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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삼성 8조 투자 유치…역대 최대 투자 이끌어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세종시가 시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8조5,500억 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시정 5기 출범 이틀 만에 삼성전기와 ㈜아성다이소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며 첨단 제조산업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게 됐다. 세종시는 2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조상호 시장과 충청권 시·도지사, 삼성·SK하이닉스·셀트리온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청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은 충청권에 총 14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가운데 세종에는 8조 원을 투입해 AI 서버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하고 연구개발 설비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로 1990년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은 모바일과 전장용 기판 중심 생산에서 AI 서버용 반도체 기판 생산까지 담당하며 생산 영역을 넓히게 된다. FC-BGA는 AI 서버와 고성능컴퓨팅(HPC)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밀도 반도체 기판으로,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함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핵심 부품이다. 세종시는 이번 투자로 삼성의 첨단 반도체 기판 생산 거점이자 반도체 후공정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인허가 처리부터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확보, 현장 애로 해소까지 원스톱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삼성전기 공장 증설을 위해 명학산업단지 주차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과 대체 주차빌딩 건립 방안을 기업 측과 협의하고 있다. 조상호 시장은 “행정수도 완성과 경제 자족기능 확충이라는 시정 5기의 양대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출범 이틀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며 “앞으로도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세종시는 지난 1일 ㈜아성다이소와 5,5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날 삼성의 8조 원 투자까지 이끌어내며 시정 5기 출범 이틀 만에 총 8조5,5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실적을 올렸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충남에 202조 투자…박수현 “기존 산업기반이 최대 강점”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청권 392조 원 규모의 첨단산업 투자 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충남은 202조 원 규모의 기업 투자를 유치했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기존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 투자가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용수·전력·인력 확보와 신속한 인허가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는 박 지사를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셀트리온그룹의 충청권 투자 계획 발표와 산업통상부의 차세대 첨단산업 육성 전략 발표, 충청권 4개 시도와 정부·기업 간 투자협약이 진행됐다. 협약에 따라 삼성그룹과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은 충청권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 총 392조 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충남 투자 규모는 202조 원이다. 도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천안·아산에 56조 원을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거점을 구축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에 67조 원을 들여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조성하고, 삼성SDI는 천안에 9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마더팩토리를 구축한다. SK는 70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셀트리온은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에 약속한 3000억 원 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이행하기로 했다. 박 지사는 행사 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충청권 투자 규모는 392조 원으로 정리됐다"며 “투자 금액을 지역별로 단순 비교할 문제가 아니라 비수도권에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은 신규 투자가 실제 가동되기까지 5∼7년 정도 걸리지만 충남은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제조업 기반이 이미 구축돼 있다"며 “증설 투자가 중심이 되는 만큼 매출과 수출 증가 등 투자 효과도 가장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지사는 특히 용수·전력·인력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3력'을 충남의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이어 “3력을 가장 먼저 갖추고 인허가도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투자가 조기에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충청광역연합을 활용해 첨단산업 투자 계획에 대한 충청권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4개 시·도지사 모두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도는 투자 효과를 앞당기기 위해 충청권 첨단전략산업 대도약 TF에 참여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천안시·아산시·당진시와 투자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분야별 TF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입지 코드 변경과 도시계획 변경 등 각종 인허가를 신속히 지원하고 공업용수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대응할 방침이다. 인력 양성에도 속도를 낸다. 반도체 분야는 특성화대학을 통해 올해부터 2년간 780명을, 마이스터고를 통해 2029년까지 152명의 현장 인력을 양성한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라이즈(RISE) 사업을 통해 한기대와 호서대 등에서 연간 65명의 전문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도는 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을 위해 연구개발(R&D)에 5년간 100억 원을 투입하고, 반도체 후공정 소부장 특화단지와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첨단산업 투자펀드도 지난해 말 기준 6000억 원에서 2030년까지 1조5000억 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OECD, 한국 부동산과세 일침 “거래세→보유세로 바꿔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주택시장 효율화를 위해 부동산 과세를 현재 거래세 중심에서 보유세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가세수 확보를 위해 담뱃세, 부가가치세 등 소비세를 우선 활용할 것도 권고했다. OECD는 2일 발표한 '2026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거래세 비중을 줄이고 보유세 비율을 늘리는 세수 중립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며 “주거 이동성을 뒷받침하고, 더 효율적이고 회복력 있게 주택 시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OECD는 한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 양도소득세 같은 거래세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 대비 부동산 세수는 3.0%로 OECD 평균 1.6%보다 높다. 전체 조세 수입에서 부동산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11.7%로 OECD 평균(5.1%)의 두 배 이상이다. 다만, 보유세 비중은 29.4%로 OECD 평균(56.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OECD는 “부동산 세율을 시장가격 기반 과세로 전환하고, 실거주가 아닌 주택의 보유세율을 높이면 조세 누진성도 높일 수 있다"며 “보유세를 확대하려면 한국 주택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득세의 경우 과세 기반을 확대하고 비과세 근로자는 축소하라는 제언도 나왔다. OECD는 한국 근로자의 32.5%가 비과세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주식 등 자본이득도 대주주를 제외한 개인에 대해 사실상 비과세인 점도 짚었다. OECD는 담뱃세 등은 더 걷어 세수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한국은 담뱃세와 담배 소매가격이 낮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주류세도 도수에 따라 부과하는 방식이 공중 보건의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OECD는 법인세율도 점진적 단일세율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의 조세지출은 법인세 세수의 15.5%에 달하고 4단계 누진세율 구조여서 OECD 회원국들에 비해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OECD는 “한국은 고령화와 관련된 지출 압박이 늘어나고 있고 현재의 세수 구조는 왜곡이 적은 간접세·교정세 등의 비중 낮은 편"이라며 “추가 세수를 확보하려면 부가세·교정세를 우선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중기적으로는 고령화에 따른 재정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각각 2.6%로 이전과 같이 유지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3% 물가의 경고”...韓 기준금리 3.5% 전망 힘 받는다 [머니+]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맞물리자 한은이 기준금리를 최대 1.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와도 일치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3월 2.0~2.2%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동 전쟁 발발 이후 4월 2.6%로 높아진 데 이어 5월(3.1%), 6월(3.2%)까지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등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석유류 가격은 24.7%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7월(3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6월 근원물가 상승률은 2.5%로 5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번 물가 지표는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한국은행의 매파적 기조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반도체 수출 호황이 소비와 임금, 투자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고착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 실제 전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며, 한국은 독일·중국·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월간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한 국가가 됐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43.8%를 차지하며 사상 최대 수출을 견인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현재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향후에는 반도체 호황이 서비스 가격과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얼마나 확산될지가 핵심 관건이 될 전망이다. BNP파리바의 윤지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더 끈질긴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근원물가는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만큼 최근 임금협상 결과가 향후 물가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번 물가지표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기 전에 한은이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근거를 더욱 강화했다"며 “한은이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뒤 10월에도 추가 25bp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후 내년에도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기준금리는 현재 2.5%에서 2027년 상반기 3.5%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삼성, 2·3차 협력사까지 상생 확대…“AI시대 공급망 경쟁력 강화”

SK와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앞다퉈 협력사와의 상생경영을 공급망 경쟁력 강화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AI 시대 재계의 글로벌 경쟁력으로 '공급망 상생'이 부상하는 분위기다. SK그룹은 2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공정거래 협약 및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과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으며,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과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협력사 지원 범위를 기존 1차 협력사 중심에서 2·3차 협력사까지 더욱 확대하는 것이다. SK는 기존에도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지만 앞으로는 공급망 전반으로 상생경영을 더욱 확산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최창원 SK SUPEX추구협의회 의장은 "오늘 협약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상생 협력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상생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대금 지급 조건 개선과 연구개발(R&D), 기술개발 지원 등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 경쟁력은 협력사의 성장과 직결되는 만큼 앞으로도 협력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산업 생태계 전반의 동반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글로벌 경쟁의 패러다임은 개별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기업과 협력사의 상생 협력은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우리 경제의 지속 성장을 이끄는 핵심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생은 더 이상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공정위도 상생 문화가 시장 전반에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최근 삼성그룹이 발표한 대규모 상생 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달 29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1·2·3차 협력사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12개 계열사가 참여했으며 약 670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융과 기술, 교육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3조5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및 ESG 펀드를 활용해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지원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SK가 잇따라 상생협력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산업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미래차, 로봇 등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의 기술력과 생산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ESG 경영 요구가 강화되면서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상생경영이 공정거래 문화 조성과 사회적 책임에 무게를 뒀다면 이제는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며 “AI 시대에는 대기업 혼자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가 함께 경쟁하는 구조인 만큼 상생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대기업과 협력사의 자율적인 상생협력 문화를 확산하고 기술개발과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SK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LG, 포스코, HD현대 등 주요 그룹들도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사 지원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AI 시대 제조업 경쟁은 개별 기업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그룹 전반에서 협력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SK 240조 베팅…충청, AI 소재·부품 허브로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과 SK가 충청권에 총 24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삼성은 140조원을 들여 온양·천안 HBM 팹, 아산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천안 배터리 마더라인, 세종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까지 4개 사업을 동시에 키우고, 일자리 25만 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SK는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에 100조 원을 넣어 신규 낸드 팹 M17과 첨단 패키징 라인 P&T7을 짓고, 1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도 함께 세운다. 이번 투자로 충청권은 반도체 후공정과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판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AI 소재·부품 생산 기지로 자리잡게 됐다. 이번 투자 계획의 핵심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패키지 기판을 아우르는 삼성의 충청권 전방위 확충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거점 구축을 위해 온양과 천안에 56조원을 투자한다. 온양에는 HBM 팹 5개 라인을 신설하고, 천안에서는 HBM 대응 설비 증설과 현대화를 진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67조원을 들여 아산에 차세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와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생산 기지를 조성한다. 1인치 이하 초소형 고해상도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향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기기 탑재 확대가 예상되는 품목이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마더라인'을 구축한다. 삼성전기는 2040년까지 8조원을 들여 세종에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라인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AI 시대의 미래 성패는 AI를 구동하는 소재와 부품에 달려 있기 때문에 삼성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며 “국토의 중심 충청은 앞으로 IT 소재 부품의 글로벌 허브로서 더 큰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제적인 투자가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그 성장이 지역은 물론 국가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모범을 충청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삼성은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이번 투자로 양질의 일자리 25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자리한 충북 청주에 100조원을 투자한다. 신규 낸드플래시 생산 팹인 M17에 80조원, 첨단 패키징 공정을 담당할 P&T7에 20조원을 각각 투입하는 구조다. M17은 내년 착공해 2029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P&T7은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SK는 여기에 더해 충청권에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도 조성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HBM, 서버 D램과 함께 엔터프라이즈 SSD와 낸드 수요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피지컬 AI가 도입되면서 낸드가 적용되는 분야와 수요는 앞으로 더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낸드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낸드 공급 역시 부족한 상황"이라며 “D램뿐 아니라 낸드도 일정 규모 증설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서는 “우선 5GW 규모를 시작으로 전국에 15GW 수준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충청권에는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이 시너지를 내는 AI 산업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충청권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첨단 패키징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최대 관전포인트라고 본다. AI 반도체 시대의 승부처가 결국 HBM과 후공정 기술력에 달려 있는 만큼, 충청권이 글로벌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로 자리 잡느냐가 국내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얘기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회장)는 “삼성전자가 기존 온양에 이어 천안을 중심으로 차세대 HBM 첨단 패키징 라인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SK하이닉스도 청주에 100조 원을 투입해 HBM 패키징 등 차세대 투자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충청권은 양대 반도체 기업이 첨단 패키징에 대규모 자금을 쏟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기업이 수도권이 아닌 충청권에 집중 투자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기존 수도권 중심 체제에서 비수도권 중심으로 확장·전환되는 결정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박 교수는 향후 관전 포인트로 국내 HBM 생산능력과의 동반성장 여부를 꼽았다. 그는 “국내 HBM 생산라인은 2029년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만큼, 충청권 투자도 이 흐름에 맞춰 동반성장하지 못하면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며 “충청권이 글로벌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로 실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국내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재용 회장의 환영사를 언급하며 “이 회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83년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했던 역사적 순간이 떠올랐다"며 “그날의 선견지명이 대한민국을 오늘의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던 것처럼 오늘 이 회장의 결단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발표한 투자계획은 단지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충청권으로 확장된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라며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가겠다는 신뢰의 역사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담대한 선언"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① ‘소외의 땅’에서 ‘첨단산업의 심장’으로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세계 산업 질서를 다시 쓰고 있다. 미국은 AI와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며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반도체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생산기지 확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됐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기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만으로는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석 속에 정부는 새로운 국가 성장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과 용수, 산업용지 부족이라는 수도권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AI 시대를 뒷받침할 제2의 반도체 거점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선택지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오랫동안 산업화의 중심에서 비켜서 있었던 호남, 그리고 40년 만에 하나가 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다. 정부가 최근 국민보고회를 통해 발표한 서남권 첨단산업 구상에는 삼성전자와 SK그룹,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함께 반도체 생산기지, AI 데이터센터, 첨단 패키징 산업을 연계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 방안이 담겼다. 정부는 이를 통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넘어 대한민국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주 국민보고회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두고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호남이 AI 시대에는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를 갖춘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지금처럼 수도권 1극 체제로 계속 가면 나라가 망한다"며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정부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한 지역 지원 논리가 아니었다. 그는 기업들이 서남권을 선택한 배경을 “경제 원리"라고 설명했다. △ AI 시대가 만든 새로운 산업지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반도체 산업은 용인과 평택, 화성, 이천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벨트가 최적의 입지로 평가됐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급속한 확산은 산업의 공식을 바꿔 놓았다. 초거대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야 하고, 이를 처리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기존에는 용인과 평택의 생산시설로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AI 산업 발전으로 수요가 갑자기 폭증했다"며 “일부 산업의 생산 차질이 우려될 정도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들 역시 더 이상 기존 생산시설만으로는 세계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산업 거점으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의 물리적 한계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초순수 용수, 넓은 산업용지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그러나 수도권은 이미 송·배전망과 용수 공급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기존 전력망으로는 추가 전력을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용수 역시 생활용수 공급만으로도 한계에 도달해 추가 증설이 사실상 어려운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생산거점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지역으로 호남을 지목했다. 그 배경에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상대적으로 넓은 산업용지, 추가 확보가 가능한 용수 등 산업 기반이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며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됐던 호남이 이제는 용수와 전력, 용지라는 핵심 인프라를 모두 갖춘 유일한 대안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전남 서남해안의 해상풍력과 태양광은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 달성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한다. 평탄한 지형은 대규모 공장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지는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개발이 더디다는 이유로 약점으로 여겨졌던 조건들이 AI 시대에는 오히려 경쟁력이 되고 있는 셈이다. △ 통합특별시가 만든 결정적 변수, 새로운 산업축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산업 전략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변화는 광주와 전남의 행정 통합이다. 이 대통령은 광주·전남 통합 결정이 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행정구역 통합은 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며 “이번 통합이 투자 결정을 이끌어낸 주요 동인이 됐다"고 밝혔다. 기업 입장에서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줄이고, 하나의 권역에서 산업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통합특별시를 중심으로 산업단지 조성, 기반시설 구축, 정주 여건 개선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서남권 프로젝트는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기업 투자와 함께 전력망과 용수 공급, 교통 인프라, 교육과 의료, 문화시설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해 새로운 산업도시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는 '공장을 하나 더 짓는 사업'이 아니라 산업과 도시, 인재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광주·전남은 오랫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AI와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지금, 그 소외의 시간이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통합특별시라는 행정 기반은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조건을 만들었다. 정부와 기업이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기름값, 밥상물가 들썩” 두달째 3%대…정부 “당분간 상승세 지속”

소비자 물가가 두 달째 3%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중동 전쟁 여파로 휘발유 등 석유류 물가가 4년 만에 최대 폭 오른데다 여름철 먹거리 가격도 치솟으면서 체감물가마저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당분간 고물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3% 이내로 물가를 관리하기로 했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6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2023년 12월(3.2%)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상승세다. 올해 1월과 2월 2.0%로 시작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전쟁 발발 후 4월 2.6%, 5월 3.1%로 오른 뒤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 후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국내 기름값 포함 전체 석유류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석유류 물가가 약 4년 만에 최대 폭 24.7%로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를 0.93%포인트(p) 끌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었던 2022년 7월(35.2%)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휘발유(23.1%)와 경유(33.7%), 등유(23.1%) 등도 덩달아 상승했다. 석유류와 함께 공업제품도 4.4%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1.47%p 끌어올렸다. 그나마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더 큰 폭의 물가 상승률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물가 상승률은 3.6%에 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철 수급 부족으로 먹거리 가격도 치솟고 있다. 6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대비 3.2% 오르며 5월(2.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파(37.1%), 쌀(11.7%) 등이 올라 농산물이 1.1%로 전월 감소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재배면적과 생육 지연 등 대파 출하량이 줄고, 채소류 물가도 오른 영향이란 게 데이터처 설명이다. 국산쇠고기(7.5%), 수입쇠고기(6.8%), 돼지고기(4.5%) 등도 큰 폭으로 오르며 축산물은 6.2% 상승했다. 수산물도 3.7% 올랐다. 국제항공료, 외식 등이 오르며 전체 서비스 가격도 2.6% 상승했다. 국제항공료(28.2%)와 해외단체여행비(24.3%), 보험서비스료(13.4%) 등이 큰 폭으로 올랐고, 개인 서비스 중 외식도 2.6% 상승했다. 집세는 전년 보다 1.0%, 전기·가스·수도는 0.1% 각각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공공요금 인상 압력도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대비 3.4% 상승했다. 2024년 4월(3.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밥상 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도 0.4% 올랐다. 정부는 최근 중동 전쟁 종전 합의에 따른 유가 하락세에도 수요 급증으로 인해 당분간 3%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호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향후 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을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압력 확대가 상쇄하면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형일 차관도 “민생물가 안정 대책 과제를 신속하게 집행해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는 데 전 부처가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7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리터(ℓ)당 150원씩 낮췄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은 리터당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내려갔다. 민생물가 안정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 7∼8월 중 농축수산물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고 신선란 2억개도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李대통령 “충청, AI 시대 세계적 거점…기업 압박 투자는 구태”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충청에는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며 “기업의 전략적 투자와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더해진다면 충청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을 넘어 AI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적 혁신 거점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셀트리온 등의 충청권 투자 계획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4대 첨단산업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곳이 바로 충청"이라며 “정부는 기업들의 결단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향해 “고(故) 이병철 회장이 1983년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했던 선견지명이 대한민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듯, 이재용 회장의 결단도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기업 압박을 통한 투자 유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세상에 압력을 넣는다고 기업이 옮겨오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제가 이재용 회장을 압박해서 그런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구태적인 생각도 하던데, 그렇게 투자 유치를 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관치 행정을 하던 시절의 생각으로 압력을 넣거나 강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구태"라고 지적했다.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분열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균형 발전은 선물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입지에 기업이 입주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부 지자체나 정치권의 '나눠먹기식' 투자 요구를 겨냥해 “광주에 반도체 단지를 만드니 우리 동네에도 해달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기업을 운영할 수 없다"며 “정치하는 사람이 부화뇌동해서 화를 낸다면 동네가 발전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수도권 과밀과 지역 소멸의 악순환을 끊고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판을 다시 여는 대전환을 충청에서 시작하겠다"며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지방정부가 원팀이 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지도를 그려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E칼럼] 아직도 RE100인가?

요즘 슬금슬금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다시 나온다. 재생에너지를 옹호하거나 확대하자는 주장에는 전가의 보도처럼 RE100이 나온다. 그런데 그게 이미 한물간 캠페인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RE100은 2014년 런던에 본부를 둔 환경단체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이 시작한 캠페인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하자는 것이다. 여러 기업이 이에 동참하였다. 애플(Apple), 구글(Google), 페이스북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참여했다. 시작 단계에서는 의무가 없기 떄문에 참여 선언 그 자체는 매우 쉬웠기 때문이다. RE100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RE100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원자력발전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자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자는 의도였던 것이다. 1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석탄발전은 이산화탄소 약1000g(그램)을 배출한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700g, 원자력은 10g, 재생에너지는 50g이다. 이에 필요한 비용은 원자력은 55원, 재생에너지는 270원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둘째, RE100은 실제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REC(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만 구매해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즉 RE100만을 위해서라면 재생에너지가 많은 특정 지역으로 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대한민국 어디에 있더라도 REC만 구매하면 RE100을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셋째, 구글의 태도가 바뀐지 오래다. 구글은 이미 2018년 이산화탄소배출이 없는 전력원을 사용하자는 'CF100(Carbon Free)' 계획을 내놓았다. 구글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하루 24시간, 주 7일 무탄소 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글은 '원전도 무탄소 에너지원'이라고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넷째, 정작 RE100의 진원지인 기후그룹의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 기후그룹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RE100도 여전히 살아있지만, 24/7 CFE(Carbon-free Energy) 이니셔티브도 인정하고 있으며 심지어 24/7 카본프리 에너지 콤팩트(24/7 Carbon-free Energy Compact)의 공동 출범 주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즉 기후그룹이 RE100만 인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여기저기서 'RE100을 해야 한다'. 또 'RE100을 하지 않으면 우리 무역하는데 장벽이 된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던지 뭘 모르는 얘기다. 원자력발전으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도 인정된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로 바뀐 상황에서도 조선은 여전히 명나라를 모셨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정작 RE100 캠페인을 시작했던 기후그룹은 원자력발전을 인정하는데 지구 반바퀴 떨어진 우리나라에서는 원래의 RE100을 그대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RE100은 소개될 당시부터 옹색한 주장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은 억제하자면서도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배제한 것이 그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입맛에는 딱맞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부의 위상도 잊은 채로 기후그룹이라는 작은 환경단체의 주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차관이 따라했다. 그 당시에도 UN에서는 원자력발전도 무탄소에너지로 인정하는 CFE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UN을 버리고 NGO를 택했다. 그것 말고는 과학과 합리를 막아낼 방패가 없었던 것이다. 2년 전에는 삼성전자에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사)가 RE100을 하기로 했다는 오보가 나오면서 우리도 RE100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가짜뉴스였다. ASML의 정책보고서와 연례보고서 그리고 직접 담당자와 연락해봐도 그런 주장은 나온 바가 없었다. 삼성전자를 몹시 위해주는 척하며 RE100을 주장하던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AI 데이터 센터나 반도체 공장은 모두 원전 5기 내지 10기분의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한다. 또 고정밀의 민감한 시설이기 때문에 생산이 들쭉날쭉한 간헐적 전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전기요금이 낮아야 한다. 그게 정부보조금이나 다른 국민이 더 감당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제 RE100 주장은 그만할 때가 됐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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