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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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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부터 유통까지 ‘AI 대개편’…KT, 미디어 판 다시 짠다

KT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미디어 사업 혁신에 본격 나섰다. 콘텐츠 제작부터 플랫폼 유통, 시청 경험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포부다. KT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 미디어 뉴웨이(New Way)' 전략을 공개했다. 이번 전략은 AI 기반 콘텐츠 제작과 유통 혁신, 플랫폼 사용자 경험 개선 등 미디어 사업 전 영역의 혁신을 골자로 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 신종수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 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 등 KT그룹 미디어 사업 핵심 인물들이 참석했다. 김채희 전무는 이날 “콘텐츠와 플랫폼은 미디어 산업에서 서로 선순환 구조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유료방송 시장의 정체와 글로벌 OTT 중심의 밸류체인 재편으로 국내 콘텐츠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며 “시청 시간 점유율 하락 속에 콘텐츠 투자 및 제작 방식, IPTV 운영 모델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는 KT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다.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PTV 매출은 2조8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를 차지했다. KT스튜디오지니, KT스카이라이프 등 미디어 계열사 매출까지 포함하면 약 3조원 중반대에 이른다. 그러나 OTT의 급부상 이후 유료방송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IPTV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에 그쳤고, 콘텐츠 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와 나스미디어는 13.6% 매출이 줄었다. KT스카이라이프도 소폭 감소했다. KT는 지난해 미디어 사업을 통신·AI와 함께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분야로 선정하며, 올해 미디어 부문에서 5조원대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미디어 플랫폼사업본부를 분리, 독립된 '미디어부문'으로 격상시키며 조직 역량을 집중했다. KT는 이번 뉴웨이 전략을 통해 △AI 플랫폼 △AI 콘텐츠 △사업모델 혁신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방위적 변화를 추진한다. 우선 AI 플랫폼 측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상반기부터 지니 TV에 생성형 AI 기반 '미디어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대화형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이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자연어 질문을 이해하고, 보다 직관적인 콘텐츠 탐색과 시청을 가능케 한다. 예컨대 “ENA 채널에서 방영한 군대 배경의 유쾌한 드라마가 뭐였지?"라고 질문하면, AI가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을 추천하고 바로 VOD 시청으로 연결해주는 식이다. 김 전무는 “기존 AI 음성 검색은 만족도가 낮았다"며 “이번에는 챗GPT 기반 커스텀 모델을 도입해 더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대화를 구현하고, 지니 TV는 물론 외부 콘텐츠 검색까지 가능한 에이전트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콘텐츠 분야에서도 제작 효율성과 품질 향상을 위해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하고, 그룹 내 미디어 역량을 집중한다. KT 미디어부문, KT스튜디오지니, KT ENA 등이 참여하는 이 조직은 AI 기술을 콘텐츠 전 과정에 적용한다. 여기에는 △AI 흥행 예측 기반의 투자 심사 △AI 작가와 스토리보드를 활용한 기획 △AI 음악·CG·편집 기술 △AI 숏폼, 자막, PPL 등 마케팅 및 유통 과정이 포함된다. KT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유통 전략도 전환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넷플릭스, 티빙 등 OTT에 동시 공개해 접근성을 높이고, '신병' 세계관을 바탕으로 영화 '신병: 더 무비'를 제작하는 등 포맷 확장에 나선다.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로컬 프로덕션도 추진한다. 또한 AI 기반 IP 선별과 확장 전략을 통해 '원 소스 멀티 유즈' 체계의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사업 모델 혁신도 추진된다. KT는 IPTV 기반 유료방송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FAST), 숏폼 콘텐츠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본격 도입한다. KT스튜디오지니를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육성하고, AI 기반 숏폼 제작 인프라도 구축한다. 현재 국내외 주요 플랫폼과 약 20편의 공동제작을 논의 중이다. 김 전무는 “FAST는 지니 TV에 우선 적용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외부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AI를 전방위적으로 도입해 미디어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티빙-웨이브 합병에 “티빙 주주가치 부합 의문”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티빙 주주들의 가치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전무)은 16일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티빙-웨이브 합병과 관련한 KT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적인 견해지만, 부문장으로서 말씀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전무는 “KT 입장에서 티빙에 대한 투자는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미디어 사업 전반에 거쳐 강력한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맺은 제휴"라며 “당시 사업적 협력에 대한 의지나 가치가 지금은 많이 훼손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웨이브가 지상파 콘텐츠 독점력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의 방향성, 가능성이 티빙의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브의 1대주주인 SK스퀘어와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은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진행하며 양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실현되면 넷플릭스에 맞설 수 있는 국내 최대 OTT가 탄생하게 된다. 다만, 티빙 지분 약 13%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합병 논의는 일시 정체 상태다. KT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번 합병이 자사 IPTV 서비스 '지니 TV'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티빙은 그동안 지니 TV와 결합 요금제 출시, 리모컨 통합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왔으며, KT 입장에서는 티빙이 자사 플랫폼에서 핵심 콘텐츠 공급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웨이브와의 합병으로 자체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되면, 향후 티빙이 IPTV 유통망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낮추는 전략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KT 측의 우려로 보인다. 특히 웨이브의 최대주주가 SK스퀘어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통합 OTT가 KT가 아닌 SK브로드밴드 등 계열 플랫폼에 콘텐츠 유통을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KT는 콘텐츠 협상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고,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입지도 약화될 수 있다. KT가 단순 수익률이 아닌 '전략적 실익 훼손'을 우려하는 배경엔 이러한 사업적 위기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태국에 LLM 플랫폼 수출…“국내 최초”

KT는 태국 자스민 그룹 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과 추진한 태국어 거대언어모델(LLM)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5일 밝혔다. 해외에 종합 AI 인프라를 구축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과 운영, 확장 환경을 마련한 것은 국내 기업 중 KT 그룹이 처음이다. KT는 지난해 3월 JTS와 태국어 LLM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1년여간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LLM 운영 관리 환경 'LLM 옵스(Ops)'와 AI 서비스 인프라 'GPU 팜(Farm)'을 구축하고 '태국어 전용 'LLM 모델'까지 개발하는 원스톱 프로젝트다. LLM 옵스는 다양한 LLM 모델의 학습·배포·운영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다. KT는 이를 고객사 맞춤형으로 구축해 JTS는 복잡한 생성형 AI 운영 환경을 보다 효율적,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KT는 클라우드 자회사 KT Cloud와 함께 GPU 자원 관리를 위한 GPU 팜도 태국 현지에 조성했다. 여기에 기반해 JTS는 태국 기업과 기관에 GPU 구독 서비스(GPUaaS)를 공급하고 본격적으로 태국 내 AI 생태계 확장을 촉진할 계획이다. KT는 자체 모델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국내 LLM 전문 기업 업스테이지와 태국어 전용 LLM을 공동 개발했다. 이 모델은 태국어, 영어, 한국어 등을 지원한다. 태국의 방대한 고유 데이터를 학습해 태국 정치, 역사, 문화 관련 질문에도 정확하게 응대할 수 있다. KT는 앞으로도 JTS의 전문 기술 파트너로서 △AI 플랫폼 고도화 △GPU 인프라 확장 및 유지 보수 △AI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등 다분야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진형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 AI사업전략담당 상무는 “태국어 특화 LLM 플랫폼 개발과 상용화는 KT의 AI 기술력과 글로벌 사업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성과"라며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와의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의 서비스형 상품 라인업도 다각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애플, 관세·AI 겹악재에 휘청…삼성 스마트폰 ‘반격의 시간’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에 중대한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관세 유예 조치와 AI 기능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며 반격의 기회를 포착한 반면, 애플은 이중 관세 부담과 AI 광고 논란이라는 겹악재에 직면한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및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를 놓고 미국 정부의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4월 11일 발표한 조치는 관세 예외가 아니다"라며 “해당 제품들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의 적용 대상이며, 단지 다른 범주로 분류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가올 국가 안보 관세 조사에서는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등 핵심 품목에 대해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제품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경우 대통령이 긴급 조치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불과 이틀 전인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각서를 통해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을 상호관세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고, 관세 징수를 담당하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도 이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이틀 만에 입장을 뒤집으면서 시장의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아이폰 생산량의 약 90%가 중국에 집중된 애플은 이번 조치로 인해 20%의 펜타닐 관세에 추가로 품목별 관세까지 겹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폰 생산 비용 상승과 소비자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급망 이전도 단기간에 이뤄지긴 어렵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공급망의 10%만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더라도 약 3년의 시간과 300억달러(약 43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에서 생산을 대부분 철수하고 베트남, 인도 등으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왔다. 2022년부터 베트남 이전을 본격화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약 2억2400만대 중 절반 가까이를 베트남에서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삼성은 일정 수준의 시간적 여유도 확보했다. 물론 품목별 관세 부담은 남아 있지만, 애플보다는 유리한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관세 유예 기간 동안 스마트폰 선행 생산을 확대해 유통 채널에 물량을 미리 공급할 수 있고, 전 세계 8개 생산 거점 간 생산 조정의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AI 기능을 둘러싼 경쟁에서도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선 모습이다.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국내 사전 판매량이 130만대를 넘기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고, 중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도 전작 대비 사전 예약 판매량이 30% 이상 증가했다. AI 기능을 한층 강화한 점이 소비자 선택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은 최근 갤럭시 S25에 구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비주얼 AI' 기능을 업데이트하며 AI폰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측면의 AI 버튼을 길게 누르면 자동 실행되는 이 기능은, 카메라 화면을 기반으로 실시간 분석과 응답을 제공하는 '제미나이 라이브'를 포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 S25 시리즈가 2016년 출시된 S7 이후 9년 만의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AI 기능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지만, 실제 기능의 대부분은 내년 이후에야 제공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더 개인화된 시리' 등 핵심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집단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대법원에 접수된 소송에서는 “광고한 AI 기능이 실제로 제공되지 않았다"며 사기 및 계약 위반 혐의가 제기됐다.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경우, 아이폰16 구매자에게 인당 최대 15만6000원의 보상이 필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지방법원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진행 중이며, 한국에서도 서울YMCA가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삼성과 애플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접전을 벌였다. 시장조사업체 마다 출하량 집계 결과가 엇갈릴 만큼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정책 변수인 '관세'와 기술 변수인 'AI' 모두에서 삼성이 다소 유리한 흐름을 타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대외 환경 변화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에 실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세계 랜드마크서 ‘비스포크 AI’ 알린다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비스포크 AI' 옥외광고를 진행하며 일상을 혁신하는 AI 가전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옥외광고는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서 이달 중순까지 진행된다. 영상은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와 인공지능(AI) 하이브리드 냉장고, 스크린가전 등을 통한 미디어 경험, 또 기기간 연결 경험을 주제로 총 4편으로 구성됐다. 영상은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AI 하이브리드 쿨링 기능으로 식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스크린 가전을 통해 집안 어디에서나 끊김없는 미디어 경험을 할 수 있는 '스크린 에브리웨어' △모바일부터 가전까지 기기간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싱스'를 주제로 비스포크 AI가 일상에 선사하는 혁신·편리함 등을 소개한다. 삼성전자는 5일부터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신분당선 강남역 △여의도 더현대 서울 △스타필드 수원∙고양∙안성 등 전국 9개 주요 랜드마크에서 옥외광고를 진행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달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를 개최, 일상을 혁신하는 새 AI 가전 제품·서비스를 대거 공개한 바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게임 성공방정식’…엔씨·카카오게임즈가 주목한 태국 시장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가 급성장 중인 태국 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른 태국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핫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게임업계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잇달아 태국 현지에서 글로벌 출시 쇼케이스를 열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엔씨와 카겜은 각각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태국을 주요 무대로 삼았다. 오딘은 오는 29일 글로벌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되며, 리니지2M은 오는 5월 20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첫 글로벌 행보를 태국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겜은 쇼케이스 현장에서 사전 등록과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공개하고, 현장 참석자에게 오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현지 이용자와의 접점을 적극 강화했다. 엔씨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비중을 높여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혈맹 시스템 강화를 위한 '혈맹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이벤트를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단순한 출시를 넘어 이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한 현지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진일보한 접근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태국 게임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8년 7억3460만달러(약 1조749억원)에서 2027년 14억4637만 달러(약 2조1160억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5세대 이동통신(5G)의 빠른 보급, 젊은 인구층의 높은 게임 이용률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특히 태국 게이머의 높은 소비 성향은 국내 게임사에게 매력적인 기회로 작용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국 이용자의 한국 게임 월 평균 지출 금액은 PC 40.7달러, 모바일 37.7달러로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MMORPG와 역할수행게임(RPG)에 대한 선호도도 뚜렷해, 엔씨와 카겜의 주력 장르와의 궁합도 높다. 업계에선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는 흐름이다. 특히 그라비티, 컴투스 등이 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만큼, 엔씨와 카겜도 후속 주자로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라비티의 북미 지사 그라비티 인터랙티브(GVI)가 지난 2월 태국에 선보인 MMORPG '라그나로크M: 클래식'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 매출 2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컴투스 역시 지난 1월 대표 지식재산권(IP)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RPG '서머너즈 워: 러쉬'를 태국에 선출시해, 애플 앱스토어 전체 게임 인기 4위, 전략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체 8위, RPG 부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엔씨와 카겜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태국 시장은 반등의 발판이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자체가 전 세계에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업계는 특히 태국에 주목하고 있다"며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스마트폰 보급 확산 덕에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씨와 카겜이) 태국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한 것도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미국이나 중화권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태국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엔비디아, 삼성·인텔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위였던 인텔을 누르고 2위를 유지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으로 성장세인 SK하이닉스는 6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11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총 6559억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이는 올해 초 발표된 예비 조사 전망치보다 약 300억달러 증가한 수치다. 수치 변동에 따라 반도체 공급업체 순위도 변동이 생겼다. 당초 가트너는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최종 조사에서 엔비디아가 급부상했다. 가우라브 굽타 가트너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에서 AI 워크로드 의 주요 선택으로 사용되는 외장형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2위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0.8% 증가한 657억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급격한 가격 반등으로 D램과 플래시 메모리 분야 모두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2023년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3위를 기록한 인텔은 주요 제품군 전반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AI 프로세싱 수요 증가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해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0.8% 늘어난 498억달러에 그쳤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의 매출은 전년보다 91.5% 증가한 442억달러였다. SK하이닉스의 성장률은 상위 10개 업체 중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전체 순위에서는 두 계단 상승해 4위를 기록했다. 이어 퀄컴과 브로드컴이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AMD △애플 △미디어텍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반도체 위탁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됐다. TSMC는 지난해 연간 순매출이 전년 대비 33.9% 증가한 2조8943억 대만달러(약 886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TSMC를 포함하면 TSMC가 사실상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인 셈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끝없는 ‘피싱 경보’…정부·IT업계, AI로 반격 나섰다

'임영웅 콘서트 티켓 예매', '주식 리딩방 초대'처럼 개인 관심사를 정조준한 스미싱부터,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흉내낸 딥보이스 보이스피싱까지. 갈수록 지능화되는 피싱 범죄에 정부와 정보기술(IT)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맞서고 있다. 특히 AI 기반 탐지·차단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서, 사전에 범죄를 식별해 피해를 막는 선제 대응 체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탐지된 스미싱 건수는 219만6469건으로, 2023년(50만3300건)보다 4.4배 증가했다. 단순한 사기 문자를 넘어 티켓 예매, 투자 정보 등 개인의 관심사를 자극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도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피해 금액은 지난해 9월 249억원에서 12월 610억원으로 급증했다. 3개월 만에 약 2.5배 늘어난 수치다. 1인당 평균 피해금액은 4100만원에 달했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에 악성 링크를 넣거나 앱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며,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이용해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금전 피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모두 포괄적 사이버 범죄인 '피싱'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된다. 피싱 수법은 AI 기술을 악용하며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딥보이스(Deep Voice)', 영상과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 등을 활용한 접근 방식도 포착됐다. 피해자가 실제 지인으로 오인하고 금융정보를 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해 주요 IT 기업들은 AI 기반 보안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사이버보안 기술 '스캠뱅가드'를 기반으로, 이상거래 탐지 통합 서비스를 개발해 IBK기업은행 및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다양한 전자금융사기를 통합적으로 탐지·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KT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단하는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의심 통화가 감지되면 즉시 고객에게 주의 메시지를 보내 피해를 막는다. LG유플러스는 AI 기반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통해 단말기 자체에서 보이스피싱을 감지하는 기술을 운영 중이다. 서버를 거치지 않아 반응 속도가 빠르고 보안성도 높다. 한컴위드는 숭실대학교와 협력해 딥보이스 탐지 및 음성 인증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의 효과는 실제 사례로도 입증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SK텔레콤의 이상탐지 솔루션을 정식 도입하기 전, 약 2주간의 사전 테스트에서 총 26건의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해 약 5억9000만원 상당의 금전 피해를 예방했다. 특히 실제 금융 거래가 일어나기 직전, AI가 이상 징후를 포착해 차단한 사례도 있었다. KT는 지난 1월 상용화한 탐지 서비스의 두 달간 운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분석 가능한 보이스피싱 통화 1528건 중 90.3%의 정확도로 위협을 감지했다. 이 중 392건은 경찰청 보이스피싱 블랙리스트에 등록됐거나 검찰·경찰 사칭 사례로 확인됐다. KT는 정부 발표 기준 건당 피해액을 적용해 약 160억원 규모의 피해 예방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는 지난 9일부터 스미싱 등 악성 문자를 발송 단계에서부터 탐지·차단하는 'X-ray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악성 문자가 유포된 후 수신자의 신고를 받아 조치하는 구조였다면, X-ray는 문자 발송 요청 시점에서 악성 여부를 판별해 전송 자체를 차단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점검하고, 향후 AI 기반으로 고도화할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며 “국민들이 스미싱에 대한 불안 없이 디지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민간이 AI 기술을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고도화된 피싱 범죄에 맞서는 'AI 보안 방패'가 하나둘씩 구축되고 있다. 업계는 향후 AI 기반 대응 시스템이 확산되면 피싱 범죄의 확산 속도 역시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AI 가전의 시대, 소비자 마음은 어디에 있나

결혼 준비로 최근 가전제품에 유독 관심이 많아졌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까지 신혼집 곳곳을 어떻게 꾸밀지 상상하며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봤다. 제조사별 스펙과 디자인, 가격을 꼼꼼히 따져가며 고르던 중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수십 가지 모델을 살펴봤지만, 제품 선택 기준에 '인공지능(AI)'은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자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AI는 빠지지 않는 핵심 키워드다. 국내 주요 가전기업들은 AI를 제품 곳곳에 탑재해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 흐름은 해마다 업계 전략의 중심이 된다. 기자 시선으로 보면 'AI는 필수'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소비자로 돌아서니 이야기는 달랐다. 현실에서는 AI보다 디자인, 가격, 브랜드 신뢰도 같은 요소가 더 중요했다. 기자일 땐 보이지 않던 간극이, 소비자가 되어보니 오히려 더 뚜렷하게 다가왔다. 물론 AI 기능이 무용하다는 뜻은 아니다. 예컨대 세탁기의 '자동 세제 투입', 에어컨의 '사용자 맞춤 온도 조절' 같은 기능은 분명 편리하다. 하지만 'AI를 넣었으니 혁신'이라는 전제는 소비자에게는 그리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AI는 여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기술'인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크게 느껴지지 않다 보니,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AI가 잘 팔린다고 항변한다. 전년 대비 AI 가전 판매가 몇 % 늘었다는 식의 자료를 앞다퉈 내놓는다. 하지만 현장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한 가전매장 관계자는 “어찌 보면 눈속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엔 대부분 제품에 AI가 기본처럼 들어가 있어서, 소비자 입장에선 결국 이름만 다른 AI 가전들 사이에서 고를 수밖에 없다"며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반 가전보다 AI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성능 등 전통적인 요소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은 글로벌 히트 제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다이슨의 무선청소기, 발뮤다의 토스터 등은 복잡한 AI 없이도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강력한 흡입력, 직관적인 사용성, 감성적인 디자인 등 본질적인 가치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했는지가 성공 요인이었다. AI는 분명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다. 그러나 그것이 만능은 아니다. 기능을 추가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그 기능이 어떤 '가치'를 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술을 소비자 삶과 연결시키는 진정성, 그리고 제품 본질에 대한 꾸준한 고민. 그것이 지금 가전 브랜드들이 되새겨야 할 지점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1인 가구 잡고 최대 매출 찍은 앳홈…“생활의 불편함 해결해 고속 성장할 것”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가전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든 홈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 앳홈이 창업 6년 만에 연매출 1150억원을 달성하며 생활가전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공간 효율성과 사용 편의성을 앞세운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니 건조기 등이 1인 가구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탄 것이 주효했다. 앳홈은 소형 가전 브랜드 '미닉스'를 중심으로 미니 김치냉장고, 무선 청소기 등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톰'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오는 2028년까지 매출 6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앳홈은 9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미디어 콘퍼런스 '앳홈 넥스트, 2025'를 열고 창립 이후의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LED 마스크 사업으로 출발한 앳홈은 인구 구조 변화에 주목해 미닉스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생활가전 시장에 진입했다. 양정호 앳홈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대형화·프리미엄 중심의 가전 시장에서 소형·1인 가구용 가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미닉스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의 35.5%를 차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앳홈은 2023년 450억원이었던 매출을 1년 만에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1150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닉스 더 플렌더'다. 한 뼘 크기에 음식물 처리 기능을 충실히 담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1인 가구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은 17만대를 돌파했다. 미니 건조기 역시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벽에 타공할 필요 없이 설치 가능한 구조로, 원룸·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공간에 특화된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앳홈은 단순한 '미니 가전' 기업을 넘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 대표는 “소형 가전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미닉스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무선 청소기, 바디드라이어, 미니 김치냉장고 등 총 6종의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제품군의 다양화와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뷰티 디바이스 사업도 본격 확대 중이다. 2023년 론칭한 뷰티 브랜드 '톰(TOMM)'은 첫해에만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물방울 초음파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도 선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가정 내 피부 관리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앳홈은 '가전과 뷰티의 생활 밀착형 솔루션'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양 대표는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집에서 보내는 소비자에게 가전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라며 “미닉스는 주거 공간의 편의를, 톰은 피부 관리의 대중화를 목표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앳홈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24'에 참가하며 글로벌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가전 유통업체 '마레스(Mares)'와의 계약을 통해 유럽 수출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북미와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5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톰의 팝업 행사를 열고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품질 혁신도 병행 중이다. 앳홈은 자체 품질연구소 '랩홈'을 중심으로 제품 성능 및 내구성 개선은 물론, 글로벌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자금 확보를 위한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손현욱 앳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로 다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2027년 상반기 프리IPO 라운드를 거쳐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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