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지난해 시중 현금 증가율이 19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181조947억원으로, 전월 말(174조8623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2004년 말 1.6%를 기록한 뒤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화폐발행잔액은 시중에 공급된 화폐의 잔액을 일컫는다. 한은이 발행한 금액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수치로, 환수율이 높아지면 잔액 증가율도 둔화한다. 화폐발행잔액은 2016년 말 97조3823억원에서 2017년 말 107조9076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후, 2018년 말 115조3895억원, 2019년 말 125조6989억원 등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며 2020년 말 147조5569억원, 2021년 말 167조5719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화폐발행잔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 12.2%, 2017년 10.8%, 2018년 6.9%로 점차 둔화하다 2019년 8.9%로 반등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한 2020년에는 17.4%로 급증했고, 2021년에는 13.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 2022년 4.4%로 증가율이 떨어졌다가 지난해 3%대까지 낮아졌다. 최근의 대면 상거래 정상화에 따라 한은의 화폐 환수율이 오른 것이 화폐발행잔액 증가율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된다. 한은은 "현금을 환수하면 금고에 보관했다가 시중은행 요청을 받고 다시 내보낸다"며 "환수가 많이 되는 상황에서는 화폐발행잔액의 증가율이 높아질 이유가 없다"고 했다. 올해는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3%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나온다. 고금리가 이어지며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높아졌고, 신용카드, 모바일 페이 등 비현금 지급수단 사용이 늘며 현금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dsk@ekn.kr현금 지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