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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자체 보조사업 신속집행 지원…부처 집행 자율성 확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국고보조사업 등 예산의 신속집행을 지원하고 집행요건 완화를 통한 부처 집행의 자율성을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했다고 31일 밝혔다. 집행지침은 각 부처 예산집행 공무원이 준수해야 하는 표준규범으로서 감사 때 예산집행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내년 예산에 책정된 지자체 국고보조사업 규모는 94조원이다. 기재부는 지자체가 지방비 자부담 확보 전이라도 △경기변동 대응 △지역경제 활성화 △민생안정 등 사업추진의 신속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국비를 우선 교부하도록 했다. 지자체에서 신속집행을 위해 보조금의 국비 교부를 요청할 경우 부처는 자금 신속배정, 결재 간소화 등 보조금의 국비 교부기간을 단축해 통상 10~15일 걸리는 교부 기간도 7일 이내로 단축한다. 이를 통해 지자체 보조금의 재량지출을 내년 상반기 총 28조원 집행한다는 목표다. 올해 상반기(25조원)보다 3조원 많은 규모다. 부처의 집행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집행 요건도 완화한다. 행사 운영 같은 일반 용역비와 연구용역비의 낙찰차액은 불용처리(작년 2000억원)가 원칙이었지만 내년부터 추가 연구용역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은 6조1000억원 수준이다. 기초연구, 국제 공동연구, 혁신 도전형 등의 신규 R&D 사업은 집행 과정에서의 쏠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중 상시적으로 연구과제를 기획·착수할 수 있도록 부처에 자율성을 부여했다. 국가계약법 특례 적용기간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해 계약대금 선금을 기존 70%에서 100%까지 확대하고, 대가 지급기한도 기존 5일에서 3일로 단축하며 입찰·계약 단계에서 계약당사자가 납부하는 보증금 50% 인하 등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의 신속한 추진과 함께 중소업체 지원을 계속한다. 일·가정 양립, '쉬었음' 청년 등 2025년에 신설·확대되는 일자리 사업에 대해 정책홍보를 강화하고 국민이 제도를 잘 알고 적극 활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또 공식 행사 및 선물용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경우 지역 전통주 구매를 권장하는 내용을 지침에 반영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1~11월 세수 작년보다 작년보다 8.5조 적어…세수펑크 29.6조 예상

올해 들어 11월까지의 국세 수입이 315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조5000억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예산 대비 세수 감소분은 지난 9월 재추계한 29조6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1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1∼11월 국세 수입은 315조7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5000억원 줄었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86.0%다. 올해 예산안에서 예상한 국세 수입(367조3000억원)의 86%가량을 걷었다는 의미다. 작년 같은 기간 진도율(94.2%)이나 최근 5년 평균(94.2%)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 11월 한 달간 국세는 22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1000억원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 일부 기업 성과급 지급 등 영향으로 근로소득세가 늘면서 소득세가 작년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는 환급세액 감소 등 영향으로 1조2000억원 늘었고 상속·증여세도 1년 전보다 4000억원 늘었다. 유류세 인하 일부 환원 등 영향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도 2000억원 늘었다. 작년 기업실적 저조 영향으로 법인세가 17조8000억원 적게 걷혔다. 증권거래세는 세율 인하 등 영향으로 1조2000억원, 관세는 물가 안정을 위한 긴급 할당관세 시행으로 5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는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 증가, 임금 상승으로 인한 근로소득세 증가 등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증가 등 영향으로 7조3000억원 늘었다. 정부는 최근 고환율 영향으로 12월 부가가치세가 늘어날 수 있지만 수입량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아울러 올해 연간 예산 대비 세수 감소분은 지난 9월 재추계한 29조6000억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100억 넘는 ‘뱀띠 주식부자’ 86명...MZ세대도 4명

국내 상장사 기업 대표이사급 '뱀띠' 최고경영자(CEO) 110명 가운데 주식평가액 100억 원 이상의 주주는 8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주요 뱀띠 주식부자 및 CEO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주식평가액 100억 원 이상의 주주 86명 중에서 1965년생이 30명(34.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53년생 22명(25.6%), 1977년생 17명(19.8%), 1941년생 13명(15.1%) 순으로 나왔다. 1989년생도 4명이나 이름이 올랐다. 주식가치가 가장 높은 주인공은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1965년 4월생인 박지원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383억 원 이상으로 뱀띠 주주 중에서 가장 많았다. 1989년생 MZ세대 뱀띠 중에서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814억 원), 담서원 오리온 전무(629억 원), 김희진 모토닉 사장(436억 원), 이승환 에코프로 전무(112억 원) 등으로 파악됐다. 김동선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담서원 전무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 김희진 사장은 범대성그룹가에 속하는 고(故) 김영봉 회장의 장녀, 이승환 전무는 이동채 전(前) 에코프로 회장의 장남이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 1.9%...한은 “고환율로 물가 더 높아질 가능성”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9%로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한 가운데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31일 오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물가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하며 이같이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8월 2.0%에서 9월 1.6%로 하락한 뒤 10월 1.3%, 11월 1.5% 등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다. 다만 석유류, 농축수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상승 폭은 커졌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근원상품을 중심으로 11월 1.9%에서 12월 1.8%로 소폭 둔화됐다. 이에 따라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1월 1.6%에서 12월 2.2%로 오름폭이 커졌다. 김 부총재보는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대로 지난해 말 유가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그간 높아진 환율 영향 등으로 1%대 후반으로 올랐다"며 “근원물가는 1%대 후반 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후로는 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압력 등에 영향받아 당분간 2%를 밑도는 수준에서 안정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부총재보는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환율 움직임, 소비심리 위축 영향, 공공요금 인상 시기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주의 깊게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제주항공 참사 당일 ‘불꽃쇼’ 업체, 6개월 운항 금지 처분

29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 '한강 불꽃 쇼'를 벌인 업체가 6개월간 운항 금지 처분을 받았다. 서울시는 30일 낸 입장문에서 “현대해양레져는 6개월간 한강 유람선 운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해양레져는 2025년 6월까지 한강 경인아라뱃길~원효대교 구간 유람선 운항을 할 수 없게 됐다. 이 업체는 주로 아라뱃길에서 유람선을 운행하며, 운항 횟수는 연 400여 회(하루 1~2회)에 이른다. 또 시는 이 업체와의 협력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소외계층을 무료 초청(정원의 10%)하는 한강한류불꽃크루즈의 운항 및 홍보에 협조해 왔으나 시의 의견을 무시하고 강행해 더 이상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협력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29일 오후 2시40분께 현대해양레져에 당일 저녁 예정돼 있던 행사 취소를 요청했다. 전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업체에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 업체는 이미 예약된 건이라 취소가 어렵다며 저녁 6시30분께 '한강한류불꽃크루즈'를 운항했다. 이후 비난의 여론이 거세지자 “대형 참사 속 행사를 진행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올해 물가 2.3% 상승으로 둔화…12월 1.9% 올라 4개월 연속 1%대

올해 소비자물가가 지난해보다 2.3% 올라 작년보다 상승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1.9% 상승하면서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18(2020년=100)로 작년보다 2.3%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첫해인 지난 2020년 0.5%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전히 물가안정목표(2.0%)는 웃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9∼2020년 0%대에서 2021년 2.5%, 2022년 5.1%로 올랐다가 지난해(3.6%)까지 고물가 흐름이 이어졌다. 작황 부진에 따른 과일 가격 상승과 여름 폭염·폭우 영향으로 올해 농산물 가격은 높은 흐름을 나타냈다. 농산물 물가는 10.4% 올라 지난 2010년(13.5%)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귤과 사과 가격은 각각 46.2%, 30.2% 상승했고, 배 물가 상승률은 71.9%를 기록했다. 배추도 25.0% 올랐다.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지수는 작년보다 9.8% 뛰었다. 역시 지난 2010년(21.3%) 이후 최고치다. 신선과실이 17.1%, 신선채소가 8.2% 상승했다. 신선과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2004년(24.3%)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석유류 가격은 1.1% 내려 작년(-11.1%)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축소됐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데 따른 영향이다. 이외에 서비스(2.2%), 전기·가스·수도(3.5%) 등 물가 오름세가 작년보다 약해져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7%를 기록했다. 12월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올해 들어 월별 물가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등으로 인해 2∼3월 3%대를 기록한 뒤 4월 2%대에 진입했다. 이후 오름세가 약화하다가 지난 9월(1.6%)부터 1%대로 내려왔다. 10월(1.3%)과 11월(1.5%)에도 1%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그러나 고환율 등 영향으로 12월 물가 상승률은 다시 2%대에 근접하고 있다. 석유류 가격이 1.0%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농산물 가격도 작황 부진에 따른 출하 부족으로 2.6% 올라 전월(0.3%)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가공식품은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2.0% 상승했다. 정부는 내년 1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이달보다도 소폭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과 작년 1월 석유류 가격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 설 성수품 수요 등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이에 대비해 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보조금을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하고 겨울철 유류비, 난방비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에너지·농식품 바우처 지원, 주요 식품 원료 할당관세 지원 등도 지속할 방침이다. 내년 연간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근원물가 안정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올해(2.3%)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서울시 연말 행사 취소 및 축소...롯데월드타워 애도조명 점등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대한민국이 깊은 슬픔에 빠졌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각종 연말연시 행사는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축소 및 취소돼 진행된다. 30일 서울시는 “내년 1월4일까지 국가애도기간 중 진행 예정인 '2024 서울윈터페스타'를 비롯한 연말연시 행사를 축소·연기·취소하고 시민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애도하며 새해를 맞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1일 밤 11시부터 2025년 1월1일 새벽 1시까지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서 예정된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공연과 퍼포먼스는 취소하고 타종식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이때 보신각 뒤 지름 30m의 태양이 떠오르는 '자정의 태양'을 보며 시민들과 함께 조의와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미디어파사드 '서울라이트 광화문'과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조형작품, 세종문화회관 벽면파사드인 '아뜰리에 광화' 및 광화문 해치마당 미디어월도 소리 없이 애도 문구와 조명, 영상만 표출한다. 광화문 카운트다운 행사는 조명쇼를 취소하고 소리없는 영상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청계천에서 진행 중인 '서울 빛초롱축제'도 조형물 점등만 유지한다. 참사 당일 행사를 강행해 비난을 산 '한강한류 불꽃크루즈'는 31일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물산은 1월4일까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애도 조명을 점등해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오후 5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빛을 낸다. 롯데월드타워는 2022년 이태원 참사 때도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상부 랜턴부에 백색 조명을 켠 바 있다. 또 31일 자정께 예정됐던 롯데월드타워의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 예정된 모든 퍼레이드를 내년 1월4일까지 잠정 중단한다.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 축제와 그랜드하야트 서울 호텔의 불꽃놀이 행사도 취소된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악화일로 걷는 韓경제] 여객기 참사에 내수 한파...‘위기 상황’ 직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과 계엄령 파동, 탄핵 정국에 이어 설상가상으로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겹치며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정치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참사 여파로 내수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실제 다발성 악재가 겹치자 소상공인과 여행업계는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추가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원 오른 1472.5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달 말 1400원 수준에서 등락했으나, 이달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1442원까지 급등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되자 소폭 하락하다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탄핵당한 지난 27일에는 1480원대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6일 이후 15년 9개월여 만이다. 지금의 고환율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 것으로 예고한 것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환율이 1500원대는 물론 16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고 있다. 사상 초유의 고환율에 더해 국내 내수까지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며 국내 경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탄핵 정국으로 국내 소비 위축이 우려되고 있었는데, 지난 29일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하며 애도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고 국민들은 숙연한 분위기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연말, 연초를 기념해 각종 행사를 진행하며 시끌벅적하던 분위기가 올해는 사라지고 있다. 가장 충격을 받는 곳은 소상공인과 여행업계다. 소상공 자영업자들은 국가애도기간 선포로 공무원 회식 금지는 물론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사도 자제하라는 정부 지침이 내려오면서 '최악의 연말 경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지 막막한 처지에 빠졌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내수 진작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회식을 장려했지만, 항공기 사고로 일순간 분위기가 돌변해 버린 것이다. 이날 국내 최대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관공서 등의 회식 취소는 물론 단체주문까지 취소됐다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한 자영업자는 “치킨 50마리 주문을 받아 재료 손질을 다 끝내놓고 30일에 단체 주문이 나갈 예정이었는데 전날 오후 전화로 '행사가 취소돼 주문을 취소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난감한 심정을 토로했다. 여행수요 회복이 더뎌 고전 중인 여행업계도 항공기 참사로 내년 1분기(1~3월) 모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참사 이후 첫 영업일인 만큼 오전 기준으로 취소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증가하지는 않았다"며 “다만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고객 분 위주로 취소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해 며칠 더 지켜보며 응대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가뜩이나 어려웠던 국내 경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p)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3월 18.3p 하락한 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6일 공개된 기업심리지수를 보면 제조업은 전월 대비 3.7p 하락한 86.9를,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5.0p 하락한 87.1을 보였다. 체감 경기 하락은 경제성장률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년 1.9%, 2026년 1.8%로 지난달 예상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운 비상계엄 사태 전에 예측한 수치로, 이달 발생한 각종 악재들이 성장률을 더욱 끌어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수출 전망도 악화하면서 안 그래도 부진한 수출 성장의 기대감이 꺾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개선보다는 악화되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역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고 내년 GDP 성장률 하방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내년 GDP 성장률을 1.7%로 전망하지만, 성장률 수준은 이보다 더욱 낮아질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국 불안 장기화 리스크로 인한 성장 둔화와 국가 신인도 하락 등은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두리·정희순·김유승 기자 dsk@ekn.kr

서울시, 여객기 참사 당일 불꽃쇼 현대해양레져에 “행정조치 취할 것”

서울시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추모를 위해 행사 취소 요청에도 강행한 현대해양레져에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시는 30일 입장문을 통해 “한강 유람선 불꽃 쇼를 강행한 현대해양레져에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다. 현재 행정조치를 위해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입장문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오후 2시40분께 현대해양레져에 당일 저녁 예정된 행사를 취소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업체는 이미 예약된 건이라 취소가 어렵다며 전날 오후 6시30분 불꽃 크루즈를 운항했다. 행사 이후 업체는 “엄중한 상황과 대형참사 속에서 모든 분이 애도하는 시기에 행사를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드린다"며 “다시 생각해보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의 취소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던 행사는 취소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행사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주관하는 '2024 한강 페스티벌' 프로그램 중 하나인 '한강한류불꽃크루즈'로, 31일도 예정돼 있다. 서울시는 “31일 화요일에 예정된 행사도 즉각 취소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jh777@ekn.kr

11월 사업체 종사자 증가폭 두달연속 10만명대 아래…44개월만에 최저

지난달 사업체 종사자 수 증가세가 계속 둔화해 증가 수가 두달 연속 10만명대를 밑돌았다. 지난 10월보다 더 감소해 44개월만으로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11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전국의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2016만4000명으로 작년 11월보다 8만1000명(0.4%) 늘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7만4000명 증가)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사업체 종사자 수는 코로나19 당시 감소하다가 지난 2021년 3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인구 구조 변화 등과 맞물려 2022년 이후 증가세가 계속 둔화하는 추세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는 전년보다 5만3000명(0.3%), 임시 일용 근로자는 1만4000명(0.7%)이 각각 증가했다. 규모별로는 상용 300인 미만은 1677만9000명으로 6만2000명(0.4%)이, 300인 이상은 338만5000명으로 2만명(0.6%)이 늘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4.2%),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6%) 등에서 종사자가 늘었고, 건설업(-5.3%)과 도매 및 소매업(-0.5%)에선 감소세가 이어졌다. 전 산업 중 종사자 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의 경우 종사자 수가 1년 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1월 중 입직자와 이직자는 전년 대비 각각 3.7%, 3.4% 줄었다. 한편 10월 기준으로 상용 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은 392만2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13만원) 증가했다.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342만원으로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1% 늘었다. 1인당 근로시간은 152.3시간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늘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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