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유승 기자] 1979년 신군부의 12.12 반란을 다룬 국내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하며 오랜만에 극장을 방문하는 관객들이 늘어난 가운데 극장의 인력 부족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롯데시네마에 영화를 보러 오지 말라는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롯데시네마와 롯데엔터테인먼트를 등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에 재직 중인 관계자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극장의 인력 부족 문제로 영화를 보러오는 사람이 늘어도 직원들만 힘들 뿐이라고 국내 영화관의 힘든 근무 환경을 규탄했다. 극장의 인력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의 각 극장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극장 관리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대규모 감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기준 CGV는 지난 2019년 대비 약 60%의 인력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오히려 CGV는 지난 상반기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해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반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일상회복 이후에도 적자 지속으로 조직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고, 메가박스는 내부 인원을 계열사로 재배치해 인력을 축소하고 있다. 문제는 인력 감축 때문에 제공이 어려워진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가한다는 점이다. CGV 용산아이파크몰점과 메가박스 코엑스점이 최근 고객이 직접 음료를 따라 마시는 ‘셀프 소다존’을 설치한 것이 대표사례다. 인력 감축 기조와 반대로, 극장들은 활로 모색을 위해 극장 시설 고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CGV는 최근 아이맥스 등 고급 기술관을 영등포, 대전터미널, 천안펜타포트 등의 4곳에 새로 열었다. 메가박스도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 가능한 리클라이너석이 전관 설치된 영화관을 지난 15일 수원에 신규 개점했다. 극장들이 고급화를 추구하는 만큼, 영화 관람 가격은 1만 5000원까지 올랐다. 가격이 오른 만큼 고객들은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기대할 수밖에 없으나, 인력 부족과 셀프 서비스 증가로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지난 8월 CGV 관계자는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을 통해 "극장 근무 인력을 계속 충원해 내부에서 인력 문제를 모니터링했을 때 불만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음료 등의 기본 서비스도 고객이 직접 따라 마시도록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과 극장의 고급화는 함께 갈 수 없다. 그런 만큼 ‘서울의 봄’ 흥행을 계기로 극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다시 ‘극장의 봄’을 맞이하려면 인력 감축에 따른 영화관의 서비스 부족 문제를 전면 재고해야 할 것이다. kys@ekn.kr기자의 눈 김유승 유통중기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