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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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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MBK]④ 진화 힘든 ‘홈플 사태’, 김병주 성공신화 몰락 위기

아시아1위 사모펀드운용사(PEF) MBK파트너스가 위기다. 고려아연 적대적 M&A로 대기업이 함께 일하기 껄그러운 PEF가 됐다. 여기에 홈플러스 기습 회생 신청으로 민심은 추락했고, 국회 청문회도 앞두고 있다. 는 위기감이 돌고 있는 MBK와 관련해 그들의 영향력과 사회적 파장,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두루 살펴보며 MBK를 조망하고자 한다. 2023년 포브스가 발표한 한국의 50대 자산가 순위에서 김병주 MBK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넘어서 1위를 차지했고, 2024년에는 2위를 기록했다. 그는 수많은 청년들의 롤모델이었고, 그의 성공신화는 시대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홈플러스 기습 회생 신청으로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기습 회생 신청을 한 경우, 그룹의 수장들은 검찰에 출석하고 실형을 선고받곤 했다.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열 예정이다. 증인 명단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정무위는 증인으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선정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그는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1963년 경상남도 진해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열두 살 때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미국 유학을 떠났다. 펜실베이니아주의 명문 하버포드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월스트리트의 유명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경력을 시작해 M&A 분야에서 실력을 쌓았고, 살로먼 브라더스로 이직해 아시아 최고운영책임자로 승진했다. 1998년 한국 외환위기 당시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발행을 주도하며 국가적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1999년, 세계적인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 그룹의 제안으로 칼라일 아시아 회장직을 맡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 한미은행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05년, 칼라일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MBK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회사 설립 직후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과 캐나다 공공연금투자위원회 등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16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한국, 중국, 일본을 무대로 과감한 투자 결정과 성공적인 매각으로 아시아 사모펀드 업계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당연히 그의 자산은 날로 커져갔고, 2023년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우뚝섰다. 포브스에 따르면 한국 자산가 순위에서 그는 자산 97억 달러(약 13조 3300억원)를 기록, 80억 달러(11조 4400억원)를 기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제쳤다. 성공신화를 달려온 그이지만 앞으로의 길은 상당히 곤혹스러울 전망이다. 회생 신청을 한 그룹사 수장들은 모두 상당한 곤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국민이 피해를 봤기에 다양한 국내 기관들이 명분을 갖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두 회장 모두 국정감사에 출석을 요구받았고, 두 회장 모두 검찰로부터 소환을 받았다. 그리고 나란히 법정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다. 다만, 윤석금 회장은 사재를 출연한 점이 참작돼 구속은 피할 수 있었다. 반면 워크아웃이나 채권단 자율협약을 한 수장들은 회생 때와 큰 온도 차를 보였다. 금호그룹의 경우, 2009년 박삼구 회장 당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나, 그는 이듬해 복귀했다. 그것도 채권단의 요구에 '전문경영인'으로 복귀한 것이다. 2020년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이 어려움에 빠져 재무구조개선계획을 냈던 두산그룹의 경우, 박정원 회장이 현재까지도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약속했던 사재출연까지 실천해 '구조조정'의 선례가 됐다. 박 회장의 선제적이고 책임 있는 모습에 당시 시장에서 많은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기습 회생 신청으로 MBK의 평판은 상당히 훼손되었고 과거 MBK로 돌아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김병주 회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사재 출연과 같은 적극적인 행동과 책임 있는 변제가 이뤄진다면 김 회장의 명예는 유지될 수 있다"면서 “MBK의 발표는 있었지만 실천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실천이 안된다면 사법적인 문제까지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현대로템, 고조되는 유럽의 전운 속 높아지는 주가

증권사들이 현대로템에 대해 두 달째 목표주가를 연일 높이고 있다.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우호적인 외부 환경이 조성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17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대로템 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4곳이 모두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달과 유사한 흐름으로, 2월 신규로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를 제외하고 모든 증권사가 목표가를 높였다. 2월 6일 실적 발표 이후 외부 환경 역시 우호적으로 개선되며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목표주가 상향의 주된 배경은 '실적'이다. 현대로템의 2024년 4분기 매출액은 1조44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7% 증가했다. 매출이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이익의 질적인 측면 역시 대폭 개선된 수치다. 1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1분기 연결 기준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2574억원과 1811억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15%, 305.15% 증가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은 현대로템의 2025년 1분기 매출액이 1조3415억원, 영업이익이 21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4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 목표주가 9만6000원에서 45.8% 증가한 수치이다. 14일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5년 1분기 폴란드향 K2GF 인도량은 26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4% 증가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376.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K2GF의 납품이 순항하고 있으며, 반복생산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유럽의 재무장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NATO 국가들의 국방예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한국 방산업체들이 유럽 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수주 금액이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란드향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이 몇 차례 순연되었지만 마무리 단계로 알려지고 있다"며 “특히 K2 전차 PL버전(폴란드 측이 요구한 사양 반영)과 장애물 개척 전차와 같은 계열 전차 등이 반영되어 수주금액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공개가 어려운 일부 중동 국가, 우리나라 4차 물량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수치 이상으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외에도 페루 수주, 루마니아 협상, 중동 및 인도 마케팅 등을 통해 수주 플로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계약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과 함께 현지 생산 거점이 마련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위기의 MBK]① ‘기습 회생신청’에 평판 추락한 MBK… 십자포화 대기 중

아시아1위 사모펀드운용사(PEF) MBK파트너스가 위기다. 고려아연 적대적 M&A로 대기업이 함께 일하기 껄그러운 PEF가 됐다. 여기에 홈플러스 기습 회생 신청으로 민심은 추락했고, 국회 청문회도 앞두고 있다. 는 위기감이 돌고 있는 MBK와 관련해 그들의 영향력과 사회적 파장,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두루 살펴보며 MBK를 조망하고자 한다. 홈플러스 회생 신청으로 MBK의 평판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 기업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워크아웃이 아닌 회생을 바로 신청한 것이 발단이 됐다. 대기업의 직접 회생 신청은 사회적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일이다. 이 같은 일을 한 재벌 총수는 사정기관과 국회에 타깃이 됐다. 오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홈플러스 사태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열 예정이다. 증인 명단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 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 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 등이 포함됐다. 정무위는 증인으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선정해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회장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의 기습 회생 신청은 큰 파장을 일으킨다. 우선, 수만 명의 채권자들이 손실을 본다. 직원들의 대량 해고와 투자자의 손실도 불가피하다. 각 주체마다 소송전도 불가피하다. 그렇기에 정부와 금융기관은 기업이 어려워지더라도 워크아웃을 선호한다. 워크아웃은 우선 상거래채무가 제외되기에 피해자 범위가 축소된다. 기업회생과 달리 기업과 금융기관이 서로 '협의'하여 진행하는 사적 구제수단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회생은 상거래채무도 개시 직후 상환이 중지된다. 피해자 범위가 상당하다. 또한 법원 주관으로 이뤄지고, 법적 강제력이 있어 채무자인 홈플러스가 채권자에게 끌려다니는 일은 워크아웃보다 적다. 기업회생이 워크아웃보다 다각도로 곤경에 빠진 기업에 유리하다 보니 회생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법적인 문제다. 수많은 국민의 피해는 국내 기관들이 움직일 명분이 된다. 2010년대 동양그룹, 웅진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현 전 회장, 윤석금 회장은 국회와 사정기관의 칼날을 피해갈 수 없었다. 두 회장 모두 국정감사에 출석을 요구받았다. 현 전 회장은 출석을, 윤 회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두 회장 모두 검찰로부터 소환을 받았다. 그리고 나란히 법정에서 실형 선고를 받았다. 다만, 윤석금 회장은 사재를 출연한 점이 참작돼 구속은 피할 수 있었다. 김병주 MBK 회장과 MBK 역시 이 같은 상황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세무당국은 MBK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날 MBK파트너스에 직원을 보내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특별(비정기) 세무조사를 보통 담당한다. 특별한 혐의점을 잡아내 조사하는 방식이다. MBK 관계자는 “2015년과 2020년에도 세무조사를 받았다"며 5년마다 하는 정기적 세무조사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 시각은 다르다. 조사4국이 특별 조사 수준으로 MBK파트너스의 탈세 혐의를 살펴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그간 기습 회생 신청한 그룹사를 국가 기관이 사정없이 난도질한 이유는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이를 쉽게 내버려둔다면 유사 사례가 나타나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여지가 있으니 그간 본보기로 삼아 매우 엄격하게 다뤄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MBK가 사모펀드라고 하더라도 이미 충분히 대기업"이라면서 “앞으로 MBK는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고려아연 ‘다시 200만원 가나?’…벌써부터 다음 임시주총에 관심 쏠려

경영권 분쟁 장기화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고려아연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주주들의 시선은 이미 주주명부가 폐쇄된 정기 주주총회가 아니라 다음 임시 주주총회로 향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22만원 오른 10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 69만6000원이던 주가가 3일 만에 53.7% 상승해 100만원을 상회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6일 주가 240만원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또 다시 200만원 선까지 주가가 오를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고려아연의 주가 상승은 법원 판결 결과가 나온 7일 이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법원은 MBK·영풍 연합이 제기한 안건 중 임시의장 선임의 건은 인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고려아연에 전적으로 유리한 결과는 아니었다. 법원은 고려아연이 단행한 상호주 보유를 이유로 한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려아연이 해외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이용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상법 369조 3항은 관련 회사가 모두 상법상 규정하고 있는 주식회사에 해당해야 적용할 수 있는데, SMC가 상법에 따라 설립된 주식회사가 아님은 명백하다"며 “SMC는 유한회사의 성격을 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MBK·영풍 측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이 40.97%로 회복되었다. 또한 집중투표제 도입(1-1호)을 제외한 ▲이사 수 상한 설정(1-2호) ▲액면분할(1-4호)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1-6호) ▲배당기준일 변경(1-7호) ▲분기배당 도입(1-8호) 의안은 모두 효력을 잃었다. 임시주총에서 선임된 고려아연 측 이사들의 직무집행 효력도 정지되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고 양측의 세력이 비슷한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집중투표제로 인해 어느 한쪽이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워졌으며, 언젠가 MBK·영풍 연합의 이사진 합류는 사실상 확정이다.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는 MBK가 과반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BK는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MBK 파트너스 측이 이사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대세에는 별 지장이 없을 것"이라면서 “영풍·MBK 파트너스가 정기주주총회 후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으며, 주주총회마다 최 회장 측보다 많은 수의 이사를 선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MBK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법원에서 주총 의장 선임에 관해서는 최회장 측의 입장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주주총회에서 의장의 권한은 매우 강력하다. 고려아연은 또 한 번 반격을 준비했다. 유한회사라고 판단받은 SMC의 지분을 주식회사 SMH에 현물배당한 것. 이로써 다시 한 번 상호주로 묶여 이번 정총에서 의결권이 제한될 전망이다. 물론 MBK가 즉각 가처분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MBK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은 최회장 측에 유리한 요소다. 국민연금이 MBK를 지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오랜시간 상법을 담당한 변호사는 “판사도 사람인지라 여론을 무시하지 못한다"면서 “MBK를 둘러싼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SMH를 통한 의결권 제한은 파훼법이 분명히 존재하는 방법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MH를 통해 고려아연이 반격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방편"이라면서 “설사 승소하더라도 다음 임시주총부터는 영풍이 고려아연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기에 사용하지 못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의 주장이 충돌하는 지점도 발견된다. MBK는 “연결고리인 SMH는 정기주주총회 기준일(2024년 12월 31일)에 영풍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SMH가 영풍 주식 10%를 초과해 취득한 현 시점에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어 주가가 상당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도 상당히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라면서 “장기적인 변수는 MBK의 훼손된 평판"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을 기습 회생신청하면서 산업은행을 위시한 금융권과의 거래가 상당히 힘들어졌다"면서 “홈플러스 회생 개시의 파장이 더욱 커진다면 고려아연 주총에도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고려아연, 일시적 상호주 제한 효과… 약보합 횡보 중

고려아연의 주가가 약보합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날 있었던 고려아연의 상호주 제한 전략이 일시적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일 대비 2만3000원 내린 104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7일 69만6000원이던 주가가 3일 만에 53.7% 상승해 100만원을 상회한 것이다. 고려아연의 주가 상승은 법원 판결 결과가 나온 7일 이후부터 시작됐다. 당시 법원은 MBK·영풍 연합이 제기한 안건 중 임시의장 선임의 건은 인용하지 않았다. 또한 법원은 고려아연이 단행한 상호주 보유를 이유로 한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게다가 집중투표제는 인정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집중투표제로 인해 어느 한쪽이 완전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워졌으며, 언젠가 MBK·영풍 연합의 이사진 합류는 사실상 확정이다. 고려아연은 또 한 번 반격을 준비했다. 유한회사라고 판단받은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주식 10.3%를 그 모회사인 주식회사 '썬메탈홀딩스(SMH)'에 현물배당한 것. 이로써 다시 한 번 상호주로 묶여 이번 정총에서 의결권이 제한될 전망이다. 다만, 이는 일시적이고 MBK가 가처분을 제기할 경우, 고려아연에 불리한 쟁점이 상당하다. MBK는 “연결고리인 SMH는 정기주주총회 기준일(2024년 12월 31일)에 영풍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SMH가 영풍 주식 10%를 초과해 취득한 현 시점에 영풍은 고려아연 주식을 전혀 '가지고 있는' 상태"라면서 고려아연의 논리적인 모순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 회생 개시로 인해 추락한 MBK의 평판은 변수로 자리할 전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은 앞으로도 상당히 치열하게 진행될 전망"이라면서 “장기적인 변수는 MBK의 훼손된 평판"이라고 지적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지피클럽의 수상한 투자④] 사상 첫 연결 적자 기록…본업 부진과 M&A 실패 ‘이중고’

지피클럽은 골드만삭스로부터 750억원을 투자받아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기업 중 9번째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 승승장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적은 악화하고 이해할 수 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회사들은 인수 1년 만에 경찰조사, 세무조사를 받았다. 에너지경제는 지피클럽의 투자와 실적을 중심으로 지피클럽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지피클럽이 본업과 M&A로 인수한 계열사들이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내며 연결 기준 첫 적자를 기록했다. 본업 경쟁력은 약화되는 가운데 M&A 기업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아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피클럽은 2023년 별도 기준 1997억원의 매출과 1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725억원의 매출과 415억원의 영업이익과 비교할 때 각각 26.7%, 65%씩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더욱 극적이다. 563억원에서 730억원 감소해 17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본업의 경우, 흑자폭이 가파르게 감소하는 중이다. 2018년 별도 기준 2038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불과 5년새 95%가 감소한 14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중국향 화장품 수출이 활발했던 황금기를 지나가자 실적도 크게 축소된 것이다. 지피클럽은 제이엠솔루션(JMsolution)이라는 스킨케어 브랜드로 알려진 뷰티 제품 전문 유통기업이다. 김정웅 대표는 처음에 중국 시장에서 게임 파라다이스(Game Paradise)라는 의미의 GP Club으로 게임 유통 사업을 시작했으나, 2016년 화장품 시장으로 진출하며 제이엠솔루션을 출시했다. 이 브랜드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꿀광 로얄 프로폴리스 마스크'(일명 '꿀광 마스크')는 출시 후 30억 장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2019년에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피클럽은 2018년 1조 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김정웅 대표의 처(妻)인 박옥 이사의 지분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750억원에 매각했다. 이 거래로 인해 지피클럽은 한국의 9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 반열에 올랐다. 이 때가 지피클럽이 가장 빛났던 시기다. 2019년 이후 사드와 코로나19로 매출은 꾸준히 감소했다. 2018년 5137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매출은 △19년 4486억원 △20년 4016억 △21년 3443억 △22년 2722억 △23년 1997억원 등 가파른 감소세를 시현했다. 지피클럽은 크게 벌어들인 자금을 바탕으로 M&A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다. 우선 중국 킹롱전기버스 공식 수입업체인 이온모터스다. 23년 인수한 이온모터스는 인수 이후 첫 사업연도에 13억 7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회사는 25년 1월 기준 연간 퇴사율 100%를 기록 중이고 대표번호는 숙박업체로 바뀌는 등 영업활동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22년 10월 인수한 한국미라클피플사도 마찬가지다. 당시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을 적정가치(지급액에서 영업권을 차감한 금액)보다 8.5배 더 높게 인수했다. 물론 사업시너지가 발생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미라클피플사는 이듬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악화됐다. 제이윙투어는 두 회사보다 더욱 심각하다. 여행업이 주업인 지피클럽의 자회사 제이윙투어는 설립한 지 1년 만에 세무조사를 받아 매출의 20배 이상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받았다.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세무조사를 받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듬해 폐업 수순을 밟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피클럽은 본업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고, M&A한 기업들을 턴어라운드 시켜야 하는 두 가지 숙제를 갖고 있다"면서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야 유니콘기업의 위상을 되찾을 것인데 현재 상황으로는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기범·장하은 기자 partner@ekn.kr

[지피클럽의 수상한 투자③] 이온모터스, ‘퇴사율 100%’라는 민낯

지피클럽은 골드만삭스로부터 750억원을 투자받아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내 기업 중 9번째로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 승승장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적은 악화하고 이해할 수 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회사들은 인수 1년 만에 경찰조사, 세무조사를 받았다. 에너지경제는 지피클럽의 투자와 실적을 중심으로 지피클럽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다. 지피클럽의 자회사 이온모터스가 높은 퇴사율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번호는 숙박업체로 바뀌었다. 게다가 관련 업계는 보조금 문제로 사법당국에 표적이 되고 있어 이온모터스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25년 1월 기준 중국 킹롱전기버스 공식 수입업체인 이온모터스의 연간 퇴사율은 100%다. 이온모터스는 지난 23년 지피클럽이 지분 58.82%를 취득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회사다. 퇴사율 100%란 의미는 산술적으로 모든 직원이 1년 사이 퇴사했을 때 가능한 수치다. 10명의 직원이 있다면 1년 내로 10명이 퇴사할 때 퇴사율이 100%다. 직원은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고, 영업활동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기업의 필수 요소다. 또한 반드시 퇴사율이 0%일 필요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낮을수록 근무환경이 좋다고 평가받는다. 또한 이온모터스의 절대적인 퇴사율 수치도 높다. 마치 직원들이 기업의 재고자산처럼 빠르게 '회전'한 것이다. 게다가 10명을 웃돌았던 직원 수는 한자리 수로 감소했다. 14명이 퇴사했고, 3명이 충원됐기 떄문이다. 물론 최근 인공지능(AI)이 각광받으면서 IT 기술로 직원의 업무를 대신할 수도 있다. 다만, 이온모터스는 이와 멀어보인다. 사업을 제대로 영위하는지도 의문이다. 이온모터스의 대표번호로 연락을 시도하면 강원도 숙박업소 예약 안내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본사영업센터 번호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현재 잠재적 고객들이 이온모터스에 연락할 방법은 이메일과 본사 내방 밖에 없다. 게다가 관련 업계도 매우 흉흉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25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로 전기차 수입업체 관계자 1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버스 수입사들이 국내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서류를 조작해 기준보다 싼 가격에 전기버스를 운수업체에 공급한 뒤 보조금을 받아 챙긴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21년 전기버스 보조금 개정안을 통해 전기버스 구매 시 최소 자기부담금 1억원을 부담해야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비교적 저렴한 중국 전기버스와 국산 전기버스의 실구매가 차이를 좁히려는 취지에서다. 그런데 일부 수입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운수업체들에 최소 자기부담금보다 수천만원 더 낮은 금액을 받고 버스를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피클럽에 문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지피클럽은 1개월 동안 담당자를 연결하지 않으며 질문 자체를 받지 않았다. 박기범·장하은 기자 partner@ekn.kr

[특징주] ‘비만치료제 강자’ 애니젠, HLB 자금력 업었다…주가 8% 상승세

애니젠 주식이 11일 HLB그룹에 인수된다는 발표 이후 장 초반에 8%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오전 10시 36분 현재 애니젠 주가는 전일 대비 7.67% 상승한 1만2천21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시작 직후에는 25.57%까지 급등하며 1만4천24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HLB그룹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펩타이드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 공장을 보유한 애니젠을 인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HLB그룹 측은 그룹 내 7개 계열사가 150억원 규모의 애니젠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추가로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HLB그룹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애니젠이 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신규 GLP-1 비만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인 HLB제약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급등세 이마트 PER, ‘세계 1위’월마트 넘고 코스트코 수준… 고평가 논란 괜찮을까?

최근 홈플러스 회생 개시로 반사이익을 누리며 급등한 이마트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주가수익비율(이하 PER)이 글로벌 1위 회사인 월마트를 넘고, 코스트코에 근접했다. 고평가 논란이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이마트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9일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4일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에 법인 회생 개시를 신청한 이후 키움, 한화, IBK 등 3곳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한화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각 목표가를 12만원과 13만원으로 크게 상향 조정한 것. 주가 역시 반응했다. 4일 7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주가는 8만5600원으로 12% 상승했다. 하지만 현재 이마트의 주가는 실적 기준으로 볼 때 낮다고 보긴 어렵다. 지난해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마트의 지난 7일 기준 시가는 2조3862억원이다. PER 로는 50.7배다. 이는 글로벌 1위인 월마트를 뛰어넘는 수치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월마트의 PER은 38배다. 코스트코는 56.3배다. PER은 수익성과 주가의 상관관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수익성지표이다. 코스트코는 글로벌 고객을 사로잡는 노하우가, 월마트는 미국이라는 성장하는 시장을 갖고 있지만, 이마트는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한국이라는 내수 시장을 주무대로 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한국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크게 높였는데 이는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이마트의 '극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전환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6만8000원에서 13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내수 소비심리 부진에도 불구하고, 전사 고정비 절감과 G마켓글로벌의 지분법 손익 분류에 따라 동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마트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956억원 상승한 1427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내수 소비심리 부진에도 불구하고, 할인점과 전사 고정비 절감, G마켓글로벌의 지분법 손익 분류에 따른 영업적자 및 기업인수가격배분(PPA) 상각비 축소 등이 예상된다"면서 “한국 소비자심리지수는 작년 12월을 저점으로 반등하는 추세다. 해당 지표는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승하면서, 저점에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와 영업력 약화에 따른 반사수혜도 기대된다"며 “빠르면 3월부터 할인점을 중심으로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하고,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강화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여, 25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5113억원으로 상향 제시한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마트에 대해 '아직 밸류에이션을 걱정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이마트의 PER은 25년 컨센서스 기준으로 15배 수준에 도달했지만, 아직까지 이마트의 주가에 있어서 밸류에이션의 우려를 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마트의 25년 예상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6%(12배) 오른 5728억원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대형마트 2위 사업자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수혜가 실적 전망치의 업사이드 요인"이라면서 “홈플러스 측에서는 정상 영업을 강조하고 있으나, 협력업체들의 납품 중단이 본격화되면서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연간 매출액은 24년 기준 6.9조원(거래액은 10조원 추정)이며, 영업 경합지가 총 132개 매장 중 약 70개 점포 수준이기에최소 5%의 매출 증가 효과(홈플러스 매출 30% 감소, 이마트 25% 흡수 가정)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매출 증분 효과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납품 중단으로 인해 재고 처리가 필요한 제조업체에 대해 협상력에 있어 이마트가 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점 또한 수익성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KT·현백만 밸류업…뿔난 밀리의서재·현대퓨처넷 ‘주주’들

현대퓨처넷과 밀리의서재 주주들의 주주운동이 활발하다. 두 회사는 각각 현대백화점 그룹과 KT 산하의 계열사인데 공교롭게도 모회사만 밸류업 공시를 하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7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현대퓨처넷과 밀리의서재의 지분 5.49%, 4.35%가 결집했다. 밀리의서재의 경우 주도적으로 주주운동 중인 서울에셋매니지먼트(이하 서울에셋)의 지분율 1.8%를 고려할 때 사실상 6%를 웃돌고 있다. 주주들이 요구하는 것은 주주가치 제고다. 이는 서울에셋의 주주제안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셋은 밀리의서재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직원의 우리사주 지분 매입 독려책 확보 △이사의 보수 및 퇴직금 중 일부 주식 지급 △매 회계연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 전망 정책 도입 △개인투자자 대상 IR 정례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도입 등을 제안했다. 골자는 주가 제고 및 소통이다. 서울에셋은 주가 제고를 위해 대표적인 정책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제안했다. 일각에서는 밀리의서재가 성장을 위한 투자 대신 자사주 매입에 자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황성민 서울에셋 매니저는 “밀리의서재는 이미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한 매출 수준에 도달했다"면서 “2022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했으며, 모기업 KT처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을 병행하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업으로 레벨업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밀리의서재 임직원들이 주주가치 제고에 동참할 수 있는 방안도 제안했다. 직원들의 우리사주 매입 시 회사가 추가 지원을 하고, 이사 보수의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정관 변경이 핵심이다. 특히 모회사인 KT는 이미 정관에 이사 보수의 주식 지급 가능성을 명시하고 있어 밀리의서재도 이를 도입할 명분이 있는 상황이다. 황 연구원은 “밀리의 서재 이사회 결의 또는 회사 자체적인 결의를 통해, 직원이 기본급의 5%로 우리사주를 매수할 경우 회사가 동일한 5%를 추가로 제공하는 직원 보상 방안을 시행할 것을 권고적으로 요청드린다"면서 “이사의 보수를 현금뿐만 아니라 주식으로도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경영진이 주주와 보다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영업실적 전망 정책과 IR정례화, 중장기 주주환원책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미 많은 대기업들이 시행 중인 이러한 정책들은 주주들에게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장기적인 회사 계획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매 분기 당기순이익의 최소 50%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사용하며, 이를 중장기적으로 지속한다'와 같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식 도입할 것을 권고적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밀리의서재 주주들이 제기한 문제는 모회사인 KT에서는 대부분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지난해 11월 KT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는 △25년~28년 누적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 △AICT기업으로 사업구조 전환 △유휴 부동산, 비핵심 투자자산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본배치 재원 확충 △28년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 9%~10% 달성 등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목표 그리고, 회사의 방향성 및 사업효율화의 내용이 담겼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현대지에프홀딩스는 각각 △4% 이상 지분투자 수익률 지향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80% 이상 주주환원율 지향 △25년 100억 이상 반기 배당 실시하는 내용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시장 지표 개선, 주주환원 확대, 소통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밀리의서재, 현대퓨처넷과 같은 상장 자회사에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은 구조적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한다"면서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하는 것 만으로도 주주가치를 충분히 제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모회사의 주주가치 제고 발표를 통해 그룹사들 내에 관련 역량을 보유한 인력이 있음을 확인한 상황"이라면서 “자회사에 주주가치 제고 발표를 한다면 자회사 주주들의 주주가치는 제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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