) 철도용량 확대 등을 내세웠다. 이어 그린모빌리티 중심 철도, 무선급전트램, UAM조기 상용화 등 미래 모빌리티 육성 등도 내놨다. 개발공약에선 지역특화 관광자원 개발, 4대강 녹조 예방, 침수방지 등 건축물 재난안전인프라 강화, 제2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재생에너지 계통연계의 안정성 강화, 지방하천 국가지원으로 승격 등도 공약으로 발표했다. 다만 이같은 공약들은 정부의 동의·뒷받침이 없는 한 현실화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땅 싸게 팔아요”…LH, 부동산 침체에 파격 할인 판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잘 팔리지 않는 토지를 매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장기간 무이자 할부 판매는 물론, 매수자가 장기간 집을 짓지 못할 경우 원금에 이자까지 얹어 땅을 되사겠다는 파격적인 조건까지 내세우고 있다. 8일 LH에 따르면 최근 LH의 토지 매각시 토지리턴제 방식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3일 LH 대구경북지역본부가 경북 경산 대임 공공주택지구 내 일반 상업용지 3필지를 이 방식으로 내놨다. 경쟁 입찰로 공급하며 납부는 5년 무이자 6개월 단위 분할납부다. 토지리턴제는 토지 구매자가 대금 수납 기간 50%가 경과한 날부터 잔금 납부 약정일까지 계약금 몰수없이 합의에 의한 계약 해지가 가능한 조건부 계약을 말한다. 쉽게 말해 땅을 팔고 난 후 일정 기간 내에 착공을 하지 못했을 경우 구매자가 LH에 땅을 다시 팔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LH는 구매자에게 계약금 및 할부 원금에 이자까지 붙여 돌려줘야 한다. 건설사 등은 사업부담이 없다 보니 잘 팔리지 않는 토지를 적극적으로 매수할 수 있고, LH는 미매각 토지를 일단 팔아 미분양 부담을 줄일 수 있다. LH는 지난해 10월부터 이같은 토지리턴제를 재도입해 최근 여러 곳의 미분양 토지 매각에 적용했다. 특히 이전에는 지방 미매각 위주의 공동주택용지와 수도권은 상업용지만 적용했지만, 최근엔 서울 강남권은 물론 수도권 공동주택용지까지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원 당수 지구 공동주택용지(C2BL)와 서울 강남권 주차용지마저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매각 공고를 냈다. 토지리턴제는 과거 2008~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을 때 토지 매각 활성화를 위해 활용됐다. 또 2013년 미매각 토지가 30조원대에 달했던 시기에도 LH가 '원금보장형 토지리턴제'를 실시한 바 있다. 이같은 토지리턴제가 다시 등장했다는 것은 현재도 당시처럼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민간에 팔리지 않은 LH 미매각 토지는 약 2조원 규모다. LH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429억원에 그친 공동주택용지 매각 대금 연체 규모는 올해 3월달 기준 9575억원까지 늘었고, 공동주택용지 해약 금액도 7732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편 토지리턴제는 상황에 따라 LH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양날의 칼'이다. 구매자가 실제로 환불을 요구할 경우 막대한 손실이 생긴다. 2014년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 6·8공구 내 세 개 필지(A1, A3, R1)를 교보증권 컨소시엄에 토지리턴제 방식으로 매각했다가 나중에 두 개 필지에 대한 환매 요청이 들어오는 바람에 이자를 포함해 총 5900억원이나 물어준 것이 대표적 사례다. LH도 리스크를 줄이고자 조건을 완화하지 않으면 매각이 불투명할 것이 분명한 토지들을 대상으로만 제한적으로 토지리턴제를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LH관계자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가 공동주택용지 입찰 자체를 포기함에 따라 향후 주택 공급이 축소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며 “건설사의 재무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일 뿐, 기납부한 계약보증금과 계약보증금을 제외한 납부대금에 그동안 발생한 이자를 합산해 반환하는 조건이므로 LH의 재무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LH는 토지리턴제 외에도 거치식 무이자 할부 방식도 쓰고 있다. 최근까지 고양삼송 종합의료시설용지를 1년 6개월 거치 5년 무이자로 공고를 올렸고, 현재 남양뉴타운 단독주택(점포겸용), 준주거용지 및 병점복합타운 주유소용지도 1년거치 무이자 할부로 나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할인 분양에 들어가면 관심을 갖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업성이 없는 상황이라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상업용지든 공동주택용지든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결국 해당 입지에 어떤 사업이 잘 어울릴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시가 아파트단지 내 택배화물 처리 편의를 제고하고 '택배 갈등'을 해소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이를 위해 건축물 심의 기준에 화물조업 주차공간 설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물류정책과를 중심으로 조만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화물조업 주차공간 실태조사와 세부 기준 마련에 나선다. 이커머스 활성화로 택배차 등 화물차 통행은 급증하는데 건축물 내 화물조업 주차공간 설치가 의무화되지 않아 조업주차장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화물차 기사들은 차도나 보도에 차를 대고 짐을 싣거나 내릴 수밖에 없는데, 불법주차로 인해 차량정체가 발생하고 시민 안전도 위협받는 상황이다. 또 일부 아파트 단지는 지상 통로에 택배 차량 진입을 가로막으면서 입주민과 택배 기사 간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현재 화물조업 관련 법령에는 화물조업 주차장 설치와 관련한 구체적 기준이 없어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시는 분석했다. 실제 물류시설법에는 물류단지 건축 시 적정한 수준의 화물자동차 전용주차장 확보가 필요하다는 원론적 내용만 담겨있을 뿐 구체적 규정은 없다. 주차장법과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역시 건축물 내 화물조업 주차 공간의 당위성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특히 건축물 심의 기준에 중·대형 화물차량 관련 기준을 담아 조업주차 공간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초단계로서 용도·지역·면적별로 발생하는 화물 수요와 조업 공간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현장조사 결과에 따라 건물별로 필요한 화물조업 주차 규모 등을 산출하고 화물조업 주차면 설치 기준, 적정 위치, 동선 체계 및 조업 관련 시설물 설치 규정 등도 마련할 방침이다. 또 건축물 내 화물조업주차장 설치 의무 규정을 두고 있는 해외사례를 적극 검토해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실태조사를 통해 세부 기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구체적 기준을 건축물 심의 기준에 반영하고, 관련 조례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인터뷰] 배영휘 한국CM협회장 “아파트 부실 공사, CM 했으면 막았다”

건설은 기본적으로 도면을 그리는 '설계'와 도면대로 공사하는 '시공'으로 나눠진다. 그렇다면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잘' 설계하고 '잘' 시공하는 것이다. 이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업무를 원활하게 조율하는 것이 건설사업관리(CM)다. 즉, CM이 곧 건설 공사의 모든 영역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건설산업에서 CM이 여전히 '선택 사항'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배영휘 한국CM협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방배동 협회 사무실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CM의 기본적인 개념을 건설 공사 발주자들이 당연하게 인식하게 해야 한다"며 “CM은 설계, 시공 등 건설공사를 제대로 진행하기 위한 필수 절차"라고 강조했다. 최근 몇년새 국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부실 시공 사고도 CM을 제대로 도입했으면 막을 수 있었다는 게 배 회장의 지적이었다. -CM이 건설공사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빈 땅이 있다고 예를 들어보자. 먼저 토지 소유주에게 이 빈 땅이 주택이나 오피스텔, 산업단지 등 어떤 사업이 알맞는지, 주변환경과 장애물들이 무엇이 있는지 파악해 땅의 가치를 판단해줄 수 있다. 이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산정해 주고, 최적의 디자인을 구축해서 좋은 품질의 자재와 장비를 적절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또 좋은 시공사를 선정해 부실시공 없이 안전하고 튼튼하게 공사를 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를 적재적소 배치해 사업전반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 CM이다. 오케스트라로 치면 지휘자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발주자는 의무적으로 CM을 써야 하나? ▲현재 공공공사는 200억원 이상 공사는 CM을 의무발주해야 하고 민간공사는 발주자의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CM은 선택이 아니고 반드시 해야 하는 영역이다. 혹자는 CM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데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여러 부실 사고가 발생했는데 CM이 사업 초기단계부터 참여해 사업전반을 관리하게 된다면 이같은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건설현장의 '감리'와 CM의 차이점은? ▲아직 우리 나라는 감리(Inspection)와 건설사업관리(CM)를 확실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감리는 건축물의 공사가 설계도서 및 관계 법규에 따라 적정하게 시공되는지 확인하는 영역으로 CM 업무 중 일부에 해당한다. 공사 품질과 안전을 주된 업무로 하는 감리는 설계나 시공과정에서만 하는 것이므로 업무영역이 건설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CM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수행방법 자체도 확인에만 주력하기에 공사 전체를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민간공사에서는 CM 발주 의무가 없다 보니 감리만 활용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공사비 갈등도 CM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나? ▲발주자가 건설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설계변경 등으로 공기지연이나 공사비 초과 등 문제가 발생한다. 민간영역에선 특히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이같은 문제로 CM을 도입하는 조합이 늘어나고 있다. 역량이 있는 CM업체를 통해 정비사업 초기단계부터 사업 전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되면 공사비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고, 사업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총액한도보증(GMP)이라고 있는데, 이는 발주자와 협의한 공사비 상한 내에서 공사를 수행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발주자는 시공사와 공사비 상한을 설정할 수 있다. 얼마까지 공사비용이 늘어날 수 있을지 미리 설정했기에 향후 설계 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해외 건설 진출 노력이 활발한데, CM도 가능한지? ▲ 현재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등에 한국의 CM제도와 매뉴얼을 수출하고 현지화 시키는 '한국CM시스템'을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시범사업으로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에 올림피아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60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립하는 등 각국 CM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굴했다. 또 국내 CM기업의 진출 기반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사업을 비롯한 모든 건설시장에 CM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하는 참여의향서를 인니 신수도청에 제출하는 등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오고 있다. CM도 AI를 활용할 수 있나? ▲ 생성형 AI인 챗GPT를 통해 그간 CM사업의 데이터를 축적시켜 최상의 문제 해결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다. 안전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측하고 최적의 자재 조달방안과 비용 절감, 계약문서 자동 검토로 인한 법적 분쟁 최소화, 분쟁 해결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기에 갈 길은 멀지만, 올해부턴 회원사들에게 AI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며 관심도를 높여나가려고 한다. -2009년부터 회장 자리를 연임하고 있는데, 향후 계획은? ▲ 감리와 다르다는 인식을 지속 전달할 생각이다. 또 협회는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향후에도 우리 CM이 미국 선진업체들처럼 IT, 금융, 회계, 세무, 법률 등 경제사회분야 업무를 모두 아우르게 하는 만능임을 보여주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국내 설계업체와 시공업체 모두가 CM에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산업을 구축하는데 지속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건설진단]월례비 없애니 초과수당?…불법 논란 여전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 예방을 위해 월례비 강요를 단속하자 대신 다양한 명목으로 초과근무수당(OT비용)을 요구하는 편법 행위가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노조들이 법적 지급 주체인 원도급사가 아니라 철근 콘크리트공사업체에게 OT비용을 내라고 강요하고 있어 현장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관련 법 개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현장에 타워크레인을 임대하는 임대업체가 저가로 타워크레인 조종사를 고용하고 조종사의 임금 부족분을 현장에서 하도급을 맡은 철근콘크리트공사업체에게서 받도록 하는 관행이 현장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본래 타워크레인은 종합건설사인 원도급사와 임대업체간 계약에 따라 공사에 투입된다. 문제는 주52시간 이후 초과 근무수당인 OT비용을 하도급인 철콘업체가 대신 부담하도록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조종사가 월례비를 과거처럼 받지 못하다 보니 OT비용을 부풀려 이를 만회하려 하는 사례가 잦다. 철콘업체 입장에선 법적 지급 의무가 없어 안 줘도 되지만, 거절하면 타워크레인 조종사의 횡포로 공사가 지체될 수 밖에 없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OT비용을 지급하는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전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조종사의 OT비용을 하도급업체가 챙기게 되면 고용관계가 아니라서 뇌물이나 향응이 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OT비용을 안 챙겨주면 공사가 안 돌아가 어쩔수 없이 주긴 하는데 나중에 국세청 등에서 문제가 될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원도급사인 종합건설업체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현장을 관리하는 몫이 하도급업체이고 초과근무가 이뤄지는 부분도 잘 알지 못하기에 초과근무 수당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복수의 전문업계에 따르면 1군 건설사 중에서도 삼성물산 정도만이 직접 임대업체에 OT비용을 챙겨주고 있다. 다른 한 건설사도 타워크레인 조종사에게 주52시간을 철저히 지키게 하고 초과로 근무할 경우 대체 조종사를 투입시켜주는 방법으로 하도급에 OT비용을 전가시키지 않고 있다. 다만 이도 위법에 놓일 수 있다. 타워크레인은 임대업체 소유인데 조종사는 건설사가 채용한 인력이라면 재산권 침해 문제로 번질 수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원도급사에게 초과근무수당 지급 의무가 있다고 보고 있다. 타워크레인 임대는 원도급사와 임대업체간 계약이니, 초과근무 수당도 당연히 계약주체인 원도급사가 지급하는게 맞다는 것이다. 이에 국토부는 비용부담 주체(원도급사)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표준임대차계약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52시간 초과 근무시 대체 조종사 투입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준임대차 계약서 도입을 위한 계약서 약관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라는 게 있는데 같은 건설기계라도 타워크레인은 약간 결이 맞지 않아 그 부분을 보완한 타워크레인 표준계약서를 만들고 있다"며 “공정위 내부 위원회 심사나 외부 자문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있어 도입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철콘업계에서는 계약서를 개정하는 것만으로는 불공정 관행을 잡을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하도급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불공정행위'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패널티를 주는 것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조항에 있는 '도급 및 하도급계약 부당특약' 내용에 “타워크레인의 관리나 운용, 일체 소요비용을 하수급인에게 전가하거나 부담시키는 특약"을 넣어 부당특약임을 명백히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건설현장의 편법 불법행위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업계 한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하나에 OT비용이 월 500만원씩 나간다고 할 때 한 현장이 보통 5대가 있다면 한달에 2500만원, 열 달이면 2억5000만원이란 돈을 태워야 한다"며 “누군가에겐 적은 비용이라 할 수 있지만 건설경기도 어려운데 관행을 바로 잡지 않으면 전문업계가 줄도산할 것이다"고 성토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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