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액 주주 수가 줄어든 반면 1인당 보유 주식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과 주식 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로 투자자들이 이탈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이 반도체 업황 기대감 등으로 대형주인 삼성전자 비중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삼성전자 소액 주주 수는 467만2039명으로 2022년(581만3977명) 대비 19.64%(114만1938명)이 줄었다. 삼성전자 소액 주주는 동학개미 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56만8313명에서 2020년 215만3969명, 2021년 506만6351명으로 큰 폭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2022년을 정점으로 지난해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1인당 보유 주식 수는 증가 추세다. 2021년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39억2291만1893주에서 2022년에는 39억9208만268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40억1789만2514주를 기록하며 40억주로 올라섰다. 1인당 보유 주식 수는 2021년 774주에서 2022년 687주로 줄어든 반면 지난해에는 860주로 재차 증가했다. 이같은 흐름은 전체 주식 시장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주식 소유자 수는 1440만9702명에서 지난해 1415만7653명으로 25만2049명이 줄었다. 반면 1인당 소유 종목 수는 5.85주에서 5.98주로, 1인당 소유 주식 수는 7688주에서 8014주로 증가했다. 소액주주의 이탈은 장기간 침체에 있던 주가가 반등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매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2022년 12월 29일 5만5300원에서 7만2200원으로 30.56%가 올랐다.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매도한 것이다. 작년 상반기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액은 10조원이 넘는다. 하반기도 엇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패턴이 이어졌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6조1597억원을 순매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투리 자금으로 주식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주가가 장기간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자 차익 매도 욕구가 높아졌을 것"이라며 “실제 주가가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졌고, 대형주를 선호하는 안전성향의 개인 투자자들과 반도체 업황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면서 개인당 보유 주식 수가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와 초전도체 등 테마주 붐이 일면서 투자자들이 분산된 영향도 있다.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2차 전지 관련 테마가 강세를 나타냈고, 8월에는 초전도체와 맥신, 양자컴퓨터 관련 테마가 수시로 등락을 거듭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1월에는 정치 테마주가 주목 받는 등 다양한 테마주가 단기간에 변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재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기업가치에 기반한 중장기적 투자가 아니라 대외 이슈에 따른 주가 상승 차익을 목적으로 한 단기 투기적 투자가 확대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업계의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고,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확인하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비중 증가로 D램(RAM)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펀더멘털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반도체 수출이 전년대비 51.1% 증가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상승률은 19.2%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 제조업 경기가 2분기 중 반등 추세를 지속한다면 반도체 수출 전선에 문제는 없다"며 “반도체 수출 기저효과는 최소 3분기 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paperkiller@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