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국전력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냉방 수요 증가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원가 부담이 한전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 서울 마포구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에서 김성환 장관 주재로 전력수급 대책회의를 열고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전력 당국은 올여름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고 흐린 날씨가 겹칠 경우 최대전력수요가 98.8기가와트(GW)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역대 최대였던 2024년 97GW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특히 수도권에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경우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은 남부지방에 비가 내려 발전량이 감소하면 전력수요를 상쇄하는 효과가 줄어 최대전력수요가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부는 전력 공급능력을 지난해보다 2GW 늘어난 107GW까지 확보했다. 최대전력수요가 98.8GW에 달하더라도 예비력은 8.2GW 수준을 유지해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부는 오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를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비상대응 태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폭우나 태풍으로 인한 전력설비 불시고장, 역대급 폭염에 따른 비상 상황에 대비해 약 8.8GW의 예비자원을 추가로 준비했다. 다만 전력 수급은 안정적으로 관리될 전망이지만 비용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여름철 냉방 수요가 늘어나면 LNG 발전 비중이 확대되고, 이는 SMP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하면서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6월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기가줄(GJ)당 1만9379원으로, 중동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기 전인 3월보다 약 20% 상승했다. LNG 발전은 국내 전력시장에서 SMP를 결정하는 기준 발전원 역할을 하는 만큼 연료비 상승은 전력 구매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중동 전쟁 여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7~8월에도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전력 구입비 상승 요인이 커지는 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소매요금은 완화된다는 점이다. 기후부는 지난해처럼 7~8월 전기요금 누진제를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시 완화하기로 했다. 1단계 구간은 기존 0~200킬로와트시(kWh)에서 0~300kWh로, 2단계는 200~400kWh에서 300~450kWh로 확대된다.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SMP를 기준으로 전력을 구매하지만, 전기요금은 정부 정책에 따라 인상 폭이 제한된다. 결국 도매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경우 한전의 수익성 악화와 적자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만 기후부는 아직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SMP는 kWh당 120원대 수준으로, 한전이 적자로 전환되는 기준인 연평균 약 146원에는 미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한전의 총부채가 206조원에 이르고, 하루평균 이자비용만 120억원가량이 지출되고 있어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SMP가 현재보다 높아지면 한전한테는 상당히 불리해진다. 또한 엘니뇨 현상으로 북반구 폭염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가 5년래 가장 낮은 점, 세계 2위 LNG 공급국인 카타르의 공급력이 중동 전쟁으로 17% 손실된 점 등으로 인해 올 여름 SMP가 140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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