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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발전, 서울에너지공사와 서남권 ‘난방 대란’ 막는다...마곡 집단에너지사업 본격 시동

한국남동발전(사장 강기윤)이 오랜 기간 난항을 겪어온 서울 서남권 지역난방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30일 서울에너지공사와 '서남 집단에너지시설 2단계 건설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기본합의서(공동개발협약, JD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와 방화뉴타운 등 대규모 주거 단지에 필수적인 지역난방(열)과 전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 약 7,000억 원을 투입해 전기 285MW, 열 190Gcal/h 규모의 최첨단 친환경 열병합설비(CHP)를 건설하게 된다. 그동안 서울 서남권역은 마곡지구 개발과 방화재정비촉진지구 등 굵직한 도시 재생 사업이 이어지며 인구가 급증했으나, 이에 필수적인 난방 공급 시설 구축은 지연되어 왔다. 이로 인해 입주민들의 겨울철 난방 부족 우려가 커지는 등 '주거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협약으로 건설될 집단에너지시설은 이 지역 약 7만 세대에 저렴하고 깨끗한 지역난방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난방 공급망은 역세권, 숲세권만큼이나 중요한 주거지의 핵심 요건"이라며, “이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서남권역이 난방 걱정 없는 명품 주거단지로 거듭날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국남동발전은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 열전용보일러(PLB) 위주의 열생산 방식 대신, 친환경 열병합설비(CHP)를 건설하여 열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연료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대폭 감소시키고, 최신식 환경 설비를 적용하여 주변지역 대기질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효율 CHP 운영을 통해 낮아진 생산 원가는 지역 주민들의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타 난방 방식 대비 경쟁력 있는 요금으로 지역주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한국남동발전은 특수목적법인(SPC)에 설립하여 건설과 운영을 주도한다. 분당 및 안산복합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열병합설비 운영 노하우와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사업 지연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2031년 까지 적기에 사업을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급증하는 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열전용보일러(PLB)를 우선 준공하여, 입주민들이 단 하루도 추위에 떨지 않도록 '난방 골든타임'을 사수할 계획이다. 한국남동발전 강기윤 사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에너지 공급을 넘어,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남권역을 서울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도약시키는 '행복 인프라' 사업"이라며, “주민들이 환영하고 지역사회가 자랑스러워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집단에너지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최성민 카이스트 교수, 제38대 한국원자력학회장 취임

최성민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가 2026년 1월 1일 자로 제38대 한국원자력학회 회장에 취임한다. 최성민 신임 학회장은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에서 학·석사, 미국 MIT에서 석·박사를 취득하였다. 미국 표준연구소(NIST) 객원연구원을 거쳐, 현재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이사회 의장, 아시아-오세아니아 중성자 산란 협회 회장, 한국중성자빔이용자협회 회장, 원자력선진기술연구센터 센터장, 원자력기초공동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였다. 학회에서는 포상 및 장학위원회 위원, 총무이사, 편집이사, 부회장 및 소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였고, 지난 1년간 제37대 수석부회장, 원자력 이슈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였다. 최성민 학회장은 “원자력은 AI 시대에 급증하는 전력수요와 탄소중립 목표, 그리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핵심 국가 자산"이라며, “학회는 책임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서 과학적 사실과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미래 에너지 해법을 제시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민 신뢰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9월 12일에 개최된 제101차 평의원회에서 문주현 단국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제38대 수석부회장이자 제39대 학회장으로 선출되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원안위, 새울 3호기 신규 가동 허가...신한울 2호기 이후 2년여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준공을 앞둔 울산 울주 새울 원자력발전소 3호기 운영을 허가했다. 원안위는 30일 개최된 제228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에서 '새울 원자력발전소 3호기 운영허가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새울 3호기 착공 9년만에 허가를 받은 것으로, 신규 원전 허가는 2023년 9월 신한울 2호기 이후 2년여만이다. 원안위는 지난 19일 제227회 회의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안전성 심사결과와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의 사전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심의에 착수했으며, 이날 제228회 회의에서 새울 3호기가 '원자력안전법' 제21조에 따른 운영 허가기준에 충족함을 확인하고 운영 허가를 의결했다. 이날 표결에서는 재적위원 6명 중 5명이 찬성했다.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법령으로 정한 절차와 과학 기술적 근거에 기반해 새울 3호기 안전성을 면밀히 확인했으며, 운영허가 이후 진행될 핵연료 장전 및 시운전 과정에서 사용 전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남부발전, 국산기술 두산 ‘K-발전터빈’ 안동복합 2호기 안착

한국남부발전(사장 김준동)이 국내 기술로 개발된 가스터빈을 성공적으로 설치하며 '에너지 안보'와 '발전 생태계 국산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남부발전은 지난 1일 자사 최초의 국산 가스터빈 설치를 시작으로 8일 스팀터빈 발전기, 그리고 금일 가스터빈 발전기 로터까지 안동복합 2호기 건설현장의 주요 기자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한국형 LNG복합발전소 건설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번에 설치된 가스터빈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효율 K-가스터빈'이다. 남부발전은 그동안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가스터빈 분야에서 국산화 기술을 검증하는 상징적인 무대로서, 국내 발전설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에너지 기술 자립을 향한 큰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동복합발전소 2호기는 고효율 LNG복합발전소로서, 기존 석탄발전 대비 온실가스 및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전력공급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발전원으로의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향후 최대 30%까지 수소 혼소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미래 무탄소 에너지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동빛드림본부 김상만 본부장은 “안동복합 2호기는 터빈과 같이 핵심 부품이 우리 기술로 이루어진 상징적인 모델"이라며, “K-복합화력 발전소로서 국내 에너지 생태계 활성화 및 기술 자립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ABCDE + FGH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 지능 또는 AI(Avian Influenza) 조류 인플루엔자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우문이다. 당연히 전자다. 요즘 가장 핫한 용어이고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대중에게 가장 잘 알린 원조는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라고 할 수 있다. 1969년에 영국의 SF 작가인 브라이언 W. 올디스가 발표한 “슈퍼토이의 길고 길었던 마지막 여름"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공상과학 영화다. 감정을 가진 소년 로봇 데이비드가 잃어버린 엄마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모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공 지능이 미래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2024년 기준 글로벌 AI 총투자 규모는 약 2,523억 달러에 달하며 전년 대비 26%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만 1,091억 달러 투자가 이루어 졌다. 모건 스탠리는 AI 잠재력으로 인해 S&P 500 기업에게 연간 1조 달러의 순이익을 추가로 가져올 것이며 이미 지난 12개월간 전체 순이익 2조 5천억 달러를 달성했다고 한다. 세계경제포럼은 AI 이용시 2050년 약 20% 탄소저감 효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업에게 AI는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가치 창출의 아이콘이면서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유럽연합은 2024년 3월에 인공지능 법(EU AI Act)을 제정했고, 25년에는 AI Continent Action Plan, 조만간 '클라우드 및 AI 개발법'을 발표 예정이다. 향후 5-7년간 EU 데이터센터 용량을 3배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6년에 계획된 '에너지 부문 디지털화 및 AI 전략 로드맵'을 시스템 차원에서 접근하여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에너지 혁신과 AI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연간 20조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영국은 과기부와 에너지부 장관이 공동 의장을 맡은 'AI 에너지 위원회'을 구성하여 기업 리더들과 함께 에너지 AI 전문 인재 파이프라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AI 플러스(+)' 전략을 발표했으며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4년 기준 AI 기업 수가 약 4,500개, 핵심 산업규모는 6,000억 위안이라고 발표했다. 미래에는 대형 AI 모델과 산업별 수직모델 개발을 핵심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4년 실시한 조사 에서 기업의 31%가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미활용 기업도 51%는 도입할 계획이 있고, 3년내에 도입하겠다는 기업이 30%다. AI 선진국들은 AI 솔루션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AI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절대적인 필수 요소가 전력이다. AI, 양자 컴퓨팅, 차세대 컴퓨팅 기술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2050년에는 컴퓨팅 분야에서만 5천 테라와트(TWH)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5년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세계 전력수요의 1.5%에서 4.4%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도 2038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총 에너지 수요가 2024년 대비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본다. 정부의 미래 전략은 ABCDE라는 말로 함축된다. AI, Biotechnology, Content/Culture, Defense/Aerospace, and Energy. 그러나 F(finance)-재정, G(governence)-지배구조, H(human)-전문인력이 추가되어야 한다.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라고 하지만 AI에서는 뒤처져 있다. 2024년 영국 토터스 미디어의 '더 글로벌 AI 인덱스(The Global AI Index)에서 한국은 전체 순위 세계 6위, 정부 전략 4위, 인프라 6위, 정부 지출 및 AI 연구개발 3위로 미국, 중국 다음으로 높은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자금 투자, 상업 생태계 구축은 12위, AI 법규와 제도적 운영 환경은 35위다. 기술력과 인프라는 세계 수준이지만 산업 생태계 및 민간 투자 환경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저자가 보기에 적지만 그래도 첨단 전략산업 기금 150조를 5년 동안 만들겠다는 것은 좋다. 그러나 75조가 민간에서 나와야 하니 강력한 유인책인 필요하다. 그리고 합리적인 제도와 규제 완화도 조속히 필요하다.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민-관-학의 협력은 물론 국제협력도 필수적이다. AI 전문 기업들은 AI가 발전하려면 연계성, 책임성, 신뢰성의 3가지를 지적한다. 기업 활동과 자연 생태계가 연결되었다는 것,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가지라는 것, 그리고 기업의 명예를 고려하는 것이다.영화에서 명대사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인간의 단점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희망을 갖는 거야. 인간들은 그걸 꿈이라고 하지." 천만에 인간은 꿈과 희망을 먹고사는 동물이다. 꿈과 희망은 인간의 권리다. 희망을 버리지 말자.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 진안군민과 ‘양수발전 유치’ 추진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진안양수발전소 유치 성공 기원 범군민 결의대회'를 열고 진안군민과 함께 양수발전 유치 의지를 다졌다. 지난 26일 개최된 행사에는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안호영 국회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전북 완주·진안·무주), 전춘성 진안군수, 동창옥 진안군의회 의장, 전용태 전북도의원 등 주요 인사와 군민 500여 명이 참석해 지역의 미래 에너지 비전을 공유했다. 권명호 사장은 인사말에서“양수발전은 단순한 발전설비가 아니라 국가 전력계통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라며“진안군은 양수발전의 최적지로서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을 선도할 수 있는 탁월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양수발전 사업은 특정 기업의 의지만으로 추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공감대와 결속, 군민들의 분명한 의지가 있을 때 가능성이 높아진다"라며 이번 결의대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진안군은 풍력과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어, 양수발전과 재생에너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진안 양수발전 사업은 600메가와트(㎿) 규모, 총사업비 약 1.5조 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으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사업자 선정이 확정되면 오는 2031년 착공해 2037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발전소 건설 및 운영기간 동안 진안군에는 약 600억 원의 지역발전지원금과 1,200억 원 규모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양수발전 유치는 신규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 효과를 견인해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핵심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결의대회에서는 △홍보영상 시청 △성공기원 붓글씨(캘리그래피) 공연 △결의문 낭독 △손팻말 펼치기 △유치 기원 서명 대형공(애드벌룬) 띄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진안군민의 단합된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국동서발전은 앞으로 진안군과 협력해 정부 입찰을 통한 사업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성공적인 양수발전소 구축을 통해 지역과 국가의 에너지 미래를 함께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올겨울 ‘평년기온 이상’ 전망…전력수급 무난할 듯

이번달 내내 기온이 평년 수준이거나 그 이상을 유지하면서 올해까지 전력수급 상황은 무난하게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전력거래소의 1월 1주차 전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전력수요는 78.5~82.1GW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공급능력은 103.1~108.8GW로 예비율은 25.6~36.0%에 달해 발전설비 여유 용량이 충분한 상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30일 전국의 최저기온은 -8~3도로 전날 대비 5~10도 가량 하락하겠지만 이는 평년 수준과 비슷한 기온이다. 그동안은 오히려 겨울철 날씨가 영상권에 머물며 평년보다 따뜻한 흐름을 보였다. 이같은 기온 영향으로 전력수요는 이번달 60~70GW대에 머물렀고 추웠던 날에도 최대 82GW 수준에 그쳤다. 이는 겨울철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던 2022년 12월 23일(94.5GW)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아직 내년 1월이 남아 있어 이번 겨울 전력수요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기상청의 3개월 전망에 따르면 내년 1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은 50%,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30%로 두 확률을 합치면 80%에 이른다. 이는 평년보다 낮을 확률(20%)의 네 배 수준이다. 다만 최근 기후 변동성이 커진 만큼 며칠간 극한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력수요가 낮은 영향으로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평균 SMP는 킬로와트시(kWh)당 87.3원으로 집계됐다. 이번달 기준 SMP가 100원을 웃돈 날은 지난 3일이 유일하다. 지난해 SMP가 kWh당 14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용인반도체 지방 이전 논란…기후부 진화 나섰지만, 선거 앞두고 혼란 확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방송 인터뷰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기후부가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도체 산단을 새만금 등 지방으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기후부는 “기후부장관이 용인반도체산단의 지방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는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며 “지역별 전력수급 여건 차이로 인한 대규모 송전망 건설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지산지소형 전력망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력과 용수를 담당하는 주무장관으로서의 고민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반도체 산단의 전력과 용수 공급에 부담이 크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산단은 연구·개발(R&D) 인프라, 전문 인력, 산업 생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이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방안은 검토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미 추진 중인 국가 사업에 대해 기후부 장관이 다른 입장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해명으로 풀이된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26일 김 장관이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었다. 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이 소비하는 막대한 전력 규모를 언급하며, 수도권에 대규모 반도체 단지가 집중될 경우 전력망 구축 부담이 매우 커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전력이 충분한 지역에서 산업을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일부에서는 이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만금 등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신호로 해석했다. 기후부가 김 장관의 발언을 긴급히 거둬들였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나오면서 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안호영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김성환 장관의 발언을 적극 환영한다"며 “용인반도체 산단의 새만금 이전이 지역 요구가 아닌 국가 생존 전략임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하용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변인은 “용인반도체 국가산단은 수도권에 집적된 연구·개발 인프라, 고급 전문 인력, 안정적인 전력·용수 공급망 등 반도체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간에 걸쳐 마련된 국가 전략의 결과물"이라며 “이를 정치적 목적이나 지역 갈등의 논리로 흔드는 것은 국가 핵심 산업 정책을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산업계와 용인 지역사회에서도 강한 우려와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2017년 무렵부터 기획과 인허가 절차가 진행돼 왔고,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산업단지 계획 승인, 토지 보상 등 주요 절차를 거쳐 현재는 공사가 본격화된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이제 와서 이전을 거론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산업계는 이번 논란이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과 긴밀히 연결된 사업이다. 이천·평택·판교로 이어지는 기존 반도체 생태계와의 연계성, 숙련 인력의 접근성, 협력업체 집적도 등을 고려할 때, 용인 입지는 오랜 기간 검토 끝에 선택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미 막대한 민간 투자가 투입된 상황에서 입지 변경 가능성만으로도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K-반도체 전략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아울러 이번 논란은 새만금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만금이 넓은 부지와 국가 주도의 개발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반도체 산업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수자원 문제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공장은 하루 수만에서 수십만 톤에 이르는 초순수를 필요로 하는데, 새만금 인근의 만경강과 동진강 수계만으로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금강 수계에서 추가로 물을 끌어오거나, 해수 담수화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큰데, 이는 또 다른 환경 논란과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력 인프라 측면에서도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 용인은 기존 수도권 전력망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새만금 역시 반도체 공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송배전망과 발전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한다. 즉, 용인은 '확장'의 문제이고 새만금은 '신설'의 문제에 가깝다는 것이다. 시간과 비용을 비교할 경우, 이미 일부 계획이 진행된 용인의 전력망 확충이 새만금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오히려 덜 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경영향평가 역시 새만금 이전론의 큰 변수다. 새만금은 간척지라는 특성상 수질, 퇴적물,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환경적 민감도가 높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새로 조성할 경우, 환경영향평가는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용인에서 환경영향평가 협의까지 마친 사업을 중단하고 새 부지에서 다시 절차를 밟는다면, 정책적·행정적 손실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고급 인력 확보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반도체 산업은 숙련된 연구개발 인력과 협력업체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이다. 수도권에 형성된 인력 풀과 산업 생태계를 단기간에 새만금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으며, 주거·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을 동시에 갖추지 않으면 인력 유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대규모 국가 전략 산업을 둘러싼 전력·수자원·입지 정책의 복합적 난제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찬수·이원희 기자

[EE칼럼] 환율 위기의 에너지, 원자력

폭등하는 원화 환율이 전국민적 걱정거리이다. 수출과 수입의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환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물론 원화 환율 폭등이 이득이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환율이 우리 화폐의 교환가치를 의미한다면 환율이 올라가는 것이 좋은 징조가 아닌 것은 틀림없다. 엊그제 정부의 강력한 환율개입 신호 이후 마법처럼 달러 가격이 급하게 떨어진 바 있으나 이것은 단기적 상황으로 보인다. 원화가 많이 풀렸다는 구조적 문제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임시방편적 조치로 일시적인 해소는 가능하지만 해결되지는 않는다. 돈풀기라는 근본적 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이다. 환율에 대한 영향으로 첫 번째 제시되는 것이 에너지 수입이다. 일반 국민은 왜 에너지가 첫 번째 영향으로 거론되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는 95% 이상 수입에 의존한다. 수입액은 에너지원 가격 변동과 수입량에 따라 매년 달라진다. 그러나 대략 1300억 달러에서 2300억 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의 약 1/4에 달한다. 2024년 기준 연간 에너지 수입액은 약 1365억 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 200조 원이다. 매일 5천억원 이상의 에너지가 수입되어야 대한민국이 돌아간다. 이 가운데 원유수입이 854억 달러, 천연가스 수입이 347억 달러 그리고 석탄 수입이 164억 달러이다.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 수입은 10억 달러 미만이다. 원자력발전의 비중이 약 30%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미미하다. 그래서 원자력을 준국산에너지라고 하는 것이다. 발전소 건설에 들어가는 외화도 고려해야 한다. 원자력은 95% 이상 국산화되었다. 즉 원전건설비용의 5% 이하만 외국으로 나간다. 95%는 모두 국내기업으로 들어간다. 반면 석탄발전이나 가스발전의 국산화 수준은 이보다 높지 않다. 최근 가스발전의 국산화율이 높아졌지만 원자력발전에 미치지 못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의 국산화율은 매우 낮다. 태양광 산업의 국산화율은 핵심 부품인 셀(Cell) 기준으로 급격히 하락하여 45% 수준으로 추락하였다. 모듈(Module) 시장도 중국산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등 심각한 중국산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기술개발과 국산화 위주로 진행되었어야 할 재생에너지 확대가 보급위주로 진행되면서 중국산 패널수입이 폭증했고 도리어 국내산업은 붕괴했다. 셀기준 국내 시장 점유율이 4~5%대로 떨어졌고, 중국산 점유율은 95%를 넘어섰다. 모듈기준으로는 2019년 78%였던 국산 비중이 2024년에는 42%로 급감했으며, 중국산 비중은 58%까지 증가했다. 풍력발전의 국산화율도 약 34% 수준이다. 최근 기업들의 노력으로 10MW급 이상 해상풍력 터빈에서 70% 이상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블레이드 같은 핵심 부품도 국산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국산화율이 높지 않다. 결국 원자력발전이 외화유출을 막는 길이다. 원전은 95%이상 국산화되어 있으며 연료비중이 낮으므로 건설과 연료 양쪽으로 외화유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원전건설시 부품공급망과 건설사 등 연관산업의 활성화 효과도 크다. 물론 원전건설에는 장기간을 요한다. 혹자는 15년이 걸린다고 하였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실제로 건설에 소요된 기간은 6년 내외이다. 나머지 기간은 인허가 등에 소요된 기간이다. 특히 탈원전 정책기간중 규제가 늘어났다. 운영허가 단계에서 검토해도 되는 사안을 건설허가 단계에서 검토하는 등 불필요하게 규제가 늘어진다. 또한 부지를 확보하고 주민동의를 얻는 과정도 축소할 수 있는 기간이 많다. 가동중인 원전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가동률이 10%만 늘어도 원전 2.6기를 더 건설한 것과 같다. 정부의 정기검사를 받아야 하는 항목이 지나치게 많다. 또한 재가동 과정에서도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느라 가동하지 못하는 기간도 많다. 주말이 끼면 꼼짝없이 이틀을 더 정지해야 한다. 하루에 15억원 어치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비효율적 행정절차 때문에 놀아야 한다. 계속운전도 마찬가지이다. 세계적으로 입증된 관행에 대해 중복적 심사와 비효율적 행정절차 때문에 불필요하게 가동되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외화를 유출시키고 원화가치 하락이라는 위기를 자초하는 것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 정범진

[김성우 시평] 글로벌 기후정책 변화와 인식 전환의 필요성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기후대응기금 운용심의위원 금년 12월은 글로벌 기후정책의 변화가 유난히 역동적이다. 지난주 월요일(현지시간 22일)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동부 연안의 5개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임대와 건설을 전격 중지시켰다. 국가 안보 우려와 함께, 해당 사업들이 고비용 구조에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며 과도한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지난 3일에는 미국 내 자동차 연비 규제인 기업평균연비제(CAFE) 요건을 리터당 21.4㎞에서 14.6㎞로 대폭 완화할 것이라고 발표해, 전기차를 널리 확대하려던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정책을 뒤집었다. 미국내 기후정책을 철회하는 정책 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서양 반대편의 정책변화는 더 혼란스럽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35년 신차 탄소 배출 감축량을 애초 목표인 100%가 아닌 90%로 낮추도록 완화하는 법 개정안을 지난 16일 공개했다.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17일에는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하는 탄소국경조정의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공개했다. 건설 자재, 기계류를 포함해 철강 및 알루미늄 사용 비중이 높은 하류제품 180종으로 과세 범위를 넓히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일원으로서 대외 정책변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는 이를 입체적으로 해석해 혼란을 줄일 필요가 있다. 상술한 정책변화의 배경을 면밀히 살펴보면, 자국산업육성과 에너지안보라는 공통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즉, 유럽연합이 자동차 탄소배출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자동차 부품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부과하는 것은 환경규제 측면에서는 상충적이지만, 자국산업육성 측면에서는 상호 보완적이다. 미국도 명백한 반기후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무탄소에너지나 전력인프라는 여전히 확대 중이다. 또한, 상술한 정책변화가 전세계 에너지전환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유럽연합의 탄소규제의 강도를 가장 나타내는 지표는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인데, 올해 초 톤당 65유로 선에서 지난 22일 기준 톤당 87유로까지 견조하게 상승하고 있고, 2024년 기준 미국의 재생에너지 신규투자 규모는 전세계의 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정책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최근 기후정책을 오히려 강화하는 이유다. 중국은 청정산업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지난 10월 개최된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향후 5개년 경제 발전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현재 11조위안(2,200조원)인 친환경 저탄소 산업 규모를 향후 5년 동안 2배(4,400조원)로 늘리는 내용이 담겨있고,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일순위로 거론되었다. 또한, 에너지의 97%를 수입해 에너지안보가 절실한 일본의 경우, 2023년부터 10년간 150조 엔 규모의 민관협력 투자를 기반으로 '녹색 전환(Green Transformation, GX)'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차세대청정에너지·무탄소선박·파워반도체·탄소포집저장 등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관련 법까지 개정해 탄소규제를 의무화했다. 모두 기후정책을 단순히 환경정책만으로 보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통한 자국산업육성과 에너지안보로 확대해 보고 있고, 그 중심에 기술 확보를 두고 있다. 이는 올 상반기까지의 글로벌 기후기술 투자의 누적 추이에 잘 나타나 있다. 원자력, 광물, 전력인프라, 기후모니터링 등 에너지안보 기술이 부상하는 가운데, 전력망·변압기·ESS 등 AI나 반도체와 같은 산업육성에 필수적인 전력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2030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발전설비 5TW를 공급할 1,000조원대 시장이 단기간에 열린다. 이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정책은 환경에서 출발했지만 산업정책이자 안보정책이어야 지속가능하다. 따라서, 기후기술을 환경기술만이 아닌 산업 및 안보기술로 인식하면, 그 기술은 산업이 되며 그 산업은 경제 성장의 엔진이 된다. 혼란스러운 글로벌 정책변화속에서도 (5TW처럼) 새로운 시장은 계속 생겨날 것이고, 누군가는 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다. 미국의 기후공백을 메울 중국이 차지할 수도 있고, EU와 일본이 협력할 수도 있다. 우리도 여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정책이나 자본에 앞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김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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