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영등포를 ‘여의구(區)’로 바꾼다…강남 위에 ‘당산~대림’ 라인”

영등포구청장 선거판에 낯선 이름이 뛰어들었다. 조유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다. 화려한 선출직 경력도, 유명세도 없다. 대신 그에겐 두 가지가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국정 현장을 직접 본 경험, 그리고 신길동에서 나고 자란 5대째 영등포 토박이라는 뿌리다. 그가 꺼내 든 핵심 카드는 '여의구(汝矣區)'다. 영등포구라는 이름 자체를 바꾸자는, 지방선거 공약치고는 파격적인 구상이다. IFC, 한국거래소, 파크원이 들어선 여의도가 여전히 '영등포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현실이 그에게는 40년 묵은 숙제처럼 보인다. 영등포는 1960~70년대 산업화의 엔진이었다. 공장 굴뚝과 철도 물류가 이 동네를 먹여 살리던 시절의 이름이 '영등포'다. 그 시절 이미지가 지금도 지워지지 않은 채 세계 금융 인프라 위에 그대로 얹혀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펀드 리포트에서 '영등포구(Yeongdeungpo-gu)'를 마주치는 동안, 여의도는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금융 중심지가 됐다. 이름만 제자리걸음이다. 본지는 23일 조 예비후보와 인터뷰했다. 다음은 조유진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왜 하필 영등포구청장인가. “'선택'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어색하다. 증조할아버지 대부터 신길동에 정착했으니 5대째 영등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토박이다. 도림초등학교 16회로 이 동네 골목을 뛰어다녔고 지금도 신길동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다. 영등포는 해방 직후 대한민국임시정부 정진대가 여의도비행장에 처음 내린 땅이고, 산업화의 엔진이었으며, 1987년 직선제 개헌안이 완성된 곳이기도 하다. 이 역사적 자산이 아직도 '과거 공업도시'라는 이미지에 묶여 있다는 게 안타깝다. 영등포를 대한민국 강남권의 새 중심, '여의구 시대'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5대에 걸친 가족의 염원이기도 하다." -핵심 공약인 '여의구' 명칭 변경, 왜 해야 하나. “세 가지다. 첫째, 브랜드 격차 해소다. IFC 서울, 파크원, 한국거래소의 공식 주소가 지금 '서울특별시 영등포구'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는 펀드 리포트에 'Yeongdeungpo-gu'가 찍혀 있는 게 현실이다. 1960~70년대 공업도시 이미지가 고착된 명칭이 세계 금융 인프라 위에 그대로 얹혀 있는 셈이다. 둘째, 단절된 공간 통합이다. 경부선 철도가 여의도와 영등포 본동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있다. 경부선 지중화와 '여의 파크웨이' 조성으로 동서를 통합할 때 '여의구'라는 이름이 그 마지막 마침표가 된다. 셋째, 투자 유치 한계 극복이다. 국제금융중심지 조성 사업을 '영등포구'라는 낡은 명칭으로 홍보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명칭 하나가 뭘 바꾸나. “2024년 공시가격 기준으로 성남시 수정·중원구 대비 분당구의 ㎡당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1배 차이가 난다. 같은 생활권, 같은 도시 안에서 행정구역 명칭 하나가 만들어낸 격차다. 영등포구 안에 여의도 재건축 대상 단지만 15개다. '여의구 대림동', '여의구 신길동'이라는 주소가 붙는 순간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의 자산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친다. 브랜드 낙수효과는 여의도에서 대림·신길 방향으로 흐른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여의구'라는 프리미엄 지명 마케팅을 활용해 상권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과 소비자 유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세입자는 어떻게 되나. 전월세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나. “두 가지를 병행한다. 여의도 재건축 기부채납 물량을 최대한 공공임대로 전환하도록 서울시·사업시행자와 협상하겠다. 동시에 이주대책 기준 준수 여부를 구청이 능동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주비 지원 상담 창구를 원스톱 민원실에 상설 운영하겠다. 브랜드 가치 상승의 과실이 기존 임차인을 내쫓는 방식으로 분배되어선 안 된다." -오세훈 시장도 여의도를 '서울의 맨해튼'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차이가 뭔가. “오 시장 구상은 여의도 일대의 물리적 개발에 집중한다. 반면 '여의구 대전환'은 행정구역 명칭이라는 법적 틀 자체를 바꿔 영등포구 전역, 당산·양평·문래·도림·신길·대림까지를 여의 브랜드로 편입시키는 구조다. 여의도만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영등포 전체의 자산 가치 상향 평준화가 목표다. 뉴욕 맨해튼은 독자적 행정 단위다. 여의구가 완성될 때 비로소 '서울의 맨해튼'은 행정적으로도 완결된다." -임기 4년 안에 가능한가. “완료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단계까지의 진입을 약속한다. 당선 후 6개월 내 구민 공론화위원회 구성, 1년 내 구의회 명칭 변경 의결, 2년 내 행안부 건의, 임기 4년 내 대통령령 개정 완료가 목표다. 구의회 의결과 행안부 공식 건의서 제출까지는 반드시 완수하겠다. 이 단계가 완료되면 다음 구청장이 누가 되더라도 프로세스는 멈추지 않는다." -간판·서식 교체 비용이 50~100억 원이라는데 재원은. “소모성 지출이 아니라 도시 리브랜딩 투자다.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이 1%포인트만 줄어도 임대소득세·재산세·지방소득세 증가분으로 상당 부분 상쇄된다. 행안부와 국비 지원 연계 방안도 협의하겠다. 단계별 비용을 임기 내 예산에 분산 편성해 특정 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 -청와대 경험이 실제 현안 협상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경부선 지중화를 예로 들겠다. 특별법은 통과됐지만 실제 사업은 기재부 예산 반영, 국토부 사업계획 승인, 서울시와의 상부 공간 활용 협약이 맞물려야 한다. 이 세 기관이 어떻게 내부 의사결정을 하고 어느 시점에 접근해야 하는지를 청와대 안에서 직접 봤다. 외부에서 공문을 넣는 것과 그 테이블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는 사람이 협상하는 건 결과가 다르다." -경쟁 후보들과의 차이는. “세 가지다. 지역 연고, 경험의 크기, 정책 설계 능력이다. 영등포 핵심 현안은 모두 서울시·중앙정부와의 협상이 전제된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 후보는 나뿐이다. 다른 후보들이 요구할 때 나는 설계한다." -4년 뒤 영등포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 “당산에서 대림까지, 안양천에서 한강까지, 영등포 구민 모두가 같은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도시다. 여의도만의 프리미엄이 신길동 골목, 대림동 상가, 도림천 수변까지 흐르는 도시를 만들겠다. 5대를 이 땅에서 살아온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진솔한 약속이다." 1960년생.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출생으로 도림초,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노무현 정부 참여정부 1기 청와대 홍보수석실·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문희상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당무와 정책을 담당했다. 처음헌법연구소를 설립해 헌법 대중화와 지방행정 정책개발에 전념했으며, 2019년 국방부 발주 '계엄의 민주적 통제방안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영등포구청장 예비후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美·이란 전쟁에 그린수소 다시 뜬다”…관련주들도 ‘들썩’ [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그린수소' 개발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돼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궁극의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아왔지만, 높은 비용 등 경제성 문제로 개발이 지연돼 왔다. 그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군의 해상 봉쇄로 글로벌 원유·천연가스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가 촉진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그린수소도 주요 수혜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고션 하이테크의 리 젠 창립자 겸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중동 분쟁 이후 모든 국가가 청정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며 “태양광과 풍력 기술 발전, 배터리 비용 하락을 통해 세계 각국이 소수 국가가 공급하는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 자립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특히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장기적으로 전기차보다 최대 5배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고션 하이테크는 향후 5년 내 아시아태평양,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미 대륙 지역에서 각각 1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가 세계 최대 발전원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헤 ESS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싱크탱크 엠버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는 전 세계 전력 생산의 34%를 차지하며 1919년 이후 106년만에 처음으로 석탄(33%)을 넘어섰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이는 이번 이란 전쟁을 계기로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엠버의 아디티야 롤라 전무는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환경 속에서 청정에너지가 에너지 안보의 기반을 빠르게 재정의하고 있다"며 “청정에너지는 각국이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와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데 이미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국·인도, 그린수소 투자 '가속'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그린수소 역시 유망한 대체 에너지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국이 관련 산업 확대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는 중국이 지난해 37억달러(약 5조4800억원)를 그린수소에 투자해 미국의 두 배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2031년까지 260억달러(약 38조5100억원)로 확대돼 연간 약 260만톤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 능력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고라 에너지 차이나의 케빈 투 전무는 “중국은 지난해 그린수소 생산 능력을 약 25만톤으로 두 배 확대하며 전 세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며 “이는 2025년 목표였던 연간 10만~20만톤 수준을 이미 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용 경쟁력도 개선되는 추세다. 중국의 그린수소 평균 생산 비용은 kg당 약 4달러 수준이며, 풍력과 일조량이 풍부한 내몽골 지역에서는 약 2달러 수준까지 낮아진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6~2030년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그린수소를 양자컴퓨팅,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인공지능(AI) 로봇과 함께 '미래 산업'으로 지정했다. 이는 향후 관련 분야로 자본 유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 수소 산업이 연구 중심에서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호세 베르무데즈 수소 담당은 “불과 1~2년 전만 해도 중국은 그린수소 분야에서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현재는 세계 최대 프로젝트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경우 약 21억달러(약 3조 1100억원) 규모 보조금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연간 500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겠다면서 중국보다 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연간 약 8000톤 규모의 그린수소 및 파생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인도 정부의 '국가 그린수소 미션'을 이끄는 아바이 바크레는 내년부터 대규모 생산이 시작될 것이며 생산 능력 또한 빠르게 확대돼 2030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기술 발전과 공정 효율화, 부품 자국화 등을 통해 그린수소 생산 비용이 2032년까지 kg당 2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인도에서 생산 비용은 2023년 kg당 약 5달러 수준에서 현재 3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 유럽은 규제 완화 가능성…트럼프 행정부도 '유턴' 유럽 역시 그린수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소 전문 매체 퓨얼셀웍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AccelerateEU' 에너지 대책의 일환으로 그린수소에 대한 '비생물계 재생에너지 연료(RFNBO)' 규정 재검토를 2026년 2분기에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계획보다 2년 앞당긴 것이다.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와 함께 RFNBO 규제로 인해 그린수소 시장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퓨얼셀웍스는 “EU가 기존 규제가 실제 보급 확대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자국 기반의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에너지 독립과 안보를 강화하고 지정학적 충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탈리아의 60억유로(약 10조 4000억원) 규모 그린수소 지원 계획도 승인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연간 20만톤의 그린수소 생산을 목표로 한다. 화석연료를 장려하는 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지난해 폐지 대상으로 지목됐던 에너지 사업을 '유지 또는 수정' 대상으로 재분류하고 관련 문건을 미 하원 세출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문건에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3년 당시 70억달러를 투입해 구축하려던 7개 수소 허브 중 5개가 포함됐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5일 의회 청문회에서 약 2200개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가 완료됐으며 “대부분의 사업을 유지하거나 일부 수정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린수소 관련주들도 이란 전쟁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수소 기업인 플러그파워 주가는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3.1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중동 전쟁이 발발했던 2월 27일 종가(1.79달러) 대비 78% 급등한 수준이다. 블룸에너지, 퓨얼셀에너지 등의 주가도 같은 기간 50% 가까이 올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10년내 또 담합하면 ‘과징금 100%’…‘시장 퇴출’도 가능

앞으로 10년 내 담합을 반복하다 적발되면 과징금이 100%로 가중된다. 올 하반기부터 반복 담합이 적발된 기업은 등록·허가 취소에 영업정지까지 가능토록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소형트럭 등에 쓰이는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은 내달 1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확대된다. 시행 기간도 6월 말까지 연장한다. 정부는 23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반복담합 근절방안', '민생물가 특별관리품목 대응 방안' 등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설탕, 밀가루, 돼지고기 등의 업종에서 담합이 반복되는 사례가 적발되자 제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10년 이내 담합한 기업이 또 다시 담합하다 적발될 경우 과징금을 100% 가중 부과한다. 기존에는 5년 이내 위반 횟수에 따라 10~80% 과징금이 가중됐는데, 이제는 반복 담합이 1번만 적발돼도 과징금이 2배(100%)로 강화된다는 의미다. 담합을 반복한 기업은 등록 취소나 영업정지 등 시장 참여가 제한될 전망이다. 사업자가 5년 내 2회 이상 담합이 적발될 경우 공정위가 해당 기업을 주무 부처에 등록·허가 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한다. 공정위가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해 등록 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하면 관계 부처가 행정처분하는 방식이다. 현재 건설산업기본법 상 9년 이내 2회 이상 담합으로 과징금 부과 시 등록 말소된다. 공인중개사법도 2년 이내 2회 이상 담합에 따른 시정조치·과징금 시 등록 취소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 공정위는 담합이 반복되고 있는 주요 업종으로 확대 적용해 해당 기업의 참여 제한, 시장 퇴출까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등록 허가제로 된 업종이 제법 있다"며 “어떤 업종에 이런 조치를 도입할지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복 담합 기업은 공공 입찰 시장에서도 자격 제한이 엄격해진다. 공정위는 현재 입찰 담합에만 한정된 입찰 참가자격 제한 요청 대상을 가격·생산량 담합 등 비입찰 방식까지 확대하도록 공동행위 심사 기준을 개정한다. 반복 담합 시에는 의무적으로 자격 제한을 요청하도록 벌점 제도를 개선하고, 참가자격 제한 기간도 최대 6개월씩 늘리기로 했다. 자진신고자 감면 혜택도 축소된다. 담합 적발 뒤 5년 후 10년 이내에 다시 담합을 한 경우 자진 신고자 과징금 감경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는 담합 적발 뒤 7년 후에 다시 담합한 경우 자진신고 1순위는 과징금 면제, 2순위는 과징금 50% 감경해 준다. 담합 제재 후 5년 이내 반복 담합 적발 시에는 감면 혜택이 없다. 앞으로는 담합을 자진 신고하더라도 1순위는 50%, 2순위는 25%로 감경 수준이 낮아진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담합에 관여한 임원을 해임하거나 직무정지를 명령할 수 있도록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담합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도 강화된다. 단체소송을 손해배상까지 확대하고, 법원이 요청할 경우 공정위가 위법성 및 손해액 입증 자료를 제출하도록 제도화한다. 공정위는 이날 한솔제지, 무림 등 6개 업체의 인쇄용지 가격 담합을 적발해 총 3383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법인은 검찰에 고발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시장 참여를 제한함으로써 담합을 획기적으로 근절하겠다"며 “법 개정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10%에서 25%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전보다 리터(ℓ)당 51원 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인하 기간도 6월 말까지 연장한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전쟁에 따른 LPG 국제가격 변동 영향이 5월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탄은 소형트럭 등 주로 서민층이 많이 사용해 부담을 덜어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3월 27일부터 유류세 인하 폭이 확대된 휘발유(15%)와 경유(25%)는 5월 말까지 인하율이 유지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중동전쟁 휴전협상이 지연되고 종전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며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거시경제 안정과 민생부담 경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조사 시기도 기업이 정한다”…국세청, 패러다임 전환

국세청이 이달부터 세무조사 패러다임을 '납세자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의 경영 안정을 돕기 위해 조사 시기를 기업이 직접 선택하게 하고, 주요 검증 항목을 사전에 공개하여 세무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세청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던 정기 세무조사 착수 시기를 납세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먼저 정기 세무조사 대상자가 안내문을 받은 후, 3개월 범위에서 희망하는 조사 시기를 1·2순위로 신청하면 국세청이 이를 반영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결산기나 주주총회 등 경영상 중요한 시기를 피해 조사받을 수 있어, 조사 준비 부담을 덜고 본연의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청은 최근 조사 실적을 분석하여 빈번하게 과세되는 핵심 유형 10개도 발표했다. 기업이 신고 단계부터 스스로 점검하고, 증빙 자료를 사전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형 10가지는 아래와 같다. 1. 법인(사업용) 신용카드 사적 사용: 개인 신변잡화 및 가정용품 구입, 업무 무관 업소 이용, 개인적 치료비, 주말·휴일 및 해외 원거리 사용분을 중점 점검한다. 사용 목적을 입증할 기안문, 이메일, 출장 보고서 등을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 2. 대표자 등 개인 계좌를 통한 매출 누락: 사주 일가나 직원 계좌로 수취한 매출 대금 미신고, 플랫폼 매출의 개인 계좌 정산 누락을 확인한다. 매출 대금은 사업용 계좌 수취가 원칙이며, 부득이한 경우 계약서와 견적서 등 거래 실질 입증 자료를 구비해야 한다. 3. 정당한 사유 없는 매출채권 임의 포기: 회수할 수 있는 채권을 정당한 사유 없이 포기하거나 특수관계법인 채권을 임의로 할인하는 행위를 점검한다. 파산·회생 등 회수 불능 사유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와 이사회 회의록 등이 필수다. 5.가공 인건비 계상: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사주 일가나 퇴직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고 비용 처리하는 행위를 엄격히 검증한다. 6. R&D 부당 세액공제: 실제 연구 활동 여부와 연구소(전담 부서) 운영 실태를 중점 확인하며 가지급금 인정이자 계산 누락은 대표자 등에게 대여한 자산에 대한 이자 수익 적정 여부를 검증한다. 7.자본적 지출의 비용 처리: 고정자산으로 계상해야 할 지출을 당기 소모품비 등으로 과다하게 비용 처리한 사례를 살핀다. 8.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수수: 실제 거래 없는 가공 세금계산서 수수나 거래 상대방이 다른 경우를 검증한다. 9. 과·면세 구분 오류: 면세 대상이 아닌 재화·용역을 면세로 신고하여 부가가치세를 누락했는지 확인한다. 10. 개인적 공급 등 신고 누락: 사업용 자산을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무상 증여하면서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례 등 거래 실질과의 부합 여부를 확인한다. 아울러 국세청은 제도 혁신과 더불어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병행한다. 중동전쟁 장기화 등으로 타격을 입은 석유화학 등 위기 업종 기업에 대해 법인세 납부 기한을 연장하고 세무조사 착수를 보류한다. 또 해외에서 이중과세 문제를 겪지 않도록 외국 세무 당국과의 상호 합의 회의를 활성화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현장 조사를 실시하여 경영 간섭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이번 혁신은 세무조사 방식을 납세자 관점에서 재설계한 것"이라며, “기업이 예측할 수 있는 세무조사 시기에 따라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ekn@ekn.kr

1분기 1.7% ‘깜짝 성장’, 소비심리는 ‘위축’...경기 온도차

한국 경제가 1분기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소비 심리는 다시 위축되며 경기 체감도와 지표 간 괴리가 뚜렷해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률을 끌어올린 반면 중동발 불확실성은 내수 심리를 식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직전 분기 역성장(-0.2%)에서 단기간에 반등했을 뿐 아니라, 한은의 기존 전망치(0.9%)를 크게 웃돈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최근 흐름을 보면 지난해 1분기 -0.2% 이후 2분기 0.7%, 3분기 1.3%로 개선됐다가 다시 4분기 -0.2%로 꺾였던 성장세가 이번에 강하게 되살아난 모습이다. 이로 인해 연간 2%대 성장 기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반등의 핵심 동력은 수출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이 살아나면서 수출은 5.1%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급반등기였던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입도 설비와 자동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3.0% 늘었다. 내수 역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였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 증가로 0.5% 확대됐고, 정부소비도 소폭 증가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4.8%, 2.8% 증가하며 성장에 힘을 보탰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이 1.1%포인트로 가장 컸고, 내수는 0.6%포인트를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3.9% 성장하며 전체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전자·광학기기 등 반도체 관련 업종의 기여도가 컸다. 전기가스수도업과 농림어업도 각각 4%대 증가율을 기록했고,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0.4% 성장에 그쳤다.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7.5% 증가하며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동원 경제통계2국장은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두 기업 실적이 1분기에 작년 연간 실적을 상회하거나 육박한 수준이었다"며 “반도체가 호황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지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성장 지표의 반등과 달리 소비 심리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 대비 7.8포인트 떨어지며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소비 심리가 비관 영역으로 돌아선 것은 1년 만이다. 하락 속도도 가팔랐다.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가운데 4월 낙폭(-7.8p)은 지난해 12월(-12.7p) 이후 가장 컸다. 세부 지표별로는 현재경기판단이 86으로 18포인트 급락하며 가장 크게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은 79로 10포인트 낮아졌다. 생활형편전망(92·-5p), 현재생활형편(91·-3p), 가계수입전망(98·-3p), 소비지출전망(108·-3p)도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한은은 중동 지역 긴장이 소비 심리를 짓누른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흥후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분기 경기의 향방은 상반된 요인의 힘겨루기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책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에너지 가격과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동 변수의 충격 강도에 따라 성장 흐름이 다시 꺾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반도체가 끌었다…韓 경제 1분기 1.7% 반등, ‘예상치 두 배’

1분기 한국 경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깜짝 반등'을 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 등에 1.7% 성장하며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전분기 대비 1.7%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0.2% 뒷걸음질쳤지만 한 분기 만에 반등했다.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1분기 성장률 전망치 0.9%보다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2.2%를 기록한 2020년 3분기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를 보인 후 2분기 0.7%, 3분기 1.3%로 반등했다가 4분기에 다시 -0.2%를 기록했다. 그러다 1분기에 크게 높아지며 연간 2% 성장률 달성의 기대감을 키웠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이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 전쟁발 악재로 성장 경로가 불확실해졌지만 실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중동 전쟁은 2월 28일에 발발했지만 3월 하순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내로 선박이 들어왔다"며 “1분기 90일 중 전쟁 영향을 받는 날은 10일 정도이며, 4월부터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 중심으로 5.1% 증가했다. 2020년 3분기 14.6%를 기록한 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수입 또한 기계·장비, 자동차 등이 늘어 3.0% 높아졌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가 늘어나며 0.5%,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을 중심으로 0.1% 모두 확대됐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2.8%, 설비투자는 기계류, 운송 장비가 증가하며 4.8% 각각 상승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증가하며 순수출이 1.1%포인트(p)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내수 기여도는 0.6%p였다. 민간 기여도는 1.7%p였고, 정부는 영향이 없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두 기업 실적이 1분기에 작년 연간 실적을 상회하거나 육박한 수준이었다"며 “반도체가 호황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좋아질지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소비는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증가율 자체가 높지는 않지만 우리 경제의 50%를 차지하기 때문에 마이너스를 보였다면 성장률을 버티기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3.9% 늘었다. 컴퓨터, 전자·광학기기 중심으로 성장률이 높았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원료 재생업 중심으로 4.5% 증가했고,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4.1% 높아졌다. 건설업은 3.9%, 서비스업은 0.4% 각각 확대됐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7.5% 증가하며 실질 GDP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1998년 1분기(8.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국장은 2분기 성장률 전망에 대해 중동 전쟁 영향을 강조했다. 그는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2분기부터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난다"며 “부정 효과와 긍정 효과 중 누가 클 것인지가 2분기 성장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구윤철-신현송, ‘3중고’ 극복 위해 손 잡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재부 장관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를 만났다. 고물가·고환율·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 위함이다. 23일 한은에 따르면 구 부총리와 신 총재는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정책대응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공급망 불안이 경기 하방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재정·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 힘을 합치고, 근본적 체질 개선에 나선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 구축 등 원화 국제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이날 회동에서는 당면 과제 극복 뿐 아니라 △성장잠재력 확충 △양극화 해소 △인공지능(AI) 전환 등도 화두에 올랐다. 구 부총리는 한은의 연구역량을 토대로 구조개혁 분야에서도 심층 분석과 정책제언을 당부했고, 신 총재는 적극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또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비롯한 기존 채널을 통해 소통하고, 필요시 수시로 만나 의견을 나누며 정부와 중앙은행간 협력을 공고히할 예정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당정, ‘5부제 참여’ 차량 보험료 할인 특약 내달 출시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라 차량 5부제 참여 차량에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 상품이 다음 달 출시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2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진행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중동 사태 종합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손해보험업권이 차량 5부제 참여 시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5부제 할인 특약 상품을 5월 중 출시해 에너지 절약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국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아울러 이달 중 대중교통 혼잡완화 대책을 마련하고 5월 연휴 관광 활성화 등 녹색 소비·관광 촉진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4차 석유최고가격 시행 여부는 시장 영향, 국제유가, 국민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급 측면에서는 전략경제협력특사단이 중동·중앙아시아에서 확보한 원유 2억7300만 배럴, 나프타 210만t이 원활히 도입될 수 있도록 정부가 관리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통한 대체 항로 원유 도입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추경에 반영된 6700억원 규모의 나프타 수입단가 차액지원 사업도 신속 집행해 수급 안정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회의에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원유·나프타 수급과 공급망 영향 최소화를 위한 적극적 대응"을 정부에 촉구했다. 정부는 나프타, 요소수, 주사기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매점매석으로 공급망 병목이 의심될 경우 즉시 조사에 착수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추경 예산 집행과 관련해선 26조2000억원 중 25조원을 관리 대상으로 선정하고, 신속 집행이 필요한 10조5000억원에 대해서는 상반기 내 85% 이상 집행할 계획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등 집행 과정을 면밀히 관리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성과급 더 달라” 노조 강경투쟁 확산…재계 ‘한숨’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임단협 시즌을 맞아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노동조합이 성과급 확대 지급 등을 요구하며 투쟁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기아 등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도 성과급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2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오는 23일 경기도 평택 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5월 총파업을 앞두고 조합원들 간 투쟁 의지를 다지는 자리다. 공투본은 3만8000여명이 현장에 참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작년 말 기준 12만8881명)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숫자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도 폐지해 달라는 입장이다. 사측이 당초 요구사항이었던 '업계 최고 대우'를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노조는 계속해서 말을 바꾸며 더 많은 보상을 원하고 있다. 공투본은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회사가 입는 손해액이 30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최근 급격히 세를 불리는 과정에서 '강경 투쟁'을 약속한 만큼 노사간 합리적인 대화를 통한 접점 마련은 불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현대차·기아 올해 임금 협상에서도 성과급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6일 △상여금 800%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만들었다. 기아는 지난 20일 임시대의원회의를 열었다. 조만간 사측에 제시할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기아 노조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그룹 계열사 노조원들도 성과급 안건을 들고 나섰다.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들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갤러리아 등 노조가 여기에 참여했다. 이들은 성과급 손질, 임금피크제 폐지, 복리후생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24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면서 “책임 있는 답변이 없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계는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동 전쟁 등에 따라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성과급 인상' 주문이 노조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노조가 무리한 수준의 성과급을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니라 실제로 관철하려 한다는 점도 재계를 한숨짓게 하는 요소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측 주장대로라면 직원 성과급으로 45조원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전체 사업부가 지난해 집행한 연구개발(R&D) 비용(37조7404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현대차·기아 심정은 더 복잡하다.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고 미국 관세 불확실성까지 계속되며 앞으로 영업 환경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기 때문이다. 2023~2024년 14조~15조원에 달했던 현대차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올해 12조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재계가 더 걱정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후폭풍까지 부는 상황이다. 원청 뿐 아니라 하청 노동자들이 무리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사용자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노조 입김이 센데다 하청 업체들이 많은 자동차, 철강, 조선 등 기업들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KDI “석유 최고가격제, 물가 0.8%p 낮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중동 사태 후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로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포인트(p) 낮췄다는 분석을 내놨다. 유류세 인하도 물가를 0.2%p 낮추는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물가 급등을 막았다며 긍정적 효과를 재차 강조했다. KDI는 22일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에 대응해 시행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를 분석한 결과, “두 정책 모두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해 억제한 최고가격제 시행 후 3월 소비자물가가 0.4~0.8%p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집계됐는데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석유류 등 물가를 끌어내리며 2%대 초반에 머문 것으로 풀이된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주유소 판매가격이 해당 주 국제유가에만 영향을 받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0.8%p, 시차가 존재한다고 가정할 경우 0.4%p의 인하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차 최고가격제가 적용된 3월 4주 차에 소비자가 누리는 가격 인하 효과는 보통휘발유 리터(ℓ)당 460원, 자동차용 경유 916원, 실내등유 552원으로 추정됐다. 정부도 최근 유가 급등, 유류 소비 증가 등 최고가격제 논란을 의식한 듯 긍정적 효과를 또 다시 강조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3차 최고가격이 내일 종료되고 4차 시행 여부를 곧 결정하게 된다"며 “일부에서 실효성에 대한 여러 의견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물가 폭등 방지, 소비 위축 완화, 화물기사 포함 유가 민감 계층에 대한 충격 완화 등 긍정적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27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휘발유 7%에서 15%, 경유 10%에서 25%로 확대했다. 휘발유는 리터당 65원, 경유는 87원 추가 인하 효과가 생긴다. KDI는 지난 2021년 11월 둘째 주 시행된 유류세 인하책을 토대로 “시행 후부터 주유소 판매 가격이 점진적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확대 적용된 유류세 인하가 0.2%p 물가를 낮출 것이란 분석이다. KDI는 중동 전쟁 발발 후 유의미한 소비 둔화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KDI에 따르면, 올해 1~3월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2023~2025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이용 금액이 감소하지 않고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승희 KDI 연구위원은 “음식 및 음료서비스업 이용 금액은 미약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유가로 국내 전체 이동자 수가 소폭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KDI는 저소득층의 경우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지출 부담이 더 크다고 밝혔다.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주거광열비, 운송 연료비 등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아지는 역진적 구조가 뚜렷했다는 분석이다. 이영욱 KDI 선임연구위원은 “가구특성별 에너지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여름철 저소득층의 주거광열비 부담 증가를 감안해 그냥드림센터를 통한 폭염 대비 생필품 지원, 긴급 에너지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