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경기침체, 생산성 감소, 수요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설산업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건설경제산업학회는 11일 오후 건설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건설산업의 위기진단과 대응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건설경제산업학회가 주관하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기조 발제에 나선 이복남 서울대학교 교수는 “국내 건설은 3고(금리, 물가, 환율), 3저(생산성, 기술, 수익성), 3불(부정, 불신, 부실) 등 3대 악재로 큰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도 한국과 유사한 문제가 있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통, 에너지, 수자원 등 국토인프라 부실이 국민의 삶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건설산업 혁신의 당위성을 도출했다. 그리고 백악관이 주도적으로 국가 건설목표를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고, 3저, 3불의 3대 악재 문제는 단편적인 접근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건설혁신의 개념은 미국과 같아도 혁신 주체는 대통령실이 아닌 산업의 협·단체가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건설기업의 혁신전략에 대해발표했다. 그는 “건설 생산성 향상과 건설사업의 효율성에 있어 핵심인 건설기술 혁신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으로, 실제로 건설 관련 기술특허 출원 건수는 감소세에 있고 디지털 기술의 활용도도 낮다"면서 “타 산업이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증가한 데 비해 연구개발 투자 실적은 낮아져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화 및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에 따른 인력의 질적 저하도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산업의 위기 상황,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성 등의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건설기업의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며 건설산업 환경변화에 따른 3대 혁신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사업관리 역량 강화와 기술혁신이 필요하며, 특히 건설사업의 효율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사업기획·타당성 조사, 설계·엔지니어링 등 기획단계의 역량 개발이 중요하다. 또 변화하는 환경에 부응하는 전략 및 기술 역량 확보를 위한 조직 및 인력 등 경영관리시스템의 혁신적 변화, 건설산업의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는 신사업 모색 등 건설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등이 필요하다는 게 김 선임연구위원의 주장이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신성장전략연구실장은 '건설외감기업 경영실태와 한계기업 분석을 통한 전문중소건설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건설 외감기업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은 증가했으나 수익률은 급락영업이익률은 2021년 6.0%에서 2023년 2.5%로 하락했다. 순이익률도 2021년 4.9%에서 2023년 1.1%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실장은 “대외변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업체의 경영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건설산업의 쇠퇴기 진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변화관리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전문건설업체는 단기적으로는 수익 중심 영업전략과 원가절감을 실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특화 또는 기술특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며 “건설산업의 구조변화를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건설제도 변화관리와 뿌리 건설업체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치돈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인력 부족 문제와 해법을 제시했다. 오 실장은 “건설인력 부족 문제는 과거 건설현장의 기능인력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에는 기술분야의 인력부족 문제도 심각하다"면서 “기능인력은 시공단계에 국한되나, 기술인력은 건설사업의 모든 생애주기 동안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건설 기술인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원인에 대해선 △청년층 인력유입 저하 및 고령화 △기술인력의 낮은 글로벌 경쟁력 △첨단기술의 활용 역량 및 전문인력 부족 △낮은 임금수준 대비 많은 근로시간 △건설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을 꼽았다. 오 실장은 이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건설 기술인재의 육성 및 양성을 위한 총괄적인 제도․정책업무를 담당하는 전담부서의 신설을 고려해야 한다"며 “산·학·관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활동할 수 있는 거버넌스 차원의 (가칭) 건설기술인재개발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