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와 금융당국 및 은행권에서 실행한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이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이달 들어 지난 26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총 7조8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금액에 주택구입용 신규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집 구입과 관련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추이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 총액은 하루 평균 3018억원 규모로, 지난달(3596억원) 대비 16%가량 취급액이 감소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16∼18일)를 제외한 23일 기준으로는 1일 평균 3412억원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 8월과 비교해 감소율이 고작 5%에 불과하다. 이처럼 주담대 금액이 눈에띄는 감소세를 보이지 않은 데에는 7~8월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의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주택 구매자 입장에서는 이후 2∼3개월 동안의 대출 스케줄이 이미 짜여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이 실행됐다고 해서 갑자스럽게 주담대 취급액이 급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가계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이달 증가 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 26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29조4918억원으로, 지난달 말(725조3642억원)에 비해 4조1276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0년 11월(+9조4195억원) 이후 45월 만에 가장 컸던 지난달 증가 폭(+9조6259억원)의 약 43% 수준에 불과하다. 해당 금액을 하루 평균으로 나눠보면 1588억원 증가한 것으로, 이 속도라면 30일까지 한 달 전체 증가 폭 또한 4조8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4월(+4조4346억원), 5월(+5조2278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최근 급증세를 이끌고 있는 주담대가 26일 사이 4조5457억원 늘었다. 현재까지는 지난달 전체 증가액(+8조9115억원)의 51%에 불과하다. 신용대출은 오히려 지난달 말 대비 1295억원 줄어들며, 8월 한 달간 8494억원이나 불어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된 데에는 은행들이 최근 실수요와 다소 거리가 있다고 판단되는 대출을 더 강하게 조인 것의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