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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대만 개입’ 대립에 국내 산업계 ‘표정 관리’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위기에 일본 개입' 발언을 놓고 일본과 중국 간 정치 대립이 격화하자 국내 산업계가 사태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10년 중·일 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 당시 우리 기업에 반사이익이 있었다는 점에서 '대만 개입 발언' 사태의 진전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인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는 센카쿠 사태와 비슷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보이면서도 중국 정부의 자국민 일본 관광 및 교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 이어질 경우 국내 관광· 항공·내수 부문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17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 중국은 최근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명령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15일(현지시각)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주일 중국대사관·영사관은 가까운 시일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엄중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알린다"며 “이미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경우에는 현지 치안 상황을 주시하고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집권한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게 양국 관계 경색의 화근이다. 해당 발언 이후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자신의 SNS에 “멋대로 들어온 그 더러운 목은 주저 없이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남기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여행 금지령'을 내린만큼 향후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중국동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등은 무료로 일본행 항공편 취소나 변경 수속을 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2010년 겪었던 영토 분쟁 수준의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충돌을 계기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일본 경제는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함께, 중국 내에서 반일감정이 불타오르면서 우리 기업들도 일부 수혜를 봤다. 중국 현지에서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곤두박질친 대신 현대자동차·기아는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한 것이다. 당시 월간 판매만 놓고 보면 토요타·혼다 출고량이 반토막나며 7만여대 줄어들 동안 현대차 판매는 8만대 늘어나는 현상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정치적 대립으로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한국 제품의 중국 현지 점유율이 너무 낮은데다 주요 경쟁상대 역시 과거 일본에서 현재 중국 브랜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2010년 당시에도 일본과 중국 간 경제 교류가 위축되며 우리나라가 잠깐 관심을 받긴 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이 중국 대신 한국과 분쟁·경쟁 구도를 만들려 독도·7광구 문제 등을 부가하는 등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반면에 국내 내수 분위기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진다. 일본으로 가려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여행·항공업계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호텔·카지노 등 업종도 중국인 유입 여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말연시를 앞두고 시점과 맞물려 중국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질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소비쿠폰에도 서울 등 6개 지역 소매 판매 감소

올해 7~9월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지급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의 소비가 오히려 감소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1.5% 늘며 1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세종(8.8%), 인천(5.5%), 대구(5.3%) 등 11개 시도에서 늘었다. 반면 서울(-2.7%), 제주(-1.3%), 전북(-1.0%) 등 6개 지역은 면세점, 슈퍼마켓·잡화점·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판매가 줄어 감소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정부는 지난 7월부터 9월12일까지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분 약 9조700억원을 지급했다. 일반 국민 1인당 15만원, 차상위계층 1인당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 1인당 40만원이었다. 전체 대상자 5061만명의 99%인 5000만명 가량에게 지급됐다.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 건설수주 등은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5.8% 늘었는데, 10개 시도에서 증가하고 7개 시도에서 감소했다. 충북(19.1%), 경기(15.9%), 광주(14.6%)는 반도체·전자부품, 전기장비 등의 생산이 늘면서 생산 호조를 보였다. 반면 서울(-8.6%), 전남(-5.4%), 제주(-4.2%)는 기타 제품 제조업, 전기·가스업 등의 생산이 줄면서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보다 3.1% 증가했다. 서울이 6.1% 늘어 17개 시도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도소매(8.3%), 정보통신(13.2%), 금융·보험(4.7%) 등의 영향이다. 울산(5.3%)과 경기(4.9%)도 도매·소매, 예술·스포츠·여가 등의 생산이 늘어 증가했고, 이를 포함해 14개 시도에서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했다. 반면 제주(-8.2%), 전남(-0.8%), 경남(-0.3%)은 정보통신, 부동산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26.5% 급증했다. 17개 시도 중 9개 시도에서 늘고 충북(104.4%), 서울(68.1%), 부산(45.9%)은 공장·창고, 주택 등으로 수주가 크게 늘었다. 반면 제주(-69.7%), 강원(-60.0%), 세종(-49.4%)은 주택, 철도·궤도, 공장·창고 등에서 수주가 줄었다. 3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수출은 13개 시도에서 증가했으며 제주(168.1%), 충북(36.8%), 광주(23.5%)에서 기타 집적회로 반도체·부품, 메모리 반도체, 프로세서·컨트롤러 등이 이끌었다. 경북(-6.4%), 경남(-5.5%), 서울(-2.8%)은 방송기기, 기타 일반기계류, 차량 부품 등의 수출이 줄면서 감소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한국 반도체·전자·조선도 5년 뒤 中에 밀린다

전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우리나라 주력 업종 산업 경쟁력이 '중국의 급부상'이라는 거대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저가의 대량생산 품목을 넘어 반도체·조선 등 첨단 분야에서도 5년 내 중국이 한국 기업들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대 수출 주력업종 기업 경쟁력이 오는 2030년에 모두 중국에 뒤질 것으로 예상됐다. 10대 수출 주력업종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이차전지 △선박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바이오헬스 △철강 등이다. 조사는 이들 수출 주력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응답한 곳은 200개다. 응답 기업들은 현재 수출 최대 경쟁국으로 중국(62.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미국(22.5%), 일본(9.5%) 등을 들었다. 2030년 최대 수출 경쟁국을 묻는 질문에는 중국(68.5%)이라고 답한 비중이 6.0%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의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하고 다른나라 기업경쟁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업들은 현재 미국 107.2, 중국 102.2, 일본 93.5라고 응답했다. 2030년에는 미국 112.9, 중국 112.3, 일본 95.0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별 전망도 어두웠다. 한국의 기업경쟁력을 100으로 보고 경쟁력을 비교해보면 현재 중국은 철강(112.7), 일반기계(108.5), 이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5개 업종에서 한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반도체(99.3), 전기전자(99.0), 선박(96.7), 석유화학·석유제품(96.5), 바이오헬스(89.2) 등은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030년에는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주력 산업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은 최근 들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월 발간한 '글로벌 2000대 기업 변화로 본 한·미·중 기업 삼국지' 보고서를 통해 중국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한국에 비해 6배 이상 빠르다고 진단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포브스 선정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속한 미국 기업은 2015년 575개에서 올해 612개로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은 180개에서 275개로 52.7% 급증했다. 한국이 66개에서 62개로 6.1%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매출액 추이도 비슷하다.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 합산 매출액은 10년간 1조5000억달러에서 1조7000억달러로 15% 증가했다. 이에 비해 미국은 11조9000억달러에서 19조5000억달러로 63% 증가했고, 중국은 4조달러에서 7조8000억달러로 95% 급등했다. 한국 기업과 비교한 성장 속도는 미국이 4.2배였고, 중국은 6.3배가 넘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학기술 11대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지난해 중국에 추월당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2월 내놓은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을 보면 최고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유럽연합(EU)은 94.7, 일본은 86.4, 중국은 82.6, 한국은 81.5로 나타났다. 기술 수준 평가는 △건설·교통 △재난 안전 △우주·항공·해양 △국방 △기계·제조 △소재·나노 △농림수산·식품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환경·기상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등 11대 분야 중점과학기술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한다. 이번 평가는 11개 분야 136개 국가적 핵심기술에 대해 주요 5개국의 논문과 특허를 분석한 정량평가와 전문가 1360명의 조사를 거친 정성평가를 종합해 실시됐다. 지난 2020년 기술 수준 평가에서 미국 대비 한국은 80.1%, 중국은 80%를 기록했었다. 기술격차도 한국과 중국은 2020년 미국보다 3.3년 뒤처진 것으로 분석돼 같았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중국(3년)이 한국(3.2년)보다 격차를 더 줄였다. 경제계는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규제완화 등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상의는 앞선 보고서에서 “경제성장을 위한 기업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기업이 성장할수록 지원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기업 지원 시 균등한 배분보다 '될 만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규제가 필요하다면 '사전규제보다 사후처벌', '규모별보다 산업별 제한' 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협은 조사를 통해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의 주요 걸림돌로 '국내 제품경쟁력 약화'(21.9%)와 '대외리스크 증가'(20.4%) 등을 꼽았다고 설명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부 지원과제로는 △'대외 리스크 최소화'(28.7%) △'핵심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18.0%) △'세제·규제완화 및 노동시장유연화 등 경제효율성 제고'(17.2%) △'미래기술 투자 지원 확대'(15.9%) 등을 들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연봉 수십억인데 주가는 ‘반토막’?…금융위, ‘깜깜이 연봉’·‘몰래 표결’ 싹 바꾼다

기업 실적이나 주가와 무관하게 임원들이 수십억원의 보수를 받아가던 '깜깜이 성과급 잔치'에 제동이 걸린다. 임원 보수를 총주주수익률(TSR) 등과 비교 공시하도록 의무화되고, 주주총회 의안별 찬반 비율까지 낱낱이 공개돼 '거수기 주총' 관행도 수술대에 오른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접근성 및 주주권익 제고를 위한 기업공시 개선방안'을 16일 발표했다. 그간 상장사들은 임원 보수 산정 근거를 '업무 수행 결과 등을 고려해 결정'이라는 한 줄로 뭉뚱그려 주주들이 성과와 보수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불가능했다. 또한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 등 주식 보상은 임원 보수와 따로 공시되거나, 미실현 보상의 현금환산액이 기재되지 않아 실제 보상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임원 전체 보수 총액 공시 서식에 최근 3년 간 총주주 수익률(TSR), 영업이익 등을 의무적으로 함께 기재해야 한다. 또한 주식 기준 보상 규모도 현행 임원 보수 공시 서식에 통합하고, 미실현 보상의 현금환산액도 적시해야 한다. 스톡옵션 외 주식 기준 보상 역시 임원 개인별 상세 현황을 별도로 공시해야 한다. 최치연 금융위 공정시장과장은 “기업들이 실적과 주가 등을 근거로 임원 보수를 책정하는 문화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들의 주주총회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주총이 3월 하순 특정일에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4월에 주총을 여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강화해 분산 개최를 유도한다. 또한 지금까지는 주총 결과만 간단히 공시됐지만 앞으로는 의안별 찬성률 등 상세한 표결 정보 공시가 의무화된다.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영문 공시도 대폭 확대된다. 영문 공시 의무 대상을 현행 '자산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로 넓힌다. 공시 항목도 기존 26개에서 55개 항목 전부로 늘어난다. 특히 자산 10조원 이상 상장사는 국문 공시 당일 영문 공시도 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2028년까지 영문 공시 의무화 대상을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다음 달 8일까지 규정 변경을 예고한 뒤 , 규제개혁위 심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핵잠 승인·우라늄 농축 허용 따냈다…韓美 ‘줄다리기’ 끝 팩트시트 도출

한미 양국이 14일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발표문)'에는 연간 200억달러 외환조달 상한과 반도체 관련 최혜국 대우 확보, 핵추진잠수함 국내 건조 승인 등 지난 5개월간 이어진 관세·안보 협상의 핵심 성과가 집약됐다. 민감한 현금 2000억달러 요구를 상쇄할 안전장치를 확보한 동시에 한국의 대미 3500억달러 투자와 농·축산물 비관세 장벽 협력 등 주요 쟁점에도 절충점을 찾았다. 안보 분야에서는 우라늄 농축·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전작권 전환 협력 등이 명문화됐다. 민주당은 “역대급 성과"라며 환영했고, 국민의힘은 “모호한 합의"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합의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은 '현금 2000억달러 투자' 요구로 촉발된 한국 외환시장 불안이었다. 팩트시트에는 “양국은 MOU상 공약이 시장 불안을 야기해선 안 된다는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며 “한국이 어느 해에도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한국은 가능한 한 미화를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조달해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조항도 포함됐다. 외화자산 운용 수익 등을 활용해 외환시장 개입 없이 투자분을 충당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원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이 예상될 경우 한국은 조달 시점·규모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미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검토한다"고 해 시장 리스크 완화 장치를 확보했다. 반도체 관세 조항도 주목된다. 팩트시트는 “한국과의 교역 규모 이상의 반도체 교역에 대한 미래 합의에서 제공될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한국에 부과한다"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사실상 주요 경쟁 대상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 쟁점 중 하나였던 농·축산물 분야에서는 “한국은 식품 및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고 적혔다. 쌀·쇠고기 개방 등 민감 사안을 피하면서 협력 원칙만 담은 것이다. 다만 한국 측이 강조한 '상업적 합리성' 원칙은 팩트시트 본문에는 빠졌다. 대통령실은 “향후 MOU 제1조에 명시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한해 투자를 진행한다는 점을 양국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한국의 우려를 덜어내는 문구가 담겼다. 팩트시트에는 “'한미동맹 현대화' 아래 미국은 지속적 주한미군 주둔을 통한 방위 공약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2006년 이래의 관련 양해를 확인하고 긴밀한 협의를 지속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변화로 주한미군의 역할이나 규모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기존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지속 주둔을 재확인받으면서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한다"고 명시했다.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한미 합의를 통해 사실상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임기 내에 가급적 빨리 한다고 돼 있다.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 의지를 재확인했고,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북한 비핵화라는 대원칙과 이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론'에 미국이 호응하고 있음을 공식 문서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의 명문화다. 핵추진잠수함 도입은 경주 정상회의에서의 예상 밖 공개 언급을 계기로 핵심 의제로 부상했으며, 이를 관철한 이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로 평가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팩트시트에는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한다"고 명시됐다. 건조 장소는 문서에 적시되지 않았으나, 위성락 실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측의 숙원으로 꼽히는 원자력 협력 분야에서 “미국은 한미 원자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를 지지한다"고 명문화됐다. 팩트시트는 “한국 내에서의 잠재적 미국 선박 건조를 포함해, 미국 상업용 선박과 전투 수행이 가능한 미군 전투함의 수를 신속히 증가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대규모 조선 발주가 국내 조선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열렸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선뿐 아니라 미 해군 함정의 건조조차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미국 조선업이 함께 위대해질 발판이 구축됐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환영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APEC 정상회의도 성공이었지만 관세협상도 국익 측면에서 매우 잘 된 협상이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 국익추구 외교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통령에 박수 한번 보내달라"고 했다. 김영배 의원도 “경제·안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국익을 수호한 모범답안"이라고 했고, 김태선 의원은 “한미 조선·방산 협력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후속 조치를 신속히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정은 대미투자특별법에 담길 주요 내용을 정리한 뒤 국민의힘 등 야당과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부와 당이 특별법에 포함될 내용과 추진 방식을 정리해 야당과 논의하는 절차가 주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세부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팩트시트의 '빠진 부분'을 문제 삼았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알맹이 없는 백지시트"라고 비판하며 국회 비준 동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준 트럼프를 위한 무역 협정"이라며 “미일 공동 팩트시트와 비교해도 매우 불확실한 깜깜이 협상"이라고 했다. 핵추진잠수함 관련해서도 “국내 건조를 관철했다고 주장하지만 공식 문안에는 건조 장소·연료 협상·전력화 일정 등 핵심이 빠졌다"며 “뜬구름 잡는 선언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대통령실 “자동차관세 15%로…핵잠 국내서 건조”

지난 10월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관세협상 세부사항이 드디어 문서화돼 확장됐다. 우리나라에 부과되는 자동차·부품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대신 한국이 조선 협력(1500억달러)과 전략적투자양해각서(MOU·2000억달러)를 포함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가 명문화됐다. 여기에 핵추진잠수함(핵잠)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등 안보 협력의 틀도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내용의 한미간 팩트시트를 양국이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브리핑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자동차 부품은 지금 전략적투자 MOU를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달 1일부터 소급해서 적용 법안은 지금 마련돼 있다"면서 “반도체 232조 관세는 한국보다 반도체 교역이 큰 국가와의 합의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부여하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주요 경쟁 대상인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어 “1500억 달러의 조선협력 투자와 전략적투자MOU에 따른 2000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협력하기로 했음을 확인했다"면서 “관세인하 관련 미 측이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고, 현재 부과 중인 한국산 자동차 부품, 목재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율을 15%로 조정하는 내용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또 “향후 부과가 예고된 의약품 232조 관세의 경우 최대 15%를 적용한다"며 “기존 7월 30일 관세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던 항공기 부품, 제네릭 의약품과 일부 천연자원 등에 대한 관세 철폐도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상호관세 적용 시점과 국회 절차도 설명했다. 그는 “상호관세는 8월 7일부터 15% 적용, 자동차 부품은 지금 전략적투자MOU를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달 1일부터 소급해서 적용 법안은 지금 마련돼 있다"며 “길지 않은 기간 내 상호 간 보완하면 법안은 제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일정에 따를 텐데, 11월에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목재, 항공기 부품은 MOU 서명일로부터 관세인하가 발효된다"고 설명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핵잠) 사업의 건조 위치가 '한국'으로 명확히 정리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양국 논의가 진행된 것"이라며 “이 사안에 있어 한미 정상의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이 됐다. 우리 핵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상 간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위 실장은 “해당 이슈가 정상 간 대화에서 한 번 거론이 됐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우리가 여기(한국)에서 건조한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로써 건조 위치에 대한 문제는 정리가 된 것으로 본다. 작업을 하다 보면 협업이 필요하고, 그래서 미국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지만 '핵잠수함 전체를 어디서 짓느냐'고 묻는다면 한국에서 짓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한미가 함께 발표한 팩트시트에도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韓美 팩트시트 확정…핵잠 건조 뜻 모아”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최종 확정됐다고 밝히며 “한미동맹 르네상스의 문이 활짝 열렸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요 쟁점에 합의한 지 16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대한민국의 수십 년 숙원이자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필수 전략자산인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추진하기로 함께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매우 의미 있는 진전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선·안보 협력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상선뿐만 아니라 미 해군 함정 건조조차도 대한민국 내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했다"며 “대한민국과 미국의 조선업이 함께 위대해질 수 있는 발판이 구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확장 억제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도 거듭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력 강화와 전작권 환수를 통해 한반도 방위에 대한 우리의 주도적 의지를 천명했고 미국은 이를 지지하며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고 덧붙였다. 팩트시트 발표 지연에 대한 배경도 직접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라늄 농축이나 핵 재처리 문제, 핵추진잠수함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 약간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우리 역시도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안이라 글자 하나, 사안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세부 내용 정리에 아주 미세한 분야까지 치열한 논쟁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부 정치권의 '조속한 합의 압박'이 협상 과정에서 큰 부담이었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정말로 어려웠던 것은 대외적 관계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정치적 입장이 조금 다르더라도 국익과 국민을 위해서 합리적 목소리를 내주면 좋은데 '빨리 합의해라', '빨리하지 못하는 게 무능한 것이다', '상대방 요구를 들어줘라' 하는 압박을 내부에서 가하는 상황이 참으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익을 반하는 합의를 강제하거나, 실패하기를 기다려 공격하려는 내부의 부당한 압력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유일한 힘은 버티는 것"이라며 “시간이 많이 걸린 건 우리의 유일한 힘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불가피하고 유일한 조치였다. 늦었다고 혹여라도 지탄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협상을 소회에 대해 그는 “오직 국익만이 영원하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은 과거처럼 힘 없고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라며 “세계 10위권 경제력과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를 주도하는 중심 국가로 힘차게 뻗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나라 밖에서 활동하는 우리 국민, 기업이 안심하고 해외에서 활동하도록 환경을 더 적극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에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데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속보] 李대통령 “최대변수였던 한미 통상·안보협의 최종 타결”

韓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장비 250억달러어치 구매 약속" 李대통령 “내주 G20 정상회의 참석차 남아공으로 출국" 李대통령 “한미동맹 르네상스 문열렸다…미래전략포괄동맹 발전" 李대통령 “전작권환수 주도적 의지 천명…美, 지지의지 피력" 李대통령 “주한미군 지속적 주둔…美 확장억제 확고 공약 확인" 李대통령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에도 美 지지 확보" 李대통령 “한미, 핵잠수함 건조 추진에 뜻 모았다" 李대통령 “'상업적 합리성' 투자, 양국이 확인…일각 우려 불식" 李대통령 “트럼프의 합리적 결단이 큰 역할…용단에 감사·존경" 李대통령 “국민·기업인·공직자에 대통령으로서 머리숙여 감사" 李대통령 “최대변수였던 한미 통상·안보협의 최종 타결"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시트 최종 합의..李대통령 직접 발표 백악관 “韓핵추진 공격잠수함 건조 승인…연료조달·건조 협력" 연합뉴스

관세·안보 빅딜 담은 한미 팩트시트, 이르면 14일 발표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준비된 '조인트 팩트시트'가 이르면 14일 발표될 전망이다. 대규모 대미 투자 방안과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이 문서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며, 양국 협상의 방향성이 곧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면서 기자들에게 “국민 여러분이 팩트시트를 많이 기다리고 계실 텐데, 꼼꼼하게 논의가 잘 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좋은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역시 전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나 팩트시트의 신속한 발표를 요청했고, 루비오 장관도 “조속한 발표에 힘을 보태겠다"고 답한 것으로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발표 시점이 임박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발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낙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이어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안보 협상의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 이번 팩트시트에는 연 200억 달러 상한이 설정된 3천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구성, 이에 따른 관세율 조정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보 분야에서는 국방비 증액,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정책 등이 주요 항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재래식 무장 핵추진 잠수함 관련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회담 이후 보름이 넘도록 팩트시트 발표가 미뤄진 배경에는 핵추진 잠수함 등 새롭게 논의된 안보 의제를 문건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지난 7일 “회담에서 새로운 얘기들이 나와 이를 반영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미국에서 문건을 검토하면서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잠재성장률 반등 최대 과제…6대 구조개혁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지금 대한민국의 당면한 최대 과제는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것"이라며 규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분야 구조개혁 추진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혈관에 찌꺼기가 쌓이면 좋은 영양분을 섭취해도 건강이 좋아지지 않는 것처럼 사회 전반의 문제를 방치하면 어떤 정책도 제 효과를 낼 수 없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1%씩 잠재성장률이 떨어져 곧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에게는 이를 역전시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핵심 분야의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고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며 “구조개혁에는 고통과 저항이 따르지만, 지금이 바로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릴 적기"라고 말했다. 또 “내년이 본격적인 구조개혁을 통한 대한민국 국가 대전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참모들을 향해 “우리 대한민국이 거대한 역사적 분기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여러분이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이 시간이 역사에 기록될 중요한 순간임을 명심하고, 더 큰 책임감과 자신감, 자부심을 갖고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매일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잊거나 일을 경시할 때가 있다"며 “우리의 순간순간 판단이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생명체로 따지면 '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신이 직접 맡은 일이 아니더라도 다른 참모의 영역에 대해 최소한 알고 있어야 한다. 자기 분야만 맡다 보면 시야가 좁아진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토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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