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에너지 인사이트] 저유가 장기화에도 환율 급등…한전, 깊어지는 고심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한전의 수익성이 확보되는 구조가 형성됐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여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23일 1482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한 뒤 당국의 개입으로 29일 1434원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다시 오르기 시작해 올해 1월 20일 현재 1477원을 기록 중이다. 발전 연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전 입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낮더라도 환율 상승이 곧바로 비용 부담으로 전가된다. 다만 국제유가 측면에서는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산유국들이 꾸준히 원유를 증산해 배럴당 60달러 초반의 안정적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유가는 2021~2022년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급등했다가 점진적으로 안정됐고, 최근에도 큰 변동성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후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저유가 기조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LNG 현물가격도 MMBtu당 11달러 초반대를 보이고 있어 일년 전의 13달러 중반대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안정적인 국제유가와 LNG 가격은 한전에 분명 긍정적 요인이다. 국내 전기 도매요금(SMP)은 사실상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도매요금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고, 이는 소매요금 급등 압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 유가 안정 기조를 선호하는 동시에, 자국 내 원유·가스 증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한전에는 반사이익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늘어나면 유가 급등 가능성은 낮아지고, 연료비 변동성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가보다 환율 변수의 불확실성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저유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안정돼야 한전의 연료비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드는데, 현재로서는 환율이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다. 여기에 전력시장 구조 변화도 한전에는 부담 요인이다. 저유가 장기화와 재생에너지 확대는 SMP를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꾸준히 인상돼 왔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과 전력 다소비 기업들은 한전의 산업용 요금을 회피하고, 전력도매시장이나 직접구매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한전의 판매량 감소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정책 환경도 녹록지 않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 안정이라는 명분이 있는 만큼, 요금 인상 필요성을 설득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요금 동결이 장기화될 경우, 재무 구조 개선은 다시 멀어질 수밖에 없다. 한전의 총부채는 여전히 200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대규모 송전망 투자 확대라는 과제까지 겹쳐 있다. 재생에너지 확산과 반도체·AI 산업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송전망 투자는 불가피하지만, 이는 또 다른 재무 부담 요인이다. 결국 한전은 저유가라는 우호적 외부 환경과 환율 급등이라는 불확실성, 그리고 전력시장 구조 변화와 요금 정책 제약이라는 삼중의 압박 속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가 안정만으로는 한전의 고민을 덜어주기 어렵고, 환율·요금·시장 구조를 함께 바라보는 보다 정교한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동철 한전 사장 “안전은 타협 불가한 최우선 가치”

한국전력공사(사장 김동철)가 전사 사업소장을 대상으로 한 안전경영 특별 교육과 현장 중심 안전 소통을 통해 '실천하는 안전문화' 정착에 나섰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전사 사업소장 등 350명을 대상으로 '안전경영 특별 교육'을 실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인사이동 시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관리 공백을 사전에 차단하고, 사업소장 중심의 책임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 특히 한전은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소장의 직급과 직군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자료를 활용했으며, 전사 사업소장이 전원 참석해 안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교육 과정은 ▲2026년 안전관리 추진 방향 ▲사업소장의 현장 안전관리 중점 사항 ▲안전 관련 법령 이해 등으로 구성됐다. 한전은 이를 통해 신임 사업소장을 포함한 현장 책임자의 안전관리 역량을 선제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교육과 함께 현장 안전관리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발주 공사 전 과정에 걸쳐 촘촘한 안전관리 체계를 적용해 작업 전에는 '원포인트 사전 안전관리'를 점검하고, 작업 중에는 협력회사까지 포함한 '투트랙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 작업 이후에도 현장 상황을 재확인하는 등 사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전 지역 본부장들과의 대면 안전 소통을 통해 본부별 특성을 반영한 재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현장 안전 활동의 제약 요인을 개선해 사업소 단위의 자율 안전관리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김동철 사장은 “안전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아무리 훌륭한 안전 정책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소장을 중심으로 현장 최일선까지 안전 정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 달라"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단 한 건의 중대재해 없는 안전한 한전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한전은 앞으로도 안전보건 관계자별 필수 안전교육을 지정하고 숙련도에 따라 교육 과정을 차별화하는 '안전교육 커리어패스'를 도입하는 등 현장 중심의 찾아가는 안전 소통을 지속 확대해 직원들의 안전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다”…원전에 대한 ‘전략적 모순’ 시민 인식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인 신규 원전 건설에 응답자의 과반수가 찬성한다고 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우리 국민이 원자력발전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공포와 필요성이라는 두 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김소영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2월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한 '원자력 에너지와 RE100(재생에너지 100%) 병존 이슈 및 현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시민들은 원자력을 심리적으로는 거부하면서도 국가의 생존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전략적 모순'의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AIST 보고서에 담긴 전국 성인 남녀 18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시민들의 심리는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뉜다. 먼저 감성적인 영역에서 원자력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시민들은 원자력 발전소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5점 만점 중 2.84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주었다. 이는 태양광(3.54점)이나 풍력(3.83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원자력 에너지가 안전한 지에 대해서도 2.91점에 그쳐 척도의 중간점인 3점을 넘지 못하는 등 심리적인 불안감이 여전히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공포의 핵심에는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었고,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이 사건을 부정적 인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성적 판단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다. 시민들은 원자력이 위험하다고 느끼면서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3.6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었다. 특히 국가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3.69점)이나 에너지 안보(3.51점)를 위해서는 원자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즉, “위험해서 싫지만,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는 모순된 생각이 한 사람의 마음속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시민들의 심리 상태를 '대체적 수용' 혹은 '마지못한 수용'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원자력 에너지 사용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기후 변화 대처와 에너지 안보를 위해 마지못해서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해 많은 시민이 동의(3.39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100%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기술적 한계를 시민들이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원자력을 그 보완재로 선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현재 추진 여부가 재논의되고 있는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응답자의 54%는 '건설해야 한다'고 대답해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25%)를 크게 앞질렀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의 71%가 찬성 의견을 밝혔고, 중도·진보층은 50%가 찬성했다. 흥미로운 점은 기존 원전과 차세대 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바라보는 심리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아다. 전반적으로 차세대 원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평균 10.08점(24점 만점)으로 기존 원전보다 더 낮게 측정돼 아직은 생소하고 부정적인 태도가 강했다. 그러나 세부 분석을 보면 놀라운 반전이 발견되기도 한다. 보통 기존 원전에 대해 남성보다 훨씬 비판적이었던 여성들이, 안전성이 개선된 차세대 원전 기술에 대해서는 오히려 남성보다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사용하는 '병존 모델(CF100, 무탄소 에너지 100%)'에 대해서는 보수와 진보 사이의 의견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양측 모두 실용적인 관점에서 두 에너지원의 공존을 수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민들의 인식을 바탕으로 보고서는 원자력을 '기저부하 전력원'으로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상호보완적 병존'을 우리나라의 최적 에너지 믹스로 제시했다. 지난해 2월 확정된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원전 비중을 35.2%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29.2%로 가져가는 로드맵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에너지 믹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핵심 조건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첫째, 남부 지역의 재생에너지를 수도권으로 보낼 수 있는 전력망 및 송전 인프라의 획기적인 확충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약 56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둘째,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출력 조절이 가능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도입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보가 필수적이다. 셋째,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 등 원전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CF100의 국제적 공인과 인증 체계 확립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경제적 보상과 안전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국민들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상호보완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이는 각기 다른 장단점을 지닌 RE100과 CF100의 상보성을 기반으로 우리 산업구조와 지리적 환경 등을 고려해 보다 유연한 탄소중립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남부발전, 재생에너지 현장 안전경영...“정부 정책 적극 이행”

한국남부발전(사장 김준동)이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및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부응하고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대규모 태양광-ESS 연계형 발전단지인 '솔라시도 태양광(태양광 98㎿, ESS 306㎿h)' 현장을 방문해 경영진 현장 경영을 실시했다. 윤상옥 재생에너지 전무는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사업의 운영 현황과 발전 실적, 설비 유지관리 체계, 안전관리 실태 등을 보고받고 주요 발전 설비를 직접 점검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 설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살피며, '안전 최우선' 가치를 기반으로 한 현장 운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SPC 관계자 및 현장 운영 인력들과 간담회를 갖고, 재생에너지 정책 환경에 따른 사업 추진 여건과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현장 작업 절차 준수, 위험 요인 사전 점검 등 현장 중심의 선제적 안전관리 체계 구축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윤상옥 전무는 “재생에너지 사업은 친환경 가치 실현과 더불어 현장의 안전이 담보되어야 지속 가능하다"라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경영을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부발전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더불어 '안전 최우선' 국정 기조에 발맞춰,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 사업을 포함한 출자회사 및 SPC 사업 전반에 대한 안전관리와 운영 점검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정기적인 현장 점검과 안전관리 이행 여부 확인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한층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케이엔알시스템, 중부발전과 ‘낙탄 회수 로봇’ 현장실증 성공

화력발전소 저탄장에서 발생하는 낙탄(落彈) 회수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는 기술이 국내 발전 현장에서 처음으로 실증에 성공했다.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은 한국중부발전과 공동으로 추진한 '다관절 유압로봇 기반 옥내 저탄장 낙탄 회수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현장 실증까지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낙탄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과정 중 바닥으로 떨어지는 석탄으로, 방치될 경우 연료 손실은 물론 자연발화에 따른 화재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발전소들은 그동안 인력을 투입해 정기적인 수거 작업을 진행해 왔지만, 고분진·유해가스가 상존하는 고위험 환경 탓에 산업재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공동개발은 이러한 문제를 로봇 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다. 현장 실증은 충남 보령시 신보령발전본부 옥내 저탄장에서 진행됐으며, 실제 발전소 운영 조건과 동일한 환경에서 낙탄 회수 성능과 시스템 안정성, 내환경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가반하중 400㎏급 다목적 유압 로봇팔 'HydRA-TG'를 적용해 낙탄을 긁어 모으는 '포집' 작업과 컨베이어로 다시 올리는 '상탄' 작업을 분담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 불규칙한 저탄장 바닥과 레일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도록 이송 플랫폼을 설계했으며, 방진·방수 국제표준 최고 수준인 IP66 등급도 확보했다. 회사 측은 이번 개발 과정에서 특허 2건을 출원하며 발전소 현장에 최적화된 양팔 로봇 기반 원천기술을 확보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확보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자율주행 기능과 포집·상탄 작업의 하드웨어 고도화를 위한 추가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2023년 '스마트로봇&드론 챌린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2024년 국제발명대회 'IID 2024'에서는 금상과 태국왕립협회 특별상을 받았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이번 현장실증은 발전소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며 “화력과 원전을 아우르는 다양한 발전 환경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로봇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최근 원전 중수로 구조물 해체 실증사업 로봇 플랫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전 해체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으며, 중부발전을 비롯해 한전KPS,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주요 에너지 공기업에 로봇과 시험 장비를 공급해온 이력이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재생에너지는 세계 전력의 새로운 중심축

2025년은 인류의 에너지 전환 역사에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적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가 '2025년 올해의 혁신상(Breakthrough of the Year)'에 재생에너지의 폭발적 성장을 선정한 것은 이를 상징한다. 올해의 혁신상은 사이언스에서 매년 수여하는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전을 인정하는 상으로, 단백질 구조 해석이나 중력파 검출 같은 순수 과학적 발견이 주를 이루던 예년과 달리 산업적·사회경제적 현상을 꼽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특히 2025년 화두였던 인공지능(AI)이 아닌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선정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이제 에너지 전환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인류 문명의 변화, 산업 구조 재편, 전 지구적 정치 질서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5,200GW에 달해 화석연료 발전설비 용량 4,800GW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불과 4년 전인 2021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량이 연 264GW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세 배를 넘어선 800GW에 이르렀다. 800GW는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가동 중인 핵발전 용량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영국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집계한 발전량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과 가스 발전량을 모두 앞질렀다. 이는 전력의 중심이 완전히 이동했음을, 오랜 기간 '미래 에너지'나 '대안 에너지'로 불리던 재생에너지가 이제 명실상부한 '주류 전력원'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2026년 글로벌 에너지 정책의 화두는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재생에너지 전환의 지역별 분열, AI·데이터센터 폭증 수요 대응으로 요약된다. 미국의 대규모 보조금 축소, 중국의 재생에너지 정책 조정, 유럽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본격 시행이 맞물리면서 이전처럼 일방적인 '그린 러시'가 아니라 현실적 균형과 경쟁이 지배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AI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은 또 다른 과제를 던져준다. 이제 각국은 '속도의 경쟁'보다는 에너지 안보·산업 경쟁력·지속가능성의 균형점을 찾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단순한 기후·환경정책이 아니라 경제·산업·기술의 종합적 전략임을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의 현주소는 냉혹하기만 하다. 지난 12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5년 1~3분기 통계에서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1.2%로, 조사 대상 53개국 중 최하위다. OECD 평균(36.9%)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전력의 90% 가까이 여전히 석탄·가스·핵에 의존하는 구조가 2026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탈석탄'을 외치는 선진국들이 석탄 비중을 15% 이하로 낮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OECD 대부분 국가가 재생에너지 비중을 연평균 1.5~5%씩 끌어올린 데 비해 한국은 연평균 0.4~0.8% 수준의 미미한 증가에 그쳤다. 수치로만 봐도 격차는 더 빠르게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 대응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리스크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100G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현재 3~4GW 수준의 설치 속도를 매년 10GW로 세 배 이상 끌어 올려야 한다. 공공주차장, 공동체·영농형 태양광, 산업단지, 육상·해상풍력 등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지만, 정책·시장·인허가 구조의 병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않는 한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특히 현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의 적정성 논의도 부족해 보인다. 전력시장 구조 개편과 계통(그리드)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설비 확대가 곧바로 전력 생산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다. 이제 2025년이 세계의 전환점이었다면, 2026년은 한국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세 축은 서로 대립하지 않으며, 오히려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 세 축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이다. 11.2%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우리가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자, 더 늦기 전에 방향을 바꾸라는 경고음이며, 부끄러운 성적표다. 세계가 이미 전환의 궤도에 올라탄 지금, 한국은 과거의 에너지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너지의 중심축은 이미 바뀌었다. 문제는 우리가 아직 그것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기후 신호등] ‘에너지믹스’ 고민하는 한국…해외 상황은 어떨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7일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 여부 등을 주제로 '바람직한 에너지 믹스 정책 토론회'를 두 차례 열었다. 에너지 믹스(energy mix)란 전력을 생산할 때 사용되는 석탄·석유·천연가스·원자력·수력·태양·풍력 등 여러 에너지원의 비율을 말한다. 에너지 믹스를 놓고 고민하는 것은 다양한 연료를 조합해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공급 안정성을 높이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정부는 2030년 원자력 31.8 %, 석탄 17.2 %, LNG 25.1 %, 재생 21.7 %로 계획한 바 있다. 또 2038년에는 원전 35.6%, 신재생 32.9%, 수소암모니아 5.5%, 석탄 10.3%로 무탄소 비중을 70 %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도 했다. 이번 두 차례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후부의 '계획'에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고, 의견이 쉽게 모아지지는 않았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강화, 경제성 확보라는 세 가지 과제, 즉 '에너지 트릴레마(energy trilemma)'를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도 전례 없는 에너지 시스템의 대전환을 겪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는 각국에 에너지 자립의 절실함을 일깨웠고, 이는 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인류 역사상 석탄과 석유 시대를 지나 이제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의 시대(age of electricity)'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이 이러한 거대한 변화 속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의 에너지 정책을 살펴보고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영국: 법적 프레임워크와 공공 주도의 재생에너지 가속화 영국은 세계 최초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한 '기후변화법(Climate Change Act)'을 통해 에너지 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해 왔다. 이 법은 5년 단위의 '탄소 예산(carbon budgets)'을 설정해 정부가 단기적인 목표에 매몰되지 않고 2050년 넷제로를 향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도록 강제한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최근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Great British Energy)'라는 공공 에너지 기업을 설립해 해상 풍력 등 국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가계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특히 영국은 2024년에 마지막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며 화석 연료 시대의 종료를 선언했다. 기후변화 분석 전문 매체인 카본 브리프(Carbon Brief)는 지난달 발표한 '2025년 영국 전력 부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은 재생에너지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LNG) 발전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5%(5TWh) 증가한 91TWh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가스는 영국 전력 믹스의 약 28%를 차지하게 됐다. 2025년 영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체 전력 공급의 47%를 차지했고, LNG가 28%, 원자력이 11%, 순수입 10% 순이었다. LNG 발전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석탄 발전의 완전한 종료 ▶원자력 발전의 급감 ▶전기화에 따른 전력 수요의 반등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 등이 꼽혔다. 전기 수요가 늘어난 것은 신규 전기차와 히트펌프 보급확대 보급, 데이터 센터 확충 등이 지목됐다. 이처럼 가스 발전이 늘어나면서 영국 전력의 탄소 집약도는 오히려 전년 대비 2% 상승한 126gCO2/kWh를 기록했다. 2024년 기록했던 역대 최저치(124g)에서 소폭 후퇴했다. ◇독일: 산업 경쟁력 보호와 전력망 확충의 과제 독일은 원자력 발전을 완전히 폐쇄(Atomausstieg)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80%로 끌어올리려는 야심 찬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59%에 달했으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기요금을 기록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에너지 집약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상한제 도입을 검토해 왔다.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 2023년 5월 재생에너지 용량이 충분히 확보되어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산업계를 보호할 '교량(bridge)' 역할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에너지원별 발전량(2024년 잠정치)을 보면 풍력이 140.9TWh로 가장 많고, 태양광 74.0TWh, 바이오매스 43.4TWh, 수력 21.1TWh 순이다. 또한 독일은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가스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하며 실용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가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때를 대비한 백업 전원으로서, 향후 청정 수소로 전환 가능한 구조를 갖추도록 설계됐다. 독일의 사례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반드시 전력망 확충 및 유연한 백업 전원 확보와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웃 스위스는 폴리제로(POLIZERO) 프로젝트를 통해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최적의 경로를 탐색하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폴 쉐러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는 점진적인 원전 폐쇄에 따라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35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주택과 교통 부문의 대대적인 전기화가 필요하고, 특히 지능형 제어가 가능한 히트펌프와 전기차를 전력망의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연구소의 견해다. ◇EU: 에너지 안보와 기후 목표의 일치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끊기 위한 '리파워(REPower) EU'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입선 다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2023년 9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기존 32%에서 42.5%(법적 구속력이 있는 목표. 추가적인 지향적 목표는 45%)로 높이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EU 전체 전력 생산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47.4%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태양광 발전 비중(11.1%)이 처음으로 석탄(9.8%)을 앞질렀고, 원자력(23.7%)을 포함한 무탄소 전력 비중은 71.1%에 달했다. 코넬 대학교의 아푸르브 랄 교수 등이 지난해 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풍력과 태양광의 대대적인 확장과 그린 수소의 도입은 에너지 안보 강화와 탄소 감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이다. 특히 전기를 직접 쓰기 어려운 중공업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가 천연가스를 대체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 녹색 전환(GX)과 원자력의 재조명 일본은 2023년 'GX(Green Transformation, 녹색전환) 추진법'을 제정해 향후 10년간 민관 합동으로 150조 엔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신슈(信州)대학교의 코바야시 히로시 교수는 지난해 논문(미국 오리건대학 논문집)을 통해 일본이 화석 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장 지향적 탄소 가격제(growth-oriented carbon pricing)'를 도입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가능한 한 저감'하려 했던 원자력 발전에 대한 기조를 바꿔,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를 위해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운전 기간을 연장하면서 차세대 원자로를 신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40년 에너지 믹스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40~50%로 높이면서도 원자력을 주요 기저 전원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은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시 발생하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경관 훼손, 소음 등)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의 공생'을 법적 요건으로 강화했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과 소송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재생에너지 특별조치법'을 개정, 주민 설명회 개최를 의무화했다. 주민 설명회를 열지 않거나 소통 노력이 부족할 경우 사업 인증 자체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사업자가 인증받은 계획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 감독 체계도 강화했다. ◇미국: 정치적 변동성과 '기후 연방주의'를 통한 대응 미국의 에너지 정책은 연방 정부의 집권 세력에 따라 급격한 정책 변화를 겪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러한 가변성 속에서 주(State) 정부 주도의 기후 행동과 기술적 혁신이 어떻게 에너지 전환을 지탱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기후 변화에 민감한 23개 주와 워싱턴 D.C.가 연방 정부의 포괄적인 정책 부재 상황에서도 독자적인 넷제로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송전망 확충이 필수적이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 국립연구소(PNNL)가 2024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건설 중이거나 허가 단계에 있는 12개의 고전압 송전 프로젝트가 2030년까지 완공될 경우 서부 16개 주 전역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73%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전력망의 안정성을 위해 장기 에너지 저장 장치(LDES)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해결하기 위해 10~100시간 동안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LDES는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다. 캘리포니아와 같은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급감하는 저녁 시간대의 전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30GW 규모의 용량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PNNL은 분석했다. 로듐 그룹(Rhodium Group)이 최근 발표한 '2025년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 예비 추정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추운 겨울로 인한 건물 부문 난방 수요 증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석탄 발전의 일시적 회귀(13% 증가)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원 빅 뷰티풀 빌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등을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세액 공제 혜택이 2027년 이후 중단될 우려가 커지면서, 청정에너지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미국의 태양광 발전은 34% 증가해 역대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고, 무탄소 전원의 비중은 42%까지 상승했다. ◇한국 에너지 믹스에 주는 시사점: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조화 이상의 국가별 사례를 종합할 때,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원자력과 재생에너지의 조화로운 공존이다. 원자력은 저탄소 기저 전원으로서 경제성이 뛰어나지만 출력 조절이 어려운 경직성을 가진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처럼 원전을 기저 전력으로 활용하되, 영국과 스위스가 강조하듯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와 양수 발전, 그리고 전력 수요를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수요 반응(DR)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에너지 안보를 위한 기술 주권 확보다. 에스토니아 등 유럽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부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에너지 안보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재생에너지 설비의 핵심 부품과 배터리 소재 등에 대한 국내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고 기술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셋째,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다. 에너지 전환은 필연적으로 이해관계자의 갈등을 유발한다. 정책 초기 단계부터 지역 주민과의 공생 방안을 마련하고, 에너지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섬세한 지원책이 병행되어야만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각국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법적 토대를 공고히 하고(영국) ▶산업 경쟁력을 배려하며(독일) ▶지역 간 전력망과 저장 시설을 확충하고(미국/유럽)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전략적으로 배분하는(일본/스위스) 등 입체적인 에너지 믹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영등포 일부 지역 전력 공급 중단…한전 “3분 만에 복구 완료”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서 짧은 시간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전은 수 분 만에 해소됐지만, 일부 건물에서는 복구가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1분께 영등포구 당산동과 양평동, 여의도동, 문래동 일부 지역에서 전기가 끊기며 아파트 등 주거시설의 전력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정전 직후 영등포소방서에는 문래동 소재 아파트에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2건 접수됐다. 한전은 정전 발생을 인지한 직후 현장 점검과 복구 작업에 착수해 약 3분 뒤인 오후 4시 24분께 전력 공급을 정상화했다. 다만 자체 전기 설비를 운영하는 일부 아파트나 건물의 경우, 내부 복구 절차로 인해 전기 공급이 즉시 재개되지 않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변전 설비 이상으로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원인은 추가 점검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다음주 전국 강추위…올겨울 전력수급 고비

오는 20일 다음주 화요일부터 전국 곳곳의 최저기온이 -10℃(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몰려오겠다. 강추위와 함께 재생에너지가 밀집한 호남 지역에 눈 예보도 내려져 다음 주가 이번 겨울 전력수급의 한 차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20일 서울의 최저기온은 -10도, 최고기온은 -3도로 예보됐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최저기온이 -10도 안팎까지 떨어지고, 충남·충북도 -10도 내외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강원·호남·영남 지역 역시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며 전국 대부분 지역이 추운 날씨를 보이겠다. 추위는 다음 주 내내 이어지며 21~22일에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12도까지 떨어져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주말인 17일 전국 최저기온은 -7∼6도, 최고기온은 2∼14도이고 18일은 최저기온이 -8~4도, 최고기온이 4~14도로 비교적 따뜻하겠다. 전국은 다음 주 내내 대체로 맑겠으나 21~22일 호남 지역에는 눈 예보가 있다. 전국적으로 추위가 이어지며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호남 지역에서는 눈으로 인해 태양광 발전이 차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전력수요가 올겨울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생에너지 클라우드플랫폼에 따르면 호남 지역에는 태양광 발전 설비가 총 6.7GW 설치돼 있으며 이는 전국 설치량의 34.1%를 차지할 만큼 집중돼 있다. 전력당국은 전국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남부지방에 비나 눈이 내려 태양광 발전이 중단될 경우를 전력수급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번 겨울은 비교적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며 전력수요가 90GW를 한 차례도 넘지 않았다. 다만 다음 주에는 전력수요가 90GW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거래소는 올겨울 전력수요 최대 상한치를 94.5GW로 보고 있으며 이에 대비해 총 11.5GW의 공급능력과 8.8GW의 추가 예비자원을 확보해 둔 상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멀쩡한 원전, 왜 ‘서류’ 때문에 멈춰야 하나

각주구검(刻舟求劍). 배에서 칼을 떨어뜨린 사람이 뱃전에 표시를 해두고 나중에 찾으려 했다는 고사다. 배는 이미 움직였는데 표시만 믿고 칼을 찾으니 헛수고일 뿐이다. 지금 전 세계 원전 시장은 급변하는데, 우리 규제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원자력은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탄소중립과 AI·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폭발적 전력 수요를 감당할 유일한 대안이자, 국가 생존을 결정짓는 전략 자산이다. 미국은 속도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14300호를 통해 원전 규제 개혁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계속운전 심사 기간은 12개월로, 신규 원전 심사는 18개월 이내로 끝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심사 절차를 효율화하여 원전 가동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미국은 AI로 초래된 전력난 해결을 위해 이미 가동 원전의 대부분에 대해 계속운전을 승인하고 심지어 폐쇄했던 원전까지 다시 살려내고 있다. 반면 우리는 경직된 제도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행정 절차 때문에 멀쩡한 원전을 세워두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계속운전 신청 기한을 앞당기는 제도 개선을 했지만, 일부 원전은 여전히 과거 규정에 묶여 계속운전 신청을 늦게 하면서 계속운전 심사 기간 중 가동을 멈추는 소위 '강제 정지' 사태를 맞고 있다. 원전 1기가 멈출 때마다 우리는 하루에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는다. 더 심각한 것은 법에서 정한 계속운전 기간인 10년에서 심사와 설비 개선에 소요된 기간을 뺀 기간만 운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제도의 허점이 전력 수급 불안을 야기하고 아까운 국부를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국익의 관점에서 계속운전 제도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첫 번째 단추는 계속운전 기간 산정 방식 개편이다. 계속운전 시작일을 운영허가 만료일이 아닌 계속운전 승인일로부터 따져 실질적인 10년을 보장하는 것이다. 현재는 심사가 길어지거나 설비 개선 공사가 지연되면 그만큼 운영 기간이 줄어들어 실제로는 6~7년밖에 가동하지 못한다. 정지 기간 중 원전은 안전하게 관리되어 안전성에 전혀 영향이 없음에도 단지 서류상 이유로 계속운전 기간을 줄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 시점에 기간을 명확히 정해주면 충분한 심사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사업자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를 판단하는 경제성 평가의 잣대를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 원전끼리 도토리 키 재기를 할 것이 아니라 전체 전력 시장이라는 큰 숲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 작년 기준 원자력 발전 평균 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60원대인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는 170원대이고 석탄도 140원대에 이른다. 중수로가 경수로보다 조금 더 비싸다는 이유로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마치 전교 상위권 학생들만 모인 우등반에서 반 석차가 꼴찌라고 해서 그 우수한 학생을 학력 부진아 취급하며 퇴학시키려는 것과 다름없다. 어떤 발전원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경제성을 가진 원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미 계속운전이 승인된 원전의 설비 개선 공사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면제해야 한다. 계속운전을 위해 낡은 설비를 교체하는 것은 안전을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승인했다는 것은 그 기술적 타당성과 안전성을 이미 인정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행정 절차상 예타를 다시 받게 하는 것은 중복 규제이자 행정력 낭비다. 설비 교체 지연은 원전 가동 지연으로 이어지고, 그 비용은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돌아온다. 따라서 계속운전이 승인된 원전의 설비 개선 사업은 국가재정법 제38조제2항에 따라 예타를 면제하는 등 패스트 트랙을 만들 필요가 있다. 결국 핵심은 낡은 껍질을 깨고 나오는 과감한 결단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원자력은 다가오는 미래 산업 전쟁의 승패를 가를 전략 무기이자 기후 위기의 방패다. 행정 편의주의와 절차의 늪에 빠져 우리의 핵심 자산을 멈춰 세우는 것은 국가적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제도를 정비해야 할 때다. 문주현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