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이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눈앞에 뒀다. 증권가에서는 예상 몸값 2조원에 성장성과 확장성이 높은 대어급 상장인 만큼 상장 후 가치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청약자를 대상 배정 주식 수는 9만4750주~11만3700주다. 일반청약자 배정물량의 절반은 모든 청약자에 대해 균등배정된다. 이후 남은 절반은 청약 수요 기준으로 비례배정된다. 주관사의 최소 청약 주식 수는 10주로, 증거금률 50%를 적용하면 공모가 25만원 기준 125만원을 넣어야 응모가 가능하다. 배정물량은 대표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이 80%를 가지고 있다. 공동주관사인 하나증권의 배정물량은 20%다. 에이피알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규 공장, R&D, 해외 마케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의 공모가는 전일 희망 범위(14만7000∼20만원) 최상단을 초과한 25만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에이피알이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에 성공해 100만원까지 오른 다면 투자자들은 1주당 75만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약 2000개 기관이 참여했고, 이들 중 97% 이상이 공모가 상단 혹은 상단 초과 가격을 제시했다. 26만원 이상의 금액을 기입한 기관들도 약 3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663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작년 4월 금융투자협회의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및 '대표주관업무 등 모범기준' 개정 이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도전한 기업 중 최고 경쟁률이다. 에이피알은 2014년 10월 설립된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2021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을 바탕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피알 뷰티테크의 핵심인 '메디큐브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는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 168만대를 돌파했다. 차세대 뷰티 디바이스 '부스터 프로'는 출시 3개월 만에 10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에이피알이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상장한 우진엔텍이 상장 첫날인 지난달 24일 300% 상승한 2만1200원으로 따따블을 기록했고, 현대힘스도 따따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상장 후 에이피알의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공모가 상단은 올해 지배순이익 추정치 기준 PER 12.9배에 불과한데, 뷰티디바이스 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을 감안하면 저평가된 수준"이라면서 “에이피알의 주가는 27만~31만원,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2조~2조4000억원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다만, 에이피알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불안요소다. 에이피알의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36.9%(279만주, 5589억원)다. 상장 한 달 뒤에는 48.37%, 2개월 뒤에는 60.05%, 6개월 후에는 66.43%가 유통 가능하다. 유통가능 물량이 많으면 상장 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구주매출이 공모주식 총 37만9000주 중 7만주로 비중이 높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할 수 있단 지적도 있다. 기업공개(IPO)의 특성상 신규 자금 조달이 아닌, 기존 주주가 엑시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올해 당사 추정치 기준 밸류에이션은 10.3~14.0배 수준이기 때문에 국내외 피어그룹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상장 당일의 유통 물량 37%와 2개월 내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 23.2%을 고려했을 때 상장 후 단기 주가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