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주부터 순차적 개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금융당국 수장 교체 여부에 시선이 모인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정부 인력 교체에 따라 금융당국 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금융권 기관장 인선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도미노 인사' 이어질까...금융기관장 인선 레이스도 '한창'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개각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후임으로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이 거론된다. 기재부 장관 교체는 금융위원장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교체도 예상되는 분위기다. 금융위원장 후임으로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김소영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손 이사장은 행시 33회며 금융위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다만, 내년 4월 총선 출마 검토설이 돌았기에 행보를 신중히 지켜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 부위원장은 서울대 교수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경제관료가 아닌 학자 출신이라는 요소가 있어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역대 금융위원장직에는 이명박 정부의 전광우 위원장을 제외하고 재무부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교체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 원장의 총선 출마를 두고 여러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앞서 윤 대통령이 12년 만에 금감원을 방문한 점은 이 원장의 총선 차출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원장이 지난 9월과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불출마 입장을 밝힌 데다 불법 공매도 적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등 여론 이목이 쏠린 굵직한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있어 윤 대통령이 당장 교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이 원장의 경우 선거 90일 전(내년 1월 11일)까지 물러나야 하는 국가국가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막판까지 거취를 예상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새 수장을 맞이할 준비에 착수했다. 손 이사장의 거래소 임기 만료(12월 20일)에 맞물려 금융위원장 유력설이 실리는 것과 별개로 차기 이사장 하마평이 도는 상태다. 후임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최훈 주싱가포르 대사(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유력한 이사장 후보로는 이 정무수석이 꼽힌다. 거래소 본사가 위치한 부산 동래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20대 국회에서 정무위 위원을 역임한 이력 때문이다. 여당의 부산 지역 총선 전략에 도움을 줄 것이란 평가와 관료 혹은 증권업계를 거치지 않은 순수 정치권 출신이란 점 등 다양한 평가가 따른다. 최 대사도 거래소 수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 최 대사는 행시 35회로 공직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맡았다. 다른 후보인 윤 사장은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을 지냈고 2020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맡았다. 2021년부터 한국증권금융 사장 직을 맡아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 SGI·손보협도 인선 시작…업계 "개각 영향 전반에 미칠 것"금융기관장 인선 레이스도 한창인 가운데 지난 24일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장이 생명보험협회장 최종 후보로 선임됐다. 앞서 은행연합회 수장으로는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선임되면서 윤곽이 잡혔다. SGI서울보증은 최근 인선 작업에 들어가 유광열 대표이사를 이을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후임엔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 최훈 주싱가포르 대사, 김욱기 전 SGI서울보증 전무 등이 거론되고 있다.손해보험협회도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27일 1차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릴 예정이다. 정지원 현 손보협회장 후임에는 허경욱 전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전 기획재정부 1차관), 유광열 SGI서울보증보험 대표,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등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허 전 대사는 행시 22회 합격 후 재정경제부 금융협력과장과 국제금융과장을 지냈고 국제통화기금(IMF) 시니어 이코노미스트까지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유 대표는 행시 29회 합격 후 재정경제부 경제분석과와 OECD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2014년 금융위원회에 몸담았다가 FIU 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 부회장은 행시 32회 출신으로 재무부,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과 한국예탁결제원 원장을 맡은 바 있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인물 중 유 사장에 높은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다만, 손보협회장 인선의 경우 다른 협회보다 늦어지면서 은행연합회장과 생보협회장 인선 결과에 기반해 정치권 등 새로운 후보군이 뒤늦게 등장할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유 사장이 관료출신이면서 보험사 사장을 경험해 현재 하마평 중에선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이번 개각을 통해 금융권 전반 인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며 지켜보는 분위기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통상 금융위 몫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명순 수석부원장이 SGI서울보증 사장으로 가고 금융위 고위 공무원이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앉는 등 연쇄적인 금융위 인사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말했다. pearl@ekn.kr금융당국 수장 교체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한국거래소와 SGI서울보증 등 수장 인선에도 이목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장.이진복 정무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