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압도적인 우세로 당선됐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에 베팅한 국내 증시는 방산과 원전, 금융, 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종목별 편차가 심화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수혜가 예상되는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월 7일부터 11월 6일까지 10.24% 상승했다. 전날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되면서 급등, 전날에만 7.04% 상승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와 현대로템, LIG넥스원도 한달 새 각각 13.70%, 5.92%, 3.11% 올랐다. 이들 종목은 국내 대표적인 방산 종목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우선주의 강화를 예고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 공약에도 재임 기간 때보다 더 강경한 외교와 방위 비용을 늘리겠다고 했다. 원전 관련 종목인 두산에너빌리티도 10월 4일부터 11월 6일까지 18.23%나 급등했다. 글로벌 원전 관련주에 투자하는 'RISE 글로벌원자력' 상장지수펀드(ETF)도 3개월 수익률 35.55%를 기록 중이다. 앞서 트럼프는 원자력 규제위원회를 개혁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중심으로 재차 원전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는 미국 인프레이션감축법(IRA)에 비판적인 만큼, 재생에너지의 지원과 혜택을 축소하고 화석연료와 원전 생산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주와 조선주도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다. KB금융과 신한지주는 한 달새 각각 7.34%, 2.88% 상승했다. 'SOL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도 한 달간 8.21% 상승했다. 미국 금융 관련 국내 ETF도 오름세다. 'KODEX 미국S&P50금융' ETF의 1개월 수익률은 6.29%다. 해당 ETF는 미국 S&P500지수에 속한 금융 산업에 투자한다. 'RISE 200금융' ETF와 'TIGER 200금융' ETF의 1개월 수익률도 각각 4.15%, 4.10%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는 금융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조선주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HD현대미포, 삼성중공업도 전날 상승세에 이어 이날은 두 자릿수 급등했다. 트럼프 당선인은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전통 에너지 중심 정책이 국내 조선업체의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미군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미국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의 당선으로 국내 이차전지와 친환경 종목은 물론 배터리와 자동차, 반도체 종목도 비상등이 켜졌다. 보편 관세 부과와 기존 IRA 및 반도체 보조금의 변경 가능성 등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실제 이차전지 관련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 POSCO홀딩스, LG화학, 삼성SDI,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대형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동반 급락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종목인 씨에스윈드와 한화솔루션도 낙폭이 큰 상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공약을 중심으로 한 종목에 거래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100석 중 52석을 차지하며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기존에 트럼프가 실행하기로 했던 공약의 실현이 가능해졌단 평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계(인프라 투자 기조), 방산(지정학적 갈등 확대 및 방산 수요 증가), 바이오(생물보안법, 약가 인하), 조선(화석연료 투자 확대) 등은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정책 민감도가 높은 업종보다는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은 업종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