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 2019년 1월 11일 지주사로 재출범해 기존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증권, 보험 등으로 다각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이 동양생명, ABL생명을 인수할 경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넘어, 주인은 찾지 못한 채 매물만 쌓이고 있는 보험사 인수합병(M&A)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현안인 생명보험사 인수 승인을 앞둔 지금,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노력과 향후 방향성에 대해 조명해본다. 금융위원회가 안건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 관련 심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내부통제 개선 가능성이 심사 과정에서 중대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주도 아래 내부통제 개선에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외부 출신이고,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그룹 내 대표 '영업통'으로, 영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혁신을 주도하는데 최적의 조합이라는 전언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안건소위원회는 이달 10일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 승인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7일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됐다.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는 안건소위 사전 검토를 거쳐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앞서 우리금융은 올해 1월 중순 금융위원회에 동양생명, ABL생명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위로부터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승인 심사를 의뢰받아 관련 자료를 검토했으며, 지난달 금융위에 심사의견을 보고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총 인수가액은 1조5493억원이다. 우리금융이 금감원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은 상황에서 생보사 인수를 승인받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구축하고, 향후 내부통제 개선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 임종룡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전방위적으로 우리금융그룹 내부통제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이윤 창출이나 영업이 아닌 '내부통제 강화'를 앞세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영업현장 내부통제 전담인력'은 내부통제에 대한 임종룡 회장의 집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제도다. 기존에는 영업점 직원들이 영업과 감사를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사고 허점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영업점에서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 특성상 온정주의 역시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이에 우리은행은 주요 거점 영업점에 배치돼 일일감사를 담당하던 148명의 내부통제관리역에 더해 전국 영업본부마다 내부통제전문역을 각 1, 2명씩 총 57명을 신규 배치했다. 전국 29개 영업본부에 배치된 내부통제지점장은 내부통제전문역, 관리역들의 팀장을 맡아 영업현장 내부통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영업점 직원들은 고객,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고, 내부통제관리역은 보다 객관적으로 정기검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매뉴얼을 도입한 것도 내부통제 강화 노력의 일환이다. 은행권에서 발생한 대규모 횡령사고는 대체로 순환근무 없이 특정 부서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이 횡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우리은행은 업무매뉴얼을 도입해 직원 개인이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없도록 했다. 모두가 업무매뉴얼을 공유해 전임자, 후임자 업무점검을 실시하고, 10영업일 이상 의무사용 장기휴가를 갔을 때도 휴가자에 대한 업무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임종룡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금융사고의 재발은 그룹의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모든 임직원이 비장한 각오와 긴장감을 갖고 내부통제, 윤리의식에 한치의 빈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에 임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생보사 인수는 단순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확충을 넘어 보험사 매물 적체를 해소하고, 금융소비자에도 양질의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만일 우리금융이 생보사를 인수해 우량 기업으로 키울 경우, 다른 곳에서도 기존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 인수를 다시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