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남들보다 좋은 장비가 있다면 기량을 더 수월하게 뽐낼 수 있다. 경정도 마찬가지다. 입상을 위한 여러 요소가 있지만 가장 큰 비중은 모터가 차지한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자라고 해도, 좋지 못한 모터를 배정받으면 고전하기 마련이고, 좋은 성능의 모터를 배정받으면 하위권 선수라도 공격적으로 주도권 장악을 노릴 수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9회차까지 착순점이 높은 모터를 살펴본다면 14번 모터가 단연 최고다. 총 30회 중 1위 13회, 2위 9회, 3위 4회를 거뒀다. 1회차에 14번 모터를 배정받아 우승 1회, 2위 2회를 기록한 김현덕(11기, B1)이 100% 입상률로 그 포문으로 열었고, 이어진 2회차 또한 한운(2기, B1)이 1위와 2위를 꿰차며 완벽하게 14번 모터 성능을 발휘했다. 9회차에 이종인(5기, B1), 13회차 김경일(15기, B2)과도 탁월한 궁합을 보이며 각각 우승 1회, 2위 1회를 기록했다. 이런 결과라면 평소 경기력 난조가 심한 선수라도 14번 모터가 입상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다음은 31번 모터로 올해 18회 출전 중 각각 7회씩 1위, 2위를 기록했다. 특징은 31번 모터를 배정받은 선수 모두 우승과 입상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2회차에서 김기한(2기, B1)이 1위와 2위를 했고, 4회차와 9회차는 홍진수(16기, B1)가 3연승과 3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11회차에서 정세혁(15기, B1)은 1위, 2위, 13회차에서 김종목(1기, B2)은 1위, 6위, 4위, 4위, 마지막으로 17회차에서 김종민(2기, A1)이 2위 2회와 1위 1회를 차지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힘이 뛰어나고, 가속력도 중급 이상 성능을 갖춰 관심을 가져야 할 모터다. 세 번째는 1번 모터다. 총 39회 출전해 우승 10회, 2위 16회, 3위 6회라는 준수한 성적을 보였다. 앞서 14번, 31번 모터가 누적 착순점에서 상위 10위권에 속한 검증된 모터라면, 1번 모터는 올해 급부상한 모터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선회할 때 힘이 좋을 뿐만 아니라 직선 가속력에서 더 강점이 있다. 모터를 분석할 때는 최근 9회차 성적, 이번 회차에 배정받은 선수와 호흡이 잘 맞는지 여부에 대한 점검이 필수다. 중하위권 성적이 모터를 배정받았는데도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하는데, 가장 좋은 예가 19회차 서휘(11기, A1)의 경우다. 120번 모터는 가속력은 하급, 선회력은 중-하급으로 평가받았는데, 서휘가 120번 모터를 달고 4경주 중 1위 1회, 2위 2회를 기록했다. 이 중 1위를 한 경주는 온라인 스타트 경주였다. 그동안 120번 모터가 들쭉날쭉한 성적을 내왔고, 서휘의 모터 평가 내용까지 고려하면 입상권에 이름을 올리기에는 불안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화요일 연습에서 느꼈던 모터 상태였을 뿐, 집중적으로 단점을 보완해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 경주 당일 오전 훈련과 경주를 진행하며 호전세를 꼼꼼하게 확인해 본다면 이런 변화를 잡아낼 수 있을 것이다. 임병준 쾌속정 팀장은 “현재 사용하는 2020년형 모터는 올해 전반기까지 사용하고, 5월25일부터 새로운 모터가 투입될 계획이라 들었다"며 “신형 모터의 기록이 모터기력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가 되겠지만, 실전에서 배정받은 선수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선입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경주를 추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고 말했다. kkjoo0912@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