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응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이 대규모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가운데 양국 고위급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엿다. 에너지 등 전통산업을 넘어 인공지능(AI) 같은 첨단분야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3일 서울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캐나다기업연합회(BCC)와 함께 '제2차 한-캐나다 최고경영자(CEO) 다이얼로그'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메리 응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 및 양병내 산업부 통상차관보 등 양국 정부 인사와 고위급 기업인(양국 각 15인)이 모여 한국과 캐나다 경제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한 국가 간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양국은 특정 경제권에 집중된 경제 의존도를 분산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광물과 같은 전통적 협업 분야를 넘어 디지털·AI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양국 기업들이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골디 하이더 BCC 회장은 “한국은 최근 캐나다가 집중하고 있는 인태 지역 내 캐나다의 가장 큰 경제교역국"이라며 “현재 성장세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며, 민관이 합심해 서로의 전략적 이익을 지원해 한-캐나다 양국의 번영과 안보를 추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을 맡은 양병내 산업통상부 차관보는 “한-캐나다 양국 기업인들이 에너지·광물 뿐 아니라 디지털·AI와 같은 혁신 산업의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나서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자유로운 교역과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규제 개선과 파격적인 세액 공제를 통해 캐나다 기업들이 한국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메리 응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은 “한국은 인도-태평양 국가 중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유일한 국가"라며 “금일 행사와 같이, 양국 협력의 운전석엔 기업과 민간이 있어야 하고 정부는 방해물이 되지 않고 돕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CEO 다이얼로그의 첫 번째 세션인 '경제 안보' 세션에서는 양국 간 방산 및 에너지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 토론에 참여한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은 양국 간, 잠수함 사업 협력 현황을 공유하고 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아 추진하고 있는 퀘백 주 투자 프로젝트를 공유하면서 앞으로도 유사한 성공 사례가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전통적 협력 분야를 넘어 새로운 협력 아젠다가 될 '디지털·AI' 주제도 집중 논의됐다. AI전문 법무법인 DLG 강한성 파트너 변호사는 주제 발표를 통해 “캐나다는 지금까지 AI 분야를 선도해왔지만, 향후에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물량 공세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도전에 대한 최고의 협력 파트너가 바로 한국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양국 정부가 미래지향적 AI 산업 진흥과 인권 보호 이슈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협력해 향후 AI 규제 부문 글로벌 스탠다드를 함께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네이버와 LG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와 추진 중인 AI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각각 공유하고 양국 AI 협력의 현재와 미래 등을 논의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중동 정세와 지속되고 있는 러-우 전쟁 등 국제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늘어나고 있다"며 “한국과 캐나다의 기업인들이 B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공조 체제를 재건하고 굳건히 지켜나가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