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는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시장 3대 트렌드로 △중고신입 선호 △수시채용 증가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를 꼽았다. 28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반기 대기업 채용동향·인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규입사자 4명 중 1명(25.7%)은 경력을 가지고 신입직으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 대졸 신규입사자 중 중고신입 비중주1)인 22.1%보다 3.6%p 증가한 수치다. 중고신입의 평균 경력 기간은 1.3년이었다. 세부적으로 1년=~2년(52.6%)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6개월~1년(32.8%), 2년=~3년(6.0%), 3년 이상(5.2%), 6개월 미만(3.4%) 순으로 파악됐다. 한경협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신입사원 교육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고자 업무에 즉시 투입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중 수시채용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응답기업 10곳 중 6곳(58.5%)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16.2%,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2.3%였다. 상반기 중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41.5%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수시채용 활용기업 비중(58.5%)은 지난해 상반기(57.1%)에 비해 1.4%p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 비중은 40.7%였다. 이 중 AI를 활용 중인 기업은 22.0%, AI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은 18.7%였다. 이는 작년 상반기(25.4%)에 비해 15.3%p 증가한 수준이다. 채용 전형 중 어느 단계에서 AI를 활용 중이거나 활용을 고려하고 있냐는 물음에 응답 기업 10곳 중 6곳(62.3%)은 서류전형이라고 답했다. 이어 실무면접 및 토론 단계(29.5%), 임원면접(8.2%)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협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양질의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선별하기 위해 채용 과정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채용은 채용비용과 시간을 절감하여 채용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고도화된 기술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직무적합도를 객관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인재 선발의 공정성과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의 구직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정작 원하는 인재를 찾지 못하거나, 신입사원이 조기 퇴사하는 등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찾기 어려움(27.2%)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채용 후 조기퇴사자 발생(24.9%), 채용과정에서 이탈자 발생(21.1%) 등 순으로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내외 경영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수시채용 확대, 중고신입 채용 확대, AI 기술 도입 등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규제 완화, 고용 증대 기업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고용 여력을 확충하고 산학연계 등 기업 현장에 적합한 인재 육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