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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조원 출자 ‘한미투자공사’ 설립 착수…“투자기금 재원 관건”

정부가 3500억달러 대미투자 목적의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에 들어간다.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대미투자를 추진할 공사 설립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다. 다만 대미투자법에 기업 출연금 조항이 제외되면서 투자 재원 마련은 과제로 남게 됐다. 10일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형일 재경부 1차관 주재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추진위원회 TF를 구성한다. 대미투자법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를 위한 한미 업무협약(MOU)에 따라 별도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운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의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데 합의하면서 총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2000억달러는 반도체·핵심광물·에너지·인공지능(AI) 등 전략 사업에,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에 투입될 예정이다. 공사 자본금은 2조원으로 정부가 전액 출자한다. 당초 3조원 규모로 논의됐던 공사 자본금이 2조원으로 축소되면서 충분한 대출·보증 등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전체회의에서 “당초 대출 보증을 20년 정도 하기 때문에 3조원 가량 있어야 가능하다고 봤다"며 “국회 소위 과정에서 20년 장기간 동안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우선 2조원 정도만 하고, 필요하다면 상황을 보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인원은 이사 정원 3명 포함 50명 이내로 계획 중이다. 공사 사장과 이사는 소위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해 금융이나 전략적 산업 분야 내 10년 이상 종사 경험이 있는 자로 제한된다. 이번 TF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해양진흥공사, 한국투자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실무진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국투자공사의 경우 직접 공사 설립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고, 해양진흥공사도 조선업 분야 협력 투자 경험이 있다"며 “대형 산업이나 해외 투자 지원 경험이 많고, 업무 연관성이 높은 곳 중심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미전략투자기금도 설치된다. 기금의 재원은 공사 출연금과 위탁기관의 사전 동의를 얻은 위탁자산,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으로 조성한 자금 등으로 마련된다. 이 기금은 향후 미국 행정부가 지정한 투자기구에 대한 출자와 투자, 조선 협력 투자 지원을 위한 대출·보증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다만 투자기금 재원 마련은 관건이다. 기금 재원을 위해 기업의 출연금 조항을 넣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우선 정부는 기금 재원으로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을 활용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으로 연간 150~200억 달러를 조달할 예정"이라며 “부족한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을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의 일시 차입금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년 장기간 대미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대미투자 손실에 따른 재정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둔화기와 맞물려 대미투자 손실이 특정 시점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며 “장기간 투자로 어떤 시점에 재정 부담이 한꺼번에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산업부도 대미투자의 전략적 이행을 위해 사업관리단을 구성, 투자 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선, 의약품, AI 등 투자를 위해 국방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실시간 핫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며 “사업관리단을 통해 투자 사업 발굴, 전략적·법적 검토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벤츠, ‘배터리 정보’ 속여서 판매…과징금 112억원 ‘철퇴’

메르세데스 벤츠가 화재로 리콜됐던 배터리 셀 탑재 사실을 숨긴채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다 112억 이상의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이는 자동차 업체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정보를 누락·은폐, 소비자를 속인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와 국내 판매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공표명령 포함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총 112억39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벤츠는 지난 2023년 6월 전기차 EQE와 EQS 모델에 중국 제조업체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을 탑재한 사실을 숨긴채 모든 차량에 세계 1위 배터리 셀 제조사 CATL 제품을 사용했다는 판매 지침을 만들어 영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시스는 지난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로 대규모 리콜한 사례가 있다. 그럼에도 벤츠코리아는 국내 전기차에 해당 배터리 셀을 탑재한 사실을 숨기고 판매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2023년 6월부터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공개한 2024년 8월까지 파라시스 셀이 탑재된 벤츠는 3000대 팔렸고, 판매 금액은 총 2810억원에 달했다. 배터리 셀은 전기차의 성능·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부품이다.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매우 중요한 요소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벤츠는 자사 상품을 실제보다 현저히 우량한 것으로 소비자를 오인시켜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한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한다"며 “자동차 제조·판매업자의 전기차 배터리 셀 관련 소비자 기만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위반 행위로 피해를 입은 차주들이 권익구제를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독일 본사와 벤츠코리아에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는 공표명령도 함께 부과했다. 공정위는 벤츠에 현행 공정거래법상 과징금 최대 부과기준율인 관련 매출액의 최대 4%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 제조사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관계가 깊은 정보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는지 면밀한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벤츠코리아 및 독일 본사를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황 상임위원은 “앞으로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방식으로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부당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노란봉투법 내일 정식시행…산업계 ‘하청 쟁의’ 긴장

10일부터 '노란봉투법'을 불리는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정식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수탁)기업 노조의 원청(위탁)기업과 임단협 교섭권 허용,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발생한 기업 손해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노동쟁의 대상에 구조조정·정리해고·배치전환 포함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는 법 시행에 따른 새로운 교섭 및 쟁의 양상을 가늠할 수 없는데다 시행 전 반년 유예기간에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영계는 불법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노동계에 호소하는 동시에 정부·노동위원회에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 달라고 당부하며 노란봉투법 부작용 최소화에 힘쏟고 있다. 9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은 사용자 범위를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노동자의 교섭 대상이 기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바뀐다. 이에 따라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수많은 협력사들과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8월 국회의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하청 노동자의 단체행동을 통해 합법적 권리를 관철시킨 사례가 나왔다. 한국지엠은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들을 해고하려 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세중물류센터의 1차 벤더(협력업체)인 우진물류 직원들이 노란봉투법을 앞세워 사측에 고용을 승계하라고 압박했고, 결국 한국지엠은 지난달 6일 이를 수용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현대제철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일부가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뭉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을 벌인 끝에 최근에 파업권을 따냈다. 한화오션 역시 협력사 직원 상당수도 금속노조를 통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냈다. 한화오션이 비정규직 조합원의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노동중재기관이 확인시켜준 셈이다. 반면에 하청과 원청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총파업 돌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 산하 6개 자회사 노조는 지난해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IT기업 NHN 노조는 고용안정을 촉구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자회사 NHN에듀 등을 대상으로 '깜깜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회사가 전환 배치 등을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은 지난 4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간접고용노동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로 농협 자회사, 택배업 종사자, 공공기관 콜센터 근무자, 대형마트 판매 및 배송 담당자 등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노조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10일 오전 원청에 대화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하청 업체의 요구를 회피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강경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를 미리 염두에 두고 7월15일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청과 원청 간 노사 갈등이 아닌 노동조합간 '노노 갈등'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천공항공사와 한전KPS 등 정규직 노조들은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 노동자간 이해관계 충돌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계는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벌써부터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나 해외투자·로봇도입 등으로 기싸움을 벌이는 현대자동차 등은 노조의 투쟁 강도가 평소보다 더 높아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법 시행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두고 노사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노동계는 원청 기업과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 외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거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해야 하며 교섭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시에 경총은 “정부와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노동계의 교섭요구나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李대통령 “석유 최고가격제 과감히 시행”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경제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 9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지역 위기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무역과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략적 협력 국가들과 공조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지 않는 대체 공급선을 신속하게 발굴해야 한다"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 시 부당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 제품 가격 안정을 위한 최고가격제 도입 필요성도 다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서민들에게 가장 먼저, 또 가장 크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세심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시장 조치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경우에는 100조원 규모로 마련되어 있는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추가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며 “이번 상황을 계기로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 참모진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외교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부 등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자, 23일 인사청문회…“무난히 통과할 것”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23일 열린다. 이혜훈 전임 후보자가 낙마한 지 36일 만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9일 국회에서 “23일 청문회를 하기로 여야 간사 합의로 확정했다"며 “오늘 인사청문회 요청안이 와 16일 위원회에서 인사청문 계획서가 통과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박 후보자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박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원내대표까지 지낸 4선 중진 의원이다. 그는 재경위 포함, 경제 관련 상임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왔다. 재경위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고 여야 의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맺어와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공정위, ‘담합 과징금’ 더 쎄진다…매출의 ‘최소 10%’로 상향

이르면 4월부터 기업 담합이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과징금 부과기준 하한이 관련 매출액의 10%로 대폭 상향된다. 매우 중대한 담합 행위는 과징금을 18% 밑으로 낮추지 못하도록 강화된다. 기업의 부당지원이나 사익편취 관련 과징금도 하한은 현재 20%에서 100%로 상향된다. 상한도 160%에서 300%로 오른다. 반복적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1회 위반 시 최대 50%,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될 예정이다. 특히 담합은 과거 10년간 1회라도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면 100%까지 가중되도록 강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오는 10일부터 30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등 먹거리를 비롯해 최근 기름값까지 관련 업계들의 담합 행위가 지속되고 있어 현행 과징금 제도가 실효적 제재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김근성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행 과징금 적용 비율이 너무 낮게 설정돼 있다보니 기업들이 소송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과징금 감경 혜택만 받는 행위를 고민해 왔다"며 “반복적 법 위반 시 부당이득 넘어서는 과징금을 부과, 엄벌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선 담합의 경우 현행법상 과징금 상한은 20%로 정해져 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하한은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는 현행 0.5%~3%에서 10%~15%로 상향된다. 중대한 위반행위는 3%~10.5%에서 15%~18%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10.5%~20%에서 18%~20%로 각각 오른다. 부당지원,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사익편취)에 대한 부과기준율도 대폭 상향된다. 부과 기준율 하한이 현행 20%에서 100%로 높아지고, 상한도 160%에서 300%로 높아진다.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보다 가중된다. 현재 과거 5년간 1회 위반 전력이 있는 경우 10%, 위반 횟수에 따라 80%까지 가중됐다. 개정안에 따라 1회 위반만으로 최대 50%,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된다. 특히, 담합은 과거 10년간 1번이라도 과징금 조치를 받았다면 100% 가중된다. 공정위 조사에 협조한 기업들의 과징금 감경 요소도 삭제 또는 감경 비율이 축소된다. 현재 공정위 조사 및 심의 단계에서 협조한 사업자는 각 단계별 10%, 총 20%까지 감경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조사 및 심의 전 단계에 걸쳐 협조한 경우에 한해 총 10%까지만 감경된다.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률도 최대 30%에서 10%로 축소된다. 가벼운 과실에 따른 10% 감경 규정은 삭제된다. 아울러 과징금을 감경받은 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고, 진술내용을 번복할 경우 감경혜택이 직권 취소될 전망이다. 공정위가 과징금 강화란 칼을 꺼내든 데는 법 위반으로 부당이득을 얻은 기업들에 대한 처벌이 가벼워 범죄 예방 효과가 적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심판관리관은 “법 위반에 부과되는 과징금을 단순한 사업비용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등 법 위반이 기업의 전략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민생 침해 담합에 대해 대·중소기업을 불문하고 더 이상 시장에서 용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전원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4월 말까지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단 없는 한국시리즈”...국힘, 지선 ‘인물난’에도 반전 끌어낼까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불출마하면서 '구단도, 선수도, 관중도 없는 3무(無) 한국시리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조차 공천 신청이 저조해 경선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공천 신청을 받은 결과, 수도권과 충청 등 주요 지역에서 중량급 인사들의 불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고,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나경원, 신동욱, 안철수 의원 등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충남 역시 김태흠 지사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진표가 확정된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경선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민주당은 서울에서만 김영배·박주민·전현희 의원과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총장 등 총 5명의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6·3 지선에서 이른바 '한국시리즈 경선'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역 단체장이 출마하는 지역의 경우, 현역을 제외한 후보들끼리 먼저 예비경선을 실시한 뒤 최종 경선에서 현역과 1:1로 맞붙는 구조다. 현역에 비해 인지도와 조직력이 약한 도전자들의 불리함을 보완하고, 비현역 간 예비경선을 먼저 실시해 도전자의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당권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이른바 '찍어내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오 시장을 겨냥한 서바이벌 경선은 공정한 기회가 아니라 힘 빼기 경선"이라며 “인위적인 찍어내기 인상을 주는 오디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숙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 8일 “결정된 룰은 따르겠지만 현역과 도전자 모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이상한 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등 최대 승부처에서 공천 신청이 저조하면서 '한국시리즈식 경선'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경선 방식은 구단도 없고, 선수도 없고, 관중도 없는 이른바 '3無 한국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당내 사정이 하도 엉망이다 보니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여러 경선 방식을 고안하는 것 같은데 한국시리즈 방식도 인적 자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그나마 승산이 있는 서울시장에도 오 시장을 비롯한 나경원, 안철수 의원 모두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지금 '절윤'으로 노선을 바꾼다고 해도 늦어도 많이 늦은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이번 지방선거는 2018년 이상으로 국민의힘이 참패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오 시장이 당 지도부를 향해 '절윤' 등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한 만큼 의총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슈&인사이트]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 K-프랜차이즈 생존경제학

프랜차이즈 산업을 평가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올해 브랜드가 몇 개 늘었나, 가맹점은 얼마나 오픈했나"를 묻는다. 하지만 국부(國富)는 간판 숫자의 팽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경제의 명암은 정반대의 지표에 있다. “얼마나 덜 망했나, 그리고 얼마나 오래 살아남았나." 이제 프랜차이즈의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K-프랜차이즈의 진정한 국부 기여는 맹목적인 '점포 수 확장'이 아니라, '신뢰 기반의 생존율'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자영업 실패는 '개인 탓' 아닌 '구조 격차'… 프랜차이즈가 좁혀야 : 자영업 폐업을 가맹점주의 개인 역량 부족으로만 돌리면 해답이 없다. 현장의 참사는 대개 구조적 격차에서 비롯된다. 무엇이 돈이 되는지 아는 '정보 격차', 원가와 서비스 품질을 통제하는 '운영 격차', 임대료와 플랫폼 수수료를 방어하는 '협상력 격차'다. 이 지점에서 프랜차이즈의 본질적 가치가 드러난다. 프랜차이즈는 단순한 매장 복제업이 아니라, 초보 창업자의 '실패 확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폐업이 줄어들면 재창업 비용, 가계 부채, 상권 공실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방어된다. 나아가 표준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고용을 창출하고, K-브랜드의 로열티라는 지속 가능한 해외 수익까지 창출한다. 이것이 프랜차이즈가 창출하는 진짜 국부다. “가맹점이 망해도 본사는 번다?"… 인센티브 구조부터 뜯어고쳐야 : 프랜차이즈 업계의 끝없는 갈등은 '나쁜 본사' 때문이 아니라 '어긋난 수익 구조(인센티브)'에서 출발한다. 본사의 수익이 가맹점의 매출 성장이 아니라, 과도한 필수품목 마진이나 인테리어 리베이트에 의존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생 선언문 백 번보다 치명적인 것이 바로 이 왜곡된 구조다. 업계 스스로 '상생'이라는 모호한 선언 뒤에 숨지 말고, 투명한 수익 구조와 현장의 '폐업 방어 시스템'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 깜깜이 필수품목에 과도한 마진을 붙이거나 잦은 인테리어 리뉴얼로 본사 배만 불리는 낡은 관행은 버려야 한다. 대신 품목과 마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가맹점이 돈을 벌어야 본사도 수익을 내는 '로열티 중심'으로 본사와 가맹점의 생존 궤도를 완벽히 동기화해야 한다. 현장 운영은 철저히 '데이터와 예방'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주먹구구식 감(感)에 의존한 오픈 대신 엄격한 상권 데이터 룰을 적용하고, 문을 연 뒤에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매출 급감이나 원가율 급등 같은 폐업의 시그널을 4~8주 전에 미리 포착해 본사가 즉각 코칭하는 구명줄을 던지는 식이다. 여기에 광고·판촉비의 사전 협의를 제도화하고, 분쟁 발생 시 쉬쉬하기보다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히 해결해 재발률을 낮춘다면 어떨까. 불필요한 의심과 갈등에 낭비되던 에너지는 오롯이 점포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쓰일 것이다. 중기부·공정위·산업부, '규제 vs 진흥' 멈추고 '생존율 KPI'로 통합하라 : 정부의 정책 렌즈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 프랜차이즈를 바라보는 시각은 공정위의 '규제', 중기부의 '민생', 산업부의 '수출 진흥'으로 파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는 결코 다른 길이 아니다. 공정한 룰이 현장에 내장되면 민생 지표(폐업률 감소)가 개선되고, 튼튼해진 내수 경쟁력이 곧 강력한 글로벌 K-프랜차이즈 수출 동력(산업 진흥)으로 이어진다. 가맹점 1년 생존율, 조기경보 개입 및 회복률, 본사 수익원 공시율 등 명확한 지표를 기준으로 삼자. 협회가 이를 바탕으로 '신뢰 브랜드'를 인증하고, 중기부와 산업부, 지자체가 합심해 이들에게 정책 자금, 디지털 전환, 해외 진출 지원 등 압도적인 혜택을 몰아주면 된다. 시장의 룰을 바꾸는 자가 국부를 만든다 프랜차이즈 국부 기여의 핵심은 확장이 아니라 '신뢰 기반의 생존'이다. “점포가 망해도 본사는 돈을 버는 구조"를 방치한 채 글로벌 도약을 논할 수는 없다. 폐업률 방어를 본사의 최우선 KPI로 삼고, 정부가 이를 단일화된 정책으로 강력히 지원하는 순간, 나쁜 본사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좋은 본사만이 살아남아 국가 경제의 진정한 기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bienns@ekn.kr

[기획]침체된 구도심에서 미래 도시로…봉화 도시재생, 새로운 변화의 시간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봉화군의 중심 시가지가 서서히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오랜 기간 침체된 분위기에 머물러 있던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된 도시재생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면서 지역의 도시 구조와 생활 환경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 봉화군이 추진 중인 도시재생사업은 '내성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봉화읍·춘양면 일대의 '도시재생 인정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낡은 도심 환경을 정비하는 물리적 개선 사업과 함께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지역 공동체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이 시작된 이후 몇 년 사이 도심 환경과 주민 활동 모두에서 변화가 나타나면서, 2026년 주요 거점 시설이 완공될 경우 봉화 구도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 환경부터 달라졌다…시장과 주거지 정비 성과 도시재생사업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생활 환경 개선이다. 봉화읍 내성리 일원에서 진행된 내성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낡은 상권과 주거 환경을 정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됐다. 그 결과 지역 주민들이 일상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들이 차례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내성시장 아케이드 설치 사업이다. 2024년 12월 완공된 길이 108m 규모의 비가림 시설은 전통시장 이용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이전에는 비나 눈이 오는 날이면 방문객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지만, 이제는 날씨와 관계없이 시장을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주거 환경 개선 사업도 함께 추진됐다. 2025년에는 도시재생 활성화 구역 내 노후주택 70여 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지원사업이 진행됐다. 오래된 담장과 지붕 등 안전에 취약했던 부분이 정비되면서 주거 안정성이 높아졌고, 주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만족도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주민 참여 프로그램 확대…공동체 역량 키운다 도시재생사업이 단순한 시설 개선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 참여가 필수적이다. 봉화군은 사업 초기부터 주민 역량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왔다. 2023년에는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 중심이 됐다. 상인과 주민들이 함께 참여한 요리대회와 환경정화 활동, 골목 체육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지역 사회의 소통을 강화했다. 특히 봉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버섯을 활용한 특화 메뉴를 개발하고 시식회를 진행하면서 지역 농산물과 연계한 새로운 소상공인 사업 가능성도 모색했다. ▲협동조합 출범·문화 프로그램 확대…자립 기반 마련 2024년에는 도시재생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이 해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히는 것은 '내성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 창립이다. 주민들이 직접 지역 시설을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해 만든 조직으로, 향후 조성될 거점 시설의 운영 주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춘양 의양지구에서는 야생초 건강교실과 생활목공 교육이 운영됐고, 봉화읍 도시재생 인정사업 지역에서는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골목 축제가 개최되며 지역 문화 교류가 확대됐다. ▲AI 마케팅 교육까지…미래 경쟁력 준비 2025년에는 프로그램 내용이 더욱 전문화됐다. 상권 활성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밀키트 상품 개발 과정이 운영됐고, 디지털 시대에 맞춘 AI 기반 마케팅 교육과 로컬 브랜드 구축 교육도 진행됐다. 이와 함께 미디어 크리에이터 교육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지역 콘텐츠를 제작하고 홍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도 마련됐다.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집수리 교육도 지속적으로 운영되며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 환경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2026년 대형 거점 시설 완공…도시재생의 전환점 봉화군 도시재생사업은 현재 진행 중인 환경 개선과 주민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2026년을 새로운 도약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 시기에 주요 거점 시설들이 잇따라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먼저 내성시장 인근에는 86면 규모의 주차타워가 들어선다. 상권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주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설로, 2025년 착공 이후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내성지구 도시재생사업의 핵심 공간인 해오름센터도 같은 시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되는 이 시설은 창업 지원 공간과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함께 갖춘 지역 활동 거점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봉화읍·춘양면에도 복합 생활시설 조성 도시재생사업은 봉화읍뿐 아니라 춘양면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봉화읍 내성2리에는 Green생활지원센터가 조성되고 있다. 지상 7층 규모의 복합 시설로, 노인돌봄센터와 소상공인 지원 공간, 게스트하우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복지 시설을 한곳에 모은 복합 생활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춘양면에서는 '늘봄춘양'이라는 이름의 복합 커뮤니티 시설이 건립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행정복지센터 기능과 함께 문화 프로그램, 인재 양성, 건강 증진 공간이 함께 마련된다. ▲주민이 운영하는 도시재생…지속 가능한 지역 모델 봉화군 도시재생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데 있지 않다. 그동안 추진된 주민 교육과 공동체 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시설을 운영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마을관리 사회적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거점 시설을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활동이 다시 지역 사회에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봉화군이 구상하는 도시재생의 방향이다. 오랜 시간 침체를 겪었던 봉화 구도심이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생활 환경 개선과 주민 참여, 그리고 대형 거점 시설 조성이 맞물리면서 봉화 도시재생의 새로운 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미-이란 전쟁]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중동 정유설비 타격에 多소비 경유 ‘껑충’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의 여파로 국내 경유 판매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3년여 만에 재현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설비가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산 원유 운송뿐 아니라 경유 생산까지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 국제 경유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공급이 상대적으로 빠듯한 구조라 일반적으로 더 비싸고 국제 정세의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유류세로 경유가 더 저렴한 가격 구조가 고착화된 만큼 이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inet)에 따르면, 이날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각각 1893.3원과 1915.37원(오전 10시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6일 1871.82원과 1887.33원으로 역전 현상이 나타난 이후 사흘째다. 상승 폭도 경유가 더 가팔랐다. 이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미국이 제거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과 이달 7일을 비교하면 휘발유는 11.6%, 경유는 19.6% 올랐다. 이 같은 경유 가격 역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2022년 5월 11~27일과 같은 해 6월 13일~2023년 2월 22일 발생한 뒤 처음이다. 해외 원유시장에선 기본적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싸다. 지난해 싱가포르 석유시장 기준으로 평균 경유 가격은 배럴당 87.73달러로 휘발유보다 8.7% 높았다. 그러나 국내 휘발유와 경유 제품에 붙는 세금 때문에 결과적으로 휘발유의 판매 가격이 경유보다 더 낮아지는 구조다. 휘발유와 경유에는 관세 3%와 수입부과금 16원이 추가되고, 정유사 공급 가격에는 유류세가 붙는다. 경유에 매기는 유류세는 리터당 528.75원으로 휘발유보다 217.14원 낮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인근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급이 거의 막혔다. 봉쇄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석유시장 가격이 출렁였다. 두바이산 원유 가격은 6일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석유제품 공급 가격 산정 기준 중 하나인 싱가포르 석유시장에서는 휘발유(95RON)와 경유(0.001%) 가격이 각각 배럴당 121.33달러, 155.74달러로 47.8%, 67.6% 급등했다. 국제 경유 시장이 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경유가가 더 빠르게 오른 것이다. 이번에 경유 시장 가격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중동에서 생산하는 원유뿐 아니라 역내 정유사들의 경유 생산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가령,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이어 원유 생산 2위 국가이자 정유제품 생산 6위 국가다. 사우디 아람코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당장 정유제품 생산이 멈췄다. 정비 후 재생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졌고, 중동 내 다른 정유설비도 공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불안이 가중되는 것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 자체가 어려워졌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연구위원)은 “중동지역 정유사들이 유종과 설비 특성에 따라 경유 제품을 많이 생산, 공급하는 편"이라며 “이번에 정유 시설이 공격받은 데다 수출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까지 멈추면서 세계 경유시장에서 가격이 더 크게 반응했고, 그 영향이 국내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싼 이유는 경유 생산 과정과 쓰임새 때문이다. 휘발유는 분자 한 개당 탄소 개수가 8개 안팎, 경유는 12개 안팎으로 이뤄진다. 끓는점은 각각 30~200℃, 250~350℃로 경유가 더 높다. 같은 양의 연료를 태우면 경유가 더 많은 열 에너지를 낸다. 연료라는 용도 기준으로 보면 휘발유보다 경유가 대형 운송이나 산업용 발전에 훨씬 더 많이 쓰이므로 찾는 곳이 더 많다. 반면에 정유 과정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적게 나온다. 원유 열분해·증류 과정에서 끓는점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 중유, 아스팔트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온다. 정제된 원유 중 휘발유는 40~50%가량, 경유는 20% 미만이 차지한다. 그럼에도 국제 시장과 달리 한국에서 낮은 유류세로 경유 가격이 더 낮아진 구조는 20세기 후반기 산업 육성책에 따른 결과이다. 우리 정부는 석유제품 가격고시제도를 1997년까지 운영하면서 경유에 더 낮은 가격을 매겨왔다. 산업화를 시작한 1960년대 경유가 산업용, 휘발유가 사치재로 구분된 결과다. 가격 고시제 폐지로 정유제품 가격 책정이 시장 원리를 따르게 됐지만, 경유가 휘발유보다 저렴한 구조만큼은 유류세 도입으로 고착화됐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경유에 더 낮게 매기는 유류세 부과 구조로 경유가 저렴한 기름이라는 인식이 확산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유 가격이 더 높은 이유는 생산량 대비 소비량이 큰 데 따른 시장 원리"라며 “전체 경유 소비를 줄이려면 유류세가 초래하는 시장 왜곡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정유4사를 회원사로 둔 대한석유협회는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유관단체와 함께 6일 입장문을 내고 “중동 정세 악화로 급등하는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급격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경유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하지만이러한 인상 요인이 국내 가격에 일시 반영될 경우 물가상승 등 국민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어 주유소 가격에 분산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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