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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2차 고유가 지원금’ 지급…최대 25만원

정부가 오는 18일부터 국민 70%에 해당하는 3600만명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한다. 소득 상위 30%에 속하는 고액자산가 93만7000가구, 250만명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2차 지급계획을 발표했다. 2차 피해 지원금 기준은 수도권 거주자 10만원, 비수도권은 15만원이다. 인구감소지역 중 우대지원지역은 20만원, 특별지원지역에는 25만원이 지급된다. 신청 기간은 이달 18일부터 7월 3일까지다. 1차 때 피해지원금을 신청하지 못한 대상자도 이 기간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이날 관계부처에 따르면, 2차 지급은 올해 3월 30일 기준 주민등록법상 세대별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된 사람을 하나의 가구로 보고 대상을 정했다. 특히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별했다. 건강보험료 적용 기준은 올해 3월 부과된 건보료 본인부담금의 가구별 합산액이다. 맞벌이 부부는 별도 가구로 보되 합산보험료가 유리하면 동일 가구로 보고 지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외벌이 가구 중 건보료 기준 직장가입자 1인 가구는 13만원, 2인 가구는 14만원이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지역가입자 1인 가구는 8만원, 2인 가구는 12만원 이하가 대상이다. 외벌이 4인 가구로 보면 건보료 32만원 이하가 해당된다. 외벌이 직장인 기준 연소득으로 보면 1인 가구 4340만원, 2인 가구 4674만원, 3인 가구 8679만원, 4인 가구 1억682만원 이하면 소득 70%에 속한다. 다만 맞벌이처럼 합산 소득이 많은 다소득원 가구의 경우 불리하지 않도록 외벌이 가구 선정 기준에서 가구원 수를 1명 추가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직장가입자 2명이 포함된 4인 가구의 경우 4인 가구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기준 32만원이 아니라 5인 가구 기준 39만원 이하가 적용된다. 반면, 가구원의 2025년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 이상 또는 2024년 귀속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 초과하는 고액자산가 가구는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용·체크카드로 지원금을 받으려면 이용 중인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온라인 신청을 하거나 카드와 연계된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모바일·카드형·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로도 수령할 수 있다. 신청 초기 혼잡을 막기 위해 18일부터 시작되는 첫 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으로 한 요일제를 적용한다. 행정안전부는 고유가 지원금 사용지역의 경우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지역 내 소상공인의 매출을 돕기 위해서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은 국민은 주소지 관할 지자체에 있는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주유소는 연 매출액과 상관없이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1·2차 지원금 사용기한은 8월 31일까지이며 미사용 지원금은 소멸된다. 앞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대상인 취약계층 중 기초수급자에는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에는 45만원이 지급됐다. 지원 대상자가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주민인 경우 1인당 5만원씩 추가 지급됐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액의 43.3%가 소상공인 추가 매출로 연결돼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린 것으로 나타났다"며 “피해지원금 지급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일념으로 소비쿠폰 지급 때보다 준비 기간을 22일 단축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美·이란 전쟁 속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베이징 담판서 ‘빅딜’ 나올까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이후 약 10년 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1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을 인용해 “시 주석의 초청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공식 확인하지 않으면서 미중 정상회담이 또 한 차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복수의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현재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이 해결될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추진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당초 3월 말~4월 초로 거론됐던 정상회담 일정은 중동 정세 악화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이 연기를 요청하면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중국 정부가 일정을 공식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은 예정대로 성사되게 됐다. 중국은 통상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정상급 외교 일정을 임박해서 공개한다. 앞서 미 백악관도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다고 발표했다. 이튿날인 14일에는 환영 행사에 이어 시 주석과 양자 회담을 진행하고, 함께 베이징 명소인 톈탄(天壇)공원을 둘러본 뒤 국빈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15일 시 주석과 양자 티타임 및 업무 오찬을 가진 뒤 미국으로 돌아간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14~15일 이틀 동안 최소 6개 공식 행사에서 대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란 전쟁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전쟁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 재무부는 최근 중국의 대형 민간 정유업체를 포함한 중국 민간 정유사 5곳에 대해 이란산 원유를 가공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 미국의 제재를 무시하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하며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또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일주일 앞두고 이란 외무장관을 베이징으로 초청하며 양국 간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이 실제로 이란에 압박을 가할 의향이 있는지, 또 그 대가로 미국에 어떤 요구를 제시할지가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미중 무역전쟁 휴전 연장, 중국의 희토류 수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대만 문제, 미국산 농산물 구매, 보잉 항공기 계약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농업·항공우주·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의 구매 확대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며 “관련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 또는 직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만피’ 정말 현실로?…트럼프 “이란 공격”도 무시하는 코스피 [머니+]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다시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코스피가 11일 강세를 이어가며 8000선 돌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가 1만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까지 등장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70% 오른 7775.31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5.05% 급등한 7876.60까지 치솟았다. 장 초반 급등세로 인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는 지난 6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오후 1시 31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4.81% 오른 7858.91을 기록 중이다. 이날 증시 상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시사 프로그램 '풀 메저' 인터뷰에서 “우리는 2주 더 (이란에) 들어가 모든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며 “우리가 원했던 특정 목표물 가운데 약 70%는 이미 수행을 마쳤지만 여전히 공격 가능한 다른 목표들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종전 제안에 대한 이란 측 답변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방금 이란의 이른바 '대표들'로부터 온 답변을 읽었다"며 “마음에 들지 않고,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이라고 주장했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악시오스는 지난 6일 양국이 종전과 핵 협상의 기본 원칙을 담은 1쪽 분량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 중이며, 체결 이후 30일간 세부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면서 종전 협상의 돌파구는 다시 안갯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믹소 다스 등 전략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9000으로, 강세 시나리오 목표치는 1만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는 지난 8일 종가 대비 약 33%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JP모건이 불과 한 달 만에 전망치를 다시 상향 조정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JP모건은 지난달 코스피 기본 목표치를 7000, 강세 목표치를 8500으로 제시한 바 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과열 신호가 다시 부각될 수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과 지배구조 개혁, 테마 성장 등 시장의 핵심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한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며 성급하게 사이클 종료를 예상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주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강한 실적 모멘텀을 근거로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시장 과열 우려도 여전하다. 블룸버그는 코스피가 14일 상대강도지수(RSI) 기준으로 이달 들어 매 거래일 과매수 구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폭(market breadth) 역시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 구성 종목 835개 가운데 상승 종목은 176개에 그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1.78%), 두산에너빌리티(-1.47%), 삼성바이오로직스(-0.88%), 삼성전기(-2.08%), KB금융(-0.68%) 등이 하락세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최근 상승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주식을 약 6조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7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그럼에도 JP모건은 앞으로 2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가격과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상승 사이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버핏도 마침내 인정…엔비디아 제치고 시총 1위 유망한 ‘이 주식’ [머니+]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트레이드 대장주인 엔비디아를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월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마저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공식 은퇴하기 전 알파벳 주식을 처음으로 사들인 것도 이러한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8일 알파벳 클래스A 보통주 주가는 전장 대비 0.68% 오른 400.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엔비디아 주가는 1.76% 오른 215.2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엔비디아와 알파벳 시가총액은 각각 4조7750억달러, 4조6550억달러로 격차가 크게 좁혀졌었다. 그러나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한 주간 8% 넘게 오르면서 지난 8일 종가 기준 시총이 5조2300억달러를 기록, 다시 5조달러선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알파벳 주가는 3.14% 상승해 시총이 4조8100억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치면서 엔비디아와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알파벳 주가는 이날 종가 대비 약 8% 정도만 더 오르면 엔비디아 시총을 추월하게 된다. 알파벳은 과거 2016년 초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을 제치고 잠시 시총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 6개월 새 분위기 반전…“우려에서 최강자로" 하지만 지난 6개월 간 흐름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10월 31일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4조9000억달러였던 반면 알파벳은 3조4000억달러에도 못 미쳤다. 이후 알파벳 주가는 43% 급등한 반면 엔비디아 상승률은 6.3%에 그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100 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쳤다. 특히 알파벳은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34% 급등하며 2004년 이후 최고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알파벳의 부상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반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시장에서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구글 검색이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알파벳 주식을 대거 매도했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후 알파벳이 검색 서비스에 AI 기능을 적극 통합하고 '제미나이'가 최상급 AI 모델 중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다. 특히 미 연방법원이 지난해 9월 구글이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크롬을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한 것이 주가의 핵심 변곡점이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분석했다. 당시 구글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크롬 매각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법원 판결 이후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AI 사업에 전면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 1분기 실적발표가 결정타…“AI 풀스택 전략 통했다" 알파벳의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도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00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구글 클라우드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63%에 달해 아마존웹서비스(AWS·28%)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30%)를 크게 웃돌았다. 알파벳의 성장세가 유독 두드러진 것은 자체 설계한 AI 칩인 TPU(텐서처리장치)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데다 검색·클라우드·유튜브·웨이모·제미나이 등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풀스택(전방위) 전략'이 결실을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30일 알파벳 주가는 10% 가까이 폭등한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5% 가까이 급락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엔비디아의 문제가 아니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체 칩 개발 확대가 원인"이라며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를 개발할 경우 엔비디아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알파벳의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알파벳의 2026년, 2027년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19%, 7% 상향됐다. 씨티즌스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분은 자체 AI 칩 TPU 관련 인프라 매출이 올해 30억달러에서 2027년 25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디브야운시 디바티아 애널리스트는 “알파벳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기업"이라며 “검색·칩·클라우드·유튜브·제미나이 등 AI 안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경로가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 역시 여전히 강력한 기업이지만 결국 반도체 기업이라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엔비디아는 기업들의 AI 지출 흐름 변화에 취약하다"며 “반면 알파벳은 AI 기술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 “비싸도 훌륭한 기업"…버핏의 뒤늦은 베팅 다만 알파벳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향후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422달러 수준으로 지난 8일 종가 대비 상승 여력이 5.4% 정도에 그친다.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160% 급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수익률이 낮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알파벳의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8배 수준으로, 지난 10년 평균인 21배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해 있다. 아울러 제미나이가 경쟁사에 추월당할 수 있고 알파벳 주가가 작년에 부진한 것 처럼 AI 시대에는 투자심리가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럼에도 자산운용사 쿡슨퍼스 웰스매니지먼트의 루크 오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예전처럼 매우 싼 가격은 아니지만 여전히 합리적인 수준"이라며 “알파벳은 의심의 여지 없이 훌륭한 기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훌륭한 회사를 적정 가격에 사는 것이 평범한 회사를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버핏의 유명한 투자 격언을 인용하면서 “신규 고객 계좌에도 주저 없이 알파벳을 편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43억달러를 투입해 알파벳 클래스A 보통주 1784만6142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과거 2017년 주주총회에서 구글 주식을 사지 않았던 것이 실수였다고 인정한 바 있다. 버핏은 2018년 주주총회에서도 “구글과 아마존에 대해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약 8년 만에 알파벳 주식을 실제로 사들이며 자신의 판단을 행동으로 옮긴 셈이다. 이를 두고 투자전문 매체 더 모틀리 풀은 “훌륭한 기업이라면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 늦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핏은 작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끈 뒤 경영권에서 물러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미 조선파트너십센터 연내 설립…K-조선 ‘마스가 본격화’

우리 정부가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핵심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양국 협력기구인 '한미조선파트너십센터'를 연내 미국 수도 워싱턴에 출범시킨다. 한미 조선 파트너십센터는 우리 정부가 미국 내 조선업 투자를 비롯해 전문인력 양성, 생산성 혁신, 기술 교류 등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을 적극 지원하는 키맨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내 조선업체들의 대미 진출 확대를 통한 K-조선의 글로벌 경쟁력 및 위상을 강화하는데 든든한 후원자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우리 정부와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등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조선·해양산업 협력 플랫폼인 '한미조선파트너십 이니셔티브(KUSPI)' 출범에 합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상선 건조를 포함해 인력·투자 등 한미 조선산업 전반의 협력을 강화하는 공식 소통채널 구축과 함께 올해 안에 워싱턴DC에 한미조선파트너십센터(KUSPC)를 설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미조선파트너십센터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자국 조선사와 공급업체, 대학 및 연구기관 간 교류 확대를 지원하고 미 정부 차원의 연락창구 역할을 기대한다. 우리 정부는 국내 조선업계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조율하고 센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과 재정을 지원한다. 협력 분야로는 미국 해양산업 기반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 확대, 조선소 생산성 향상 프로젝트, 전문 인력 양성, 기술 교류 등이 포함됐다. 미 국제무역청은 “이번 MOU는 전략 산업 분야에서 지속돼 온 한미 협력의 연장선"이라며 “동맹 간 산업 역량 강화와 투자 확대, 첨단 제조 분야 협력 심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번 MOU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방미기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제안했던 MASGA 프로젝트의 후속조치라는 점에서 이후에 MASGA 지원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당시 우리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MASGA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1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조선 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국가별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약속한 총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의 일부다. 한편, 방미 중인 김정관 장관은 러트닉 미 재부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 구체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 간 대미투자 협의는 앞서 지난 3월 한국 국회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 통과와 함께 해당 법안의 6월 18일 시행을 앞두고 양국간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조율하는 성격을 띤다. 우리 정부는 이번 미 정부와 조율을 거쳐 6월 이후 첫 대미투자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첫 대미투자 프로젝트로는 현재 미국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터미널 건설이 얘기되고 있다. 다만, 김정관 장관은 지난 6일 워싱턴DC 도착 직후 한국 취재진에 해당 LNG 수출터미널 건에 대해 “검토 대상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美·이란 전쟁에 바닥나는 글로벌 원유재고 [이슈+]

전 세계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석유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두 달 넘게 봉쇄된 와중에 공급 충격을 완화해주던 완충 장치인 원유 재고가 기록적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장기화할수록 각국이 공급 차질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줄어들고, 국제유가가 더 극단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세계 원유 재고가 지난 3월 1일부터 4월 25일까지 하루 평균 약 480만배럴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집계한 역대 최대 수준의 분기 감소 폭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감소분 가운데 약 60%는 원유가, 나머지는 정제 제품이 차지했다. 글로벌 원유 재고는 정부 비축유뿐 아니라 정유사·원유 트레이더·유통업체 등이 보유한 상업용 재고까지 포함된다. 각국 정부는 위기 시 방출 가능한 전략비축유를 운영하고 있지만, 상당수 재고는 정상적인 산업 운영 과정에서 유지되는 물량이어서 무제한 활용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재고가 바닥이 나는 제로(0)가 되는 시점보다 훨씬 이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산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최소 물량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총괄은 “재고는 글로벌 원유 시스템의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모든 배럴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카네바 총괄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을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원유 재고가 다음 달 초 '운영상 스트레스 수준'에 도달하고 9월에는 운영 최소 한계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원유 수요 둔화로 재고 감소 속도가 최근에 다소 완화됐지만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재고는 이미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가장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지역은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다. 에너지 트레이딩업체 군보르 그룹의 프레데릭 라세르 리서치 총괄은 “아시아의 휘발유 공급 부족 위험이 가장 우려된다"며 “파키스탄·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이 가장 먼저 재고 바닥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6월 초까지 재개방되지 않을 경우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경유 부족으로 거시경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중국과 한국 등 일부 국가는 정제유 수출 재개까지 검토할 정도로 재고 상황이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중국은 자동차와 트럭의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휘발유·경유 의존도가 과거보다 낮아졌고, 전쟁 기간 원유 재고가 오히려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보텍사의 자비에르 탕 애널리스트는 “중국·일본·한국은 충분한 원유 및 정제품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만 베트남과 필리핀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에서는 항공유 재고 감소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ARA) 저장 허브의 항공유 재고는 전쟁 이후 3분의 1 가까이 줄어들며 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트글로벌의 라르스 판 바헤닝언은 “아시아와 호주 역시 항공유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모든 지역이 공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공급이 유지되겠지만 여름철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5개월 안에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영국·독일·프랑스가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혔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 역시 재고 감소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전략비축유(SPR)를 포함한 미국 원유 재고는 최근 4주 연속 감소했다. 경유 재고는 2005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휘발유 재고 역시 2014년 이후 계절 기준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미 셰일업체들이 증산에 나서고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재고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걸프 산유국들의 증산과 해상 운송이 단기간에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석유공룡 셰브론의 아이미어 보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미 상당수 재고와 잉여 생산능력이 소진됐다"며 “오는 6~7월에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실제 공급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각국이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비축유를 지속적으로 방출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각국 정부가 비축유를 무제한 활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재고를 과도하게 소진할 경우 글로벌 원유 시스템의 완충 장치가 사라져 시장에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한계 수준까지 가까워질수록 수요를 강제로 억제하기 위해 국제유가 급등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하듯 IEA 회원국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약속한 1억7200만배럴 가운데 현재까지 약 7970만배럴만 실제 방출한 상태다. 현재 계획대로 방출이 완료될 경우 미국 전략비축유는 1982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IEA 회원국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약속한 1억7200만배럴 가운데 현재까지 약 7970만배럴만 실제 방출한 상태다. 현재 계획대로 방출이 완료될 경우 미국 전략비축유는 1982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각국이 재고를 소진할 수록 전쟁 이후에도 고유가 환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비축유를 다시 채우기 위해 경쟁적으로 원유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플레인스 올아메리칸 파이프라인의 윌리 치앙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개월간 재고 감소 환경이 이어질 것이며 이후에는 장기적인 재비축 수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국가는 전쟁 이전보다 더 많은 전략비축유를 확보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3월 OECD 에너지물가 상승률 역대 세 번째…“한국도 안심 이르다”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에너지 물가가 역대 세 번째로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역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OECD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OECD 전체 회원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4.1%에서 하락한 뒤 올해 1월 3.3%, 2월 3.4% 수준에 머물렀지만 3월 들어 전월 대비 0.6%포인트(p) 상승했다. 월별 자료가 있는 37개 회원국 가운데 33개국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높아졌다. OECD는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3월 OECD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8.1%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2월(11.9%) 이후 약 3년 1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전월(-0.5%)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상승률이 8.6%p 급등한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유가 반등 기저효과가 나타났던 2021년 4월(9.0%p)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며, OECD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1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역대 최고 기록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과 유가 반등이 겹쳤던 2009년 11월의 11.6%p 상승이다. OECD는 “월별 에너지 물가 자료가 있는 35개 회원국 가운데 32개국에서 상승률이 높아졌으며, 7개국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중동전쟁발 에너지 충격은 주요 7개국(G7)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G7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2.1%에서 3월 2.8%로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에너지 물가는 -1.8%에서 8.2%로 10.0%p 급등했다. 한국의 3월 에너지 물가 상승률은 5.2%로 집계됐다. 미국(12.5%), 독일(7.6%), 프랑스(7.1%) 등 주요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와 석유 가격 안정 정책 등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이 본격화할 경우 한국 역시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성전자 파업이냐 상생이냐…노사협상 해법찾기 ‘내주 분수령’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진행 여부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 기업에서 잡음이 계속 새 나오면서 정계와 재계는 물론 일반시민들까지 삼성전자 노사협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간 대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근본 원인은 양측간 입장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많은 노조원 수를 거느린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는 명분 없이 투쟁 깃발만 치켜들고 있다. 임단협 요구안을 상향 조정하며 계속 말을 바꾸거나 임직원간 갈등을 대놓고 조장하는 등 노사 양쪽에서 모두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주주는 물론 일반국민들도 노조를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측은 노조 눈치를 보는 모양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가 입을 피해액이 천문학 수준이기 때문이다. 갈등이 지속되면 삼성전자 사업장을 넘어 우리 산업계와 국가 경쟁력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을 필두로 정치권이 총출동해 노사협상을 중재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파업' 카드를 자신들의 밥그릇만 챙기는 데는 쓰지 못하도록 이참에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 일등기업 삼성이지만 노사 대화 '경험 전무'…노조 폭주 빌미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이 전 국민 관심사로 급부상한 것은 노사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 경험을 거의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등 기업' 직원과 경영자들이 임금 및 단체협약에는 서툰 탓에 일을 키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 시절부터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삼았다. 국면이 바뀐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던 2020년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첫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창사 50여년만인 지난 2021년이다. 무노조 경영 철폐 선언 이후 삼성전자 내부의 노조 지형은 급격히 변해왔다. 한국노총 산하에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급격히 세력을 불렸다가 위축됐다. 이들은 2년 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주도한 조직이다. 최근 들어서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부상하며 과반 노조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초기업노조가 몸집을 키운 방법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억대 성과급'을 받게 됐다는 사실이 일등기업 삼성전자 구성원의 자존심을 자극하면서 노조로 모여들었다. 집행부의 리더십이나 도덕성을 검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조합원이 갑자기 불어났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초기업노조 조합원들이 다른 가치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성과급에만 집중하고 있다. (게시판 등에서) 도를 넘은 의견들도 자주 언급된다"고 귀띔했다. 8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3135명이다. 대부분 디바이스솔루션(DS) 소속이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12만8881명이다. 이 중 DS 소속은 7만8064명이다. 성과급을 위해 뭉친 초기업노조는 말 그대로 '폭주'하고 있다. 먼저 사측과 협상 과정에서 정당성을 잃었다. 협상을 시작하며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성과급 상한 폐지였다. 회사가 주던 기존 제도가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만큼 이를 투명·제도화해 달라는 의견도 내놨다. 당시만 해도 성과급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사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다.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 노조는 영업이익의 15~2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말을 바꿨다. 역대급 실적에 맞게 특별포상도 내놓으라고 회사를 압박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00조~35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300조원 가까이 돈을 벌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 계산하면 DS 직원이 일인당 6억원 가까이 받아갈 수 있는 셈이다. 여론의 시선이 싸늘하게 식어간 것도 이 시점부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약 37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배당한 금액은 9조8000억원이다. 평택 캠퍼스 등 공장을 짓고 장비를 사들이는 시설 투자에는 약 52조7000억원을 사용했다. 노조의 요구는 그간 삼성전자 성장에 기여한 지역사회 헌신, 정부의 지원, 주주들의 투자 등을 모두 부정하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초기업노조는 여기서 한 술 더 떴다. 파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임직원간 갈등을 조장하는 선택을 내린 것이다. DS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소속이다. 가전·네트워크 등 일부 사업부의 경우 올해 이익이 급감하거나 영업적자를 낼 가능성도 있다. 초기업노조는 DX 직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반도체끼리 투쟁' 형식의 판을 깔고 있다. 반도체 직원들은 일인당 수억원씩 받아야 하는 반면, DX 직원들에게는 공통 영업이익에서 자사주 1주(약 25만원)조차 나눠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노노(勞勞)간 갈등으로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 노조는 그동안 초기업노조, 전삼노, 동행노조 등 3개 단체가 공동투쟁본부(공투본)를 구성해 사측과 협상을 벌였다. DS 직원 위주로 세워진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확보하면서 DX 구성원이 많은 다른 조직들과 불화를 겪고 있다. DX 임직원 2300여명이 가입한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투본에서 빠지기로 했다. 이들은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 등을 지속했다"고 강조하며 초기업노조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2대 조직인 전삼노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전삼노는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타 노조에 대한 경솔한 언행으로 대외적 신뢰를 실추시켰던 전례에 이어 이제는 내부의 정당한 목소리마저 '교섭 배제'라는 압박으로 입막음하려는 태도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과반 노조로서 특정 부문을 외면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DS와 DX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는 DX 직원들 대부분이 탈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각종 커뮤니티 등에 '탈퇴 인증' 글을 남기면서 내부 갈등에 대한 걱정도 커졌다. 집행부가 부당하게 사익을 편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파업 기간 스태프에게 활동비 최대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고 조합비 역시 기존 1만원에서 5만원으로 갑자기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초기업노조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는 중이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임직원 개인정보를 빼돌리려다 적발되는 등 '상식 밖'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최 위원장이 총파업을 한달여 앞둔 상황에서 동남아시아로 장기 휴가를 떠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며 조합원들이 술렁였다고 전해진다. 노조 영향력이 큰 한 제조업 기업 관계자는 “노조가 '협상 카드'로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 협상을 시작하는 경우가 있어도 대화 과정에서 의견을 맞추는 법"이라며 “(삼성전자 노사는) 서로를 인정하고 협상에서 '선'을 지키는 법을 아직 모르는 듯하다"고 일침했다. ◇ 삼성전자 '비상' 정치권도 노사 협상 중재 총력전 노조는 사측이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이달 21일부터 오는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손실 금액이 '측정 불가'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증권가에서는 예상 손실액이 단기적으로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시간을 계산한 금액이다. 영업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금액도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설비를 고의로 고장 내는 등 예외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손실액이 50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실적 악화를 넘어 기업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재가동 후 수율을 정상화하는 데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수주가 걸린다는 특징이 있다. 가동 중단 시 라인에 깔려 있던 수만 장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 비용도 상당하다.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공급 안전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도 핵심 포인트다. 당장은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쟁사에 점유율을 뺏기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책임 있는 대화'를 강조하며 노조에 손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은 지난 7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금협상으로)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회사는 임직원 여러분과 미래 경쟁력, 사업 운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하고 노동조합과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며 “아직 최종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중한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도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에 메시지를 올렸다. 신 의장은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수백억달러의 수출과 수십조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금은 회사가 직면한 무한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합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정치권도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며 삼성전자 노조를 에둘러 비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의 역대급 실적과 경쟁력이 노사만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결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의 결실에는 수많은 인프라, 수많은 협력 기업, 400만명이 넘는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등이 연결돼 있다"며 “현재 발생한 이익을 회사 내부 구성원들끼리만 나눠도 되는 이슈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7일 “오늘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수많은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의 지원,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막대한 전력 확보를 위한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다"며 “노사 간 교섭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정부는 실질적인 교섭이 촉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사 일단 협상 테이블로…핵심쟁점 '성과급' 절충안 나올까 삼성전자 노사는 일단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방침이다. 김도형 고용노동부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이 8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면담하는 등 노동 당국이 중재 노력에 나선 결과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를 상대로 사후조정 절차 참여를 타진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하에 다시 실시하는 협상이다. 중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된다. 지난 2024년 7월 삼성전자 노조 첫 파업 때도 중노위가 사후조정에 들어갔었다. 초기업노조는 한 차례 결렬된 노사조정의 후속 절차로서 사후조정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관련 대화는 오는 11일과 12일 집중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노사 간 견해 차이는 좁히기 쉽지 않아 보인다. 사측은 지난 3월 열린 집중 교섭에서 DS 직원들에게 업계 1위 달성 시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해주겠다고 제시했다.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겠다고 약속했다. '성과급 상한 유지'라는 주장도 한발 물러나 특별 포상을 통해 직원들에게 상한선 이상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구적인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변수는 여론이다.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전 국민이 쳐다보고 있는 만큼 노사 모두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돼 있다. 특히 주주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 경제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목소리에 양측 모두 집중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정부 차원에서 '밸류업'을 통해 주주권 강화 운동을 벌이는 만큼 이번 성과급 논란에서도 '주인'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홍 광운대 명예교수는 지난 6일 '이해관계자 경영학회' 춘계 정기세미나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 관련 “주주의 잔여청구권 이론에 의하면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정률로 배분받는 것은 일종의 선배당을 받는 것"이라며 “이는 노조의 '준 주주화'를 의미하며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들도 단체를 만들어 현수막 시위를 열거나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일부 조직들은 노조원들이 단체행동을 벌이면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는 삼성전자의 파업 관련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쳤다.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무선(10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관계 균형 자체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노조의 쟁의권은 강한데 기업의 대응 수단은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는 논리에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등 친노동 입법은 활발한데 사업장 불법 점거를 제한하는 등 회사 측 방어수단은 거의 없다"며 “파업이 벌어져도 대체인력 투입이나 외부 인원 활용 등이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짚었다. 학계 한 관계자는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조합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감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거대 노조 선진화 작업을 거쳐야 한국 특유의 노사 갈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반도체株만 계속 오르네”…월가 뒤덮은 ‘모멘텀 광풍’ [머니+]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감,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가 겹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모멘텀 트레이드'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84% 오른 7398.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71% 상승한 2만6247.08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시장의 가장 큰 동력은 예상보다 강한 고용지표였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11만5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5만5000명)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반도체주의 강세도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AI·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5거래일 동안 11% 급등했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감으로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101.29달러를 기록하며 이번 주 들어 약 6%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모멘텀 트레이드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인 '다우존스 미국 테마 시장 중립 모멘텀 지수(Dow Jones U.S. Thematic Market Neutral Momentum Index)'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이 지수는 모멘텀이 강한 종목에 매수하고, 모멘텀이 약한 종목을 매도하는 전략의 성과를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최근 12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상승세가 강한 종목과 약한 종목을 구분하며, 시장과 업종 전체 방향성 영향을 최소화하는 시장 중립·섹터 중립 구조로 설계됐다. 이 지수가 상승한다는 것은 많이 오른 종목은 계속 오르고, 부진했던 종목은 계속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반대로 지수가 급락할 경우에는 시장 주도주가 갑자기 바뀌거나 기존 인기 종목이 급락할 때다. 블룸버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백신 발표 직후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최근에는 AI·반도체 관련주에 자금이 집중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은 약세를 이어가는 흐름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저평가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은 1분기 강세 이후 약세로 돌아섰고, 변동성이 낮은 안전형 종목 투자 전략 역시 이달까지 6개월 연속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수익성이 높고 부채 비율이 낮은 기업을 선호하는 '퀄리티 전략'도 최근 들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험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도 있지만 대표적인 고수익 업종으로 꼽혀온 기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로베코의 데이비드 블리츠 퀀트 주식 리서치 책임자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오랫동안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왔지만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지식재산(IP)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AI·반도체주 중심의 모멘텀 트레이딩이 과열됐다는 경고도 월가에서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현재 모멘텀 랠리가 과거 급락장을 앞두고 나타났던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고(高)모멘텀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아졌고 투자자 쏠림 현상도 최근 수년 사이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UBS의 마이클 로마노 헤지펀드 주식파생상품 책임자는 “3월 저점 이후 AI 수혜주가 50%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AI 수혜주의 하락 위험에 대비한 헤지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모멘텀 트레이딩이 언제 반전될지를 예측하기가 극히 어렵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사 라이언트러스트의 마크 호틴 글로벌 주식운용 책임자는 “AI 인프라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사실상 무시되고 있다"며 “이 흐름이 언제 바뀌느냐가 핵심인데 시장 유동성이 워낙 풍부해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호틴 책임자는 현재 AI 인프라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언젠가는 완화되면서 반도체 투자 열기도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모멘텀 중심 시장에서는 섣부르게 투자 방향 전환을 시도할 경우 오히려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실적이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번 실적 시즌에서 S&P500 기업의 약 85%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는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 이익 전망치 또한 상향 조정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매수세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JP모건의 아룬 자인 퀀트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전쟁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메모리 반도체와 AI 관련 종목이 여전히 가장 선호되는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일부 AI 대형주의 상승이 패시브 자금 유입을 부르고, 이 자금이 다시 동일 종목을 매수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따라 추세가 꺾일 때까지 모멘텀 트레이딩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호틴 책임자는 최근 모멘텀 장세가 자신의 투자 방식을 바꿔놓았다며 다른 지표들이 상반된 신호를 보내더라도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기술적 지표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 반도체 종목은 카지노처럼 움직이는 느낌도 있다"며 “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현재 가격이 비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비이성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부, “중동 외 원유 운송비 차액 지원…8월까지 연장 검토”

정부가 중동 외 지역 원유에 대한 운송비 지원제를 8월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중동산 원유 수급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주 등 타 지역으로의 원유 도입 다변화를 지속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8일 “당초 6월까지 다른 지역에서 들여온 원유는 중동산 대비 운임 차액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8월로 연장하는 안을 논의 중"이라며 “중동 전쟁 종료 후에도 원유 공급선 다변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도 전날 브리핑을 통해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6월 종료 예정인 운송비 차액 지원 제도 연장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17일 4~6월 미주·아프리카·유럽 등 비중동 지역에서 원유를 도입하는 경우 중동산 대비 운임 차액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당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이 빚어졌다. 이에 정부는 중동 외 지역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운송비가 더 커지는 점을 고려해 차액을 전액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원유 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를 도입했다. 비중동산 원유 도입 시 운송비 초과분을 지원하기 위해 운임 차액의 25%를 환급해 줬다. 70%에 가까운 중동산 원유 의존도에서 벗어나 원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중동산 원유 공급선이 막히자 리터(ℓ)당 16원인 석유수입부과금 납부 한도 내에서 운송비 차액을 모두 환급해 주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중동발 우회 항로를 이용한 선박과 항공 화물의 운임 상승분은 과세 대상에서 빼 주기로 했다. 중동 전쟁 이후 급등한 운임을 과세에 모두 반영하지 않고, 전쟁 이전 수준의 통상 운임만 과세 기준으로 적용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중동발 원유와 원자재 운송이 우회 항로로 몰리면서 국내 수입 기업들이 급등한 물류비, 운송비에 관세 부담도 커진 점을 고려한 조치다. 정부는 일반 운임과 함께 체선료와 운송 보험료도 특례를 적용해 전쟁 이전 수준으로 과세할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중동발 우회 선박과 긴급 항공 운송, 전쟁 여파로 해협에 고립됐던 선박 등이다. 수입 기업은 우선 실제 운임으로 신고한 뒤 추후 통상 운임 기준으로 확정 신고할 수 있다. 이미 신고를 한 경우에도 환급 신청을 통해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관세청은 이날부터 '수입 운임 특례'를 시행한다. 특례는 올해 3월 1일 이후 수입 신고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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