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산울림'의 걸작 LP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발매된다. 스페인 재발매 전문 레이블 '구에르센 레코드'가 지난해 리마스터를 통해서 국내 재발매된 산울림 LP 전집에 큰 관심을 보였고 라이선스를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산울림 LP는 오는 3월 15일부터 유럽의 주요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된다. LP는 산울림 1~3집과 자체제작한 컴필레이션 'Evening Breeze'로 총 4종이다. 이번에 발매되는 LP는 모두 구에르센 레코드에서 유럽 현지 제작한 것으로, 국내에서도 수입반으로 유통된다. 1977년과 1978년에 발매되었던 산울림 1~3집은 각각 'Vol. 1: Already Now'(아니 벌써), 'Vol. 2: Spread Silk On My Heart'(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Vol. 3: My Heart (My Soul Is A Wasteland)'(내 마음 (내 마음은 황무지))라는 제목으로 소개된다. 컴필레이션 앨범 'Evening Breeze'는 산울림의 골수팬이기도한 구에르센 레코드의 대표 안토니 고르구에스가 직접 선곡한 23곡을 2장의 LP에 담았다. 1979년작 4집부터 1983년작 9집까지의 수록곡 중 '특급열차 (속에서)', '내일 또 내일', '한낮의 모래시계', '새야 날아', '오늘 같이 이상한 밤' 등 산울림 특유의 역동적 에너지와 독창적 정서가 담긴 작품들이 수록됐다. 스페인의 일러스트레이터 마리오 페알이 디자인한 신비롭고 화려한 커버 아트를 통해 유럽 팬들이 산울림 음악을 어떤 모습으로 받아들이는지 엿볼 수 있다. 영국의 대중음악 월간지 '신딕(Shindig!)' 2024년 2월호에 산울림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경계를 깨부순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로, 록 음악의 전성기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했지만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 케이팝의 독창적 스타일을 확립했으며, 정치적 혼란과 정부의 규제가 횡행하는 분위기 속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하며 산울림의 역사와 음악에 대해 조명했다. 이번에 발매되는 모든 앨범에는 매거진 '신딕'의 휴 델러가 쓴 영문 라이너노트와 다양한 사진, 당시의 국내 기사 자료 등이 수록되어 있다. 1~3집의 경우 각각 붉은색, 은색, 초록색의 컬러 LP 버전이 별도로 제작된다. LP 제작을 위해 국내에서 지난 2022년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통해 작업한 마스터 음원을 사용했다. 김창완은 “K-POP이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요즈음, 1970년대에 발매되었던 산울림의 앨범들이 사랑을 받는다는 점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다른 시선으로 구성한 컴필레이션 앨범도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산울림'은 1977년 1집 앨범 '아니 벌써'를 통해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등장했다. 이 앨범은 2007년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 5위에 뽑혔고, 6위는 산울림 2집이 뒤따랐다. 1997년 마지막 앨범의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에 이르기까지, 20년 동안 정규 앨범 13장과 동요 앨범 4장 등 17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했다. 김창완은 김창완 밴드로 왕성한 무대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배우, DJ, 화가 등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과 함께하고 있다. 고지예 기자 kojy@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