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회사채와 같은 안전한 투자상품 중 만기가 짧은 상품 위주로 경험을 먼저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토스뱅크에서 만난 황현정 토스뱅크 자산관리(WM) 스쿼드(squad·팀) 프로덕트오너(PO)는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투자 팁을 이처럼 제안했다. 목돈굴리기는 2022년 8월 토스뱅크가 내놓은 WM서비스로, 제휴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채권 등 투자상품을 한 데 모아 소개해 주는 광고서비스다. 황 PO는 은행 고객이 많이 찾는 예금, 주식 말고 다른 투자상품도 많이 있지만, 시중은행에서 대부분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PB(프라이빗뱅커)가 W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일반 금융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서비스가 목돈굴리기다. 목돈굴리기는 금융소비자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투자상품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목돈굴리기에서는 발행어음, 채권, 연금계좌 등 제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기존 상품 외 새로운 투자상품도 소개해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발행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은행 예금 금리보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황 PO는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 저희 팀의 목표"라며 “모두한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 PO와의 일문일답이다. ― 토스뱅크의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간단히 설명해 달라. ▲은행 고객들이 관심을 보일 만한 투자상품 중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골라 소개해 놓은 서비스다. 은행 고객들은 주로 예금을 많이 생각하는데, 예금 금리보다는 조금 더 높은, 하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을 모아 보기 쉽게 만들었다. 대형 증권사의 발행어음은 발행사가 망하지 않으면 원금 보장이 어느 정도 되면서 플러스알파(+α)의 수익률을 가져갈 수 있다. 채권은 미국 국채 등 국채, 우량 회사채, 은행채 같은 안전한 상품 위주로 구성됐다. 이런 상품들을 모아서 안내하고 있다. 목돈굴리기에서 토스뱅크 역할은 좋은 상품을 선별해 소개해 주는 것이다. 목돈굴리기는 광고서비스이기 때문에 상품 가입은 연결된 제휴 증권사의 웹페이지에서 이뤄진다. ― 토스뱅크에서 처음 WM 업무를 맡으셨다고 들었다. 목돈굴리기도 기존에는 없던 서비스인데, 기획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토스뱅크로 오기 전에 한국씨티은행에서 근무하며 데이터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 실제 WM 업무를 해본 적은 없지만 개인적인 관심이 많았던 영역이다. 토스뱅크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굉장히 열려있는 조직이라 새로운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WM스쿼드 팀을 만들고 기획하면서 고민이 많았지만 '내 돈이라면 내가 정말 이 상품에 투자하고 싶을까'를 생각했다. 고수가 아닌 평범한 유저 입장에서 상품을 고민했고,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판단이 들면 소개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기존의 금융상품 설명서나 약관 등에는 굉장히 어려운 단어들이 사용된다.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만들면서 어려운 내용들을 손쉽게 알려주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관성적으로 쓰는 용어들을 쉽게 바꿔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증권사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토스뱅크의 장점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쉬운 용어들을 사용한다는 점이고, 토스뱅크의 기존 상품들과 결이 맞도록 목돈굴리기 서비스도 이해하기 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 목돈굴리기가 출시된 후 약 2년이 지났다. 실제 성과는 어떤가. ▲목돈굴리기를 통한 투자상품 판매 규모를 보면 작년 연말 기준 5조원이 넘었다. 현재(이달 15일 기준)는 9조원 정도다. 올해 들어서만 4조원 정도가 늘었다.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채권 규모가 23조1000억원 정도다. 상반기 목돈굴리기를 통한 판매 금액(4조원)에는 발행어음도 포함되기 때문에 채권만 보면 개인 투자자 채권 매수 중 10% 정도의 마켓셰어를 가지고 있다. ― 목돈굴리기를 처음 출시했을 때와 비교하면 제휴를 맺는 증권사들 반응도 달라졌을 것 같다. ▲한국투자증권과 처음 제휴를 맺었었는데, 당시에는 목돈굴리기 같은 서비스가 처음 나온 것이라 증권사도 우리도 약간 반신반의했다. 그때 우리는 토스뱅크 가입자들이 굉장히 액티브하기 때문에 좋은 상품을 제공하면 분명히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처음에 발행어음부터 나왔는데 오픈하자마자 2000억원 특판 한도를 달성하고 결과가 좋았다. 이후 금방 채권 상품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현재 제휴된 증권사는 5곳인데 다른 증권사에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 5명 정도였던 WM스쿼드 인원은 15명까지 늘었는데 제휴하고 싶어 하는 증권사들이 많아져 대응이 필요해진 이유도 있다. 목돈굴리기로 투자상품 접근성을 낮췄다는 것이 확인되고 고객 만족도도 늘어나고 있어 이미 제휴를 맺은 증권사들도 추가 상품을 더 오픈하고 싶어 한다. 계속해서 제휴 확대가 이뤄질 것 같다. ― 목돈굴리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미국 국채가 가장 인기가 많다. 10명이 채권을 사면 3명이 선택할 정도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데다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기준금리가 높기 때문에 한국 국채 대비 금리가 더 높아서 선택하는 것 같다. 만기가 짧아도 5% 정도가 나온다. 다음으로 1·2·3개월 등 만기가 짧은 우량 회사채들이 인기가 많다. 짧게 목돈을 굴리고 싶은 분들이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목돈굴리기에 발행어음보다 채권이 더 다양하게 있다보니 채권의 판매 비중이 75% 정도를 차지한다. 발행어음은 25% 정도다. ― 목돈굴리기를 많이 찾는 이용자는. ▲목돈굴리기 사용자의 64%가 40대 이상이다. 토스뱅크라고 하면 상대적으로 어린 사용자들이 많이 찾을 것 같지만 여윳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다 보니 40대 이상이 많이 찾는다. ― 목돈굴리기를 통해 처음 투자상품에 투자하려고 한다면 어떤 상품부터 선택하면 좋을까. ▲처음 하는 분들은 선뜻 시작을 못할 수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본인한테 맞는 상품을 선택하기 쉽도록 새 상품이 나올 때마다 알람을 해주는 푸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목돈굴리기에서는 신상 상품이 매일 오픈된다. 어떤 종류의 상품이 주로 올라오는지 보고, 만기, 수익률, 발행사 신용등급 등을 보면서 감을 기르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어 처음 투자를 하려고 할 때 만기가 길면 겁이 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단기 상품 위주로 먼저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기간이 짧은 국고채, 회사채 정도를 이용해 본 후 더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 흔히들 금리 인하기에는 채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오는데 어떤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게 좋을까. ▲금리 인하기에 채권 인기가 높아진다고 하는 것은 좀 어려운 개념이다. 채권 가격이랑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전문가가 아닌 일반 금융소비자가 그렇게 채권을 트레이딩 하는 것은 어렵다. 나중에 팔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타이밍 맞추기도 어렵고, 회사채의 경우 유동성이 그렇게 크지 않아 원하는 판매 시간과 가격대를 딱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만기까지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금리가 떨어질 때는 만기가 긴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기가 길면 앞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져도 금리 인하 직전의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자금 사정이 허락한다면 1년이 넘어가는 상품에 투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목돈굴리기 상품을 보면 현재 발행어음보다 채권의 금리가 높다. 그럼에도 발행어음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투자자의 익숙함이나 성향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발행어음은 채권보다 중도환매가 더 편하다. 증권사 신용으로 만들어서 증권사가 파는 상품이라 투자자가 팔고 싶을 때 증권사에 팔면 된다. 채권은 증권사가 아니라 발행 주체의 신용으로 만드는 상품이라, 중간에 팔고 싶으면 시장에서 사고파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두 상품이 확정 금리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은 비슷하다. 반면 발행어음은 만기에 이자가 나오는데, 채권은 중간중간에도 이자가 나온다. 투자자가 두 상품의 구조를 잘 알고 잘 비교한 후 원하는 상품을 골라 투자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 목돈굴리기 상품 구성은 앞으로 어떻게 바뀌게 될까. ▲발행어음과 채권 외에 새로운 투자상품을 8월쯤 추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으면서 예금 금리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상품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 목돈굴리기가 추구하는 방향은. ▲다양한 투자상품이 많이 있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예금 아니면 주식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외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 많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목돈굴리기 화면 제일 아래에 이용자가 의견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그걸 매일 확인한다. 유저들 목소리를 들으면서 어떤 걸 하는 게 좋을까 생각하고 토론한다. 현재 목돈굴리기 재구매율이 47%가 넘는다. 굉장히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저들 얘기를 들으면서 만족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려고 한다. ― 황 PO의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토스뱅크는 학기제로 운영돼 지금 2학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 WM스쿼드에서 2학기 목표를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위한 서비스'로 세웠다. 거창할 수 있지만, 목돈굴리기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서 다양하게 돈을 굴릴 수 있는 옵션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좋은 투자 상품은 이미 많이 있지만 정보가 제한돼 있다. 전담 PB가 있거나 유능한 PB를 알고 있지 않으면 고액자산가와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가 달라진다. 10만원을 갖고 있건, 10억원을 갖고 있건 모두한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