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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충남지사 “202조 첨단산업 투자 지원 로드맵 이달 말 공개”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충남에 예정된 202조원 규모 첨단산업 투자와 관련해 전력·수력·인력 확보 방안을 담은 종합 로드맵을 이달 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지사는 29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가칭 '광속 TF'의 활동 방향을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라며 “전력·수력·인력(3력혁신)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 로드맵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는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발표된 202조원 규모 첨단산업 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TF를 구성하고 전력과 공업용수, 인력 등 기반시설 확충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박 지사는 “현재 필요한 전력과 수력, 인력 규모를 파악해 앞으로 무엇을 얼마나 확보해야 할지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마른 수건을 짜듯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단계에서 마련하는 계획인 만큼 앞으로 보완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들은 삼성전자 등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전력과 공업용수 확보 방안과 지천댐 추진 여부를 함께 질의했다. 박 지사는 “지천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갖고 있다"면서도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을 100% 수용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AI 대전환과 첨단기업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 전과 지금은 여건이 달라졌다"며 “이 같은 환경 변화도 공론화위원회의 논의 과정에서 함께 검토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위원회의 판단에 개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론화 결과에 모두가 승복하려면 위원회가 중립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날 김성환 환경부 장관에게도 이 같은 취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충남도는 이달 말 TF 운영 방향과 함께 전력·수력·인력 확보 방안을 담은 종합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선거 전 증시 부양, 급락 땐 모르쇠…‘주가 포퓰리즘’의 그늘

코스피가 이틀째 폭락하면서 정부와 여권의 증시 대응을 둘러싼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마다 정책 성과를 강조했는데 급락 이후에는 글로벌 악재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코스피는 장중 5300선을 내주다가 전날 대비 5.99% 내린 5663.08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가 발동됐는데, 이는 제도 도입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코스피 7월 월간 낙폭은 35.74%로 집계됐다. 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년 10월·-27.24%)보다도 큰 사실상의 역대 최대 월간 낙폭이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이달 초부터 급격히 빠져 이날 5000조원마저 내줬다. 앞서 증시 시총은 선거철인 지난 5월 11일에 7000조원을 돌파했다. 기업 실적이 악화돼 주가가 떨어진 것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56.21%, 전년 동기보다 1810.26%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됐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중국 메모리 업체 CXMT의 생산능력 확대 등 대외 악재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대만 증시보다 코스피 낙폭이 컸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정책·수급 환경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월 지방선거 전 상승장에서 여당은 코스피 상승을 현 정부의 성과로 내세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월 21일 첫 선거운동에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당시 코스피 지수가 3000도 미치지 못했는데,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가 끝난 지난달 8일 기자회견 당시 주가 급등과 관련 “비정상적인 증시가 정상화되는 과정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너무 과도하게 눌려 있었다"며 “주가조작, 중복상장, 물적분할 등만 하지 못하게 돼도 지수가 5000 이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작 폭락 이후에는 주가 상승을 강조했던 여권 정치인의 성찰 메시지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폭락장의 원인으로 'AI 확신 부족'과 '중국 반도체 쇼크'를 지목했다. 김 실장은 28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인공지능(AI) 혁명은 진짜이며, 폭락 장세는 투자자들이 AI 혁명 진행 상황에 대한 확신이 아직 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 4위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 상장과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자체 개발을 거론하며 “과거 '딥시크 쇼크'처럼 보인다. 중국이 장기 시계로 약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인 결정도 선거 전후 증시 상승기와 맞물리면서 시장에 논란을 낳았다. 야권에서는 시장에 형성된 기대를 정책 성과로 활용했다면 급락에 따른 시장 불안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외부적 충격이 있었다고는 하나, 유독 우리나라 증시만 극심한 널뛰기를 반복하며 붕괴 직전까지 내몰린 것은 정부와 여당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정책이 초래한 명백한 '인재'“라며 “졸속으로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을 출시해 투기 열풍을 부추겼고, 정치적 목적과 정권 성과를 위해 주가 띄우기에만 골몰하며 국민들을 그야말로 '도박판'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이 유리할 때는 주가 상승을 자신들의 치적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정작 시장이 참사를 맞이하자 나 몰라라 식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국민의 가슴에 또 한 번 못을 박는 행태"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회피용 변명이나 일시적인 땜질 처방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폐지'를 촉구하는 근조화환이 대량 설치됐다. 주식시장정상화를위한모임 관계자들이 설치한 이 화환들에는 '투자자 보호 말로만?' '투표권으로 되갚아준다' 등의 글귀가 담겼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이슈&인사이트] 정부가 안전문화 조성에 걸림돌이 되어서야

세계적인 안전학자 제임스 리즌은 안전문화 요소로 공정한 문화, 보고문화, 학습문화, 유연한 문화를 꼽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피규제자의 안전문화 조성을 위해선 규제자의 안전문화 조성이 필수적이다."라고 하면서 기업의 안전문화 구축을 위해선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기업의 안전문화 조성에 올바른 역할을 하고 있을까. 리즌이 제시한 기준으로 볼 때 기대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공정한 문화를 위해선 허용할 수 있는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 간의 경계를 설정하고 구성원이 이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경계가 불명확하거나 구성원에게 주지하지 않은 채 규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제재하는 건 불공정한 처사다. 그런데 산업안전관계법에선 주무부처조차도 답변하지 못할 정도로 의무주체 간의 역할과 책임이 착종되어 있고 예컨대 도급인(원청), 수급인(하청) 간] 모호한 부분이 많아 기업은 행동의 경계를 설정하기 매우 어려운 상태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귀책사유를 따지지 않고 처벌할 구실을 뭐라도 찾아 어떻게든 처벌하는 수사 관행이 고착화되어 있다. 이는 안전정보를 보고하는 문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기업에선 처벌의 빌미가 될 걸 우려해 자율적으로 문제를 찾으려 하지 않고 찾거나 알아도 보고·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진실이 덮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중대재해 원인을 기업 자체적으로 면밀히 분석·규명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재해조사 위축은 재해로부터 학습하고 개선할 기회의 약화로 이어져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처벌이 정의롭기 위해선 죄질과 책임에 비례해야 하는 것이 근대형법의 철칙이다. 중대재해 발생을 이유로 사고원인을 따지지 않고 강한 처벌을 당연시하는 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지언정 공정한 문화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업 전체가 경영책임자 처벌을 회피하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데 여념이 없다. 처벌과 직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선 개선할 여유와 생각을 갖지 못한다. 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증빙자료를 작성하는 일에 매몰돼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개선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전과 비교하여 안전 개선을 위한 학습 의지가 약화되고 안전정보의 보고와 공개에 대한 방어적 자세, 비밀주의가 부쩍 강화된 모습이다. 규제기관의 전문성이 낮아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항을 지적하거나 적발을 위한 적발을 하는 행태는 유연한 문화 조성에 큰 걸림돌이다. 기업은 안전 자체보다 적발을 피하는 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소모적 공방으론 기업의 안전역량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처럼 우리나라 기업은 안전문화를 조성하기에 녹록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 안전문화 수준을 4단계로 전제하고 평가할 때 초대기업조차 겨우 2단계와 3단계에 걸쳐 있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안전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하고도 안전문화 수준이 향상은커녕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되레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다른 영역에선 일류기업이 많이 발견되는데 유독 안전 영역에서만 일류기업이 보이지 않는 것이 과연 기업만의 탓일까. 안전이 법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제재 일변도의 거친 행정과 전문성 태부족에 많은 원인과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 안전문화를 저해하는 법정책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법정책에 일대 혁신이 없으면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안전문화 우수기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안전 선진국 정부처럼 우리 정부도 기업 안전문화 조성에 걸림돌이 아닌 마중물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bienns@ekn.kr

“경제활력 식는다” 생산연령인구 70% 붕괴, 고령인구 첫 20% 넘어

국내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관련 통계가 나온 2015년 이후 처음 70%선이 무너졌다.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처음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우리 사회가 생산인구는 급격히 줄고, 빠르게 늙어가면서 경제 활력이 식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3587만명으로, 전체 인구 중 69.2%를 차지했다. 생산연령인구는 관련 통계 기준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래 처음 70%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면 노동력 감소로 생산·소비가 위축되고 잠재성장률도 떨어뜨릴 수 있다. 고령화·저출산은 보다 심화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년보다 60만명 증가한 1072만명(20.7%)으로 처음 20%를 넘었다. 반면 0~14세 유소년인구는 522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19만6000명(-3.6%)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노년인구는 29.9명로 지난해보다 2.0명 증가했다. 경은숙 데이터처 인구총조사과장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는 감소하고,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처음 20%를 넘어섰다는 점"이라며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15년 73.4%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인구 중 외국인 수가 많아지고, 외국인 생산연령인구도 비중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국내 총인구는 5181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2000명(0.02%) 소폭 증가했다. 저출산 영향으로 내국인이 4971만명(95.9%)으로 전년대비 5만명(-0.1%) 줄었다. 반면 외국인은 211만명으로 전년보다 7만명(3.2%) 늘었다. 유학이나 연수, 계절근로 증가 등으로 외국인 유입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특히, 외국인의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89.3%로, 내국인(68.4%)보다 20.9%포인트(p) 높았다. 경 과장은 “외국인은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지역 내 인력 부족을 외국인으로 채우다 보니 생산연령인구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고령화로 60대 고령층의 1인 가구 비중이 늘고 있다. 1인 가구는 총 824만 가구로 전년 대비 19만9000 가구(2.5%) 늘며 2015년 이후 최대치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60대(17.7%), 30대(17.5%), 20대 이하(16.9%) 순이었다. 시도별 1인 가구 비율은 서울(40.5%)이 가장 높고, 경기(32.2%)가 가장 낮았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단독] 선관위는 세금 먹는 하마?...해외연수직원 가족 항공료 1억8800만원 혈세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해외연수를 간 직원에게 가족 동반 항공료로 1인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세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실이 선관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선관위 소속 국외위탁교육훈련 대상 24명 중 21명(87.5%)이 가족을 동반하고 항공료를 지원받았다. 선관위가 연수자 24명에게 지급한 항공료 총액은 2억288만2672원이다. 가족을 동반한 21명에게 지급한 액수는 1억8808만570원으로 전체의 92.7%다. 1인당 지급액은 896만원가량이다. 선관위는 이들 모두에게 1~2년치 학자금과 체재비도 별도로 지원했다. 최근 3년간 1인당 지원금액은 이전(5년간)보다 증가했다. 2023~2025년 연수를 간 13명에게 1억2497만5730원이 지급됐으며 1인당으로 나누면 961만3517원이다. 구체적으로 한 가족은 3000만원가량의 항공료를 지원받았다. 2023년 캐나다로 연수를 떠난 A씨는 가족 3명을 동반하며 본인 포함 2929만원의 출입국 항공료를 청구해 전액 지급받았다. 단순 계산으로 1인당 왕복 항공료가 730만원대에 달한다. 2023년 미국 연수자 B씨는 가족 2명과 함께 1297만원의 출입국 항공료를 받았다. 2023년 영국 연수자 C씨도 가족 3명과 떠나 1195만원을 받았다. 2024년 영국 연수자 D씨는 가족 4명과 동행해 최다 동반 인원을 기록했고, 출국항공료만 753만원을 받았다. 법령상 허용 근거는 있다. 공무원 인재개발법 시행령 제39조 3항에 따르면 국외연수자의 배우자 및 자녀 등의 왕복항공료, 의료보험료 또는 의료보조비, 생활준비금, 귀국이전비를 더하여 지급할 수 있다. 문제는 집행의 투명성이다. 인사혁신처 기준에는 '인사혁신처장이 인정하는 배우자 및 자녀'라는 요건이 있는 반면 선관위 자체 규정에는 해당 문구가 없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어떻게 예산을 사유화하고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지 보여지는 대목이다. 앞서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배우자 해외 출장비 4700만원이 논란이 되자 반납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가족 항공료 지급과 관련해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인재개발 업무처리지침'을 준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침에 따라 배우자와 미혼 자녀 등을 지급 대상으로 하고, 훈련공무원과 가족이 동시에 출입국하면 훈련공무원과 같은 등급의 항공료를, 별도로 출입국하면 실비(2등석) 항공료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또 가족의 출국·귀국 항공료는 각각 한 차례로 제한한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월 이자 얼마 더 내나”...주담대 금리 다시 최고점 향한다

시장금리 상승 여파가 은행권 대출 금리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르며 1년 반 넘게 이어진 하락 흐름을 멈췄고, 기업대출 역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 반면 예금 금리는 1년5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서면서 은행권 자금 조달 비용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지난 6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4.36%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2023년 11월(4.4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대출 전반의 금리 부담도 커졌다.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4.50%로 한 달 전보다 0.04%포인트 올랐으며,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72%까지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한 달 상승 폭 역시 같은 기간 이후 가장 컸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4.07%로 0.10%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고정금리 대출 비중 감소가 두드러졌다. 신규 취급 주담대 가운데 고정형 금리 비중은 37.7%로 전월보다 3.9%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가계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고정형 금리 비중은 22.7%로 전월(24.6%) 대비 1.9%포인트 줄었고,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변동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차주들이 당장의 이자 부담이 적은 상품을 선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 금리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리가 낮은 쪽을 선택하는 차주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변동금리 비중 확대가 향후 금융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팀장은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고정금리 비중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잔액 기준으로 보면 고정금리 비중 감소 폭은 신규 취급액만큼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 시장에서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다. 6월 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4.27%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올라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4.17%로 0.07%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4.38%로 0.23%포인트 뛰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금리 상승 폭은 2022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단기 시장금리 상승이 기업대출 금리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예금 금리 역시 시장금리 상승 흐름을 따라갔다. 저축성 수신 금리는 3.08%로 한 달 사이 0.15%포인트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3.02%, 금융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상품 금리는 3.36%로 각각 0.14%포인트, 0.23%포인트 상승했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예대금리차는 축소 흐름을 이어갔다.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23%포인트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줄면서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2.27%포인트로 0.01%포인트 낮아졌다. 비은행권 수신 금리도 대부분 상승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예탁금 기준으로 상호저축은행 금리는 3.74%로 0.35%포인트 올랐고, 신용협동조합은 3.43%, 새마을금고는 3.53%로 각각 상승했다. 상호금융 역시 3.10%로 0.1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비은행권 대출금리는 기관별로 엇갈렸다.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대출 금리는 각각 9.48%, 4.67%로 하락했지만, 신용협동조합과 상호금융은 각각 5.02%, 4.76%로 상승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숙박업 ‘바가지요금’ 한번 걸려도 영업정지 5일…“택시·음식점도”

8월 초부터 한옥체험업, 도시민박업도 '바가지 요금'이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5일간 영업이 정지된다. 숙박요금을 터무니없이 올려 받거나 숙박요금표를 눈에 보이는 데 게시하지 않아도 해당된다. 정부는 바가지 요금을 받은 숙박업소의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 취소에 이어 영업정지 등 제제를 더 강화하는 방식의 후속 조치를 시행한다. 재정경제정부는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관광진흥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8월 4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지금까지 한옥체험업이 요금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요금을 올려 받다 1차 적발 시 시정명령 조치만 받았다.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는 숙박요금 게시와 준수 의무 자체가 없었다. 개정안에 따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도 요금표 게시·준수 의무가 적용된다. 한옥체험업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모두 1차 위반부터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받는다. 2차 위반 시에는 영업정지 15일, 3차 영업정지 1개월, 4차 때는 사업 등록이 취소된다. 앞서 일반·생활 숙박업도 지난 14일부터 요금표 미 게시, 바가지 요금 등 첫 적발부터 영업정지 5일로 제재가 강화됐다. 여기에 한옥체험업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제재 대상이 확대된다. 앞으로 음식점과 택시도 바가지 요금 관련 제재가 강화될 전망이다. 식품접객업 등 음식점이 요금표 게시·준수 의무를 위반하면 1차 때부터 영업정지 5일 처분이 내려진다. 2차 적발 시 영업정지 10일, 3차 20일 등으로 강화된다. 부당 운임을 받은 택시 기사도 1차 위반 시 경고 대신 자격정지 30일에 처해진다. 2차 적발 시 자격정지 60일, 3차 때는 택시 자격증이 취소된다. 이 같은 내용의 식품위생법과 택시발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현재 규제·법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숙박업체가 시기별 요금 상한을 지방정부에 미리 신고, 공개하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도 도입한다. 숙박업체가 요금을 사전에 신고하지 않거나 신고한 가격보다 높게 받으면 영업정지 등 제재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숙박업체를 제재하는 규정도 새로 만든다. 정부는 올해 초 바가지 요금 행위를 뿌리채 뽑기 위해 숙박·음식업, 점포 대상 정부 지원 배제와 함께 행정처분을 강화하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정부는 바가지 요금을 받다 적발된 전통시장 가게와 숙박업소의 경우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등록을 취소하기로 했다. 특히, 온누리상품권을 환급해 주는 행사에서 바가지 요금이 1번 적발되면 경고, 이후 3회 반복 적발 시 전통시장 점포 모두 환급 행사 참여가 금지된다. 숙박업체도 바가지 요금으로 행정처분을 받으면 호텔 등급결정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다. 정부 지원의 숙박 할인행사 참여도 제한된다. 정부는 바가지 요금 관리와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이 참여하는 합동점검반도 구성했다. 행정안전부와 국세청, 지방정부, 민간단체 등으로 구성된 점검반은 여름 휴가철 바가지 요금 특별 현장점검에 나선다. 범정부 대응체계도 구축해 바가지 요금 관련 예방·신고 대응부터 조치, 사후관리까지 점검, 관리하고, 각 관계부처와 공유한다. 바가지 요금 신고 포상금도 늘어난다. 정부는 적극적인 신고를 독려하기 위해 신고포상금 지급 한도를 폐지하고, 과징금의 최대 10% 포상금으로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바가지 요금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후속과제 입법도 차질없이 추진할 예정"이라며 “바가지 행위 근절을 위해 향후 택시업과 식품접객업에 이어 업종을 확대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김한성의 AI시대] 더 큰 AI보다 더 나은 판단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지난 7월 14일, 인공지능 시장에서는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뉴스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사들은 수백억 달러 규모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허깅페이스 통계에서는 가중치를 공개한 중국계 AI 모델, 이른바 오픈웨이트 모델이 올봄 다운로드의 41%를 차지했다. 반면 IBM은 이례적인 실적 경고를 내놓은 뒤 주가가 25% 급락했다. 한쪽에서는 AI 인프라를 향한 투자가 이어지고, 다른 쪽에서는 비용이 낮고 통제하기 쉬운 모델이 확산되는 동안 전통적인 기업용 기술의 강자는 시장의 혹독한 질문을 받았다. 세 뉴스가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AI 경쟁의 질문이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얼마나 크고 똑똑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제는 “어떤 문제에 어떤 모델을 적용해, 얼마의 비용으로 어떤 성과를 낼 것인가"를 묻는다. 최첨단 모델은 고난도 업무에 쓰이는 프리미엄 수단으로 남겠지만, 일상적인 서비스는 더 작고 저렴하며 맞춤화하기 쉬운 모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선택해야 할 것은 가장 뛰어난 모델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와 비용 구조에 가장 적합한 조합이다. 양자컴퓨터 경쟁조차 개별 큐비트 수보다 반도체·광통신·냉각·제어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 더 근본적인 경고도 나왔다. 케임브리지대와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연구진은 특정 동적 시스템에서는 데이터가 무한히 주어져도 어떤 알고리즘도 안정적으로 학습할 수 없는 문제가 있음을 보였다. AI가 무용하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실패를 데이터 부족이나 모델 규모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풀 수 있는 문제라도 과도한 메모리와 전력, 냉각을 요구한다면 비용과 사회적 부담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이 곧 실제로 해야 한다는 결론은 아니다. 이 대목에서 19세기 철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의 통찰은 놀랍도록 현재적이다. 퍼스에게 의미는 말 속에 고정된 내용이 아니라, 그 말이 실제 경험과 행동에서 만들어내는 차이를 통해 분명해진다. 탐구는 이미 아는 답에서가 아니라 예상과 현실이 어긋나는 '놀라움'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그 어긋남을 설명할 가설을 세우고, 예상되는 결과를 추론한 뒤, 현실과 다시 대조해 믿음을 고친다. 이 관점에서 AI의 답은 완성된 지식이 아니라 하나의 '해석 후보'다. 생성형 AI는 그럴듯한 문장과 관계를 풍부하게 만들지만, 현실은 그 문장에 저항한다. 따라서 좋은 AI는 오류가 전혀 없는 AI가 아니다. 출처와 현장 데이터, 실행 결과와 반례에 연결되고, 인간의 비판을 받아 판단을 고칠 수 있는 AI다. 검증할 수 없는 확신보다 수정할 수 있는 추론이 더 높은 지능이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AI 도입 전에 세 가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첫째, 이 문제는 AI가 학습하고 풀 수 있는가. 둘째, 기대 성과가 비용과 위험을 넘어서는가. 셋째, 그 결과는 어떤 업무 습관과 제도를 남기는가. 그다음에야 어떤 모델을 쓸지 결정해야 한다. 화려한 성능 시연보다 시간 단축, 오류 감소, 위험 통제와 서비스 품질을 측정해야 한다. 중단 조건과 인간의 판단 권한을 정하고, 검증된 결과를 표준 절차와 정책, 조직의 기억으로 남겨야 한다. 성과를 내지 못한 시도도 원인을 기록해야 같은 오류에 다시 비용을 쓰지 않는다. 이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모델 연결기가 아니라 '판단 체계'다. 사실과 가설을 구분하고, AI가 생성할 것과 도구가 계산할 것, 사람이 결정할 것을 나누는 운영 구조다. 개인의 학습도 마찬가지다. AI가 핵심을 요약해 주면 낯선 분야에 빠르게 들어갈 수 있지만, 요약은 이해의 입구일 뿐이다. 반례를 찾고 실제 문제에 적용하며 자신의 질문을 고칠 때 비로소 지식은 판단 능력이 된다. 한국의 기회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최고 모델 순위와 데이터센터 규모만 좇기보다 오픈웨이트 모델과 최첨단 모델, 현장 데이터와 규칙, 인간의 판단과 감사 기록을 연결하는 '판단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어떤 모델이 더 우수한지를 넘어, 어떤 조건에서 누구의 판단을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축적하는 국가적 학습 체계가 필요하다. 이는 기술 경쟁에서 물러나는 길이 아니라 기술의 가능성을 실제 가치로 전환하는 길이다. AI 시대의 수준은 얼마나 큰 모델을 가졌는가보다, 그 모델이 틀렸을 때 얼마나 빨리 현실로 돌아와 판단과 제도를 고칠 수 있는가에서 드러날 것이다. AI의 다음 경쟁은 더 많은 답을 생산하는 경쟁이 아니다. 현실의 저항 앞에서 답을 수정하고, 그 경험을 더 나은 습관과 제도로 축적하는 능력의 경쟁이다. bienns@ekn.kr

[EE칼럼] ‘원가’ 빼고 전기요금 이야기하는 정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물가 부담이나 국민 소득 문제가 없다면 가정용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록 '인상'이 아니라 '조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 발언은 주목할 만했다. 우리 사회에는 '주택용(가정용) 전기요금이 산업용보다 비싸고, 그 차액으로 산업용을 보조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주재한 공개석상에서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가 주택용보다 높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문답에서 나온 장관의 설명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 장관은 “보통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더 싸고 주택용 전기요금이 비싼 게 세계적 추세"라며 “기업들은 국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는 kWh당 180원, 주택용은 150~16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매단가는 맞지만 핵심을 빠뜨렸다. 산업용 요금이 주택용보다 낮은 국제적 현상은 기업 경쟁력 지원 정책의 결과가 아니라 고압 수전, 높은 부하율, 상대적으로 적은 배전망 이용 등 용도별 공급원가의 차이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장관의 설명만 들으면 각국이 기업 경쟁력을 위해 산업용 요금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그 부담을 일반 국민에 떠넘기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요금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표면적인 판매단가가 아니라 용도별 공급원가와 '원가회수율'을 함께 봐야 한다. 원가회수율은 용도별 평균 판매가격을 해당 용도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들어간 원가로 나눈 비율이다. 산업용은 대체로 주택용보다 공급원가가 낮다. 왜 그런가. 전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전력 당국이 가장 민감하게 관리하는 것이 피크(Peak) 수요다. 연중 최대 수요에 대비해 발전소와 송배전망을 갖춰야 하므로 그만큼 비용이 든다. 주택용은 계절과 시간대에 따른 수요 변동이 크다. 반면 산업용은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부하율이 높고 수요 패턴도 상대적으로 일정하다. 따라서 주택용에는 피크 수요 대비 설비 비용이 더 많이 배분될 수 있다. 또 대규모 산업용 고객은 고압 또는 초고압으로 수전해 배전 단계가 짧고 전력 손실이 적다. 소수의 대량 고객이어서 관리비도 낮다. 반면 주택용은 저압 배전망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소규모 고객이 분산돼 고객당 설비·관리 비용이 높다. 전기요금은 원가주의, 공평주의, 공정보수주의라는 세 원칙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원가주의는 공급에 든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고, 공평주의는 특정 집단의 지원 비용을 다른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떠넘기지 않는 것이다. 공정보수주의는 전기사업자가 설비 유지와 투자에 필요한 적정 보수를 확보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문제는 세 원칙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가주의'는 물가 관리라는 명분 앞에서 번번이 후퇴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했다. 그 결과 한전은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전력망 투자 여력도 약화됐다. '공평주의'도 무너졌다. 원가 이하 요금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특례요금까지 시행되고 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그 규모가 연간 1조원에 달한다. 복지와 취약산업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비용은 전기요금이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 '공정보수주의'도 작동하지 않았다. 한전은 흑자로 전환했지만 부채는 여전히 206조원 안팎이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사전에 의제와 자료가 준비되는 자리다. 그런 회의에서 전기요금을 담당하는 장관이 평균 판매단가만 말하고 공급원가와 원가회수율을 짚고 넘어가지 않은 것은 아쉽다. 산업용 요금을 무조건 내리자는 말이 아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전기 용도별 원가회수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산업용과 주택용 전기가 원가보다 비싼지 싼지도 공개하지 않은 채 정치적 필요에 따라 특정 용도의 요금만 올리고 내리는 관행을 끝내자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포함한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전력망과 전원 투자가 불가피하다. 국민이 전기요금의 원가와 부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필요한 투자도 합리적인 요금 개편도 어렵다. 장관의 정교하고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bienns@ekn.kr

법원, 캠프리본에 7억대 물품대금 인정…공공조달 개선은 ‘진행형’

법원이 군납셔츠(컴뱃셔츠) 납품 과정에서 조달청과 분쟁이 있던 중소기업 '캠프리본'의 손을 들어줬다. 본지가 단독 보도한 캠프리본 사례를 비롯해 장애인 고용기업 군수품 수의계약 단가 문제·중소기업간 경쟁 낙찰하한율 문제 등 공공조달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 이후 제도와 운영에도 잇따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8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10일 캠프리본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물품대금 청구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조달청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캠프리본은 본지가 지난해 단독 보도한 사례다.([단독] 군납셔츠 만들다 '파산위기'…중소기업 울린 조달청 '관례') 군납 컴뱃셔츠를 납품하던 과정에서 검사기관 변경이 계약서나 공문 없이 이뤄졌고, 조달청이 납품 지연 책임을 업체에 물어 계약을 해지하면서 약 2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는 업체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조달청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민사소송으로 이어졌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계약 해지 이후 납품된 물량에 대해서도 지체상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였다. 법원은 2024년 7월 1일 계약이 해지된 뒤 캠프리본이 수요기관의 별도 요청에 따라 남은 물량을 납품했기 때문에, 해지 이후에는 종전 계약상 납품기한 의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조달청이 해지 이후 납품분의 물품대금에서 지체상금 명목으로 공제한 약 7억2000만원은 캠프리본에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 법조 관계자는 이번 판결을 두고 “일부 승소지만 사실상 승소"라고 말했다. 법원이 계약 해지 이후 납품분에 대해 조달청이 공제한 지체상금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은 계약 해지 당시까지 납품되지 않은 물량에 해당하는 계약보증금 약 2억7000만원의 국고 귀속은 정당한 조치로 판단했다. 보도 이후 공공조달 현장에서는 일부 변화도 이어졌다. 본지는 공공계약 낙찰하한율 인상에서 중소기업간 경쟁 부문이 제외된 경위를 보도한 바 있다.(“중소끼리 출혈경쟁 그만"…중기간 공공계약 낙찰하한율 연내 인상 검토) 당초 정부는 저가입찰 방지와 상생하는 공공조달 생태계 조성을 위해 국가계약법령상 물품일반·용역일반·용역기술분야의 낙찰하한율을 2%포인트(p) 올렸다. 반면 중소기업 판로 보호의 핵심인 중기간 경쟁 분야는 기존 하한율(87.995%)이 타 분야보다 높다는 이유로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27일 조달청은 12년 만에 중소기업자 간 경쟁 물품·용역의 낙찰하한율을 2%p 인상하는 개정안을 시행했다. 이번 개정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적정 대가를 보장하고 경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자 간 경쟁 물품의 낙찰하한율은 기존 87.995%에서 89.995%로 2%p 상향된다. 한편 본지는 2025년에 이르러 장애인 고용기업 군수품 수의계약 단가가 일반기업보다 낮게 책정되는 역전현상이 발생한 문제도 보도한 바 있다.(“법이 보호한다더니" 장애인 고용기업 군수품 수의계약 단가, 일반기업에 역전당해) 보도 이후 진행된 2026년 운동복류 수의시담 결과, 중증시설의 수의계약 단가(동운동복 4만8500원, 춘추운동복 3만9400원, 하운동복 2만5500원)가 같은 해 확인된 일반기업 MAS 2단계 경쟁 실제 계약단가(동운동복 4만7700원, 춘추운동복 3만8610원, 하운동복 2만3490원)보다 각각 800원~2010원 높게 산정됐다. 2025년에 발생한 계약단가 역전 구조가 다시 바로잡힌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일부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고 해서 문제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증시설 관계자는 “2026년 운동복류 중증시설 수의단가는 같은 해 확인된 MAS 2단계경쟁 실제 계약단가보다 동운동복 800원, 춘추운동복 790원, 하운동복 2,010원 높게 결정됐다"며 “이는 중증시설 수의단가가 일반기업의 MAS 실제 계약가격보다 반드시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제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시설의 제반여건과 원가 등을 별도로 검토해 일반기업 계약가격과 구별되는 수의단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조달청이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수의계약 단가를 산정하는지 업체 입장에서는 여전히 알기 어렵다"며 “조달청이 연도·품목별로 어떤 가격자료를 선택하고, 최저·평균·최고가격 중 어떤 값을 적용하는지 계약 기준을 공개해야 객관적인 단가 선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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