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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원전이 안전하면 사고가 왜 나냐고 묻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강현국 미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며칠 전인 5월 23일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4개의 행정명령에 동시에 서명하면서 25년 내에 미국의 원자력 발전량을 4배로 늘이겠다고 공언하면서 비과학적이거나 불필요한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내용을 행정명령에 넣었다고 밝혔다. 이대로 실행이 된다면 앞으로 규제 정책과 행정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미국과 세계의 에너지 업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 상세한 내용이 맞는지 틀린지를 논하기에 앞서, 에너지 자원의 분포 및 개발, 관련 기술 동향 및 각국의 과거 기록과 현재 상황까지 온갖 정보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초강대국 미국이 무슨 이유로 이런 의사결정을 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미국은 지난 70년에 걸쳐 100기가 넘는 자국의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와 270기가 넘는 군사용 원자로를 운전한 경험이 있는 국가이다. 자신들의 운전기록과 타국에서의 이력을 종합해서 확신이 서지 않았다면 원자력 에너지를 4배로 늘이겠다는 공언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런 미국의 움직임은 최근 우리나라의 유력 정치인이 '원자력발전이 그렇게 안전하다면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는 왜 난 겁니까'라고 물었던 것과 크게 대비가 된다. 필자를 포함해 평생을 원자력발전소의 위험 요소만 쫓아다니며 연구한 많은 과학자들이 원자력 안전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확신하는 것과는 달리,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은 '그렇게 안전하면 사고가 왜 나는가'라는 질문에 더 쉽게 공감이 될 것이다. 만약 일부 비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로 원자력발전이 엄청나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해서 미래세대에 큰 부담을 지우게 되고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화장실 없는 건물을 짓는 겪이라면, 모든 정보를 한 손에 쥐고 있는 미국은 왜 원자력을 4배로 늘이겠다는 결정을 하고 그것을 당장 실행하기 위해서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일까? 원자력발전의 역사는 2차 대전이 끝난 후에 원자력에너지를 평화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발전소를 건설한 것에서 시작하였고 이제 70년이 넘었다. 그 동안 전 세계에서 군사목적이나 연구목적이 아닌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난 것은 딱 3번 뿐이다. 미국의 TMI-2 사고, 구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가 그것이다. 체르노빌의 원자로형은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된 원자로가 아니다. 서방세계에서라면 건설허가도 받지 못할 출력폭주 가능성이 있는 원자로가 구 소련 체제 하에서 건설된 것이다. 그 와중에 비상전원인 디젤 발전기가 엄격한 요구조건을 만족하지 못하자 원자로에 연결된 터빈으로 대신해 보려고 원자력발전소를 가지고 실험을 하였다. 거기서 멈췄으면 좋으련만, 실험으로 인해 안전의 제1원칙인 노심제어 확보가 안 되는 상황에서, 바로 전력생산에 투입했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그런데 당시 소련에서는 튼튼한 격납건물 짓지 않고 일반 건물에다가 원자로를 넣었다. 따라서 출력폭주에 의해 수천도로 과열된 카본이 수증기와 반응하여 폭발을 일으키고, 일반 건물은 이를 전혀 견디지 못했으니, 원자로 내부에 있단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대량 유출된 것이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 카본에 붙은 불을 끄던 소방관들, 소방헬기로 위에서 물과 시멘트를 뿌리던 운전원 수 십명이 사망한 초대형사고가 되었다. UN의 체르노빌사고의 건강영향 25년 추적연구를 책임졌던 의사를 만난 일이 있는데, 주변 지역에서 소아 갑상선암이 증가하는 것을 통계적으로 확인 가능했다고 하였다. 이 타입의 원자로는 서방세계에는 지어진 적도 없고 이제는 구 소련지역과 동유럽에서도 완전히 퇴출되었다. 2011년의 후쿠시마 사고는 자연재해가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최초 타격인 지진에는 설계된 대로 잘 견뎌냈는데, 뒤따라 온 쓰나미로 인해 며칠씩이나 이어진 장기 전원상실이 발생하자 전기없이 노심 냉각을 유지하지 못하여 결국에는 노심이 녹아내리는 사고가 난 것이다. 우리나라 주력노형인 PWR과는 다른 BWR형태의 원자로라서 냉각 스팀을 외부로 방출할 수가 없었고 대형 격납 건물도 없었기 때문에, 격납건물 바깥쪽에 수소가 모이게 되어 수소폭발이 일어나고 노심 용융과 구조물 손상이 동시에 발생한 사고이다. 방사선 영향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지만,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많기 때문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소개되는 등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한편 미국에서 1979년 발생했던 TMI-2호기 사고는 우리나라의 주력노형과 같은 PWR형 원전에서 발생한 것이다. 정비규칙 위반 – 지시계 설계 불량 – 부실한 운전원 교육 – 안전규칙 위반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다중 인적오류로 인한 사고이다. 마지막에는 운전원이 착각을 하여 자동화된 안전 시스템을 모두 수동 정지시키고 원자로를 사고가 나는 쪽으로 운전해 가서 결국에는 노심이 녹는 일이 발생한 어이없는 경우지만, 대형 격납건물과 안전설계 덕분에 방사선은 외부로 누출되지 않아서, 바로 옆의 TMI-1호기는 최근까지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었을 정도다. 그렇게 원자력발전소가 안전하면 왜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사고가 나냐고 묻기 전에, 어째서 이 3가지 사고의 결과가 이렇게나 달라졌는지를 이해하여야 한다. 과학적 사고를 해 보면 각각의 경우가 그럴 수 밖에 없도록 설계가 되어 있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과학의 시선에서 보아야 왜 미국이 원자력에너지에 대해 저런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강현국 렌슬러공대 기계항공원자력공학과 교수

[EE칼럼] 전기요금 개편, 정권 초기의 ‘정치적 여유’를 활용해야

전기요금은 정말 '전기세'일까? 이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2021년에 있었다(사건번호 2017헌가25). 한 시민이 전기요금 누진제가 부당하다며, 전기요금을 사실상 조세와 유사한 강제적 부담으로 간주하고 헌법상 재산권 침해를 주장했고, 관할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판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헌재는 전기요금은 전기를 사용하는 데 따른 '대가'일 뿐, 반대급부 없이 부과되는 세금과는 다르다고 명확히 판시했다. 법적으로는 분명한 구분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르다. 많은 국민이 여전히 전기요금을 '전기세'라고 부른다. 그 인식의 배경에는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전형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ness Heuristic)'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어떤 사안이 익숙한 이미지와 닮았을 경우, 깊이 따지지 않고 같은 범주로 인식하는 성향을 뜻한다. 전기요금은 공공기관이 고지하고, 납부를 피하기 어려우며, 때로는 정부 정책과 연계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국민은 전기요금을 '요금'이 아니라 '세금'처럼 받아들이고,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심리적 반응은 실제 정치적 선택에도 영향을 준다. 스웨덴 웁살라대와 동핀란드대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치러진 선거들을 분석한 결과, 전기요금이 인상될 때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SD)의 득표율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요금에 대한 불만이 높은 지역일수록, 탈 탄소 정책을 추진하는 주류 정당보다 그러한 정책에 반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요금 인상이 단지 경제적 부담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반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 정치권도 이런 반응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2022년 대통령 선거와 2024년 총선 모두 여야 정당 간 격차는 5%를 넘지 않았고, 특히 수도권에서는 수백~수천 표 차로 당락이 갈리는 지역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은 국민 체감도가 높은 전기요금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최근까지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유권자들에게 가장 직접 체감되는 민감한 영역인 만큼, 주로 산업용 전기요금만을 선택적으로 인상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2024년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1년 대비 약 60% 인상되었다. 이로 인해 철강, 시멘트, 디스플레이, 섬유 등 전기요금에 민감한 업종들의 전기료 부담은 평균 36% 이상 증가했다. 기업들은 한국전력을 통하지 않고 민간 발전사와 직접 계약을 맺는 전력직접구매제도(PPA)를 확대하거나, 자체 발전설비를 구축해 독립적인 전력망을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계는 더는 버티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6월 3일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가 선거 기간 중 약속한 주요 에너지 공약들, 재생에너지 확대, 분산형 전원 체계 구축, 에너지 고속도로 조성 등은 모두 인프라 구축과 막대한 재정 투자를 동반한다. 이는 결국 전기요금의 추가적인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산업용 전기요금에만 부담을 집중시키는 방식은 지속이 어렵다.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도 일정 수준에서 조정을 검토하지 않으면, 전기요금 체계의 왜곡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요금의 합리화를 위해서는 공정한 부담 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전체 전기요금 체계에 대한 구조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일부에만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은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수 있기에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절호의 시점이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국회 권력 지형을 보면, 여당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과반을 확보하고 있고, 당분간은 대형 선거도 예정되어 있지 않다. 이는 중장기적 정책 추진에 필요한 정치적 위험이 낮은 시기라는 뜻이다. 단기적인 표 계산에 얽매이지 않고, 그간 미뤄져 왔던 구조적 개혁을 추진하기에 적기라는 얘기다. 특히 전기요금 체계의 합리화와 같은 민감한 사안은 정권 초기의 '정치적 여유'가 있을 때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혁 동력은 떨어지고, 이해관계의 얽힘은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국민적 설득과 제도적 개편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김재경

[전력 소식] 남부발전 ‘정부 주관 3대 재난관리평가 우수성과 달성’, 남동발전 ‘경남지역 가스터빈 산업 육성 앞장’

한국남부발전(사장 김준동)이 범 국가적 재난상황에 대비한 정부 주관 재난관리평가, 안전한국훈련, 국가핵심기반 3대 재난안전관리 평가에서 종합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남부발전은 지난 5일 행정안전부 주관 '재난관리평가'에서 예방·대비·대응·복구 등 재난관리 단계별 주요역량과 재난안전관리체계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아 우수기관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재난관리평가'는 전국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40개 재난관리 책임기관을 대상으로 재난관리체계 운영 실태와 위기대응, 재난관리 단계별 주요역량을 진단하는 평가로서, 남부발전은 이번 재난관리평가에서 △모바일 재난대응시스템 구축·활용으로 초동 대응시간 대폭 단축, △성능중심의 화재대응 관리체계 전환, △건설현장 재난안전 특수조건 제정, △기상이변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재난대응 매뉴얼 개선 등의 노력을 인정받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남부발전은 작년 10월 '안전한국훈련'에서 지진·화재 등 복합재난을 가정한 상황에서 인명구조 및 수습·복구를 위한 대응역량을, 작년 11월 '국가핵심기반 평가'에서는 전사업소 화재예방안전 인증 등 선제적인 재난 대응 활동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정부 주관 3대 재난관리 평가에서 모두'우수등급'을 달성함으로써 재난안전관리 전 분야에서 재난관리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김준동 사장은 “3대 재난관리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은 것은 재난안전관리를 위해 남부발전 임직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내실있는 재난관리로 실제 상황에 대비한 대응역량 강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국남동발전(사장 강기윤)이 경남에 자리잡은 에너지 공기업으로써 경남 지역의 가스터빈 산업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4일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열린 차세대 친환경 수소 전소 터빈 실증 및 상용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에서 강기윤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회사를 대표해 경남지역 중소 가스터빈 부품 공급사 대표단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감사패는 한국남동발전에서 추진 중인 '분당 복합 현대화 사업 1블록 건설' 사업에 국산 가스터빈을 채택함으로써, 한국남동발전이 강기윤 사장을 중심으로 국내 가스터빈 부품 공급사와 국내 가스터빈 제조사의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에 따른 감사의 의미로 전달됐다. 특히 남동발전이 해당 사업에서 국내산 가스터빈을 채택함으로써 가스 부품 공급사들의 매출 증대와 지역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국산 가스터빈 부품 공급사들은 이날 감사패를 통해 “대한민국과 경남을 대표하는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이 지역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제 활성화에 중대한 발판을 마련해주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감사패 전달 후에는 중소 협력사와 지속가능한 상생 방안 및 무탄소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체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한국남동발전은 두산에너빌리티와 협력해 수소 전소 터빈 실증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향후 기존 석탄화력 발전소 부지를 활용한 무탄소 전원 전진기지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남동발전은 이를 통해 청정입찰시장 선점은 물론 RE100 실현과 지역 에너지 자립에도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강기윤 사장 취임 이후 석탄발전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친환경·무탄소 전원으로의 전환을 통해 회사의 미래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강 사장의 강력한 경영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이에 남동발전은 앞으로도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내 수소 및 가스발전 산업의 육성을 위해 국내 기업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강기윤 사장은 “오늘 감사패는 한국남동발전이 경남지역에 자리잡은 공기업으로서 지역 기업과 함께 걸어온 노력에 대한 뜻 깊은 격려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발전 산업 생태계가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수소와 가스 터빈의 상용화를 비롯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까지 전 과정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두산에너빌리티, 남동발전과 수소전소 터빈 활성화 추진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남동발전(이하 남동발전)과 '국내 기술 기반 차세대 친환경 수소전소 터빈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남동발전 강기윤 사장과 두산에너빌리티 정연인 부회장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에 부응해 무탄소 전원 확대를 위한 청정수소 발전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마련됐다. 이번 협약을 통해 남동발전은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전소 발전사업의 추진과 운영에 협력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경쟁력 있는 수소전소 터빈을 개발하고 설비 공급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남동발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관하는 중형 수소전소 터빈 국책과제에 기획단계부터 공동 참여했으며, 국산 수소터빈 개발을 실증 및 상용화 단계로 이끌고 있다. 아울러, 탄소중립 실현과 경남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기존 석탄발전소 부지에 수소터빈을 활용한 무탄소 전력 공급을 검토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정연인 부회장은 “국내 수소전소 터빈 산업이 국내 발전사들의 현실적인 수요 기반 위에서 성장의 탄력을 받고 있다"며 “글로벌 가스터빈 제작사들의 수소터빈 개발 가속화 흐름 속에서 한국남동발전의 수소발전사업 초기 참여는 한국형 수소터빈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90MW급 중형과 400MW급 대형 수소전소 터빈을 오는 2028년까지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을 발판 삼아 두 회사는 국내 청정수소 발전 생태계 구축은 물론, 한국형 수소터빈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미니인터뷰] ‘체코 원전 산파’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 “이재명 정부도 원전 수출 이어가야”

“체코 원전 계약은 국가와 산업을 위해 매우 잘된 일이며, 어느 정부든 국익을 기준으로 본다면 환영할 수밖에 없는 성과이다." 한국이 참여한 체코 원전 사업이 본계약 체결에 성공한 가운데, 이 사업 추진에 깊이 관여했던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이번 수주 과정을 두고 “사실상 문재인 정부 시절에 기반이 닦였고, 윤석열 정부가 마침표를 찍으려 했던 사업"이라며 “다음 정부에서도 원전 수출은 이어가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전 사장은 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체코 원전 수주는 단순히 기술력의 승리가 아니라, 양국 간 신뢰와 꾸준한 외교·실무 협의의 성과"라며 “EDF(프랑스)와 웨스팅하우스(미국) 등과 경쟁하며 이룬 결과인 만큼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체코 원전 프로젝트는 현지 법원의 계약 중단 가처분 결정이 4일 해제되면서 계약 당사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체코 두코바니Ⅱ원자력발전사(EDUⅡ)가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사장은 “법원이 취하 결정을 내린 만큼 계약 체결에 큰 장애는 없었다"며 “체코 정부도 한국과의 협력을 간절히 원해왔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체코 원전 수출을 본격 추진한 장본인이다. 그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의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원전 수출은 정파를 초월해 국익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입장에서 설득과 여론 조성을 병행했다"며 “이제는 이재명 정부도 에너지 정책에서 실용적 접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탈원전 기조가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에 대해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도 중요한 축"이라며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이념적 접근은 피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상대방 에너지원의 장점을 인정하고, 기술을 국익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며 “신정부 역시 원전 수출을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사장은 향후 본인의 역할에 대해서는 “처음에 씨를 뿌린 사람으로서 현직에 있는 분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입장"이라며 “공직이나 공식 직책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 실용적인 에너지 정책과 수출 전략의 필요성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KPS, 2년새 3차례 사망사고…소년공 출신 이 대통령 “노동자의 생명은 왜 가벼운가”

지난 6월 2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한전KPS 하청 직원이 정비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또 다시 발생했다. 2023년과 2024년에도 한전KPS 사업소 내에서 2건의 사망 사고가 있었던 만큼, 이번 사고는 사실상 '예고된 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8년 故김용균 사고 이후로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발전소 현장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관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노동계에서는 이 사고는 단순한 작업 현장의 비극이 아니라, 위험의 외주화 구조가 반복적으로 생명을 위협해온 구조적 문제의 연장선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오후 2시 30분께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종합정비동 1층에서 근로자 김모(50) 씨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김씨는 발전정비업체 한전 KPS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김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김씨는 기계 예비점검 중 멈춰 있던 기계가 갑자기 작동하며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KPS는 산재승인일 기준 2024년에도 신서천사업소와 서울송변전지사에서 각각 1명씩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태안까지 포함하면 최근 2년간 세 건의 인명 사망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KPS의 경영책임자인 김홍연 사장은 이미 지난해 6월 임기가 종료되었음에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임 사장 제청을 미루면서 여전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공공기관의 무책임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한다. 한 노동안전 전문가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솔선수범해야 할 공공기관에서조차 법이 무시된다면 이는 법치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역시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故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에도 고위험 현장의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는 단순 사고가 아닌 방조된 구조적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하청 구조와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발생한 태안화력 사망 사고는 2025년 들어 한전KPS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고다. 노조에 따르면 이 사고들 중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송변전지사 사망사고는 현장 관계자와 유족 외에는 상세한 사고경위조가 공개되지 않았다. 한 노무전문가는 “고용노동부는 과연 이러한 사고 내역과 원인, 책임소재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만약 인지하고 있었다면 왜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 사고가 공공기관인 한전KPS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정부와 국회가 '중대재해처벌법은 공공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고용노동부와 산업부는 반복되는 사망사고에도 경영진 책임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관련법 적용이 느슨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노동계는 '고위험 시설의 안전관리 강화'와 '책임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하며,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구조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반복된 인명사고에도 불구하고, 경영 책임의 정점인 사장직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점이다. 노동계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은 누구를 위한 법인가'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전KPS 김홍연 사장은 2024년 6월 공식 임기가 종료됐다. 하지만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임 사장에 대한 제청 절차를 미루며 1년 가까이 김 사장이 임기를 연장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당일 SNS를 통해 “기업의 책임 회피와 정부의 무관심 속에 노동자의 생명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은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직접 지시했다. 산재 피해자 출신인 이 대통령의 발언은 노동 현장의 신뢰를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 들이는 모양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안전사고를 넘어 중대재해처벌법의 형해화와 정부의 공기업 관리 책임 부재를 동시에 보여준다. 공공기관이 노동자의 죽음을 반복하고도 그에 대한 책임도, 제도적 적용도 받지 않는다면 민간 기업에 법을 적용하는 것도 설득력을 잃는다. 한 노조 관계자는 “'노동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선 구호가 무색한 현실"이라며 “지금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은 그보다 더 소박하다. '노동을 하면서도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전, ‘우수 시공관리책임자’ 선발...협력사와 현장 안전 강화

한국전력(사장 김동철, 이하 한전)이 협력사의 자율안전 역량 강화를 위해 현장 안전 리더를 직접 선발·육성하는 '우수 시공관리책임자(KEPCO Safety Eagles)'1) 제도를 시행하여, 중대재해 근절과 안전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한다. 한전은 최근 전기공사협회 중앙회에서 우수 시공관리책임자 발대식을 열고, 전국 6개 지역본부의 추천과 본사 심의를 거쳐 선발된 총 18명의 시공관리책임자에게 감사패와 배지를 수여했다. 이들은 오는 12월까지 약 7개월 동안 현장 안전리더로서 ▲안전리더십 발휘 ▲현장 위험요인 개선 ▲안전문화 확산 ▲현장 안전관리 컨설팅 ▲안전 멘토링 등 5대 핵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날 발대식은 감사패 수여와 전문가 특강, AI기반 스마트 전기안전센터 견학 등으로 진행되었다. 향후 한전은 우수 시공관리책임자와 협력사에 ▲KEPCO 인증 ▲안전지도서 1회 감면 ▲안전 전문교육 우선권 ▲우수 활동자 포상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상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한전은 이번 제도가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안전 개선 활동으로 자리 잡아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협력사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민 한전 안전처장은 “능동적인 안전관리는 자율안전체계의 핵심이며, 시공관리책임자는 그 중심에 있는 현장 안전리더"라며, “앞으로도 협력사와 함께 실효성 있는 지원을 이어가며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에 앞장서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팀코리아, ‘25조원’ 체코원전 계약 완료…UAE 이후 16년만

한국이 약 25조원(4000억 코루나)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 계약을 전격 체결하며,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원전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계약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 두코바니Ⅱ원자력발전사(EDUⅡ)와 맺은 것으로, 프랑스 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제치고 따낸 성과다. 계약 체결은 4일(현지시간) 체코 최고행정법원이 EDF 측의 본계약 체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무효화한 직후, 전자서명을 통해 신속히 이뤄졌다. 피알라 체코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수력원자력과 EDUⅡ 간의 신규 원전 계약이 공식 체결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회견은 체코 주요 방송과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됐다.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은 1000MW(메가와트)급 5·6호기를 오는 2036~2037년까지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한수원은 지난 2024년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체코 측과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왔다. 원래 양측은 지난달 7일 본계약 체결을 예정했으나, EDF가 제기한 법적 이의로 현지 법원이 계약 전날 이를 중단시키며 한 차례 연기됐다. 그러나 체코 정부는 이미 내각회의를 통해 계약 승인을 완료해둔 상태였고, 법원 결정이 무효화되자 곧바로 계약 절차를 마무리했다. 한수원 역시 사전 준비된 계약서에 서명을 완료한 상태여서 법적 장애물이 해소되자마자 즉각 체코 측과의 전자서명이 진행됐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가 단순한 계약을 넘어, 향후 한국 원전 산업의 유럽 시장 진출 확대와 기술 신뢰도 향상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산업 육성에 본격 나섰다. '작지만 강한 원자로'로 불리는 SMR을 중심으로 한 국가산업단지를 경주시 일대에 조성해, 원자력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4일 경주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이 같은 구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한 산·학·연·관 합동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국내 8개 SMR 관련 앵커기업은 물론, 한국수력원자력·한전KPS·한국원자력연구원·재료연구원 등 원자력 분야 주요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경북도는 ▲경주 SMR 국가산단의 추진 방향 ▲SMR 제작지원센터 구축 계획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설립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설명하고,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 채널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무엇보다 이날 회의는 SMR 산업을 둘러싼 기술적·정책적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지자체-산업계 간 유기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자리였다. 경북도는 특히 용융염원자로(MSR) 기술개발과 혁신형 SMR 건설을 핵심축으로 설정, 원자력 산업계와의 협업을 더욱 긴밀히 하기로 했다.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SMR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전략 기술"이라며 “경주 SMR 국가산단이 명실공히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심장부가 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의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지역개발을 넘어, 미래 산업지도를 새롭게 그리려는 전략적 결단으로 읽힌다. 향후 SMR 기반의 원자력 산업 생태계를 견고히 다져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jjw5802@ekn.kr

서부발전 태안화력서 한전KPS 50대 하청 근로자, 기계에 끼여 사망

2일 오후 2시 30분께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 종합정비동 1층에서 근로자 김모(50) 씨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김모씨는 발전정비업체 한전 KPS 협력업체 소속 직원이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김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김씨는 기계 예비점검 중 멈춰 있던 기계가 갑자기 작동하며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노동 당국은 한국서부발전과 하청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적용을 검토 중이다. 노조는 사고 조사과정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김씨가 비노조원이지만, 함께 일했던 동료로서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아내 재발 방지대책이 제대로 수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태안화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는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 사망사고 후 6년여 만이다. 김용균 씨는 입사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2018년 12월 11일 오전 1시께 태안화력 9·10호기 발전소 근무 중 컨베이어벨트 이상을 확인하다 기계에 몸이 끼인 채 숨졌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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