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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경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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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치닫는 2금융권 ‘부실 지표’...대출문 잠그는 저축은행

건설·부동산 업종 발 금융불안이 높아지며 2금융권 부실지표가 9년 래 최악의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가계대출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는 가운데 서민급전 수요가 카드와 캐피탈 업계로 몰리는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은행·비은행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각각 116조2000억원(55조5000억원+60조7000억원), 500조6000억원(309조1000억원+191조4000억원)에 이른다. 해당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대출·연체 등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비은행권엔 저축은행,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가 포함됐다. 두 업종 잔액 모두 한은이 해당 업종 대출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나눠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건설업 112조1000억원, 부동산업 478조2000억원)보다 각각 3.66%, 4.68% 늘었고 2022년 1분기(101조4000억원, 437조2000억원)와 비교해 2년 만에 14.60%, 14.50% 증가했다. 대출규모에 이어 부실대출 지표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비은행권의 건설,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준 각 7.42%, 5.86%로 역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분기(3.38%, 3.15%) 이후 1년 동안 각 2.2배, 1.9배로 올랐고 2022년 1분기(1.79%, 1.31%) 이후 2년 동안 각각 4.2배, 4.5배로 뛰어올랐다. 특히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19.75%, 부동산업은 14.26%에 달했다. 이 역시 최고 기록이다. 특히 건설업의 경우 1년 전(4.41%)이나 2년 전(2.22%)의 무려 4.5배, 8.9배 수준이다. 저축은행 사태 직후 2013년 건설업종의 이 비율이 30%를 웃돌았는데 당시 수준에 빠르게 근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업도 최근 1년, 2년 사이 각 3.3배(4.36%→14.26%), 7.8배(1.82%→14.26%)로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 업권은 대출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서민급전 수요가 카드와 캐피탈 업계로 몰리고 있고, 카드론과 리볼빙 금리는 치솟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보험·저축은행·카드·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말 대비 12조8000억원 줄어들었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2022년부터 올 들어 6월 말까지 2년 반 동안 45조8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작년 1조3000억원에 이어 올해 상반기 200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은 적자 폭 확대에 따라 대출 빗장걸기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여신(말잔)은 100조7456억원으로 지난해 1월 115조6003억원 기록 이후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조3423억원(10.11%) 감소한 수치고, 2021년 12월(100조5883억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 상품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17곳이 취급한 사잇돌2대출의 평균금리는 14.99%로 지난 3월(14.67%)보다 3개월 0.32%P 올랐다. 한편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급전 수요는 높은 금리가 유지 중인 카드·캐피탈 업계로 몰리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롯데·현대·신한·삼성·비씨·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금리는 5월 기준 14.22%로 전달(14.22%)와 비슷했고 1년 전(14.12%)보다는 소폭 올랐다. 결제성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평균 수수료율은 17.14%로 전달(17.13%)과 비슷했지만 작년 동월(16.10%)보다 1%P 넘게 상승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0조5186억원으로 역대 최다였던 4월(39조9644억원) 대비 5542억원 늘었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실행했던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실행하는 대환대출 잔액 또한 1조9106억원으로 4월 말(1조8353억원)대비 증가했다. 작년 동월(1조3417억원)보다는 6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올해 1분기 카드·캐피탈업계서 취급한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2조3814억원으로, 작년 동기(1조6386억원)와 직전분기(1조9403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단기납 종신 과세 이슈 일단락에도...당국, ‘高환급금’엔 선긋기

기재부가 단기납 종신보험이 비과세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수 개월간 생명보험업계에 돌았던 긴장감이 다소 풀린 분위기다. 다만 상품별로 과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점이 열려있는데다 환급률에 대한 간접적 압박이 남아있어 관련 상품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 수 있단 평가가 나온다. 11일 국세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단기납 종신보험 과세와 관련한 국세청의 질의에 대해 단기납 저해지형 종신보험을 순수 보장성 상품으로 해석해 비과세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회신했다. 국세청은 올해 초 기재부에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이지만 저축성 보험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과세 여부를 질의했다. 앞서 올 초 세법 해석으로 소득세법 25조에 따라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이번 회신에서 사실상 이를 비과세 대상으로 판단함을 명시했다. 기재부는 회신을 통해 “단기납 저해지 환급형 종신보험이 사망, 사고만을 보장하며 저축을 목적하지 않는 순수 보장성 보험인 경우 해당 보험의 월 납입 보험료가 저축성 보험의 보험료 합계액 계산에서 제외되는 것"이라며 소득세법 제 25조 저축성보험 한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에 단기납 종신보험은 월 150만원에서 제한 없이 비과세 혜택을 보게 됐다. 해당 상품은 5년납 이상 균등 납입해 10년 이상 유지 시 납입 한도 제한 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과세 적용을 통해 납입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만기 해지환급금이 발생하더라도 이자소득세(15.4%)가 발생하지 않는다. 앞서 단기납 종신보험이 과세 대상으로 결정될 경우를 두고 이를 주요 상품 중 하나로 판매해왔던 생명보험사들로부터 각종 우려가 떠오른 바 있다. 보험사들이 비과세 이점을 강조해 해당 상품을 판매해왔기에 당장의 상품판매부터 영업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또한 이전에 판매했던 상품들에 세금이 소급적용될 경우 민원이 치솟을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불완전판매로 여겨질 수 있으며 계약 해지나 청약 철회 등으로 이어질 경우 보험사 재정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만 논란이 일단락 됐음에도 상품의 특성에 따라 과세 여부가 결정될수 있어 해석에 따른 추가적인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기재부는 큰 틀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이 비과세임을 규정했을 뿐 비과세 해당 여부는 개별 보험상품의 해지 환급률과 보험료 납입 규모, 특약 유형 등을 고려해 사실을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순수 보장성 보험은 환급금이 없거나 납입한 보험료보다 극히 적은 상품을 의미하지만, 지난해부터 보험업권에서 고환급률을 내세워 판매했던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환급률이 130% 이상인 경우가 있어 순수 보장성이라고 보기 어려운 영역이 있기 때문이다. 저축성 보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품의 경우 국세청이 개별 상품별로 과세 판단을 내릴 수 있단 의미다. 이후 개별 상품의 보험료 구성이나 환급, 특약에서 저축 성격이 드러나면 이후라도 얼마든지 과세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 다시 과세 시비가 발생하면 이전에 판매한 상품들과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 보험료 혜택 등을 더해 환급률이 130% 넘어가는 경우는 어떻게 판단해야하는지 기준을 두고도 논란이 커질 수 있다. 표면적으론 순수보장성 보험이지만 실질적 내용이 저축성보험인 상품의 경우 이후 과세 여부를 당국이 어떻게 결정할지도 미지수다. 이에 생보업권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단기납 종신보험이 이전과 같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을지에는 의구심이 실린다. 현재 생보업권에서 단기납 종신보험은 여전히 의존도가 높은 상품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단기납 종신보험은 생보사 전체 판매 비중에서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신한라이프 등이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당장 초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수치를 확보해야하는 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의존도를 낮추기에는 손보업권에서 건강보험 판매량을 따라잡는 등 경쟁력이 생길 때까지 단기납 종신 판매량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상품 과열에 대한 선을 분명히 둔 것으로 해석한다"며 “납입규모나 환급률에 따라 세부적인 기준이 나올 수도 있어 보험사들이 환급률을 두고선 조심스런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삼성생명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상…손보는 3강체제 전환에 시선

2분기 성적표를 앞둔 보험사들이 이번에도 일제히 호실적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생명보험업권에서는 대형사 위주로 양호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종전 '빅5' 체제였던 손해보험업권은 '3강 체제'로의 지각변동이 나타날 수 있어 주목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2분기 연결 지배 순이익은 591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상승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에 발생했던 처분손실의 기저효과로 투자손익이 대폭 증가하면서 지배 순이익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2분기 보험손익은 407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로는 52% 상승하고 전년과 비교해 6% 하락할 전망이다. 시행세칙 변경에 따른 일시적 비용이 있었던 전분기보다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투자손익은 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하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36% 증가한 4914억원으로 관측된다. 한화생명의 2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1813억원으로 추산됐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8.2% 상승한 2467억원이다. 전분기 세칙개정에 따라 예실차가 840억원 차감됐기에 정상화된 보험손익이 전분기 대비 122% 증가하지만, 계절적인 배당수익의 소멸 등을 가정하면 영업익은 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화재의 2분기 연결 지배 순이익은 5887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년보다 2% 하락한 수준이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8% 상회하는 실적이다. 순익은 전년 동기 낮은 유효법인세율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익이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5%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유이원 상승 등에 의한 투자손익 개선이 본질 이익 증가의 주 원인으로 꼽혔다. DB손해보험은 2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대비 1% 하락한 4587억원이 예상된다. 전년 동기에 평가처분익이 560억원 발생했던 기저효과가 있으나 보유이원 개선, CSM 상각익의 자연 증가 등이 이를 상쇄하며 유사한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4, 5월 건강보험 신계약이 호조를 보여 상반기 성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보험개발원이 경험생명표를 새로 개발하면서 4월부터 암보험 등 건강보험료가 일부 인상됐지만 이를 앞두고 절판마케팅에 따라 생·손보 전 업권 보험사들의 건강보험 신계약판매가 호조를 보였을 것이란 관측이다. 4월 이후부터는 건강보험 상품의 담보를 세분화한 간편보험 출시가 성행하며 신계약이 성장했을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최근 경미한 유병자를 대상으로 한 초경증 간편보험 출시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KB손해보험이 'KB 3.10.10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출시한 이후 교보생명이 '교보간편마이플랜건강보험(무배당)' 등을 출시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 5월 건강보험 신계약 판매가 여전히 우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와 더불어 1분기 보수적 가정변경으로 대부분 보험사의 보장성 인보험 CSM 배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전술한 요율 인상과 더불어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마진도 관리돼 CMS 배수도 상승한다. 이에 따라 커버리지 회사의 2분기 신계약 CSM도 상당히 양호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손해보험업권의 경우 기존 톱5(삼성·DB·메리츠·현대·KB) 체제에서 3강체제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2분기 실적에 시선이 모인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삼성화재 7020억원, DB손보 5834억원, 메리츠화재 4909억원, 현대해상 4773억원, KB손보 2922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분기별 순익 편차는 크지 않지만 지난해 연간 순익에서 메리츠화재가 1조5784억원을 기록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삼성화재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첫 2조원을 돌파했다. 반면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1조원을 밑도는 수준을 기록하며 격차가 벌려지는 모양새다. 박 연구원은 “5월까지의 신계약 지표는 DB손해보험이 가장 우수하다"며 “4개사 모두 1분기 평균 대비로는 월초 신계약 금액이 감소하는데 DB가 낙폭이 가장 적다. 뿐만 아니라 질병 1호종 수술비 담보에 대해 자사 요율 적용해 보험료 인상, 판매도 원활한데 보험료도 높아져 CSM 배수도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해상은 매출보다는 마진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며 보장성 인보험 CSM 배수 13배가량으로 1분기 대비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JKL파트너스, 롯데손보 ‘상시 매각’ 전환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상시 매각 체제에 들어간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앞서 진행한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복수 투자사들과 조건에 합의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JKL파트너스는 앞으로 상시로 본입찰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외 투자사들과 접촉해 매각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가격뿐만 아니라 여러 정성적 조건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매각에 나서 지난 4월 매각 주관사 JP모건을 통해 예비입찰을, 지난달 28일에는 본입찰을 진행했다. 본입찰에는 외국계 투자사 1~2곳만 입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력한 원매자 중 하나였던 우리금융지주는 예비입찰 당시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해 롯데손해보험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달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우리금융은 당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요구에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보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JKL파트너스는 우리금융이 본입찰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인수의사가 있을 경우 언제든 다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손해보험 최대 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7297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특수목적법인(SPC)인 '빅튜라'를 통해 롯데손보 지분 77.04%를 보유하고 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마일리지카드 시장까지…‘트래블카드’ 입지 굳히기 나선 하나카드

하나카드가 마일리지 결합 신용카드를 내놓으며 경쟁이 격화 중인 '트래블카드' 시장 내 후발주자와의 격차 벌리기에 들어갔다. 이미 마일리지 카드를 출시해 운영 중인 카드사들과의 경쟁 구도 변화에도 시선이 모인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오는 22일 '트래블로그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를 선보인다. 일반형인 스카이패스와 프리미엄형인 프레스티지로 총 2종이며, 기존 무료 환전 등 서비스는 동일하지만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 마일리지 서비스는 국내외 가맹점에서 전월실적 조건 없이 결제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된다. 여기에 더해 시즌1 기간에 속하는 올해 연말까지 1500원당 1.5마일리지를 지급하면서 이커머스를 비롯해 커피, 항공, 면세점 등 특정 가맹점서 사용 시 최대 3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카드 유형에 따라 웰컴마일은 최대 5000마일이 적립된다. 전세계 공항라운지 혜택은 최대 연 4회까지 무료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전월실적 50만원 이상 시 적용된다. 이번 상품 출시는 현재 트래블카드 시장에서 1위를 선점하고 있는 '트래블로그'의 입지를 보다 견고하게 만들겠단 포석으로 해석된다. 여행지에 가서 결제 시 이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여행가기 전후 마일리지를 쌓으며 다음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고객까지 겨냥했다. 국내에선 일반 신용카드처럼 사용하고, 해외에선 무료환전 등 기존 트래블로그 카드 혜택을 이용할 수 있어서다. 하나카드에 따르면 트래블로그 환전액은 최근 2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서비스 가입자수 500만을 넘겼다. 시장 점유율은 현재까지 1위지만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후발주자들이 속속 트래블카드 출시에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 9개 카드사의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올해 초 하나카드가 50% 가까이 치솟았지만 지난 3월 45.8%, 4월 44.8%, 5월 45.3%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는 3월 21.6%에서 5월 29.2%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상품 출시로 마일리지 카드 시장 고객에게도 선택지가 넓혀지면서 경쟁력을 더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마일리지 적립 기준과 연회비가 상품별로 상이해 하나카드의 신상품이 트래블로그 유입경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카드 상품으로는 우선 '삼성카드&마일리지 플래티넘(스카이패스)가 있다. 이용금액 1000원당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1마일리지가 기본 적립된다. 백화점, 주유 등 생활 영역 이용 시 1000원당 1마일리지가 추가 적립돼 2마일리지를 지급한다. 최근 현대카드가 신상품으로 출시한 '대한항공카드 에디션2'는 연간 보너스로 매년 최대 3만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대한항공 항공권 구매 시 1000원당 최대 5마일리지 적립과 최대 20만원 할인도 제시했다. BC카드 '바로 에어플러스 스카이패스'는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 기본 적립에 더해 이용금액 100만원당 200마일리지가 추가로 적립된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에브리이 마일 스카이패스'는 이용금액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해외 가맹점 이용 시 추가 적립 혜택으로 1000원당 2마일리지까지 적립할 수 있다. 하나카드는 최근 새로운 여행서비스 '트래블버킷'을 론칭하면서 트래블로그에 힘을 싣기도 했다. 트래블버킷은 여행객을 타깃해 혜택을 제공하는 여행상품몰로, 하나카드 고객에게 최적화된 가격의 항공권과 호텔 상품, 패키지여행상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트래블로그 마일리지 카드로 트래블버킷에서 결제하면 마일리지 혜택이 주어지도록 설계했다. 다만 하나카드는 마일리지 카드 시장에서의 경쟁이 목적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항공 마일리지 시장을 겨냥한 특화상품은 아니고 신용카드에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담은 상품 라인업을 추가한 것으로써 트래블로그 고객에게 선택지를 넓혀드리기 위함이 목적"이라며 “체크카드 기반인 트래블로그 고객이 유동성면에서 편리하도록 신용카드 출시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주인 맞이하고 체질개선하고…중형 생보사 판도변화 주목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인수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업계에선 긴장감이 돌고있다. 최근 중형 생명보험사들이 체질개선에 나서는 등 경쟁 대비를 본격화하고 있어 향후 순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ABL생명의 대주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를 위한 실사과정에 착수했다. 인수 후 ABL생명의 가치를 더한 동양생명의 자산규모는 NH농협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지게 된다. 동양과 ABL의 올해 1분기 자산은 각각 32조4402억원과 17조4707억원으로 자산을 단순 합산할 경우 총 자산은 49조9000억원을 넘으면서 생보업계 5위권인 NH농협생명(53조8435억원)과 비슷한 규모가 된다. 1분기 기준 두 회사를 합친 순이익은 963억원으로 농협생명이 기록한 784억원을 크게 넘어선다. 업계에선 이후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을 뒷배로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는데 대해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에도 중형생보사로서 입지가 단단한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에 인수될 경우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채널 점유율 확대 등 보다 공격적인 변화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방카 채널에서 대부분 저축성보험이 판매되고 있는 것과 달리 동양생명은 채널 내 보장성상품 판매에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카채널 보장성보험 판매 부문에서 동양생명이 하나생명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1분기 기준 동양생명이 방카 채널에서 확보한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 중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74%다. 보장성 상품은 지난해 업계에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 아래에서도 수익성이 높게 인식되기 때문에 우리금융 인수 후 판매력이 올라가면 실적에도 시너지를 보일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1분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으로 280억원을 올리면서 직전 분기보다 40% 확대된 결과를 기록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최근 상위권으로의 도약을 선포하며 본격적인 혁신에 들어갔다. 송영록 메트라이프생명 대표는 지난달 개최한 35주년 기념행사에서 5년 후 5대 생보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 1분기 메트라이프 총자산은 23조5600억원으로 생보업계 9위 수준이지만 연간 순익으로 지난해 3735억원을 기록해 업계 6위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356.3%로 생보업계 내 1위다. 전년 말 기준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1521억원을 기록해 중형사로서 입지를 다져둔 상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금이 업계 최고 수준으로, 해당 부분에서 상품 판매력을 보여왔다. 변액보험에도 꾸준히 강점을 보여오면서 한화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신한라이프 등 단기납 종신 판매 비중이 높은 생보사들에 위협이 가능한 존재로 부상해왔다. 최근에는 주요 전략 중 하나로 상품 다각화를 선정하고 올해 초 '360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하는 등 건강보험 판매 확대에도 나선 상태다. 최근 생보업계가 요양상품과 건강상품 등 상품성을 개선한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으며 수익성 경쟁에 불이 붙는 추세인 만큼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앞서 주춤했던 배타적 사용권 경쟁만 하더라도 하반기 들어 신청이 급격히 늘고 있고 연금보험, 건강보험 등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어 이를 통한 순위 다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흥행기대감 꺾인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다음 타자도 힘 빠진다”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흥행 기대감이 다소 꺾였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잇따라 출시될 여행자보험 등에도 여러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이르면 이달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지난 4월경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출시를 앞두고 과정상 난항을 겪었다. 앞서 시행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준비과정에선 플랫폼과 참여사 간 수수료 협의로 인해 진통을 겪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상품유형이 상이하다는 문제였다. 일반보험으로 상품을 내놓는 삼성화재와 장기보험을 탑재하는 타 보험사간 주장이 엇갈리며 조율 과정에 시간이 소요됐다. 두 상품유형은 보험료나 가입기간에서 차이가 있고, 갱신이냐 재가입이냐 등 연장 방식이 다르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출시가 늦어지게 되면서 금융당국은 두 유형 모두 동일선상에 두는 방식으로 결정했다. 펫보험 참여사도 통일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의 경우 시스템 개발 문제로 최초 출시 시점엔 합류하지 못할 전망이다. DB손보 관계자는 “준비가 완료되는대로 서비스에 합류할 예정이지만 플랫폼사와 시스템 개발 등을 준비하는 과정이 길어짐으로 인해 이번 출시 시점엔 들어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러 이유로 펫보험 역시 초기 흥행 기대감이 한 풀 꺾였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비교·추천 서비스의 혁신성이 잘 살려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펫보험을 판매하는 국내 대형사가 모두 참여해 같은 상품 유형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출발하지 못해 아무래도 출시 초기부터 흥행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 하다"며 “가격으로만 비교하면 일반보험이 훨씬 저렴하게 나오는데, 일반과 장기 상품이 다름을 이해하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서비스 출시에서부터 일률적인 비교가 어렵게 되면서 향후 출시될 여행자보험 기대감도 저하되는 등 영향이 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보험사로선 매 서비스 출시마다 '협의 과정상' 피로도가 쌓일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자동차보험 수수료율로 보험사간 이견이 나왔을때 당국은 결국 '일괄 비교 방식'에 손을 들어줬다. 상품 판매 방식까지 당국이 개입할 수 없단 이유였다. 대형 손해보험사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포함하는 '플랫폼 요율' 적용을 고수했지만 중소형사는 수수료가 제외된 '사이버 마케팅 요율'을 적용했다. 당시 대형사들 사이에선 플랫폼 입점 필요성에 참여동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수수료율 논의로 인해 당국과 소비자 등에 눈치를 보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펫보험은 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인건 맞지만 자동차보험 서비스에 비해 참여를 하든 하지 않든 큰 차이가 없다"며 “시장 자체 규모도 다르고, 채널이 많은 대형사 입장에선 플랫폼 참여가 어떤 면에선 소모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로서도 플랫폼에 대한 추가적인 기대감이 하락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을 비교해본 결과 소비자는 결국 표면적인 가격만으로 실제 가격을 따지기 어려운 까닭에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게 더 유리한 상황이 발생했다. 펫보험에서도 '장기'와 '일반' 유형을 따져 들어가게 되면 가격만 놓고 단순 비교하기가 어려워진다. 여행자보험의 경우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사고 없이 돌아올 경우 환급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가입자수를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우선 손보사 8곳(삼성·KB·현대·메리츠·한화·롯데·캐롯·NH농협)이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대로라면 역시 한 곳에서 모든 상품을 비교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효용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펫보험 상품유형도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의 차이를 분명하게 설명해 주면 소비자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주는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애초에 플랫폼 유입효과 자체가 적으면 소비자들의 서비스 이용 경험 축적은 이뤄질 수 없다"며 “이는 다양한 후속 상품 출시에 연계 효과 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카카오페이손보·삼성화재 ‘표절’ 공방전 두고 엇갈린 시각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하 카카오페이손보)이 삼성화재를 대상으로 자사 해외여행보험 서비스와의 유사성을 두고 표절논란을 제기한 사안에 대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두 서비스 유사성이 다소 높다는 지적과 업계 특성상 용인될 수 있는 일이란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카카오페이손보는 삼성화재가 당사 해외여행보험과 동일하게 서비스를 개편한 것에 대해 삼성화재에 경고성 공문을 발송했다. 카카오페이손보가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해외여행보험 상품의 모바일 가입 프로세스 유사성이다. 국가 선택부터 최종 청약 확인까지의 가입단계 흐름과 화면 구성 및 UI, 레이아웃, 안내문구 등에서 카카오페이손보 측과 일치성이 매우 높다는 주장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삼성화재가 프로세스를 즉각 원복하고, 현 사태에 대해 책임자의 정중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가 일주일 넘게 공식 답변을 보내지 않으면서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손보가 앞서 보낸 공문에서 보탬특허법률사무소의 저작권 침해 가능성 자문에 따라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며 최악의 경우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삼성화재 측은 보험상품 가입과정상 보이는 유사성은 업계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일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보다 편리한 보험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고객 리서치 및 인터뷰 결과를 반영하는 등 개편 작업을 지속 중"이라며 “2015년 중단했던 여행국가 선택 재개와 기존 단체·부부에 적용됐던 할인제도를 발전시킨 동반형 할인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적재산권 침해에 속하는 문제라며 토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IT업계에서 UX표절은 매우 큰 이슈로 본다"며 “디지털손보사에게 모바일 서비스는 설계사이면서 동시에 텔레마케터다. 사용자경험에 온갖 노력을 쏟아붓는데 비슷하게 모방당하니 회사로선 억울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내부에서도 표절이냐 아니냐를 두고 각종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카카오페이손보가 제기한 지적재산권 침해를 일부 인정한단 입장이다. 한 디지털손해보험사 관계자는 “IT영역이 매우 중요한 자사 시각에서 이번 사안을 살펴볼 때 아이콘 위치나 문구 위치, 사용한 단어의 유사성이 매우 높아 이전까지 있어왔던 체결과정의 단순 유사성과는 수준이 다르다"며 “관련 인력이 수십명 달려들어 만들어 낸 창작물이 모두 같기는 어렵기 때문에 UI·UX 표절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같은 사안을 두고 전례가 없어 표절을 증명해내긴 어려운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손보사 입장에서 다소 억울할 수 있지만 민사적으로 증명하기도 어렵고, IT 영역 뿐 아니라 음악분야에서도 모방이냐 표절이냐와 관련한 논란이 종결되지 않은 사안이 많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표방 문제는 업권간 온도차가 있어 문제로 볼 수도, 문제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단 평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보는 베이스가 플랫폼이다보니 지적재산권 이슈에 대한 인식이 매우 높은 반면 금융업계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이 토스 등 IT로 앞서가는 회사의 서비스를 대다수 모방하지만 토스가 문제삼지 않듯 금융권에선 상품 자체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시장적지위 차이에 따라 모든 업권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제재가 없으면 시장에선 어쩔수 없는 것 같다"며 “겉으로는 표절 진위 여부 문제지만 이는 시장 내 압도적 1위와 이제 커나가는 신생회사의 분쟁으로도 볼 수 있고, 사실 먼저 나온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모방하고 빠르게 준비해서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도 자본과 규모의 경제상 힘의 구조기에 문제삼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서비스 표절은 실제 제재 대상이라기보다 정서상, 상식상의 가벼운 문제로 치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관계자는 “법적 대응과 관련해 얘기해주긴 어렵다"며 “현재까지 입장을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적자늪 빠진 실손에 ‘차등제’ 본격 시행…업계는 실효성에 물음표

이달부터 실손보험 보험료 차등제가 실시되면서 비급여 보험 관련 과잉진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보험료 할증 대상 가입자가 극소수에 그치는 점 등 실효성을 두고선 의구심이 따른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4세대 실손보험 보험료 차등제가 시행됐다. 이에 이달부터 비급여 의료이용량이 많을수록 더 많은 보험료를 내고, 이용량이 적으면 보험료가 내려가는 제도가 적용된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지난 2021년 7월부터 판매하는 상품이다. 차등제에 따라 비급여 의료이용량을 기준으로 직전 1년 동안 실비를 한 번도 수령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1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기존 보험료 그대로 내게 된다. 비급여 보험금 지급액이 300만원 이상일 경우 300%를 할증하는 보험료를 적용한다. 할증율 적용은 현재 내는 총 보험료가 아닌 순보험료 기준이다. 실손보험 차등제는 비급여 과잉 진료로 실손보험이 적자가 폭증하자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됐다. 지난해 지급된 실손보험금 14조813억원 중 비급여 보험금이 56.9%(8조126억원)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조원 가량이다. 적자로 인한 실손보험료 상승률도 매우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손보험료 누적 상승률은 60%에 달한다. 이는 보험사 재정 운영 측면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됐다. 현재 실손보험은 팔 수록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면서 1999년 실손보험이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된 이후 실손보험을 판매했던 30개 보험사 중 절반에 가까운 보험사들이 현재는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 의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는 가입자들이 피해를 보는 모양새로 굳어졌다. 극히 일부가 보험금을 과잉 청구해 손해율이 올라가지만 보험료 인상 부담은 대다수 가입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차등제가 시행됐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따르고 있다. 제도에 있어 가장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은 차등제가 4세대 실손보험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현재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전체의 약 10.5% 수준이다. 이 중 할증 대상은 1.3%로 추정되고 있어 유의미한 효과를 내기엔 적용 대상이 좁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과잉진료와 의료쇼핑이 묵인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손보험 손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난 지난 2010년 금융당국이 표준 약관을 도입해 보험사가 사실상 같은 상품을 팔도록 규제했기 때문이다. 모든 보험사가 사실상 같은 상품을 팔게 되면서 가입자에 맞춘 자기부담금과 보장 범위 선택 등 상품 설계가 불가능해지자 '비급여'쇼핑 촉발제로 작용했단 시각이다. 이를 보완해 탄생한 4세대 실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단 평가에 더해 기대만큼 가입자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출시 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4세대 실손 출시 이후에도 진료비가 늘어나면서 적자 구조를 탈피하는 덴 역부족이었다. 최근에서야 정부에서 실손보험 과잉 진료를 막기위해 상품 개편을 검토 중이지만 당시로부터 현재까지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비율)은 매년 100%를 웃도는 실정이다. 2011년 손해율은 109.8%를 가리켰고 2016년 131.3%, 2023년 122.6%로 뛰어올랐다. 대통령실 직속 의료개혁특위에 '실손 개편'이 상정되면서 5세대 실손보험 출시 가능성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에 대해선 영업현장에서 절판마케팅이 성행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잦은 개정 논의와 실손보험 세대교체는 소비자와 시장에 혼란을 주기 쉽다"며 “비급여 의료 이용량 억제 효과는 우선 지켜봐야겠지만 의료개혁특위에서 얘기가 나온 만큼 5세대 실손 도입을 앞두고 이전과 같이 절판마케팅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급여 진료비를 병원이 자의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구조에 대한 지적도 있다. 비급여 의료는 보건당국으로부터 진료 대상과 진려 수가 등을 관리받지 않는다. 이럴 경우 의료기관이 가격을 설정하고 진료 횟수와 양을 남용할 수 있게 된다. 백내장 수술 후 과하게 의료기관에 체류하거나 의무기록을 조작한 경우가 드러나면서 해당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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