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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영재 홍천군수, 홍천 100년 미래 모멘텀 완성…“100년 숙원 철도 문 열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강원권 주요 지방자치단체의 시정 운영과 정책 방향을 연속 기획으로 소개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민선8기 마무리 시점을 맞아 홍천군의 주요 정책 성과와 향후 행정 방향을 신영재 홍천군수에게 들어봤다. 대담 박에스더 강원취재본부장 홍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2026년은 민선8기 지방정부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시기다. 강원 홍천군 역시 지난 4년 동안 교통 인프라 확충, 바이오 산업 육성, 청년 정책 확대 등 다양한 변화를 추진해 왔다. 특히 홍천군은 오랜 숙원 사업이던 용문~홍천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와 국가항체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지역 발전의 새로운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천 100년 미래 모멘텀"…민선8기 4년 총평 신영재 홍천군수는 민선8기 지난 4년을 한 문장으로 묻는 질문에 “홍천의 100년을 책임질 미래 모멘텀을 완성한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당시 제시했던 '힘차게 도약하는 경제 으뜸도시 홍천'이라는 목표를 강조하며,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성장 구조를 만드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간은 강원도의 중심지를 넘어 대한민국 첨단 바이오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 시간이었다. 특히 홍천군은 국가항체클러스터 조성과 용문~홍천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라는 두 가지 굵직한 성과를 통해 지역 발전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신 군수는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사업들이 현실의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홍천의 위상이 달라졌다"며 “홍천이 이제는 과거에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2000개 창출"…기업이 찾아오는 산업 기반 구축 신 군수는 민선8기 공약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일자리 창출 기반 구축을 꼽았다. 홍천군은 단순한 공공 일자리 확대가 아니라 기업 유치를 통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집중해 왔다. 북방농공단지 확충과 산업 인프라 개선을 통해 기업이 안정적으로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청년 창업 지원 정책과 연계해 기업과 인력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또 다른 핵심 성과는 홍천국가항체클러스터 1단계 사업 완료다. 중화항체 치료제 개발지원센터와 미래감염병 신속대응 연구센터 등 핵심 연구시설이 지난해 10월 준공되면서 바이오 산업 기반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신 군수는 “홍천이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수도권 바이오 기업 유치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단기적 일자리 창출을 넘어 홍천이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ㅎ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장기적인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100년 숙원 '용문~홍천 철도'…군민 결집으로 예타 통과 홍천은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는 지역으로, 철도 유치는 군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다. 신 군수는 가장 어려웠던 과제로는 '용문~홍천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꼽으며 “특히 2007년 한 차례 경제성 부족으로 좌절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며 “예타 통과 과정에서는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6만 명이 넘는 군민과 출향 인사가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홍천군 이장연합회를 비롯한 각계각층 주민들이 세종시 정부청사를 찾아 릴레이 캠페인을 벌이며 철도 유치를 호소했다. 군민들은 기재부와 국토부 앞에서 “철도 없는 서러움을 끝내달라"며 손피켓을 들고 릴레이 캠페인으로 힘을 보탰다. 신 군수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직접 그린 철도 유치 염원 그림 120여점을 전달하던 순간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며 “이번 성과는 행정의 힘이 아니라 군민의 간절함이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홍천 미래 성장엔진 '국가항체클러스터' 홍천군이 추진하는 미래 산업 전략의 핵심은 홍천국가항체클러스터다. 홍천군은 2024년 6월 춘천과 함께 정부의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이어 11월에는 '제2차 기회발전특구' 지정까지 이어지면서 바이오 산업 중심지로 성장할 기반을 확보했다. 지난해 10월 북방면 도시첨단산업단지에 국가항체클러스터 연구인프라 준공을 시작점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현재 클러스터에는 미래감염병 연구센터와 항체 치료제 개발 지원 시설 등 핵심 연구 인프라가 구축됐고, 10여 개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군은 올해부터 2단계 조성사업을 추진해 항체산업 비즈니스센터, 종합지원센터, 연구 인력 기숙사 등을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2027년 사업이 완료되면 연구개발(R&D), 기업 지원, 주거 환경이 결합된 자족형 바이오 산업 생태계(All-in-One 플랫폼)가 완성될 전망이다. 또한 단순한 인프라 조성을 넘어 오픈이노베이션 기반 기업 성장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클러스터 입주 스타트업인 트윈피그바이오랩은 셀트리온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부터는 셀트리온, 앱티스, 휴젤 등 앵커기업이 참여해 기술 협력과 임상 지원, 투자 연계 등을 지원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유효성 분석, 시제품 제작, 특허 출원 등 비R&D 기술사업화 지원을 강화해 기업 성장 기반을 확대하고 있으며, 입주 기업들은 정부 연구개발 과제와 TIPS 프로그램 등에 잇따라 선정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신 군수는 “국가항체클러스터가 최종 완성되는 2035년에는 기업 100개 유치와 2200개 일자리 창출, 3500억 원 생산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며 “홍천이 대한민국 바이오 의약품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배후도시 전략…청년 유입 정책 확대 홍천군은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청년 유입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수도권 배후도시 홍천'을 목표로 '꿈을 향해 도약하는 홍천 청년'을 비전으로 다양한 청년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홍천군 청년주인수당'이다. 지역 청년에게 월 20만 원씩 최대 24개월간 지원해 안정적인 지역 정착을 도왔다. 또 운전면허 학원비 지원, 청년 창업 지원,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등을 통해 청년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으로 추진된 청년마을 '와썹타운' 프로젝트는 외지 청년 1000여 명이 홍천을 방문하는 성과를 거두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 삼마치 웰니스라는 청년단체가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 사업'이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며 오는 5월 중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비 864억 확보… 재해 예방 인프라 구축 국비 확보 사업 가운데 가장 전략적 의미가 있는 사업으로는 재해 예방 인프라 구축 사업을 꼽았다. 홍천군은 중심지구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사업과 갈마지구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사업을 통해 총 864억 원 규모의 재해 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지배수로 설치, 우수관로 정비, 유수지 조성 등을 통해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침수 피해를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신 군수는 “눈에 보이는 성과뿐 아니라 눈에 띄지 않는 안전기반을 다지는 데에도 힘써왔다"며 “재난 대응은 사후 복구보다 사전 예방이 훨씬 중요한 투자다.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지방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행정의 시작은 현장"…소통 행정 강화 신영재 군수는 행정 운영의 원칙으로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했다. 취임 직후 군수 직속 '찾아가는 상담관'을 신설해 주민을 직접 찾아가는 소통 행정을 시작했고, 전통시장에 설치된 '홍천이음터'에서는 매달 주민들과 직접 만나 민원을 듣고 있다. 그는 “전통시장 내 마련한 '열린 소통공간 홍천이음터'는 소통 방식의 혁신"이라며 “직접 이음터에 나가 현장에서 접수된 민원이 실제 예산 운영과 사업 수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며 행정신뢰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또 다문화 주민 편의를 위해 전국 최초로 외국어 지원 무인민원발급기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행정 접근성을 개선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홍천군은 3년 연속 적극행정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민선8기 마지막 해 키워드 '완성도' 신 군수는 민선8기 마지막 해인 2026년 군정 운영 키워드로 '완성도'를 제시했다. 지난 4년 동안 구축한 정책 기반을 실제 군민의 삶 속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올해의 핵심 과제라는 설명이다. 특히 용문~홍천 철도 예타 통과 이후 역세권 개발과 교통망 정비 등 후속 사업 준비에 행정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홍천 미래는 교통·산업·생활 균형 성장" 신 군수는 향후 홍천 발전을 위해 △광역교통망을 기반으로 한 도시 발전 전략 △바이오 신산업 생태계 고도화 △정주 여건과 생활 기반 강화라는 세 가지 정책 축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통과 산업, 생활 환경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때 지역 발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군민과 함께 만든 변화…남은 임기 끝까지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신 군수는 지난 4년 동안 군정을 지지해 준 군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100년 숙원이던 철도의 문을 열 수 있었던 것도, 홍천을 바이오 산업 중심지로 세울 수 있었던 것도 군민들의 힘 덕분"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에도 시장과 농촌 현장에서 군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국힘, ‘유류세 인하 50%’ 추진…당정 “최고가격제 시행 후 검토”

중동 사태 장기화로 국내 기름값이 들썩이자 유류세 인하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반면 당정은 현재 유류세 추가 인하 논의는 없다고 밝혔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유류세 인하 방안에 대해서는 우선 이번 주 실시되는 석유 최고가격제 상황을 보고 추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날 “최근 국제유가 변동이 커 유류세 인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주 석유 최고가격제 관련 구체적인 가격이 나오면 유류세 추가 인하가 필요한 지 여부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방안이 나오면 국제유가 상황과 국내 공급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논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류세는 휘발유, 경유 등에 붙는 세금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에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다. 현행 최대 인하 한도는 37%다. 지난해 11월부터 휘발유는 7% 인하율이 적용 중이며, 오는 4월 말 종료될 예정이다. 인하율 효과를 보면, 현재 휘발유에 붙는 기본 세금은 리터(ℓ)당 820원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 한도인 37% 인하율이 적용됐을 때 휘발유세는 304원 줄어든다. 50%를 가정하면 410원 부담을 더는 셈이다. 지금처럼 7% 인하가 적용되면 세금은 763원으로 57원 낮아진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석유 최고가격제를 서둘러 도입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산업통상부는 관련 고시 제정을 준비 중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현행 물가안정법·석유사업법에 따라 긴급 경제 위기 상황에 정부가 유류 등의 최고 가격을 지정하는 제도다.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 지역 및 유종별로 최고값을 정하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역시 지난 6일 열린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실무 당정협의회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유류세 인하 목소리가 나오는 데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서다. 최근 기름값이 2000원에 육박하면서 정부는 유류세 추가 인하와 함께 소비자 직접 지원 등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0차례 시행해 왔다. 특히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유가 변동 폭이 커지자, 정부는 그 해 최대 한도인 37%까지 인하했다. 이후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들자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낮춰왔다. 지금처럼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유류비 부담 완화 효과가 제한적이고, 실제 기름값 하락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한 것으로 분석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학술지 '유류세 인하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에서 “2021년 당시 유류세 30% 인하 때 국제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 이상 급등하면서 유류세 인하분보다 판매가가 더 많이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판매가격에 효과적으로 반영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유류세 인하 폭이 확대될수록 세수 결손에 따른 재정 부담이 커지는 점도 정부로서는 우려되는 대목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 당시 유류세인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은 2021년 16조6000억원에서 2022년 1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이후에도 2023년 유류세 11조1000억원이 걷힐 것으로 추산했지만 세수는 10조8000억원에 그쳤다. 2024년에는 세수 전망치 15조3000억원에서 11조4000억원으로 약 4조원, 지난해는 15조1000억원에서 13조2000억원으로 약 2조원 결손이 났다. 여기에 유류 소비자에 대한 정부 직접 지원이 시행되면 재정 부담은 더 불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화물차·버스·택시에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한시 상향, 취약계층 등에 에너지 바우처 지급 등을 검토 중이다.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 정유사의 손실 보전안 마련도 정부 몫이다. 한성대 경제학과 김상봉 교수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늘리더라도 실제 기름값 하락은 50원 안팎에 그쳐 국민 체감 효과는 낮을 것"이라며 “세금이 덜 걷혀 재정 부담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유류세 인하보다 원유 공급처 다변화, 비축유 방출 등 비상 정책을 통해 실물 경제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E칼럼] 청와대가 에너지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돼야 한다

이란전쟁이 길어지면서 중동산 원유와 기타 산업용 원자재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우리 주력산업인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가스, 비료 생산용 암모니아, 석유화학 원재료 등이 중동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를 대비한 정부 차원의 전략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장 이란전쟁와 관련해 반도체 기업들이 사용하는 가스 수급이 문제다. 헬륨가스는 반도체 핵심인 웨이퍼를 냉각하는데 사용된다. 지난해 국내 수입량의 65%가 호르무즈 해협쪽에 있는 카타르에서 공급 받았다. 그런데 최근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플랜트 시설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멈췄다. 이 뿐만 아니라 농업분야에서 사용되는 질소 비용인 암모니아와 인산비료의 원료인 황의 주요 수출국은 대부분 중동 국가들로 원유와 LNG를 정제하고 처리하는 과정의 부산물로 생산된다. 요소 수출량의 35%, 황의 45%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한다. 더 중요한 것은 석유화학의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 수입이다. 국내 나프타 재고는 1개월 물량도 안된다. 석유화학은 통상 원유를 정제해 제조한 나프타를 NCC(나프타 분해 시설)에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그런데 최근 2~3년 간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에틸렌 가격이 급락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구조조정이 단행 되었다. 국내 나프타 공급량 중 절반은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를 수입하는데. 수입량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온다. 문제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대책으로 첫째, 다변화가 필요하다. 중동 아닌 미국이나 인도 등에서 확보하는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국내 나프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이번 이란전쟁이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해 온 반도체, 석유화학, 배터리 등의 성장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은 중동 위기가 길어지고 원료 생산 시설이 파괴되는 상황과 이 후 복귀까지를 대비해 제1, 제2 전략 뿐만 아니라 단기, 중기, 장기 마스터 플랜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 정부는 이번 이란전쟁에서 원유 수급과 가격 상승에 따른 대책만을 집중해 생각하는데 자세히 보면 가스 도입도 문제다. 가스는 국내 전력 생산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전력망을 떠받치는 LNG 공급망이 문제다. 국내 전력 시스템의 상당 부분은 수입 LNG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계약된 물량의 가스가 제때 들어오지 않으면 전력사들은 가격이 급등한 현물시장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가스 발전은 가정용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 첨단 전자제품 생산과 데이터센터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당장은 전력 비축 물량과 LNG 교역의 가격 탄력성이 공급 차질의 기간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전쟁이 장기화 되면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취약성은 원유 뿐만 아니라 가스에도 있는 만큼 전력망과 산업 엔진을 움직이는 가스 공급에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자동차의 경우 중동 내 판매 감소 및 물류 불안으로 수출 차질이 예상되며 연료비 급등으로 인한 자동차 판매 감소도 우려된다. 항공 분야는 중동 항공사 운항 중지로 유럽행 항공 노선 공급석 감소가 우려 되며, 특히 유류비 증가로 항공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번 이란전쟁으로 우리나라 에너지 위기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이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 기능을 이관 받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움직임은 산업통상부 만큼 크게 움직임이 없다, 이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급 및 안보 업무는 산업통상부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란전쟁 이 후 산업부는 긴급 대책반을 가동해 석유와 가스 수급 상황을 비롯한 비축유 방출 및 대체 물량 도입 등 에너지 전반의 현안을 챙기고 있다. 하지만 기후에너지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기후에너지부가 이재명 정부의 부처 조직개편에서 기후와 환경, 에너지 정책 등을 총괄하는 공룡 부처로 출범 했지만 이란전쟁 같은 상황이 발생할 시 에너지 위기관리 대응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석유.가스 등 자원산업과 원전 수출 정책 기능은 산업부에 남겨 놓았기 때문이다. 이란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우리나라로서는 매우 중요한 현안 문제다. 봉쇄가 장기화 될수록 에너지 수급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따라서 정부는 현상황을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청와대가 직접 컨트롤 타워가 돼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문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춰야 한다. 정부의 발빠른 대응만이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 ekn@ekn.kr

정부 ‘추경’ 공식화…“추경 포함 가능한 정책수단 활용”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중동 사태에 따른 경제와 민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편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조기에 추경을 해야 될 상황인 것 같다"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중동상황이 민생과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경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충분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추이를 모니터링하며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화물차·버스·택시 등에 대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도 한시 상향하겠다"며 “소상공인 경영안정바우처,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적극 지원하고 추가로 필요한 지원방안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재정 집행의 가장 큰 원칙은 부의 2차 분배를 통해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과도한 양극화 등을 조정하는 것"이라며 “소비자 직접 지원을 하려면 추경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구 부총리는 “기존 예산을 최대한 쓰고 필요하다면 그런 부분까지도 적극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최근 정유업계의 가격 담합, 사재기 등 사익편취 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그는 “이번주 중 석유가격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석유제품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고지를 통해 정유사·주유소 등의 사재기·판매기피 행위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경제관계장관회의가 '비상경제장관회의'로 전환됐다. 정부는 매주 진행하는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도 차관급으로 격상할 예정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미시, 투자기업 찾아 현장 간담회…‘반도체·방산 산업 투자 지원 강화’

씨엠티엑스 336억 추가 투자 공장 증설…지아이에스, 반도체·로봇 장비로 사업 확장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 기업 애로사항을 듣는 '찾아가는 투자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구미시에 따르면 10일 김장호 시장은 반도체 소재 기업 ㈜씨엠티엑스(CMTX)와 자동화 장비 기업 ㈜지아이에스(GIS)구미 사업장을 방문해 투자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기업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방문은 기업 투자 활동을 지원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현장 중심 소통 행정의 일환이다. 반도체 장비용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씨엠티엑스는 2013년 설립됐다. 2017년 경기도 광주시에서 구미로 본사를 이전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2023년 구미에 37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데 이어, 주요 고객사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10월 추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2027년까지 총 336억 원을 투입해 CMTX M캠퍼스 내 실리콘 전극과 링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약 40명의 신규 고용도 예정돼 지역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미 향토기업인 ㈜지아이에스는 1988년 '구일엔지니어링'으로 출발해 40여 년 동안 지역 산업과 함께 성장해 왔다. 초정밀 제어 기술을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으며 최근에는 반도체와 로봇 산업 장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반도체 장비와 드론 사업을 추진해 온 모회사 ㈜네온테크와 흡수합병을 추진하면서 사업 구조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디스플레이·로봇 등 첨단 산업 장비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씨엠티엑스와 지아이에스는 구미 산업단지의 역사이자 미래를 상징하는 기업"이라며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K-방산 산업 성장 흐름 속에서 구미가 글로벌 첨단산업 도시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업 투자 활동을 적극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재 채용 확대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부산 대전환 프로젝트 ①] 19조 인프라 사업 동시 추진… 부산 도시 구조 바뀐다

부산에서는 교통과 산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인프라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사업 규모만 약 19조4000억 원에 달한다. 급행철도와 도시철도 확장, 산업단지 조성, 문화시설 건립 등 도시 전반에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본지는 부산의 주요 인프라 사업 추진 현황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54㎞ 급행철도 달린다… 부산 교통지도가 바뀐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부산의 교통 인프라 구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철도와 도로, 급행철도 건설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부산의 교통 체계 전반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대표 사업은 부산형 급행철도(BuTX) 구축이다. BuTX는 부산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차세대 급행철도 시스템으로 총 연장은 54.043㎞, 사업비는 4조7692억 원 규모다. 이 철도가 완공되면 공항과 도심, 관광지 등 주요 지역 간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는 BuTX가 도시 내부 교통뿐 아니라 광역 교통망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로 인프라 확충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건설 사업이다. 이 도로는 부산 북부 지역과 동부 지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만 물류 교통 개선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 공동어시장 진입도로 확장 사업을 추진해 수산물 물류 차량 이동 편의를 개선할 계획이다. 도시철도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 도시철도 정관선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 기반을 확보했다. 정관신도시와 부산 도심을 연결하는 교통망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교통 인프라 확충이 도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철도와 도로망이 확대되면 생활권이 넓어지고 경제 활동 영역도 함께 확장되기 때문이다. 부산에서는 현재 여러 교통 인프라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도시 교통 구조가 변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정부, 2조원 출자 ‘한미투자공사’ 설립 착수…“투자기금 재원 관건”

정부가 3500억달러 대미투자 목적의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에 들어간다.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대미투자를 추진할 공사 설립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다. 다만 대미투자법에 기업 출연금 조항이 제외되면서 투자 재원 마련은 과제로 남게 됐다. 10일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형일 재경부 1차관 주재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추진위원회 TF를 구성한다. 대미투자법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를 위한 한미 업무협약(MOU)에 따라 별도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운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데 합의하면서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2000억달러는 반도체·핵심광물·에너지·인공지능(AI) 등 전략 사업에,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투입될 예정이다. 공사 자본금은 2조원으로 정부가 전액 출자한다. 당초 3조원 규모로 논의됐던 공사 자본금이 2조원으로 축소되면서 충분한 대출·보증 등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전체회의에서 “당초 대출 보증을 20년 정도 하기 때문에 3조원 가량 있어야 가능하다고 봤다"며 “국회 소위 과정에서 20년 장기간 동안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우선 2조원 정도만 하고, 필요하다면 상황을 보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인원은 이사 정원 3명 포함 50명 이내로 계획 중이다. 공사 사장과 이사는 소위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금융이나 전략적 산업 분야 내 10년 이상 종사 경험이 있는 자로 제한된다. 이번 TF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해양진흥공사, 한국투자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실무진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국투자공사의 경우 직접 공사 설립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고, 해양진흥공사도 조선업 분야 협력 투자 경험이 있다"며 “대형 산업이나 해외 투자 지원 경험이 많고, 업무 연관성이 높은 곳 중심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전략투자기금도 설치된다. 기금의 재원은 공사 출연금과 위탁기관의 사전 동의를 얻은 위탁자산,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으로 조성한 자금 등으로 마련된다. 이 기금은 향후 미국 행정부가 지정한 투자기구에 대한 출자와 투자, 조선 협력 투자 지원을 위한 대출·보증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투자기금 재원 마련은 관건이다. 기금 재원을 위해 기업의 출연금 조항을 넣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우선 정부는 기금 재원으로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을 활용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으로 연간 150~20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며 “부족한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을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의 일시 차입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년 장기간 대미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대미투자 손실에 따른 재정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기와 맞물려 대미투자 손실이 특정 시점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간 투자로 어떤 시점에 재정 부담이 한꺼번에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산업부도 대미투자의 전략적 이행을 위해 사업관리단을 구성, 투자 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선, 의약품, AI 등 투자를 위해 국방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실시간 핫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며 “사업관리단을 통해 투자 사업 발굴, 전략적·법적 검토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벤츠, ‘배터리 정보’ 속여서 판매…과징금 112억원 ‘철퇴’

메르세데스 벤츠가 화재로 리콜됐던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숨긴채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다 112억 이상의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이는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정보를 누락·은폐, 소비자를 속인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국내 판매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공표명령 포함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벤츠는 지난 2023년 6월 전기차 EQE와 EQS 모델에 중국 제조업체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을 탑재한 사실을 숨긴채 모든 차량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 CATL 제품을 사용했다는 판매 지침을 만들어 영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시스는 지난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로 대규모 리콜한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벤츠코리아는 국내 전기차에 해당 배터리 셀을 탑재한 사실을 숨기고 판매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2023년 6월부터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공개한 2024년 8월까지 파라시스 셀이 탑재된 벤츠는 3000대 팔렸고, 판매 금액은 총 2810억원에 달했다. 배터리 셀은 전기차의 성능·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부품이다.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벤츠는 자사 상품을 실제보다 현저히 우량한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시켜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한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한다"며 “자동차 제조·판매업자의 전기차 배터리 셀 관련 소비자 기만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위반 행위로 피해를 입은 차주들이 권익구제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는 공표명령도 함께 부과했다. 공정위는 벤츠에 현행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최대 부과기준율인 관련 매출액의 최대 4%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 제조사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계가 깊은 정보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면밀한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를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황 상임위원은 “앞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방식으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부당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기고]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와 수산물

도쿄전력이 보관해 왔던 후쿠시마 ALPS 처리수 방류를 시작한 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수산물 방사능을 걱정하기에 한국 정부는 여전히 일본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살상목적인 핵무기가 아닌 평화 목적인 원자력 발전소인데도, 또 병원에서 방사능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지만, 방사능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중들 머리에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초기 몇 달 동안 어쩔 수 없이 바다로 들어갔던 방사능과 비교하면 지금 방류중인 처리수는 그 방사능 양이 매우 적기에 그 유해 여부를 따지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지만, 왜 걱정할 필요가 없는지는 바다 '희석'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생물에게 아무런 영향을 안 미칠 정도로 방사능 오염물질 농도가 낮아지는 과정은 크게 방사선 붕괴와 희석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반감기를 결정하는 방사선 붕괴는 육상에서도 일어나지만, 바닷물속 희석 과정은 육상과 다르다. 물컵에 잉크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잉크 분자 퍼져나가면서 시간이 지나면 물 전체에 골고루 섞이게 되는 과정을 확산이라고 한다. 퍼져 나간 잉크가 다시 원래대로 모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데, 이를 열역학 제2법칙이라고 한다. 후쿠시마에서 유출되었던 방사능물질은 기하급수적으로 처음에는 빨리, 시간이 갈수록 천천히 농도가 줄어드는데 대략 10 km 정도 나가면 1만분의 1로, 100 km 정도만 나가면 1천만분의 1로 희석이 되며, 태평양을 한바퀴 돌아 우리 바다로 올 무렵이면 1조분의 1로 희석이 된다. 따라서 방류중인 ALPS 처리수 130만t이 지구 바다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조분의 1인데, 올림픽 수영경기장에 떨어뜨린 잉크 한 방울보다 적은 양이다. 1945년 인류가 원자력을 쓰기 시작한 이후 지난 80년 동안 전 세계에서 2천 번 이상 핵실험을 하고 크고 작은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났지만, 바다에서 난 수산물을 먹고 사람이 피해를 보았거나 어떤 해양생물이 죽었다는 보고는 단 1건도 없다.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하는 물고기가 간혹 채집되기도 했지만, 그 기준치라는 것은 사람이 1년 매일 먹었을 때 엑스레이 1번 찍을 때 받는 피폭량 정도이지 바다생물이 어떤 피해를 입는 것과는 무관하다. 바다는 물이라는 액체로 이루어져 있어 같은 액체인 처리수가 육상보다 희석이 훨씬 더 잘 된다. 육상에서는 나무나 풀과 같은 일차생산자가 토양에 고정되어 있지만 바다 식물플랑크톤은 해류를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므로 주변보다 특별히 농도가 높은 오염물질에 노출될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또 바다에는 동물 이동을 가로막는 산이나 하천이 없어 물고기들은 육상동물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먼 거리를 헤엄치며 돌아다닌다. 따라서 바다에서는 물과 생물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므로 후쿠시마 원전이라는 오염원에 노출될 확률이 육상에 비교하면 거리에 따라 너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한국은 물론 일본산 수산물도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것이다. 한 때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그렇게 반대했던 지금 정부도 일본과 관계를 개선해야만 하는 엄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이에 유럽이나 미국이 이미 했던 것처럼 우리정부도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를 해제하길 기대한다.

“4만달러 언제 넘나”...韓 1인당 국민소득 3년째 제자리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좀처럼 4만달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3만6000달러대에 머문 가운데,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기준 소득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만6855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3만6745달러)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원화 기준으로 환산하면 5241만6000원으로 전년(5012만원)보다 4.6% 증가했다. 환율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전년 대비 4.3% 상승하면서 달러 기준 소득 증가폭이 크게 제한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원화 기준으로 2663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4.2% 늘었지만, 달러로 환산한 GDP는 1조8727억달러로 0.1% 감소했다. 같은 경제 규모 확대에도 불구하고 환율 영향으로 달러 기준 성장률이 원화 기준보다 4.3%포인트 낮게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2014년 처음 3만달러를 돌파한 뒤 꾸준히 상승해 2021년에는 3만8000달러에 근접했다. 그러나 2022년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3만5000달러대로 후퇴했고, 이후 증가 폭이 제한되면서 2023년 이후 줄곧 3만6000달러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2023년 증가율이 2.7%였던 것과 달리 202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5%, 0.3%로 둔화됐다. 다른 국가들과의 격차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대만의 경우 정보기술(IT) 제조업 비중이 한국보다 훨씬 높아 반도체 경기 호황의 수혜를 크게 받으면서 지난해 1인당 GNI가 4만585달러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기준연도 개편으로 경제 규모가 확대되면서 3만8000달러 초반대 수준을 기록해 한국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 가운데 한국의 소득 순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2024년 기준으로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6위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일본에 뒤처지며 7위로 내려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소득 증가 속도는 환율 흐름에 상당 부분 좌우될 전망이다. 한은은 환율 영향이 없다는 가정 아래에서는 우리나라 1인당 GNI가 2027년 무렵 4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우리 경제의 실질 성장률은 1.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추가 통계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기존 -0.3%에서 -0.2%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한은은 산업활동과 국제수지, 재정 집행 등 지난해 12월 통계가 추가로 반영되면서 정부 소비와 건설 투자 관련 수치가 일부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연간 성장률은 1.0%로 유지됐지만 반올림 이전 기준으로는 0.97%에서 1.01%로 소폭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세부 부문을 보면 정부 소비는 1.3% 증가했고 건설투자는 3.5% 감소했다. 수출도 1.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5%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0.6% 성장했다. 건설업은 4.5% 줄어 부진이 이어졌으며 농림어업은 4.7% 증가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다. 한은은 최근 이란 관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과 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충격이 단기간에 마무리된다면 올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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