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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새울 원전 1호기 정기검사 거쳐 재가동 허용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새울 원자력 발전소 1호기(옛 신고리 원전 3호기)의 원자로가 정기검사를 마무리하고 재가동될 예정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2일부터 6차 계획예방정비에 따라 정기검사를 실시한 새울 1호기의 임계를 허용했다고 21일 밝혔다. 임계는 원자로에서 지속적인 핵분열 연쇄반응으로 생성·소멸되는 중성자 수가 같아지며 평형을 이루는 상태를 뜻한다. 새울 1호기는 140만킬로와트(㎾)급 가압 경수로 원전으로, 2016년 12월부터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원안위는 이번 검사에서 총 98개 항목 중 임계 전까지 수행해야 할 86개 항목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향후 원자로 임계가 안전하게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증기발생기 점검에서 소선(미세한 금속)과 슬러지(침전물) 등 내부 이물질을 발견해 제거한 뒤 재검사한 결과 건전성이 확보된 점을 확인했다. 아울러 기기냉각해수계통 회전여과망 곡관부에 설치된 부착식 앵커에서 12개소의 시공 불일치 사항을 확인해 전부 재시공했다. 올해 1~3월 경상북도 경주에 위치한 신월성 1호기를 정기 검사하는 도중 이 같은 문제를 발견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원안위는 국내 전(全) 원전을 대상으로 확대 점검하고 있다. 원안위는 앞으로 출력상승시험 등 후속검사 12개 항목을 수행해 새울 1호기의 안전성을 최종 확인할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에너지소식] 두산에너빌, 오만 가스발전소 공사 계약…한전, 을지연습 참가

두산에너빌리티는 오만 미스파 가스복합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총 계약 금액은 약 9300억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소 건설 전문회사 셉코3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계·조달·시공(EPC)을 일괄 수행하고, 스팀터빈과 발전기 공급도 맡는다. 미스파 가스복합발전소는 오만의 수도인 무스카트 도심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 발전용량 1700메가와트(MW)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29년 4월로, 완공된 발전소는 향후 오만 지역 전력 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현호 두산에너빌리티 플랜트 EPC BG장은 “사우디와 카타르 등 인근 중동 국가에서 보여준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 능력과 차별화된 전략이 이번 수주로 이어졌다"며 “파트너와 함께 최고 수준의 발전소를 건설해 오만 전력 안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19일 경북 영주시에 위치한 신영주변전소에서 '2026년도 을지연습 전력설비 긴급복구 실제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한전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육군 50사단, 영주시, 영주경찰서, 영주소방서 등 유관기관 관계자 160여 명이 참가했다. 신영주변전소는 경북 지역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동해안에서 만들어지는 대규모 발전전력을 주요 전력계통으로 연계한다. 참가 기관들은 시설방호와 설비복구를 함께 수행하며 긴급복구 대응태세와 유기적 협조 체계를 점검했다. 특히 적 특작부대와 드론이 신영주변전소를 공격해 변전소 설비와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전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진행했다. 인명구조와 부상자 응급치료, 화재 진화, 전력 설비 방호, 긴급복구 등 현장 중심의 대응 체계와 복구 매뉴얼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김재군 한전 전력계통부사장은 “언제 발생할지 모를 복합적 비상 위기 상황 속에서도 완벽한 비상대비태세를 확립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동나비엔은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DSA)가 주관한 '2026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3개 제품 본상(Finalist)을 수상했다. 수상 제품은 △나비엔 제습 환기청정기 △나비엔 바스케어 △NFB-F 바닥형 보일러다.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DEA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 혁신성 △사용자 경험 △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경동나비엔은 통합 공기질 관리를 실현하는 다양한 생활환경솔루션으로 본상을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나비엔 제습 환기청정기는 제습, 환기, 공기청정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실내 공기질 관리 솔루션이다. 나비엔 바스케어 역시 실내 공기질 관리 솔루션의 일환으로, 욕실 공기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제품이다. NFB-F 바닥형 보일러는 보일러가 주로 지하실이나 유틸리티룸 등 좁은 설비 공간에 설치되는 북미 주거 환경에 맞춰 개발됐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이번 IDEA 디자인 어워드 수상은 제품의 기능뿐 아니라 고객이 실제 생활 속에서 느끼는 편의와 만족까지 고민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경동나비엔은 기술과 디자인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욱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천리그룹은 서교림 프로의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우승을 기념해 23일까지 SL&C 전 외식 브랜드에서 메뉴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서교림 프로는 지난 16일 경기도 포천시 몽베르 컨트리클럽 명성산 코스(파72)에서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기록했다. 이에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삼천리 스포츠단은 이번 우승까지 더해 올 시즌에만 5승을 합작했다. 이를 개념해 삼천리ENG 외식사업부문 SL&C는 소속 전 브랜드에서 메뉴 증정 행사를 실시한다. 차이(Chai)797와 차이딤섬앤누들바, 호우섬, 살롱드 호우섬, 바른고기 정육점, 이타마에스시, 서리재 등에서 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 대상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에 설치한 비리튬계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사용 전 검사를 통과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고 21일 밝혔다. VIB ESS가 서울 도심에 설치된 것은 지난 2022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서울 압구정동 하이마트에 '전기차 초급속 충전 보조용 ESS'가 설치된 이후 두 번째다. 이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국책과제인 '수요기반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커뮤니티 에너지관리시스템(CEMS) 개발 및 실증' 사업의 일환이다. 태양광과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과 연계해 안정적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스탠다드에너지의 VIB는 수계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없고, 97% 이상의 높은 에너지 효율과 시간당 4회 충전 또는 방전이 가능한 고출력 성능을 갖췄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이번 과제 참여를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에서 VIB ESS를 실증할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 ESS는 계통 및 수요처의 어떠한 요구에도 대응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전력계통의 필수 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장] “화려한 서울 전광판 뒤 농촌엔 송전탑”…54개 시·군 주민들 500㎞ 행진시위

서울 도심 한복판, 예고 없는 빗줄기 속 수백 개의 우산이 물결쳤다. 피켓엔 '해남', '영암', '부여', '청주', '용인' 등 이들이 지나온 지역 이름과 함께 “송전탑 결사반대", “용인 반도체 산단 재검토"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반대 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부터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일대까지 '해남에서 서울까지, 대통령은 응답하라! 서울 집중행동'을 열었다. 지난달 말 전남 해남의 신해남변전소 부지에서 출발해 22일간 전국 54개 시·군 송전선로 예정지를 거쳐 올라온 대행진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이들이 서울에 집결한 이유는 단 하나, 수도권 초대형 산업단지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위해 비수도권 농촌 주민들의 삶터를 희생시키는 불평등한 구조를 고발하기 위해서다. “서울은 전광판으로 화려한데, 왜 농촌은 눈만 뜨면 송전탑으로 고통받아야 합니까?" 참가자들은 이번 행진이 단순한 지역이기주의(NIMBY)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수도권 산단을 위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비수도권에 장거리 초고압 송전망을 집중시키는 '에너지 불평등' 구조를 드러내기 위한 행동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전남의 태양광과 전북의 재생에너지, 이미 전력 자립률 200%를 넘긴 충남의 전력은 수도권의 화려함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비수도권 국민은 2등 국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민들은 삶터와 생업,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정부가 실질적인 주민 참여와 동의 절차 없이 송전망 조기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갈등의 본질이 '특정 대기업의 이익'과 '지역 공공의 희생'이 맞바뀌는 구조에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기자회견에서도 참가자들은 “용인 산단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과 일자리는 대기업과 수도권에 집중된다"며 “그에 반해 재산권 침해와 환경 훼손, 마을 공동체 파괴 등의 부담은 비수도권 농촌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대기업 인프라 구축에는 세금을 투입하면서도 정작 피해 주민들의 요구는 '노선 조정과 보상'의 문제로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행진 이후 이어진 집회에서도 공동선언문을 통해 국가 에너지 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의 싸움은 영호남의 갈등이나 단순한 지역 간 유치 경쟁이 아니라, 지역의 희생을 딛고 수도권 전력 수요만 채우려는 국가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첨단산업과 국가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합의 없는 초고압 송전선로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안재훈 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용인 산단과 장거리 송전망 건설은 지방자치단체나 한국전력 차원의 실무 협의로 해결할 수 없는 국가적 사안"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수도권 중심의 장거리 전력 수송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사퇴와 함께 대통령과의 직접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통령의 답변 없이는 돌아가지 않겠다"는 이들의 배수진은, 'K-반도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 '지역의 삶'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에너지경제신문-마이스피플, ‘GEIX 2026’ 에너지서밋 공동 개최

에너지경제신문과 전시·컨벤션 전문기업 마이스피플이 오는 12월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2026 경상남도 에너지산업대전(GEIX 2026)' 연계행사인 '에너지서밋'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손을 잡았다. 본지는 19일 서울 서대문구 본사 회의실에서 마이스피플과 'GEIX 2026 에너지서밋 개최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체결식에는 정선구 본지 사장과 김광기 마이스피플 대표를 비롯해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이번 MOU를 통해 오는 12월 9~11일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리는 GEIX 2026 행사기간 중에 연계행사로 '에너지서밋'를 성공리에 개최하고, 이를 위해 기획·운영·홍보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GEIX 2026 에너지서밋은 경상남도와 창원특례시가 공동주최하고 본지와 마이스피플이 공동주관해 열릴 예정이다. GEIX 2026 주관사인 마이스피플은 행사장 운영과 주최기관 협의 및 GEIX 2026 전체 프로그램과의 조정을 담당하고, 에너지분야 전문 언론사인 에너지경제신문은 전문성과 언론 네트워크를 활용해 에너지서밋 프로그램 구성, 연사 섭외, 홍보에 협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두 기관은 GEIX 2026 발전을 위한 공동 콘텐츠와 협력사업 발굴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GEIX 2026은 '대한민국 에너지 제조의 심장, 경남에서 미래를 켜다'를 슬로건으로, 원전·SMR을 비롯해 수소, 재생에너지, 전력 등 분야의 기업과 기관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AI·반도체 앞세워 노동권 후퇴”…기후단체, ‘메가특구 특별법’ 비판

정부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 규제 완화 법안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노동권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919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선포식을 열고,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 정책과 노동 규제 완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첨단산업 지원을 위해 논의되는 '메가특구 특별법'의 독소 조항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직위는 정부가 메가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기간제 노동자 최대 4년 고용 △연구개발직 등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 제외 △파견 허용 업종 확대 △초과근로수당 면제 등을 추진하며 노동권을 후퇴시키고 불평등을 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언자로 나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의 권영은 상임활동가는 “AI와 반도체 초호황 뒤에는 장시간 노동과 화학물질 노출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다"며 “위험 작업 거부권과 하청 노동자의 안전망을 강화하기는커녕, 속도전을 위해 주 52시간제 예외 등 규제 완화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직위는 또한 호남과 용인 등지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추가 전력(40기가와트(GW))이 현재 국내 총 사용전력의 40%에 달한다는 점을 짚으며, 이는 탈탄소 전환과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가로막는 '폭주'라고 비판했다. 조직위는 “재벌 대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와 자원 독점이 아닌, 노동권과 주거권 등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사회생태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다음달 19일 서울 시청~숭례문 일대에서 대규모 기후정의행진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미래 세대에게 무거운 부담으로 돌아갈 태양광・풍력 설비

수명을 다한 태양광・풍력 설비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기후부에 따르면 작년 태양광 패페널 발생량은 2547톤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2023년에 예상했던 발생량 1223톤의 2배가 넘었다. 자연재해로 인한 파손과 조기 교체 등의 변수가 겹치면서 생기는 일이라고 한다. 2040년에는 폐패널의 양이 6만 넘어설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풍력 설비의 노후화도 걱정이다. 올해 풍력 설비 80기의 퇴출을 시작으로 2045년까지 총 800기가 넘는 풍력 설비가 수명을 마치게 된다. 정부는 느긋하다. 특히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개정된 전자제품등자원순환법에 따라 2023년부터는 폐패널의 80% 이상을 재활용해야 하는 생산자책임활용제도(EPR)를 시행하고 있다. 재활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제조사・수입사는 킬로램당 727원의 부과금을 내야 한다. 정부가 법만 준비한 것도 아니다. 2021년에는 충북 진천에 188억 원을 투자해서 연간 최대 3600톤을 처리하는 재활용센터의 문을 열었다. 환경 당국에 따르면 전국 재활용업체의 연간 처리 능력이 2만3000톤에 이른다. 태양광 패널의 재활용 기술에 대한 기대도 장밋빛이다. 정부는 태양광 패널의 85% 이상이 재활용 가능하다고 밝힌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2016년 보고서를 강조한다. 우리 재활용 업계도 폐패널에 들어있는 유리, 알루미늄, 구리는 99% 이상 회수할 수 있고, 은(銀)도 95% 이상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다. 특히 패널 무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유리는 비교적 쉽게 분리해서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실은 딴판이다. 정작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재활용보다 부과금 납부에 더 관심이 있다. 20년 전에 패널을 공급해 주었던 제조사・수입사를 찾아내서 생산자책임을 요구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폐패널의 해체・운송・처리에 필요한 비용은 함부로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길을 잃어버린 발전사업자는 폐패널을 발전소 한쪽에 쌓아둘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재활용센터도 울상이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 마련한 설비의 가동률이 1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뜻이다. 국내 재활용센터가 경제성이 보장된 기술을 확보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재활용이 부품을 물리적으로 분해하는 저부가가치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무늬만의 재활용센터를 잔뜩 만들어놓은 셈이다. 재활용에 대한 화려한 언론 보도도 무작정 믿을 것은 아니다. 태양광 패널 무게의 20%를 차지하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뺀 패널의 나머지는 사실상 값싼 소재인 유리가 전부다.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유리병이나 판유리와 달리 태양광 패널의 유리에는 실제 전기를 생산하는 검은색의 광전지(실리콘 웨이퍼)와 백시트가 초강력 접착제로 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 해체는 불가능하고, 화학적으로 녹여내는 수밖에 없다. 상당한 오염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언론에서 강조하는 구리・은과 같은 소위 '유가(有價)금속'은 패널 전체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99% 회수율에 신경을 쓸 일이 아닌 셈이다. 생산 단계에서 가장 비싼 비용을 치른 실리콘 웨이퍼는 사실상 재활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퇴역한 풍력 설비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철제 타워와 발전 설비를 재활용하는 것이 고작이다.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제작한 거대한 블레이드는 재활용은커녕 절단・운송・폐기조차 쉽지 않다. 강화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기술은 초보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풍력 설비의 해체・폐기를 관리하는 법과 제도도 전무(全無)한 상황이다. 자연에서 공짜로 무한정 쏟아지는 햇빛과 바람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 햇빛과 바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그러나 햇빛과 바람이 공짜라고 해서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도 공짜이고, 친환경인 것은 아니다. 이제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 블레이드의 제작은 물론 폐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고,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과 풍력 블레이드는 수백 년이 지나도 자연에서 절대 썪거나 분해되지 않는다. 공짜・친환경의 환상에 빠져서 우후죽순으로 세워놓은 태양광・풍력이 우리 자손에게는 무거운 부담으로 남겨진다. 무엇이나 차면 넘치는 법이고,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다. bienns@ekn.kr

한전KPS, 피지컬 AI 기반 ‘안전 어시스트’ 로봇 실증

한전KPS가 소음이 크고 구조가 복잡한 발전정비 현장에서 작업자가 인공지능(AI) 탑재 로봇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작업 도움을 받는 실증 작업을 하고 있다. 한전KPS는 올해 울산 남구에 위치한 한국남부발전 자회사 KOSPO영남파워에서 두 차례에 걸쳐 '피지컬AI 기반 밀착형 안전 어시스트 시스템' 기술검증(PoC) 시연회를 가졌다고 18일 밝혔다. 시연회에서는 로보틱스와 생성형AI를 결합한 지능형 작업 안전관리 모델의 정비현장 투입 가능성을 검증했다. 이번 실증에는 단순 모니터링에 그쳤던 기존 기기와 달리 실제로 작업자 곁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보조하는 '작업자 밀착형 어시스트' 역할을 하는 로봇을 투입했다. 실제 한전KPS는 작업자가 위험요인을 스스로 인지하고 행동을 개선하도록 돕는 현장 동행형 안전 파트너 구현을 이번 기술개발의 핵심목표로 하고 있다. 시연회에서 쓰인 4족 보행 로봇은 특정 작업자를 실시간으로 추종하며 공구 운반 등을 도우면서 생성형AI 기반 음성 질의응답을 통해 정비 절차와 안전 유의사항을 안내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소음이 큰 발전소 내부 환경에서도 자연스러운 대화가 구현됐고, 안전모 미착용과 같은 위험 상황을 즉시 감지해 경고음을 울렸다. 한전KPS는 1~2차 시연과 같이 단계별 기술검증 시연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시스템 완성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간다는 구상이다. 김홍연 한전KPS 사장은 “향후 반복적 기술 검증 과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지시와 규제 중심이 아닌 작업자가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능동형 안전문화 정착의 바탕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비수도권 전력도매가 인하…산업용 전기료 낮추고 지방 투자 유도

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하면서 국내 전력시장의 가격 결정 구조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발전소가 몰려 전력이 남는 비수도권의 전력도매가격(SMP)은 낮아지고, 전력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구조다. 지역별로 SMP를 달리하면서 생기는 차액은 한국전력이 지역별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화에 따른 비용을 회수하는 데 활용한다. 16일 전력당국의 지역별도매가격제(LMP) 추진 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전력을 보내는 송전선로가 포화돼 전력을 원하는 만큼 보내지 못하는 경우 전력도매시장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각각 SMP를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전력시장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 하나의 시장가격이 적용된다. SMP는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가동되는 발전소 가운데 연료비가 가장 비싼 발전소의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연료비용이 싼 발전소부터 차례로 가동하고, 마지막으로 수요를 맞추기 위해 투입된 발전소의 가격이 전체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다. 대부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들이 연료비가 가장 비싼 발전기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지방에서 값싼 전력을 전국 수요만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더라도 송전선로 용량의 한계로 이를 수도권에 모두 보낼 수 없다는 점이다. 송전망이 포화되면 수도권의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수도권 내 비싼 LNG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해야 한다. 현행 단일가격 체계에서는 이처럼 수도권에서 가동된 비싼 발전소가 SMP를 결정하면서 전력이 남는 비수도권 발전소에도 높은 시장가격이 적용된다. 그러나 LMP가 시행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SMP가 달라지게 된다. 예컨대 전국에서 필요한 전력이 100기가와트(GW)라고 가정해보자. 이 가운데 비수도권에서 60GW, 수도권에서 40GW를 사용한다고 하자. 비수도권에 90GW, 수도권에 10GW 규모의 발전설비가 있고,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보낼 수 있는 전력은 송전망 용량에 따라 최대 30GW로 제한된다고 보자. 비수도권에서는 90GW를 생산해 이 가운데 60GW를 자체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30GW를 수도권으로 송전망을 통해 보낼 수 있다. 수도권에는 총 40GW가 필요하므로 30GW를 송전망으로 충당하고 남은 10GW는 수도권에 있는 발전소를 추가로 가동해 채워야 한다. 이때 비수도권에서 마지막으로 가동되는 발전기의 가격이 킬로와트시(㎾h)당 100원이고, 수도권에서 부족한 전력을 채우기 위해 추가로 가동한 발전기의 가격이 150원이라고 가정하면, LMP에서는 비수도권 전력도매가격이 100원, 수도권은 150원으로 각각 결정된다. 현재는 수도권에서 150원짜리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가격이 비수도권 발전기에도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즉 비수도권과 수도권 발전량 100GW 전체의 SMP는 ㎾h당 150원으로 나타난다. 이때 1시간 기준 발전사에 지급되는 금액은 총 150억원이 된다. 그러나 LMP 도입으로 비수도권 발전량 90GW에는 ㎾h당 100원, 수도권 발전량 10GW에는 150원을 각각 적용하면, 발전사에 지급되는 금액은 비수도권 90억원과 수도권 15억원을 합쳐 총 105억원으로 줄어든다. 기존 제도와 비교하면 1시간 기준 45억원의 차액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차액은 한전이 지역별로 소매요금을 차등화하는 데 활용된다. 발전량이 많은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낮추더라도 한전이 할인분을 모두 자체 부담하지 않고 LMP를 통해 발생한 차액으로 부담액을 줄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할인 폭을 매꿀 수 있는 지는 제도가 시행되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송전망 제약과 지역별 전력 수급 상황을 시장가격에 반영하는 LMP가 활용되고 있다. 북미는 주로 개별 발전소와 송전망 접속 지점별로 가격을 달리하는 '노달가격제(Nodal pricing)'를 운영한다. 유럽과 일본은 여러 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가격을 결정하는 '조널가격제(Zonal pricing)'를 주로 활용한다. 스웨덴은 4개, 노르웨이는 5개, 일본은 9개 권역으로 구분해 가격을 차등한다. 우리나라가 참고하는 방향은 조널가격제이다. 다만, 해외의 경우에는 권역별로 나눌때 소매와 도매를 일치시킨다면 우리나라는 일치하지는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전력소매시장의 경우에는 인천 등 수도권 북부·수도권 남부·중부권(강원, 충청)·남부권(영남, 호남) 등 4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향이 거론된다. 도매시장보다 소매시장은 두 권역을 더 세분화해서 나눈다. 분할 대상은 가정용 전기요금이 아닌 산업용 전기요금을 대상으로 한다. 현행 산업용 평균 전기요금인 ㎾h당 약 182원을 기준으로 남부권은 최대 18원, 중부권은 최대 15원, 인천 등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가량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력이 풍부한 지역의 전기요금을 낮춰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시설이 해당 지역에 들어서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LMP 도입에 따라 비수도권에 위치한 민간 발전사업자는 기존보다 낮은 SMP를 적용받으면서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민간 LNG 발전사업자를 비롯해 강원지역 민간 석탄발전사업자, 전국 곳곳에 위치 태양광·풍력 등 민간 발전사업자 역시 계약구조에 따라 수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LMP 도입을 둘러싼 민간 발전사업자의 반발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익 감소 문제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제도 안착의 관건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특히 SMP를 그대로 적용받는 민간 LNG 발전사업자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민간 석탄발전사업자는 정산조정계수를 통해 SMP를 일부 조정받고 있고,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별도 계약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어 LNG보다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LMP가 도입되면 민간 LNG 발전사업자들이 집중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민간 석탄발전의 경우에도 지역 SMP 하락이 정산조정계수로 조절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별도 계약 시장으로 가고 있어 영향이 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MP가 민간 발전사업자에게 리스크가 될 수 있는 만큼 정산조정계수를 완화하거나 경과 조치와 같이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수단이 보장돼야 한다"며 “해외에서도 제도를 변경할 때 이런 부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그래야 발전사업자로부터 수용성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전기요금 차등제 윤곽…송전망 막히면 비수도권 도매가격 낮춘다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전력도매가격(SMP)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차등화한다는 게 골자다. 전력 수요가 많아 송전선로가 한계에 달하면 비수도권에 낮은 요금을 적용해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등을 지방으로 유도하고, 수도권에는 더 많은 발전소 구축을 유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도매가로 구매하는 한국전력공사는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 반면 발전사들은 수익이 감소해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전력당국은 최근 발전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지역별도매가격제(LMP) 추진 방향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핵심은 지역별 전력 수급과 송전 여건을 SMP에 반영하는 것이다. 현재 육지 전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SMP를 송전선로 포화 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누어 각각 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전력산업 구조상 지방의 발전소들이 값싼 전력을 많이 생산하더라도 송전선로 용량 부족으로 수도권에 전력을 모두 보내지 못한다. 이 경우 수도권에 위치한 연료비가 비싼 발전소가 추가 가동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처럼 추가 가동된 비싼 발전소의 비용이 전체 SMP를 결정하면서, 전력이 남는 비수도권에도 높은 SMP가 적용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되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보낼 수 있는 전력량이 송전선로 한계에 도달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사실상 별도 시장으로 구분해 가격을 각각 정하게 된다. 전력이 풍부하고 저렴한 발전소가 많은 비수도권은 낮은 가격이, 전력이 부족해 비싼 발전소까지 가동해야 하는 수도권은 높은 가격이 반영된다. 반면 전력 수요가 높지 않아 수도권의 비싼 발전소를 돌리지 않아도 될 때에는 저렴한 비수도권 발전소를 기준으로 전체 SMP를 정한다. 이 경우에는 시장을 분리하지 않을 때와 동일한 기준으로 SMP가 결정된다. 소매요금은 도매시장보다 한층 더 세분화된다. 전국을 수도권 북부, 수도권 남부, 중부권, 남부권 등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행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인 킬로와트시(㎾h)당 약 182원을 기준으로 발전설비가 집중된 남부권은 최대 10% 수준인 18원가량, 중부권은 최대 15원, 인천 등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가량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되면 발전소와 대규모 전력 소비시설의 입지를 분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은 전력 판매가격이 낮아져 추가 발전소 건설 유인이 줄어드는 반면, 전기가 부족한 지역은 발전소 건설 유인이 커진다.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 역시 전기요금이 저렴한 지역으로 이동할 유인이 생겨 장거리 송전을 위한 송전망 증설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한전도 전력 구매단가가 낮아짐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SMP 하락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비수도권 발전사업자의 수익 감소 문제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제도 안착의 관건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달 말 지역별 요금제 관련 공청회를 열고 최종 정책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역별 요금제는 이르면 올해 안에 시행될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타당성이 아니라 시급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미국-이란 전쟁이 실시간으로 전송된다.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다니고 탱크가 부서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온실가스가 얼마나 나올지?' 또는 '드론의 에너지 효율등급은 얼마일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전투에서 살아남느냐 죽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시장에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에너지 수요에 비해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가 적었다. 민영화된 시장에서 민간 발전사업자는 설비를 늘이기 보다는 이미 보유한 설비의 이용률을 높이는 쪽이 유리했다. 전력이 부족하면 부족할수록 그들이 생산하는 전력은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었다. 국가적으로 적절한 에너지 믹스를 고려하기 보다는 제 살 깎아먹기가 되더라도 보조금을 잔뜩 받을 수 있는 발전원을 마구잡이로 지어서 배를 불리는 것이 권장되는 일이었다. 그러다가 ChatGPT의 등장이 갑자기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수요를 예고하였다. 또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는 하이퍼스케일 컴퍼니가 여기저기서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샘 올트만에 따르면 대형 AI 데이터센터는 5 GW(기가와트) 즉 원전 5기분의 전력을 요구한다. 삼성전자의 제2공장도 10-15 GW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런 막대한 전기를 갑자기 필요로 한다면 전력회사가 이를 공급할 수 있을까? 그래서 BYONG(Bring Your Own New Generators)이라는 표현이 탄생했다.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발전기를 구하라는 얘기다. 즉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기업이 소형모듈형원자로(SMR)에 투자하고 완성되지도 않은 SMR에 대해 개발사와 PPA(전력구매계약)을 통해 선투자를 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얇은 선을 그리기 위해서는 덴마크 ASML사의 노광장비를 사용한다. 이는 그야말로 최첨단이기 때문에 얇은 선을 그릴 수 있지만 에너지 효율이 높지는 않다. 그 자체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이를 냉각하기 위해 에너지가 또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 노광장비는 시간이 지나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발전할까 아니면 에너지를 지금보다 더 사용하더라도 더 얇은 선을 그을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까? 당연히 후자이다. 지금 첨단산업은 전시상황이나 다름이 없다. 어느 회사가 얼마나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성공하느냐에 사활이 달린 것이다. 더 얇은 선을 그을 수만 있다면 이들 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전력설비는 가속적으로 늘어나야 할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든든한 한국전력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과연 200조원의 부채를 가진 한국전력이 신규발전소를 건설하고 송배전망을 확충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량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또한 호남 반도체 등 메가 프로젝트의 성패는 전력설비가 공장보다 더 먼저 준공되어야 하는 시간의 문제도 가지고 있기 떄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전력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위기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제때에 용수문제와 전력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발전설비를 줄이는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소가 가스발전소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이 더 높은 것 같지도 않다. 가스발전소의 간접배출분을 포함하여 비교한다면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또한 이란전쟁으로 인하여 가스공급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는 석탄이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고 있는 것도 잊고 있었던 긍정적 측면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월성1호기의 경제적 타당성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사원 보고서는 이미 알려진 바가 있다. 이후 이의 유효성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원점 근처에서 돌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지금 타당성이 중요한가 시급성이 중요한가? 미국도 경제성이 없어서 폐쇄되었던 TMI-1호기와 Palisade 원전을 보수하여 재가동하기로 결정하고 있지 않은가? 탄소중립계획에 따라서 폐기하기로 하였던 석탄발전소를 폐기해야 할까?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기하기로 결정했던 월성1호기도 폐기해야 할까? 이것은 혹시 전쟁터에서 '친환경 탱크'가 아니면 타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은 아닐까? 컨트롤 타워가 없는 상태에서 같은 문제를 제각각 다른 차원으로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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