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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국무위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관세협상부터 APEC·통상·원전까지 완벽 수헁

에너지경제신문은 '올해의 국무위원'으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선정했다. 각 부처마다 현안이 산적해 있었지만, 올해 산업부가 맡아야 했던 정책들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복잡하고 거대했다. 미국 대선 이후 통상 전략 전환과 관세 협상,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원전 수출, 첨단 산업 투자까지, 어느 하나 가벼운 이슈가 없었다. 특히 김 장관 본인의 이력과 역량이 한 해 내내 빛났다.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국가 재정과 산업 정책에 정통하고,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거치며 산업 현장의 감각을 익힌 전문가형 리더라는 점이 산업계와 정부 안팎에서 높이 평가된다. 올해 산업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격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반도체·인공지능(AI) 투자 경쟁 △에너지 가격 불안 △미국 새 행정부 출범 등 전례 없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사실상 대한민국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떠맡았다. 무엇보다 한·미·일 관세 협상은 국내 제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최대급 외교·경제 과제였다. 김 장관은 예민하고 복잡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업계에서도 “올해 산업부 장관이 가장 바빴다"며 그의 활약을 인정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평가다. 김 장관은 관세·투자·원전협력을 둘러싼 난도 높은 한·미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의 강경한 협상가(tough negotiator)"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찬을 받았다. 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김 장관의 산업 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숫자에 대한 강점 등이 협상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며 “예전 산업부 장관들과는 다른 '계산 능력·판단력 중심' 협상 스타일이 미국 측을 크게 압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 한해 동안 한미 간 통상 현안은 관세·보조금을 넘어 산업·기술·안보 전반으로 확장됐다. 이런 상황에서 김 장관은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냈다. 단순한 협상 대표를 넘어 양국의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을 조정하고 한국 산업의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는 '설계자' 역할을 해낸 것이다. 한미 통상 현안은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산업 보조금 정책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규범 △청정에너지·탄소 규제 △안보와 통상의 결합 등 복합한 의제로 얽혀 있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김 장관은 전통적인 관세·시장 접근 협상을 넘어 산업 정책과 통상을 결합한 '확장형 협상'을 주도해 왔다. 이런 김 장관을 두고 관가에서는 “미국의 통상 압박을 방어하는 동시에, 한국 산업의 구조적 이익을 관철하는 실무형 협상가"로 평가하고 있다. 그가 산업통상부 장관에 선임됐을 당시 한미 협상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고, 실제 그는 한미 고위급 협의에서 미국 측 요구를 단순 수용하거나 정면 충돌하기보다 산업 협력과 공급망 안정·기술 동맹이라는 공동 목표로 재구성하는 전략을 수행했다. 해외 통상 전문 매체들도 김 장관의 접근 방식을 주목하고 있다. 일부 외신은 “한국 통상 당국이 미국의 산업 보조금 정책에 정면 대응하기보다, 예외 인정과 협력 프레임을 병행하는 실용 노선을 선택했다"고 설명하며 그 중심에 김 장관이 있다고 극찬했다. 김 장관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청정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협상이다. 그는 미국 측에 한국 기업의 기여도와 동맹 내 공급망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세부 시행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완충 지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해왔다. 예컨대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는 단기적 규정 충돌보다 중장기적 협력 로드맵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협상 방향을 전환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한미 통상이 '규제 갈등'에서 '산업 협력'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됐다. 김 장관은 통상 현안을 에너지·기후·안보 이슈와 분리하지 않고 다루는 점에서도 기존 장관들과 차별화된다. 에너지 공급망, 청정에너지 전환, 핵심 광물 확보 등은 모두 통상 협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김 장관은 이 분야를 산업부 차원의 종합 의제로 묶어 대응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김 장관이 한미 협상을 '주고 받기 식 무역 협상'이 아니라, 한국 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설명하고 관철하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접근이 미국 측에서도 신뢰를 얻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의 이력은 다른 국무위원과 비교해 독특하다. 기획재정부에서 국가 재정과 산업 구조를 다뤘고,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으로 원전·에너지 산업 현장을 경험했으며, 산업부 장관으로 제조·통상·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보기 드문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예산·재정·투자·원전·공급망·수출 구조를 모두 이해하는 장관은 흔치 않다"며 “산업부·기재부·과기정통부가 맞물리는 모든 난제를 한 사람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드문 '크로스오버(Cross-Over)형 장관'"이라고 평가한다. 올해 김 장관이 보인 가장 큰 장점은 산업을 '수직'이 아니라 '수평'으로 보는 사고 방식이었다. △AI·데이터센터 → 전력 공급망 → 원전·가스 → 송전망 확충 △반도체·배터리 → 통상 협상 → 관세 구조 → 해외 투자 △제조업 경쟁력 → 공급망 → 전략물자 → 외교 전략으로 이어지는 '연결형 전략'이 정부 안에서 실질적인 정책 모멘텀을 만든 사례로 이어졌다. 산업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장관은 산업부 특유의 세부 사안 중심에서 벗어나 '전략·구조·수치·흐름'을 먼저 본다"며 “그런 리더가 장관이라는 건 조직 전체의 경쟁력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이라는 이력 덕분에 원전 생태계 전반의 설계·제작·인증·수출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장관이라는 강점을 지녔다. 올해 한·미·체코·폴란드·중동 등 다수의 원전 수출 협상 과정에서 산업계는 “김 장관이 기술·제작·인허가·금융까지 구조 전체를 이해하고 있어 논의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 투자 원전 건설 구상'에서도 김 장관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정책·협상·공급망·투자·에너지 모든 분야가 요동친 2024~2025년, 정부와 산업계는 “올해 산업부 장관 중 가장 존재감이 컸던 사람은 단연 김정관"이라고 꼽고 있다.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관세 협상과 전략 산업 육성 같은 초미의 과제 속에서 '한 명의 장관이 이렇게 많이 움직일 수 있나' 싶은 한 해였다"며 “올해 대한민국 경제정책 라인에서 가장 시계추를 크게 흔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김 장관의 행보가 향후 한미 통상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산업 자율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 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김 장관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전달하는 창구가 아니라, 한국 산업의 언어로 재해석해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김 장관이 '관리형 통상'에서 '전략형 통상'으로 전환되는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제유가 약세에…주유소 기름값 3주 연속 내려

국제유가 약세 영향으로 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주간 평균 가격이 3주 연속 하락했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1∼25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6.5원 내린 1735.3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보다 9.0원 하락한 1796.1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6.6원 내린 1천706.5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1천743.1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713.7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1.0원 하락한 1641.7원을 기록했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석유 시설 공격 지속, 미국의 베네수엘라 유조선 나포 본격화 등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상승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1.7달러 오른 61.9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1.5달러 하락한 73.3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전 주와 동일한 80.1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화 환율 1440원대 초반에 마무리…1주 새 35원 급락

미국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1440원대 초반에 장을 마쳤다. 27일(한국시간)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7.60원 하락한 1442.20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야간 거래 종가인 1478.00원 대비 35.8원 급락(원화 강세)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지난 24일부터 전략적 환헤지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는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번 장 주간 거래(9~15시 30분)에선 1440.3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정규장 마감 후에는 2거래일간 40원 넘게 급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 중 1450원 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뉴욕장에서 엔화 약세와 맞물려 달러인덱스가 98선 위로 반등하자 달러-원 환율도 보조를 맞췄다. 다만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와 국민연금의 환헤지에 대한 부담감은 남아 있어 원화 환율은 다시 1440원대 초반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오전 2시 59분께 엔/달러 환율은 156.522엔, 달러/유로 환율은 1.17700달러에 거래됐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은 7.0044위안에서 움직였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0.10원을 나타냈고, 원/역외 위안 환율은 205.59원에 거래됐다. 이날 전체로 원/다러 환율 장중 고점은 1454.30원, 저점은 1429.50원이었다. 변동 폭은 24.80원이었다. 야간 거래까지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111억7100만달러로 집계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궁지 몰린 김범석 출석할까…쿠팡 ‘연석 청문회’ 30~31일 열린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둘러싼 책임을 따지기 위해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 청문회가 개최된다. 미국 주식시장 주가 하락과 사용자 감소, 산재 증거 은폐의혹 등으로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는 창업주 김범석 쿠Inc 대표가 참석해 진솔한 사과와 적절한 대책을 내놔 국민적 분노를 삭힐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불출석해 '끓는 물에 기름을 부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쿠팡 연석 청문회는 오는 30~31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진행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정무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등 6개 상임위가 참여한다. 상임위별로 소관 현안에 따른 역할 분담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무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거래 문제를, 국토교통위원회는 택배사업자 서비스와 관련한 등록 취소 가능성 등을 집중 점검한다. 국토위 소관 현안과 관련해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행규칙에 의하면 매년 등록 요건 신고가 필요한데 요건 미충족 시 보완을 요구하고 도저히 안 되면 취소도 가능하다"며 “연석 청문회를 통해 생활물류법에 따른 세부 내용들을 엄격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쿠팡의 미국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집중 검토한다. 이번 연석 청문회의 주관 상임위는 과방위로,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청문위원장을 맡는다. 최 위원장은 “지난 현안질의와 청문회에도 주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주요 증인이 불출석해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연석 청문회 실시 배경을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가 가능한 국정조사를 검토했지만, 준비 기간이 길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연석 청문회를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법 63조는 소관 위원회가 다른 위원회와 협의해 '연석회의'를 열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석 청문회의 최대 관심사는 쿠팡 창업자인 김 의장의 출석 여부다. 이번 청문회에는 지난 17일 과방위 차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불출석했던 김범석 쿠팡 Inc 대표와 박대준·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다시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의장은 당시 “글로벌 기업의 CEO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들이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정부와 국회가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특별세무조사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에서, 김 의장이 영업 전반에 대한 고강도 제재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재차 불출석할지 주목된다. 청문회 참고인으로는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 모두 16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연석 청문회 불참을 검토 중이다. 실효성 없는 청문회 대신 국정조사를 통해 보다 책임 있는 정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연석 청문회 주관 상임위가 과방위로 정해진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쿠팡 사태의 주무 정부기관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인 만큼, 이들을 관할하는 정무위가 주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과방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최민희 의원,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의원이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지난번 쿠팡 청문회가 김범석 의장 등의 불출석으로 큰 성과 없이 끝나 고발 조치와 함께 국정조사로 들어가기로 한 상황"이라며 “국정조사 특위부터 신속히 구성하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과방위 여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오만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김범석 회장에게 대국민 사과뿐 아니라 책임 있는 후속 배상 얘기를 듣기 위해선 올해가 가기 전에 연석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것은 여야 공히 다 인정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정부, 쿠팡 유출 발표 정면 반박…“확인 안된 주장”

쿠팡이 자사 고객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특정된 전직 직원이 약 3000개 계정의 정보만 저장했다고 발표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25일 과기정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조사 중인 사항을 쿠팡이 일방적으로 대외에 알린 데 대해 쿠팡에 강력히 항의했다"며 위와 같이 밝혔다. 이날 쿠팡은 보도자료를 내고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고, 유출자는 행위 일체를 자백하고 고객 정보에 접근한 방식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쿠팡 측은 유출자가 탈취한 보안 키를 사용해 고객 계정 3300만개의 기본적인 정보에 접근했지만, 이 가운데 약 3000개 계정의 고객 정보만 저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정보 유출 종류 및 규모, 유출 경위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라며 “쿠팡이 주장하는 내용은 민관합동조사단에 의해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쿠팡 “유출자, 정보 3000개만 저장…로그인·결제정보 포함 안돼”

쿠팡이 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하고, 고객 정보를 접근 및 탈취하는 데 사용된 모든 장치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모두 회수·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쿠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디지털 지문 등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며 “유출자는 행위 일체를 자백하고 고객 정보에 접근한 방식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위와 같이 밝혔다. 유출자의 진술과 사이버 보안 업체의 조사를 종합하면 유출자는 탈취한 보안 키를 사용해 고객 계정 3300만개의 기본적인 정보에 접근했지만 이 가운데 약 3000개 계정의 고객 정보만 저장했다. 아울러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 2609개의 공동현관 출입 번호가 포함됐다. 결제정보, 로그인 관련 정보, 개인 통관번호에 대한 접근은 없다는 것으로 쿠팡 측은 확인했다. 또한 유출자는 사태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한 뒤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했다. 고객 정보 가운데 제3자에게 전송된 데이터는 일절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한국은행 “내년 물가·성장·집값·환율 따라 금리인하 여부 결정”

한국은행이 내년 물가와 성장, 수도권 주택가격,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25일 한은이 발간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이 목표(2%) 수준 근방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높은 환율과 내수 회복세 등으로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내봤다. 성장세의 경우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통상환경, 반도체 경기, 내수 회복 속도 등 관련 상·하방 위험이 크다"고 평가했다. 금융·외환 시장 안정도 내년 통화신용정책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금융 안정 측면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위험 전개 상황, 환율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정책 추진 계획도 공개했다. 자산시장과 금융시스템 점검·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특히 비(非)은행 금융기관을 상대로 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에 나서 유동성 공급 프로세스를 미리 점검할 방침이다. 국내 외환 부문에 대해선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외환 부문의 경계 수준이 높아진 만큼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과도한 쏠림 현상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와 구조적 외환 수급 불균형 개선에 노력하고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비거주자 간 역외 원화 사용 관련 규제 정비 등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가로 한은은 내년 디지털화폐 시스템과 예금 토큰 상용화 기반을 갖추기 위해 '프로젝트 한강' 2차 실거래 실험, 국고금 집행 시범사업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선 “거시경제 안정 등이 고려된 스테이블코인 거버넌스(지배구조) 체계 구축에 노력하고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국회·정부 등의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의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 능력을 키우겠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고환율에 물가도 들썩…투자은행들, 내년 전망치 줄줄이 상향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내년 우리나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 급등이 국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블룸버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이달 중순 주요 기관 37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은 2.0%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9%에서 보름 만에 0.1%포인트(p) 높아졌다. 그 사이 14곳이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전망치를 낮춘 곳은 세 곳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기존 수치를 유지했다. 대표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크레디 아그리콜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1.8%에서 2.1%로 0.3%p 높였다. 노무라는 1.9%에서 2.1%로, BNP파리바는 2.0%에서 2.1%로, JP모건체이스는 1.3%에서 1.7%로 각각 전망치를 조정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은 1.9%에서 2.0%로, 피치는 2.0%에서 2.2%로 변경했다. 이 중 JP모건체이스는 이달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가 하락으로 인한 물가상승률 둔화 효과가 원화 절하의 지연된 파급 효과로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원화의 실효 환율이 추가로 절하될 경우 수입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지난달 27일 한은의 올해 마지막 수정 경제전망과 브리핑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한은은 환율 상승과 내수 회복세 등을 근거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1%로 높였다. 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17일 기자설명회에서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고환율 때문에)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환율이 내년까지 147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상승률이 2.3%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환율 1500원대 육박…대통령실 드디어 움직였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가, 24일 외환당국의 고강도 구두개입 이후 1450원대로 급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총동원된 가운데, 고환율 사태의 책임과 해법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24일 대통령실은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과 관련해 과도한 환율 쏠림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개장 전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좀 달라질 것"이라고 '변곡점'을 예고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놨다. 이후 환율은 개장 직후 급락세로 돌아서며 오후 3시를 넘긴 시점에는 1440원대까지 떨어졌다. 장중 고점 대비 30원 넘게 빠지는 등 외환시장은 하루 만에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앞서부터 외환시장 쏠림에 대한 경고를 이어왔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지난 21일 공개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1월 이후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원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투기적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과도한 쏠림을 수수방관할 것이란 생각은 오판"이라고 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원화 약세를 이용해 외환 투기세력에 경고 메시지를 낸 건 이례적이다. 그간 정부·당국의 연속된 조치에도 고환율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연일 쏟아냈다. 급기야 정부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삼성전자·현대차 등 7대 수출기업을 불러 보유한 달러를 가급적 빨리 팔아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그럼에도 환율은 이틀 연속 1480원대에 마감하며 2009년 3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1480원 고착' 조짐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1500원으로 이동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고환율이 장기화하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연말 환율 종가 관리를 위해 환 헤지를 통한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보건복지부도 23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세부 방안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한국은행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대응 과정에서 한은이 단기 유동성 공급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창용 총재는 2022년 PF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RP를 매입하고 최근에는 국고채도 매입했다"며 “단기유동성을 대거 공급해 원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부동산 PF 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아니라 땜질 처방을 위해 단기유동성 공급에 주력하는 것은 매우 문제"라고 지적하며 “여러 원인 중에서도 한은의 통화정책 실패와 총재의 책무 인식 부재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 총재가 '통화량 증가의 상당 부분은 ETF(상장지수펀드) 확대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총재 주장대로 한은 통화량 M2(광의통화) 증가율은 8.5%지만 ETF 등 수익증권을 통한 유동성 증가를 제외하면 미국과 통화량 증가는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미국보다 더 많은 유동성 공급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책임회피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했던 발언까지 소환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원·달러 환율이 1440원을 넘었을 때 “환율이 폭등해 이 나라 모든 국민의 재산이 7%씩 날아가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인가"라며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야당 대표 시절 환율 1400원에도 '국가 경제 위기'를 외치던 사람이, 집권 후 1480원을 넘긴 상황에서는 입을 꾹 닫았다"며 “이재명 정부 대응은 무책임을 넘어 무능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 노후를 담보로 한 무모한 외환시장 개입이나 기업 팔 비틀기로는 절대 환율을 안정시킬 수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매력도를 높이는 근본 처방"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금융위기급 환란 상황임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어떤 해법도, 하물며 작은 방침조차 언급이 없다"며 “놀랍게도 지난 6월 26일 추경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 尹 정부 비판에 '고환율'을 거론한 이후, 공식 발언에서 '환율'을 언급한 사례가 단 한차례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난 4월 17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에서 열린 긴급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외환시장 상황을 강도 높게 우려한 바 있다. 그는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상황을 보고 고물가 문제뿐 아니라 국가경제 전반에 상당한 위기가 현실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1400원이 위기의 현실화였다면 1500원 돌파를 앞둔 지금 상황은 국가경제의 붕괴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내년 정책금융 252조 시장으로...5대 중점분야에 ‘150조’

정부가 내년 정책금융을 앞세워 성장 산업과 지역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252조원의 자금이 시장에 공급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제13차 정책금융지원협의회를 열고 2026년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내년 정책금융 공급 규모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4대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총 252조원으로 올해보다 1.8% 증가했다. 정책금융은 첨단전략산업을 포함한 5대 중점 전략 분야(47개 부문)에 150조원 이상이 집중 공급된다. 이는 올해 목표치인 138조원보다 12조원(8.9%) 늘어난 규모다.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인공지능(AI)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42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나노·수소·항공우주·방위산업·농식품·풍력 등 미래 유망 산업에는 24조7000억원이 배정됐다.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존 산업의 사업 재편에는 32조2000억원, 유니콘 기업을 포함한 벤처·중소·중견기업 육성에는 19조원이 각각 공급된다. 고환율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대외 여건 악화로 경영 부담을 겪는 기업을 위한 자금 지원도 이어진다. 금융위는 기업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해 31조8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별도로 공급할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중점 분야 150조원 공급 계획은 내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국민성장펀드와는 별도의 계획"이라며 “국민성장펀드를 통해서도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 전반에 연간 30조원 이상의 자금이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초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투자와 위험 선분담 등을 통해 기존 대출·보증 위주의 정책금융과는 차별화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게 금융위 설명이다. 정책금융의 한계를 보완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성격이 강하다. 아울러 내년부터 '정책금융 지방공급 확대 목표제'가 시행되면서 전체 정책금융의 41.7%에 해당하는 106조원 이상이 지방 산업에 공급된다. 수도권에 집중됐던 정책자금 흐름을 지역 산업으로 분산해 균형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이날 회의에서 2026년 국민성장펀드의 세부 운용 방안도 함께 공유했다. 국민성장펀드는 범용 펀드와 스케일업 전용 펀드, 산업·지역 특화 펀드 등으로 구성되며 첨단전략산업과 산업 생태계 전반을 폭넓게 지원할 예정이다. 간접투자 부문에 해당하는 정책성 펀드(7조원)는 내년 1월부터 모펀드 운용사 모집에 들어간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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