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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한전 사장의 역할과 자질

2023년 9월 20일, 정치인 출신 김동철 전 의원은 제22대 한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비장한 취임사를 발표했다. 직전 해인 2022년 한전은 역대 최대인 32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적자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런 경영상황에서 '전력 비전문가'였던 그는 글로벌 무한경쟁과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며 KT와 포스코, 이탈리아 전력회사 ENEL을 소개했다. 독점 공기업에서 출발해 민영화와 시장개방, 사업구조 개편을 거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공한 회사들이다. 약 100일 뒤인 2024년 1월 2일,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또 이 세 회사를 한전의 롤 모델로 들었다. “ENEL처럼 완전히 달라지겠다, 공기업 틀을 벗어나겠다"는 발언이 민영화로 해석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즉각 “한전 민영화는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 사장 역시 사업 다각화와 해외시장 진출 사례를 소개했을 뿐이라고 물러섰다. ENEL은 과거 이탈리아의 국영 전력회사로서 시장을 독점했지만, 1999년 전력시장 개방 이후 사업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세계적인 전력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한전의 변화를 말하면서 정작 변화의 핵심인 전력시장 구조와 한전의 역할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정부와 노동조합을 설득하지 못하면서 개혁 동력도 약해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요금이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전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한전은 2021년 1월 모든 용도별 전기요금을 내린 이후 같은 해 10월부터 2024년까지 모두 여덟 차례 요금을 올렸다. 김 사장 취임 이후 두 번의 인상은 산업용에만 집중됐다. 2023년 11월과 2024년 10월이다. 한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계속 올라가면서 일부 대형 우량 수요자들은 한전을 떠나 전력거래소에서 직접 전기를 사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고객 이탈'은 점점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전에게 유리한 고객은 떠나고 나머지 고객의 부담은 더 커지는 구조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도 마찬가지다. 비수도권 요금을 낮추면서 그만큼 수도권 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한전의 요금수입은 크게 줄어든다. 산업정책과 지역정책의 비용을 한전 전기요금에 얹는 방식이다. 전기요금의 정치요금화가 더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전기요금만이 아니다.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메가트렌드로 세계 전력산업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전력시장은 한 발짝도 제대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 중심에 한전이 있다. 재생에너지는 지역 편재성과 간헐성, 변동성을 갖는다. 이를 늘리려면 발전량이 넘칠 때는 싸게 쓰고 부족할 때는 비싸게 쓰는 시간대별 가격신호가 필요하다. 저장장치와 수요반응, 분산자원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유연한 시장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정부가 가격을 결정하고 한전이 판매를 독점하는 틀에 묶여 있다. AI, IoT와 빅데이터를 포함한 디지털 기술은 전력산업의 큰 틀을 바꿀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 예측하고 수많은 분산자원을 연결하며 소비자가 가격에 반응하도록 만들 수 있다. 재생에너지의 약점을 보완하는 핵심 수단이다. 그러나 시장이 경직돼 있으면 아무리 좋은 기술도 수용되기 어렵다. 김동철 사장은 한전이나 전력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 전기에 관한 한 순백(純白)한 상태에서 사장에 취임했다. 그래서 오히려 기존 전력산업의 고정관념을 깰 수도 있었다. 실제로 그는 두 번이나 ENEL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민영화'라는 프레임이 씌워졌을 때 물러설 것이 아니라 왜 ENEL이 변했는지, 세계 전력산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설명했어야 했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다. 산업용만 반복해서 올릴 것이 아니라 주택용, 일반용, 농사용을 포함해 용도별 원가와 원가회수율을 공개하고 국민을 설득했어야 했다. 정치인 출신 한전 사장이 오히려 전기요금의 정치화를 끊어냈어야 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이렇게 된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김 사장이 전력산업 비전문가였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한전과 전력산업의 발전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자의 반응에 민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차기 한전 사장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새로운 사장에게 필요한 것은 정무 감각이나 정치권과의 관계가 아니다.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전환, 전력시장 개혁을 이해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수 있는 사람, 한전을 ENEL처럼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면서도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장기적 목표를 설계하고 추진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정책과 실무에 정통한 전력 전문가가 한전 사장이 되어야 한다. bienns@ekn.kr

10년 내 반복 담합, 벌점 ‘4점’ 받아도 공공입찰 참여 제한

담합을 반복하다 적발될 경우 벌점 5점 초과에서 앞으로 4점만 받아도 공공입찰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 10년 내 반복 담합으로 과징금이 아닌 시정명령만 2번 받아도 입찰 참가 자격이 제한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입찰에 있어서의 부당한 공동행위 및 입찰참가자격 제한요청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다음 달 1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사업자가 담합을 반복하다 적발될 경우 공공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기준이 강화된다. 현재 국가계약법에 따르면 공정위의 요청이 있는 경우 조달청 등 공공 발주기관은 해당 사업자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현재 지침에는 '과거 5년간 입찰 담합으로 받은 벌점 누계가 5년을 초과하는 경우' 공정위가 입찰 참가 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됐다. 이번 개정안으로 공정위가 반복 담합 여부를 판단하는 기간은 최근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된다. 벌점 산정 대상도 입찰 담합에서 모든 유형의 담합으로 범위가 넓어진다. 벌점도 가산된다. 입찰참가자격 제한 요청 기준은 현행 '5점 초과'에서 '4점 이상'으로 낮아져 입찰 기회가 더 줄어들게 된다. 현재 벌점은 경고 0.5점, 시정권고 1점, 시정명령 2점, 과징금 2.5점, 고발 3점 등이다. 또, 시정명령만 두 차례 받아도 누적 벌점이 4점이 돼 입찰 제한 요청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는 담합으로 과징금을 두 차례 부과되더라도 누적 벌점이 5점에 그쳐 제한 요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반복 담합 사업자가 공공 입찰에 계속 참여하는 것을 제한해 제재의 실효성과 반복적인 법 위반에 대한 책임성을 높인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는 제도 변경에 따른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고려해 개정 지침 시행 전 담합으로 받은 벌점은 2031년 12월 31일까지 종전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검토한 뒤 전원회의 심의·의결 등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 시행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경북 여성기업, 중국 후난성 시장 두드린다…현지 여성기업가상회와 MOU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 창사 국제교류 포럼 참가 비즈니스 매칭·제품정보 공유·해외 판로 개척 협력 전자부품·식품 등 경북 우수제품 중국 시장에 선보여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경북 여성기업들이 중국 후난성 시장 진출과 해외 판로 확대에 나섰다. 19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서 열린 '2026 후난성 국제자매도시 교류협력 포럼'에 참가해 현지 여성기업인들과 경제교류 확대를 위한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후난성 정부와 후난성 상무청 등이 국제자매도시 간 경제·무역 협력과 기업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했다. 투자설명회와 기업 매칭 상담, 우수제품 전시, 산업 교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경북지회는 행사 기간 후난성 공상연합 여성기업가상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여성기업 간 상호 교류와 기업·제품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비즈니스 매칭, 해외 판로 개척, 전시회와 경제교류 행사 공동 참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단순한 친선 교류를 넘어 양 지역 여성기업의 제품과 기술을 실제 거래와 해외시장 진출로 연결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경북 여성기업들의 제품도 중국 현지에 소개됐다. 쓰리에스씨㈜는 RFID 태그 등 전자부품을 선보였고, 마루베이커리는 호두먹빵과 호두오일김, 호두오일 등을 전시했다. 쿡앤랩은 오징어채와 오징어다리 등 건어물 제품을 소개하며 중국 기업 및 현지 관계자들과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남영남 경북지회장은 구미 지역 농식품 브랜드인 '구미밀가리' 회원 자격으로 구미산 밀을 활용한 제품과 지역 특화 식품도 소개했다. 이를 통해 개별 기업 제품뿐 아니라 구미 지역 식품산업과 로컬 브랜드를 중국 현지에 알리는 데 힘을 보탰다. 경북지회는 이번 MOU를 계기로 후난성 여성기업들과 정기적인 교류를 이어가면서 경북지역 여성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매칭과 현지 네트워크 구축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경북 우수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현지 전시·상담 행사와 연계해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남영남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장은 “이번 후난성 방문은 경북 여성경제인의 기술과 제품을 중국 현지에 알리고 여성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우수제품의 해외 홍보와 판로 개척을 확대해 여성기업의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교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10차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 6개월 넘겨 언제까지?…“일단 유지, 조정될 수도”

10차 석유 최고가격이 또 다시 동결됐다. 최근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어섰고, 물가 부담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은 이전 7~8차 때와 같이 리터(ℓ)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10차 최고가격은 19일 0시부터 4주 간 적용된다.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는 당초 계획보다 6개월을 넘어섰다. 산업통상부는 18일 “국제유가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최근 서민 물가 부담, 지난 최고가 지정 동향과 환율 하락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두고 최고가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9월 들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다시 격화되고, 후티 반군이 홍해 지역 인근 도시 등을 점거하면서 중동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8월 배럴당 90 달러 선을 밑돌았던 국제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달 16일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5.8 달러,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102.4 달러를 기록하며 100 달러 선을 넘어섰다. 유가와 함께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들썩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석유류 물가 오름세 속에 소비자 물가는 7월 2.8%에서 8월 3.1%를 기록하며 다시 3%대로 상승했다. 다만, 환율은 최고가격을 리터당 210원 올렸던 2차 최고가격 때보다 낮아졌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지난 3월 말 2차 최고가격 시행 당시 원·달러 환율은 1505원이었지만 9월 셋째 주 기준 1358원으로, 약 10%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국내 원유 도입가에 직접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유가가 급등했지만 환율 하락세로 도입 원가가 어느 정도 상쇄된 점을 고려, 정부가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1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행 기간을 6개월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다시 고조되면서 최고가격제도 10차로 지속됐고, 당분간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높은 국제유가 변동성으로부터 국내 민생 경제를 보호하는데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6개월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약 60~100 달러 수준, 국제 석유 제품가는 배럴당 약 90~180 달러 수준으로 큰 등락폭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로 중동전쟁 이후 3~8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 0.6%포인트(p) 내린 효과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또, 주유소 총 소매판매량으로 집계한 국민 석유 소비량은 최고가격제 시행 후인 3월 둘째주부터 8월까지 휘발유는 전년대비 2.1%, 경유는 8.4%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는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를 검토하는 등 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한 민생 안정을 도모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변동과 국내 석유 소비 추이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유연하고, 신중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李대통령 “부동산 공화국 탈피 총력…집값 상승, 유동성도 원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에서 연임제 개헌과 조작 기소 의혹 특별검사, 호르무즈 해협 대응, 부동산, 대미 투자, 북미 대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언제나 국민은 옳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회복과 성장만큼 민생 개선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부동산 관련 질문에 “부동산 공화국을 벗어나는 게 이 정부의 가장 중심 과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집값 상승의 구조적 배경으로 수도권 집중을 먼저 짚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경제력, 기반 시설, 정주 여건이 서울, 경기, 인천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그래서 국토 균형 발전 정책을 정말로 죽을힘을 다해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갑자기 성장속도가 빨리면서 올해 명목성장률이 2분기 기준 20%를 넘었는데, 1970년대 이후 처음"이라며 “유동성이 많아지고 있고, 이것이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2분기 명목 GDP는 전 분기보다 9.2% 증가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4% 늘어 1979년 3분기(27.7%) 이후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분기 대비 8.8% 늘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13조7천억원에서 12조원으로 감소했으나, 명목 GDP가 증가한 결과다. 이 대통령은 단기적인 공급 부족에 대해서는 전 정권과 서울시 책임을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2022년을 언급하며 “그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며 “22년, 23년, 24년 그리고 25년까지 거의 절반으로 줄어 공급이 확 축소된 것이다. 이게 단기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시장 흐름에 대해서는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강남을 포함한 지역에 하락이 시작돼서 계속 하락이 확산되고 있다"며 “강남은 꼭대기, 다른 데는 낮게 돼 있는데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장 안정을 위한 해법으로는 신속한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건축 허가를 포함한 택지 개발 또는 재건축, 재개발, 도시 정비 등 공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늘려 나갈 것"이라며 “총리실에서 매일 체크하고 있고 제가 일주일마다 보고받으면서 구체적인 장소를 특정해 진척 상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 확대를 위한 금융 지원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분들이 부동산 집값 잡는다면서 왜 금융을 늘리냐, 이렇게 비난하던데 그것은 핀셋 정책"이라며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금융을 최대한 확대하고 있다. 그러니까 수요를 촉진시키는 이쪽은 기존의 대출 정책을 계속한다. 그래서 공급은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 공급, 세제 등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조치를 할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은 점차 안정돼 갈 것"이라며 “다만 그 틈새에서 전월세 입주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우리가 세부적인 정책들을 나름은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견은 당초 오전 10시에서 30분 미뤄진 오전 10시30분 시작됐다. 회견장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내걸렸다. 이전 기자회견과 달리 이 대통령은 자리에 앉지 않은 채 모두발언을 이어갔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진행됐다. 개헌 의제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편입, 국민 기본권 강화, 일부 대통령 권한의 국회·지방정부 분산, 정책 일관성과 국정 안정을 위한 대통령 연임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다만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며,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경로로 밝혔다"고 말했다. 야권의 연임 포기 선언 요구에 대해서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공세라 생각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이 기회에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기존 사건의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은 그 결과에 따라서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 처리되면 될 일인데, 이게 불필요하게 정치적 쟁점이 돼서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중동 정세와 관련해선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로서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 수송로 또는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다만 그게 혹여라도 경계선이 불명확해서 뒤섞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아마 우리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해부대와 관련해서는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이미 청해부대가 파견돼서 해적 등을 포함한 선박 수송로 국민 안전 위협에 군이 대비하고 있다. 대응하고 있다"며 “근데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건 또 사실이다. 그런데 이게 마치 전쟁의 개입 관여 또는 지원 하는 파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권력은 왜 민심을 늦게 듣는가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섰다. 추석을 앞두고 어려운 일상을 살아가는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으로 인사한다고 했다. 472일간 나름의 최선을 다해 왔으며 지위나 권력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일할 기회와 힘을 달라고 했던 초심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걸음 더 물러섰다.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결론은 짧았다. “언제나 국민이 옳다." 정치인의 사과는 흔하다. 그러나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이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말하는 것은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처럼 판단과 추진력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온 지도자라면 그렇다. 적어도 이날 회견에서는 변명보다 성찰을 앞세우려는 진정성이 읽혔다. 진정성은 말만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국정운영으로 확인될 일이지만, 민심의 경고를 공개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세를 낮춘 것은 의미가 크다. 눈에 띈 것은 연임 문제였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연임 가능성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동시에 대통령 연임제 자체를 포함한 개헌 논의는 여야와 국민의 합의에 따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권력의 오래된 역설이 숨어 있다. 힘이 없을 때 정치인은 민심을 찾아다닌다. 시장에서 손을 잡고 골목에서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권력을 잡으면 보고서가 민심을 대신하기 시작한다. 여론조사 숫자가 밥상머리의 한숨을 대신하고, 참모의 정리된 보고가 거리의 거친 목소리를 걸러낸다. 국민이 멀어진 것이 아니라 권력과 국민 사이에 문이 하나씩 늘어난다. 그래서 권력은 민심보다 늘 반 박자 늦기 쉽다. 개혁도 마찬가지다. 방향이 옳다고 속도까지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개혁은 자동차 경주가 아니다. 빨리 도착하는 것보다 함께 도착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개혁으로 얻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도 있다. 그들의 손실과 두려움을 “개혁에 대한 저항"이라고만 부르는 순간 정책은 국민의 삶에서 멀어진다. 스웨덴은 1990년대 초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GDP가 크게 줄고 실업률이 급등하자 복지와 재정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했다. 정치적 비용이 엄청난 개혁이었다. 그런데 소수정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연금과 재정제도 같은 굵직한 개혁에 정파를 넘는 합의를 만들었다. OECD는 이런 정치적 합의가 정권이 바뀌어도 개혁이 쉽게 뒤집히지 않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다만 개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아픔과 상실감을 최소화하도록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이 대목이 앞으로 중요하다. 개혁을 멈추느냐 밀어붙이느냐의 양자택일이 아니다. 국민을 설득하면서 가느냐, 국민보다 앞서 달려가느냐의 문제다. 부동산에서는 한층 단호했다. 집값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공급과 규제, 세제를 함께 활용하고 수도권 일극체제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손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서울을 경제수도, 세종을 행정수도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도 그 연장선이다. 부동산은 어느 정부에나 가장 까다로운 민심의 시험대였다. 집 한 채는 통계의 숫자가 아니다. 청년에게는 결혼과 독립의 출발선이고, 중년에게는 평생 모은 자산이며, 노년에게는 노후의 버팀목이다. 집값이 흔들리면 삶의 계획도 흔들린다. 그래서 “반드시 안정시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매우 무겁다. 그만큼 정책의 일관성과 결과가 뒤따라야 한다. 국민은 정부의 설명보다 자신의 전·월세 계약서와 아파트 가격표를 먼저 보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다시 초심으로 귀결된다. 대통령은 취임할 때보다 시간이 흐른 뒤 더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인다. 보고서는 두꺼워지고 의전은 촘촘해진다. 대통령을 만나는 사람들은 많아지지만 역설적으로 평범한 국민의 목소리는 더 멀어질 수 있다. 권력의 비극은 국민을 듣지 않겠다고 결심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잘 듣고 있다고 믿는 순간 시작되곤 한다. 그래서 이날 “국민이 옳다"는 말보다 더 오래 기억해야 할 말은 어쩌면 '초심'일지 모른다.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도,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약속도,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다짐도 결국 그 초심 위에서 평가받을 것이다. 권력을 더 오래 갖는 것보다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와 개혁을 얼마나 빨리 끝냈느냐보다 국민이 얼마나 함께 걸었느냐가 중요하다. 민심은 어느 날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작은 실망이 쌓이다 어느 날 숫자로 나타날 뿐이다. 그래서 권력이 민심을 들어야 할 때는 지지율이 떨어지고 경고등이 켜진 뒤가 아니다. 일이 잘 풀리고 박수가 클수록 작은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권력은 바로 그때 귀를 더 크게 열어야 한다.

[김병헌의 체인지] 논두렁에서 시작된 나비효과

요즘 농촌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진다. 농민이 시장에서 받는 농산물값은 시원찮은데 평생 일군 농지 가격마저 힘을 잃고 있다. 논을 포함한 땅값이 내려가니 그 땅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예전 같지 않다. 하나가 흔들리자 다른 하나가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다. 밭에서는 더 묘한 일이 벌어진다. 소비자는 마트에서 채소 한 봉지를 들고 “왜 이렇게 비싸졌느냐"고 하는데 정작 농민은 “남는 게 없다"고 한다. 실제 일부 채소 도매가격은 전년이나 평년보다 최대 30% 떨어졌다. 반대로 에너지와 농자재 부담은 커졌다. 많이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적어진다. 이런 농촌에 올해 새로운 변수가 하나 들어왔다. 전국 농지 전수조사다. 정부가 들여다본 1013만 필지 가운데 284만 필지, 27%가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됐다. 아직 불법으로 확정된 땅은 아니다. 현장을 확인해 실제 위반 여부를 가려야 한다. 투기 농지는 당연히 걸러내야 한다. 경자유전(耕者有田)은 헌법의 원칙이다. 농지는 아파트 분양권이 아니다. 문제는 농촌의 시간이 법전처럼 반듯하게 흘러오지 않았다는 데 있다. 평생 농사를 짓던 사람이 나이가 들어 농기계를 놓으면 이웃에게 논을 맡긴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도시에서 사는 자식에게 논이 넘어가기도 한다. 몸이 아파 어느 날 갑자기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그 과정에서 계약서 한 장 없이 이웃끼리 믿고 논을 맡겨온 관행도 생겼다. 전수조사가 시작되자 이 오래된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도 이를 알고 서면계약과 농지대장 등재를 유도하고 계약이 끊긴 임차농에게 농지은행 농지를 우선 공급하고 있다. 농지은행 임대위탁 계약이 넉 달 만에 전년보다 78.3% 늘어난 것은 농촌이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농지는 농민에게 단순한 일터가 아니다. 도시민에게 집 한 채가 그렇듯 평생 일해 축적한 재산이다. 그런데 농지는 일반 부동산처럼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팔 수 있는 땅도 아니다. 조사에 대한 불안까지 더해져 거래가 위축된다면 농민의 자산가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 농지가격 하락을 전수조사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반박한다. 농지가격은 이미 2021년부터 하락해왔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인과관계는 통계로 따져야 한다. 그러나 농민에게 중요한 것은 통계의 화살표만이 아니다. 당장 농사를 지을 돈을 어디서 마련하느냐가 더 절박하다. 농지는 농민들의 크나큰 담보이기 때문이다. 땅값이 내려가면 은행이 인정하는 담보가치도 영향을 받는다. 다음 농사를 준비하려고 돈을 더 빌리거나 기존 대출을 연장하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 농사를 지어 번 돈까지 줄었다면 원리금을 갚을 힘도 약해진다. 그 충격은 논두렁에서 멈추지 않는다. 맞은편에는 지역농협이 있다. 농협 상호금융 전체 대출 연체율은 2021년 0.88%에서 지난해 말 4.03%, 2025년 8월에는 5.07%까지 상승했다. 물론 기업대출과 부동산 관련 대출 부실의 영향이 큰 만큼 이를 농가대출이나 농지 전수조사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래서 오히려 더 살펴야 한다. 이미 물이 차오른 둑에 농지담보 가치 하락이라는 또 다른 물결이 닿을 가능성은 없는지 말이다. 농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농협은 대출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농협이 문턱을 높이면 다음 농사를 지을 농민의 돈줄이 더욱 좁아진다. 농민이 어려워져 농협이 움츠러들고, 농협이 움츠러들어 농민이 다시 어려워지는 악순환이다. 여기에 더 걱정스러운 지점은 농사를 지어도 남지 않는다는 대목이다. 평생 일군 땅도 제값을 받기 어렵다. 다음 농사를 위한 돈마저 구하기까지 힘들어진다면 젊은 사람에게 농촌에 남으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결국 농지 문제는 땅에서 끝나지 않는다. 농민이 떠난 논은 스스로 쌀 한 톨 만들어내지 못한다. 사람이 떠나면 생산이 줄고 그 빈자리는 수입 농산물이 채우게 된다. 어느 순간 농지 정책이 식량안보의 문제로 바뀌는 이유다. 그래서 정부의 처방도 농지조사 이후를 향해야 한다. 현장조사에서는 투기를 위해 농사짓는 시늉을 한 경우와 농촌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이웃에게 농사를 맡긴 경우를 제대로 구별해야 한다. 오랫동안 실제 농사를 지어온 임차농이 하루아침에 논에서 밀려나는 일도 막아야 한다. 구두계약으로 이어져 온 임대차는 서면계약과 농지대장 등재를 통해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농지은행도 단순한 임대 중개기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어 농사를 그만두려는데 땅을 팔지 못하는 농민에게는 출구가 되고, 농사를 더 짓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땅이 들어가는 입구가 돼야 한다. 금융의 방파제도 필요하다. 정상적으로 농사짓는 농민이 일시적인 농지가격 하락 때문에 대출 연장이나 영농자금 조달에서 곧바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책금융이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를 따라가지 못할 때는 올해 시행된 가격안정제와 경영자금 지원이 실제 농가소득을 떠받치도록 작동해야 한다. 농지 전수조사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투기는 잡아야 한다. 경자유전도 지켜야 한다. 정책은 연못에 돌을 던지는 일보다 그 뒤의 물결을 읽는 일에 가깝다. 돌이 떨어진 자리만 보는 것은 단속이다. 그 파문이 논두렁을 넘어 농가의 통장으로, 다시 지역농협의 금고로 번지는 과정까지 살펴야 비로소 정책이 된다. 법은 오늘의 땅을 조사한다. 좋은 정치는 그 땅에서 농사지을 사람의 내일까지 살핀다.

“채소값 뛰더니 기름값까지”…9월 생산자물가 더 오르나

9월 국제유가가 다시 뛰면서 생산자물가에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앞서 8월에는 폭염에 따른 농축산물 가격 상승과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한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9.64로 한 달 전보다 0.2%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7.9% 높은 수준이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한 뒤 올해 6월 보합을 기록했다. 7월에는 전월 대비 0.4% 떨어지며 11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지만 8월 다시 상승 전환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각각 4.9%, 2.8% 올랐고, 농림수산품 전체 가격은 전월보다 3.8% 상승했다. 세부 품목 가운데서는 시금치 가격이 51.9% 급등했다. 돼지고기 가격도 5.4% 상승했다. 공공요금 관련 품목도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렸다.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이 11.0% 오르면서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가격이 0.9% 상승했다. 반면 공산품과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큰 움직임이 없었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0.4% 올랐지만 전기장비 가격이 0.7% 하락해 전체적으로 보합을 나타냈다. 서비스 역시 보합이었다.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 가격은 0.6% 상승했지만 주식 위탁매매수수료 등이 하락하면서 금융 및 보험서비스 가격은 1.5% 떨어졌다. 금융 및 보험서비스 가격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입품 가격까지 반영한 국내 공급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갔다. 8월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134.72로 전월보다 1.3% 낮아졌다. 7월 1.8% 하락한 데 이어 두 달째 내림세다. 원재료 가격이 4.6% 떨어진 것을 비롯해 중간재와 최종재도 각각 1.0%, 0.9% 하락했다. 중간재는 수입 가격이 5.9% 내려간 영향이 컸고, 원재료 역시 수입 가격이 6.4% 떨어졌다. 최종재는 국내 출하 가격이 0.3% 올랐지만 수입 가격이 5.8% 하락했다. 환율 하락과 7월 국제유가 하락으로 통관 기준 수입 가격이 낮아진 것이 국내 공급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출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도 내렸다. 8월 총산출물가지수는 141.13으로 전월 대비 1.2% 하락했다. 국내 출하 가격이 3.8% 상승했지만 수출 가격이 4.7% 떨어진 영향이다. 국내 출하 영향을 받은 농림수산품 가격은 3.5% 상승했지만 공산품은 화학제품과 컴퓨터 등을 중심으로 수출 가격이 4.6%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 2.0% 하락했다. 향후 생산자물가에는 국제유가와 도시가스 요금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9월 들어 중동지역 충돌이 재개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한 데다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도 인상됐기 때문이다. 이흥후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9월 전망과 관련해 “중동지역 충돌이 재개되며 9월 1∼16일 국제유가는 8월 평균에 비해 29% 상승했고, 산업용 도시가스 도매요금도 6.6% 인상됐다"며 “이런 점들이 생산자 물가에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추석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 100원 내린다…유류세 인하, 2개월 더

이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11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된다. 휘발유는 15%, 경유·부탄은 25%의 현행 인하폭이 유지된다.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24~27일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의 기름값도 리터(ℓ)당 100원씩 내린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18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0월 이후 유류세 운용 방안'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는 “최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중동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27일 2차 최고가격제 적용에 맞춰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고, 인하폭도 확대했다. 유류세 인하폭을 보면 부가가치세 포함 휘발유는 리터당 122원 내린 698원이다. 경유는 145원 내려 436원, 부탄은 51원 내린 152원 수준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민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며 “산업·물류 등에 필수적인 경유와 소형트럭 등 서민연료로 활용되는 부탄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인하폭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24일부터 27일까지 전국 고속도로 주유소의 유류가격은 리터당 100원 인하된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이 대상이다. 추석 연휴 기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공급이 풍부한 낮 시간대에 전기차 충전요금도 할인 공급한다. 구 부총리는 “적극적인 외교 노력과 수입선 다변화, 전략비축유 스와프 등을 통해 당분간은 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정유업계와 함께 상황반을 가동해 원유 수급 상황을 일일단위로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19일부터 적용되는 10차 석유 최고가격은 국제유가 상황과 국민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후 6시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해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미시, 16조 투자유치로 지방소멸 돌파…‘기업유치혁신 대상’

민선 8기 1140개 기업서 16조1635억 유치…1만2346개 일자리 창출 기업체·고용·수출 동반 상승…인구 감소폭 3년 만에 '5분의 1' 출생아 수도 2년 연속 증가…“기업 유치가 청년 정착으로 이어져"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대규모 기업 투자 유치를 발판으로 고용과 수출을 끌어올리고 인구 감소세까지 둔화시킨 성과를 인정받았다. 구미시는 1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지방지킴 대상'에서 '기업유치혁신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뉴스1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상은 저출생·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 인구 문제 해결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성과를 낸 지방자치단체와 기관에 수여된다. 구미의 변화 중심에는 기업 투자가 있다. 시는 민선 8기인 2022년부터 2026년까지 1140여 개 기업으로부터 16조163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1만2346개의 일자리를 확보했다. 민선 7기 투자유치액 8조2852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 배 규모다. 최근 출범한 민선 9기 들어서도 한 달 만에 23개 기업에서 1조550억원의 투자를 끌어냈다. 투자 분야도 달라졌다. 반도체와 방위산업, 인공지능(AI), 로봇 등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을 집중 유치하면서 전통 제조업 중심이던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기업 투자는 세수와 고용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구미시 지방세 징수액은 2024년 3923억원에서 지난해 4605억원으로 682억원(17.4%) 증가​했다. 기업체 수도 2022년 3444개에서 지난해 3834개로 390개(11.3%) 늘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달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주요 고용지표'에 따르면 구미시 고용률은 64.0%로 전년 동기 61.3%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수출도 가파르게 늘었다. 구미세관 통관실적 기준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21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8억 달러보다 66.1% 증가했다. 구미세관 통계에는 구미를 비롯해 김천·상주·문경·안동·영주·의성·봉화·예천과 칠곡 일부 지역이 포함된다. 산업과 고용 지표의 개선은 지방 도시의 최대 고민인 인구 감소세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4471명이던 구미시의 연간 인구 감소 폭은 지난해 937명으로 줄었다. 3년 사이 감소 규모가 약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출생아 수도 반등했다. 2023년 1892명이던 출생아는 2024년 2014명, 지난해 2055명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구미시는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가 청년층의 지역 정착과 출산·보육 환경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시는 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 애로 대책팀'과 경북 최초의 '원스톱 민원팀'을 운영하고, 기업 인허가와 각종 행정 절차를 지원해왔다. 방산혁신클러스터와 반도체 특화단지 등 대형 국책사업도 잇따라 유치했다. 기업 유치에만 머물지 않고 정주 여건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근로복지공단 구미의원'을 개소하고 필수 소아 의료체계를 구축했다. 전국 최초로 '공동육아나눔터 0세 특화반'을 운영하는 등 보육 인프라도 확대했다. 구미시는 앞으로 기업 투자가 고용과 소비, 청년 인구 유입으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경제 성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대상은 16조원의 투자 유치를 함께 만들어 낸 41만 구미시민과 지역 기업인들의 땀방울이 맺은 결실"이라며 “기업 유치 성과가 고용 창출과 청년 유입, 골목경제까지 스며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구미를 지방소멸 극복의 롤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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