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글로벌리츠가 연말 만기가 도래하는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 차입금 상환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자금 조달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리파이낸싱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다만 비우호적 오피스시장 환경, 차입 비중 증가에 따른 유동성 부담 확대 등은 또 다른 난관이 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2일 총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1년6개월물과 2년물 각각 600억원과 800억원으로 총 1400억원 규모다. 금리는 1년6개월물 연 6.40%, 2년물 6.6% 이자율로 결정됐다. 투자자 모집 현황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발행 금액을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30일 발행할 예정이며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오는 12월31일 만기 예정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담보대출 상환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0일 제이알글로벌리츠 이사회는 파이낸스 타워 선순위 담보대출 7억2390만유로(약 1조801억원) 중 일부를 국내 조달을 통해 상환하기 위해 2500억원의 무보증 사채 발행을 하는 자금차입 방안을 승인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제이알투자운용이 운용하는 리츠로 지난 2020년 8월 상장했다. 해외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해외형 리츠다. 대표적으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파이낸스 타워 콤플렉스'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 세븐스 에비뉴'를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에 대한 투자금액이 전체 자산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핵심 자산인 셈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핵심 자산인 파이낸스 타워 차입금 재조달을 위해 리파이낸싱 계획을 구상해왔다. 회사채 발행 역시 차입금 조달 방안의 일환이다.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 발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연말까지 진행돼야 할 리파이낸싱의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되지 않자 리파이낸싱 불확실성에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30일 치러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자금 조달 방안으로 국내에서 공모채와 사모채 등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전환사채 발행 우려를 일축시켰다. 리파이낸싱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면서 지난 8일 311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던 주가는 이날 장중 3325원까지 오르는 등 회복하는 양상이다. 다만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자금 조달 이후 유동성 부담 확대 등은 우려할 만한 요소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임대차 현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으로 평가된다"면서도 “다만 비우호적 오피스시장 환경, 글로벌 금리 추이 등의 영향으로 대출만기시점에 기존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차입금을 재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추후 금융비용 부담 증가 우려도 제기했다. 전 연구원은 “차입부채 재조달 과정에서 현 수준 대비 금융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무보증회사채 발행 등 시장형 차입 비중이 증가해 유동성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