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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증시 저평가, 조만간 해소할 대책…부동산 충격도 대비”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증시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시장의 불투명성과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 한국 증시가 제자리를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가계대출과 집값 상승이 맞물린 구조를 경계하면서 시장 변곡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주가 하락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평가액 감소 등에 대한 질문에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계속 체크하고 있다"며 “조만간 종합보고를 받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원인으로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 기업 지배구조 문제, 지정학적 위험, 산업·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으로 산업·경제 정책의 불확실성은 개선됐지만 시장과 기업 경영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매우 저평가된 것은 사실"이라며 “제일 큰 이유 중 하나가 시장의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고 예측할 수 있도록 산업·경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게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격한 주가 상승 이후 조정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선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데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많이 오르면 조정이 불가피하고, 어느 수준인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과거와 다르게 정부가 금융시장이나 증권시장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할 일이 많다. 주식시장도 교정 과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을까. 그렇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개별 종목의 주가를 떠받치기보다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제도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진폭 줄여야"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집값 상승 기대와 가계부채가 맞물린 구조를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빚을 내서 집을 사면 돈이 된다는 게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 뇌리에 각인돼 있다"며 “정부는 부동산 (가격 변동의) 진폭을 줄여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시장 조정 과정에서 금융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전체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등으로) 언젠가 사고가 난다, 마지막 폭탄을 누가 잡을 것인가, 그런 우려를 한다"며 “변곡점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충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 정상화 시점은 2028년 이후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주택 공급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고 그 여파가 지금 오기 시작했다"며 “2028년 넘어서부터 부동산 공급이 제대로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공급 부족의 여파가 현재 시장에 나타나는 가운데 공급 확대 정책의 효과가 본격화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취지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선 실수요자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꼭 집을 사야 할 사람, 예를 들어 분양을 받아 중도금을 대출 받아야 하는 사람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정부 정책이 좀 더 세밀해 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분양 중도금 등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문제는 별도로 살피겠다는 의미다. 부동산 세제 개편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올렸다거나 세금을 많이 걷으려고 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상하게 부동산에 투자하면 세금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조세 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하자는 취지다. 단 살려고(거주하려고) 산 집은 예외로 두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민생·경제·외교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언론의 의견을 듣기 위해 사전 계획 없이 춘추관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청와대는 당초 비공개로 진행하려던 간담회를 공개로 전환한 데 대해 국민과 가감 없이 소통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충남도, 서산 석유화학 고부가가치 전환 추진…가로림만 내년 예타 통과 목표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서산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대응을 위해 고부가가치 소재와 지속가능항공유(SAF) 연구·실증 기반 구축을 추진한다. 가로림만 국가해양생태공원은 내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목표로 사업을 구체화한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19일 서산에서 열 번째 '충남통(通)행'을 진행하며 시민들과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도의 산업·관광 분야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소재 설계, 생산공정 최적화, 시험·인증 기반 구축 사업을 발굴해 정부 지원 대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한다. 고기능성 특수 고분자 실증과 지속가능항공유 연구개발·실증 기반 구축도 연계할 계획이다. 대산 석유화학단지의 국가산업단지 지정·전환을 위한 제도 마련에도 나선다. 국회와 관계 부처에 관련 법률 제정과 지원을 건의하고, 국가 차원의 산업 지원과 기반시설 확충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미래항공산업은 천수만 간척지 B지구 일원의 연구·실증 기반을 활용해 키운다. 도심항공교통(UAM)과 무인기 관련 기업·연구기관을 모으는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서산의 그린 UAM 핵심 부품 시험평가 기반과 태안 국방 미래항공연구센터를 연계하고, 한서대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한 인력 양성과 산학연 협력도 강화한다. 가로림만에서는 생태계 보전과 주민 참여형 관광을 함께 추진한다. 점박이물범과 감태, 자갈톱 등 생태자원을 활용한 국가해양생태공원 조성 사업을 구체화하고, 내년 예타 통과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협력할 방침이다. 갯벌 생태길과 생태마을 조성도 병행한다. 서해안 해양 생태·문화·관광 벨트와 연결해 관광객의 체류와 지역 내 소비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대산항을 국제 크루즈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계획도 수립한다. 올해 모항·기항 크루즈 운항 성과를 바탕으로 항만 기반 개선과 관광상품 개발, 선사 유치 전략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서산공항 타당성 재조사 등 관련 절차에 대응하고,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해 관계 지자체·국회와 공동 대응한다. 지난 6월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태안∼안성 고속도로의 후속 절차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서산 지곡지구를 포함한 충남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대비해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 지사는 “서산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가로림만을 비롯한 해양 생태 자원의 가치를 살려 새로운 성장 기회가 시민의 일자리와 지역 경제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서산시와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이슈&인사이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산업 협력 생태계를 지켜내자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을 통해 제조업을 발전시켜 왔다고 할 수 있다. 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 등을 공급받아 제품을 만들고 수출할 수 있었다. 이런 협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면 부품 협력사들이 동반 지출하여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했다. 덕분에 대기업은 해외에서도 진출 초기부터 양질의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었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 후 우리나라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들도 활발하게 동반 진출하였다. 중국 정부가 자국산 부품 사용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해외 진출에 중요한 파트너가 되었다. 대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하여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길 때도 중소기업은 함께 이동하였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소부장 국산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소부장을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생산 보조금을 지급하여 중국 소부장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였다. 또한 중국산 소부장을 구매하는 경우에는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여 중국산 소부장에 대한 수요를 제고하였다. 최근에는 반도체 칩에 대한 생산 보조금, 구매 보조금 더 나아가 정부 부처에 공급되는 반도체에 대한 중국산 탑재를 의무화하였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중국에서 소부장 과잉공급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으며, 중국에서 소비하지 못한 소부장을 해외로 덤핑 수출을 하였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며, 생산을 축소하거나 심한 경우 파산하기에 이르렀다. 한편 적지 않은 소부장 기업들은 국내 생산을 포기하고 중국산을 수입하여 판매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OCI나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 업체들이 중국산에 밀려 국내에서 폴리실리콘 생산을 포기하였다. 폴리실리콘을 녹여 기둥 형태로 만드는 잉곳과 얇게 자른 판인 웨이퍼를 생산하던 웅진에너지는 파산하기도 하였다. 금형이나 주물 부품 등을 만드는 기업들도 인건비와 전기료 등에 대한 부담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이렇게 중소기업의 생산 기능이 약화한다는 것은 대기업의 협력사가 점차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대기업도 중국산 소부장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할 수밖에 없다. 한・중 관계가 정치적으로 원만하지 못할 경우에는 중국산 소부장 공급도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미・중 패권 분쟁 상황에서 완제품에 중국산 소부장이 포함될 경우 대미 수출에 제약을 받기도 한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전략 광물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은 중국 의존 심화를 넘어 중국 리스크로 악화할 수 있다. 결국 중국 정부가 나서서 중국 소부장 기업을 전폭 지원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라고 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다. 정부가 나서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소부장 기업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중국 정부의 지원 정책이나 불공정한 관행을 면밀히 관찰하여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에 비해 저렴하다고 올리는 것은 중국의 더욱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다. 정부 입찰에서도 저가 낙찰로 중국 기업에 유리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품질을 조건으로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외국 기업을 우리나라 정부 입찰에서 불리한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대기업도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소부장 기술을 개발하거나 생산설비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원만한 산업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공장 대신 연구개발…수원경제자유구역, 반도체 R&D 허브로 승부

수원시, 경제자유구역 차별화 전략 모색…대규모 생산시설 유치 경쟁서 탈피 AI·시스템반도체 설계·실증·인재 양성 집적…경기남부 반도체벨트 연결 구상 기업·대학·연구기관 협력 생태계 구축 관건…경제자유구역 지정 논리 구체화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인공지능(AI)이 반도체 설계와 제조공정을 바꾸고, 첨단 기술의 개발 속도가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면서 연구개발(R&D)과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하는 수원시가 대규모 생산시설 대신 첨단 연구개발과 기술 실증을 중심으로 새로운 산업 전략을 모색하는 배경이다. 수원특례시는 지난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한국도시설계학회와 공동으로 '수원대전환, 경제자유구역' 특별 세션을 열고 경기경제자유구역 후보지인 수원지구의 차별화 방안을 논의했다. 2026년 한국도시설계학회 추계학술발표대회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번 세션에서는 수원이 보유한 반도체 산업 기반과 대학·연구기관·기업을 연결하는 혁신 생태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수원의 산업적 역할이다. 경기남부에는 반도체 관련 생산·연구 기반이 형성돼 있는 만큼 수원까지 대규모 제조시설 유치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연구개발과 기술 검증,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거점으로 특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유빈 명지대학교 교수는 인공지능 전환(AX)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산업 변화를 설명하면서 수원이 반도체 R&D와 실증·검증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경기남부 반도체 산업 거점을 연결하는 'R&D 브릿지 허브' 역할을 강조했다. 이는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과 실제 생산에 적용하는 기업 사이의 연결 기능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기술 개발부터 검증,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수원이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의미다. 수원경제자유구역의 구체적인 산업 방향도 제시됐다. 윤정재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차세대 반도체 R&D를 중심으로 AI·시스템반도체 설계 및 실증, 첨단 소재·부품·장비와 패키징 기술지원, 응용 반도체 융합 등을 특화 분야로 제안했다. 산업시설을 단순히 집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들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할 수 있는 기능 중심의 산업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경제자유구역의 역할 변화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김민재 인제대학교 교수는 기존 경제자유구역이 제조업과 수출, 외국인 투자 유치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인재, 혁신 생태계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를 '경제자유구역 3.0'으로 설명하며 수원이 대학과 연구기관, 첨단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지식 네트워크형 혁신 거점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구상이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연구개발 기능을 집적할 공간과 기업 유치 전략은 물론 공동 실증시설, 전문인력 공급체계, 창업기업 지원 방안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특히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아직 추진 단계인 만큼 수원만의 산업적 차별성과 투자 수요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연구·산업 기반을 어떻게 활용하고 다른 반도체 거점과 어떤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수원시는 이번 특별 세션에서 제시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경제자유구역 발전전략을 보완하고 첨단 R&D 거점 조성을 위한 실행과제를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 경쟁력은 좋은 기업이 찾아오고 인재가 머물며 연구와 창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환경을 얼마나 잘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며 “수원지구를 연구개발과 기업, 인재와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혁신 생태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원경제자유구역 구상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공장을 유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경쟁력 있는 기술과 기업을 만들어 내느냐다. 연구개발과 실증, 창업, 인재 양성이 선순환하는 산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수원형 경제자유구역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강원도, 미래차 산업 생태계 구축 속도…강릉 ITS 세계총회서 성과 알린다

강원=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도가 원주와 횡성을 중심으로 미래차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강릉의 첨단 교통기술과 연계하는 미래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완성차 연구·실증부터 핵심부품 개발, 배터리 안전성 평가, 자율주행 기술 검증까지 지원하는 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향후 교통·관광 분야의 이동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강원도는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열리는 '2026 강릉 ITS 세계총회'에 참가해 미래차 산업 육성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소개한다고 18일 밝혔다. ITS 세계총회는 지능형교통체계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로, 국내외 정부 관계자와 기업, 전문가들이 참여해 자율주행과 첨단 교통기술, 미래교통 정책 등을 공유한다. 도는 횡성군, 강원테크노파크와 공동으로 36㎡ 규모의 '강원 미래모빌리티 홍보관'을 운영하고 연구·실증 인프라와 기업지원 정책을 국내외에 알릴 계획이다. 도는 횡성과 원주를 중심으로 미래차 제조·부품산업의 연구·실증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연계한 미래모빌리티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핵심 거점은 완성차 중심의 '횡성 미래모빌리티 연구실증단지'와 부품개발 중심의 원주 '강원미래모빌리티 혁신센터'다. 도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찰청, 국토교통부 등의 지원을 받아 미래차 연구·실증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완성차와 부품개발 분야를 연계해 미래모빌리티 산업 전주기를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횡성 미래모빌리티 연구실증단지는 완성차 분야의 연구와 실증을 담당하는 산업거점이며, 원주 강원미래모빌리티 혁신센터는 미래차 부품개발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도는 이번 강릉 ITS 세계총회에서 이들 시설을 중심으로 그동안 구축한 연구·실증 인프라와 주요 추진 성과, 기업지원 정책을 국내외 참가기업과 관람객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횡성과 원주에 구축한 미래차 산업 기반을 강릉의 지능형교통체계(ITS) 등 첨단 교통기술과 연계해 산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미래차 제조·부품산업을 중심으로 구축한 연구·실증 기반을 교통·관광 분야의 이동서비스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완성차 연구·실증과 부품개발을 지원하는 산업 기반에 ITS 기술을 접목해 미래차 산업과 첨단 교통서비스가 함께 성장하는 강원형 미래모빌리티 산업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이번 세계총회를 통해 이러한 산업 육성 방향을 국내외에 알리고, 미래모빌리티 관련 기업·기관과 교류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외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연구·실증 인프라와 기업지원 정책을 안내하고, 기업 상담과 의견 수렴을 통해 향후 기업 유치와 산업 협력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이번 세계총회 홍보관에서는 이러한 지역별 산업 기반과 연구·실증시설, 기업지원 정책을 소개한다. 홍보관은 강릉 올림픽파크 내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 설치되며, 국내외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상담과 의견 수렴도 진행한다. 일반 관람객을 위한 참여형 이벤트도 운영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개막일인 19일은 오후 12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마지막 날인 23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도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국내외 미래모빌리티 관련 기업·기관과 교류를 확대하고, 기업 유치와 기술협력 기회를 확보할 방침이다. 한영선 도 산업국장은 “이번 강릉 ITS 세계총회는 도가 그동안 구축해 온 미래차 산업 기반과 성장 잠재력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미래차 제조·부품산업을 중심으로 연구·실증 기반을 강화하고 미래교통 서비스와 연계한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구미 3조원 AI 데이터센터 건설…지역업체 참여 확대 ‘시동’

삼성물산·지역 건설업체 30곳 상생협력 매칭데이 김장호 시장 “건설공사 30% 이상 지역업체 참여" 요청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3조원 규모의 삼성SDS AI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을 지역 건설업계의 성장 기회로 연결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손을 잡았다. 18일 구미시는 지난 15일 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삼성물산·지역건설업체 상생협력 매칭데이'를 개최하고 지역 건설업체의 대형 건설사업 참여 확대를 위한 협력체계 구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구미지역 건설업체 30개사와 삼성물산 본사 외주팀·조달지원팀·건설안전연구소 관계자, 삼성SDS 구미 AI 데이터센터 현장 관계자 등 7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삼성물산 협력업체 등록을 희망하는 지역 건설사를 대상으로 등록 절차와 심사기준, 안전인정제도, 향후 공사 발주계획 등을 설명하고 업체별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특히 지역업체들은 시공실적과 전문공종, 기술력을 직접 소개하며 협력업체 등록 가능성을 타진했다. 대기업이 요구하는 품질 및 안전관리 기준과 실제 공사 참여에 필요한 조건을 확인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삼성물산 측은 이번 행사가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형 건설사가 지역업체를 대상으로 단독 개최한 첫 협력업체 등록 매칭데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구미시와 전문건설협회의 노력으로 마련된 자리인 만큼 경쟁력 있는 지역 건설업체를 적극 발굴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다양한 건설현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SDS 구미 AI 데이터센터는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며, 파일공사와 가설용수 분야에는 이미 지역업체가 낙찰받아 참여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앞으로 발주되는 공정에서도 구미시와 협의해 지역업체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날 삼성물산 측에 전체 건설공사의 30% 이상을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시장은 “삼성SDS 구미 AI 데이터센터는 총 3조원 규모의 대형 투자사업으로 구미의 미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프로젝트"라며 “대규모 투자가 지역기업의 실질적인 매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건설업체들도 대기업이 요구하는 품질과 안전 기준에 맞춰 경쟁력을 높이고, 이번 협력을 더 큰 건설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해서 삼성물산 협력업체 등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등록과 공사 참여 여부는 삼성물산의 별도 심사 및 선정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구미시는 참여업체들의 등록 진행 상황과 후속 협력 수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오는 11월 말 삼성물산 본사를 직접 방문해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지역 건설업계의 관심은 이번 매칭데이가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3조원 규모의 대형 투자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업체의 실질적인 공사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구미시는 앞으로도 대형 건설사와 지역업체 간 협력 기회를 확대해 대규모 민간투자의 경제적 효과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김천김밥축제, “김밥 사려 1시간 줄서기는 옛말”…‘4無 혁신’ 도전

의전·개막식·바가지요금 이어 '줄서기'까지 없앤다 카카오페이 스마트 주문 도입…23~25일 직지문화공원 일원 개최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지난해 '3무(無) 축제'로 주목받았던 경북 김천김밥축제가 올해는 '줄서기'까지 없앤 '4무 축제'로 변신한다. 의전과 개막식, 바가지요금을 없앤 데 이어 방문객들의 가장 큰 불편이었던 긴 대기시간까지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18일 김천시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직지문화공원·사명대사공원·친환경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2026 김천김밥축제'에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스마트 주문·결제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는 지난해 축제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당시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서 김밥 한 줄을 구매하기 위해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QR코드를 활용한 비대면 주문 시스템을 구축했다. 방문객들은 행사장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원하는 김밥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다. 이후 조리가 완료되면 카카오톡으로 알림 메시지가 전달되며, 방문객은 지정된 수령 부스에서 김밥을 찾아가면 된다. 주문을 위해 장시간 줄을 설 필요가 없어지면서 방문객들이 축제장 곳곳을 둘러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현장 전용 키오스크 부스를 운영하고 전담 안내요원을 상시 배치해 누구나 불편 없이 주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천시는 올해도 형식적인 의전과 개막식을 전면 폐지한다. 축제의 중심을 내빈이나 공식 행사에 두지 않고 방문객들이 직접 즐기고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축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관리도 강화한다. 참여 업체 선정 단계부터 판매 음식의 재료와 중량, 원산지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품질과 가격을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김밥은 조리와 보관 과정에서 위생관리가 중요한 음식인 만큼 식품안전 관리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시는 최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례를 고려해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위생관리 수칙을 사전 안내하고 철저한 준수를 당부했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김천김밥축제는 매년 현장에서 나오는 방문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불편 사항을 적극 개선하고 있다"며 “방문객이 단순한 관람객에 머무르지 않고 축제의 주인이 되는 참여형 축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스마트 주문 시스템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하느냐다. 주문 단계의 대기시간을 줄이더라도 조리와 음식 수령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면 방문객 불편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천시가 내세운 '4무 축제'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운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김천김밥축제는 25일까지 사흘간 열리며, 김천시는 방문객 편의와 식품안전을 중심으로 축제 운영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칠순잔치’ 성심당 1000명에게 케이크 무료로 쐈다

대전의 대표 제과점 성심당이 창업 70주년을 맞아 방문객 1000명에게 케이크를 무료로 나눠주는 특별한 칠순잔치를 열었다. 행사 시작 7시간 전부터 줄을 서는 방문객이 등장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민들로 행사장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뤘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에서 출발한 성심당은 70년 만에 연매출 2600억원을 넘어서는 전국적 제과 브랜드로 성장했다. 18일 성심당과 관련 보도에 따르면 성심당은 전날인 17일 오후 2시부터 대전 중구 은행동 성심당문화원 앞마당에서 '성심당 칠순잔치 케이크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창업 70주년을 기념하고 그동안 성심당을 찾아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날은 '2026 대전빵축제' 개막일이기도 해 대전 곳곳에서 빵을 즐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성심당은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1000명에게 조각 케이크와 창업 70주년 기념 밀가루를 무료로 제공했다. 케이크는 초콜릿과 체리의 풍미가 어우러진 '키리쉬감동' 제품으로, 방문객 1인당 한 조각씩 나눠줬다. 기념 밀가루는 성심당이 직접 재배한 밀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시작 전부터 성심당문화원 앞마당에는 케이크를 받으려는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일부 시민은 이른 새벽부터 현장을 찾아 수 시간 동안 기다렸다. 성심당 본점과 문화원 일대는 나눔 행사 참가자뿐 아니라 주말을 맞아 빵과 케이크를 구매하려는 고객들까지 몰리면서 활기를 띠었다. 케이크를 받아 든 시민들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행사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현장에서 케이크를 맛보거나 휴대전화로 인증사진을 남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임영진 성심당 대표이사는 “많은 분의 응원과 사랑이 있었기에 성심당이 대전에 찾아올 이유가 되고, 대전 원도심 상권 회복은 물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일을 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성심당의 역사는 1956년 10월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에서 시작됐다. 창업주 임길순씨 부부가 당시 구호물자로 받은 밀가루 두 포대로 찐빵을 만들어 판매한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성심당은 대전을 대표하는 제과점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전국에서 성심당을 방문하기 위해 대전을 찾는 이른바 '빵지순례' 열풍이 확산하면서 지역 관광과 원도심 상권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출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공개된 실적에 따르면 성심당의 2025년 매출은 2629억원으로 전년 1937억원보다 약 3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3억원을 기록했다. 성심당은 2023년 매출 1243억원을 기록하며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2년 만에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지역 제과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한성의 AI시대] AI가 사람을 평가할 때,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김한성 ㈜투비유니콘 가치설계자(CPO) 올해 6월 고용노동부는 구직자의 취업 가능성을 분석하고 필요한 역량과 직업훈련을 안내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직자가 원하는 직종에서 취업할 확률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막막한 취업 준비에 유용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다만 화면에 나타난 확률이 낮다면 어떨까. 그것은 보완해야 할 점을 알려주는 정보일까, 아니면 내 미래의 한계를 말해주는 숫자일까. 정부의 서비스는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제도가 아니지만, 이 작은 질문은 AI가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의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 그보다 한 달 앞선 5월 교황 레오 14세는 '위대한 인간성(Magnifica Humanitas)'이라는 회칙을 발표했다. 1891년 레오 13세가 산업혁명 속 노동자의 권리를 다룬 '새로운 사태'를 발표한 지 135년 만이다. 기계와 자본 앞에서 노동자의 존엄성을 물었던 역사가 이제 AI와 알고리즘 앞에서 인간의 가치를 다시 묻고 있다. 종교 문서의 언어로 시작된 물음이지만, 그 답은 채용과 교육,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다. 회칙은 AI가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무엇을 측정하고 무시하며 최적화할지 정하는 순간, 설계자의 선택과 가치가 이미 들어가기 때문이다. 가령 채용 시스템이 경력의 연속성을 높게 평가한다면 육아나 가족 돌봄으로 일을 쉬었던 사람이 불리해질 수 있다. 잦은 이직을 감점한다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온 경험이 약점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이는 실제 특정 시스템에서 확인된 차별이 아니라, 무엇을 능력의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이다. AI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일정한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과 정당하게 판단하는 것은 다르다. 과거 채용 기록으로 만든 모델이 기존에 선호하던 경력과 학력을 다시 추천할 수 있다. 모델이 과거 결과를 잘 맞혔다 해도 그 과거의 기준까지 공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더구나 낮은 취업 확률을 이유로 교육이나 면접 기회를 줄인다면,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는 예측이 오히려 그 가능성을 좁히는 결정으로 바뀐다. 숫자가 무엇을 설명하는지뿐 아니라 그 숫자로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이 문제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조사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응답한 396곳 가운데 86곳은 채용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AI 사용 사실을 구직자에게 사전에 알린다는 기업은 그 86곳의 57%였다. 취업 준비생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열심히 준비하면서도, 자신을 판단하는 과정에 AI가 쓰이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결과가 객관적으로 보이는 만큼 그 기준을 묻기는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AI를 쓰지 않는다고 공정한 채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선입견을 갖고 판단하며, 같은 지원자를 서로 다르게 평가한다. AI는 누락된 역량을 발견하고 일관성을 높이며 차별적 표현을 가려내는 데 쓰일 수도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서비스 중에는 구인공고의 성별·연령 차별과 법 위반 가능성을 점검하는 기능도 있다. 따라서 쟁점은 사람과 AI 가운데 누가 더 공정한가를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 어떤 평가 기준이 업무와 관련 있는지,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없는지, 그 결과를 누가 검토하고 고칠 것인지가 중요하다. 여기에서 회칙이 말하는 인간 존엄성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존엄성은 시험 점수가 높거나 생산성이 뛰어나서 얻는 보상이 아니다. 일의 능력을 평가할 필요는 있지만, 그 평가가 사람의 전체 가치를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돌봄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실패한 뒤 배우며, 지금의 기록에 담기지 않은 가능성도 지닌다. AI가 인간보다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된다고 해서 인간의 존엄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계보다 우월하다는 자부심이 아니라, 성과와 점수로 다 설명되지 않는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다. 한국의 제도도 이런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은 국민의 권익과 존엄성 보호를 목적으로 명시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처리해 이루어진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에 관해 설명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법이 정한 조건에서 거부할 권리도 인정한다. 물론 모든 AI 추천이나 평가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에 적힌 권리가 실제 생활에서 작동하려면, 당사자가 판단의 이유를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다시 검토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AI 평가 항목을 정할 때 효율만큼 정당성을 따져야 한다. 공공기관은 알고리즘의 결론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질문하고 이의를 제기할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빠른 답을 얻는 방법과 함께 그 답이 어떤 기준에서 나왔는지 살피는 힘을 길러야 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평가받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절차 역시 정교해져야 한다. 앞으로 AI는 사람의 능력과 선택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것이다. 그러나 예측이 정교해질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결과를 무조건 믿는 태도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쓰는지 따져 묻는 능력이다. AI가 인간을 얼마나 닮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운영하는 사회가 인간을 얼마나 존중하는가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기술 속에 감춰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묻고 고칠 수 있어야 할 사회적 약속이다. bienns@ekn.kr

반도체 호황 속 韓 잠재성장률 40년 만에 2년 연속 상승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확대되고 생산성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장기 성장 여력이 회복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잠재성장률이 내년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기관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고용과 내수, 건설 경기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도 과제로 떠올랐다. 18일 국제통화기금(IMF)가 10월 세계경제전망(WEO)을 토대로 역산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2.14%, 내년 2.20%로 추산됐다. 지난해 1.94%에서 올해 0.20%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내년에도 0.06%포인트 추가 상승하는 것이다. 전망대로라면 이른바 '3저 호황'이 이어졌던 1986~1987년 이후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상승하게 된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 압력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다. 이번 수치는 IMF가 직접 발표한 잠재성장률이 아니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GDP 갭률 전망치를 토대로 역산한 결과다. IMF는 한국의 올해와 내년 실질 GDP 성장률을 각각 3.33%, 2.83%, GDP 갭률은 각각 0.548%, 1.168%로 제시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왔다. 2010년 4.05%였던 잠재성장률은 2018년 2.97%로 낮아졌고 코로나19 충격이 발생한 2020년에는 1.28%까지 떨어졌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투자 둔화, 생산성 정체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번 반등 전망의 배경으로는 반도체 투자 확대와 AI 기술 확산이 꼽힌다. 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와 생산 설비 투자가 수출과 설비 투자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AI 기술 도입 역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IMF는 지난 13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7%포인트 높은 3.3%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0.3%포인트 높인 2.8%로 제시했다. 반도체 중심의 강한 대외 수요가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면서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비교 가능한 27개국 가운데 올해와 내년 모두 7위로 추산됐다. 지난해 12위에서 5계단 상승한 것이다. 주요 7개국(G7) 가운데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미국뿐이다. 영국은 올해 1.29%, 내년 1.26%, 일본은 각각 0.82%, 0.84%, 독일은 0.64%, 0.70%로 한국보다 낮았다. 다만 주요 경제기관의 전망에는 차이가 있다. OECD는 지난 6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지난해 1.85%, 올해 1.66%, 내년 1.52%로 추산했다. IMF의 10월 전망을 활용한 역산 결과와 달리 성장 여력이 계속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반면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달 발표한 '2027년 NABO 경제전망'에서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2.14%에서 올해 2.22%, 내년 2.2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OECD는 지난 7월 '2026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건설업과 다른 제조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특정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대외 충격과 경기 변동에 대한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시장에서도 온도차가 나타난다.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와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생산과 수출이 늘더라도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OECD는 한국의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특히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건설 경기 역시 반도체 공장 증설과 첨단산업 시설 투자가 비주거용 건설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주택 건설과 지방 건설업계의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첨단산업의 투자 확대가 전체 건설투자 지표를 개선하더라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별 건설 경기 부진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국민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IMF 전망을 토대로 한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올해 4만3512달러, 내년 4만9277달러를 거쳐 2028년 5만2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첨단산업 투자 확대를 통한 성장 잠재력 회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며 3대 메가 프로젝트 투자를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중장기 성장 여력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이 엇박자라는 지적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이 높아지면 엇박자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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